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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층의 악당(2010년) 한석규-김혜수 콤비 15년만의 만남 | 한국영화 2010-11-29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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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층의 악당

제작 : 2010년 싸이더스FNH

장르 : 범죄, 코미디

감독, 각본 : 손재곤

관람등급 : 15세 이상

출연 : 한석규, 김혜수, 지우, 이장우, 엄기준, 김기천, 박혁권

 

 

한석규와 김혜수가 함께 공연하였던 닥터 봉이 개봉한지 어언 15년이 지났습니다. 참 세월 빠르죠.  당시 톱스타였던 김혜수와 '아들과 딸' '서울의 달' 등의 드라마를 통해서 주목받는 신인이었던 한석규가 공연한 코미디였습니다.  닥터 봉은 한석규의 영화 데뷔작이었는데 이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였습니다.  이후 한석규는 '쉬리'까지 출연한 영화 7편이 모두 흥행에 성공하는 기록을 세우며 90년대 최고의 흥행배우로 떠올랐습니다.  이런 경우도 쉽지 않죠.


당시 한석규의 기세는 하늘 무서운 줄 몰랐고 심지어는 한국형 블록버스터라는 '쉬리'가 타이타닉의 흥행기록을 깨뜨리며 역대 최고 흥행기록을 세웠습니다.

 

2000년대 들어서는 이런 한석규의 시대가 급 내리막길을 맞이하였습니다.  공백을 깨고 출연한 이중간첩이 전국 100만을 겨우 달성하는 부진을 보인 이후 출연하는 영화마다 별볼일없는 흥행을 기록했습니다.  이중간첩 이후 꾸준히 영화출연은 하였지만 이렇다 할 작품을 내지 못했습니다.  '접속' '8월의 크리스마스' '쉬리' 등에 출연하던 전성기때와는 너무 비교가 되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송강호, 이병헌, 설경구, 조승우, 차승원, 황정민 같은 배우에게 흥행배우의 자리를 내주었습니다.

 

저는 배우로서의 한석규의 역량을 상당히 뛰어나다고 봅니다.  2000년대 출연작품중 그나마 흥행이 좀 되었던 영화 '눈에는 눈 이에는 이'에서 함께 공연하였던 차승원과 비교하면 제대로 연기실력을 갖춘 배우로서의 우월적 역량을 느낄 수 있으니까요.  즉 2000년대는 한석규라는 배우의 역량이 상당히 낭비된 시기였다고 보여집니다.  제대로 이 배우를 활용했다면 김승호, 안성기의 뒤를 잇는 최고의 역량있는 배우의 계보를 이을 수도 있었다고 생각하니까요.

 

 

 

아무튼 '이층의 악당'은 한석규와 김혜수가 15년만에 다시 공연한 작품입니다.  닥터 봉에서 공연한 후 15년이 훌쩍 흘렀고, 두 배우는 모두 40대에 접어든 중견 베테랑 배우가 되었습니다.


이층의 악당도 코믹한 분위기의 영화지만 닥터 봉 하고는 사뭇 다릅니다.  코믹을 표방하긴 했지만 엄연히 범죄영화이고 폭력도 등장하니까요.

 

사기꾼이자 전과자인 한석규는 중학생딸고 함께 사는 과부 김혜수의 집에 수십억 가치의 도자기가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알고 그걸 빼내오기 위하여 작가로 가장하고 그 집 2층에 세를 얻어 잠입합니다.   남편이 죽은 후에 경제적으로 불안한 삶을 살던 김혜수는 좀체로 세가 나가지 않을 것 같은 2층에 입주한 손님을 반깁니다.  두 모녀가 사는 집에 들어온 사기꾼 남자,  그는 주인이 외출한 낮시간을 이용하여 집을 샅샅이 수색하여 숨어있는 도자기를 찾아내려고 합니다. 이런 설정이라면 일단 배우의 레벨을 감안할 때 '범죄'라는 소재 외에도 두 남녀 사이의 로맨스 전개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네, 실제로 두 주인공은 아래 위층의 집주인과 세입자 관계에서 은근슬쩍 로맨스 관계로 발전합니다. 하지만 관객이 일반적으로 기대하는 그런 전개는 아닙니다.  보통 이런 설정이라면 남자가 나쁜 목적으로 접근했지만 진심으로 여자를 사랑하게 되어 결국 마음을 돌리고 새 사람이 되어 진실한 사랑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전형적인 '통속적 내용'이 되겠지요.   그렇지만 코믹영화의 코드를 가진 이 작품에서는 두 남녀의 로맨스 전개조차 매우 엉뚱한 상황으로 전개됩니다.  소위 얼떨결에 애인관계가 되는 것이죠. 


 

 

 

 

손재곤 감독은 2006년 '달콤 살벌한 연인'이후 무려 4년만의 복귀입니다.  두 번째 연출작인 만큼 아직 신예감독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런 젊은 감독의 영화에 한석규, 김혜수 같은 배우가 출연했다는 것은 굉장히 편안한 연출을 전개할 수 있는 조건입니다.  기본 시나리오를 던져 주고 배우의 역량에 전적으로 맡기면 영화가 무난히 완성될 수 있으니까요.  실제로 한석규는 굉장히 능청스러운 연기를 자연스레 펼칩니다.  김혜수도 베테랑 답게 무난하고요. 김혜수의 딸로 나오는 지우라는 소녀도 역할을 잘 소화하여 세 명이 무난한 트리오를 이룹니다.

