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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거게임 판엠의 불꽃(The Hunger Game 2012년) | 최근영화(2000년대 이후) 2012-03-31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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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거게임 판엠의 불꽃

원제 : The Hunger Game

2012년 미국영화

감독 : 게리 로스

출연 : 제니퍼 로렌스, 조쉬 허처슨, 리암 헴스워스, 엘리자베스 뱅크스

         우디 해럴슨, 도날드 서덜랜드, 스탠리 투치

 

 


헝거게임은 작가 수잔 콜린스가 지은 3부작중 1편을 영화화한 작품입니다.  판타지 소설인
헝거게임은 12개 구역으로 이루어진 판엠이라는 독재국가에서 벌어지는 서바이벌 게임을
소재로 하고 있고,  12개 구역에서 매년 12세~18세 사이의 남녀 2명씩을 각각 선발하여
24명중 단 한명이 생존할때까지 '정글 서바이벌 생존 게임'이 펼쳐지는 것입니다.  이 게임은
TV를 통해서 생중계되고 국민들은 이 '실제상황'을 생방송으로 보면서 즐깁니다.

 

어떤 이야기인지 대략 짐작이 가시죠? 한마디로 잔혹하고 비정한 내용입니다.  그런데 이게
소설로 나올 경우야 뭐 그렇다고 하겠지만 눈으로 보고 단시간에 전파력을 발휘하는 '영화'
라는 영상매체로 나온다면 좀 생각해 봐야할 부분입니다.

 

24명의 청소년들이 정글같이 생긴 구역에서 서로 죽고 죽이는 살육전을 벌입니다.  무고한
사람이 죽는것도 비정한데 그것도 아직 제 앞가림도 못할 10대 청소년들이 그러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게 만약 실제 상황이라면 정말 상상하기조차 싫은 충격적인 내용이죠.

그런데 이걸 관객들이 보고 재밌다고 즐겨요.   북미개봉에서 개봉 첫 3일간 무려 1억
5천5백만불을 벌어들였습니다.  역대 오프닝 스코어 3위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개봉되어
시사회가 열렸고 재밌다는 리뷰가 속속 올라옵니다.  누군가 원작을 읽은 분이 다소 비판적
리뷰를 올렸더니 달아지는 악플이 가관입니다.

 

 

 

이게 과연 제정신입니까?  10대 청소년들이 서로 죽고 죽이는 영화를 비판했다고 헐뜻고
악플을 달고 있습니다.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나 '아티스트' 같은 정말 건전하고 재밌는
고급 완성도를 갖춘 영화는 흥행에서 망하고 폭력 살육영화,  그것도 이젠 도를 넘어서
무고한 10대 소년소녀들이 찌르고 죽이는 영화를 재밌다고 열광합니다.  이게 어쩌다가
이렇게 된 것일까요? 아니 열광하는 것까지는 그렇다고 칩시다.  뭐 단순폭력자체를
좋아하는 것이야 그 사람들이 단순한걸 어떻게 하겠습니까? 그런데 비판적 글을 썼다고
우르르 몰려가 악플을 달아요. 

 

이런 현상을 보고 있노라면 머지않아서 진짜 우리 사회에서 이런 헝거게임 같은 것이
벌어지지 말라는 법도 없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렇잖아도 요즘 오락 예능 프로그램에서
서바이벌 형식을 도입하면 인기가 치솟잖아요.  그게 점점 심해지면 폭력화되고 나중에
헝거게임이 실제 상황이 되지 말란법이 있을까요? 여중생이 교사를 빰을 수차레 때리고
자식이 부모를 죽이고 총기난사가 벌어지고 그런 세상에서 말이죠.  남을 짓밟고 올라서야
살아남는다는 '경쟁주의' '1등주의'가 낳은 폐해입니다.

 

저는 이 '헝거게임'이라는 소설이 극찬받고 인기를 모은 것도 이해가 안됩니다.  물론
인기야 모을수도 있죠.  하지만 작가의 소개를 보니 "수잔 콜린스는 스릴 넘치는 모험과
서스펜스에 결코 가볍지 않은 철학을 녹여내는 데 탁월한 솜씨를 발휘하는 작가다."라고
설명되어 있더군요.  과연 그런가요?

 

 

헝거게임은 특별히 독창적인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미 이런 유사한 소재의 이야기들은
여러번 나왔습니다.  우선 떠오르는 영화가 스티븐 킹 원작의 '런닝맨'입니다.  이 내용
역시 서바이벌 게임이면서 TV로 생중계되는 쇼 입니다.  그나마 런닝맨은 죄수를 잡아다
게임을 시키는 것이고 '어른들의 폭력'입니다.  그런데 그냥 무작위로 어린 청소년을
제비뽑기로 뽑아서 죽음의 소굴로 넣는 헝거 게임은 훨씬 극악무도한 내용이지요.

 

런닝맨처럼 너무 멀리갈 필요도 없습니다.  홍콩영화 '네이키드 웨폰'이 이미 10년전에
등장했었습니다.  네이키드 웨폰은 어린 소녀들을 잡아다가 섬에 가두고 '실미도'를
연상케 하는 혹독한 훈련을 시키고 그들이 10대 후반이 되자 서바이벌 게임을 통해서
서로가 서로를 죽이게 하고 최후의 생존자를 가립니다.  헝거게임과 다를게 없는
내용이지요.

 

즉 헝거게임은 '런닝맨' + '네이키드 웨폰'의 결합체인 짝퉁 스토리이며 이 두 내용을
적절히 짬뽕한 서바이벌 폭력물일뿐입니다.  뭐가 스릴넘치고 뭐가 가볍지 않은 철학을
가지고 있을까요?

