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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잘한다는 것0야마구치 슈 외] 기술을 넘어 인문학적 감성까지 | Memento 2021-08-22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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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일을 잘한다는 것

야마구치 슈,구스노키 겐 공저/김윤경 역
리더스북 | 2021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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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능력은 학벌에 비례하는가에 대해서 다양한 의견이 있다. 혹자는 고학벌이라고 해서 업무능력이 뛰어나지 않다고도 하고, 혹자는 더 뛰어나다고도 한다. 최근 취업 시 학벌을 보지 않는 경우도 많고, 공무원 시험은 같은 경우에 학벌은 상관 없다. 그럼에도 사람을 뽑을 때 학벌은 나름 중요한 기준이 된다. 고학벌이라는 것은 일정부분 개인의 능력을 반영한다고 암묵적으로 인정하기 때문이다. 고학벌은 비교적 동일하게 주어진 학업기간 동안 타인보다 우위를 점했다고 할 수 있다. 핵심은 ‘우위’를 점하는 방식이다. 개인의 역량이 아닌 부모님의 부 같은 외부 요건으로 만들어진 우위라면 학벌이 업무능력에 영향을 주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부모도 능력이라면 할 말은 없지만.
학벌은 업무능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개인의 역량을 어느정도 보장해 준다. 평균적으로 보장해 줄 수 있지만, 정확하지는 않다. 어디까지나 확률의 문제다. 자격증이나 자격시험도 유사하다. 실재 업무능력을 판단할 수 없기에, 해당 분야에 필요한 기술과 지식을 계량화해서 시험을 통해 증명하는 방법이다. 물론 고도의 기술과 노력을 요하기 때문에 자격시험을 두는 경우도 많다. 그럼에도 자격을 얻었다고 해서 모두 뛰어나지 않다. 그렇다면 업무에서 탁월하다는 것, “일을 잘한다는 것”은 무엇으로 결정되는 걸까. 어떻게 그것을 판단할 수 있을까.
<일을 잘한다는 것>은 일본 최고의 전략 컨설턴트 야마구치 슈와 일본 최고의 경쟁전략 전문가 구스노키 겐의 대담집이다. ‘일 잘하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특징을 분석하고 정의한다. 저자들은 업무 능력이란 “기술을 넘어서는 개념”으로 “이를 총칭해서 '감각'(p.20)”으로 정의한다. 이때 감각은 “기술에 대비되는(p.29)” 개념으로 “누가 단련시켜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단련되는(p.23)” 능력을 말한다. 기술은 “옳은 방법의 선택과 노력, 그리고 지속적인 시간 투자(p.38)”로 향상시킬 수 있지만, 감각은 다르다.
그래서 일을 잘한다는 것은 누구나 느끼고 말로 표현하지만, 막상 구체적으로 표현해 내기 어렵다. “저 사람 업무능력이 진짜 뛰어나.”라고 평가하면서 구체적으로 무엇 무엇을 잘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능력을 계량화하거나 구체적으로 특정 수준으로 표현하기는 쉽지 않다. 이러한 평가는 지극히 주관적이다. 그래서 업무능력이라는 비계량적이고 지극히 주관적인 기준이 아닌, 학벌이라는 계량 가능하고 눈에 보이는 걸로 평가하기 쉽다.
이때 무엇은 기술에 해당할 테다. 그리고 감각은 이 무엇을 어떻게 조합하고, 이를 근거로 올바른 판단을 해내는 능력이라고 말할 수 있다. 뛰어난 업무 능력을 위해서 기술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그 이상이 필요하다는 게 저자들의 주장이다. 그렇다면 이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저자들은 ‘기초교양’을 중요시 한다. “기초교양이란 자신의 가치 기준을 자신의 언어로 타인에게 설명할 수 있다는 것“으로 “자신이 스스로 형성한 가치 기준이 있다는 것, '자각적인 것'이 있다는 것(p.69)“을 말한다. 즉, 기술을 넘어 자신만의 고유한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감수성이 필요하다.
일에 대한 감각을 키우기 위해서 명확한 방법이 없다. “습득하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노력과 성과의 인과관계가 불명확하다.(p.38)” 과학과는 다르다. 수치화할 수 없고, 측정하거나, 일률적으로 매뉴얼화 할 수 없다. 저자들은 “예술”이라고도 표현하는데, 결국 일의 감각은 인문학적 감수성과 관련이 깊다. 대표적인 예가 애플의 아이폰이 아닐까 싶다. 기술적인 토대위에 감성을 얹은(?) 아이폰은 다른 기기들을 압도하고 있다. 근대사회에서는 대량생산에 적합한 기준이 필요했다. 그게 바로 학벌과 자격증이었다. 현대사회의 요구사항은 이전과 다르다. 기술적 토대에서 한 걸음 나아가서 다른 것과의 차별을 요구한다. 일을 잘한다는 것은 어쩌면 그것을 찾아내는 여섯 번째 감각, 육감이 필요한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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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 근무의 가장 큰 의미는 지금까지 자신이 해오던 일이나 업무를 진지하게 생각해볼 기회를 얻었다는 데 있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바뀜에 따라 자신의 일에 어떠한 차이가 발생했는지, 무엇이 달라지고 무엇이 바뀌지 않았는지를 다시 차근히 짚어보면 자신이 하는 일의 본질이 보일 것이다. p.15
업무 능력이란 어떤 일을 할 수 있다고 말할 때의 기술을 넘어서는 개념이며, 이를 총칭해서 '감각'이라고 부른다. ... '작업'은 잘할지 몰라도 '일'은 잘하지 못한다. 일하는 기술은 있는지 몰라도 일하는 감각은 없는 것이다. p.20
감각은, 키울 수는 없지만 '자라난다'. 감각은 타동사가 아니라 자동사이며, 누가 단련시켜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단련되는 것이다. p.23
(야마구치) 요즘처럼 예측 불가능한 세계에서는 논리적 경영만으로는 더 이상 비즈니스를 리드할 수 없고, 정답 없는 문제와 흑백을 가릴 수 없는 난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사고와는 다른 능력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p.29
(구스노키) 선생님은 과학에 대비되는 개념으로 예술을 제시하셨죠. 저도 거의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일하는 사람의 기술에 대비되는, 일하는 사람의 감각이라는 개념으로 얘기해보고 싶습니다. p.29
(구스노키) 기술적으로 일을 잘할 수 있는 열쇠는 옳은 방법의 선택과 노력, 그리고 지속적인 시간 투자입니다. ... 반면에 감각은 습득하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노력과 성과의 인과관계가 불명확하다는 점이 기술과 다르죠. p.38
(구스노키) 핵심은 새로운 문제 설정이란 감각과 예술의 영역에 속한다는 겁니다. 기술이 뛰어난 사람들이 보면 이미 해결 과잉 상태지만, 감각이 뛰어난 사람들에게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보이는 거죠. p.51
(야마구치) 분석이 기술적이라는 오해는 자주 일어나죠. 사실상 분석에 가장 필요한 것은 감각입니다. 감각이 필요한 이유는 문제의 원인을 직관적으로 파악해야 더욱 의미 있는 분석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p.56
(야마구치) 문제 해결을 위한 분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것이 원인이 아닐까?'하고 잡아채는 영감입니다. 이게 바로 감각이고 직관이죠. 날카로운 직관력이 있다면 매우 간단한 분석 한 방으로 강렬한 설득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p.58
(야마구치) 분석은 보텀업 방식이잖아요. 여러 개의 축(p.59)에서 잘라보고 이런 저런 시행착오를 겪으며 생각하는 겁니다. 반면에 '원인은 이것이 아닐까?'하는 직관에서 고찰을 시작하는 것은 톱다운 방식입니다. / 직관에 기초해서 이것을 어떻게 증명하느냐 하는 '땅파기'와 우선 입수해놓은 데이터를 여러 가지로 나눠 생각해보는 '땅파기', 그 양쪽이 이어짐으로써 원인이 선명하게 특정되는 것입니다. 이런 방식을 가리켜 저는 '산의 양쪽에서 터널을 판다'고 표현합니다. (구스노키) 요컨대 부분을 모아서 전체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최종적인 업무 성과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부분을 어떻게 나눌지 기준을 세우고, 그 기준에 맞게 전체를 부분으로 나누는 거죠. 그래서 '종합파'와 '분석파'로 나누거나 '직관파'와 '논리파'가 정반대에 있다는 분류 자체를 다시 생각해봐야 합니다. p.60
(구스노키) 기술이나 과학은 가치 기준이 외부에 확실히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장점도 있지만 그로 인해 한계도 있습니다. 개성이나 다양성이 중요한 시대라고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여전히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분위기가 상당히 아이러니합니다. p.68
(구스노키) 기술이나 과학은 본질적으로 범용화되니까 누가 해도 결과가 똑같아집니다. 과학의 목표는 보편적 재현성, 일반성입니다. ... 야마구치 선생님은 오랫동안 '기초교양'의 중요성을 강조해오셨습니다. 기초교양이란 자신의 가치 기준을 자신의 언어로 타인에게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죠. 자신이 스스로 형성한 가치 기준이 있다는 것, '자각적인 것'이 있다는 것, 그것이 바로 '교양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볼 때 교양(p.69) 형성의 본질에는 예술과 감각이 있습니다. p.70
(구스노키) 좋고 싫음의 취향 문제에 보편적인 가치 기준을 무리하게 적용하며 옳고 그름을 따지고 드는 건 정말 허무한 일입니다. p.74
(구스노키) 감각을 존중했을 때에는 이처럼 평화로워 집니다. 전쟁은 대개 '옳고 그름을 따지는 사람'이 시작하거든요. p.76
(구스노키) 본래 비즈니스란 각자 전략을 세워 서로 차이를 만들어가는 겁니다. 결과적으로 한 업계에서 동시에 복수의 승자가 나올 수 있는 거죠. p.80
(구스노키) 기술 측면에서의 경쟁은 '희소자원 쟁탈형'입니다. (p.107) ... 일종의 '의자 뺐기 놀이' (p.108) ... 이와는 별개로 '비교 우위형 경쟁'(p.109) ... 감각은 천차만별이어서 비교의 경쟁도 성립하지 않아요. 굳이 말하자면 과거의 자신과 비교 경쟁이 된다고 할 수 있죠.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자신이 추구하고자 하는 자리를 정하고 거기서 스스로 독자적인 감각을 깊이 구축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p.109
(야마구치) 사람은 재능과 감각을 갖고 있어도 스스로 '할줄 아는 게 당연'한 일로 느껴지기 때문이 어떤 계기가 생기지 않는 이상, 그 능력이 다른 사람은 할 수 없는 자신만의 재능이고 특기라는 사실을 좀처럼 알아차리지 못합니다. 그 사람이 잘하고 대단한 점일수록 자신에게는 당연한 일이어서 말로 표현해본 적조차 없을 테니까요. p.113
(구스노키) 원래 경영이라는 것은 '담당이 없는' 일이잖아요. ... 감각이란 사전에 계획하기는커녕 자기 인식이나 자기 평가조차 불가능한 면이 있습니다. p.114
(구스노키) 자기에게 너그러운 것은 인간의 본성입니다. ... 그런면에서 자신을 객관화한다는 것은 고객의 입장에서 자신을 보는 일입니다. 일을 잘한느 사람은 항상 이런 객관적인 관점이 자신의 사고와 행동에 깃들어 있어요. p.116
(구스노키) 감각에는 범용성이 있는 반면, 기술은 범위가 좁습니다. p.119
(구스노키) 모든 조직이 그런데요, 착실히 분업해나가다 보면 최종적으로 온갖 모순이 최고경영자에게로 모이게 됩니다. 아무래도 거기에 악영향이 미치므로 그때 제대로 판단해서 우선순위를 결정할 수 있는 감각이 필요합니다. p.135
(구스노키) '분업은 하고 있지만 완전히 분단되지 않은 상태'를 만드는 것이 일의 본령입니다. 경영자라면 자신의 위치에서 모든 것을 움직이겠다는 의식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요컨대 '실무자'와 '경영자'는 업무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p.136
이익의 정의는 'WTP-C=P'라는 단순한 공식으로 나타낼 수 있어요. WTP(지불용의)는 고객이 지불하고 싶어지는 수준의 금액입니다. 기업 츠에서 보면 수입이고요 C는 비용입니다. 이익은 고객의 지불의사 금액에서 비용을 뺀 나머지예요. 이익을 증대하기 위해서는 WTP가 오르든지 C가 내려가든지, 혹은 그 두가지가 동시에 일어나야 합니다. 이익을 증대하기 위해서는 이 세가지 방법밖에 없어요. p.137
(구스노키) 전체를 아울러 통합하는 능력, 총체적으로 문제를 조망하는 능력이 없다면 일을 제대로 하고 있다고 할 수 있을까요? p.142
(구스노키) 감각을 알아내기 위해서는 먼저 경험이 필요합니다. ... 감각은 자기 경험이 나침반이 되어주니, 기술처럼 나 이외의 타인이 감각을 알려주기란 쉽지 않습(p.150)니다. p.151
(야마구치) 감각은 의욕과도 관계가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이것을 '감각과 의욕의 매트릭스'라고 부릅니다. 군대에서는 전투 감각은 뛰어나지만 의욕이 별로 없는 리더가 적합하다고 합니다. 가능하면 편하게 이기려고 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감각도 뛰어나지만(p.153) 의욕도 있는 사람은 대장을 보좌하는 참모 역할이 어울린다고 하더라고요. 가장 곤란한 사람이 감각은 없는데 의욕만 앞서는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이 자기 마음대로 조직을 휘두르거나 잘못된 판단으로 돌격을 지시하면 부대를 전멸시키기도 합니다. ... 마지막으로 감각도 의욕도 없는 사람은 KPI의 틀에만 맞춰 일을 하려 할 것입니다. p.154
감각 있는 사람의 업무 계획 방식, 우선순위 업무(A)를 결정한 뒤, A의 업무의 시퀀스에 따라 이후 발생할 업무를 구상한다(A→B→C→...). 그리고 당장 시행해야 할 우선순위 업무(A)에 모든 역량을 집중한다. p.162
(구스노키) 물리학의 '에너지 보존의 법칙'이 회사라는 조직 내에서도 통용되고 있습니다. 위치 에너지와 운동 에너지를 합치면 그 합은 항상 일정하다는 법칙이요. ... 일에 대한 인간의 에너지를 이 물리 법칙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전무니 사장이니 하는 직함을 위치 에너지라고 한다면, 어떤 일을 하고 싶다는 것은 운동 에너지입니다. 젊을 때는 운동 에너지로 힘차게 일하던 사람도 점차 직위가 올라가다 보면 운동 에너지가 서서히 위치 에너지로 전환되면서 일의 동력이 줄어들고 맙니다. p.178
(구스노키) 결국은 '상태'와 '행동' 가운데 어느 쪽을 추구할 것인가의 문제겠지요. 지위를 추구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일 수 있으나, 특히 일을 못하는 사람일수록 에너지 보존의 법칙에 빠져 있는 것 같습니다. / 이런 식으로 상태만 지향하는 사람들을 저는 '살아 남기의 달인'이라고 부릅니다. 본래 리더란 살아남아 무엇을 하고 싶은지 '행동'을 밝혀야 합니다. 그런데 살아남기의 달인들에게는 그저 생존을 유지하는 '상태' 자체가 목표가 되어 있는 거에요. 방향성을 제시하거나 어떤 목표를 실현하자는 의사 표명이 본래의 경영인데 말입니다. p.183
(구스노키) 탁월한 경영자는 '처음부터 시너지 같은 건 없다. 시너지는 자신이 만드는 것이다'라는 사고를 갖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시너지를 손에 넣을 수 있다고 해도 그것은 자신이 여러 가지 일과 상황을 어떤 시간 배열 속에서 조립해나간 결과로서 가능한 것임을 아는 거죠. p.204
(야마구치) [시너지는] 조합만 한다고 해서 저절로 생겨나는 시너지는 없으니까요. 전략의 결과로서 만들어진다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p.208
(구스노키) 인과관계와 상관관계는 비슷한 것 같지만 전혀 다릅니다. 현상으로서 상관하고 있는 것도 거기에 논리가 없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결국은 인간이 하나하나 논리를 찾아내야만 차별화로 이어지는 행동을 취할 수 있는 거죠. /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정보가 늘어날수록 하나하나에 쏟아지는 관심은 줄어듭니다. 인과를 잃어가는 것이죠. p.223
(구스노키) 데이터 지상주의의 함정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실제로 세상에는 데이터에 의한 폐해가 무수히 많습니다. 인간에 대한 통찰이 무엇입니까? 한 사람의 내면에 존재하는 상당히 복잡한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입니다. 그러니 데이터를 집계해서 평균치나 경향으로 상관(p.296)관계를 파악하는 시스템과는 맞지 않을 수밖에 없습니다. p.297
(구스노키) 감각의 알맹이가 무엇인가에 관해 제가 잠정적으로 내린 결론은 '구체와 추상의 왕복운동'입니다. p.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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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인의 말-이해인, 안희경] 서로 시간을 나눠주고, 가만히 기다려주자. | Memento 2021-08-19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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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이해인의 말

