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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지킬 수 있는 사람이 타인과의 관계에도 강하다 | 자기계발 2020-11-30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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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남들이 나를 함부로 하지 못하게 하라

무옌거 저/최인애 역
쌤앤파커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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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구라는 말이 있다. 어수룩하여 이용하기 좋은 사람을 가리키는 단어이다. 호구의 경우 대개 남에게 친절한 사람들이 많다. 함부로 거절하지 못하는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타인에게 이용되기 쉽다. 사람들은 그런 특성을 귀신같이 파악한다.나의 친절과 도움이 남들에게 이용의 도구로 전락하는 건 한순간이다.

『남들이 나를 함부로 하지 못하게 하라』은 바로 그런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착하게 단호하게』 의 저자 무옌거는 자신의 친절을 함부로 대하는 사람들에게 자신을 지키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저자는 자신의 지인들의 경험을 설명한다. 가령 남편을 거절하지 못해 결혼했지만 끝내 이혼한 지인, 저자의 어머니, 그리고 오해를 풀지 못해 이혼에 이르게 된 지인 T 등등. 그들의 경험을 알려주며 저자는 묻는다.

우리 삶에 일어난 결과를 통제하며 살아가는가?

삶은 디테일이다. 한순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순간순간의 편린이 쌓여 만들어낸다. 그 순간마다 우리는 자신의 삶에 책임을 감수해야 한다. 내 삶을 남에게 의존하거나 흘러가는대로 내버려두면 나 자신을 타인에게 이용당하기 쉽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의 삶을 끝까지 스스로 책임지는 태도가 수반되어야 한다.



자신의 친절이 이용되지 않기 위해서는 바로 '나 자신'이 안전하다는 원칙이 전제되어야 한다. 절대 원칙은 바로 나 자신이다. 내 감정을 무시하고 남에게 거절하지 못하는 건 나를 헤치는 길이다. 보통 착한 사람은 자신을 질책하지만 스스로에게 적이 되는 행위를 절대 금할 것을 권한다. 성경에 "자신을 사랑하듯이 타인을 사랑하라"라는 말씀이 있다. 저자 또한 먼저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남에게 함부로 짓밟히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한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우월한 관계는 없다. 서로 평등한 위치라는 걸 자각하는 사람만이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그와 동시에 자신과 타인이 서로 다른 존재라는 걸 인정해 주어야 한다. 나와 너가 다르고 그 차이를 인정해주어야 우리는 관계에서 행복할 수 있다. 차이의 인정 속에 우리는 관계에서 명확한 선을 그으며 자신을 지킬 수 있다.


저자는 인간의 본성이 결국 자신을 이롭게 하는 '이기심'이라고 말한다. 자기 자신을 위하는 걸 본성으로 타고난 사람들을 모두 만족시킬 수는 없다. 그러므로 우리가 나를 위해 거절할 수 있는 건 당연한 일이다. 미안할 이유가 없다. 나의 친절이 타인에게 이용되기는 건 한 끗 차이다. 바로 나의 감정과 상황을 무시하면서까지 친절을 베푸는가이다. 그 차이를 사람들은 잘 알아챈다. 함부로 이용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나 자신이 바뀌어야 한다.

먼저 자기 자신에게 좋은 사람이 되는 것. 그것이 나에게도 타인에게도 이용당하지 않는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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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고전 [빨강 머리 앤] | 소설 에세이 2020-11-28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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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빨강 머리 앤

루시 모드 몽고메리 저/설찌 그림/박혜원 역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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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빨강 머리 앤]의 이미지에 익숙해서인지 설찌 일러스트레이터의 앤의 모습이 낯설다.

만화 속 앤은 가냘프고 소녀다운 이미지가 강했다면 RHK 아트 & 클래식 시리즈의 [빨강 머리 앤]은 다소 통통하고 귀여움이 더욱 배가 된 느낌이다. 얼굴만 보아도 활발함을 짐작할 수 있게 해서 더욱 사랑스럽다.

