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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수학과교수가 쓴 스토리텔링 수학책 | 초등 단행본 2015-03-21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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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수학으로 범죄 사건을 해결하라!

리위페이 글/강은경 그림/이정은 역
그린북 | 2015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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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으로 범죄 사건을 해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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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읽은 <누구를 위하여 공부하는가?>에서 저자들은 국제 수학 올림피아드에서 중국 학생들이 무서우리만치 두각을 나타내게 해주는 기저의 자극제로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려는 효심을 꼽더군요. 유럽인들의 렌즈라서 부모를 기쁘게 하기위한 자녀의 공부몰입이 더 신기해보였는지 모르겠습니다. 같은 동아시아권 사람으로서 저는 수학강국 중국의 교육 시스템과 수학교습법이 궁금하더군요. 마침 <수학으로 범죄 사건을 해결하라!>는 스토리텔링 수학책은, 현재 수도사범대학에서 수학을 가르치며 100여권 이상의 수학관련 책을 써온 현직 교수가 썼다합니다. 저자 리위페이는 "수학은 항상 재미있어야 한다"는 철학이 고스란히 드러나도록, 재미나게 <수학으로 범죄 사건을 해결하라!>를 구상했대요. 그러다보니 아이들이 좋아하는 로봇, 명탐정 등의 소위 착한 캐릭터와 회색 늑대, 도둑들처럼 나쁜 캐릭터도 등장해서 입체적인 사건과 그 해결과정을 담고 있네요. 한 마디로 딱딱하고 골치아픈 수학 교과서와는 딴판입니다. 캐릭터도 다양하고 수학으로 범죄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이 참으로 구체적이면서도 흥미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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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부터인가 통합교과의 추세에 맞추어 스토리텔링 수학동화책의 출판이 러쉬를 이루고 있지요. 수학 교육 전문가가 집필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다수는 어린이들의 눈높이를 잘 아는 동화작가들이 수학을 다루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줄거리가 매끄러울지라도 수학사에 대한 깊은 이해, 수학에 대한 철학과 태도 등은 어떤 단계를 넘어서진 못한다는 인상을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중국에서 1990년에 "건국 이래 가장 뛰어난 커푸(과학 보급) 작가"라는 칭호를 받았다는 리위페이 교수가 쓴 <수학으로 범죄 사건을 해결하라!>는 그런 갈증과 아쉬움을 단번에 날려주었습니다. 초등 중저학년에게는 살짝 어렵겠지만 초등 고학년 이상이라면 리위페이 교수가 전하고 싶은 수학의 참재미와 실용적이고 학문적인 가치에 눈을 뜰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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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추리물 구성을 본따 줄거리를 따라가며 액세러리처럼 수학문제를 서넛 배치시키는 것이 아니라, 수학 문제가 이야기의 중심을 잡아주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또한 단순히 문제의 이해와 풀이만 얻어가는 것이 아니라, 수의 속성, 연산과정의 구체성 등을 본문을 읽어나가다보면 자연스레 배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007보다한수 위라는 명탐정 006은 사실 1+2+3=6이라는 가장 작은 완벽수 6을 이름의 모티브로 삼고 있다합니다. 10역시 고대 그리스인이 신성시하던 1, 2, 3, 4를 모두 더해 얻어지는 수로서, '우주수'라 불린다는 것을 책 읽다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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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으로 단순 연산이 아니라,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복잡한 문제를 간단한 방적으로 압축정리하고 해결해나가는 문제가 주를 이룹니다. 초등 고학년의 규칙과 대응, 방정식, 정수, 조합, 명제, 직사각형의 면적, 나눗셈, 분수 등의 과정과 연계될 듯 합니다. 수학 올림피아드를 준비하는 학생이라면 책 후반부에 부록처럼 실린 풀이 페이지를 꼼꼼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수학 올림피아드 기출문제가 궁금했지만 혼자서 풀 엄두가 나지 않았던 '수포자(수학포기자)' 어린이들도 꼭 <수학으로 범죄 사건을 해결하라!>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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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소외의 문제를 따뜻한 환타지로 | 초등 단행본 2015-03-21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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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루나 할머니의 수상한 손님