 

이층의 악당은 무리하지 않는 무난한 재미를 가진 영화입니다.  한석규 김혜수는 지나친 오버연기 없이 자기의 역할을 제대로 소화합니다.  베테랑이라는 여유인지 무리하게 튀어보려는 시도는 하지 않으면서 '저거 애들립 아닐까'라고 느껴지는 즉흥연기 같은 분위기를 계속 보여줍니다.  15년만의 공연임에도 두 사람은 호흡을 잘 맞춥니다.  무거운 범죄영화보다는 가벼운 코미요소를 많이 삽입한 것이 무난히 영화를 끌고간 장점입니다.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기승전결 같은 크라이막스와 높낮이가 없는 느낌으로 처음부터 굉장히 안전함만을 노리는 병렬식 구조같은 분위기입니다.  한석규도 그렇고 손재곤 감독도 그렇고 그냥 무난한 영화를 택한 느낌입니다.  나름 주인공들에게는 성공적 결말이지만 그렇다고 확실한 해피엔딩도 아닌 결말 자체도 그런 두리뭉실한 느낌을 더 높여줍니다. 그렇지만 배우 한석규의 진면목과 역량은 충분히 드러내보인 영화같습니다.  2000년대 들어와서 다시 새로운 10년이 지나간 지금 한석규는 제 2의 전성기를 누릴 수 있을까요?  이 영화의 흥망이 그래서 참 중요합니다.

 

ps1 : 지하 창고에서 겨우 탈출한 한석규가 김혜수 모녀와 거실에서 벌이는 숨바

      꼭질은 연출과 연기가 잘 조화된 좋은 장면이었습니다. 

 

ps2 : 싸이더스 배급 영화들은 한결같이 흥행에 죽을 쒔는데 이 영화가 그 징크스

      를 깰 지 모르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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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장하준 교수의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 문화이야기(책음악방송 등등) 2010-11-20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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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지은이 : 장하준 케임브리지대학교 교수

옮긴이 : 김희정, 안세민

펴낸곳 : 도서출판 부키

 

 

요즘 베스트셀러가 되어 화제가 되고 있는 책은 케임브리지 대학 경제학교수인 장하준 교수의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입니다.  경제학교수가 지은 책이니 당연히 '경제학 관련 서적' 입니다.

 

놀라운 사실이죠.  소설이나 에세이같은 보편적인 서적, 또는 '부자되는 법' '성공하는 법'같은 꿈과 희망을 주는 책이 아닌 경제학 교수가 쓴 경제서적이 베스트셀러라니요?

 

그만큼 경제라는 것은 이제 꽤 보편적인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지난 2007선 대선의 화두도 결국 '경제'라고 할 수 있으니까요.

 

그것도 그렇지만 요즘 정말 잘 나가는 장하준 교수가 가진 흡인력과 톨찰력도 무시못할 요소입니다. 장하준 교수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영국의 명문대인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석박사 학위를 내리 받고 1990년부터 교수로 재직해온 인물입니다.  어느 순간부터 언론에 그가 말하는 내용이 자주 오르기 시작했고 그가 지은 책들도 꽤 인기를 모았습니다.  이번에  내놓은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도 2주만에 10만부를 가뿐히 돌파하면서 베스트셀러 순위 1위에 오르고 있습니다.

 

장하준 교수는 명문가의 집안으로 유명한 인물입니다.  아버지 장재식씨는 3선 국회의원이었고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냈습니다.  동생인 장하석역시 케임브리지대학 교수로 임용되어 형제가 나란히 같은 학교 교수가 된 셈입니다.   할아버지 역시 대지주였다고 합니다. 단순히 공부를 잘하고 똑똑하다고 해서 유명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대중적인 흡인력과 통찰력이 있어야 하죠.  그런 면에서 장하준 교수는 매우 탁월한 인물 같습니다.  그런 싹수는 이미 고교때부터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장하준 교수는 고교시절 MBC 장학퀴즈에 출연하여 출중한 퀴즈실력을 보여주며 가볍게 주장원을 차지한 경력이 있습니다.   그 당시 이미 200여장의 레코드판을 소유하고 있었고 '사과파이'를 좋아한다고 말할 정도로 재능과 재치가 있던 소년이었습니다.

 

사실인지는 모르지만 장하준 교수는 서울대 교수 임용에서 3번을 떨어졌다고 합니다.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석박사를 받고 젊은 나이에 바로 교수가 된 그의 경력을 보면 사실여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한국인교수가 세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고 강한 대중친화력으로 승승장구하는 사실은 나쁘지 않는 사실입니다.

