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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후감-김성윤]대중은 항상 옳은 길을 가는가? | Memento 2017-03-25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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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덕후감

김성윤 저
북인더갭 | 2016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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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은 항상 옳은 길을 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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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학문적 소양이 낮아서 이해를 올바르게 했는지가 의문이다. 나 스스로 이런 저런 책을 집어 들어 무작정 읽기는 하지만, 체계적으로 읽는다거나 정리를 한다거나 하는 정도는 아니었다. 그렇기 때문에 기억하는 것도 그때그때 감상에 남는 정도, 혹은 이렇게 글로 남기거나, 인상 깊은 문구 정도만 내 것이 되는 편이다.

그렇기에 "대중문화"라는 것이 나에게는 생소하기만 하다. (애초에 "대중"이라는 개념에 대한 정의도 설명하지 못한다. 막연하게 느낄??뿐) 아마도 내가 대중문화라는 심오한 주제와 연관이 있었던 것은 대학시설 교양수업으로 몇자 주워들은 정도가 전부이지 싶다.

그렇기에 감히 책을 평하기에는 내가 너무 위축되었다. 다만, "대중문화"라는 것, 그리고 그것을 평한다는 것이 그리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은 확실히 알았다. 작가가 다룬 일련의 주제들은 우리에게서 멀지 않다. 항상 우리가 (드라마, 영화, 기사, 사회현상....) 접하고, 항상 우리가 (연예, 스포츠, 가쉽거리...) 논하는 것들이 그 대상이라는 것이 인상 깊었다.

문득, 책을 읽으면서 들었던 질문. "대중이 항상 옳은가?"

어느 비평가가 '이제는 대중과 싸우는 일이 진보'라고 쓴걸 본 적이 있는데, 이 말을 살짝 비틀자면 '이제는 나 자신과 싸우는 일이 진보'라는 생각이 강해지고 있다. p. 389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나 역시 내가 짧게나마 배운 학문에서 그랬고, 실제로도 작가 자신도 그런 고민지점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저러나 결국 역사의 원동력은 대중이이지만, 그들이 만드는 문화나 향유하는 것들이 항상 바른 길로 가는 것은 아닐테다. 그렇기에 짧은 글들을 모아 이 책을 펴낸 이유고, 자신과의 싸움이라 말하는 이유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대중에 일부인 나는 어떻게 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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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만이 있은 후에야 바라는 바가 생기는 것처럼, 대중들의(뒤집어진) 소망은 당대 현실과의 관계에서만 의미를 지닐 따름이다. ‘정치적 무의식은 바로 이때 작용한다. 원래 이 용어는 문학평론가 프레드릭 제임슨의 책 제목이기도 한데, 그는 문학 작품에 나타나는 유토피아적 충동에 주목하면서 문학을 사회적 모순의 상징적 해결이라 규정한 바 있다. 현실에 대한 불만이 텍스트라는 상징적 공간에서 해결된다는 점에서, 그것은 무의식적이며 동시에 정치적일 수밖에 없다. p. 8

팬픽의 등장은 또래들 사이에서 호모포비아를 진정시키는 데 기여했을 뿐 아니라, 퀴어씬의 이론적 관점을 전환시키는 중요한 구실을 했던 것이다. p.30

팬덤문화에 성정치적인 전복의 가능성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여기에는 기존의 남성성-여성성의 위계를 재생산하는 역설도 포함되어 있다. 실제로 이를 공수법칙이라 하는데, 이들이 생산해내 내는 각종 파생 텍스트들에선 사실 시각적 대상만이 남자들일 뿐, 공격적인 남성 역할과 방어적인 여성 역할이 반복되곤 한다. p. 34

멤놀 텍스트들은 지극히 즉흥적이며 집단적인 창작물이라는 점이다. p. 38

여성팬들에게 특정한 이상적 여성 이미지를 제공하고 동시에 남성 중심의 성윤리와 성문화를 위협하는 예의 워너비 현상에 견줄 만하다. p. 44 (...) 우리가 여태껏 알지 못했던 뭔가 새로운 감수성이 응축되어 있는 것이다. p. 46

