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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려는 참 쉬워 | 초등 단행본 2017-05-23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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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배려는 참 쉬워

이미현 글/한호진 그림
스콜라 | 2017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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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콜라좋은 습관 길러 주는 생활 동화 34
배려는 참 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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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어린 시절을 돌아봤을 때, '배려'라는 단어를 어느 무렵부터 썼는지 그 뜻을 알고나 썼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분명한 것은 요즘 꼬마들은 동화책과 유치원에서부터 '배려! 배려!' 를 하도 많이 들어서인지 일상에서도 '배려'라는 단어를 많이 쓰더군요. "이웃을 배려하세요."라든지 "누구누구는 배려를 못해서 안 놀래." 이라는 꼬마들을 보면 기특하게 여겨야 할지, 쓴 웃음을 지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진정 남을 위해 스스로 움직이는 배려라기 보다는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고 사회성(social skill) 지표로서의 "배려를 요청 받는 사회" 가 되어 가는 것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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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에게 '배려'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려면 어떤 설정이 유효할까요? 네, 그렇습니다. 배려라고는 전혀 모르는 예의 없고 자기 중심적인 아이를 등장시키고 그 아이가 배려하는 아이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되겠지요? 스콜라 출판사의 "좋은습관 길러주는 생활동화" 시리즈의 제 34권인 <배려는 참 쉬워>에서 바로 그 설정을 씁니다. 주인공 힘찬이는 외동인 초등 학생인데 자기밖에 모릅니다. 자기 책상 밑으로 짝꿍 연필이 굴러와도 집어 주지 않습니다. 새로 산 부메랑 장난감을 학교에 가져가서 친구들을 잔뜩 부럽게 만들어 놓고도 절대 빌려주거나 같이 놀지 않습니다. 당연히 이런 힘찬이와는 친구들이 별로 짝꿍이 되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반면 같은 반 지홍이는 "wannabe 짝꿍"으로 인기가 높습니다. 힘찬이는 지홍이가 인기를 끌려고 연기한다고 생각하며 지홍이의 친절과 배려를 못마땅하게 여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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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날,  힘찬이는 말하는 애벌레를 만났어요. 이 애벌레의 신통력은 인간과 말하는 데 그치지 않았습니다. 타인의 몸에 붙으면 그 사람의 속 마음을 힘찬이에게 들려줄 수 있거든요. 덕분에 힘찬이는 같은 반 친구들의 속마음, 심지어 담임 선생님의 속마음까지도 알게 됩니다. 힘찬이가 애벌레의 신통력을 통해 가장 놀랐던 점음 지홍이가 진심으로 친구들을 생각하고 남을 배려하기에 굳은 일도 솔선수범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애벌레를 통해 들어보니 지홍이는  "걸레 빠는 건 친구들이 싫어하니까 내가 하는 게 낫겠어. 이왕이면 깨끗하게 비누로 빨아야지." "우리 반 거울이 더럽네. 바닥 청소 끝내고 닦아 놔야지." "화장실 바닥에 물이 고이잖아? 시설부 아저씨에게 고처 달라고 말하고 가야겠다." 등 모두 진심으로 친구들을 생각해서 행동하는 것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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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벌레는 힘찬이에게 아주 값진 충고를 해줍니다. "입장을 바꿔 생각해 봐! 네가 그 친구라면 어땠을지 어떤 마음이었을지 생각해 보는 거야. 그리고 친구들에게 관심을 갖고 잘 관찰해 봐. 숨은 그림 찾기처럼 그동안 몰랐던 걸 많이 알게 될수록 친구를 이해하는 마음도 커질 거야." 애벌레의 충고를 따라 "즐겁게 남을 위하는 방법"을 생활화하는 힘찬이. 