 

스릴넘치고 서스펜스가 있으려면 예측불허의 내용이 긴박하게 펼쳐져야 합니다.
과연 그랬을까요? 헝거게임은 '반전'자체가 없는 너무 뻔한 내용입니다.  이 영화를
보고 초반부에 여주인공이 결국 서바이벌에서 살아남는 승자가 된다는 것을 누가
예측못하겠습니까? 그런 뻔한 내용이므로 불타는 숲에 들어가도, 격투를 벌여도
괴물이 쫓아와도 전혀 긴장이 되지 않습니다.  도대체 어떤 면에서 가볍지 않은 철학이
녹아있고, 서스펜스가 넘칠까요?

 

이 소설이 왜 히트했는지도 이해를 못하겠지만 이런 뻔한 스토리의 극악무도한 폭력적
내용의 영화가 왜 역대 오프닝 3위의 흥행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긴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나 '아티스트'같은 영화가 쫄딱 망할 정도로 문화적인 피폐의 시대에 오로지 때리고
싸우고 죽이는 단순무도한 영화에 열광하는 것을 그냥 '건조한 문화적 후퇴'의 산물
이라고 애써 받아들이면 그만이죠. '트와잇라잇 시리즈'같은 허접한 영화시리즈가 계속
히트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잖아요. 이 헝거 게임의 영화적 완성도는 트와잇라잇 시리즈
보다야 월등히 나으니까요.

 

 

 

 

 
'소년들의 살육'의 원조격이라고 할 수 있는 작품은 윌리암 골딩의 원작을 영화화 한
60년대 흑백고전 '파리대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비행기 사고로 섬에 고립된
어린 소년들의 섬에서 함께 지내다가 폭력을 휘두르고 살인까지 하는 충격적 내용을
닮은 이야기였습니다.  이 이야기는 단순 폭력이 아닌 진짜 '서스펜스'에 가볍지 않은
철학을 담고 있는 깊이있는 내용입니다.  즉 윌리암 골딩이 받아야 할 찬사를 엉뚱하게
세월이 지나서 그냥 폭력적이고 무의미한 살육으로 변질된 '헝거게임'이 받는다는
것이 아이러니이자 넌센스죠.

 

파리대왕을 보았을때의 전율, 런닝맨을 보았을때의 그나마의 단순재미, 네이키드 웨폰을
보았을때의 나름 인상적인 기억,  그것들이 '헝거 게임'을 보면서 잿더미처럼 혐오감이
들어 버리더군요.  나름 괜찮은 소설의 각색에서 실패하여 이런 내용이 튀어나왔다고
한다면 오프닝 역대 3위라는 성적이 무색해집니다.

 

오로지 잔혹한 내용에, 무고한 소년 소녀들이 마구 죽어나가는 영화,  그렇다고 영상이나
특수효과가 특별히 기가막힌 것도 아니고 스토리의 반전이나 긴박감도 떨어지고 그럼
뭐 특별히 연기가 기막히거나 시나리오의 완성도가 높거나 한 것도 아니고.  도대체
'단순폭력'외에 뭐가 두드러진 점이 있는지 왜 열광하는지 이해가 안되는 작품입니다.
그러면서 지나칠 정도로 시간을 질질 끄는 영화입니다.  제대로 함축적 편집을 하면
1시간 45분 정도로 줄일 수 있을텐데 불필요한 시간끌기가 난무합니다.  이 영화에
대한 어떤 평에서 '방대한 소설의 분량을 영화로 제대로 옮기기엔 무리'라고 써 있는데
아니 저는 원작이 짧아서 이렇게 무리하게 시간을 질질 끄는줄 알았는데 방대하다니요.
방대한 분량을 영상으로 옮기면 당연히 함축적이고 간결하고 임팩트있게 처리해도 모자랄
판에 '왜 이렇게 시간을 질질 끄나'라는 느낌이 수십번은 들었을정도인데..... 이래저래
이해안가는 부분이 많은 영화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이 영화의 흥행을 어떤 결과가 나올까요? 아무튼 왜 이런 무고한 살육이
난무하는 이야기가 만들어지고 히트하는지 갸우뚱한 작품입니다.  주인공의 생존과
귀환에 그래서 박수치고 싶지 않았던 영화입니다. 

 

ps1 : 당연히 원작이 영화보다야 훨씬 낫겠지요.  이런 '성인판타지'가 잘 팔리는
        것을 보면 판타지이 영역이 '어른'들에게도 많이 미치는 것인지 아니면 어른용
        판타지로 둔갑한 내용을 애들이 즐기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ps2 : 24명이 서로 죽이는 내용인지만 정작 여주인공이 직접 누구를 죽이는
        장면은 없습니다.  그나마 그게 이 영화의 '양심'인지 모르겠군요.

 

ps3 : 서바이벌 게임의 당사자로 호명되었는데 너무 담담한 모습이 설득력이
        없어 보입니다.   당사자나 부모나. 

 

ps4 : 이런 생존 서바이벌의 시조가 당연히 고대 로마시대 '검투사 이야기'인
        것이겠죠.  커크 더글러스 주연의 스팔타카스 같은 영화 말이죠.  그렇잖아도
        서바이벌 게임에 나가기 전에 연습하는 장면이 스팔타카스를 연상케 합니다.

 

ps5 : 트와잇라잇 시리즈와 상대적인 비교 때문에 혹시 이 헝거게임이 뜨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진짜 허접하고 짜증나는 시리즈가 훑고 지나간 다음에 그나마
        기본 완성도는 있는 영화가 나오면 뛰어나지는 않더라도 대단해 보이는 착시현상이
        나타나니까요.  트와잇라잇의 형편없는 완성도에 질리고 해리 포터의 소프트함에
        아쉬웠던 관객들의 구미에 딱 맞는 작품일수도 있겠습니다.