 

그의 대중친화력은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를 읽어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이 책은 경제학 관련 서적이지만 경제학이라는 단어가 주는 통상적인 느낌인 '딱딱함'이 없습니다.  소위 '너무 재미있다' 라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23개의 파트로 구분되어 한 파트씩 독립적으로 읽어 나갈 수 있게 편안한 구성으로 된 것도 특징이며 경제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도 마치 재미있는 논픽션 소설을 읽듯이 술술술 읽어나갈 수 있습니다.  눈이 피곤해서 버스나 전철에서 웬만하면 장시간 책을 보는 것을 피하는 저도 이 책을 읽을 때는 전철의 내릴역이 다가오는 것이 원망스러울 정도였습니다.

 

장하준 교수

 

이 책의 내용을 한 마디로 요약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특히 경제학에 문외한인 제가 그렇게 하기는 더 어렵죠.  그렇지만 몇 가지만 짚어낸다면 우선 이 책의 핵심은 '자본주의 이론'에 대한 비판적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사회주의 찬양이나 자본주의 폐지론을 주장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이 책에서 핵심적으로 비판하고 있는 내용은 '자유시장주의'입니다.

 

그리고 '경제와 시장'이라는 분야에 대한 광범위하고 무궁무진함을 잊지말라고 하고 있습니다.  노벨상을 수상한 저명한 경제학자의 실패와 GM이라는 거대 그룹의 패망 등을 예로 들며 경제라는 것이 똑똑한 몇 사람이 주장하는대로 따라서 성공할 수 있는 호락호락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자유시장주의 신봉자들과 자본주의의 전형적인 이론에서 보편적으로 주장하는 23가지 논리를
끄집어 내어 하나 하나 반박하고 있고,  그들의 논리에서 '말하지 않는 것들'에 대한 사례를 들어서 매우 알기 쉽게 반박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자본주의를 없애자'를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에 대해서 좀 더 제대로 알자'와 '자본주의에 대한 지나친 환상과 신봉을 깨자'입니다.

이 책의 장점은 마치 궤변으로 들릴 수 있는 기존의 주장에 대한 반론에 대해서 하나하나 역사적인 사례를 들어서 설명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떤 '주장'을 통하려면 그 주장에 대한 논리적 설득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장하준 교수는 일반 '경제문외한 독자'들도 알기 쉽게 역사적 사례와 통계적 수치 등을 토대로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설명 이 책의 내용들이 실제로 궤변일지언정(물론 궤변이 아닐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보지만) 탄탄한 증거와 뒷받침을 바탕으로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일반 독자들에게 꽤 그렇듯하게 들리고 있습니다.

 

매우 친절하게도 이 책의 말미에는 이 방대한 300쪽이 넘는 책에서 주장한 내용을 8가지로 정리하여 맺은 결론을 쓰고 있습니다.  학자보다 일반 독자들이 꽤 많이 읽게 될 이 책을 경제학에 문외한인 많은 사람들이 재미읽게 읽었어도 내용이 혼동되고 헷갈릴 수 있을 것인데 그걸 친절하게 첫째, 둘째... 그렇게 정리해서 요약을 해주고 있으니 이 얼마나 편안한 구성입니까?

 

이 책이 나오게 된 동기는 좀 더 나은 세계경제의 재건을 위한 것이라고 장하준 교수는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지난 30년간 세계 경제를 지배해온 자유시장 자본주의의 병폐를 지적하고 그게 얼마나 선진국에 이기적이고 개발도상국에 악영향을 준 것인지를 일깨우고 있습니다.  2008년에 닥친 세계 경제의 위기와 금융산업의 한계, 그리고 이제는 이러한 자유 시장주의에 대한 치료와 개선이 필요하다고 장하준 교수는 주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식경제에 대한 환상을 버리고 제조업에 대한 중요성을 지적하는 것도 잊지 않고 있습니다.  세탁기(가전제품의 중요성)와 인터넷의 비교는 "궤변처럼 들리지만 매우 일리있는 사례의 예시'의 본보기이기도 합니다. 

 

이 책이 향후 세계 경제, 그리고 우리나라 경제에 얼마만큼의 미약한 '영향'을 줄 지는 모릅니다. 하지만 적어도 IMF이후 우리나라에 너무나 유행처럼 밀어닥친 '경제, 경제, 경제...'에 대한 지나친 화두와 물질 만능주의의 병폐, 지나친 사교육으로 인한 부담 등 급성장한 나라가 겪고 있는 후유증으로부터 한국 사회를 조금은 속도조절과 되돌아보기를 하는 역할을 0.1% 정도는 해주었으면 하는 바램도 듭니다. 

 

ps1 : 한국인이 지은 책이지만 놀랍게도 이 책은 '번역서'입니다.  장하준 교수가

      영어로 발간한 책을 한국인이 번역하여 '한국어판'으로 내놓은 것입니다. 

 

ps2 : "좌파와 우파의 경계를 넘나드는 장하준의 목소리'라는 중앙일보의 표현이

      장하준 교수의 이론을 단적으로 잘 표한한 문장 같습니다.

