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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안트(Giant 56년) 제임스 딘의 유작 | 지난영화(90년대이전) 2010-12-31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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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안트(Giant)

제작 : 1956년 미국

감독 : 조지 스티븐스

음악 : 디미트리 티옴킨

국내개봉 : 1963년, 1974년

수상 : 아카데미 감독상

출연 : 엘리자베스 테일러, 록 허드슨, 제임스 딘, 메르세데스 맥캠브리지

       캐롤 베이커, 로드 테일러, 데니스 호퍼, 살 미네오

       얼 홀리맨, 칠 윌스

 

 


자이안트는 짧고 굵은 삶을 살다 간 전설의 배우 제임스 딘의 유작으로 알려진 영화입니다. 제임스 딘 뿐만 아니라 주연배우로 함께 출연한 록 허드슨과 엘리자베스 테일러에게도 모두 대표작으로 남게 된 대작이자 고전걸작입니다.

 

텍사스의 거부이자 대목장주인 베네딕트일가의 이야기가 중심이 되어 펼쳐지며 베네딕트 일가의 머슴이었던 제트 링크가 유산으로 받은 땅에서 석유가 나오면서 석유재벌이 되어 인생역전을 이루다가 자멸하는 내용이 함께 전개되는 영화입니다.

 

1920년대부터 50년대까지의 이야기가 펼쳐지며 세 주연배우들은 모두 20대에서 50대까지의 폭넓은 연령을 연기합니다.  당시 록 허드슨은 30세, 엘리자베스 테일러는 23세, 제임스 딘은 24세였지만 세 배우 모두 좋은 연기와 그럴듯한 분장에 힘입어 그다지 어색하지 않은 중년의 연기를 보여주었습니다.

 

 

 

 

50만에이커가 넘는 거대한 목장을 물려받은 텍사스의 거부 조단 베네딕트(록 허드슨)는 동부출신 미녀 레슬리(엘리자베스 테일러)와 결혼하여 텍사스의 저택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합니다. 베네딕트 저택에는 껄렁한 백인 머슴 제트 링크(제임스 딘)이 함께 살고 있었는데 조단은 제트를 싫어하지만 조단의 누나인 러즈(메르세데스 맥캠브리지) 때문에 내쫓지 못합니다. 어느날 레슬리에게 안주인 자리를 빼앗기는 것을 질투한 러즈가 낙마사고로 세상을 떠나면서 제트에게 자그마한 땅을 유산으로 남깁니다.  독립을 한 제트는 수년간의 고생끝에 땅에서 석유를 발견하고 인생역전을 하여 거부가 됩니다.  신분의 차이때문에 늘 부에 대한 열망과 베네딕트에 대한 적개심을 가지고 있던 제트는 명사이자 미국 최고의 재벌이 됩니다.  제트는 베네딕트 일가를 비롯한 거물급 인사들을 초청하여 대규모 파티를 여는 한편 베네딕트의 딸 러즈 베네딕트 2세(캐롤 베이커)를 유혹하기도 하는데 결국 술에 취한채 연설장에 나타난 제트는 스스로 자멸하게 되고 거대한 텍사스와 베네딕트 일가의 삶은 그렇게 계속됩니다.

 

3시간이 넘는 대작인 자이안트는 젊은이의 양지의 조지 스티븐스가 연출하였고, 디미트리 티옴킨의 주제음악도 상당히 유명합니다.  엘리자베스 테일러, 록 허드슨, 제임스 딘 이렇게 빅3 외에도 조연진으로 출연한 배우들이 꽤 화려한 라인업입니다.  '쟈니 기타'와 '엑소시스트의 악령목소리'로 알려진 메르세데스 맥캠브리지가 록 허드슨의 누나로 초반부에 등장하고 '베이비 돌' '빅 컨츄리' '기적'등으로 알려진 캐롤 베이커가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딸로 출연합니다. '스피드' '블루벨벳'등에서 광기어린 중년악당을 인상깊게 연기한 데니스 호퍼가 베네딕트의 아들로 출연하고 있고 '상처뿐인 영광'  '영광의 탈출' 등으로 알려진 살 미네오가 참전했다가 전사하는 멕시코 청년으로 단역출연합니다.  '타임머신' '새'에서 주연으로 출연했던 로드 테일러도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제부로 등장하고 '건힐의 결투'의 망나니 아들로 나왔더 얼 홀리맨이 베네딕트의 사위로 출연합니다.


 

 

 

보수적인 시대였던 1950년대에 만들어지 영화지만 한 일가를 중심으로 하여 '신분문제' '인종문제' '여성차별문제'  '부와 가난의 문제'등을 나름 깊이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돈이 중요한게 아니라' 라는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말에 '가진자들은 그렇게 말을 하지'라고 대꾸하는 제임스 딘의 대사가 인상적이기도 합니다.  텅빈 파티장에 술이 취한채 홀로 남아 절규하는 제임스 딘의 연기도 인상적인데 늘 베네딕트에 대한 열등감과 적개심, 그리고 미모의 레슬리에 대한 열망을 가슴에 품고 살아온 상처받은 삶에 대한 연민을 느끼게 하는 연기였습니다.  영화속에서 이렇게 몰락해가는 벼락부자를 연기한 제임스 딘은 촬영을 모두 마친 뒤 자동차 사고로 삶을 마감하여 세 번째 출연작인 이 영화가 유작이 되었고 사후에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여성이 투표권이 없던 시대에 정치문제에 관여하다가 남편과 말다툼을 벌이는 장면,  멕시코 여자와 결혼한 베네딕트의 아들이 인종차별때문에 수난을 겪는 장면 등 당시의 미국의 시대상이 고스란히 드러나면서 문제제기 되고 있기도 합니다.  특히 가난한 종살이 신분이었던 제임스 딘이 오히려 심한 인종차별주의자의 모습을 보여주는 이율배반적인 내용이 인상적이기도 합니다.