칭찬받으려고 자기가 힘든데도 무조건 남을 위하는 게 아니라, 할 수 있는 만큼 남을 돕고 배려하는 힘찬이. 결국 따뜻한 마음은 부메랑이 되어 다시 힘찬이에게 돌아왔지요. 힘찬이의 생일 파티에 많은 친구들이 축하하러 와 주었답니다. <배려는 참 쉬워>를 읽다보면 배려는 작은 실천이 모여서 더 빛나는 가치임을 알게 될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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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습관 길러주는 생활동화 시리즈"는 어린이가 스스로 모습을 살펴보고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게 하는 동화를 전반부에 배치하고, 후반부에는 실제 그런 변화를 일궈낼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을 제시해주는데, <배려는 참 쉬워>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작은 배려 실천하기"라는 '책 속의 책' 코너를 넣어서, '배려가 무엇인지,' '언제 배려가 필요할지,' '배려하는데 필요한 마음가짐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려주니 부모님과 잘 활용하기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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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2 한산 | 초등 단행본 2017-05-23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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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이순신 2 한산

문성호 글그림
다락원 | 2017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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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전 무패의 전쟁신화 이순신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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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전 무패의 전쟁 신화 이순신> 1권과 2권이 4월 28일에 출간되었습니다. 4월 28일이란 D데이의 의미를 아시나요? 1554년 이 날이 바로 성웅 이순신 장군의 탄생일이랍니다. 한국인이 존경을 가장 많이 받는, 품격 넘치는 리더쉽의 귀감인 이순신. 워낙 민족의 영웅이다보니 다양한 버전으로 그 전기를 만나볼 수 있는데요. 아이들에게는 뭐니뭐니해도 만화가 가장 접근하기 쉽겠지요? 다락원 출판사에서는 총 4권으로 이순신의 주요 전쟁을 조망하는 만화 시리즈를 기획했습니다. 덕분에  어린이 독자는 역사책에서 명칭만 친숙했을 '옥포해전,' '한산대첩,' '명량대첩,' '노량해전'을 생생한 역사 만화로 만나볼 수 있습니다. 그 중 2권 <한산>을 읽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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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문성호는 한산 대첩과 연관한 조선과 일본의 실존인물을 중심으로, '대길'과 '정은'이라는 상상의 인물들을 더했습니다. 자칫 전쟁의 기승전결과 승패에 집중될 수 있는 스토리가, 이 두 인물 덕분에 현재감과 재미를 배가시킵니다. 이 둘은 모두 조선인 부모를 두었으나 일본군의 협박 때문에 조선에서 정탐꾼, 첩보원으로 활동하는 쓴 운명을 짊어지고 있습니다. 이순신의 이야기가 주로 바다 위에서 전쟁 형태로 펼쳐진다면 이 두 젊은이의 이야기는 임진왜란 당시 조선인의 삶과 일본의 정세를 보다 구체적으로 상상하게 해주며 마치 사극 드라마를 보는 듯한 재미를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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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호 작가는 2000년, 만화가로 데뷔한 이후 "한일합동 만화 공모전"에서 준대상에 입상하였고, <뱁티스트> 등 창작품을 해외로 수출했을 정도로 출중한 실력을 인정받았다고 합니다. 완성도가 높다 생각하며 읽었던 <플루타르크 영웅전> (비룡소) 시리즈도 문성호 작가 작품이라는군요. 문 작가는 두 뼘 남짓한 작은 종이 위에 한산대첩의 열기와 규모를 놀라우리만치 생생히 담아 냈습니다. 마치 전개가 빠른 영화를 보는 기분을 들게 합니다. 그림에서 힘이 느껴집니다. 진짜 이순신 장군이 진두지휘하는 전쟁의 현장에 나가 있는듯, 긴박하고도 결연한 전장의 느낌이 살아 있습니다. 