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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한 글솜씨 하는 작가들의 몸 에세이 | 기본 카테고리 2020-02-25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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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살갗 아래

토머스 린치외 저/김소정 역
아날로그(글담) | 2020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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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들리는 알라디너 이웃님 서재에서 "말하는 사람은 계속 말하고, 듣는 사람은 계속 듣기만 한다"는 지적을 읽었다. 뜨끔했다. 당신은 어느 쪽?  "책을 쓰는 사람은 계속 쓰고, 읽는 사람은 읽기만 한다"라고 말해도 될까? 매일 잠들기 전 읽던 책 덮기로써 하루를 마무리하면서 가끔 "써볼까?"의 치기도 솟는다. 하지만 이내, 뼛속까지 작가인 사람들의 문장을 읽다보면 "나도??"의 경솔은 겸손히 가라앉는다. [살갗 아래]를 읽으면서 딱 그랬다. 


 

 [살갗 아래]의 원제는 Beneath the Skin, 제는 "Great Writers on the Body"이다. Skin을 '피부'가 아닌 '살갗'이라 했는데도 활자 느낌 알싸하게 톡 쏙다. 한국판  부제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몸에 관한 에세이"이다. "Great Writers"에는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증손녀, 가업을 이어 장의사 일을 하는 시인, 화가이자 시인도 있다. 이렇게 소개하니 "Great"인줄 잘 모르겠다. '맨부커상' 후보작이니 '서머싯모음 수상작' 등을 낸 작가들이라고 정보를 더하면, 그들의 클래스가 부각되겠다. 


15명의 작가가 몸의 부분, 15부분을 각각 맡아 썼다. 뇌, 피부, 폐, 대장, 피, 갑상선, 맹장 등이다. 출간 전, 작가마다 쓰고 싶은 몸의 부위에 대한 의견조율을 했을 것이다. 작가들 저마다 그 신체 부위에 얽힌 밀접한 사연을 소개하기 때문이다. (아닌가? 작가니까, 일단 소재가 주어지면 '나 아니면 못 나왔을 글' 수준으로 다 만들어낼 수 있는 걸까?). 



예를 들어, 잠비아 출신의 시인인 카요 칭고니이는 "내 몸에 흐르던 것은 붉디붉은 수치심이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HIV로 부모를 잃고 일찍 고아가 된 자신이 대학시절 HIV 검사 받으며 경험했던 내적 변화를 묘사한다. 콩팥, "내밀한 윤리와 감정적 충동이 자리하는 양심의 상징"을 쓴 애니 프로이트(앞서 말한 그 그 그 유명한 프로이트의 증손녀)는 남편이 몇 년 전 악성종양으로 콩팥 수술 받았던 경험 때문에 글 소재로 콩팥을 택했다고 밝힌다. 대장, "가장 깊은 속내를 누구에게도 감출 수 없게 되었을 때"를 쓴 윌리엄 파인스 역시 힘든 자신의 투병 경험을 제목에 압축해냈다. 


그렇다고 이 에세이들이, 개인 차원의 경험을 아름다운 문장으로 풀어내는 수준에서 몸을 탐색하지는 않는다. 궁극적으로는 인간, 생명, 존재의 신비 혹은 허무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같다. 





[살갗 아래]의 서문에서 토마스 린치는 


우리는 전체이자 부분으로서, 한 종류의 일원이자 하나의 종류다. 부분은 전체의 본질에 관해 어느 정도 드러내 보여준다. 그렇기에 의사와 해부학자만큼이나 작가와 독자도 인간이라는 존재를 이해하고, 고뇌를 치밀하게 보여주는 부분을 이해하고 싶다는 열망을 품을 수 있다. (22쪽)... 각각의 신체부위를 고찰함으로써 인간이라는 지적인 동물을 이해하고, 인간을 들여다봄으로써 인간성을 이해하려는 시도로서 잡다하지만 조금은 중요한 글들을 모아보았다. (23쪽)


이라고 이 책의 취지를 밝힌다.