 

 

 

조각같은 귀공자 배우 록 허드슨과 헐리웃을 대표하는 미인배우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공연하였다는 점은 당시 최고의 미남 미녀배우의 공연이었기도 합니다.  '바람과 함께 사리지다'에 비견될 미국 가족사를 다룬 대작인 자이언트는 '텍사스'를 무대로 한 영화로 손꼽힐 대작입니다. 주인공 3명이 가장 절정의 시기에 출연한 잘 뽑아져 나온 영화라고 표현하기 적당한 영화입니다.

 

ps1 : 3시간이 지루하지 않게 훌쩍 흘러가는 느낌을 주는 영화입니다.

 

ps2 : '아이들이 부모의 바램대로 진로를 정하지 않는다'라는 문제가 이미 이 영화에서

       제기되고 있습니다. 

ps3 : 록 허드슨과 제임스 딘 모두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나란히 올랐으나 수상은

       왕과 나의 율 브리너가 차지했습니다.

 

ps4 : 우리나라에도 몇 번 개봉되었고 TV에서도 많이 방영한 친숙한 고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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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해(2010년) 폭력의 종결지? | 한국영화 2010-12-27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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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해(黃海)

제작 : 2010년 한국

개봉 : 2010년 12월 22일

감독 : 나홍진

장르 : 범죄, 폭력, 스릴러

출연 : 하정우, 김윤석, 조성하, 이철민, 곽병규

       임예원, 탁성은

 

 

2010년 한국 영화계의 화두는 '폭력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한국 영화 최고 흥행 1, 2위를 차지한 아저씨와 의형제가 폭력물이었고,  그외 '이끼' '파괴된 사나이' '악마를 보았다' '부당거래' 등 100만관객을 넘기는 폭력물의 러시가 이루어졌습니다.   그 대미를 장식하는 폭력물이 바로 '황해'입니다.

 

도레미파솔라시도처럼 점층법으로 폭력물에 길들여지는 순서를 매긴다면 우선 의형제를 보고 그다음 파괴된 사나이, 그 다음 아저씨, 그 다음 악마를 보았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황해'를 보면 될 것입니다.  그 때쯤이면 엔간한 폭력물 선호자들도 '피자한판'이나 '짜장면 곱배기'를 먹고 당분간 그 음식이 생각나지 않는 것처럼 이젠 폭력물에 질리게 될 것입니다.

 

'황해'는 그렇게 폭력물에 질리고 지치게 한 영화입니다.  의형제의 일상적인 폭력, 파괴된 사나이의 좀 더 비정한 폭력,  아저씨의 비주얼 폭력에 이어 악마를 보았다에서 보여준 폭력은 '미학의 완성도'를 이루며 옥상끝가지 올라간 느낌입니다.  아저씨와 악마를 보았다 에서의 완성도있는 폭력은 황해로 넘어오면서 투박하고 직설적인 폭력으로 정리가 됩니다.

 

 

 

 

황해는 굉장히 '투박'한 영화입니다.  추격자의 나홍진 감독,  그는 그 영화에서 좋은 콤비를 보여준 하정우와 김윤석을 다시 투입하여 또 다시 쫓는 자와 쫓기는 자를 설정합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릅니다.  선과 악이 분명했던 추격자,  범인과 경찰이라는 숙명의 추적과는 달리 이번에는 누명을 쓰고 지지리도 일이 안풀린 주인공과 무차별적인 살육을 마치 놀이 즐기듯 하는 쫓는자와의 피흘리는 게임입니다.

 

연변에서 굴러먹는 청년 구남(하정우)  그는 돈 벌러간 아내를 기다리며 마작판을 드나드는 한심한 인생의 택시기사입니다.  빛더미에 오른 암담한 상황에서 면가(김윤석)라는 닳고 닳은 그 바닥의 거물급 악당에게서 한국가서 사람 하나 죽이고 오라는 청탁을 받습니다.  한국에 밀입국해서 살인지령을 수행하려고 해당 건물을 배회하며, 또한 도망친것으로 생각되는 아내의 행방찾기를 병행하는 구남.  드디어 D 데이가 되고 구남은 살인을 하러 가지만 뜻밖에도 구남보다 한 발자국 먼저 온 킬러들에게 목표물은 처참하게 제거되고 현장에 있던 구남은 살인누명을 쓰고 쫓기게 됩니다.  설정가상으로 중국으로 돌아갈 배편마저 허위정보였습니다. 한국에 고립된 구남은 경찰에 쫓기게 되고 부상을 입어 마치 '람보 1편'의 실베스타 스탈론 같은 처지가 됩니다.  그러나 이건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영화가 이렇게 중반을 흐를 무렵 바다건너 나타난 면가의 등장과 함께 피비린내나는 살육극의 장이 서서히 펼쳐집니다.