 

ps3 : 몇 차례의 베스트셀러를 만든 장하준 교수를 이젠 '작가'라고 불러도

      될까요? 이 책의 표지는 '나쁜 사마리아인 이후 3년'이라는 문장이 붉은

      글씨로 쓰여 있어서 그의 전작에 대한 간접광고까지 하는 효과를 주고

      있습니다. 아마도 이 책을 읽고 나쁜 사마리아인을 사 보는 이들도 꽤

      될듯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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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만화] 007 우주에서 온 소년 | 문화이야기(책음악방송 등등) 2010-11-19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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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 우주에서 온 소년

작가 : 김삼

출판 : (재)한국만화영상 진흥원

원작 연재 : 소년동아일보

초판 단행본 : 클로버 문고

박스세트 총 3권

 

 

소년 007은 만화가 김삼씨가 그린 어린이 모험 만화입니다.  기록을 찾아보면 1965년부터 1980년 까지 '소년동아일보'에 연재한 만화입니다.  무려 15년간을 연재한 장수 만화인 셈이죠. 김삼은 영리한 개를 주인공으로 한 '강가딘'과 한국 고전을 해학적으로 다룬 '사랑방이야기'로 유명한 만화가입니다. 1941년생이니  007을 처음 연재했을 때 불과 20대 중반의 약관의 나이였습니다.  당시 어린이용 만화를 그리던 분들이 주로 '어깨동무'나 '소년중앙'같은 잡지를 통해서 떴던 것과는 달리 '어린이 일간 신문'의 연재만화로 유명해진 경우라는 점이 독특한 이력입니다.  '추억의 만화'로 알려진 '도깨비 감투'나 '꺼벙이' '바벨2세'같은 경우가 모두 어린이 잡지용 만화였으니까요.

 

007은 아시다시피 이언 플레밍의 원작소설입니다.  워낙 유명한 스파이 소설입니다. 하지만 이 소설이 더욱 유명해진 이유는 숀 코네리가 주연한 영화 때문입니다.  숀 코네리 주연의 007영화가 처음 발표된 것은 1962년입니다.  소년 007이 연재된 것이 65년이면 약 3년의 갭이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에 숀 코네리의 007이 처음 개봉된 것은 두 번째 영화 '위기일발'이었고 1965년 4월에 개봉되었습니다.  즉 김삼의 '소년 007'은 영화 007이 개봉된 뒤 불과 몇달뒤에 창조된 것입니다.  이 얼마나 발빠른 응용창작이었습니까?

 

 

총 3권으로 이루어진 007 우주에서 온 소년의 단행본

 

 

 숀 코네리의 007과 김삼의 소년 007은 '첩보활동'을 하는 유능한 요원이라는 것 외에는 별로 공통점이 없습니다.  우선 소년 007은 한국인이며 나이는 '소년'으로 표현되었으니 10대로 보아야 하겠지만 총을 소지하고 자동차를 몰고 하는 것으로 봐서 대략 20대 초반 정도의 설정이 현실적입니다.(물론 만화에서는 10대 소년이 그런 성인의 행동을 하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마징가 제트나 로버트 태권브이를 비롯한 수많은 만화에서 10대 소년들이 지구를 지키기 위해서 중요한 행동을 하는 것은 예사니까요)
 
그리고 가족 이야기가 언급되지 않는 서양의 007과는 달리 소년 007은 두 동생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부모에 대한 이야기는 언급되지 않습니다) 흰 모자에 검은 양복을 입고 다니는 것고 김삼이 창조한 고유의 캐릭터입니다.  I.Q는 180이나 되고 격투에 능하여 1:1 대결에서는 결코 지는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서양 007과 다른 점은 여자를 밝히는 플레이보이가 전혀 아니라는 점입니다.
 
이언 플레밍의 007이 주로 냉전시대에 세계의 악당들을 상대로 하는 첩보활동을 벌인다면 소년 007은 범 은하계의 우주에서 활약합니다.  단행본으로 나온 '007 우주에서 온 소년'은 70년대에 연재된 이야기로 이미 007 시리즈가 유명한 첩보영화로 널리 알려진 상황이었고 007도 숀 코네리에서 로저 무어로 바뀐 시기였습니다.  그리고 인간이 '달'을 정복하여 우주시대를 연 상황이었습니다. 
 
 

외계에서 온 기요와 미요남매를

돕는 007의 모험

 

 

 

그럼에도 불구하고 70년대 중반, 개발도상국이었던 한국에서 어린이를 대상으로 연재된 만화에서 범 은하계를 광속의 비행접시로 날아다니며 우주의 악당들과 숨막히는 대결을 펼치는 007 만화에 대한 상상력은 정말 '이게 70년대 만화 맞는가'하는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물론 어느 정도 상상력의 한계는 있습니다.  우주인들은 모두 지구인과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고 언어소통도 됩니다.  알에서 태어난다는 설정이 지구인과 다를 뿐.  그리고 지구인보다 월등한 초인적이 힘이 있고,  비행접시를 타도 다닌다는 점도 우주시대를 꿈꾸며 상상했던 일반적인 부분일 뿐입니다.  우주와 지구가 다른 점이 '중력의 차이'나 '온도의 차이'정도인 것도 상상력의 한계는 있습니다.   후반부에 등장하는 악당 소년이 눈이 3개 달렸다는 것으로 응용을 하고 있지만 그 설정도 결국 금방 흐지부지 되어 버립니다. 