 15편의 에세이를 읽으며 들었던 생각과 비슷하다. 각 작가는 개인적 에피소드를 엮어 유려한 문체로 각 신체 부위를 묘사하지만, 15편의 글을 다 꿰어보면 "놀라우나 미지의 존재, 인간"이 떠오른다. 퀼트처럼. 인간이라는 종으로서의 아름다움과 복잡성이 느껴진다. 아날로그 출판사의 편집자는 이 책의 한국어판 부제를 참 잘 뽑아낸 듯 하다. 동의한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몸에 관한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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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조니언 삼성인 | 기본 카테고리 2020-02-25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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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삼성인, 아마조니언 되다

김태강 저
매일경제신문사 | 2020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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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수명이라는 90살까지 커리어( 거의 없지만) 극적으로 뒤엎는다 해도,  "삼성인더군다나 "아마조니언" 평생 나와 인연이 없을 것이다. 30여개국 아마조니언들을 대상으로 "영어로세법 관련 회의를 주재하거나 2020 아마존의 PM(Product Manager) 역할을  일도 없다. [삼성인아마조니언 되다] 내게 실용적 도움을  책이 아닌 데도 읽었다. "내부자의 시선(emic view)"이라는 문구에 혹했기 때문이다





여기서는 "김태강"이 그 내부자이다그는 영국 런던대학과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수학했다귀국 후 20대 초반이었던 2011삼성에 "막내"로 입사했을 때는 한국어가 어색해서 메일 쓸 때마다 '네이버 맞춤법'에 문의했다는 전설도 있다. “김태강을 사진으로 보았을 때 직관적으로 "영민함성실함"의 인상을 받았는데실제 그는 AMAZON의 다면평가 결과 "신뢰 얻기(Earn Trust)"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삼성인, 아마조니언 되다]는 평소 한국의 대학생 및 직장인을 대상으로 진로 상담과 해외 취업 멘토링을 해왔다는 그의 이력과 닿아 있다이 책은 한국과 미국의 기업 문화(회사 조직)을 경험한 내부자로서 두 회사를 생생한 에피소드를 엮어 비교한다나아가그 조직 안에서 성공하는 사람의 자질을 분석하고 어떻게 모방 혹은 능가할지를 제시한다




김태강이 경험한 아마존 기업문화는 근간이 고객 니즈 우선이다아마존의 CEO 아니었지만스티브 잡스의 Customers dont know what they want until weve shown them’이라는 말까지 인용을 했는데그래서인지 김태강의 책은 독자의 가려운 곳을 알아서 긁어준다영어권 다국적기업의 조직 문화는 어떠 한지위계와 동시에 화합을 중시하는 조직에 있던 사람이 개인의 자율성과 권한을 크게 부여해주는 조직에서는 어떻게 생존해야 하는지를 알려준다아무튼 책은 해외취업을 준비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배울 ‘아하!’하며 재미있어  소소한 내용들을 많이 담고 있다.





개인적으로 나는 이 책의 1장에서 아마존이 PPT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대신문서로써 소통한다는 점이 흥미로웠다활자로 기웃거려본 다른 직업군의 세계에서도 여전히 글을 장악할 수 있는 사람이 힘을 발휘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기 때문이다또한 김태강이 까는 문화(118)”라고 표현한 수평주의실용주의의 조직 문화가 흥미로웠다.

안식년(?) 없이 그 어마한 업무를 소화하고연애하고한국과 미국을 오가는 와중에 이런 명쾌하고 유익한 책까지 써내다니다음번엔 김태강 저자가 시간관리법과 글로벌 기업에서 통하는 영어정복기도 서비스 차원에서 공유해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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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과 건강 | 인문사회 2020-02-25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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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국과 건강

하워드 웨이츠킨 저/정웅기,김청아 공역
나름북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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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동기

역자는 "이 책 [제국과 건강]이 보건 의료의 정치경제와 의료 사회학 분야에 관심이 있는 관련 전공학생과 교양 대중뿐 아니라, 보건의료 분야에서 일하는 전문가와 활동가들에게 많이 읽히길 바란다 (411쪽)"고 희망했다. 각각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과 캐나다 맥마스터 대학에서 박사 학위 논문을 쓰고 있는 두 저자는 관련 분야 전문가가 아니고서야 손대기 어려운 문장들을 옮겨주었다. 본문보다도 더 본격적 본문 같은 "옮긴이의 말"까지 덤으로 얹어주기도 했다. 아쉽게도, 독자로서의 내 시력이 흐린지라 전체 흐름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즉, 역자들이 희망했던 독자 리스트에서 '교양 대중'은 살짝 빠져도 좋을 듯하다. 전공서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거진 70쪽에 달하는 599개의 각주와 역주를 수록한 결단을 보아도 알 수 있다. (각주를 홀랑 생략한 한국어판 학술서를 종종 봐온지라, 출판사 '나름북스'의 김삼권 대표님이 어떤 분인지 궁금해지기까지 했다) 