특히 '학의진'처럼 이름만 들어보았던 전법들이, 만화를 통해 기승전결 과정으로 보니 이제서야 머릿 속에 그림으로 그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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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공부가 얕아서 잘 모르겠지만, <45전 무패의 전쟁 신화 2- 한산>편에서 작가는 이순신을 비롯 조선군은 대의와 애국심 때문에 싸우는 반면 와키자카 야스하루(1554~1626) 등 일본 장수는 "돈과 명예"를 바래 싸우는 모습으로 그렸네요. 또한 조선의 포로와 민간인을 잔혹하게 참수하고 시신을 조롱하는 일본군의 잔혹성도  소름끼치게 그려냈습니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왜 임진왜란 당시의 우리 조상뿐 아니라 2017년의 한국 국민에게 이순신이 이토록 절실히 감사할 존재이고 추앙받아 마땅한 성웅인지를 절감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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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산대첩 덕분에 조선은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수륙병진 작전을 좌절시켰고, 조선은 전라도와 충청도 황해도 평안도 연해 지역을 일본군의 마수에서 지켜낼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이순신 장군이 보여준 준비하는 장수의 치밀함과 대범함, 리더쉽은 500여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한국인의 가슴에 뭉클함을 안겨줍니다. 비록 한산대첩에서 조선 수군의 사망자는 19명이라고 공식 기록되어 있는 듯 하나, 기록 이면에 민초들이 얼마나 많은 희생을 치루고 대의를 위해 헌신했을지 상상만으로도 뭉클해집니다. 문성호 작가는 전쟁터에서 싸우느라 손바닥이 피가 날 지경으로 헐은 격군[ ]의 고초를 책 속에서 잠깐이라도 보여줍니다. 이는 임진왜란 당시, 폐선이 되다시피한 배들을 밤새 수리해서 출전시켜 이순신 장군을 도운 이름모를 우리 조상들을 떠올리게 합니다. <45전 무패의 전쟁 신화 - 이순신2 한산>편에는 부록으로 "이순신과 함께한 사람들"이라는 코너를 두어, 지휘관과 참모를 자세히 소개해줍니다. 한사람의 영웅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 이면에 전쟁의 승리를 가능하게 해준 많은 이들을 잊지 않게 해주어 고마운 페이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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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진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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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경철의 유럽인 이야기 | 인문사회 2017-05-23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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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주경철의 유럽인 이야기 1

주경철 저
휴머니스트 | 2017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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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경철의 유럽인 이야기1

중세에서 근대의 별을 본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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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김새로 보면 말 사료 상인에 한 표"라는 표현이라든지, 사전에도 안나오는 유행어 "엽색"이 등장하는 <주경철의 유럽인 이야기>. 서양사학자 주경철 교수(서울대)의 문장이 경쾌하다 싶었더니, 아니나 다를까 이 책은 애당초 몇 년 동안 천천히 퇴고하며 만든 정통 역사책이 아니라 네이버팟캐스트에 연재했던 글 모음집에 가깝다. "온라인의 글을 짧고 강렬하고 섹시해야 통한다 (325)"는 조언에 따라 주경철 교수가 "나름 최선을 다해 '선정적으로' 쓰려고 노력한 만큼 <주경철의 유럽인 이야기>는 스포츠신문 기사만큼이나 흥미롭다. 동시에 읽는 중간중간, 그리고 다 읽고 나서도 "아하! 유럽사가 이렇게 재미있었어? 좀 제대로 공부해볼걸. 이제라도 알아야겠다."는 자성을 독자에게 안겨주는 '공부자극' 역사책이다. 주경철 교수가 대학에서 만나는 학생들이 고등학교 "선택"과목으로서의 세계사에 무지할뿐더러, 그 "사고가 '해저 2만리 수준'으로 떨어(324)"진 수준에 있음을 절감한다고 한다. 