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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산-김훈]역사소설을 읽는 재미, 김훈의 역사소설을 읽는 재미 | Memento 2018-06-08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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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흑산

김훈 저
학고재 | 2015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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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소설을 읽는 재미, 김훈의 역사소설을 읽는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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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소설은 재미있다. 결과는 이미 알려져 있다. 역사는 이미 과거의 일이기 때문에 고정되어 있다. 검색 한 번이면, 역사에 대한 지식을 조금만 가지고 있어도 결과를 알 수 있다. 여기서 역사 소설의 묘미가 생긴다. 이미 알려진 결과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 정해진 틀 안에서 얼마나 상상력을 발휘해 낼 것인가. 글과 사료로 이어진 틈 사이를 어떻게 메워 내는가가 역사소설을 쓰는 작가의 역량이고, 그 역량을 감상하는 일이 역사소설을 보는 한 방법이라 믿는다. 그런 면에서 김훈의 소설은 가히 독보적이다. <칼의 노래>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고, <현의 노래>, <남한산성>으로 그만의 스타일을 완성했다 본다. 그리고 <흑산> 역시 작가의 역량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사람vs사람>에서 정혜신 박사는 "'보이는 것만' 믿는 '물질적 인간'", '기능적 사고패턴'을 가진 사람이라 평한다. 그래서 거대 담론이니 뭐니 보다 몸이 검증 한 언어만 쓴다고 말한다. 이것이 바로 김훈 소설의 가장 큰 특징이다. 심하게 본다면 무미건조함. 어떤 인물의 내면이나 의식을 자세히 묘사하기 보다는 오히려 현상, 아니 장면을 간결하게 묘사한다. 보이지 않는 감정보다는 눈으로 보고 느낄 수 있는 것만 표현한다. 또한 인물간의 대화나 대사도 그다지 많지 않다. 묘사도, 대화도 아주 간결하고 함축적으로 표현한다. 그런 건조함이 오히려 인물의 감정을 독자 스스로 유추하게 한다. 보이는 것만 보여줌으로 보이지 않는 것을 알아서 찾게 만드는, 공백을 독자 스스로 채워가게 만드는 문체가 아닐까. 그의 문체는 앞서 말한 역사소설의 재미를 떠올리게 한다. 작가는 역사의 기록과 사실을 채워나가고자 노력하고, 독자는 작가가 비워놓은 감정과 느낌을 채워나가는 것. 이것이 김훈의 역사소설을 읽는 재미다.

<칼의 노래>를 쓰면서 이가 6개나 빠졌다는데, 이번에는 또 얼마나 치열했을까. 저자의 말을 마지막으로 되새겨 본다. 

나는 말이나 글로써 정의를 다투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지 않다. 나는 다만 인간의 고통과 슬픔과 소망에 대하여 말하려 한다. 나는, 겨우, 조금밖에는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말이나 글로써 설명할 수 없는 그 멀고도 확실한 세계를 향해 피 흘리며 나아간 사람들으르 두려워하고 또 괴로워한다. 나는 여기에서 산다. p.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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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과 사실에는 많은 편차가 있다. 그러므로 수많은 기록을 재구성한 결과는 온전한 사실이 아닐 것이다. p.3

형틀에 묶이는 순간까지도 매를 알 수는 없었다. 매는 곤장이 몸을 때려야만 무엇인지를 겨우 알 수 있는데, 그 앎은 말로 옮겨질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책은 읽은자로부터 전해들(p.10)을 수나 있고, 책과 책 사이를 사념으로 메워나갈 수가 있지만, 매는 말로 전할 수 없었고, 전해 받을 수가 없으며 매와 매 사이를 글이나 생각으로 이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매는 책이 아니라 밥에 가까웠다. p.11

-억지로 키우려고 공들이지 말고 스스로 되도록 공들여야 한다. 키워서 길러내는 것은 스스로 됨만 못하다. p.190

개국 이래로 국본이 이토록 망가진 적은 없었는데, 첫째는 굶주려서 유리걸식하는 백성들의 참상이고 둘째는 무민하는 요언의 창궐이었다. 요언의 뿌리는 굶주림이었고, 그 두 가지는 실상 한가지였다. 요언이 썩은 고기의 구더기처럼 저절로 생겨나는 것이라고 할 때, 그 썩은 고기는 바로 굶주림이고, 그러므로 여언은 일없이, 저절로 생겨나지는 않는다는 것을 당상들은 누구나 알았지만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p.236

죽음은 바다 위에 널려 있어서 삶이 무상한 만큼 죽음은 유상했고, 그 반대로 말해도 틀리지 않았다. 그러므로 살아 있는 자들끼리 살아 있는 동안 붙어서 살고 번식하는 일은, 그것이 다시 무상하고 또 가혹한 죽음을 불러들이는 결과가 될지라도, 늘 그러한 일이어서 피할 수 없었다. 흑산의 사람들은 붙어서 사는 삶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모두 말없이 긍정하고 있었다. p.354

물고기의 사는 꼴을 글로 써서 흑산의 두려움을 떨쳐낼 수도 없고 위로할 수도 없을 테지만, 물고기를 글로 써서 두려움이나 기다림이나 그리움이 전혀 생겨나지 않은, 본래 스스로 그러한 세상을 티끌만치나마 인간 쪽으로 끌어당겨볼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물고기의 사는 꼴을 적은 글은, 사장이 아니라 다만 물고기이기를, 그리고 물고기들의 언어에 조금식 다가가는 인간의 언어이기를 정약전은 바랐다. p.390

주린 사람이 꾸며서 배고파하지 않고 추운 사람이 억지로 떨지 않는 것과 같아서, 그 까닭을 물어봐도, 물어보나마나 한 말이 될 것이었다. 선비들이란 그렇게 뻔한 것도 공력을 들여서 생각하는 일을 업으로 삼는 사람들이었다. p.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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