이들의 팬심은 섹슈얼리티에 대한 우리들의 상식을 철저하게 무너뜨리고 있다. 어쩌면 소녀들의 성적 판타지란, 우리가 그동안 알아왔던 사랑이란 감정의 경우의 수가 얼마나 제한적이었던가를 깨우쳐주는 건 아닐까. p. 48

대중문화판에서 청량제 구실을 하는 삼촌은 우연한 문화적 산물이라기보다는 필연적이며 또한 역사적인 산물이라 할 수 있다. p. 51

오늘날 문화산업의 외부를 상상하는 것이 불가능해지면서 그들이 애초에 가졌던 문화적 취향이 아이돌 걸그룹으로 물화됐다는 점이다. p.54

새로운 문화가 등장하지 못한 사이 대중문화산업이 지속적으로 진화를 거듭해왔다는 사실에서 찾을 수 있다. p.55

기존의 여성 팬덤 연구가 세상 속 여성들 자신의 이해와 경험으로부터 시작하는 데 반해, 엄밀한 의미에서 그동안의 삼촌팬 비평은 당사자의 세계 감각을 자신의 출발점으로 삼아본 적이 절대로없다. p.69

문화적 실천 양상은 삼촌팬 현상을 단순히 시대적 퇴행이라고 치부하기 어렵게 만든다. p.80

탈권위주의적인 30대 남성 이미지의 형성, 사회병리적이지 않은 팬질 등으로 환언할 수 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삼촌팬들이 젠더적인 위계질서에(부분적으로라도) 파열음을 내고 있으며, 사회적 팬질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아이러니를 도입하고 있다는 방증인 셈이다. 우리는 그들을 두고 섣불리 세대적 퇴행이라 말할 수 없다. p. 81

비록 가상적 관계이긴 하지만, 삼촌이란 언표는 문자 그대로 스타와 이성애적 관계보다는 가족적관계를 창출해 낸다. p. 84

현재까지도 반복되고 있는 삼촌팬심의 성애론적 논란은 두 가지 측면에서 난점을 내장하고 있다. 삼촌 개인과 집합적 삼촌 사이에서의 혼동, 그리고 분석적 추론과 인상적 유추 사이에서의 혼동이 그것이다. p. 91

사회지향적 실천이라 해서 그 자체로 정치적 실천의 충분조건이 될 수 없다. p.101

삼촌팬 현상은 한국에서 30대 남성이 아이돌 팬질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아이러니한 일일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친밀성을 통해 아이돌 스타와 관계맺고 탈권위주의적인 남성성에 스스로를 동일화하며 사회지향적 의식으로 무장한 그들은 우리시대의 삼촌팬들이다. 그와 동시에, 친밀성이라는 고부가가치의 상품을 소비하고 남성적 권력을 교체, 계승하며 (적어도 문화소비의 영역에선) 정치적인 것을 상상하지 않는 것 또한 우리 시대의 삼촌들이다. p. 102~103

그동안 한국의 아이돌 음악산업의 발전은 상품영역이 아닌 것의 상품화외부불경제의 내부화로 특징지을 수 있다. p. 105

짝퉁문화는 문화적 민주화를 반영한다. p. 112

권위를 철폐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짝퉁이 원본의 권위를 소멸시키기는커녕, 외려 원본 자체의 희소가치를 돋보이게 해준 것이다. p. 113

대항문화의 부재, 바로 이것이 짝퉁문화의 정치 지형을 요약한다. 짝퉁문화는 철저하게 원본의 가치를 고양시켜주지 않는가. p. 116

흉내내기에 기반한 짝퉁문화는 제국과 체계와 지배문화에 의한 식민화 현상을 드러내주는 지표가 될지언정 그 자체가 정치를 담보하지는 못한다. p. 117