 

'황해'가 투박하다고 표현하기에 썩 적합한 이유중 하나는 철저히 '해학'이 없는 잔혹폭력극 이라는 점입니다.  타란티노의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이나 '의형제'와는 그래서 완전히 다른 분위기입니다.  철저히 무겁고 어두우며 거칠고 투박합니다.   추격자에서 '저렇게 얄상하게 생긴 청년이 잔혹한 살인마라니'하고 느껴졌던 하정우의 말쑥한 외모는 온데 간데 없고 오히려 그는 김윤석을 닮아가는 듯한 거친 외모로 돌아왔습니다.


 

 

 

지지리도 일이 꼬이고 수난을 당하는 주인공,  사소한 오해로 말미암아 더욱 꼬여버리고 복잡해지는 스토리,  결국 내연관계에 의한 청부살인과 악마를 보았다의 최민식이 가지고 있던 악마적 성향에 더불어 엄청난 싸움실력까지 갖춘 냉혈한 면가,  마치 때려도 베어도 죽지 않는, 터미네이터를 연상케 하는 면가의 잔혹성은 '이제 폭력물은 그만 됐네'라고 정리하고 싶은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의외로 많은 관객들이 폭력물에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이유가 폭력물이지만 아저씨에서의 원빈과 같은 꽃미남의 비주얼한 액션의 묘미와 좋은 놈이 나쁜 놈 통쾌하게 때려잡는 것에 대한 대리만족이라면 도대체 등장인물중 '선역'이 있기나 하는지 의문스러운 황해의 폭력은 그냥 잔혹하고 처참함의 향연일 뿐입니다.  더구나 추격자에서도 그랬듯이 나홍진 감독은 도통 관객의 배려는 생각지 않고 쓰잘데기 없는 '낭만주의'따위는 잊으라는 듯 인정사정 봐주지 않고 있습니다.   비교적 단순한 추격자에 비해서 등장인물도 더 많고 이야기도 더 꼬아버린 황해는 추격자보다 한 단계 진일보한 시나리오를 위해서 감독이 156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을 감수하며 이 불편한 살육극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황해'를 보고 더 폭력물이 필요할까요? 2010년 확실한 마무리카드로 더 이상 군말이 필요없겠군요.

 

 

 

 

ps1 : 많은 영화에서 그렇듯이 이 영화에서도 역시 경찰은 무능한 무용지물일 뿐입니다.

      그 정도가 특히 심하여 영화의 리얼리티가 너무 떨어지는 느낌입니다.  나름 아슬아슬한
      장면을 만들고 싶었는지는 모르지만 뻔히 안잡힐 거라는 것을 아는 주인공의 도주는
      오히려 황당하고 현실성없는 장면에 짜증을 유발시키는 역효과를 낳는 것 같습니다.
      세상에 수십명의 경찰이 오로지 '그냥 달려서 도망치는 것'외에 달리 뾰족한 수가 없는
      구남을 못 잡는다는 것이 얼마나 황당한지.

 

ps2 : 누군가가 '죽어나가는 사람 만큼이나 많은 차량이 부서진다'라고 한 것을 영화보기전에
      얼핏 읽은 기억이 나는데, 정말 많은 차량을 학대하더군요.  우리나라 영화에서 이렇게
      많은 차량이 수난을 당하는 경우도 드물 것입니다.  성룡 영화가 부럽지 않습니다.

 

ps3 : 감독들간의 '폭력물 경쟁'이 하나의 유행이 되지 않기를 바라게 됩니다.  이 정도까지
       왔다면 차라리 제가 싫어하는 장르인 '신파'의 범람이 나을 수도 있겠네요.

 

ps4 : 하정우가 연기한 구남의 캐릭터는 엔간해서는 거절하고 싶은 배역일 것입니다.
      누군 아저씨의 원빈같은 역 맡고 싶지 않겠어요? 여자로 따지면 '화장없이 출연'한
      것이라고 할 수 있는 하정우의 캐릭터 몰입은 인정할 만 합니다.

 

ps5 : 이 영화의 주요 등장인물들은 모두 지옥에 갔을 것 같지만 사실 그럴 필요가 없었겠습니다.
      이 영화속에서 이들이 펼치는 세상 자체가 지옥의 모습이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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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의 열쇠(The Key of the Kingdom 44년) 감동의 고전 | 지난영화(90년대이전) 2010-12-25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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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의 열쇠

원제 : The Keys of the Kingdom

원작 : A J 크로닌

제작년도 : 1944년 미국

제작 : 조셉 L 맨키위츠

감독 : 존 M 스탈

각본 : 조셉 L 맨키위츠, 누널리 존슨

음악 : 알프레드 뉴만

촬영 : 아서 밀러

장르 : 드라마, 종교

 

 

천국의 열쇠는 스코틀랜드의 작가 A J 크로닌이 쓴 베스트셀러 원작을 영화화한 작품입니다. 프란치스 치셤이라는 신부의 거룩하고 헌신적인 일대기를 담은 내용인데 당시 신인배우인 그레고리 펙이 파격적으로 이런 대작에 주연으로 캐스팅되었고,  이 영화 한 편으로 그레고리 펙은 명성을 얻어서 일찌감치 게리 쿠퍼나 클라크 게이블의 뒤를 잇는 헐리웃의 대표 인기배우의 길을 걸을 수 있었습니다.