 

그렇지만 '스타워즈'라는 전설적인 SF영화가 나오기 전에 이미 은하계를 누비며 활약을 하는 007 만화가 나왔다는 점은 김삼의 007영화가 보여준 상상력과 모험심이 굉장히 시대를 앞서간 만화였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바벨탑에서 검은 괴인과 대결하는 장면은

굉장히 흥미진진하다.

 

 

 

이야기의 내용은 올리브성이라는 은하계의 어느 별에서 악당에게 왕위를 빼앗긴 여왕이 지구에 오게 되고 알을 낳아서 미요와 기요라는 남매가 태어납니다.  여왕은 자신을 죽이러 온 올리브성의 비행접시에 쫓기다 알을 잃어버려서 딸인 미요만 기르게 되고 남자아이인 기요는 농가에서 발견되어 그집 양자로 크게 됩니다.  세월이 흐르고 극적으로 만나게 된 기요와 미요, 그리고 여왕,  이들은 007의 도움으로 지구에서 겨우 살아가지만 경찰의 실수로 여왕은 죽게 되고 이들 남매는 007과 함께 빼앗긴 왕위를 찾으러 비행접시를 타고 올리브성으로 떠나게 됩니다.  올리브성에서 갖가지 모험을 하게 되고 기요까지 죽게되자 007과 미요는 마지막 희망인 마법의 지팡이를 찾으러 떠납니다.  마법의 지팡이를 얻기 위해서 바벨탑에서 벌이는 007과 그곳의 괴인들이 벌이는 대결은 굉장한 흥미를 자아냅니다.

 

이야기는 올리브성을 배경으로 미요가 천신만고끝에 악당을 물리치고 왕위에 오르는 과정이 1,2권에 펼쳐지고 3권에서는 지구를 침략하러 온 매직성의 악당들은 007이 올리브성 여왕이 된 미요의 도움으로 물리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사실상 독립된 두 개의 큰 스토리가 연이어 펼쳐지는 것입니다.


 

매직성에서 온 초능력 남매와 대결하는 007

 

 

올리브성과 매직성 외에 몇개의 은하계의 별들이 등장하고 007은 우주를 돌며
죽을 고비를 넘기는 모험을 벌입니다.  힘과 두뇌, 용기를 모두 겸비한 007은 정의를 수호하는 전형적인 매력적인 주인공입니다.  영화 007에서와 마찬가지로 김삼의
007은 시리즈가 계속되어도 주인공 007이 전혀 나이를 먹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60년대 중반부터 80년까지 15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007은 여전히 '소년 007'로
등장합니다. 우주에서 온 소년도 1년이 넘는 세월동안의 이야기이지만 007의 모습은 변함없으며 007의 두 동생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올리브성의 왕자와 공주인
기요와 미요는 설정상으로 보면 10살도 안되어야 맞지만 만화상의 모습은 10대 후반 정도의 '준성인'이라는 점이 다소 설득력이 없기는 합니다.

 

소년 007은 '제 1부' '제 2부'라는 식으로 독립된 이야기가 계속 연재되었고 20부가 넘게 새로운 이야기들이 계속 연재되었습니다.  우주에서 온 소년(신문연재 당시는 아마도 '은하수작전'이라는 제목이었던 것 같음)은 그중 꽤 길고 인기있었던 내용이었을 것입니다.  각 에피소드마다 별도의 제목이 붙었는데 가령 '제 X 부 마이크로 작전' "제 X 부 번개작전'이런 식으로.  

 

소년 007의 인기는 만화영화 제작으로까지 이어졌습니다.  만화영화는 딱 두 편만
제작되었는데 '은하특공대'와 '지하제국'이라는 제목입니다.  제가 극장에서 볼 수 있었던 것은 '지하제국'인데 오래 되어서 스토리는 거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다만 연재만화만큼 극장용 만화가 재미있었지는 않았습니다.

 

올리브성의 미요와 007의 관계는

신뢰와 우정으로 뭉쳐진 돈독한 관계로

어린이 만화가 아니었다면 '로맨스 코드'로

흘러갈만한 상황이다.

 


 

비록 007이라는 이름은 이언 플레밍의 유명한 원작을 모방하긴 했지만 '소년 007'은 지금보다 훨씬 문명이 뒤떨어지던 시대였고 '칼라TV' '핸드폰' '인터넷'  등이 없던 60년대에 만들어진 어린이용 만화였음에도 무한한 상상력과 모험, 재미를 제공한 한국 만화사의 '전설'같은 작품이라고 충분히 가치를 인정받을 만화인 것은 분명합니다.
 
ps1 : 소년 007의 '본명'은 무엇일까요? 영화에서 '본드, 제임스 본드!'라고 자기
      본명을 수시로 스스럼없이 이야기하는 것과는 달리 소년 007은 자기 이름을
      이야기하는 것을 못봤습니다. 늘 '007'로 통합니다.
 