[빨강 머리 앤]의 내용을 잘 모르는 사람은 없다. 1980년에 처음 출간된 이 이야기가 사랑받을 수 있게 된 데는 무엇보다 캐릭터 앤의 힘이 크다. 고아로 자라났지만 그녀만의 무궁무진한 상상력, 매슈와 마릴린 아줌마를 향한 애정과 친구 다이야나와의 우정, 미래를 향해 노력하는 앤의 모습은 시대에 비해 수동적이지 않고 독립적이면서도 주체적인 여성의 모습이었다. 이 앤의 캐릭터와 함께 에이번리 마을과 초록지붕의 아름다운 풍경은 덤이다.



앤은 고아이다. 하지만 앤이 이토록 맑은 성정의 아이로 자라날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일까?

어렸을 때 보았던 [빨강 머리 앤]을 성인이 되어 다시 읽으며 나는 앤의 긍정적인 힘을 알고 싶었다.

다시 만난 앤을 보며 나는 앤의 상상력을 생각하게 되었다.

" 기차에 탔을 때 모든 사람이 저를 보고 불쌍하다고 생각하는 거 같았어요.

그래서 이 기차에서 제일 예쁜 연파랑 실크 원피스를 입고 있다고 상상하기 시작했죠.

이왕 꿈꿀거면 근사한 옷으로 해야죠.

그리고 꽃이랑 깃털이 달린 커다란 모자에 금시계, 새끼 염소 가죽 장갑과 부츠를 신었다고요.

그러니까 바로 기분이 좋아져서 섬으로 오는 여행길을 마음껏 즐길 수 있었어요."

주변의 어른들은 앤의 상상과 꿈들을 수다스럽다고 단정지었다. 혀가 쉬지 않는다며 앤을 조용히 하기에만 바빴다. 하지만 앤에게 상상력과 꿈이 없었다면 앤은 결코 매슈와 마릴린에게도 사랑받지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앤의 꿈은 매슈와 마릴린에게 전이된다. 앤 혼자서만 꾸는 꿈은 이 초록 지붕의 꿈이 된다.

앤을 싫어하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빨강 머리 앤]을 읽고 있노라면 나 또한 꿈을 꾸게 된다. 상상하게 된다.

이 책을 읽어도 읽어도 지루하지 않은 건 빨강 머리 앤이 주는 행복 & 꿈 바이러스이기 때문이리라.

설찌 일러스트레이터의 그림으로 새롭게 탄생한 빨강 머리 앤이 매우 사랑스럽다.

오래전부터 빨강 머리 앤이 좋았는데 읽고 난 후, 앤의 매력에 더욱 빠져든다.

아이들이 내게 묻는다.

"엄마는 어른인데 빨강 머리 앤이 그렇게 좋아요?"

아이들이 좀 더 크면 이 책을 반드시 읽어주리라.

그리고 물어봐야지.

"어때? 빨강 머리 앤을 안 좋아할 수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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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락송 22층의 여성들의 이야기 [환락송 4] | 소설 에세이 2020-11-28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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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환락송 4

아나이 저/박영란 역
팩토리나인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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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락송 3]에 이어 환락송 아파트 22층의 이야기는 여전히 진행중이다. 이들은 3권에 이어 4권에서도 일을 하고 사랑을 한다. 삶이 계속되듯, 이 다섯 명의 삶도 계속된다. 이 [환락송] 시리즈가 몇 권이 마지막인지는 알 수 없지만 다섯 명의 이야기를 다양한 에피소드로 4권까지 끌고 나가는 작가 아나이의 내공 또한 놀랍다.


4권에서는 추잉잉이 잉친의 배신으로 힘들어하는 모습으로 시작된다. 첫 편에서부터 문제 남친을 만나 한바탕 홍역을 치뤘던 잉잉의 사랑은 왜 이리 험탄한 걸까. 1권에서는 성메이가 잉잉의 문제 남친을 찾아가 한바탕 뒤집어버리며 복수를 해주었지만 4권에서는 좀 더 현실적인 모습이 그려진다. 현실은 성메이의 직장 호텔에서 급히 찾는 전화로 나가야 하고 관쥐얼은 새롭게 썸을 타는 씨에빈과의 데이트가 있다. 시간이 흐르는 만큼 서로에게 허락한 시간은 많지 않다.