알아야 보인다고, 세계사 특히 유럽사를 젊은세대에게 제대로 알리고 싶다는 생각에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세계사'가 '문과'계 '필수'과목이던 시절에 고등학교에 다녔으나, 교과서를 샅샅이 읽었어도 기억에 남는 건 '장미전쟁,' '헨리8세' 정도의 단어 나열 수준이었다.  하지만 <주경철의 유럽인 이야기>를 읽다보니 그 단어들 사이에 멋진 '짜잔'하고 시냅스가 연결되는 느낌이랄까. 암튼 정말 재밌었다. 총 3권 시리즈로 기획된 <주경철의 유럽인 이야기>의 첫번째 권 부제는 "중세에서 근대를 본 사람들"이다. 책 표지에 멋들어진 활자체로 이름 새겨진 8인의 인물 - 잔 다르크, 부르고뉴 공작들, 카를 5세, 헨리 8세, 콜럼버스, 코르테스와 말린체, 레오나르도 다 빈치, 마틴 루터 -를 중심으로 근대를 향한 유럽의 물결을 조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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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소개하는 인물은 잔 다르크로(Jeanne d’Arc)서 "역사상 가장 신비한 인물 중 하나 (17)"라는 표현과 "성녀인가 마녀인가"라는 부제에 인물의 의미가 압축되는 듯 하다. 1431년 19세의 나이로 화형을 당하기 전, 무려 2년 반이나 긴 재판을 받았기에 그녀에 대한 자료가 방대한 재판기록으로서 남아 있다고 한다. 온라인 유랑자들을 배려한 '선정적' 글쓰기를 염두한 주경철 교수는 잔 다르크의 남장(男裝)에 대한 설로서 "비정상 DNA"까지 거론해준다. 또한 잔 다르크의 측근이었던 젊은 귀족 '질 드 레 Gilles de Rais'가 소년 200명을 무참히 살해한 연쇄살인범이라는 소금간도 쳐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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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성녀로 추앙받고, 국왕에게서 황금 백합이 그려진 문장(紋章)을 하사받았던 소녀가 어떻게 종국은 이단취급받고 화형되었을까? 주경철 교수는 잔 다르크가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페미니스트,' '애국자,' '신비주의자' 등 그 모두일수도 아닐 수도 있지만,  "중세에서 근대로 넘어가는 역사 무대에 느닷없이 등장하여 거대한 역사의 흐름을 바꿔 놓았다 (51)"고 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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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부르고뉴 공작들" 편에서는 필리프 2세, 장 1세, 샤를 1세, 필리프 3세가 언급되는데 흥미롭게도 주경철 교수는 이들의 겹치는 이름을 변별해줄 별칭을 써준다. 앞에서부터 각가 대담공, 용맹공, 담대공, 선량공과 매칭하면 된다. 중세판 무협지를 연상시키는 '베고 베이는 정치판 싸움'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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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 "카를 5세"를 다룬 장에서도, 나처럼 가쉽성 기사 좋아하는 얕은 독자는 카를 5세가 근친가족력으로 인한 주걱턱('일명 '합스부르크 턱') 에, 통풍으로 말년까지 고생하였다더라 식의 내용에 귀를 가장 많이 팔랑거린다. 비록 21세기 현대인의 눈에 카를의 외모는 비호감이나, 그는 왕관만 17개를 가진 권력자이자 신성로마제국의 황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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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장 헨리 8세의 이야기는 말그대로 "푸른 수염의 거인"을 연상시키는 엽기왕의 전형같이 느껴졌다. 친형 아서(1486~1502)가 불과 결혼 5개월만에 사망하면서 6세 연상의 형수뿐 아니라 왕위를 물려받았다. 아이러니하게도 절대왕권을 확립하고 "기껏해야 양이나 쳐서 양모를 대륙에 팔던 가난한 국가" (169)였던 "잉글랜드를 그 찬란한 발전의 도상에 오르게 한 인물(169)"이었지만, 헨리 8세는 재임기간 동안 무려 985명을 공식 사형에 처했다고 한다. 설상가상, 총 6명의 아내들이 '이혼 divorce, 참수 beheaded, 사망 died, 이혼 divorce, 참수 beheaded, 생존 survived'했으니 가히 '푸른수염'으로 불릴만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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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장의 인물은 서양사에서 가장 많이 이름 오르내리는 인물임에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콜롬버스'를 집중해서 다룬다. 먼저 우리가 알고 있는 그의 얼굴 초상은 사실 상상화이며, 콜롬버스는 독학으로 지리와 천문학을 배운자로서 사실 말년에는 신비주의 점성술가와 같은 기록들을 남겼다고 한다.