ps2 : 우주에서 온 소년 외에 다른 시리즈가 나올 수 있을까요? 원본 필름이 또
      남아있는 에피소드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ps3 : 007과 올리브성의 미요여왕과는 굉장히 돈독한 신뢰와 우정이 펼쳐지는데
      만약 이것이 어린이용 만화가 아니었다면 애틋한 로맨스로 펼쳐졌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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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소뜸(85년) 이산가족의 아픔을 다룬 수작 | 한국영화 2010-11-13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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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소뜸

1985년 화천공사 작품

감독 : 임권택

촬영 : 정일성

수상 : 대종상 작품상, 여우주연상, 백상예술대상 작품상

출연 : 김지미, 신성일, 한지일, 김지영, 전무송, 최불암, 오미연

       이상아, 김정석

 

 

'길소뜸'은 이산 가족의 아픔을 본격적으로 다룬 영화입니다.   임권택 감독의 85년 작품인데 당시 전국민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던 KBS의 이산가족 찾기 방송에서 소재를 얻어서 만든 영화입니다.

 

이산가족 찾기가 한창이던 1983년이 배경입니다.  이산가족 방송을 보며 TV를 보는 가족들, 부산에서 남편과 자식 셋을 두고 풍족한 삶을 살고 있는 화영(김지미)은 6.25 전쟁으로 인하여 헤어진 생사조차 모르는 아들 성운에 대한 생각을 떠올리며 착잡한 마음을 갖게 되고 이 사실을 알고 있는 남편(전문송)은 오히려 화영에게 혈육을 찾아보라고 권합니다.  화영은 용기를 내어 방송국에 가게 되는데 여기서 우연히 33년전에 헤어진 옛 사랑 동진(신성일)을 만나게 됩니다.

 

이산가족찾기로 온 지역 사람들이 모여든 방송국 앞에서 우연히 마주친 귀부인과 남루한 옷차람의 중년 남자,  이 장면 하나로 영화가 대략 어떻게 진행될지 짐작이 됩니다.  길소뜸은 이산가족을 소재로 한 통속적 '신파극'이 아니며, 헤어져서 다른 환경에서 살아간 혈육간의 '이질감'을 가슴아프게 그려낸 수작입니다.

 

 

 

김지미와 신성일이 연기한 화영과 동진, 이 두 사람의 만남과 삶,  부유한 삶을 살고 있는 화영, 힘겨운 세월을 보내온 동진,  이들의 이질적인 삶의 대비를 임권택 감독은 각 장면과 대사들을 통해서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33년의 해후를 위해서 차 한잔 하기위해서 화영이 동진은 안내한 곳은 호텔의 카페,  동진히 '술 한잔 더합시다'라고 안내한 곳은 남루한 포장마차, 투피스를 차려입은 고운 외모의 화영, 남루한 점퍼 차람의 초로의 동진,  노동자로 일하는 자식들을 이야기하는 동진이 '무리해서라도 작은 아이는 대학에 보내야 할텐데'라는 대사 승용차를 몰고 서울에 온 화영, 두 사람의 33년 세월이 갈라놓은 대비되는 삶은 이 영화가 오랜 연인과의 해후의 기쁨을 다룬 '판타지'가 아니라는 사실을 충분히 알려주고 있습니다.

 

해방후 부모를 잃고 아버지 친구집에서 지내던 여학생 화영은 그집 아들 동진과 서로 좋아하게 되고 10대의 불같은 사랑은 결국 화영을 임신하게 만들고 그로 인하여 화영은 춘천에 있는 동진의 이모집으로 가게 됩니다.  6.25가 터지고 서로를 찾아 떠났다가 엇갈리는 두 사람,  화영은 아이를 낳게 되고 전쟁의 비극은 동진, 화영 그리고 아기까지 서로 떼어 놓습니다. 33년이 지나서 화영과 동진의 반갑고도 어색한 해후는 둘 간의 유일한 혈육인 성운일지도 모르는 춘천에 살고 있는 한 남자(한지일)을 찾아가는 동반여정으로 이어집니다.  33년만의 부모와 자식간의 해후가 될 수도 있는 세 사람의 만남,  이들의 만남은 '이질적인 삶의 굴곡'을 더욱 뼈저리게 느끼도록 만듭니다.


 

 

길소뜸은 1985년 대종상 영화제에서 배창호 감독의 '깊고 푸른 밤'과 불꽃튀는 각축을 벌였는데 감독상과 남우주연상은 깊고 푸른밤이 수상했고,  작품상과 여우주연상은 김지미가 차지했습니다. 김지미는 강력한 후보자였던 깊고 푸른밤의 장미희를 제치고 수상하였습니다.   이외에도 백상예술대상 작품상을 수상할정도로 인정을 받았던 영화입니다.