짝퉁문화의 지배적 원리는 흉내내기가 아니라 따라잡기 쪽으로 이동하는 듯 보인다. p. 119

지배계급과 자신을 구별지으려 하지 않고 오히려 따라잡으려는 상호작용체제가 도래한 것이다. 따라서 관건은 단 하나일 뿐이다. 포섭되든가 아니면 배제되든가. p. 121

따라잡기와 따돌리기의 게임 (...) 문화적 경쟁(전쟁이 아니라!)에 동참해줌으로써 계급구조 자체는 더욱 안정화 p. 122

잉문학 마인드(잉여+인문학 혹은 과잉+인문학) p.126

이벤트데이의 관행과 그에 대한 사회적 반응은 오늘날 기념일을 둘러싸고 기억의 정치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보여주는 예라 할 수 있다. p. 127

역사도 없고 공적이지도 않은 날이 사회적으로 기념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가 아는 세계가 끝났음을 알리는 전조일 수도 있다. p. 129

그 즈음에 유행하기 시작한 이벤트데이는 오늘날 우리가 공적인 것을 사유하는 데 있어서 어떤 한계상황에 직면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 과정에서 사회구성원들을 붙들고 엮어낼 만한 표상이 요동치면서 견고하기만 했던 집합적 동일성이 모호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p. 133

과거로부터의 추세가 아니라 불확실성, 그리고 견고한 기원이 아니라 유동적인 분산성으로 이해방식이 달라진 것이다. p. 135

기념일의 민간화가 대중들의 역능 강화와 발현으로만 이어진 게 아니라 집합적 시간감각의 공공성이나 보편성을 붕괴시키는 쪽으로 나아갔다는 점에 있다. p. 136

기념일의 민간화 현상은 사회에서 국가폭력을 떼어낸다는 의의가 있지만, 그 빈자리에 시장을 들였고 나아가 모든 것이 경제적인 것에 종속되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했다. p. 137

사적인 것이 가장 공적인 관심사가 됐다는 점, 따라서 상호작용과 결속 및 조직화 그리고 상징질서 등과 같은 사회적인 것들이 우리가 아는 세계로부터 빠져나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재편된다는 점 (...) 포스트모던 기념일은 우리가 어떤 집합적 시간을 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오늘날 현대사회의 조직 원리가 어떻게 바뀌었는지도 보여준다. p. 139

기념일이 오면 우리는 국민보다는 소비자로서 동일화된다. (...) 포스트모던 기념일이란 현대적 시간에 대한 집합표상인 동시에 오늘날 정치적 무의식의 징조인 셈이다. p. 140

도시공간의 소비자주의 원리가 지배적이면 지배적일수록, 이는 계급 형세의 배제적 속성이 증명되는 셈이며 동시에 그러한 배제의 관행이 더욱 가속화된다는 점을 의미할 뿐이다. p. 148

나는 그것이 애국주의와 같을 수도 있고 다를 수도 있는 평등에 대한 요구라고 판단한다. p. 169

평등에 대한 우리의 요구는 왜 애국주의적인 배타주의나 폭력주의로 환원되는 걸까. p. 170

대중문화는 현실이 아니라 대중들이 원하는 그림을 보여준다. (...) 그러나 대중문화는 단순히 대중들이 소망하는 것을 넘어 소망해야 하는 것을 보여준다. p. 184

미래에 대한 비전이 암울할 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본은 계속 회전되어야 할 때, 가장 채택하기 쉬운 방편은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다. (...) 또 다른 방편은 현재를 좀 더 다른 시각으로 보는 것이다. p. 186

드라마에 사실은 있었을지언정 현실은 부족했다는 것이다. (...) 우리는 지금 진실이 아니라 사실을 추앙하는 세계에 살고 잇지 않은가 말이다. 알 만한 사람은 알 것이다. 문제는 참-거짓이 아니라 어떤 효과가 생기느냐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 p. 206