오카다 기쿠코 글/후지시마 에미코 그림/고향옥 역
살림어린이 | 2015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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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 할머니의 수상한 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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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으스스한 기운이 감도는 외딴 집 앞에 빨간 원피스 차림의 소녀가 서 있습니다. 겁을 먹기는 커녕 되려 당돌한 태도로 "쉬잇! 비밀이야!" 라는 듯한 소녀에게 눈길이 쏠리는 표지그림.  <루나 할머니의 수상한 손님>, 어떤 내용일까 참 궁금해집니다. 첫 페이지부터 주인공 '루나 할머니' 이야기가 전개되겠지 싶었는데, 40여 페이지를 넘기고 '루나 할머니'는 등장하지 않습니다. 대신 10살짜리 소녀 유카와 후카로 삼촌 이야기가 주를 이루지요. 삼촌은 마법의 가위를 가진 '가위 마술사,' 다른 말로 이발사입니다. 친누나이자 과학 선생님인 유카의 엄마가 "비상식적, 비과학적"이라고 할만큼 유카 삼촌에게는 엉뚱한 구석이 있습니다. 유카 삼촌은 '바바 루나' 미용실 직원 채용에 면접을 보러 이 마을을 찾았다고 합니다. 유카더러 같이 가자면서 '바바 루나'로 찾아가는 지도를 그려주었어요. 찾아간 곳은 낡은 2층 회색 건물, 빛바래고 케케묵은 간판에 '바바 루나'라고 써 있었고요. 유카는 '유령저택' 소문을 떠올리며, 키가 3m는 족히 될 마녀 할멈이 튀어나오지 않을까 무서워하고 있었습니다. 삼촌과 함께 건물에 들어가보니 각종 도구와 가구가 이 곳이 미용실이었음을 말해줍니다. 게다가 '마녀할멈' 대신, 키작은 여자가 보입니다. 삼촌의 현란한 가위질로 머리 손질을 마친 여자는 70세가 젊어져서, 이제 유카랑 같은 열 살이 되었답니다. 원래 80세였다는 뜻이지요? 루나 씨는 남편을 여의고 이웃과도 담 쌓고 홀로 외로이 살아오다가, 어느 날 가게를 다시 열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대요. 다행히 루나 씨는 삼촌의 미용실력이 몹시 마음에 들었나봅니다. 바로 채용을 결정했습니다. 다만 오랫 동안 방치되었던 가게를 정리하는 일과, 9월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귀찮은 불청객들을 쫒아보낼 일이 골치아프기는 했지요. 혼자 사는 루나할머니는 도둑이나, 잡상인, 귀찮은 이웃들을 쫒아보내기 위해 특별히 물폭탄을 고안하기도 하고 이불보를 뒤집어 쓰고 유령행세를 하기도 했다네요. 오늘 찾아오는 손님은 과연 누구일까요? 루나 씨가 손수 만든 폭죽에 함정을 거쳐서까지 절실하게 루나씨를 만나러 오는 이 손님은 과연 누구일까요? 바로 '시청 재해 서비스과 보건복지상담 담당 오쿠마 마코토'씨였습니다. 그는 되려 루나씨의 지난 행적(?)을 "기운이 팔팔한" 증거로 웃어 넘기고, 루나씨를 '노인의 날 장수축하잔치'에 정식 초대했지 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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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나 할머니의 수상한 손님>, 사실 처음엔 기묘한 환타지 창작동화인줄 알았는데 다 읽고 나니, 초고령화되어가는 일본 사회에서 노인소외라는 현실적인 문제를 잔잔한 감동으로 그려낸 작품이더군요. 아무도 찾지 않고, 설령 찾아온다할지라도 도둑이나 잡상인, 독거노인을 이용하려는 세력들밖에 없어 세상과 담 쌓고 살았던 루나 할머니에게 유카와 후타로 삼촌이 찾아가면서 할머니는 70세가 젊어져 10살이 된 기분을 느끼지요. 만나고 싶어하지 않았던 수상한 손님도 알고보니 루나 할머니에게 도움을 드리고 싶어하는 따뜻한 사람이었고요. 한국 역시 일본과 마찬가지로 초고령화 사회진입에 따른 여러 사회 문제가 생겨나고, 앞으로 더욱 심화될 텐데 이런 작품을 통해 노인 소외의 문제를 진지하게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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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여행 한반도의 공룡 시대로 | 초등 단행본 2015-03-20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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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공룡들의 세상으로!