 

A J 크로닌의 원작이 너무나 좋은 내용이기는 하지만 이 방대한 분량의 소설을 어떻게 영화 한편 으로 압축시킬 수 있는가가 관건이었습니다.  영화는 소설의 상당한 부분이 생략되거나 축소 되었지만 원작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깊은 메시지는 충실히 살린 꽤 훌륭한 각색으로 이루어졌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원작에서는 프란치스 치셤 신부와 밀리 신부라는 두 신부를 비교하여 진정성을 가지고 신앙과 헌신을 이루며 소박하게 살아가는 주인공과 사교성, 정치성이 높아서 승승장구하여 주교까지 오르는 밀리 신부의 삶을 대조하면서 진정 천국의 문에 들어갈 수 있는 열쇠가 무엇인지를 비유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신부입장에서라면 이런 소설은 절대 나올 수 없을 것입니다. 가톨릭을 비롯한 그리스도교의 현실에 대해서 꽤 사실적이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본 작가의 솔직한 평가와 철학이 원작에 가득 묻어 있었습니다.

 

 

 

영화는 소설과 마찬가지로 나이가 들어서 고향의 작은 본당에서 고아소년을 돌보며 살아가는 프란치스 신부에게 은퇴를 권고하기 위해서 사제가 찾아오면서 시작됩니다.  고향인 그곳에 남게 해달라는 프란치스 신부의 간청에도 불구하고 냉정하게 행동하던 그 사제는 그곳에서 하룻밤을 묶으며 우연히 읽게 된 프란치스 신부의 일기장을 보며 그의 감동적이며 거룩한 삶의 자취를 비로소 알게 됩니다.

 

19세기 스코틀랜드 어느 지방, 가톨릭 신자인 아버지와 개신교 신자인 어머니와 함께 단란한 가정을 이루며 살아가던 프란치스소년은 폭풍우가 심하던 날 사고로 부모를 잃고 고아가 됩니다.  친척에 의해서 키워지던 프란치스는 노라라는 친척을 사랑하지만 노라가 불행한 일을 당하여 사생아를 낳고 죽자 이모의 바램대로 신학교에 들어가 사제가 됩니다.  어느날 프란치스를 꽤 눈여겨 본 맥납주교는 그를 오지인 중국에 선교사로 보내게 되고 중국땅에서 프란치스 신부의 파란만장한 삶이 전개됩니다.

 

원작에서는 프란치스의 어린 시절과 노라와의 인연과 사랑 그리고 젊은 사제 시설에 벌어졌던 사건들에 대한 비중이 어느 정도 다루어지지만 영화에서는 중국에 가기 전까지의 내용들은 굉장히 짧게 압축이 되어 있습니다.  중국에 도착한 프란치스 신부는 그곳에 있다고 들은 수백명의 신자들이 모두 돈을 받기 위해서 몰려들었던 가짜신자라는 것을 알고 실망하지만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서 힘든 여정을 걸어갑니다.  외롭게 선교를 하던 그에게 조셉이라는 진실한 중국인 젊은이가 찾아와서 유일한 봉사자의 역할을 합니다.  어느날 치아라는 이름의 중국인 부자이자 고위층의 독자가 병에 걸리게 되고 프란치스 신부에게 도움을 청하자 프란치스는 혼신을 다해 아이를 치료합니다.  기적적으로 아이가 완쾌되자 치아는 자신의 땅에 교회와 학교를 세워주고 치아의 도움으로 프란치스의 선교를 활발해지고 수녀들 까지 도착하게 됩니다.


 

 

 

원작에서 원장수녀와 프란치스 신부의 갈등과 오해, 그리고 신뢰회복과 긴 우정이 비중있게 펼쳐지는데 영화에서도 두 사람간의 관계를 통하여 프란치스 신부의 진실하고 헌신적인 신앙이 전해집니다.  부유한 귀족집안 출신의 마리아 수녀는 남루한 차림의 프란치스 신부를 처음에는 멸시하고 도도하게 행동하지만 그의 진실한 선교앞에 가식적으로 교만한 자신의 행동을 뉘우치고 평생 프란치스 신부와 진실한 신앙적 우정을 함께 합니다. 

 

원작에서 프란치스 신부의 친구이자 잘 나가는 또 하나의 신부를 비중있게 다루었는데 영화에서는 하나의 시퀸스만 할당하고 있습니다.  빈센트 프라이스가 연기한 앵거스 신부인데 등장씬을 짧지만 그가 보여준 행동과 언행을 통하여 소설에서 다루었던 그에 대한 비중을 충분히 표현할 수 있었던 캐릭터로 설정하고 있습니다.  다른 영화들에 비해서 훨씬 비대하고 기름져 보이는 느낌의 빈센트 프라이스는 거만하고 사교적이며 수완이 좋고 선교에 능숙한 앵거스 신부로 출연하여 프란치스 신부와는 아주 대조적인 인물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2시간 10분 조금 넘는 비교적 긴 영화지만 소설을 많이 압축한 이 영화는 프란치스 신부가 나이가 들어서 중국땅을 떠나게 되는 부분에서 많은 감동을 줍니다.  그의 충실한 봉사자였던 조셉과 프란치스 신부를 진심으로 존경하게 된 마리아 수녀와의 이별은 잔잔한 감동을 줍니다. 이 밖에도 영화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과 프란치스 신부와의 관계가 짧막하지만 깊이 있게 표현됩니다.  무신론자인 의사 친구 윌리와의 사심없는 우정,  중국인 부자 치아와의 종교를 떠난 신뢰와 우정,  신학교때부터 자신을 잘 돌봐준  맥납 주교와의 관계 등을 통하여 프란치스 신부가 말과 행동을 보여주는 감동적인 삶의 모습이 잘 표현되고 있습니다.