 

ps6 : '판엠의 불꽃'이라는 부제는 왜 붙였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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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바웃 어 보이(About a Boy 2002년) 백수한량과 왕따소년 | 최근영화(2000년대 이후) 2012-03-24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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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바웃 어 보이

원제 : About a Boy

2002년 영국영화

감독 : 크리스 웨이츠, 폴 웨이츠

출연 : 휴 그랜트,  니콜라스 홀트, 토니 콜레트, 레이첼 와이즈

         나탈리아 테나

 


영국배우 휴 그랜트의 최고의 작품은 무엇일까요?  많은 분들이 아마도 '노팅힐'을 연상하실 것
같은데 저는 '어바웃 어 보이'를 선택합니다.(참고로 우리나라 네이버 영화 평점은 노팅힐이
9.03점, 어바웃 어 보이가 8.91점으로 1, 2위 입니다.  물론 휴 그랜트가 주도한 영화가 아닌
출연진 중 하나였던 러브 액츄얼리가 9.11 점이긴 하죠)

 

이 영화는 '두 남자'의 이야기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두 아이'의 이야기이죠.  사실대로
말하면 '어른과 꼬마'의 이야기입니다.  윌(휴 그랜트)는 30대 후반의 '백수한량'입니다.
그냥 백수가 아니라 돈 많은 백수이죠.  태어나서 제대로 된 직업을 가져본 적이 없는데
그 이유는 돈을 벌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놀고 먹고 여자꼬시는 것이 일상입니다.
그나마 꼬신 여자들도 한 두 달 지나면 차버립니다.  속물 한량의 인생이죠.  그는 스스로
자신을 '섬'이라고 생각하고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을 가끔 '뭍'으로 나간다는 생각입니다.
인간은 섬인것이 편하다는 생각입니다.


 

마커스와 엄마

 

 


12살 꼬마 마커스는 '왕따'입니다.   아버지와 이혼한 엄마가 혼자 키우는 한부모 가정인데
엄마는 지독한 우울증입니다.  아들을 끔찍이 위하기는 하지만 괜히 아침부터 슬피 울고
불안한 정서를 지녔습니다.  이 때문에 마커스가 엄마 걱정하느라 영향을 받고 있고
학교에선 왕따입니다. 

 

뭐 이 정도 설정을 설명하면 뒤의 내용은 빤히 예측이 되죠.  윌과 마커스가 만나게 되고
뭔가 인연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윌은 여자를 꼬시기 위해서 혼자 아이키우는 사람들의
모임에 가입하는데 거기서 꼬시려고 했던 여자가 마커스의 엄마와 친구입니다.  그런
인연으로 마커스와 윌은 놀러갔다 오는데 마커스의 집에 와 보니 엄마가 자실을 시도
했습니다.  극적으로 살아났지만 마커스는 엄마를 혼자두는 것이 불안해서 누군가가
함께 있어야 한다는 것을 느끼고 윌을 선택합니다.  백수지만 바쁜(당구치고, TV보고
인터넷 하고, 쇼핑하느라 나름 바쁜) 윌은 자꾸 찾아오는 마커스가 귀찮지만 어쩔 수
없이 함께 놀아줍니다. 

 

 

설정은 어른남자와 아이의 이야기이지만 사실상 두 아이의 이야기라고 표현한 것이
휴 그랜트가 연기한 윌은 육체는 어른이지만 정신적으로는 아직 완전히 성숙하지 못한
인물입니다.  그래서 한량처럼 지내면서 속물적 삶을 살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천성적으로 사악한 인간은 아니었습니다.  12살짜리 마커스를 만나면서 오히려 윌은
진짜 어른으로 성숙하게 됩니다. '섬'처럼 지내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인줄 알았던 윌은
마커스의 집에서 평범한 소시민들과 보낸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난생 처음 느껴보는
행복을 맛봅니다.  자꾸 귀찮게 하는 마커스를 멀리하려고 하지만 결국 자신의 인생에서
마커스가 무척 소중한 존재라는 것도 깨닫게 되죠.

 

'철없는 어른을 성장시키는 것은 어린 소년이었다'라는 나름 의미있는 주제를 가진
영화입니다.  코믹하고 훈훈하고 재미있고 따뜻한 영화입니다.  그러면서 신파적이지는
않습니다.  이런 영화를 보면서 간절히 느끼는 것은 제발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장르의
영화를 만들때 제발 '신파적인 장면'좀 넣지 말았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이 영화는 2002년 국내 개봉시 별 관심을 끌지 못했지만 저는 영화를 먼저 본 지인이
굉장히 좋은 영화라고 감탄하여 알게 된 작품입니다.  이 영화를 보고 그냥 밋밋한
미남배우라고 생각되었던 휴 그랜트가 생각보다 꽤 좋은 배우라고 느끼게 되었습니다.
특히 이 영화에서는 아주 적역을 맡았습니다.  선량해보이는 호남형 인상이면서
바람끼와 한량끼가 보이는 휴 그랜트만큼 이 역할에 적합한 인물이 과연 누구일까요?

 

휴 그랜트는 기타를 치면서 노래하는 장면까지 연기하면서 이 휴먼드라마의 훈훈한
분위기를 고조시킵니다.  아역 배우 니콜라스 호울트와도 좋은 호흡을 보여주고 있고
마치 이 영화를 위해서 존재한 배우같은 느낌도 줍니다.  인간은 어렷이 어울리면서
서로 위하고 격려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귀결을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걸작'의 반열로 구분할 수는 없는 영화지만 개인적으로 아주 좋아하는 영화입니다.

 

ps1 : 영국학교에서도 왕따에 대한 제대로 된 보호가 안되나 봅니다.  아니면 이
         영화에서 과장된 설정인 것인지.