 

길소뜸은 당시 한국영화의 일반화된 흐름과 많이 다른 수작입니다.  우선 이산가족이라는 소재에도 불구하고 '신파분위기'로 전혀 흐르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30여년만에 만난 옛 애인과 아들과의 애틋하고 눈물겨운 재회가 아니라 세월의 이질감속에서 불편한 만남이라는 '현실적인 요소'를 적나라하게 다루었다는 점이 영화의 소재를 보고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을 벗어납니다. 만약 신성일과 김지미가 재회한 옛 연인으로서 때늦은 중년의 베드씬이라도 나왔다면 그야말로 너무 뻔한 통속극이 될 수 도 있었지만 그런 예상도 어김없이 비껴가는 영화입니다. 아마 이 영화에
대한 대략적인 소재를 알았던 사람들은 당연히 신성일과 김지미의 '이루어질 수 없는 옛 사랑의 가슴아픈 재회'를 다룬 멜러물로 예상했을 것입니다.

 

길소뜸은 그렇듯 '판타지'가 아닙니다.  너무 절실한 '현실적'인 작품이라서 사실 '이산가족 상봉'에 대한 감동의 물결에 찬물을 끼얹을 수 도 있는 내용이었지만,  임권택 감독은 헤어져 보낸 오랜 세월속에 어쩔 수 없이 생성될 수 밖에 없는 이질감을 김지미, 신성일, 한지일 세 배우들을 통해서 꽤 깊이있게 표출해내고 있습니다.


 

 

 

후반부에서  의사로 출연한 최불암이 이산가족 찾기와 혈육간의 문제에 대해서 담담히 이야기하는 대사가 꽤 와닿는 장면이며 김지미의 도도한듯 하면서 절제하는 연기가 잘 어울린 것을 비롯하여 신성일, 한지일 등 세 명의 주요인물에 대한 캐스팅이 적절했습니다.  초췌하고 마른 이미지의 신성일은 질곡의 세월을 보낸 힘겨운 중년남자의 모습에 잘 어울렸습니다. 오랜 세월 한국영화사 최고의 미녀배우로 이름을 날린 김지미가 젊은 시절에 출연한 영화들이 편수는 많았지만 '작품'은 적었던 아쉬움을 80년대에 '티켓'이나 '길소뜸'같은 수작을 내놓으면서 해소하기도 했습니다.

 

김지미의 어린 시절을 연기한 당시 여중생이었던 이상아가 누드씬까지 보이는 과감한 연기로 화제에 오르기도 했으며, 길소뜸이라는 제목은 여주인공 화영의 고향마을 이름에서 따온 것입니다.

 

이 영화가 만들어진지도 어느덧 25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KBS의 흩어진 이산가족 찾기운동은 '남북이산가족 찾기'로 발전되어 많은 국민들이 수십년간 헤어져 지냈던 이산가족과 해후를 하면서 반갑고도 서러운 눈물을 흘렸습니다.  6.25는 이제 60년전에 치루어진 전쟁으로 잊혀져가는 역사가 되고 있고 당시 세대들도 점점 세상을 떠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남북간에 치루어진 동족간의 비극적인 전투는 길소뜸이란 영화제작 이후 2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분단된 조국이라는 현실로 다가옵니다.  통일의 갈망보다 통일후 받아들여야 할 이질적인 문화의 사람들에 대한 두려움이 더 크게 다가오는 현실,  이런 우리나라의 현실속에서 단순한 '반공'이나 '신파극'이 아니었던 길소뜸이란 영화는 임권택 감독의 깊이있는 수작목록에 있는 영화입니다.

 

ps1 : 영화속의 인물들만큼은 아니겠지만 출연배우 '김지미' '신성일' '한지일'

      '이상아'모두 사연많은 삶을 실제로 살았습니다. 영화배우면서 영화같은 삶.

 

ps2 : 주책맞은 할머니 역할로 드라마에서 자주 감초같은 출연을 하는 배우 김지영

      이 여기서는 한지일의 아내로 출연하여 실제 나이보다 훨씬 적은 역할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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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도(Hondo 53년) 백인과 아파치의 전투 | 지난영화(90년대이전) 2010-11-13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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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도

원제 : Hondo

제작배급 : 1953년 미국 워너 브라더스

감독 : 존 패로우

장르 : 서부극

국내 개봉작

출연 : 존 웨인, 제랄딘 페이지, 마이클 페이트, 워드 본드

       로돌포 아코스타, 리 에이커, 제임스 아네스

 

 

 존 웨인이 출연한 서부극이라면 당연히 '존 포드' '헨리 하사웨이 '앤드류 V 맥라글렌' 그리고 '하워드 혹스'같은 감독들의 이름이 자연스럽게 떠오르기 마련인데 별로 서부극이 연상되지 않는 '존 패로우'감독이 연출한 영화가 바로 '혼도'입니다.

 

'혼도'라는 제목은 주인공인 존 웨인의 극중이름인 '혼도 레인'을 딴 것입니다. 혼도는 서부를 떠도는 인물로 아파치 여인과 함께 살았던 적이 있었고 미 기병대에 전령역할을 하는 사람입니다. 굉장히 뛰어난 사격술을 가진 용맹스런 남자이기도 합니다. 

 

대략 주인공 혼도의 캐릭터가 짐작이 갈 것입니다.  존 포드나 하워드 혹스가 아닌 다른 감독의 영화에 출연해도 존 웨인이 가지고 있는 고정 캐릭터는 여전히 변함없습니다.  강하고 남성적이고 굳건하고 정의로운 인물.