 

 

 

그레고리 펙은 선량한 외모와 근엄해보이는 표정으로 주인공인 프란치스 신부의 역할을 20대의 신인배우 답지 않게 잘 연기해냈습니다.  원작에서는 키가 작고 볼품없는 외모로 소개되고 있지만 키가 훤칠하고 잘 생긴 귀공자 외모의 그레고리 펙도 소박하고 헌신적인 삶을 보여준 신부의 모습에 어울렸고 거만한 앵거스 신부역의 빈센트 프라이스는 그의 영화중에서는 보기 드물게 비해하고 포동한 느낌을 주며 역시 개성있는 역할을 보여주었습니다.  젊은 프란치스 신부를 각별히 생각하던 맥납주교역에는 34번가의 기적에서 산타클로스 연기로 잘 알려진 에드먼드 그웬이 연기하였고,  도산 안창호 선생의 아들이기도 한 한국계 배우 필립 안이 중국인 부자 치아역을 하고 있습니다.

 

1940년대에 쓰여진 이 원작은 70여년이 지난 지금, 스코틀랜드에서 멀리 떨어진 한국에서도 쉽게 공감하고 느낄 수 있는 종교계의 현실이자 숙제이기도 한 것을 제시하고 있는 내용입니다. 이 탄탄한 원작은 그레고리 펙 등 출연 배우들의 열연과 알프레드 뉴만의 음악, 그리고 감독으로도 이름을 떨친 조셉 L 맨키위츠와 누널리 존슨의 각색, 아카데미 촬영상을 세 번이나 수상하게 되는 아서 밀러의 촬영, 제작을 겸한 조셉 L 맨키위츠 등 쟁쟁한 스탭들이 함께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레고리 펙의 남우주연상 후보를 비롯하여 총 4개 부분의 오스카상에 후보로 지명되었지만 수상을 하지 못했습니다. 40년대 흑백영화로서,  유명 배우의 출세작으로서, 쟁쟁한 스탭진이 참여한 대작으로서, 그리고 종교영화로서 역사에 남을 만한 가치있는 영화입니다.

 

 

ps1 : 재미있는 대사가 많이 나오는데,  전쟁중 병원을 만들어 병사를 치료하는 프란치스

      신부에게 대위가 '내가 부상당하면 치료받을 수 있어서 다행이군요'라고 말하니
     '이것이 다 주님의 덕분입니다'라는 신부의 대답에 '이런 전시상황을 만든 것도 그럼
     하느님 때문이군요'라고 대위가 말하자 의사친구인 윌리가 '다 종교의 차이때문입니다.

     저놈은 하느님을 믿고 당신은 공자를 믿고 나는 무신론자이지요'라고 정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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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미리(8mm 99년) 악마를 보았더 전편? | 지난영화(90년대이전) 2010-12-24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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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미리

원제 : 8MM

제작 : 1999년 미국

장르 : 범죄, 스릴러, 미스터리

감독 : 조엘 슈마허

출연 : 니콜라스 케이지, 조아퀸 피닉스, 캐서린 키너, 피터 스토메어

 

1996년 스페인에서 스너프 필름을 소재로 한 영화 떼시스가 만들어졌는데 3년뒤인 1999년 헐리웃에서 인기배우 니콜라스 케이지를 내세워 역시 스너프 필름을 소재로 한 8미리를 만들었습니다.  스너프 필름이라는 소재가 썩 유쾌한 부분은 아니듯이 이 영화 역시 별로 유쾌한 작품은 아닙니다.

 

8미리는 일종의 '악마를 보았다'의 전편같은 느낌입니다.  프리퀼 역할을 한 영화라면 물론 지나친 과장이겠지만.  악마를 보았다가 미친 사이코를 추적하는 주인공의 집요함을 다룬 영화였는데,  8미리 역시 미친놈들의 실체를 파악하고 추적하는 한 형사의 이야기입니다.

 

 

 

사설탐정인 웰즈는 아내와 어린 딸과 함께 단란한 가정을 이루고 사는 인물입니다.  그에게 어느날 대 부호의 미망인이 연락을 하게 되고 사건을 의뢰합니다.  부호가 죽으면서 발견된 유물중 스너프 필름같은 것이 있었는데 한 소녀가 끔찍하게 유린당하는 장면이었습니다. 부호의 미망인은 그 소녀가 무사하다는 것을 찾아내서 그 필름이 연출된 것이라는 것을 입증해달라는 부탁을 합니다.  필름 속의 소녀의 실체를 찾아서 하나하나 파헤치던 웰즈는 뒷골목 포르노 문화에 빠삭한 청년 맥스를 포섭하여 그 필름 제작자의 실체를 추척합니다. 결국 웰즈에게 기다리고 있던 진실은 정말 끔찍한 악마같은 집단의 실체였습니다. 웰즈는 결국 이런 인간 말종들을 상대로 목숨을 건 응징에 나섭니다.