이해인 저/안희경 글
마음산책 | 2021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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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보니까 부족한 나를 끌어안고 위로해줘야 잘 살아갈 기회를 갖더라.(p.397)” 그러니 조급해 하지 말자. 서로 시간을 나눠주고, 가만히 기다려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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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도자의 삶, 옴니부스 옴니아

  수도자의 삶은 고되다. 본능을 거슬러 신의 뜻을 따라야 한다. 끊임없이 고뇌하고 스스로를 다스려야 한다. 멀리서 보면 성스럽고 편안해 보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끝없는 투쟁의 연속이다. 투쟁의 대상이 자기 자신이기에 매 순간이 살얼음판이다. 하지만 이 살얼음판 위의 치열한 투쟁은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다. 치열한 싸움은 내면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수도자들은 고독할 수밖에 없다. 고독한 싸움 끝에 단단한 내면을 이룬 수도자를 만나게 되면, 우리는 그 수행자를 어른으로 모시게 된다. 단단한 내면에서 뿜어내는 말과 글, 행동은 우리로 하여금 종교를 떠나 존경할 수 있게 한다. 사람마다 평가가 다르겠지만 김수환 추기경, 법정스님 등이 종교를 떠나 대중적으로 존경받은 사람들이다. 개인적으로 여기에 한 분을 더하자면 이해인 수녀님이 아닐까 싶다. 첫 시집 <민들레 영토(1976)>로 시작된 그의 시집들은 아픈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었다.

  <이해인의 말>은 전문 인터뷰어 안희경과 이해인 수녀님의 대화록이다. 작가 안희경은 대학교에서 불교 미술을 공부했고, 불교방송국 PD로 일하기도 했다. ‘수도생활 50, 좋은 삶과 관계를 위한 통찰이라는 책의 부제에 걸맞게 이해인 수녀님의 삶과 삶에 대한 태도를 담담하게 풀어나간다. 인터뷰어 안희경은 수녀님의 삶의 태도를 모든 이의 모든 것이 되기’ (옴니부스 옴니아, Omnibus Omnia)(p.17)”라고 요약한다. “‘너희와 모든 이를 위하여 모든 것을 주라’(p.34)”는 의미다. 김수환 추기경님의 사목 표어라고 하는데, 모든 이를 위해 모든 것을 내어 놓겠다는 다짐이다. 이해인 수녀님에게 글쓰기, 시는 이러한 삶의 태도를 실현하기 위한 노력이 아닐까 싶다.

 슬픔을 위로할 표현이 필요할 때 시인이라면 곁을 나눠야죠.(p.179)”

  유례없는 전염병은 우리에게 고독을 강제했다. 코로나는 평범함을 변화시켰다. 만남과 관계는 인간이 살아가는 데 필수적이지만, 이를 통해 전염병이 확산한다. 우리는 강제적인 고독을 맞이하게 되었다. 새로운 평범함을 만들고 찾아내야 한다. 쉽지 않다. 사회적인 동물인 인간의 본능을 거슬러야 한다. 새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서 우리 모두 수도자의 삶을 배워야만 한다. 그래서 이해인 수녀는 우리는 지금 전부 코로나 수련생(p.30)”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수도자의 삶은 모든 이를 위해 모든 것을 내놓는 삶이다. 배우기가 쉬울 리 없다. 이성적인 똑똑함보다는 신심이 중요하다. “<맹자> 나오는 항심, 바로 그 견디는 마음(p.219)”을 가져야한다. 수도자에게도 쉽지 않은 길에서 일반인은 좌절하고 넘어져, 아플 수밖에 없다.