앤디는 바오이판의 아이를 임신하지만 여전히 바오이판의 어머니는 앤디를 인정하지 못한다. 만만치 않은 앤디와 바오 여사의 사이에서 바오이판은 허덕인다. 취샤오샤오는 의사 남친 자오치핑과 만남을 이어가지만 둘의 사이에는 가치관의 충돌로 인해 골이 조금씩 깊어져간다.


시대가 변했지만 여전히 현실은 여성에게 우호적이지 않다. 특히 한국과 중국 같은 아시아에서는 여성에 대한 시선은 그다지 나아지지 않았다. 바오이판의 아이를 임신했지만 결혼 생각이 없는 앤디를 향해 성메이는 보편적인 현실을 알려준다. 결혼하지 않은 여인의 임신이 사회에서 어떤 선입견을 받을 수 있는지 알려주는 모습은 한국과 다르지 않아 씁쓸함을 자아낸다.


"너한테 세속적인 선입견을 무시하지 말라고 얘기해주려고 온 거야. 혼전임신에 대해서 아직까지는 선입견이 존재하잖아. 근데 잉친에 대한 네 생각을 들어보니 이성적인 포용력이 있는 것 같아서 안심이야. 내가 더 말할 필요도 없겠어."


어느 지인이 사랑은 '가장 자신을 자신답게 해 주는 것'이라는 말을 해 주었다. 어느 모습이든 상관없이 있는 모습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해주는 것이 사랑이라고 말한다. 4권에서 자오치핑과 취샤오샤오의 모습을 보며 이들의 사랑이 맞는 걸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지적이며 의사인 자오치핑, 부자집 딸이면서 자신의 사업체를 꾸려나가는 솔직한 취샤오샤오. 이 둘은 서로 사랑한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하지만 자오치핑은 샤오샤오가 물질만능주의를 부담스러워한다. 반면 샤오샤오는 자오치핑과의 관계에서 느끼는 지적 컴플렉스에 스트레스를 받는다. 때론 밤늦게까지 놀고 싶지만 자오치핑이 신경 쓰여 도중에 집으로 돌아오는 경우도 있다. 사랑하지만 사랑이 결코 이 둘의 관계를 100% 만족시켜주지 못함을 이 둘의 모습을 통해 보여준다. 서로의 본모습을 부담스러워하는 이 둘의 관계가 과연 해피엔딩으로 끝날 수 있을까? 설사 이들이 결혼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가치관의 차이를 극복하고 잘 살 수 있을까?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고 있는 나이지만 여전히 가치관의 차이로 빚어내는 충돌을 보며 나는 샤오샤오커플에 대한 회의감을 지울 수 없었다.


앤디 또한 결혼에 관계없이 바오이판의 어머니에 당당하게 맞서며 자신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책 속에서 보여지는 바오이판과 바오이판의 아버지는 이런 여인들의 모습을 단지 피곤하게만 느끼는 듯해 안타까웠다. 앤디와 바오이판의 어머니 사이에서 중요한 사람은 남자들임에도 이들은 방관자의 모습으로 그려지는 듯하다.

앤디와 취샤오샤오의 관계와 달리 소중하게 사랑을 키워 나가는 관쥐얼과 씨에빈의 관계가 그나마 위안을 준다. 사랑이 밥 먹여주지 않는다고들 한다. 현실은 사랑만으로 극복하기 어렵다고들 한다. 맞다. 현실과 사랑의 간극을 [환락송]에서 보여준다. 그러하기에 이들은 끊임없이 고민하며 사랑을 한다.

과연 이들의 사랑이 해피엔딩으로 끝날 수 있을까? 글쎄. 그건 더 지켜봐야 알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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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락송 22층의 여성들의 이야기 [환락송 3] | 소설 에세이 2020-11-28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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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환락송 3

아나이 저/주은주,박영란 역
팩토리나인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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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드라마 [환락송] 을 좋아한다. 상하이의 환락송 아파트 22층에 사는 다섯 명의 여성들의 이야기는 매우 신선했다. [환락송 1]에 이어 시즌 2까지 보았지만 이렇게 4권까지 출간된 시리즈임을 알지 못했다. 나는 [환락송] 1,2권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시즌 2까지 드라마로 이미 보았기에 내용을 이해하는 건 전혀 어렵지 않다.