 

 

 

떼시스와 비교할 때 일종의 '남과 여'만 바뀌었을 뿐 의문의 스너프 필름을 추척하고 실체를 파악하는 주인공이라는 점은 유사합니다.  물론 헐리웃에서 만들었고, 주인공이 기운깨나 쓸 거 같은 분위기의 니콜라스 케이지이므로 콘 에어나 페이스 오프 같은 시원스런 영화로 만들 수도 있었겠지만 그렇지는 않습니다.  니콜라스 케이지는 람보나 아저씨의 원빈같은 천하무적의 싸움꾼이 아니고 그냥 일반 사설 탐정입니다.  물론 어느 정도 강인한 남자로 나오기는 하지만 악의 무리를 시원스럽게 소탕할만한 슈퍼맨적 파워가 있는 인물은 아닙니다. 그래서 이 영화의 후반부로 갈수록 사이코 같은 무리의 실체를 발견하고 그들에게 맞서는 니콜라스 케이지는 무척 위험해 보이고 무모해 보입니다.  거기에 그의 아내와 딸의 모습도 수시로 비추어주면서 긴장감을 높입니다.  영화가 의도하는 것도 아마도 그런 긴장감일 것입니다.   때로 너무 강한 주인공보다는 허점이 많은 주인공이 악당들을 상대로 무모한 싸움을 벌이는 것이 더 긴박감이 줄 수 있으니까요. 커트 러셀 주연의 브레이크다운 같은 영화도 전형적인 그런 스타일이었습니다.

 

8미리는 잔혹 폭력물 취향이 아닌 분들에게 굳이 권하고 싶은 영화는 아닙니다.  물론 시원스럽고 호쾌한 액션영화 팬들에게도 마찬가지고.  변태같은 소재에 별로 유쾌할 것 없는 영화이지만 '스너프'라는 소재에 호기심을 가진 분들이나 보면 적당한 영화입니다. 


 

 

 

니콜라스 케이지는 1995년부터 1997년 사이가 가장 전성기였습니다. 그 기간동안 라스베가스를 떠나며를 비롯하여 '더 록' '콘 에어' '페이스 오프'등 꽤 재미난 영화들이 계속 나왔으니까요. 이 배우도 '한석규'처럼 특정 몇년동안 자신의 최고 영화들이 일방적으로 집중해 있습니다. 그 이후나 이전에도 꾸준히 영화출연을 하고 대부분 주인공을 연기하고 있지만 그 시기만큼의 인기와 카리스마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최근 '흥행실패가 보장된 배우'로 전락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8미리는 그의 그런 내리막길을 시작한 영화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이 영화의 전미흥행실적은 3,6000만불 정도니까요.

 

평점 : ★★

 

ps1 : 조엘 슈마허 감독은 늘 한계를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늘 2% 부족한 느낌이 드는.
      그의 영화중에서는 폴링 다운을 가장 좋아합니다.

ps2 : 악역배우의 비중이 적고 역할자체가 미미해서 덜 흥미로운 영화이기도 했습니다.
      주인공과 적절한 콤비를 이루던 호아퀸 피닉스도 절반만 역할을 했고.  시나리오의
      부실함이 보인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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쩨쩨한 로맨스(2010년) 잘 나가다가 삼천포? | 한국영화 2010-12-19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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째째한 로맨스

개봉 : 2010년 12월 1일

배급 : 롯데시네마

감독 : 김정훈

장르 : 로맨스 코미디

출연 : 이선균, 최강희, 오정세, 류현경, 송유하, 백도빈

       이원종, 여무영, 박노식, 황보라

 

 


요즘 꽤 인기를 끌고 있는 한국영화 '쩨쩨한 로맨스'는 굉장히 황당한 아쉬움이 많은 영화입니다. 이 영화에 대해서 아주 큰 기대를 한 것은 아니지만 도대체 77년생 신세대 감독이 만든 영화가 왜 70-80년대에나 남발했음직한 '진부하고 유치한 결말'을 후반부에 잔뜩 끌어다 놓은 것일까요?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시원찮은 한국 통속영화와 드라마의 '오랜 고질적 문제'가 거의 해소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젊은 감독의 영화에서 다시 튀어나온다면 뭐가 됩니까?

 

쩨째한 로맨스는 초반부와 중반부에는 꽤 재미있게 진행됩니다.  일단 이선균과 최강희라는 두 배우의 '개인기'에 철저히 의존만 해도 기본 그림은 그려지니까요.  이선균이 자주 연기한 자존심 강하고 예민한 훈남과 최강희의 좌충우돌 연기는 두 사람이 최적의 캐스팅이 되었다는 것을 금방 느낄 수 있게 합니다.  쉬리 이후에 외화를 압도하기 시작한 한국영화의 원동력에서 감초같은 조연배우들의 힘이 컸는데(유해진, 강성진, 강신일, 이원종, 이문식, 김수로, 성지루 임원희 같은 인물들) 쩨쩨한 로맨스는 그런 조연의 힘 없이 두 주연배우만으로도 충분히 때워 나갈 힘을 가진 영화였습니다.