  수녀이자 시인인 그녀는 슬픔을 위로할 표현이 필요할 때 시인이라면 곁을 나눠(p.179)”야 한다고 말한다. ‘울고 싶어도 못 우는 너를 위해 내가 대신 울어주고, ‘사랑하고 사랑받은 모든 기억들 행복했던 순간들 푸르게 푸르게 내가 대신 노래해준다.(p.77 파도의 말). ‘살아 있는 동안은 많이 웃고 행복해지’(p.97, 백일홍 편지)자고 다독인다. 서로가 복을 주고받는 복덕방(p.187)”이 되자고 말한다. 쉬운 일이 아니다. 이기적인 예민함에서 이타적인 예민함(p.51)”으로 건너가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기에 연습이 필요하다. 코로나의 위기를 함께 건너기 위해서, 새로운 평범함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연습이 필요하다. 이 연습의 아픔 앞에 이해인 수녀는 우리에게 작은 위로를 건네준다.

   “상처받더라도 결국 위로하고 위로를 줄 수 있는 것은 함께 사는 인간이에요.(p.394)”

  이해인 수녀의 시에 감동받는 이유는 그녀의 행동을 보고, 진심을 느끼기 때문이다. 원망하고, 뒤엎을까 하는 순간에, 단 한번이라도 그 사람이 순한 영혼이 되도록 기도(p.21)”하고 애쓰고, 그것을 실천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판단은 보류하고 사랑은 빨리하라.’(p.295)”는 조언은 코로나 시대에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 방향을 제시해 준다. 기술의 발전은 전 세계를 빠르게 연결시켰다. 거기에 맞춰 삶의 속도도 빠르게 변했다. 빠르게 판단하고 결정하지 못하고 머뭇거리는 순간, 도태되는 건 순식간이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은 전염병 역시 더 빠르게 퍼지게 만들었다. 이를 타고 수많은 거짓정보와 혐오 역시 빠르게 퍼지고 있다. 거짓정보와 혐오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판단을 보류하고 사랑을 나누는 일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사랑해야 할까. 이해인 수녀는 내 시간을 내서 나누는 것(p.344)”, “가만히 기다려주는 것(p.363)”이라고 말한다. 빠르고 급박한 세상에서, 판단을 보류하고, 초연결의 사회에서 고독을 말한다. 수도자의 삶, 결국 성실함과 인내(p.392)”만이 우리를 구원하는 길(p.393)”이라고. 쉽지 않은 길이다. 평생을 수도해온 수도자의 길을 우리가 쉽게 따를 수 있을리 없다. 하지만 걱정하지 말라고 위로한다. 살아보니까 부족한 나를 끌어안고 위로해줘야 잘 살아갈 기회를 갖더라.(p.397)” 그러니 조급해 하지 말자. 사랑이, 삶이 그렇듯 뭐든지 연습이 필요한 법이다.

  코로나 수련생인 모두 새로운 평범함에 적응하기 힘들다면 이해인 수녀의 말을 기억해보자. “너희와 모든 이를 위하여서로 시간을 나눠주고, 가만히 기다려주자. 상처받더라도 결국 위로하고 위로를 줄 수 있는 것은 함께 사는 인간(p.394)”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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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경) 수녀님의 삶의 태도에는 모든 이의 모든 것이 되기’ (옴니부스 옴니아, Omnibus Omnia)를 위한 사려 깊은 시선이 배어 있다. p.17

원망하고, 뒤엎을까 하는 순간에, 단 한번이라도 그 사람이 순한 영혼이 되도록 기도를 할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종교인들이 할 수 있는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p.21

우리는 지금 전부 코로나 수련생입니다. 당연한 것을 못 하고 있죠. ... 문득 파스칼의 말이 뇌리를 스쳤어요. ‘현대인의 비극은 어쩌면 그들이 골방의 영성을 잃어버린 데서 왔을 것이다.’ ... 지금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방구석에 있는 이 시기를 골방의 영성을 찾는 하나의 과정으로 긍정하면 좀 더 성숙해질 것 같습니다. p.30

코로나가 우리에게 준 선물은 안으로 나를 들여다보고 이웃을 자세히 보게 한 것이라고 여깁니다. p.32

라틴어로 옴니부스 옴니아라고 하는데요. 추기경님이 신부가 될 때 주교님이 강조한 말씀이라고 합니다. ‘너희와 모든 이를 위하여 모든 것을 주라라는 뜻으로 풀 수 있겠죠. ... 수도자가 된다는 서원은 한 사람의 누구가 아니라 모든 이의 모든 것이 되고 싶다는 선택이에요. p.34

(안희경) 가장 마지막에 있는 사람의 처지를 최우선으로 놓을 때, 그보다 나은 환경에 있는 모두가 혜택을 누린다는 간디의 가르침이 생각납니다. p.35

우리가 코로나 시기에 이기적인 예민함에서 이타적인 예민함으로 건너가는 그런 사랑을 해야겠구나 하고 배웁니다. 나를 향하는 사(p.50)랑은 노력하지 않아도 되지만 다른 사람을 향하는 사랑은 연습이 필요하니까요. p.51

(법정스님) 수도자의 고독은 단절에서가 아니라 우주의 바닥 같은 것을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이 아닐지요. 말하자면 절대적인 있음 안에 서 있는 자신을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요. 배부른 상태에서는 고독을 느끼지 못합니다. 주린 자만이 고독의 의미를 알 수 있을(p.57) 것입니다. p.58

그래서 제게 하느님은 누구시냐고 묻는다면 온건한 사랑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수도자들은 그 사랑을 닮고자 몸부림 치고 선과 지혜를 갈망하면서 이를 실천하려고 노력하다 인생 무대에서 내려오는 그런 존재인 것 같습니다. p.74

울고 싶어도 / 못 우는 너를 위해 / 내가 대신(p.76) 울어줄게 / 마음 놓고 울어줄게 // 오랜 나날 / 네가 그토록 / 사랑하고 사랑받은 / 모든 기억들 / 행복했던 순간들 // 푸르게 푸르게 / 내가 대신 노래해줄게 // 일상이 메마르고 / 무디어질 땐 / 새로움의 포말로 / 무작정 달려올게 <파도의 말> p.77

아프다 보면 자기 연민에 객관성을 잃어버려 내가 중심인 것처럼 굴기가 쉬워요. 모두를 사랑하겠다고 수도원에 와서 저렇게 자기밖에 몰라”. 이런 비난을 듣는 인간상이 되죠. 그래서 제가 하나 터득한 진리는 일부러 명랑하게 살지 않으면 남에게 부담을 준다는 겁니다. p.80

평범 속에 기쁨이 있어요. 그럼에도 내 몫으로 주어진 역할 속에서 치열하게 살아야지요. 꽃이 다(p.82)르게 피듯 몫이 다 다르잖아요. ... 평범함 속에서도 비범함을 찾는 새로움, 그 평범함 속에 숨어 있는 행복을 찾는 비범함이 잘 사는 삶이고 내가 노력해서 얻는 내적인 기쁨입니다. 그 기쁨은 누가 뺏어갈 수 없죠. p.83

내가 몸이 아플 때 / 흘린 눈물과 / 마음이 아플 때 / 흘린 눈물이 / 어느새 사이좋게 친구가 되었네(눈물의 만남) p.83

별 뜨고 / 구름 가면 세월도 가네 // (...) 살아서 오늘을 더 높이 / 내 불던 피리 / 찾아야 겠네 (별을 보면) p.87

모든 것은 다 지나간다 / 모든 만남은 생각보다 짧다 / 영원히 살 것처럼 / 욕심 부릴 이유는 하나도 없다 // 지금부터 백일만 산다고 생각하면 / 삶이 조금은 / 지혜로워지지 않을까?(p.96) (...) 살아 있는 동안은 / 많이 웃고 / 행복해지리라는 말도 / 늘 잊지 않으면서 (백일홍 편지) p.97

낯선 이를 냉대하지 말라. 천사일지 모르니.” p.97

일상에서 실천하는 도가 제일 어렵습니다. 말 한마디가 어려워요. 멀리 있는 사람과 친하기는 쉽지만 바로 내 옆에서 밥 먹고, 내 앞에 앉아 있는 사람을 수용하는 마음은 갖기가 쉽지 않죠. 가족도 마찬가지고요. / 그래서 마음의 채비를 해야 해요. p.102

우리는 항상 결심을 많이 하는구나, 하지만 너무 아프면 결심도 좀 자제하고 잔소리도 덜 하며 자연스럽게 살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p.107

사람마다 지내온 경험이 달라요. 다른 영혼의 빛깔이 다르기 때문에 거기에 맞도록 나를 깨워서 연구해야만 우정을 키울 수 있습니다. p.110

이상적인 눈으로 인간을 보면 실망하기 쉬운데 그럴 때마다 신앙 안에서 극복하자고요. 신앙의 눈으로 봐야지 인간의 눈으로 보면 기대가 무너질 수 있어요. 기본적인 덕목 중에 제일은 주어진 조건 아래서 잘 먹고 잘 자고 잘 놀 수 있는 명랑함이라고 생각합니다. p.121

우리는 안일하게 살아서는 안 됩니다. 마음만 먹으면 슬퍼하는 이와 함께 슬퍼하고, 기뻐하는 이와 함께 기뻐할 수 있어요. p.124

슬픔을 위로할 표현이 필요할 때 시인이라면 곁을 나눠야죠. p.179

동양사상에 있어서 복은 생명의 근본인 하늘과 조상신으로부터 주어진 생명을 최대한으로 채우고 그 생명력을 지극히 발휘하는 충만한 삶에 대한 그리움과 갈망입니다. 생명이 소중하니까 수명을 다 누리고자 했던 것이지 단순히 당장 잘먹고 잘살게 해달라는 애원이 아닌 거죠. p.187