*
6장에서는 신대륙을 상징하는 '코르테스'와 구대륙을 상징하는 '말린체'를 중심으로 멕시코가 탄생하기까지 그 이전 조우의 역사가 얼마나 폭력적이고 야만적이었나를 묘사한다. 특히, 코르테스의 통역사이자 정부였던 '말린체'가 한 동안 민족을 팔아먹은 반역자 취급을 받가가 '멕시코 혁명 (1910~1917)으로 민족주의 정신이 고취되면서 혁명정부가 멕시코 건국의 어머니라는 이데올로기적 아이콘으로 활용하였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
레오나르도 다 빈치를 살핀 7장에서는 인류사를 통털어 최고의 천재라 할 레오나르도를 향한 주경철 교수의 애정(?)이 느껴지기도한다. 레오나르도를 두고, "파우스트의 이탈리아 형제"라고도 한다지만, 사실 그는 "인간의 경험이 가장 천재적으로 꽃핀 시대, 르네상스가 낳은 '경험의 아들(283)'"이라고 평한다. 7장을 읽다보면, '만능 엔터테이너'라는 별칭으로는 다 담아낼수 없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천재성과 시공간을 넘나들고 싶어하는 초월적 인간의 욕구가 보이는 듯 하다.
*
8장 마틴 루터편. 교과서에서 '면죄부'로 배웠던 그것의 옳은 번역은 '면벌부'가 더 정확하다는 것을 배웠다. 벼락이 신의 계시라 생각하고 수사가 되기를 맹세한 루터가 변호사로서의 보장된 출세길을 버리고 수사되기로 마음 먹었다는 이야기에 귀가 솔깃해진다. 600여년도 더 전 유럽 사람이지만, 아버지는 아버지인가. 출세길을 포기한 아들이 못마땅해 악담을 퍼붓고 속상해했다는 루터의 아버지 마음이 뭔지 알 것 같았다. 그래도 루터는 꿋꿋하게 자기 길을 가서 종교 개혁의 물꼬를 틀었다. 
*
<주경철의 유럽인 이야기>  2권에서는 '근대의 빛과 그림자’, 3권에서는 '세계의 변화를 조주한 사람들’을 다룬다고 한다. 두 권 모두 2017년에 출간완료된다니 목 빠지게 기다려야겠다. 재밌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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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이보일때까지 걷기 | 기본 카테고리 2017-05-23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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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생이 보일 때까지 걷기

크리스티네 튀르머 저/이지혜 역
살림출판사 | 2017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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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이 보일 때까지 걷기 미국 3대 트레일 종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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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어 까막눈인지라 원제 의 뜻을 모르겠으나 한국어판 제목, <生이 보일 때까지 걷기>를 자꾸 곱씹게 된다. "생이 보일 때까지" 걷겠다면, 저자 크리스티네 튀르미 (Christine Thurmer)는 아직도 그 "生"이란 걸 찾고 있는 걸까? 1967년생, 한국 나이로 51세인 이 분은 여전히 고국인 독일에 집도 두지 않고 전 세계를 누비며 걷고, 사이클 타고, 걷고 있으니까. 여전히 생을 찾고 있나보다. 그녀의 개인 블로그( http://christine-on-big-trip.blogspot.kr/ )의 자기 소개란에서 " I still have not had enough."라 하는데 도대체 무엇이 아직 덜 충분하다는 뜻일까? <생이 보일 때까지 걷기>를 너무 재미있어서 단숨에 읽고 나서도, 난 아직 저자가 어떤 사람인지 왜 걷는지 잘 모르겠더라. 본인이 카페인 중독이 아니라 식수조차 귀한 산 속에서 다행이라던 그녀는 그냥 "걷기 중독"일까? 왜 걷는지 잘 모르겠더라. 열심히 책을 읽었는데도 도통 모르겠어서, 그게 참 신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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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집어 생각하면 크리스티네 튀르미야 말로 걷기 자체가 목적인 도통한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사사로운 '무엇'을 위하여가 아니라, 그저 낯선 곳을 걷는 자체가 즐거운 사람. 