먼저 [환락송]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섯 명의 여성들의 특징을 알아야 한다. [환락송]은 아파트 '환락송' 22층에 거주하는 다섯 명의 여성들의 이야기이다. 이 다섯 명의 캐릭터가 모두 독특하다.

2201호 부유한 부모님 밑에 자라 자유분방한 청춘 취샤오샤오

2202호 평범한 사람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돈 많은 남자를 잡아야만 한다는 현실주의자 성메이, 정규직이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관쥐얼, 철이 없고 어리숙한 추잉잉,

2203호 잘나가는 펀드 매니저이지만 장애가 있는 동생과 부모로부터 버림받은 상처가 있는 앤디

그리고 이들을 둘러싼 남자들의 이야기가 바로 [환락송]을 둘러싸고 있다.

내가 드라마를 위주로 보아서였을까. [환락송 3]은 드라마에서 한참 전개되어 있었다. 먼저 취샤오샤오는 여전히 자시느이 사업체를 꾸리며 자유분방하게 살아가고 있었다. 매우 솔직하지만 상식이 부족해서 의사 남친과 앤디, 관쥐얼 사이에서 느끼는 지적 컴플렉스는 여전히 취샤오샤오를 괴롭힌다.

성메이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여전히 자신과 함께 하는 남자 친구 왕바이촨과 만나지만 여전히 변하지 않는 현실에 버거워한다. 매번 돈을 탕진하는 사고뭉치 오빠와 새언니, 밑빠진 독에 물붓기임을 알면서도 아들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못하며 성메이를 닥달하는 어머니에게 힘들어하는 성메이의 현실은 달라진 게 없다. 왕바이촨이 좋은 사람인 걸 알지만 자신의 현실을 변화시켜 줄 사람이 아닌 걸 알기에 성메이는 여전히 흔들린다.

앤디는 잘 나가는 사업자 바오이판과 사랑을 키워가지만 그녀에게 나타난 아버지의 존재는 그녀를 불안하게 한다. 자신의 과거가 밝혀지기 원하지 않는 앤디는 자신의 비밀을 캐내려는 바오이판의 어머니와 신경전을 치뤄야 한다.

그나마 추잉잉과 관쥐얼은 별다른 변화가 없다고나 할까?

이 [환락송]의 특징은 현실적인 연애라는 점이다. 지방 출신인 관쥐얼과 잉잉, 그리고 성메이는 이 도시에서 살아남기 위해 전전긍긍한다. 야근과 행사를 치루며 그 힘든 와중에 사랑을 한다는 게 결코 쉽지 않음을 보여준다.

또한 성메이와 취샤오샤오 집안을 통해 시대가 변해도 여전히 남존여비 사상을 가진 부모님의 가치관을 벗어나기 힘든 현실을 알 수 있다. 성메이의 경우 시골 부모님이시며 고지식한 분이라는 사실로 이해한다치지만 취샤오샤오의 아버지는 잘 나가는 사업자이면서 취샤오샤오의 이복아들이 사고뭉치임을 알면서도 지원을 끊지 못한다. 취샤오샤오가 아버지로부터 인정받기 위해 열심히 일을 해도 아버지는 항상 이복오빠들이 먼저이다.

이 [환락송 3]에서 가장 아쉬운 인물이 바로 앤디이다. 초반 이 다섯 명의 인물들 중에서 가장 분별력 있고 중심을 잡아주었던 앤디가 바오이판과 아버지 웨이궈창의 등장으로 너무 흔들린다. 사랑은 사람을 변하게 한다지만 어머니와 앤디 사이에서 확실한 중심을 잡지 못하는 바오이판때문이리라 생각한다. 또한 자신의 비밀을 밝혀내지 않기 위해 일을 일부러 키워 나가도 되는 것일까라는 생각도 하게 한다.