 

ps2 : 미이라에서 매력적인 여주인공을 연기한 레이첼 와이즈가 휴 그랜트와 애정전선을
        벌이는 관능적인 미혼모로 등장합니다.

 

ps3 : 이 영화가 개봉한지 10년이 지난 지금 우리나라의 상황도 '돌싱녀'나 '돌싱엄마'가
         다시 연애를 할 수 있는 환경으로 많이 바뀌었습니다.  즉 예전에 비해서 이혼녀의
         인식이 많이 달라진 것이죠.  이젠 총각과 돌싱녀의 결혼도 그다지 특별할 것이
         없는 세상이 되고 있습니다.

 

ps4 : '좋은 남자인 척' 하던 주인공이 알고 보니 진짜 좋은 사람이었다는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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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리데이 킬러(Tentacoli 77년) 허접한 해양괴물 영화 | 지난영화(90년대이전) 2012-03-20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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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리데이 킬러

원제 : Tentacoli

1977년 이탈리아 영화

감독 : 오비디오 G 아소니티스

출연 : 존 휴스턴, 셜리 윈터스, 헨리 폰다, 클로드 에이킨스

         보 홉킨스, 델리아 보카르도

 


1975년 '죠스'라는 영화가 대대적으로 히트를 친 이후로 비슷한 시기에 '물속의 괴물'을 다룬
유사한 영화들이 만들어졌습니다.  일단 3년뒤인 1978년 죠스2가 발표되었고,  식인어의
습격을 다룬 '피라냐(78년)'  거대한 문어의 습격을 다룬 '홀리데이 킬러(77년)'
범고래의 습격을 다룬 '오르카' 등이 있었고,  물과 땅에서 모두 활동하는 괴물인 거대한 악어를
다룬 '엘리게이터'도 있었습니다.  피라냐를 다룬 또 다른 영화로 리 메이저스 주연의 '킬러
케이트'라는 졸작도 있었습니다.

 

대부분 B급 영화수준을 넘어서지 못했는데 워낙 죠스가 잘 만든 수작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비교할 때 빈약해 보이는 영화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이중 우리나라에 개봉되었던 영화는
'죠스 1, 2편'과 '엘리게이터' '킬러 케이트' 그리고 '홀리데이 킬러'입니다.

 

홀리데이 킬러는 일단 개봉 광고만 보면 그럴싸해 보였던 작품입니다.  거대한 문어 라는
제법 '신선한 괴물'이 등장하고 있고 헨리 폰다를 위시해서 존 휴스턴(이 거물 감독은 연세가
들어서 배우로 자주 활동했지요), 셜리 윈터스, 클로드 에이킨스 등 이름있는 헐리웃
배우들이 출연합니다. 

 

 

 

존 휴스턴과 클로드 에이킨스 

 

 

셜리 윈터스

 

70세가 넘었지만 기품있게 늙은 헨리 폰다

 


'세계를 놀라게 한 화제의 공포영화'라는 거창한 광고카피를 이용하여 홍보한 작품이고
영화가 발표된 77년도에 바로 개봉이 되었을 만큼 신속하게 수입된 영화입니다.

특히 70년대는 '포세이돈 어드벤처' '에어포트' '타워링' '스웜' '허리케인' 등 재난 모험물이
인기를 모으던 시기라서 관심을 끌기에도 적절했습니다.

 

그러나 정작 이 영화의 수준을 말하기 낯뜨거울 정도입니다.  헨리 폰다는 두어번 정도
등장하는 단역이었고,  존 휴스턴은 명목상 주인공이었지만 별다른 활약을 하는 것이
없는 그냥 기자노인입니다.   그렇다고 조연진중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하는 인물도
변변히 없습니다.  죠스에서 보여주었던 단 두개의 음으로 이루어진 존 윌리암스의
뛰어난 음악이 주는 효과대신 매우 허접한 음악이 오히려 영화의 재미를 방해하고
있습니다.   스토리 자체도 참으로 빈약합니다.

 

다 좋습니다.  그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핵심이 되는 괴물 '문어'라도 실컷 나오거나
그럴싸하면 용서될 수 있지요.  그런데 문어가 제대로 활용되는 것도 아닙니다.
죠스에서 좀체로 화면에 나오지 않던 죠스가 1시간이 더 지난뒤 예상치 못하게 몸을
솟구치며 등장해서 관객을 깜짝 놀라게 했던 명장면이 있었는데 홀리데이 킬러
에서의 문어는 정말 허접합니다.  그다지 많이 나오지도 않지요.

 

그리고 문어를 퇴치하기 위해서 어떤 기발한 작전을 쓰거나 하는 것도 아닙니다.
별 대책없이 물에 들어간 무모한 두 남자가 문어를 만나 죽기 직전 극적으로 나타나
문어를 퇴치하는 건 쌩뚱맞게도 '범고래'입니다.  고래가 주인을 살린다 라는 나름
감동적 설정으로 만들겠답시고 생각해낸 장면이지만 그 고래와 문어의 싸움장면은
후반부의 하일라이트가 되어야 할 부분인데 기술의 부족인지 제작비의 문제인지
정말 너무 허접할 뿐입니다.  1930년대에 만들어진 타잔영화가 이것보다 열배는 더
볼만합니다.

 

 

 

배를 공격하는 거대한 문어

 

문어와 고래의 혈투

 


'피라냐' '오르카 '같은 영화들이 B급 영화로서의 나름 묘미를 갖춘 작품들이었지만
홀리데이 킬러는 일부러 찾아보기도 어려울 정도의 범작입니다.  도대체 왜
헨리 폰다, 존 휴스턴 같은 인물이 이러한 영화에 출연했는지조차 의문스럽습니다.
한물간 나이든 할아버지 배우들이라서 그럴수도 있다고 할 수 있겠지만 존 휴스턴의
경우는 70년대에 '차이나타운' '바람과 라이온' 등 썩 괜찮은 영화들에 출연하였었고
헨리 폰다 역시 황혼기에 들어서도 '뿌리' '황금연못' 같은 좋은 작품을 남긴 인물이었지요.