일반 하이커들과 차원이 다른 사람. 그녀는 트리플 크라운 (멕시코와 캐너다 국경 사이의 PCT 4277km,  CDT (4900km), 미국 동부의 AT (3508km)를 완주한 자에게 미국 장거리 하이킹 협회가 수여함)을 받는 다거나, 걸어서 다이어트를 하거나 지병을 고치고 건강해지겠다거나, 정신적 성숙을 도모하겠다거나, 자연과 일체가 되어 자유를 느끼겠다거나 하는 구체의 목적을 잘 언급하지 않는다. 속된 말로, 맘이 내키면 행동으로 옮겨 바로 걷는다. "오로지 걷는 것이 목적"이 진정한 걷기의 달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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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cm가 넘고, 족히 80kg은 넘어 보이는 거구에 평소 운동 한 번 제대로 안 해본 30대 여성이 어느 날 갑자기 필 받아서 미국행 비행기에 오르고 총 4277km에 이르는 PCT 길을 종주한다. 다시 독일로 돌아와 잡 인터뷰를 하는데 사장단에게 질문을 받는다. "PCT, 그게 뭡니까? 자아를 찾는 여행?"이라는 질문에 그녀가 받아 친다.
"빌헬름 사장님, 진작 자아를 찾지 못한 사람은 그런 트레일을 절대 완주할 수 없습니다. 다섯 달 동안 혼자서 야생 속을 걸으려면 떠나기 전에 이미 자기 자신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하죠.(235)" 이 문장이 암시하듯이 <생이 보일 때까지 걷기>는 한국인 독자가 기대하는 것처럼 자연 속에서 나를 찾는 여행을 그리는 책이 절대 아니다. 나 역시 착각하고 읽기 시작했다가, 왜 그런 착각과 기대를 했을까를 역으로 내 자신을 정신분석했으니까. 쓰루하이커(through-hiker) 사이에서 GT (German Tourist)로 통하는 그녀는 독일인 독신 여성의 시각에서 미국 문화와 다른 국적의 쓰루하이커들을 관찰한다. 하이킹에서조차 1등을 하고 싶어하는 미국인들에게서는 성과 제일주의를 읽어낸다. 겉으로는 자유를 표방하지만 동성애자들의 무지개 상징에 긴장하고 온천 앞에서 나체되기를 꺼리는 미국인의 이중성을 비웃는다. 그렇다고 그녀가 자연 속에서 신의 섭리를 찾는다거나 우주의 기운을 느끼는 것도 아니다. 그냥 땅이 보이니까 걷는다. 걸으면서 도시에서의 인간 군상들을 묘사하듯, 트레일 도중에 만난 인간 군상들을 묘사하고 그들 세계의 보이지 않는 규칙과 관계맺음의 논리를 보여준다. 공간이 대자연으로 바뀌었을 뿐, <생이 보일때까지 걷기>는 등장 인물 수십 명 나오는 대도시를 배경으로 한 소설과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 나의 인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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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출신 양지열 변호사가 청소년에게 들려주는 헌법 이야기 | 초등 단행본 2017-05-15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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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헌법 다시 읽기

양지열 저
자음과모음 | 2017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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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 다시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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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 다시 읽기>, 책 제목을 보니 뜨끔합니다. '다시? 아예 한 번도 읽어본 적 없는 걸?'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명함을 종종 내밀면서, 정작 헌법 한번 제대로 살펴본 적이 없다니 부끄러운 마음이 앞섭니다. <헌법 다시 읽기>의 저자이자 기자 출신 변호사인 양지열은 청소년기의 딸에게 쓰는 편지 형식으로 '지은이의 말'을 엽니다. "이 책을 쓰는 것도 아빠 몫으로 할 일을 찾은 거란다. 책에 쓴 얘기들은 대부분 너를 보면서 떠올린 것들이야 …  (중략) … 네가 일상생활에서 겪었던 일들을 예로 들어 설명하면 헌법에 대해 이해하기 편하고 쉬울 거 같아서 말이야. (9)"

 