 

영화 '혼도'는 백인들과 인디언들과의 끝나가는 전쟁을 다룬 영화입니다.  이런 영화들을 볼 때마다 사실 기분이 찜찜한 것이 사실입니다.  용맹하고 남성적인 백인들,  약간 미개해 보이며 단순해 보이는 인디언들,  그나마 이 영화에서는 백인과 인디언을 선악의 개념이 아닌 어쩔 수 없이 벌어지는 싸움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주인공 혼도가 인디언들과 생활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설정하여 나름 인디언들을 대변하고 그들에게 우호적인 면을 그리고 있습니다.  또한 여주인공인 앤지(제랄딘 페이지)와 6세된 어린 아들을 인디언 두목이 보호해주고 있는 설정도 그렇습니다.


 

 

 

이러한 겉치레를 갖추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이 영화는 많은 인디언들이 학살되고 있습니다. 주인공 혼도도 꽤 많은 인디언들을 죽이고 있습니다.  60년대 후반 이후의 수정주의 서부극인 '솔저블루'나 '작은 거인'에서 제대로 인디언과 백인의 설정을 보여주고 있을 뿐 50년대 정통 웨스턴 시대에서는 기껏 이 '혼도'나 버트 랭커스터 주연의 '아파치'정도에서 보여준 백인의 너그러운 아량이 그나마 인디언에 대한 배려입니다.

 

혼도는 두 가지 이야기가 병행됩니다.  비토리오 라는 이름의 인디언 리더가 이끄는 아파치족과 백인들간의 전투관련 이야기,  그리고 인디언 출몰 지역에 유일하게 살고 있는 앤지라는 여인과 존 웨인과의 로맨스,  이 두가지 이야기의 중심에 모두 주인공 혼도가 있습니다.  앤지는 문제많은 남편이 집을 떠나 술과 도박에 빠져있는 유부녀이며 6살된 아들과 둘이 살고 있는데 아파치두목 비토리오는 앤지의 아들을 아파치 양자로 인정하고 이들 모녀를 보호합니다.  앤지의 집에 우연히 들른 혼도는 그녀와 사랑에 빠집니다.  뭐 서부극에서 있는 흔한 설정이죠.  방랑하는 주인공과 정착한 여인이 사랑에 빠지는 것.  혼도는 어느날 문제있는 어떤 남자와 시비가 붙게 되고 이런 악연은 이어져서 그 남자를 죽이게 되는데 알고 보니 그가 앤지의 남편이었던 것입니다. 남편을 죽인 남자와 사랑에 빠진 여자,  아빠를 죽인 남자를 따르는 꼬마... 뭐 이런 설정이 나름 이 영화의 재미거리로 제공되는 소재입니다.

 

 

 

존 웨인은 이 영화에서 유독 젊어보이고 날씬해보이기도 합니다.  40년대 후반 영화에서도 노안 외모로 느껴졌는데 40대 중반인 53년 작품 혼도에서는 전에 없이 날렵해 보입니다.  일부러 살은 빼기라도 한듯. 그런 만큼 아파치와의 격투장면에선 꽤 거친 액션도 보여주고 다른 영화와는 다르게 권총도 자주 뽑습니다.

 

비교적 백인과 아파치 사이에서 중립적인 위치에 섰던 혼도는 후반부에 아파치와 백인과의 치열한 전투에서 맹활약하고 많은 아파치들이 죽어 나갑니다.  "곧 대규모 기병대가 올 것이다'라는 말에 '아파치도 결국 이렇게 끝나겠지'라고 하는 대사가 꽤 씁쓸하게 느겨지기도 합니다.  그래도 인디언은 거짓말을 싫어하고 어린 아이는 보호한다라는 것을 강조하여 인디언이 무지한 야만인이 아니라 나름 인간적인 것을 갖춘 종족이라는 것을 보여준 것이 인디언 학살을 다룬 많은 서부극들과
조금은 다른 영화이기도 합니다.  존 웨인의 영화중에서는 그냥 그럭저럭 시간 때우며 볼만한 서부극입니다.

 

평점 : ★★☆ (4개 만점)


 

 

 

ps1 : '혼도'는 국내 개봉된 영화이며 존 패로우 감독의 영화중에서 존 웨인이

       출연한 비서부극 장르영화로 국내에 '애혼'이라는 제목으로 개봉된

       'The Sea Chase'라는 영화가 있었습니다. 

 

ps2 : 아시다시피 존 패로우 감독은 타잔영화의 제인으로 유명한 모린 오설리반의

      남편이고 그들 사이에서 태어난 딸이 미아 패로우입니다.  미아 패로우는

      프랭크 시나트라, 앙드레 프레빈과 결혼했었으니 그들이 '사위'였던

      셈입니다. 

 

ps3 : 혼도의 여주인공 제랄딘 페이지는 이 영화가 데뷔작으로 비교적 늦깍이

      데뷔를 한 셈인데 주로 TV에서 많이 활동하여 영화출연은 많지 않았습니다. 

      기억력 좋은 분들은 80년대 '바운티풀의 여행'이라는 영화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았던 나이많은 생소한 여배우의 이름으로 기억하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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