 

괴물이 등장하는 영화들중 상당수가 B급 영화지만 B급이 주는 독특한 묘미를 갖추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면에서 홀리데이 킬러는 '국내 개봉 광고'만 멋드러졌던 영화이니다.

 

ps1 : 그런데 왜 또 제목이 '홀리데이 킬러'로 개봉했을까요? 제목도 쌩뚱맞습니다.

 

ps2 : 이탈리아에서 괜찮은 헐리웃 배우 빼내어 허접한 영화에 출연시키는 재주는 정말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ps3 : 나만의 졸작 베스트 100에 '섬머타임 킬러'와 함께 포함되지 않을 경우 섭섭해 할
         영화입니다.

ps4 : 이 영화를 보면 '죠스'가 왜 대단한 걸작인지 참 많은 비교가 됩니다.

ps5 : '라스트 픽쳐 쇼' '페이퍼 문' '배리 린든' ' '시계태엽 오렌지' '줄리아' '애니홀'
         '대통령의 음모' '네트워크'  '차이나타운' '왕이 되려던 사나이' 등 많은 고급영화
         들을 못 보고 홀리데이 킬러, 섬머타임 킬러, 나자리노  같은 허접한 영화들을
         극장에서 만났던 70년대 세대들은 참으로 영화팬으로서 불운한 시대의 사람들
         이었습니다.  더구나 당시는 비디오 보급도 안되었던 시기라서 극장 아니면 영화를
         볼 기회가 없던 시대인데.  물론 그 대신 여러차례 재개봉된 40,50,60년대 불멸의
         고전을 직접 극장에서 볼 수 있었던 행운도 함께 했던 시대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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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두 여자 : 호러 연극의 묘미 | 문화이야기(책음악방송 등등) 2012-03-14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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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두 여자

장르 : 서스펜스, 호러

공연장소 : 대학로 혜화역 4번출구 라이프시어터

공연문의 : 070-8151-6416

기획/제작 : 극단 노는이

홈페이지 : club.cyworld.com/the-player

 

 


'두 여자'는 극단 노는이가 만든 '호러연극'입니다.   호러연극이라는 장르는 그다지 익숙한
장르가 아니지요.  현재 공연중인 대학로의 연극중에서 아마도 '호러연극'은 이 두 여자 단
한 편일 것입니다.

 

제가 호러영화는 참 많이 보았지만 호러 연극은 두 여자가 처음이었습니다.  그래서 기대와
호기심이 무척 높았습니다.  참고로 신은경 주연의 동명의 영화가 있었지만 아무런 관련이
없는 작품입니다.

 

두 여자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예전에 임이랑 지우기라는 연극을 보고 나서 혜화역 주변을
거닐다가 라이프시어터 라는 공연장 앞을 지나가면서 광고판을 보았습니다.  수많은
연극 광고판이 있지만 유독 눈에 띈 이유는 '호러연극'이었기 때문입니다.  과연 영화가
아닌 연극으로 '호러 장르'를 다루면 어떨까? 호기심이 무척 갔지요.

 

운이 좋아서일까요? 이 연극을 볼 기회가 왔습니다.  뜻하지 않게 초대를 받은 것이죠.

공연이 벌어진 가든시어터는 혜화역 4번출구나와서 베스킨라빈스 골목으로 들어가면
바로 보이는 장소입니다.  전철역에서 1분거리죠.  대부분의 대학로 공연장이 마로니에
공원을 중심으로 그 인근에 퍼져 있는데 여기는 길건너 반대편쪽이죠.

 

 

 

 

 
'소극장공연 작품'입니다.  소극장 공연의 묘미는 가본 사람은 알죠.  배우들과 아주
가까운 위치에서 관람할 수 있다는 것.  그래서 배우와 관객의 호흡도 중요하고 무대는
작고 투박하더라도 소극장 특유의 묘미와 재미가 있다는 점.  화려한 스케일과 무대가
뒷받침되는 대극장 공연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묘미입니다.

 

그런데 '호러장르'를 소극장에서 본다는 것은 꽤 흥미로운 호기심이 유발됩니다.
일부러 자석도 앞쪽으로 잡았습니다.

 

연극이 시작되고 호러연극 답게 어둡고 음산하게 시작됩니다.  조명이 다 꺼지고 어두컴컴한
곳에서 흘러나오는 구슬픈 음악,  이어 등장하는 '프롤로그'형식의 스토리와는 큰 연관이
없는 음산한 장면.

 

본 스토리가 시작되면 부부와 중학생 딸이 사는 한 가정이 배경입니다.  겉보기에는 호러와
무관한 화목한 집안입니다. 심장병을 앓고 휴학했던 딸이 다시 학교에 가게 되어 들뜨게
되고 아빠 엄마와 행복하게 사는 가정입니다.  그러던 중 정신병원에서 어느 여자가 방화를
한 사건이 뉴스에 보도되고 무슨 이유인지 엄마는 겁에 질려 떠는 것 같습니다.  원인을
모르는 아빠와 딸은 엄마를 이상하게 생각하고 그 와중에 갑자기 형사가 집으로 찾아오고
그러면서 뜻하지 않은 무시무시한 사건이 벌어지게 되죠.

 

 

 

호러 연극의 특성상 스토리 보다는 분위기 묘사가 더 중요한 부분입니다. 그래서인지
홍보 전단지에 이 연극의 스토리는 전혀 언급되지 않고 있습니다.  호러라는 장르가
스토리가 복잡하지 않고 단순하고 스포일러가 될만한 부분도 있어서 아예 스토리 소개를
제외시키는 것 같습니다.  그냥 간단하게 언급한다면 제목이 '두 여자'인 만큼 두 여자와
관련되서 발생되는 공포유발입니다.  쌍동이 언니와 동생에 대한 내용이지요.