햇살과나무꾼 글/이상규 그림/허민 감수
비룡소 | 2015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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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두루마리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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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루마리가 뭐예요?"라며 책제목부터 되묻는 아이에게  "마법의 두루마리 역사여행"이라니 알쏭달쏭하게 느껴지는가보다.  한국역사탐험 시리즈 <마법의 두루마리>를 배경지식 없이 18권부터 접하니 당연히 어려울 수 밖에. 다행히 본격적으로 마법의 두루마리를 펼쳐 과거 여행을 시작하기 전에 배경 설명이 제공된다. 준호와 민호가 발견한 마법의 두루마리 덕분에 두 아이는 물론 이웃에 사는 친구 수진도 함께 역사 여행을 종횡무진 다닌다는 설정. 이번 18권에서는 소제목에서처럼 공룡들이 살던 시대로 여행을 떠나나보다.  보아하니 주인공인 삼총사조차 마법의 두루마리에 대해 모든 것을 알지는 못하나보다. 18권의 도입부에서 세 친구는 "과거의 물건은 과거에, 현재의 물건은 현재에"라는 역사 개입 최소의 철학을 깨닫는다.  나아가 앞으로는 역사 할아버지에게 소식을 전할 때 현대의 노트나 필기구를 사용하지 않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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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란 참...." 예측불허의 귀여운 존재이다. 몇 페이지 앞에서만 하여도 공룡을 피해 바위 뒤로 몸을 숨기더만, 어느새 공룡이 만만해졌는지 공룡 미끄럼을 타고 논다! 아무리 초식공룡의 알이라지만, 어찌나 호기심이 강한지 직접 공룡알을 만져보려고 한다. 자동차가 없어서 공룡 사파리하기 어려우니, 공룡 한 마리 잡아서 말 대용으로 사용하자고 하지를 않나......어쩌면 그렇게 대상에 대한 맹목적인 두려움이나 그 두려움으로 인한 소심함이 아니라, 대범한 용기가 있을 때 더 과거 여행을 잘 할지도 모르겠다.  준호 수진 민호는 겁 없이 공룡 시대의 유일한 목격자로서 종횡무진 공룡 사이를 누비고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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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두루마리> 18권 "공룡들의 세상으로!"은 여느 공룡관련 어린이 책과 차별되도록, 배경이 한반도이다. 공룡을 찾아 멀리 다른 대륙, 다른 나라로 건너간 것이 아니라 삼총사는 한반도라는 지리적 공간은 동일하되 시간만 과거로 회귀한 것이다. 비룡소 출판사 측에서는 공룡알, 공룡화석, 공룡 발자국 등의 사진자료의 대다수를 한국땅에서 나온 자료로 실어 주었다. 덕분에 독자 입장에서는, 한반도의 공룡에 대한 구체적인 호기심과 자부심마저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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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법의 두루마리 18>을 읽다, 공룡 시대에 대한 궁금증이 가지치듯 세분화되어 뻗어나온다면 "준호의 역사노트"를 십분활용할 것! 지구의 역사에서 시작하여, 대표적 공룡들, 한반도의 공룡과 공룡 유적지, 공룡을 연하는 과학자들의 작업, 공룡화석의 발굴에서 전시까지의 과정이 인포그래픽과 함께 실려 있다. 한반도에서는 공룡의 알, 발자국, 뼈, 발톱, 이빨 등 다양한 화석이 주로 경남 고성, 전남 해남, 여수, 화순 일대에서 많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텍스트로만 공룡시대 여행하기에 아쉬움이 남는 독자라면 꼭 가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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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급, 집으로. 문화재 반환"이라고 준호가 공룡 시대 바위에 휘갈겨 쓴 메세지를 역사학자 할아버지는 "문화재 반란"으로 오독하였는데, 과연 사소한 커뮤니케이션에서의 오해가 어떤 큰 파동을 낳을까 19편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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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겨울 방학 때 과천 과학관 2층의 자연사 전시실에서 한참을 놀다 왔다. 