대중문화는 우리가 알기 싫어하는 걸 절대로 건드리지 않는다. 어른들에게도 판타지는 필요하니까. p. 213

감각이 공포에 지배되는 순간 이성은 마비된다. p. 217

숭례문의 잔해더미가 남긴 것은 바로 형해만 남은 민족주의였다. p. 226

대한민국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다 알 듯이 한국의 지배블록은 무능력하다. 이들은 과잉된 권력이기만 할 뿐, 물질적으로 사회적 국가를 실현하는 데 관심이 없고, 정신적으로 민족적 국가를 유지하는 데도 관심이 없다. 그렇다. 무능력 이전에 관심이 없다는 게 더 맞는 말일지 모른다. 국격을 운운하고 국가에 대한 자부심을 고취하기 위해 역사 교과서를 국정화하면서 국민들의 복종심을 요구할 뿐, 국민들의 물질적 삶을 보장하거나 정신적 위안을 제공하는 데는 별 관심이 없다. 이미 누구나 다 그런 것처럼 각자도생의 길밖에는 없다. 시민들끼리 서로 도우면서 이 땅에서 버티는 수밖에 없다.

그런 까닭에 민족-국가라는 신화는 막을 내렸다. 숭례문 방화사건이 말 그대로 사건인 것은 민족과 국가 사시의 긴밀한 결합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폭로했기 때문이다. 그 시점부터 우리는 전혀 다른 세계를 살고 있는 셈이다. p. 227~228

믿으면 무릎 꿇어 기도하게 되고, 무릎 꿇어 기도하면 믿게 된다.’ 재차 강조하지만 신화는 대중의 열망에서 비롯된다. p. 250

중요한 것은 감각의 열림 이상으로 그 안에 무엇을 채워 넣을 것인가에 있지 않을까. p. 280

문화정치학은 기본적으로 권력의 규제, 재현의 사회적, 역사적 생산, 정치경제적 과정으로서의 생산과 소비, 역동적으로 구성되는 정체성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지형을 보고자 함이다. p. 297

문화과잉의 시대란 사람들이 대중문화 덕분에 여타의 문제들을 해소할 수 있다는 허구적 믿음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일지도 모른다. 정치와 경제의 전망이 불투명할수록 어쩐지 사람들은 이미지의 세계에 더욱 더 몰입하는 듯하다. 현실에선 불가능한 것들이 가상세계에선 가능해지는 환상적 경험을 할 수 있어서일 것이다. 하지만 직므 우리에게 필요한 건 우리 자신이 서 있는 현재 위치와 세계에 대한 감각을 의심해야만 한다는 사실이다. p. 339

응답이 중요한 게 아니라 질문 자체가 중요하다. p. 342

문제는 이놈의 정치는 피하면 피할수록 반드시 돌아오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주인공의 탈정치적 성향이 정치적 표현으로 왜곡, 번역될 수밖에 없는 아이러니는 우리 모두의 운명과 다를 게 없다. p. 382

개인들의 자기표현에 따르는 욕망 실현의 합은 확대재생산하는 지배질서를 따라갈 수 없다고. p. 387

대중문화가 전도된 욕망을 비추는 객관적이고도 주관적인 체계p. 390

문제는 대중문화가 우리들의 집합적 소망을 변용하고 있는게 아닐까라는 것. 그리고 어쩌면 텍스트로 재현되기 전부터 이미 우리들의 소망 자체가 일그러져 있던 게 아닐까라는 것. p. 394

시쳇말로 꼰대가 된다는 건 자기-존재를 유지하려는 다급함에 세상의 변화에 애써 눈을 감고 세계를 다르게 이해할 길이 있다는 걸 부인한다는 뜻일 수 있다. (...) 어쩌면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기만적인 자기-동일성을 의심하고 그 같은 자기-비판을 통해 세계에 대한 새로운 감각을 터득하는 것일지 모른다. p. 398

싸움의 대상에서 자기 자신을 빠뜨린다면 우리는 더 큰 위험을 떠안게 될 것이다. p. 3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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