우리 모두 복을 주고받는 복(p.187)덕방이 됩시다.“ p.188

우리의 모토가 기도하고 읽고 일하라입니다. 특히 렉시오 디비나 Lectio Divina’라고 읽는 활동을 중시합니다. (p.194) ... 거룩한 독서를 즐기는 것, 성경을 읽고 마음에 새기는 겁니다. 렉시오 디비나가 분도(베네딕도는 분도라는 한자 음역으로도 불린다)의 굉장히 중요한 영성이에요. p.195

수도 생활은 이성적인 똑똑함보다는 신심에 따라 좌우되는 것 같아요. ... <맹자>에 나오는 항심, 바로 그 견디는 마음이 무기이겠다 싶어요. 성경에도 끝까지 견디는 사람이 구원을 받는다는 구절이 있거든요. 견딘다는 것은 중요합니다. p.219

이토록 부족하지만, 이런 나를 받아(p.219) 들이겠다.’는 마음이 겸손이라고 생각해요. / 망신당할 각오가 되어 있는 것, 그러니까 저 사람한테는 배울 것이 없네. 저 정도밖에 안 되다니하는 비난을 받을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해요. 자신의 부족함도 견뎌야 수도할 수 있습니다. p.220

자기 사랑은 자기가 꿰고 있다.“ p.220

누가 무엇을 청할 때 그 사람에 맞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면 뭔가가 되는구나! p.233

지혜 속에서 순발력이 나와요. p.234

제가 법철학자 마사 누스바움을 만났을 때, 그분이 주요하게 한 얘기가 있어요. 다방면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노력할 때, 그 사회는 발전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어떤 사람은 경제적인 불평등, 노동 문제에 대해서는 발 벗고 나서지만 여성이나 성소수자 들을 혐오하는 경우도 있기에 우리는 전방위적으로 각자가 할 수 있는 부분에서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요. p.241

남들이 볼 때는 우리끼리 잘 먹고 잘 살며, 세상사엔 관심 없는 것처럼 보여도 우리 의식은 약자들에게 계속 열려 있어요. 마음이 편할 날이 없습니다. p.242

사회에서 밀려난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고 자기 생활과 연결되도록 스스로 장치를 만들면 좋을 거 같아요. p.259

(구상) ”사람들이 우정을 틀 때 장점부터 트지만, 나는 단점부터 틉니다. 좋은 점만 보면 누구인들 친구를 못하겠어요. 손가락질 받는 이라 해도 친구가 있어야 살죠. 내가 그 역할을 할 겁니다.“ ... 연민의 정으로 인간을 대해야 하는 거죠. 의지를 갖고 약자부터 배려하겠다는 생각을 다시게 됐어요. 상대의 마음 안에 계신 예수님을 무시하면 안 되잖아요. p.265

저는 수도원에서 자기도 모르게 이기적인 행동을 하고 상대를 헤아리지 않고 사랑에 반대되는 행동을 하는 그 모든 것을 죄라고 배웠습니다. 사랑에 반대되는 행동을 하는 것이 죄이니 저는 얼마나 큰 죄인이겠습니까? 그래서 교도소에 갈 때는 저도 그 사람 중의 하나처럼 행동합니다. 같은 입장에서 바라볼 때 마음이 통하는 것을 느껴요. p.268

우리는 수평적인 관계와 수직적인 관계를 계속 묵상해야 합니다. 참된 리더가 되려면 아래로 내려가 어울려야지 명령하고 우러러보게 하는 일은 이제 안 어울려요. p.278

책임지는 자리에 있는 리더가 과거의 과오를 드러내서 사죄한다는 것은 역사를 새로 쓰는 작업만큼 중요한 행보라고 봅니다. p.293

개인적인 덕목에 있어서 저는 판단 보류를 지향해요. 하지만 역사 안에서는 신속한 판단과 식별을 놓쳐 벌어지는 비극과 불행이 많습니다. 그것이 특히 지도부의 실책에 있다면 인식한 즉시 고백하고 바로잡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p.294

판단 보류의 영성은 제가 종교학에서 배운 이론입니다. ‘판단은 보류하고 사랑은 빨리하라.’ 함부로 남을 평가하지 말라는 말이죠. 남을 탓하기 전에 자신을 보는 거예요. 나 자신을 객관화하는 자세인데요. ... 학문의 세계에서 과거의 사건이 일어난 배경을 통찰하듯, 인간관계에서도 그 사람을 읽는 눈, 재해석하는 안목이 우리에게 필요한 덕목 같습니다. p.295

전쟁이라는 불가피한 상황을 원망한다고 해서 그리움이 해결되지는 않으니까요. p.339

저는 좀 더 큰 틀에서 인류 가족을 생각해야 한다고 여겨요. 가족을 통해서 인격이 형성되고 영향을 주고받지만 마침내 우리는 가족이라는 울타리(p.341)를 뛰어넘어야만 성숙한 사람이 되지 않을까 하는 거죠. 가족의 개념을 좀 더 넓혀서 모르는 이웃도 가족으로 껴안을 수 있는 마음이 될 때 마침내, ‘라는 또 하나의 생명이 태어난 의미가 완성된다고 봅니다. p.342

내 시간을 내서 나누는 것이 사랑이고 구원입니다.“ p.344

그렇게 시간을 내는 것 그것이 사랑이었어요. ... 사랑에는 희생이 따르는 것 같아요 내 시간(p.357)을 내서, 하고 싶은 것을 미루고 나누는 그것이 사랑이고 구원이지, 둘레를 쳐서 필요할 때 적당히 나누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p.358

가만히 기다려주는 것도 기도입니다.“ p.363

인생이라는 무대에서 행복하게 내 역할을 잘하고 내려오면 좋겠다는 바람을 품었습니다. / 두 마디로 요약하면 결국 성실함과 인내가 아닐(p.392)까 싶어요. 진부한 말 같지만 그것만이 우리를 구원하는 길인 것 같습니다 견딤의 영성, 견딤과 돌봄입니다. p.393

상처받더라도 결국 위로하고 위로를 줄 수 있는 것은 함께 사는 인간이에요. 정의로운 사회를 위해서 정치 지도자들의 인간다운 용기가 필요한 것도 분명합니다. p.394

빤한 말이지만 세상 어딘가에는 나보다 더 힘든 사람이 있다는 것 하나하고 또 하나는 이것이 영원하지 않다는 것이에요. 시간 안에서 믿는다고 할까요. 모든 것에는 끝이 있다는 점을 기억할 때 제게는 위로가 됐어요. p.395

나까지도 올바르게 사랑하는 것, 그래야 명랑하게 살 수가 있다고 봅니다. 나를 제치고 남을 온전히 사랑할 수는 없습니다. / 살아보니까 부족한 나를 끌어안고 위로해줘야 잘 살아갈 기회를 갖더라고요. (p.397) ... 남 뿐 아니라 나의 못난 부분이 나아지기까지 지켜보는 견딤의 영성, 그게 이 시대의 표상이 될 것 같습니다. p.398

우리는 단지, 사랑하려는 노력을 하다가 떠나는 사랑의 순례자입니다. p.400

존재는 죽을 때 까지 깨어 있어야 한다.“ p.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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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전의 설계자들-하세가아 쓰요시] 종전의 설계자들이 만든 전후세계 | Memento 2021-08-18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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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종전의 설계자들

하세가와 쓰요시 저/한승동 역
메디치미디어 | 2019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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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전의 설계자들이 만든 전후 세계는 가해자들보다 피해자들에게 혹독했다. 여전히 우리는 그 세계 속 강대국들 사이에 끼어 있다.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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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는 만약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이미 지나간 과거로서 확정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약이란 가정은 역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가정을 통한 사고실험은 과거의 사실와 역사적 현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저자 역시 말한다. 역사의 가정은 실제로 선택된 결정의 성격을 더 명확하게 복기하는 효과가 있다.(p.908)”. 한국 근현대사에서 가장 아쉬운 지점중 하나가 독립의 순간이다. 김구 선생은 일본의 항복소식을 듣고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천신만고로 수년간 애써서 참전할 준비를 한 것도 다 허사가 되었기 때문이다. 만약 그때 일본이 갑작스럽게 항복하지 않았다면, 우리의 역사는 어떻게 변했을까? 당당히 참전국으로 인정받아 통일된 한반도를 이뤄냈을까? 통일에도 불구하고 6.25전쟁과 똑같은 비극을 겪고, 분단의 아픔을 재현했을까? 일어나지 않은 일이기에 알 수 없다.

<종전의 설계자들>은 이런 가정에 도움될 만한 명확한 사실을 제시한다. “미국과 소련 미국과 일본, 소련과 일본 간의 치열한 각축과 흥정, 모략과 술수가 낳은 이 20세기적 전후질서는 지금도 우리 삶의 규정적 요소로 작동하고 있으며, 일본의 식민지배를 당한 한반도의 근현대는 패전국 일본보다 더 가혹하게 굴절됐고, 전후질서 짜기에서도 다르지 않았다.(p.18)” 일본의 무조건 항복 수락은 정치적 수사에 불과하다. 우리는 철저한 반성과 청산을 전제한 일본 패전후의 질서가 아닌, 전쟁범죄 은폐와 담합과 무책임으로 얼룩진 종전후의 질서(p.28)”속에 살고 있다고 역자는 덧붙인다. 그때 우리는 스스로의 운명을 결정할 수 없었고, 여전히 강대국 사이에 끼어 있다. 그렇기에 <종전의 설계자들>을 통해 “‘태평양전쟁은 어떻게 종결됐는가를 복잡한 국제관계와 국내 정치역학의 긴밀한 연계를 중심으로 자세히 검토(p.46)”해 봄으로써 미국, 소련, 일본의 선택을 복기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무기력했던 옛날을 돌아보고, 여전히 우리의 운명을 결정하기에 부족한 현재의 한계를 진단 해볼 수 있다.