하늘을 유영하는 익룡의 화석이 주는 신비로움! 반면 아이가 <마법의 두루마리>에서 만난 세 명의 또래 주인공 수진, 준호, 민호는 공룡을 애완견마냥 편하게 생각하는 점이 어색했나보다. 아이가 쓴 독서일기를 보니, "공룡 꼬리 타고 놀기"가 "뻥 같았나" 보다. 그래서 더 재미있는 게 아닐까? 두루마리 여행은 현실속 비자가 필요한 여행과는 차원이 다른 엉뚱함과 자유분방함을 보장해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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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깜마녀는 안전 몰라 | 꼬마들그림책 2015-03-20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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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깜깜 마녀는 안전을 너무 몰라

김은의글/박우희 그림
위즈덤하우스 | 2015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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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깜 마녀는 안전을 너무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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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한민국의 꼬마들 물질적으로는 풍요로울지 모르지만, 안쓰럽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당장 따뜻한 봄이 와도 황사 마스크 없다면 몸을 사려야 하고, 대한민국 어디에서나 터지는 스마트폰의 위력에 감탄도 해보지만 동시에 강력한 전자파를 피해 갈 도리도 없습니다. 게다가 교통 신호 안 지키고 "빨리빨리" 운전법을 고수하는 이들은 왜 이리 많고, 학교나 놀이터 부근을 서성였다는 성범죄자들 소식은 뉴스에 왜 그리 자주 나오는지......비극 중 가장 큰 비극은, 이렇게 위험도가 높은 사회인데도 사회에 가족 이기주의가 만연하다보니, 나의 아이가 아닌 경우 위험행동을 해도 눈살만 찌푸리고 방치하는 어른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사회 공동 육아의 개념이 희박하다 보니, 아이들이 위험하고 잘못된 행동을 해도, 적극 제지하거나 가르쳐주는 어른들이 많지 않죠. 결국 안전교육은 가정이 담당할 영역으로 오롯이 엄마아빠 앞에 떨어집니다. 다행히 <깜깜 마녀는 안전을 너무 몰라>같은 고마운 그림책이 있기는 합니다. 스콜라 출판사가 펴내는 꼬마 지식인 시리즈의 최신간인 이 책은 어린이들이 꼭 알아야 할 안전에 대한 상식과 행동지침을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재밌게 풀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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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의 작가는 어린이들에게 안전교육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모범 삼을 롤모델이 아닌 피해야 할 인물을 설정했습니다. 제목에 등장하는 "깜깜마녀"입니다. "깜깜"이라는 단어가 연상시키는 부정적인 뉘앙스처럼 전혀 배경설명도 없이 "깜깜마녀"는 "속이 시커먼" "위험천만한 일들"을 벌이는 나쁜 캐릭터로 등장하네요. 게다가 우주 끄트머리에서 혼자 1000년이나 살았답니다. 자신만큼이나 안전의식 제로에 규범을 비웃을 후계자로서의 아이를 납치하기 위해 깜깜마녀가 지구로 날아간다는 설정이 꽤나 작위적입니다. 아무튼 "깐깐하게" 무규범, 카이오스의 후계자를 찾으려던 깜깜마녀는 한국에서 바로 가능성을 봅니다. 민재라는 아이가 이상적인 후계자의 모든 비행을 저지르고 다녔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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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재는 길가에 버려진 깡통을 차고 다니며, 책장을 사다리타듯 기어오르기도 하고, 축구공을 줍는답시고 도로로 뛰어들기도 합니다. 