 

연극의 형식도 스토리 위주나 대사위주의 전개보다는 하나의 의문스런 사건을 던져놓고
그 풀리지 않는 의혹에 대한 반복되는 갈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3인가족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이야기니 만큼 갈등구조도 단순하고 등장인물도 적습니다.  그러면서 단락
중간중간에 깜짝 공포도 넣어주고 간혹 놀래키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호러연극처럼 어둡고 마냥 음산한 것이 아닙니다.  소극장 연극의 특성상
어떤 장르라도 관객과의 호흡과 웃음코드가 빠질 수가 없습니다.  이 연극도 '공포유발'로
인하여 발생하는 유머와 웃음이 자연스레 있습니다.  (특히 맨 앞줄에 앉은 분은
요주의가 필요할 수 있죠)

 

 

 

 

호러영화를 즐겨보는 저의 입장에서는 사실 수위가 다소 낮다고 느껴집니다. 
놀라움 뒤에는 그 상황을 생각하면서 웃게 되기도 하죠.  (특히 앞줄 깜짝쇼 관련)
대부분의 호러장르 영화가 그렇듯이 연극인 이 작품 역시 마지막의 반전과 깜짝놀래킴도
있습니다.   반전은 떡밥반전과 진짜 반전이 있죠.  떡밥반전은 어느정도 관객이 예상
할만한 반전이기도 합니다.  마지막 놀래킴은 '소극장공연'에서만이 묘미를 느낄 수
있는 부분입니다.  멀찌감치 떨어져 있다면 그 극적효과가 많이 반감될 것입니다.

 

배우들의 연기는 무난합니다.  아빠역의 배우는 서글서글한 느낌으로 영화의 공포를
이완시켜주는 역할을 합니다.  관객들은 아빠의 등장장면에서는 잠시 긴장을 풀게
됩니다.  제목이 '두 여자'인 만큼 공포의 코드는 여배우쪽에서 제공하고 있습니다.

약간의 투박한 특수효과도 가미되어 있습니다.  그중 '영상'의 활용도 있고,  공포영화
'링'에서와 약간 유사한 장면도 후반부에 등장합니다. 

 

대형 뮤지컬, 모노연극, 말장난연극, 진지한 연극, 야한연극, 유명원작 번안연극 등
나름 여러 장르를 보았다고 생각하지만 호러 연극은 생전 처음 보았습니다.  왜 영화와
달리 연극은 호러장르가 그동안 많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마도 영화와
달리 연극은 현장에서 직접 관객앞에서 즉석연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서 호러에
필요한 특수효과나 표현등의 한계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영상이 아닌 눈앞에서
펼쳐지는 공포를 체험하다는 것은 영화와 달리 굉장히 색다른 경험입니다.  비록 영화와
비교할 때 투박하거나 덜 잔혹스러워도 말이죠.  그런 점에서 처음 접해본 호러연극
'두 여자'의 관람은 굉장히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더욱이 매우 쌀쌀하던 날씨속에서 접한
호러연극 관람은 나름 묘미가 컸습니다. 

 

2010년 10월에 첫 공연을 시작했다고 하니 벌써 1년을 더 넘긴 작품입니다.  앵콜공연이
이루어진 것이고 장기공연으로 접어들기 시작한 것입니다.  '두 여자'가 우리나라의
호러 연극 장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기대가 됩니다. 

 

ps1 : 이 연극을 보고 나오면서 '호러'와 '코믹'은 상반되면서도 연관되는 장르라는
        생각이 듭니다.  놀래고 나면 어이없어서 웃고 추스리는 그런 사람들이 많잖아요.
       
ps2 ; 배우에 대한 정보는 쉽게 찾을 길이 없어서 따로 소개하진 못합니다.

ps3 : 호러는 역시 음산한 음악이 함께 깔릴때 더 묘미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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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7일간(Seven Days in May 64년) 군사반란 소재의 걸작 | 지난영화(90년대이전) 2012-03-10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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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7일간

원제 : Seven Days in May

1964년 미국영화

감독 : 존 프랑켄하이머

출연 : 버트 랭커스터, 커크 더글러스, 프레드릭 마치, 에바 가드너

         에드먼드 오브라이언, 마틴 발삼, 앤드류 더간, 휴 말로우

         리처드 앤더슨

장르 : 정치영화

국내 미개봉영화

 


역사에서 가정은 전혀 의미가 없지만 만약 '5.16 군사반란이 실패로 돌아갔다면?'이라는
의문을 던진다면 어떨까요? 이러이러해서 실패했다면 어땠을까? 혹은 1980년의 12.12사태가
실패할 수 있었다면?

 

존 프랑켄하이머 감독의 '5월의 7일간'은 5.16 당시의 우리나라 상황을 소재로 한 영화라고
할 만큼 너무나 당시와 빼닮은 상황을 다룬 영화입니다.   굉장한 수작이고 완성도가 높은
영화이며 버트 랭커스터, 커크 더글러스, 프레드릭 마치, 에바 가드너 등 쟁쟁한 헐리웃인기
스타들이 출연하지만 국내에 개봉되지 못한 작품입니다.  당연합니다.  적어도 이 영화는
박정희, 전두환 시절에는 절대로 개봉할 수 없었던 작품이고 만약 이 영화를 개봉하려고
수입을 추진하려던 곳이 있었다면 아마 국가반란죄로 구속되었을 것입니다.