이 책은 원폭이 일본의 전쟁 계속 의지를 완전히 잃게 만들어 일본을 항복하게 만든 최대 요인이었다는 통설을 부정한다.(p.43)” 미국이 일본 본토 상륙작전을 감행하는 경우 엄청난 피해를 입는다는 사실은 명백했다. 이미 이오지마 전투에서도 경험했다. [일본군 극비문서 입수 일제는 한반도를 총알받이로 쓰려 했다”]는 경향신문의 단독 보도(’21.8.7.)를 감안하면, 이는 일본 본토에만 해당하는 사항이 아니었을 테다. 연합군이 일본 점령지를 모두 정리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희생이 필요했다. 미국은 자국의 희생을 억제하고, 일본의 전쟁의지를 꺾기 위해서는 소련의 참전이 필요했다. 하지만 반대로 소련의 영향력이 강해지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이 복잡한 외교전 속에서 미국은 원자폭탄 투하를 선택했다. 미국 군부의 선택을 미국 대통령이 묵인했다. 미국의 회심의 일격.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군부는 옥쇄작전을 감행할 의지를 불태웠다. 많은 미국인이 진실이라고 믿고 있는 역사적 사실은 실제로 신화에 지나지 않는다.(p.529)” 원자폭탄은 강력한 한 방이었을지는 모르지만 결정적인 한 방은 아니었던 셈이다. 저자는 원폭투하 결정은 포츠담선언이 발표되기 이전에 이뤄졌으며, 오히려 포츠담선언이 원폭투하를 정당화하기 위해 발표됐다.(p.479)”고 말한다. 일본이 거부하리라는 것을 알면서 어려운 조건을 붙인 포츠담선언을 발표(p.479)”한 게 그 증거다.

그렇다면 일본이 전쟁을 포기했던 결정적인 한방은 무엇이었을까. 저자는 소련의 참전이라고 주장한다. 일본은 소련을 통해서 연합국(미국)과의 협상을 시도했다. 일본 국내의 정치적인 문제로 강력하게 추진하기는 어려웠다. 종전 조건조차 내부적으로 논의할 수 없었다. 이렇게 어영부영 하는 사이에 시간은 지나갔다. 반면 소련은 이 협상의 과정을 통해 이득을 얻고자 했다. 일본에게 얻어낼 조건을 기다리며, 동시에 대일전쟁에 참여할 시간을 벌었다. 그러던차 원자폭탄이 투하되고 소련은 초조해졌다. 일본이 항복을 하게 되면 원하는 이득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소련은 대일전 참전을 선언하고 신속하게 남하하기 시작한다. 소련의 참전은 일본의 마지막 희망을 무너뜨렸다. 패배와 항복은 같은 것이 아니다. 항복은 정치적인 행위다.(p.920)” 비교적 유리한 위치에서 항복을 협상하기 위한 의지했던 중재자를 상실했다. 저자는 소련이 참전하고 나서 비로소 화평파 지도자들은 포츠담선언 수락을 기초로 해서 전쟁을 종결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p.634)”다고 본다.

소련의 참전함으로써 소련은 얄타에서 약속받은 대가를(p.607)” 받아내야만 했다. 반면 미국의 정책 결정자는 만주, 조선, 북중국에서의 소련 팽창을 걱정할 수밖에 없었다.” 결과적으로 이 강대국 간의 역학관계는 가해자 일본이 아닌 피해국들을 향했다. 소련의 팽창을 막기 위해서 한반도는 분단되었고, 일본은 비교적 온건하게 점령되었다. 더군다나 일본은 북방영토 증후군히로시마 증후군때문에 일본인도 전쟁 피해자였다는 피해의식을 가지게 되었다. 그 피해자 의식이야말로 일본인들이 과거 자신들의 군국주의, 식민지정책, 침략을 직시하고 진지한 윤리적 책임을 공유하는 것을 막아왔다.(p.939)” 일본이 더 빨리 포츠담 선언을 수락하고 전쟁 종결 결단을 내렸다면 원폭투하도 없었을 것이고 소련의 참전도 없었을 것이(p.940)” 지만 일본 내에서 이에 대한 비판은 존재하지 않는다.

일본 내 정치 역학관계, 미국과 소련의 경쟁관계, 일본과 소련의 관계가 달랐다면, 각 국가의 지도자들이 다른 선택을 했다면, 우리의 운명은 지금과 사뭇 달랐을 것이다. 경제대국으로 성장하고, 민주주의를 이룩했음에도 국제적으로 우리는 여전히 끼어 있는 상태다. 종전 결과에 메여있고, 스스로의 운명을 결정하기 힘들다.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 국가 간의 역학관계는 단순히 이념과 기분으로만 결정되지 않는다. 영원한 아군은 없다. 국제관계는 지정학적 이득, 경제적 관점, 대의명분 등 복잡한 것들이 다양하게 얽혀 있다. 우리는 최대한 우리만의 이득을 최대한 추구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문제를 바라보고, 이성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무조건적인 찬성, 무비판적인 동의는 우리의 운신의 폭을 좁힐 뿐이다. 그렇기에 <종전의 설계자>들을 통해 우리의 상황을 가정해봐야 한다. 과거의 선택을 명확히 보고, 앞으로의 선택을 준비할 수 있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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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의 미국과 소련 미국과 일본, 소련과 일본 간의 치열한 각축과 흥정, 모략과 술수가 낳은 이 20세기적 전후질서는 지금도 우리 삶의 규정적 요소로 작동하고 있다. 저자가 한국 독자들에게 쓴 짧은 글에서 지적했듯이 일본의 식민지배를 당한 한반도의 근현대는 패전국 일본보다 더 가혹하게 굴절됐고, 전후질서 짜기에서도 다르지 않았다. p.18

이 책은 일본의 무조건 항복 수락이 실은 정치적 수사에 불과했음을 제대로 보여준다. 그 결과 오늘날 우리는 철저한 반성과 청산을 전제한 일본 패전후의 질서가 아닌, 전쟁범죄 은폐와 담합과 무책임으로 얼룩진 종전후의 질서를 설계한 사람들이 누구였는지, 그 설계가 어떠한 이상과 신비에 기대고 있으며 그 실체의 실상은 어떠했는지를 충실하게 보여준다. p.28

태평양전쟁 종결에 중요한 역할을 한 미국, 일본, 소련 3국의 역사가들은 각자 관심 있는 부분에만 초점을 맞춰 태평양전쟁 종결론을 얘기하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미국의 역사가는 원폭투하에, 일본의 역사가는 전쟁종결 당시 천황을 둘러싼 정치지도자들의 역할에, 그리고 러시아 역사가는 극(p.31)동의 소련군 역할에 초점을 맞춰왔다. 하지만 이 모두를 포괄해서 전체상을 그리는 역사적 연구는 아직까지 없다. p.32

이 책은 태평양전쟁 종결 문제를 미국, 일본, 소련 3국의 복잡한 관계를 면밀히 검토해서 국제적인 관점에서 그려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그것은 서로 연관된 세 가지 서브플롯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는 대일 전쟁을 수행하면서 전개된 스탈린과 트루먼 간의 복잡한 각축이다.(p.35) ... 두 번째 서브플롯은 뒤엉킨 일본과 소련 간의 관계 검증이다.(p.36) ... 마지막으로 이 책의 세 번째 서브플롯은, 일본 정부 내의 화평파와 계전파 사이의 목숨을 건 각축이다.(p.38)

현인신에서 인간 천황으로의 전환은 미군 점령하에서 이뤄진 것이 아닐 항복 결정 과정에서 이미 완수되었던 것이었다. p.42

이 책은 원폭이 일본의 전쟁 계속 의지를 완전히 잃게 만들어 일본을 항복하게 만든 최대 요인이었다는 통설을 부정한다. p.43

이 책이 목표로 삼는 것은 태평양전쟁은 어떻게 종결됐는가를 복잡한 국제관계와 국내 정치역학의 긴밀한 연계를 중심으로 자세히 검토해서 그려내는 일이다. p.46

1941년부터 1945년까지 일본과 소련의 관계는 역사가 조지 알렉산더 렌센이 적절히 지적했듯이 기묘한 중립이었다. ... 일본과 소련 사이에 존재한 중립은 따라서 취약한 것이었으며, 그것은 양국의 전략적 이익에 부합하는 한도 내에서 준수됐으나 그 필요성이 사라지면 바로 파기될 운명이었다. p.81

다네무라는 전쟁을 끝까지 수행하는 것을 전제로 논리를 구축했다. 승리할 확률이 91일지라도 거기에 모든 걸 걸어야 한다고 논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패배할 경우에는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방책도 갖(p.203)고 있지 않았다. “만약 성공하지 못할 경우에는 어떻게 될지 생각해봤자 아무 소용없고 오직 그것을 무릅쓸뿐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그때가 되면 일본 국민 모두 옥쇄하는 것 외에 대안이 없다는 사상이 감춰져 있다. 대 일본제국 육군은 1억 일본 국민을 길동무삼아 자폭할 각오였다. 참모본부의 대다수 중견장교가 이 끔찍한 생각을 지지했다. p.204

다네무라 보고는 미국이 무조건 항복을 수정해서 황실의 유지를 약속한다면 일본은 그 수정된 무조건 항복을 받아들일 것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하나의 열쇠를 제공한다. 다네무라로 대표되는 중견 장교들은 미국이 국체의 파괴를 노리고 있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그들은 입헌군주제하의 민주주의 정치체제는 근본적으로 국체에 저촉된다고 보고 있었다. 따라서 입헌군주제일지라도 그들은 미국이 제시한 조건에 저항했을 것으로 보인다. p.204

육건성, 참모본부의 상층부, 특히 군의 두뇌라고 해야 할 작전부와 군무국 같은 유력 부국들은 소련의 중립을 전제로 작전을 구축하고 있었다. 따라서 소련이 대일전에 실제로 뛰어들었을 때 그것은 예상되었던 일인 만큼 군이 아무런 충격도 받지 않았다는 주장은 그다지 설득력이 없다. p.205