 

시나리오는 괜찮게 진행되고 있었고,  두 배우의 밀고 당기는 듯한 심리전에서 서서히 로맨스를 키워나가는 과정까지 괜찮았습니다.   이선균이 연기한 주인공 정배는 아버지가 그린 어머니의 초상화를 지키기 위해서 돈을 마련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의 만화가 지망생이고 최강희 역시 쌍동이 남동생집에 눌러 사는 스토리작가 였는데 두 사람이 필요에 의해서 만나고 이런 직업적인 만남이 연애로 연결되는 구성은 통속 코믹 로맨스에서 괜찮은 소재였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진한 '성적 이야기'를 담론으로 삼아서 애니메이션과 함께 진행되는 구조도 괜찮았습니다.


 

 

 

그렇게 잘 진행되던 영화가 갑자기 두 사람이 공식 연인관계가 되면서 무척 진부한 내용으로 급변하기 시작합니다.  도대체 왜, 왜, 왜~~~~~ 그랬을까요? 이건 분노가 치밀 정도입니다. 이선균-최강희 연인 커플이 탄생되면서 이 영화는 갑작스레 한국 통속 로맨스물의 온갖 '단점'들은 다 끌어모은 최악의 상황을 전개하면서 진부한 엔딩을 향하여 돌진하기 시작합니다. 그 진부하기 짝이 없는 최악의 상황들은 뭘까요?

 

우선 한국 통속물들의 고질적인 문제들은 무조건 '최악의 상황'을 만들어 놓고 마지막에 한 방에 해결한다는 점입니다.  이게 30부작이든 60부작이든 시청률 낮은 로맨스 드라마에서 흔히 써먹는 진부한 수법입니다.  그리고 그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는 근본 원인은 바로 '오해'에서 빚어지고 있습니다.  입이 없어서 말을 못하나요? 핸드폰이 없어서 전화를 못하나요?  그 오해는 다른 오해를 낳고 점점 상황을 최악으로 만듭니다. 그럼 거기서 말도 안되는 극단적인 상황도 나오고. 이 영화에서 이선균이 최강희에게 갑자기 오지로 떠나야 하는 사정을 딱히 이야기 못할 이유도 없습니다.  중요한 연인에게 굳이 비밀로 하고 뭔가를 하려고 한다면 그건 충분한 설득력이 있어야 합니다. 대부분 설정되는 두 가지 중 하나는 상대에게 피해를 주거나 민폐를 끼쳐야 한다는 점이고 또 하나는 자신의 자존심 때문입니다.  여기서 이선균의 상황이 특별히 그렇지 않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이선균이 아버지의 그림을 꼭 지켜내야 한다는 설정은 이 이야기의 주된 핵심으로 영화의 오프닝에서부터 언급이 됩니다.  그런데 마지막에 그냥 팽개쳐버리는 설정은또 뭡니까? 정의의 수호자처럼 아버지 친구에게 가서 당당히 이야기하던 그 호기는 장난이었나요? 물론 그 이유가 '죽은 사람의 소중한 것'보다 '현재 살아있는 연인의 중요성' 때문이라는 설득을 하고 있지만 그것도 참 부실합니다.  오지로 떠나기로 한 마음을 접었다면 상식적으로 당장 누구에게 그 사실을 알려야 할까요? 왜 그토록 간절히 보고싶어하고 '목숨처럼 아끼던 아버지의 그림'조차 포기해야 할 정도로 소중한 연인에게 며칠동안 단 '문자 한통'조자 보내지 않았을까요? 다 양보한다고 쳐도 시상식 당일에조차 연락을 안하고 있다가 최강희가 장소에 도착하고나서야 짠 하고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 어떻게 설득력이 있을까요? 이런 어처구니 없는 설정을 만드는 시나리오가 과연 정상적인 내용인가요?

 

 

 

 

최강희의 캐릭터도 문제입니다.  상식적으로 이선균의 돌변상황을 겪게 되면 '뭔가 숨겨야 할 큰 문제가 있다'라는 것을 당연히 짐작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친구의 말 한마디에 더 깊은 오해를 하고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다니요? 특히 만화를 찢어서 버스 창밖으로 버리는 장면은 아주 최악입니다. 저는 우리나라 영화나 드라마에서 이런 '무책임'한 공중도덕 위반장면이 나오는 것 자체가 참 싫습니다. 쓰레기를 버리더라도 곱게 버려야지, 빗질도 힘들게 갈갈이 찢어 버리다니,  그리고 이런 장면이 대중이 보는 영화속에서 주인공의 행동으로 거침없이 나오는 것 자체가 문제같습니다. 