 

1964년에 발표된 이 영화는 작가 플레처 네벨의 원작인데 아마도 실제로 우리나라 5.16
군사반란을 참고하여 만들어낸 스토리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소련과 핵무기 폐기협정을 체결한 미국 대통령 라이만(프레드릭 마치), 이에 대해서 국민들은
찬반으로 갈라집니다.  평화주의자인 라이만 대통령과 대척되는 인물인 합참의장 스코트(버트
랭커스터)는 강경주의자이자 국가주의자로 군대의 힘을 키워야 평화가 유지될 수 있다고
믿는 인물입니다.  스코트의 직속 부관인 케이시(커크 더글러스)는 어느날 장교들이 주고
받는 경마베팅 내용과 절친한 친구인 헨더슨이 복무하고 있는 부대의 낯선 이름때문에
수상한 낌새를 느낍니다.  결국 일주일뒤에 벌어질 군사훈련에서 스코트가 반란을 일으킬
것이라고 판단한 케이시는 고민끝에 대통령에게 찾아가서 이야기합니다.  증거가 없는
케이시의 심증때문에 반신반의하던 라이만 대통령은 확실히 믿을만한 심복들을 불러모아
미로속에서 실타래를 찾는 심정으로 스코트의 반란음모를 파헤치는 작전을 개시합니다.
과연 군사음모의 진행은 사실일까요? 그리고 그러한 증거를 찾아낼 수 있을까요? 그리고
평화주의자인 민간출신 대통령은 강력한 스코트의 군대와 맞설 수 있을까요?

 

이 영화를 보면 상당히 보수주의국가로 생각되는 미국이 1960년대 당시에 이미 꽤 진보적
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짧은 역사속에서 두 번이나 군사반란이 성공한 우리나라와
비교해볼때 미국은 1776년에 제정된 대통령제가 200년이 넘는 역사속에서 한 번도
흔들림 없이 유지되고 있는 것은 보면 굉장히 '제도적인 뒷받침'이 튼튼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1950년에 미국내를 강타한 '매카시 선풍'은 불과 4년만에 막을 내렸고 세월이
지난 지금 그 사건은 미국현대 역사에서의 크나큰 해프닝으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현실은 어떻습니까? 공교롭게도 매카시 선풍이 미국을 강타한 1950년은
민족의 큰 비극인 6.25전쟁이 발생한 시기입니다.  그 이후 62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나라는
'매카시 선풍'보다 훨씬 강력한 '빨갱이 유령'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보수정당을 비판하거나
보수정책을 비판하거나 진보인사와 쬐금 친한척하거나 하면 여지없이 빨갱이로 몰리고
친북으로 몰리고 있습니다.  그런 관점인 우리나라의 망국적 '빨갱이 공포증'을 기준으로
본다면 '김제동, 윤도현, 김미화, 이창동'은 모두 빨갱이고 더 나아가면 '김규리(김민선)
이효리, 이외수' 같은 사람도 모두 빨갱이 취급을 당할 수 있는 환경입니다.

 

1950년대 고전 '케인호의 반란'의 오프닝에서 '미국역사에서 해군이 반란을 일으킨 적은
없었다'라고 나옵니다.  마찬가지로 200년이 넘는 미국역사에서 '군부'가 민간정부를
전복한 반란사건 역시 없었습니다.  이게 철저한 '제도와 시스템'하에서 돌아가는 국가의
특성이겠지요.

 

법과 투표권이란게 뭘까요? 국가에 불만이 있고, 정부에 불만이 있으면 법을 통해서
싸우고 투표권 행사를 통해서 국민의 권리를 주장하면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교훈'은
바로 이 '5월의 7일간'이라는 영화에서 굉장히 명백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통령이 마음에 안든다고 해서 탱크를 이끌로 진격하여 청와대를 점령한 5.16 사건의
당사자인 우리나라에서 이 영화를 개봉했다면 그건 스스로 정부의 정당성을 부정할
수 밖에 없는 것이며 아쉽게도 군사 정부는 1980년대 또 한 번 설립되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존 프랑켄하이머라는 걸출한 연출력을 가진 감독의 이 걸작영화를
정말 오래오래동안 볼 수 없었던 것입니다.

 

 

 

이 영화의 핵심은 과연 군부를 장악하고 통신망까지 사실상 장악한 합참의장을 대통령이
소수의 심복들을 이용해서 대항해낼 수 있는가의 여부입니다.  단 4일뒤에 벌어질
쿠데타의 음모를 파헤치고 저지해내기 위해서 숨가쁘게 움직이고 군부는 군부대로
신속하게 작전을 계획합니다.  케이시가 대통령을 만나서 자신의 의심을 전달한 이후
영화는 굉장히 흥미롭고 숨가쁘게 달려갑니다.

 

이 영화를 높이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은 영화속에서 반란의 원인이 된 소련과의 핵폐기
협정이 과연 옳은가 그른가의 논점을 던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영화의 핵심은
대통령이 벌이는 정책의 옳고 그름이 아니라 헌법을 수호할 의무가 있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법과 제도를 이용하여 정당하게 의무와 권한을 행사하라는 것입니다.

영화의 가장 백미가 되는 부분은 버트 랭커스터와 프레드릭 마치가 벌이는 약 10분간의
백악관에서의 1:1 대화장면입니다.  두 명배우의 팽팽하고 양보없는 대화와 설전은
마치 진보와 보수간의 TV토론을 방불케하는 명장면입니다.  스코트 합참의장이 대통령의
문제를 조목조목 이야기하자 '그럼 자네가 대선에 출마하게'라고 말하는 장면이 압권
입니다.  프레드릭 마치가 이야기한 명 대사중 대략 생각나는 부분입니다.