소련의 참전을 막는 것이 일본 외교, 군사정채의 최고 목적으로 설정된 것, 그리고 이것이 외상, 해군상, 총리 뿐만 아니라 육군상, 육군 참모총장, 군령부총장의 동의를 얻었다는 사실을 여기에 강조해둘 필요가 있다. 이 최고 목적이 무너질 때 일본 외교, 군사정책이 최대의 위기에 빠지게 될 것은 필지의 사실이었다. p.237

마셜을 올림픽작전의 사상자 집계를 63천 명에서 19만 명까지로 봤다. 이 집계는 나중에 트루먼과 스팀슨이 원자폭탄을 정당화하기 위해 든 1백만 명이라는 사상자보다는 훨씬 적은 것이었다. 하지만 이는 여전히 매우 값비싼 희생이어서 대통령을 비롯한 정책결정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음에는 틀림없다. 매클로이는 이런 희생을 지불하지 않고 전쟁을 종결할 여러 대체 방안을 논의할 수도 있었으나 원폭개발 사실을 모르는 참가자들을 앞에 두고 원폭을 입에 올리지 못하는 상황에서 제대로 토의할 수 없었다고 회상했다. p.329

히로타-말리크 회담은 일본 외교의 비참한 파탄을 상징했다. 일각을 다투는 그 중대한 시기에 도고가 히로타에게 개인 자격으로 말리크와 교섭하도록 의뢰한 것은 큰 실책이었다. 덧붙이면, 히로타는 거물이긴 했으나 이런 미묘한 교섭에 적합한 인물이라고 할 수 없었다. 히로타는 일반론으로 시종하면서 그 교섭의 최대 목적, 즉 일본이 종전을 위해 소련의 중개를 필요로 하고 있다는 것조차 시사하지 않았다. 귀중한 한 달이 낭비됐던 것이다. p.346

모스크바의 알선은 일본의 위정자들에게 가혹한 현실에서 도피할 수 있게 해준 아편이었다. p.348

믿기 어려운 일이지만, 일본 정부는 전쟁종결을 위해 특사를 파견하면서도 종결조건에 대해서는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고 있었다. 구체적인 조건을 토의하는 것은 곧 내각 내의 분열을 의미했기 때문에 오히려 결정할 수 없었다고 해야 할 것이다. p.379

무조건 항복의 요구, 소련의 참전, 원폭, 이 모두가 일본에 대한 최후통첩의 시간표속에 연결돼 있었다. p.423

원폭투하 결정은 포츠담선언이 발표되기 이전에 이뤄졌으며, 오히려 포츠담선언이 원폭투하를 정당화하기 위해 발표됐다. p.479

왜 트루먼은 일본이 거부하리라는 것을 알면서 어려운 조건을 붙인 포츠담선언을 발표했을까? 무엇보다 먼저 트루먼이 무조건 항복에 매우 집착하고 있었던 점, 특히 천황의 처우에 대해 양보하기를 꺼렸다는 점을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포츠담선언이 원폭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었다는 사실을 트루먼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 트루먼은 대통령 명령으로 원폭투하를 결정한 것이 아니다. 그는 오히려 군사지도자들이 이미 내려놓은 결정에 간섭하지 않았을 뿐이다. p.497

스탈린이 필사적으로 공동선언에 참가하려던 시도는 비참한 실패로 끝났으나, 그 실패가 오히려 일본이 한층 더 소련의 알선을 믿고 의지하는 정책을 계속하게 만든, 굴러온 호박과 같은 결과를 가져다주었던 것이다. 스탈린은 모든 것을 꿰뚫어본 만능의 지도자였던 것은 아니다. 그는 행운아였을 뿐이다. p.506

많은 미국인이 진실이라고 믿고 있는 역사적 사실은 실제로 신화에 지나지 않는다. p.529

트루먼에게는 프(p.572)랭크가 주장하듯이 원폭 외에 다른 수단이 없었던 것이 아니다. 그는 그저 충분히 선택할 수 있었던 수단을 의식적으로 취하려 하지 않았을 뿐이다. 단지 미국 병사의 희생을 최소화하는 것이 아니라 소련 참전 전에 일본의 항복을 받아내는 것, 일본에 무조건 항복을 들이미는 것이 또 다른 목적이었다. 원폭은 그의 모든 목적을 달성하는 데 적합한 수단이었다. p.573

포츠담회담은 일본의 전쟁을 종결짓는 데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트루먼은 소련을 빼놓고 원폭투하로 일본을 항복시키려고 했다. 한편 스탈린은 트루먼이 소련을 따돌리고 일본의 항복을 받아내려 하고 있다고 확신했다. 그리고 미국의 비밀작전에 신속하게 대처했다. p.556

히로시마 원폭투하가 도고, 천황, 기도에게 전쟁종결을 서둘러야 한다는 확신을 갖게 만든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아사다가 주장하듯이 그것은 곧바로 포츠담선언을 수락해서 전쟁을 종결해야만 한다는 정책 변경까지 가도록 압박하진 않았다. 정부도 궁중도 여전히 소련의 알선을 통해 전쟁을 종결하겠다는 정책을 유지했던 것이다. p.595

외몽고, 뤼순, 다롄에서의 특별한 권익을 스탈린이 집요하게 주장한 이유는 일본이 전쟁 뒤 다시 일어나 소련에 위협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스탈린은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지정학적 이익에 따라 움직이고 있었다. 그에게 대일 참전 최대의 목적은 얄타에서 약속받은 대가를 획득하는 것이었다. 그 대가는 당연히 소련에 주어져야 하는 것인데, 다만 얄타조약에서 정한 중국과의 조약 체결이라는 선결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 그 대가를(p.607) 희생할 생각은 털끝만큼도 없었다. p.608

참전을 계기로 소련이 자신의 전략적 이익을 추구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 돼버렸다. 미국의 정책 결정자는 만주, 조선, 북중국에서의 소련 팽창을 걱정할 수밖에 없었다. 만일 소련의 참전이 미국의 정책에 어떻게든 영향을 미쳤다면, 그것은 조금이라도 더 빨리 일본을 항복시키기 위해 독자적 군사행동 결의를 한층 더 강화하는 쪽으로 작용했다. / 전쟁의 결과는 전후 극동에서 두 초대국의 역학관계를 결정하게 될 것이었다. p.624

그날 일본 지도자들의 행동을 보면 소련 참전이 화평파에 미친 영향은 매우 컸으며, 그것은 원폭보다 더 컸다고 할 수 있다. 소련이 참전하고 나서 비로소 화평파 지도자들은 포츠담선언 수락을 기초로 해서 전쟁을 종결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던 것이다. p.634

대통령의 허가 없이 원폭을 투하해서는 안 된다는 명령, 그것은 트루먼이 원폭 사용에 대해 대통령의 의사를 행사한 최초의 행위였다. p.647

원폭과 소련 참전이라는 이중 충격은 화평파와 계전파의 힘 관계에 변화를 만들었던 것이다. p.656

소련과 미국 사이에 새로운 경쟁이 시작됐다. 그것은(p.846) 어느 쪽이 다롄에 먼저 도달해서 항구를 점거하느냐는 경쟁이었다. 미국에도, 소련에도 다롄 점거는 중요했다. 두 나라 모두 군사충돌을 피하려고 했으나 그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순 없었다. p.847

연설에서 이 부분은 스탈린이 극동에서 군사작전을 펼친 동기를 설명하고 있다. 스탈린은 무엇보다도 지정학적 이익을 추구했으며, 이데올로기나 혁명적 이익은 그의 동기가 아니었다. 그리고 이는 스탈린 개인만 품고 있던 동기가 아니라 소련의 정치, 군사엘리트들이 널리 공유하고 있던 가치였다. p.902

태평양 전쟁은 두 가지 경쟁이 맞붙어 펼쳐진 격렬한 드라마로 끝이 났다. 하나는 스탈린과 트루먼 사이에 펼쳐진 경쟁이었다. 트루먼이 소련 참전 이전에 원폭을 투하해 일본의 항복을 받아낼 수 있을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스탈린이 일본의 항복 이전에 전쟁에 참가해서 얄타에서 약속받은 대가를 쟁취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경쟁이었다. 또 다른 경쟁은 일본 지도자들 사이 화평파와 계전파의 싸움으로, 일본은 전쟁을 종결할 것인가 계속할 것인가, 또는 전쟁을 종결할 요량이라면 어떤 조건 아래(p.907)서 이를 실행할 것인가를 두고 경쟁했다. 그리고 두 경쟁은 서로 얽혀 있었다. p.908

역사가들 중에는 역사에 가정의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올바르지 못한 길이라는 인식이 있다. 그러나 역사의 가정은 실제로 선택된 결정의 성격을 더 명확하게 복기하는 효과가 있다. p.908

일본의 위정자들은 일본이 전쟁에서 지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다. 그러나 패배와 항복은 같은 것이 아니다. 항복은 정치적인 행위다. 원폭과 소련 참전이라는 이중의 충격 없이 일본의 지도자들이 간단히 항복을 받(p.920)아들이진 않았을 것이다. p.921

윤리적 책임은 상대적인 것이 아니라 절대적인 가치이기 때문이다. p.934

소련의 참전 문제와 함께 미국의 히로시마, 나가사키 원폭 투하도 일본인들에게 일본이 부조리하고 용납하기 어려운 공격을 받았다는 감정을 안겨주었다. 프린스턴대학의 사회학자 로즈먼이 말했듯이, ‘북방영토 증후군히로시마 증후군은 형태를 바꾼 일본의 내셔널리즘이며, 일본인들에게 일본인도 전쟁 피해자였다는 피해의식을 심어 놨다. 그리고 그 피해자 의식이야말로 일본인들이 과거 자신들의 군국주의, 식민지정책, 침략을 직시하고 진지한 윤리적 책임을 공유하는 것을 막아왔다. p.939

일본에서는(p.939) ‘불난 집에 도둑질을 한 소련의 행위나 미국의 원폭투하를 비난하는 소리는 있어도 전쟁종결을 지연시킨 일본 지도자들에게 책임을 묻는 소리는 별로 들리지 않는다. 만일 일본 정부가 더 빨리 포츠담 선언을 수락하고 전쟁 종결 결단을 내렸다면 원폭투하도 없었을 것이고 소련의 참전도 없었을 것이다. p.940