민재가 위험천만한 일들을 벌이고 다닐 때마다 깜깜 마녀는 흐뭇해합니다. 게다가 민재네 학급 친구들 중에는 민재에 버금가는 안전의식 제로의 아이들이 또 있었기에 후계자 후보가 충분해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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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은의 작가는 민재의 행동이 왜 위험한지를 조목조목 설명하고 안전한 행동을 제안하는데 두 마리의 개구리 모자를 등장시킵니다. 엄마개구리와 아기 개구리가 대화하는 형식으로 집 안, 교실, 거리, 공공장소 등에서의 안전 수칙을 상세하게 설명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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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들은 개구리 모자의 대화를 엿듣다 보면, 자연스레 구체적인 안전수칙과 행동양식을 익히게 됩니다. 예를 들어, 어린아이들은 불이 나면 무섭다고 구석진 곳으로 숨기 쉬운데 그 경우 구조 받기 더 어려워지니 소방관들의 눈에 잘 뜨이는 곳에 있어야 하다는군요. 각설하고, 불이 나면 무조건 건물 밖으로 나와야 한다는 것이 안전 제일 수칙이랍니다. 사실 학창시절부터 숱한 안전교육을 받아왔고, 그동안 스쳐 지나가며 소화기 수백 개는 족히 보아왔을 저 역시도 소화기를 실재 분사해본 적이 없습니다. 안일함에 스스로 반성하며 <깜깜 마녀는 안전을 너무 몰라>의 부록을 아이들과 자세히 보았습니다. 말로만 "불 조심, 꺼진 불도 다시 보자"라고 하지 않고, 구체적으로 소화기 작동법을 가르쳐주니 좋더라고요. 학창시절 소화기를 장난으로 건드렸다가 교실 복도를 온통 흰 거품으로 덧씌우고 교무실로 불려갔었던 친구들의 모습이 떠오르며, 요즘 꼬마들은 좋은 책이 많아서 어렸을 때 소화기 사용법을 배울 수 있구나 하는 부러움이 생겼네요. <깜깜 마녀는 안전을 너무 몰라>를 대강 읽지 말고 꼼꼼히 읽어서 안전생활 하는 데 지침으로 삼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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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그램 뷰어라는 인류문화의 새로운 관찰도구 | 인문사회 2015-03-20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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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빅데이터 인문학 : 진격의 서막

에레즈 에이든,장바티스트 미셸 공저/김재중 역
사계절 | 2015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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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인문학: 진격의 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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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퀼리브리엄>(2002)에서 '반역자'로 사냥당하던 사람들, 정부에서 일괄 지급하는 약물 '프로지움'을 거부하고 아날로그의 삶을 고수하던 그들만큼이나 나는 디지털 까막눈이다. 그래도

"빅데이터" 가 대세라는데 조바심은 나서 이 책 저 책 뒤적거려는 보기는 했다. 막상 머릿속에 남는 것이라고는 빅 데이터가 데이터량 (Volume), 다양성 (Variety), 속도 (Velocity)의 3V로 요약되는 특성을 가졌다는 정도. 왠지 나의 삶과 세계관에 직접 영향을 미치지 않을 듯한 암호문 같아 굳이 정신을 집중해서 읽지도 않았는데, <빅데이터 인문학: 진격의 서막>은 달랐다. 메모해가며 읽고, 자료 찾아가며 읽었는데도 또다시 읽어보려 서가 가장 전면에 꽂아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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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빅데이터는 부록 형식의 특별좌담에서 송길영(다음소프트) 부사장이 언급했듯 "다루기에 너무 큰 (too big to handle)" 데이터이자, 앞으로 계속 커져나갈 것이며 구멍이 숭숭 뚫려 있기에 자료로서는 고약한 녀석이다. 