 

'정부에 불만이 있으면 한밤중에 몰래 반란을 벌이지 말고 정정당당히 출마해서 국민의
선택을 받게'

'자네가 어디서 국민의 여론을 듣나? 엘리베이터에서? 밀실에 몰래 모여서?
반역자들끼리만 모인 곳에서는 국민의 여론을 절대 들을 수 없네'

'군대는 전시뿐만 아니라 평상시에도 최고통수권자인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야 합니다'

 

합참의장 스코트를 연기한 버트 랭커스터와 부관인 케이시를 연기한 커크 더글러스는
같은 1946년에 데뷔하여 동시대를 함께한 라이벌이자 친구입니다.  두 배우가 함께 공연한
영화로는 O.K목장의 결투가 단연 많이 알려졌지만 평생 7편의 영화에서 함께 공연한 바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도 직속상관과 부관으로 출연하여 연기대결을 보이는데 믿었던
부관에게 배신을 당한 버트 랭커스터가 커크 더글러스와 딱 마주치는 장면에서 팽팽한
긴장이 흐릅니다.  주고 받는 명대사도 일품입니다.

 

스코트 합참의장 : 성경에 나오는 유다가 누군지 아나? 알면 말해보게
케이시 대령 : 명령입니까?
스코트 : 그래
케이시 : 한 때 존경했지만 지금은 군인의 명예를 더럽힌 의장님이 유다입니다.

 

 

 

사실 이 영화는 어찌보면 5.16보다는 최규하 대통령과 전두환 대통령 사이의 관계에
더 대입되는 부분입니다.  최규하 대통령은 이 영화에 나오는 프레드릭 마치처럼
당당하게 전두환에게 헌법과 국가제도를 준수하여 정당하게 출마하라고 이야기할
용기는 없었을까요? 그냥 무기력하게 사임해야 했을까요? 영화에서는 '21개월후에
대통령 선거이니 그때 출마하게'라고 당당히 말하는 장면이 참 대조적입니다.
(물론 이건 영화죠)

 

7월 17일은 제헌절입니다.  '대한민국'이라는 국가가 수립되고 그 국가를 운영할 제도인
헌법이 제정된 날입니다.  옳던 그르던 그 헌법을 통해서 국가는 운영되고 그런것이 바로
법치국가이고 민주주의입니다.  헌법을 부정하고 헌법에서 보장해준 대통령의 임기와
권한을 무력으로 짓밟을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는 것입니다.  '5월의 7일간'이라는 영화를
보면서 5.16과 80년 서울의 봄 등 두 번이나 '무력군사정권'이 들어선 우리나라의 역사가
대비되면서 묘한 느낌이 듭니다.  미국은 1964년에 이미 이런 영화를 통해서 강력한
헌법준수와 대통령제의 원칙을 강조하고 있었고 지구 반대방향인 우리나라에서는 민간
대통령이 무기력하게 군 출신 장교에 의해서 임기조차 채우지 못하고 사임해야 했습니다.
여러모로 '5월의 7일간'은 매우 놀라운 영화입니다.

 

ps1 : 그래도 군 출신 대통령 시절에 우리나라는 발전을 이루었다는 것이 다행스러운 것인데
        '결과'가 '과정'을 정당시할 수는 없습니다.  '공'과 '과'는 별도로 다루어져야죠.
        
ps2 : 이 영화에서 군사반란을 막아내고 대통령을 지킨 결정적 역할을 하는 것은 반란을
         일으키려는 합참의장의 직속 부관의 '배신'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인간을
         고민과 갈등을 보통 하게 됩니다.  '배신'과 '정의'에서 과연 무엇을 택할 것인가?
         배신을 가장 큰 '불의'로 보는 사람들의 심리가 이런 상황에서의 선택을 망설이게
         합니다.  특히 철새정치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굉장히 크죠.  그러나 영화의
         후반부에서 커크 더글러스는 명쾌한 '유다론'을 던지면서 '배신'보다 '원칙'이
         우선이라는 일침을 던집니다.

 

ps3 : 이 영화에서 분위기상 대통령을 선으로 합참의장을 악으로 삼고 있는데 그건
        설령 국민지지율이 낮은 인기없는 대통령일지언정 무력으로 전복시키는 것은 결코
        부당하다는 것을 일깨우고 있습니다.  국가에서 '법치'가 매우 중요하며 민주주의
        제도에서 '무력'을 대체하는 '투표'라는 것이 있음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ps4 : 이 영화는 개봉도 안되었고 방영조차 될 수 없었던 작품인데 군사반란의 부당함에
         대한 아픈 부분뿐만 아니라 대통령의 권력과 권위가 하늘을 찌르던 80년대까지의
         정서에도 맞지 않았습니다.  영화속의 대통령은 절대 권위있는 제왕같은 존재가
         아니었습니다.  주치의가 대통령에게 할말 다하고 상원의원인 친구도 격의없이
         대하고 있고, 특히 합참의장이 대통령과 독대하면서 다리를 꼬고 앉는 모습등은
         70-80년대 우리나라 국민이 보면 꽤 낯설었을 것입니다.  지금이야 우리나라도
         대통령이 별 권위가 없는 시대이지만.  많은 미국영화속에 등장하는 대통령은
         '권위'보다는 '용맹함'에 촛점을 맞추고 있지요.  미국은 권위없는 대통령은 용납해도
         겁쟁이 대통령은 용서가 안되나 봅니다.

 

ps5 : 40-50년대의 농염한 여배우의 상징인 에바 가드너가 비중이 적게 등장하면서
         중년의 관능미를 보여줍니다.

 

ps6 : 헨리 폰다 주연의 '핵전략 사령부'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닥터 스트레인지 러브'
        그리고 이 5월의 7일간이 모두 60년대에 등장한 영화인데 50년대의 매카시 선풍에
        이어서 60년대 미국사회에서는 '핵전쟁 공포증'이 아무래도 있었는지 반핵관련
        영화들이 등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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