초반에는 이 소설이 남성들보다 여성들이 서로 돕고 극복해나가는 과정이 멋있었는데 후반으로 가며 사랑에 더 치중을 두는 느낌이라 다소 아쉬웠다. 앤디, 관쥐얼, 추잉잉, 성메이, 취샤오샤오 모두 개성이 강한 인물들인데 이들의 개성이 더욱 빛을 발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그럼에도 이 소설은 중독성이 있다. 가끔씩 고구마식 전개를 보여주어 답답한 면이 있지만 여전히 이들의 이야기가 궁금하도록 독자들을 유인해낸다. 바람잘 날 없는 환락송 22층의 다섯 명의 이야기는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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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을 통해 바라보는 평범함의 소중함 『행운을 빕니다』 | 소설 에세이 2020-11-24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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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행운을 빕니다

김이환 저
들녘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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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 소설인 줄 알았는데 상자를 매개로 한 10편의 단편 소설이다. 상자도 보통 상자가 아니다. 바로 소원을 들어주는 상자이다. 어느 날 느닷없이 낯선 사람에게서 소원을 들어주는 상자를 받게 된다. 그렇다면 과연 무슨 소원을 빌까? 『행운을 빕니다』 에서는 각자의 상황에서 소원을 빌게 된 이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다만 세상에 공짜는 없듯이 이들의 소원도 공짜가 없다. 반드시 대가를 치뤄야 한다.

『행운을 빕니다』에서는 각자의 상황에 따라 여러 인물들의 소원이 나온다. 첫 번째 이야기 주인공 최광석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서 결혼해 가정을 꾸리는 것이고 노인의 상자에서는 하루라도 더 살 수 있는 게 소원이다. 두 사람의 상자는 자신과 똑같은 사람이 나와 서로의 일상을 나누는 기상천외한 상황도 발생한다.

평범한 일상에 소원을 들어 주는 상자 이야기는 정말 영화와 같은 이야기다. 하지만 이 소설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보면 평범한 일상 속에 가장 소중한 걸 놓치고 있었던 걸 그리워하는 이들의 속마음이 드러난다. <꼬마의 상자>에서는 부모와 함께 자고 함께 보내는 평범한 행복이 그립고 <노인의 상자>에는 생전 아내가 가고 싶어 하지 못했던 후회가 그의 앞길을 가로막는다. 우리는 소원을 말하면 뭔가 대단하고 부자인 것을 말할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책 속에서는 평범한 행복들을 요청한다. 평범함 속에 놓쳐버린 것들, 다음이 있을 거라 생각하고 지나쳐버린 것들을 깨닫게 한다. 더 쉽게 놓쳐버릴 수 있기에 더욱 소중한 지금을 붙잡으라고 말한다.

소원상자를 안겨주는 검은 남자가 주인공에게 말한다.

"행운을 빕니다."

행운, 행운은 결코 멀리 있지 않다. 바로 지금에 있다. <노인의 상자>에서 저승사자는 하루를 천만원으로 말할 만큼 지금을 강조한다. <아내의 상자>에서도 아내의 소원은 남편이 상처를 딛고 현재를 살아가는 바램이었다. 우리는 소원이 이루어지면 다 이루어질 것 같지만 <두 사람의 상자>에서는 우유부단한 이들은 소원이 이루어져도 상황이 바뀌지 않음을 유머러스하게 알려준다. 우리 인생에 우유부단함으로 놓쳐버리지 말고 지금 도전해 볼 수 있도록 말해준다. 행운은 남이 만들어주지 않는다. 바로 지금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만이 행운을 잡을 수 있다. 자신에게 소원 상자가 왔을 때 진정한 소원을 이룰 수 있는 사람은 바로 지금을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다.

나에게 소원상자가 있다면 나는 엄마의 쾌유를 빌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은 후 마음을 다잡았다. 엄마의 치유를 위한 기도도 열심히 해야겠지만 엄마가 조금이라도 건강하실 때 추억을 더 많이 쌓아야겠다고 생각해본다. 지금, 엄마와 나에게 필요한 건 함께 하는 지금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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