 

그리고 친구에게 그런 충격적 사실을 알게되면 적어도 '연인'사이였던 사람에게 항의라도 하던지 문자라도 넣어야지 그냥 한 마디도 안하고 절교입니까? 그렇게 신뢰가 없고 가벼운 관계라면 마지막에 그런 '유치찬란한 엔딩'을 할 정도의 가치가 있는 커플일까요?  앞서 말했듯이 시청률 낮은 드라마에서 흔히 쓰는 '입이 없어 말 못하나? 핸드폰이 없어서 전화 못하나?" 식의 '묻지마 오해 누적'입니다. 그리고 역시 오해를 쌓아 최악의 상태로 만들어 놓고 '한방에 해결'하는 방식도 역시나 최악입니다. 드라마의 경우 그래도 '한 회'를 할애하기는 하죠.   이건 그 해결방식이 기껏 달려가서 뒤에서 껴안고 키스한방입니다.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장면은 정말 짜증유발을 더 시킵니다. 시상식장에서 두 사람이 벌이는 '공적인 행사장에서의 무례한 언행'과 나름 웃기게 한다고 '다른 수상자의 소감 방해' 설정은 굉장히 짜증나는 장면입니다.  그 장면을 보고 해주고 싶은 딱 한마디가 있습니다.
"이게 웃겨?"  그리고 '설마 따귀를 올려붙이지는 않겠지'라는 최후의 간절한 믿음조차 여지없이 부서져 버렸습니다.  이건 마지막 남은 썩은 동아줄마저 끊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아아~ 더 말하면 무엇할까요? 2/3까지 아주 잘 나가던 영화는 막판 30분,  '한국 영화나 드라마는 이래서 문제였다'라는 것을 집대성해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정말 어떻게 하면 최악의 막장시나리오가 될까 하는 것을 일부러 보여주려고 노력해도 이 정도까지는 안될 것 같습니다.  솔직히 이선균이나 최강희도 이런 연기 하면서 짜증나지 않았을까요?


 

 

 

로맨스 영화에서 남녀 주인공이 마냥 잘 되는 경우는 없습니다.  큰 갈등과 위기가 당연히 전개되지요. 하지만 이 영화에서 중간부분에 이미 두 사람의 위기는 전개되었습니다.  최강희에게 짜증나서 내밷는 이선균의 대사는 굉장히 여자의 자존심을 건드릴 위험수위였으니까요? 그리고 그걸 극복하고 둘은 연인이 됩니다.  여기까지 좋은 이야기였죠.  그런데 다시 재차 반복갈등이 됩니다.  이럴땐 식상하게 되죠.  왜 조금 더 '눌러주면' 좋은 이야기가 될 것을 재료를 무리하게 남발하여 음식의 완성을 부실하게 할까요?  영화속에서 이선균이 최강희에게 수시로 '조금만 눌러주면 좋은 이야기가 될 것이다'라고 말하는데 이 영화야말로 그런 '누름'이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이선균과 최강희는 완벽했습니다.  좋은 캐스팅이고 좋은 연기였죠.  둘이 호흡도 잘 맞았습니다. 그런데 이미 베테랑이 되어가는 이들보다 훨씬 파릇해야 할 감독이 '80년대식 설정'으로 시나리오 마무리를 했다는 자체가 참 이해가 안됩니다.  결론적으로 좋다 말았던 영화입니다.

 

평점 : ★★☆ (4개 만점)

 

ps1 : 우리나라 영화의 '극단주의 병'은 언제 고쳐질까요? 이 상황을 가장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알츠하이머 병'을 다룬 두 편의 영화를 비교해보면 알 수 있습니다. 

      '내 머리속의 지우개'와 일본영화 '내일의 기억' 입니다.  완벽한 외모의 젊은

      선남선녀가 출연하는 우리영화, 평범한 외모의 중년 부부가 등장하는 일본영화, 

      최악의 극단적인 상황까지 치닫다가 한 번에 문제가 해결되고 설득력없는 해피엔딩이

      되는 우리영화,  극단보다 현실적인 상황으로 조금씩 흘러가고 그 현실을 받아들이는

      담담한 전개가 되던 일본영화.  어떻게 보면 내 머리속의 지우개도 설득력없는

      '코미디영화'로 봐야 하겠습니다. 쩨쩨한 로맨스는 결국 극중에서 최강희가 쓴 작품의

      맹점으로 여러번 지적당한 '만화같은 비현실성'을 되려 뼈저리게 보여준 영화입니다.

 

ps2 : 목소리가 참 좋은 배우 이선균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한 편으론 '허장강'이 연상되고

      한 편으론 '니콜라스 케이지'가 연상됩니다.  좋은 배우지만 유사한 캐릭터에

      한정되어서 이미지가 식상해질 우려도 있는데 이제 '액션물' 한 편 정도 찍을 시점이

      된 것 같네요. 

 

ps3 : 언론을 통해서 많이 홍보된 '최강희의 수위 높은 성적 대사'는 생각보다는 진하지

      않았습니다.

 

ps4 : 등단도 못한 '예비 만화가'를 유명 스토리작가가 전격 캐스팅한다는 자체도 설득력이

      없습니다. 물론 최강희가 그렇게 고대하던 좋은 직장을 구했는데 '당선여부'도

      불확실한 작업 때문에 갑자기 포기하는 것은 더욱 설득력이 없고요.  직장 다닌다고

      이선균과의 로맨스가 불가능해지는 것이 절대 아닌데.  더구나 이미 스토리 작업이

      끝난 후반 상황이었음에도 말이죠.

 

ps5 : 19금 영화라도 정작 노출하거나 진한 장면을 연기하는 것은 주인공이 아닌 조연배우

      들입니다. 유명세와 '노출빈도'는 반비례하는 것이 일종의 불문율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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