원래 정치지도자의 지도력은 기구의 제약을 넘어서 발휘되는 것이다. 특히 긴급사태에서는 그런 지도력이 요구된다. p.340

태평양전쟁 종결 드라마에는 영웅도 없고 악인도 없다. 이에 관여한 지도자들은 살아 있는 인간들이었다. (p.944)꿔 말하면, 태평양전쟁은 각자의 욕망, 공포, 허영심 분노, 편견을 지닌 채 결정을 내린 인간들의 드라마였다. 하나의 결정이 내려질 때마다 그 뒤의 결정을 위한 선택지가 좁아졌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원폭이 투하되고 소련의 참전을 거의 피할 수 없게 됐다. 그렇게 드라마가 끝날 수밖에 없었던 것은 결코 숙명이 아니었다. 지도자들은 다른 결정을 내리고 다르게 종결지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다. p.944

슈뢰더 총리 연설이 드레스덴 폭격 피해자들의 아픔과 함께 피해자들에 대한 나치의 책임과 추도를 포괄함으로써 전쟁의 승자와 패자가 화해할 수 있게 한 것이었던 것에 비해 간 총리의 연설은 히로시마, 나가사키의 원폭 피해만을 특별히 드러내고 일본의 전쟁행위로 희생당한 사람들에 대한 추도와 책임에 대해서는 침묵했습니다. 그렇게 해서는 당연히 미국인들로부터 원폭투하로 사죄한다면, 일본인들은 진주만공격에 사죄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돌려받게 될 것이고 승자와 패자의 화해는 불가능해집니다. p.952

정의로운 전쟁을 수행하기 위해서라면 전쟁 수행상의 정의를 위반하는 어떠한 수단도 허용될 수 있는 것인가요? 이 문제야말로 원폭투하의 윤리적 의의와 현재 미국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를 연결하는 중대한 요점입니다. p.972

나는 정의로운 전쟁을 수행하는 데 전쟁 수행상의 정의를 무시하는 것은 정의로운 전쟁의 대의를 촉진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그것을 손상시키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알카에다든, 히틀러의 나치즘이든, 일본이 군국주의든 악을 상대로 싸우는 선의의 방법(p.977)은 미국의 전통적 가치, 법의 지배에 대한 헌신, 인도적인 국가로서의 상을 높이 내걸고 거기에 충실하게 임하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p.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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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7-김진명] 기다림 끝에 또 기다림 | Memento 2021-08-18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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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고구려 7

김진명 저
이타북스 | 2021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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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 기록되지 못한 고구려를 살려내는 작업이기에, 기다림 끝에 또 기다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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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역사에서 가장 위대했던 순간이 언제일까. 시기마다 강점이 있고 의견이 분분할 수 있다. 충분히 논쟁해볼 만하다. 다만, 군사력으로 가장 강력했던 시기를 꼽자면 고구려 시기가 유력하다. 고대 국가를 현대 국가의 기준으로 이해하기 쉽지 않다. 다만, 우리 역사상 고구려의 영토가 가장 광대했다. 거란족, 말갈족, 돌궐족과 함께 공존하는 다문화, 다민족 국가였다. 어쩌면 한민족, 한반도의 테두리 안에 갇혀서 순수성을 빙자한 폐쇄성이 갇혀 있던 다른 시기보다 훨씬 개방적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이러한 힘은 강력한 군사력으로 표출되었고, 중국을 비롯해 주변 국가들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했다. 반만년의 기간 동안, 수많은 외침 속에서 유일하게 공세적이었던 국가, 최소한 외침에 당당히 맞설 수 있었던 국가가 고구려가 아니었을까.

저자 김진명은 우리 역사상 가장 웅혼한 나라를 고구려라 말한다. 자신의 필생의 역작으로 <고구려>를 꼽는다. 우리 젊은이들이 <삼국지>를 읽기 전에 <고구려>를 먼저 알기 바란다는 말은 이러한 인식에서 비롯한다. 삼국지가 재미있는 다양하다. 한 가지 이유라면 실재 역사와 맞닿아 있고, 그 인물들이 인간 군상을 잘 표현해주기 때문이다. 반면 우리의 역사는 기록이 적기에 중국에 비해 부족할 수밖에 없다. 부족한 인물들이 살아 움직이기 위해서는 남다른 노력이 필요하다. 역사 속에서 망각된 인물들에게 살과 피를, 숨결을 불어 넣기 위해서는 엄청난 상상력이 필요하다.

고구려 최전성기 광개토왕의 출현을 저자는 쉬어갈 수밖에 없다. 7권은 1부 마지막 권이다. 오랜 기다림의 끝에 더 오랜 기다림이 있어 아쉽다. 하지만 그가 복원해낼 고구려의 기억들을 고대한다. 역사책에 이름만 등장하는 인물들이 살아서 날뛰기를 고대한다. 김구는 나의 소원에서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을 가진 나라를 원한다고 말했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를 말했다. 우리가 <고구려>를 읽는 이유는 가장 부강한 나라에 대한 향수일 수 있다. 높은 문화의 힘을 위해 고구려가 <고구려>로 태어날 수 있다고 믿는다. 2부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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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점을 디자인하라-박용후] 인정받는 사람의 생각법 | Memento 2021-08-18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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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관점을 디자인하라 (개념 확장판)

박용후 저
쌤앤파커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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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에 인정 받는 사람의 생각법을 배우고 싶다면 읽어봄직하다. 다만 반복적인 메시지에 지치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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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자신을 알라는 말은 내가 아는 부분은 여기까지이고, 이 외에는 모른다.’를 배우라는 말이 아닐까 싶다. 나 자신을 알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질문이다. 정확한 질문을 할 때, 우리는 무엇을 알고 있는지, 무엇을 모르는지 알 수 있다. <관점을 디자인하라>의 저자 역시 질문을 통해 너 자신을 알라고 말한다. 과학과 철학을 배우며 끊임없이 질문하는 것은 당연함을 끊임없이 극복하는 과정(p.38)”이다. 그 과정에서 당연함부정하는 새로운 관점을 얻을 수 있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듯, 사람이 배울수록 겸손해지는 이유는 바로 무지를 인정하게 되기 때문이다. 질문은 의문을 낳고, 의문은 당연함을 부정한다. ‘세상에는 정답이 없다는 것만 정답이라는 사실을 몸소 체험하다보면 다른 것을 찾게 된다. ‘창의성은 여기서 생겨난다.

저자 박용후는 스스로를 관점 디자이너로 정의한다. ‘한 달에 20번 월급을 받는 남자로 소개되어 있다. 끊임없는 질문으로 본질에 접근(p.152)”하여 관점을 새롭게 한 결과 “‘남들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는 다름’(p.200)”을 발견해 낸 것이 그 원동력이라 한다. 결과적으로 본인만의 브랜드를 완벽하게 구축해 냈다. <관점을 디자인하라>는 그 과정을 공유하는 책이다. 책의 제목답게 저자는 관점을 강조한다. 사람들 사이에서 발견되는 능력의 차이는 바로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았느냐?’에서 기인(p.13). “질문을 통해 끊임없이 본질에 대해 고민하고,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것을 부정하는 과정을 통해서 관점의 변화를 유도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의 변화는 자신만의 정의로 표현된다. “‘창의적creative’라는 단어를, ‘당연함에 던지는 왜?’(p.43)”, 스마트워크를 목적 중심으로 일하기’(p.217)”로 정의하는 식이다. 자신만의 정의는 본인만의 브랜드를 만드는 힘이 된다. 본인만의 정의는 다른 접근법을 낳고, 다른 결과로 이어진다. 다른 결과가 항상 좋을 수만은 없다. 하지만 다름은 변화를 이끈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것은 살아있음을 증명한다. 죽은 생명체만이 변화하지 않는다. 살아있음을 이끌어 낸 박용후 만의 관점이 기업들로부터 인정받았던 게 아닐까.

관점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자신만의 색다른 정의들에도 불구하고 책은 다소 지루하게 느껴진다. 불가피하게(?) 자주 언급되는 본인의 업적이나, 관점에 대한 해석을 반복하는 것은 몰입감을 떨어트린다. 단편의 글을 모으다보니 불가피한 일이다. 다만, 반복 안에서 저자만의 새로운 해석하는 방법을 배워봄직하다. 우리가 소크라테스의 글을 읽는 목적은 단지 소크라테스의 글을 읽고 그의 사상을 외우기 위함이 아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그가 가진 삶의 관점을 배우는 것(p.238)”이다. 마찬가지로 박용후 만의 관점을 살펴보고자 한다면 한 번쯤은 읽어 봄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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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관점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해석하는 방식이 달라지고 전혀 다른 결과에 다다른다. 사람들 사이에서 발견되는 능력의 차이는 바로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았느냐?’에서 기인한다. 관점을 바꾸면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 시나브로 바뀌는 세상을 읽어내는 힘도 바로 통찰을 이끌어내는 관점에 있다. 당신이 지금까지의 삶과 다른 인생을 살고 싶다면, 이제 그 도구의 해답은 관점이다. p.13

과학과 철학은 당연함을 끊임없이 극복하는 과정이라고 말해도 지나치지 않다. 관점의 변화는 당연함의 부정으로부터 나온다. p.18

기발함이란 그때까지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지 못하던 평범한 생각이다. ... 당연하지 않던 것이 당연해지면서 세상은 바뀌기 시작한다. p.38

철학이나 과학을 공부하는 것은 지금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이 당(p.42)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활짝 열어두는 것이고, 과학과 철학은 당연함을 끊임없이 극복하는 과정이라고 말해도 지나치지 않다. 나는 창의적creative’라는 단어를, ‘당연함에 던지는 왜?’라고 생각한다. p.43

내가 무언가를 집중해서 보고 있다는 말은, 그것 이외의 다른 것들은 못 보고 있다는 말과 같다. 우리가 뭔가를 안다고 말하는 것은 이런 것이다. p.46

비난과 비판을 구분해야 한다. 비판은 상대에게 다른 생각 하나를 더 보게 하려는 또 다른 논리다. 비난은 또 하나의 싫다는 표현이다. 논리적 바탕이 없으면 그저 비난일 뿐이다. p.61