연구자 역시 '신호'와 '소음'을 구별해서 활용가능한 데이터로 재가공할만한 안목도 쉽게 갖추기 어려울테고. 특히 질적 연구방법을 강조하는 전통에 있는 학문은 인간세계를 수량화시켜주는 빅데이터와의 조우를 미뤄왔다. 하지만, <빅데이터 인문학>의 공저자인 에레즈 에이든과 장바스티스 미셸이 지적하듯, "빅데이터는 인문학을 바꾸고, 사회과학을 변형시키고, 상업 세계와 상아탑 사이의 관계를 재조정(p.17)"해줄 축복일 수 있다.  지적 열정이 넘치는 하버드대학의 두 과학자는 빅데이터는 '재앙보다는 축복'이라는, 아니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의 이분법을 넘어서는 신세계를 창조해낼 것이라고 본다. 에레즈 에이든과 장바스티스 미셸은 역사적 도구를 관찰해주는 도구로서 "구글 엔그램 뷰어(Ngram viewer) "를 개발했고, 컬처로믹스(Culturomics)라는 새로운 접근법을 창조해냈다. 이는 인류학자 프란츠 보아스(Franz Boas)의 문화 개념과, 빅데이터를 지칭하는접미사로서의 '-오믹스- oimcs'를 겹합해낸 신조어이이다. 실제 그들이 제시한  엔그램 뷰어는 '듣도 보도 못한' 신개념 관찰도구이다. 검색창에 단어 하나를 입력하고(웹사이트 books.google.com/ngrams), 엔터만 치면 구글이 디지털화해온 800만 권의 책을 검색하는 효과를 낸다. 예를 들어, 암(cancer)과 열(fever)라는 단어를 앤그램 뷰어를 통해 검새해보면 디지털화된 대량의 텍스트를 정량적으로 분석해낸 매끄러운 곡선이 도표화되어 나온다. 아래의 표를 보면 19세기 초반만 하여도 cancer라는 단어는 거의 텍스트에 등장하지 않다가 20세기 후반을 기점으로 급증하며 사용된 반면 fever는 반대의 사용빈도경향성을 보임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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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00만 권이라 하면, 구글이 지난 2004년부터 디지털화해온 책 중 일부이자, 2010년 기준 추정치로서 전 세계에 존재한다는 1억 3000만여권의 책 중에는 더욱 작은 일부일 것이다. 하지만,구글은 2020년까지 남은 1억여 권의 책을 모두 디지털화하리라 전망하고 있기에 앞으로도 문화의 렌즈로서의 '엔그램 뷰어'의 활약상은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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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저작권법이라든지 물리적인 책의 생존 자체가 위협받는 현실, 디지털 아카이브에 포괄시킬 수 없는 물건들(3D 프린터가 대안이될 수 있을까?), 미출간 원고, 검색어로서의 성명과 오명 등의 장애물에 더해 여러 인식론적인 문제가 제기된다.

그중에서 일반 대중도 관심 가질만한 주제로는 업압과 검열이 빅데이터에 미친 영향이다. 저자들은 대표적인 억압의 사례로 나치의 독일문화통제 정책을 들고 있다. 실제 나치 괴헬스의 제국문화부에게 '퇴폐 미술가'라는 주홍글씨가 새겨진 마르크 샤갈의 이름은 1936년과 1943년 독일어로 쓰인 텍스트에서 증발해버렸다. 하지만 헬렌 켈러가 독일 학생조직에게 쓴 편지에서 "책들을 불태울 수 있지만, 그 책들에 담기 사살은 오랜 시간 백만 가지 통로로 스며들었고, 계속해서 다른 사람들의 가슴을 뛰게 하리라(p.154)"고 말했듯이 샤갈을 비롯, 퇴폐미술가로 낙인 찍혔던 미술가들은 여전히 인구에 회자된다. 게다가 엔그램 뷰어를 활용하면 검열과 억압의 역사를 자동 추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중국 현대사에서 천안문 광장 학살에 대한 정보가 어떻게 억압당했는지는 엔그렘 엔터 한 번이면 바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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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인문학: 진격의 서막>은 단지 '문화 연구의 새로운 렌즈'로서의 엔그램을 통해 인문학적 상상력을 불어넣고 21세기형 방법론을 모색하려는 학자뿐 아니라, 통섭의 학문의 재미를 알고 싶어 하는 일반인들 모두에게 강력히 추천하고 싶다.   부록 형태로 실린 특별좌담에서 청전환(성균관대) 교수가 부러움을 솔직히 표현했듯이 에레즈 에이든과 장 바티스트 미셸은 학제간 상호작용에 야박한 한국 사회에서의 건조한 학문적 분위기와는 달리, 놀듯이 "좋아서, 좋아 미쳐서 공부하는 사람들"의 재미를 보여준다. 두 번이고 세 번이고 다시 읽을 가치와 재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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