*

실제 저자는 '헌법'이라는 화두가 주는 무거운 경직성을 유화시키고자 발랄한 장치를 설정했습니다. 바로 '시연 (아마도 작가가 자신의 딸을 상상하며 설정했을 캐릭터)'이라는 여학생에게 인공지는 로봇, '맥킨지'가 헌법을 이야기해준다는 장치 말입니다. '맥킨지'는 시연이와 친구처럼 감정을 나누고 질문에 통찰력 있는 답변을 제시함으로써, 시연이 스스로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와 헌법에 대해 고민하게 합니다. 독자는 시연이 오누이와 아빠엄마, 그리고 시연이와 맥킨지 사이의 대화를 따라가다보면 자연스레 그 지적 여행에 동참하는 셈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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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보면 저자의 인품과 격이 보인다고, <헌법 다시 읽기>를 읽으니 양지열 변호사 가정 풍경과 그 격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듯 합니다. 일상의 자질구레한 소재에서도 '인권, 자유, 평등, 폭력의 야만성, 주권' 등 고차원적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끌어내 토론을 합니다. 탁구 공을 주고 받듯, 고차원적 대화인데도 가족간 막힘이 없이 이야기가 오갑니다. 예를 들면 서대문 형무소로 현장학습을 다녀온 시연이에게 엄마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지요.

"지금도 엄마의핏속엔 너희의 피가 흐르고, 너희 몸에도 엄마의 피가 흐르고 있어. 엄마 뱃속에서 나온 사람은 다 마찬가지야. 사람들은 따로따로 떨어져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이어져 있는 거야. 완전히 남인 것처럼 여겨지는 낯선 사람도 거슬러 거슬러 올라가면 이어져 있을 거야. 결국 누군가를 해친다는 건 스스로를 해치는 것과 마찬가지야. 사람이란 그런 존재라는 것을 엄마는 깨달았어. 엄마가 맞다면, 그런 마음을 모두가 갖는다면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일어났던 비극은 없었겠지? 일본도 진심으로 사과할 테고 말이야. (102)" 이 말씀을 들은 시연이는 "인간은 참 많은 무서운 일들을 했지만 다행히 거기서 멈추지 않았잖아. 교훈을 얻고 다시 그런 일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헌법을 정했으니까. (107)"라며 인간 존재에 대한 믿음을 보이고요.  

*

저자도 서문에서 이야기했지만, <헌법 다시 읽기>에는 시연이와 관련된 일상의 공간과 소재들이 자주 등장해서 한국의 청소년 독자를 편안하게 해줍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의 음성인식 기능을 가지고 노는 딸의 모습에서 양지열 저자는 인공지능에 대한 이야기를 뽑아냈고, 상암동 하늘공원으로의 가족 나들이 일화를 통해 난지도로 상징되는 무분별한 개발과 환경권을 이야기합니다. 또 딸 아이의 학급회장 출마 경험에서는 선거제도와 민주주의를, 10년된 아파트 리모델링을 위한 가족회의에서는 대의제 민주주의를 이야기하지요. 게다가 2016년부터 현재까지 한국사회를 들끓게 했던 광화문 촛불 집회와 박근혜 정부의 문화계 인사 블랙리스트 등 시사적인 소재가 많이 등장합니다. 한 마디로, 평소 헌법이나 우리 사회의 문제에 큰 관심이 없던 청소년도 <헌법 다시 읽기>를 통해서 새로운 관심으로 우리 사회를 다시 보게 되겠다는 확신이 듭니다. 격변과 예측불가의 시대에 우리 청소년들이 스스로 행복할 길을 모색할 수 있도록 생각의 힘을 길러주는 자음과 모음 출판사의 '청소년 인문 시리즈'에 앞으로도 계속 주목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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