아무리 고민해도 답이 나오지 않을 때가 많다. 이럴 때 질문을 바꿔보면 자신의 주변에서 일어난 일의 본질을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만약 질문이 틀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질문과 관련된 부차적인 것에도 의문을 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질문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당연하다고 여기도록 보이는 본질적 요소에 의문을 품게 되는 것이다. 바로 이 시점에서 관점의 전환이 일어난다. / 질문이 틀릴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 다른 관점을 갖게 된다. 같은 것을 다르게 질문하면 다른 관점에서 보는 힘이 생기게 된다. 전혀 새로운 관점이라는 것은 바로 그렇게 생겨난다. 질문 자체가 맞고 틀리고의 개념이 없다는 생각부터 갈아 치워야 한다. p.67

평범한 세계에서는 모두가 대체할 수 없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대체할 수 없는 사람에 대해 내가 내린 정의는 그의 일을 아웃소싱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 <세계는 평평하다>, 토머스 프리드먼 p.82

행복은 나 다운 것에서 나온다. 결코 맞추어가는 틀에서 나오지 않는다. ... 진정한 성공의 척도는 당신이 가진 관점의 다양성과 관념의 깊이가 남이 만들어 준 것인지, 내가 만든 것인지에 달렸다. p.92

착한 기업이 꿈꾸는 착한 꿈은 나 혼자만이 아닌, 다른 사람들과 행복해질 수 있는 꿈이다. ... ‘나로 인해서, 내 사업으로 인해서, 또는 이걸 팔아서 더 많은 사람이 행복해질 수는 없을까.’(p.118) ... 결국 착하게 살면서 돈을 벌겠다는 생각 자체가 창의적인 발상인지도 모른다., 착한 꿈을 실현시키려면 판이 달라지고 틀을 다시 짜게 되고 세상에서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마케팅 방법을 생각하게 되고, 아직 선보인 적 없는 기발한 제품이 나오게 되니 말이다. p.119

사회적 습관을 많은 사람들은 트렌드라고 부른(p.129). p.130

스티브 잡스는 creative, 창조를 일컬어 이미 존재하는 것들을 연결하는 힘이다.”라고 표현했다. ... 중요한 것은 특정 사실이나 사물을 연결한 후에 그것을 어떤 관점에서 재해석할 것인가이다. ‘새로운 관점이 바로 가장 중요한 포인트다. p.142

다른 사람을 대하는 현재의 내 모습이 미래의 어느 시점과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씨앗을 던지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내가 뿌린 씨앗은 훗날 어떤 형태로든 미래를 만들게 될 것이다. 우리가 현재 맺는 인간과계는 그 인간관계 안에서 우리가 어떠한 씨앗을 뿌리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즉 관계적 충실성을 가지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매우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이것은 앞에서 이야기한 C&D(connect and development)와도 연관된다. 앞에서 설명한 C&D의 차원이 현재에 존재하는 것의 요소요소를 서로 연결한 것이라면, ‘연결된 미래라는 개념은 과거와(p.148) 현재와 미래를 통괄적으로 연결하는 개념인 것이다. C&D는 현재에 존재하는 것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시공을 초월하여 연결되고 집약되는 혁신적인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시간이 흐른다고 모두 미래가 되는 것은 아니다. 어떻게 시간을 흐르게 했는지가 자신의 미래가 된다. p.149

끊임없는 질문은 본질에 접근하는 힘이다. 생각하는 과정, 의문을 풀어나가는 과정, 이 모든 것이 본질에 접근하는 힘이다. p.152

브랜드란, 본질적 가치가 매우 강한 자산이다. p.158

목표와 미션, 할 일에 관한 이야기 ... 이것은 개인이든 기업이든 국가든 모두에게 적용되는 것이(p.172). 우선 일정 수준의 목표가 있어야 한다. 그 목표는 비전을 제시해줄 수 있어야 한다. (goal) ... 다음으로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어떤 목적(임무)를 가질 것인지 명시해야 한다. 그 내용 역시 쉽게 이해할 수 없거나 모호해서는 안 된다. 개인 또는 기업의 이미지와 발전 방향을 올바르게 반영할 수 있는 수준의 분명하고 명료한 목적이 제시되어야 한다(mission) ... 그 다음으로 필요한 것은 그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해야 할 일의 리스트를 작성하는 것이다. 이것은 스스로가 어떤 과정을 거쳐 그러한 목적을 달성할 것인지를 문서화하는 것이다. 리스트는 기업 차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 각자가 수행할 내용을 자발적으로 작성해야 한다. 구성원 모두가 자발적으로 해야 할 일의 리스트를 만들면, 그 리스트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명시된 리스트를 만드는 것(to do list) ... 마지막으로 필요한 것은 각자가 만든 리스트를 어떤 방(p.173)법으로 이행할 것인지 스스로 검토하고, 규정하는 것이다. ... 어찌 되었건, 일을 어떤 방법으로 수행할 것인지가 구성원 모두의 머릿속에 떠오를 수 있어야 한다. (how to work) p.174

다름을 슬기롭게 표현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사람들은 흔히 저는 회계사인데요.” “저는 학생입니다.” ... 이렇게 자신을 구별한다. 하지만 이것은 ‘one of them’, 즉 자신(p.196)특정 부류의 사람임을 드러낸 것일 뿐 identity라고 볼 수 없다.(p.197) ... identity는 한마디로 남들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는 다름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p.200

복잡함을 품은 단순함이 성공의 열쇠 p.211

나는 스마트워크를 목적 중심으로 일하기라고 정의한다. 언제든지 어디에서든지 실시간으로 일하는 것, 일하는 과정을 통제하는 게 아니라 철저히 결과 중심으로 일하고 평가하는 것이 바로 스마트워크이다. p.217

소크라테스의 글을 읽는 목적은 단지 소크라테스의 글을 읽고 그의 사상을 외우기 위함이 아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그가 가진 삶의 관점을 배우는 것이다. p.238

많은 관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많은 다양성의 문과 가능성의 문을 열어놓는다는 의미다. p.238

인지상정의 흐름 안에서 관점의 전환을 통해 생성될 수 있는 것이 바로 기상천외인 것이다. ... 기상천외라는 것은 사람들의 마음과 정신 속에 있는 인지상정적인 요소들을 다른 관점으로 해석해낸 것이다. (p.255) ... 독특하고 기상천외한 생각은 허무맹랑한 것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당연한 것,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 그리고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지극히 상식적인 것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p.256

기상천외인지상정은 그 흐름이 본질적으로 같다. 기상천외는 인지상정을 보는 다른 관점이다. 인지상정을 생각의 틀 밖에서 보는(p.259) 관점이 바로 기상천외다. 기상천외한 생각은 기존의 생각을 부정하는 생각이 아니다. 그것은 끌어안는 생각이며 기존의 생각을 포용할 수 있는 생각이다. ... 사람들이 동의하게 만드는 의외성, 이것이 바로 기상천외다. ... 이기는 게임을 하고 싶다면, 예외성을 추구하되, ‘이해되는 예외성을 추구하라. p.260

사람들이 가진 습관의 물길이 어느 방향으로 향하는지를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더 나아가 사람들이 향하는 물길을 내가 한번 바꿔볼까라는 시도가 세상을 혁신하는 원동력이 된다. p.293

관성에 따라 늘 해오던 방식대로 밀어붙이는 마케팅이기 때문이다. 나의 친구인 강형근 아디다스 부사장은 이런 마케팅을 막해팅이라고 부른다. p.297

사람들 사이에서 링크를 보낼 만한 이유를 만들 수 있다면, 그것은 단순한 홍보영상보다 훨씬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p.318

우리는 성공하는 사람들, 성공하는 서비스, 그리고 성공하(p.326)는 상품의 공통점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 ... 성공하는 것들은 소비자들과의 연관성relevant’을 가지고 있다. ... ‘쓸모 있는 것useful’(p.327) ... ‘재미fun’, 즉 흥미를(p.328) 유발한다. ... ‘관계성이 있으며, 지속적인 쓸모가 있고, 그것이 재미까지 있다면 그 상품은 대박 상품이 된다. 연관성, 쓸모 있는 것, 재미, 이 세가지를 한데 묶어 ‘RUF’라고 부른다.(p.329) ... 성공하는 것은 ‘SED’로 불리는 특징이 존재한다. ... ‘simple’ ‘easy’ ‘different’. p.330

경쟁자는 인지의 대상이지 집중의 대상이 아니다. 본질을 바라보는 힘과 핵심가치를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카카오톡은 고객만을 바라보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p.337

경쟁사를 이기는 힘은 고객(p.339)을 만족시킴으로써 나오는 것이지 경쟁사를 압도하는 것에서 나오지 않는다. p.340

고객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킴으로써 특정한 성과를 이루기 위해서는 일련의 흐름, 즉 하나의 결이 있어야 한다. 사람들을 설득하기 위해서도 마찬가지다. ... 흐름에는 선이 있고 후가 있다. ... 주의를 사로잡는 것attention getting first이 필요하다. ... 다음으로 필요한 것은 동기부여motivation이다.(p.345) ... 마지막으로 필요한 것이 바로 상대에게 나를 인식recognition’시키고 나에 대한 남과 다른 나다운 것에 대한 생각을 심어주는 것이다. p.346

자기 자신을 변호하고 방어하려는 심리는 누구에게나 존재한다. ... 그러나 이 경우에도 우리는 관점을 달리할 필(p.349)요가 있다. 자기 자신의 정당성을 입증하려는 심리에서 벗어나 자기의 발전 기회로 삼는 것은 성공하는 사람들이 가지는 공통점 중 하나다. p.350

실패라는 것은 포기하는 순간 확정되는 것이다. p.435

시련이라는 겹겹의 포장지 안에 소중히 쌓인 것, 그것이 바로 성공 p.435

매일 성공하고 매일 행복(p.439)한 사람이 되어라. 그러면 당신의 인생은 성공한 인생이 되고, 당신의 인생은 행복한 인생이 된다. p.440

인생에는 두 가지 길이 있다. 하나는 기적이란 것은 없다고 믿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모든 게 기적이라고 믿는 것이다. - 아인슈타인 p.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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