2. 저자에 관해서

하워드 웨이츠킨은 일차의료를 하는 의사이자, 비판적 공중 의학(Critical Public Health)을 이끄는 사회학자이다. 한국어 단행본으로 소개되는 그의 첫 저서, [제국과 건강]은 2012년 미국사회학회 주관의 우수학술도서이다. 그는 Hilary Modell과 함께, 칠레 군사독재 정부가 고문하고 투옥시켰던 보건의료 노동자의 구조 위한 국제 연대운동을 벌였다. 이로써 칠레 정부의 심기를 건드려 이후, 칠레 입국을 못했다는 이야기는 그가 지향하는 "비판적 공중의학"의 실천적 성격을 짐작하게 한다. 하워드 웨이츠킨은 (주로 스페인어와 포르투갈어로 쓰였기에 상대적으로 학계에 덜 알려진) 라틴 아메리카 사회의학의 전통을 소개함으로써 미국을 위시한 "더욱 발전된(12)" 국가들에 통찰을 제공하고자 한다. 하지만, 한국의 보건의료 상황도 잘 모르는 독자로서 나는 칠레, 쿠바, 볼리비아 등의 사례를 따라가기가 도전적이었다.



3. [제국과 건강]에서 취한 점

크게 3부 구성으로 제국의 과거(대략 1980년대까지)-현재(1980s~2010s)- 미래 순 배열이다. 1부에서는 의료와 공중보건의 발전(혹은 변화)를 자본주의와 제국주의라는 맥락 아래서 살펴본다. 1장에서는 카네기 재단, 록펠로우 재단 등 자선단체와 국제무역협정이 어떻게 공중보건과 제국의 강화에 연계되는지를 살핀다. 2장에서는 사회역학의 선구자 3인(엥겔스, 피르흐, 아엔데)를 소개하며 질병의 사회적 기원에 대한 관심이 어떻게 태동, 심화되었는지 소개한다. 3장에서는 CCU(관상동맥집중치료실)의 정치경제학 사례를 통해, 보건의료 상품및 서비스가 다국적 기업의 전세계적 활동 강화에 어떻게 기여했는지를 보여준다.

2부, '제국의 현재' 중에서 5장이 가장 유익했는데 서문의 문장을 그대로 빌어와 소개하자면 이런 내용이다. "신자유주의적 정치경제 정책들이 공공 부부인 제공하는 보건의료 서비스에 미친 영향과 이러한 서비스의 민영화 과정, 국제적 보건 의료 상품 및 건강보험 시장에 대한 다국적 기업의 침투와 관련된 초국적 자본가계급의 등장, 경제적 세계화가 국민국가에 끼친 영향, 그리고 그 결과로서 공중보건 운영에서 국가가 주권을 상실하게 되는 과정을 설명한다"(18) ☞ 놀랍게도 한 문장이다. 이쯤해서 예비독자들은 [제국과 건강]의 문체, 특히 번역체를 상상할 수 있으리라.



2부의 다른 장들은 신자유주의 하 사회 안전망의 민영화가 공중보건에 끼친 영향을 구체적 예를 통해 설명해준다. 일방적인 제국의 횡포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책이나 다큐멘터리에서도 여러 번 소개받은) 볼리비아의 물 사유화 반대 투쟁을 통해 저항도 보여준다. "민영화뿐 아니라 다양한 전략들, 특히 전 지구적 무역과 세계화, 이데올로기, 그리고 전쟁이 어떻게 자본주의 '제국'을 발전시키고 강화했는지를 분석한다." (409쪽 옮긴이 해제)


3부......


'제국'은 '대항-제국 Counter-Empire'의 맹아를 내포한다...제국과의 경쟁과 제국에 대한 전복, 그리고 새로운 대안 모색을 위한 투쟁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수많은 영역 중 의료와 공중보건도 이런 투쟁의 장에 포함된다." (141)



3부에서는 라틴 아메리카의 사례를 중심으로 '대항-제국'이 판타지가 아님을 보여준다. 엘살바도르는 보건의료서비스 민영화에 맞섰고, 볼리비아는 물조차 상품화하려던 다국적 기업에 맞서 싸워 물주권을 수호했다([Blue Gold]라는 다큐에서 보고 감동받았던 저항사례). 저자는 이런 저항운동의 의의와 과제를 다음처럼 정리한다."


"신자유주의와 민영화의 대안을 추구하는 사회운동은 대중에게 스스로가 존엄한 존재라는 자각을 불러일으켰다...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는 이러한 대항 패권적 공간들을 더 폭넓은 사회적 변화로 확장할 수 있는 사회운동 전략을 발전시키는 것이다." (335) 다시금, 사회의학자로서의 저자의 지향을 상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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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뿐, 왜 뿐뿐인줄 아세요? | 꼬마들그림책 2020-02-25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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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뿐뿐 캐릭터 도감 1~2권 세트

이토 미쓰루 그림/오카다 하루에,예병일,사카이 다쓰오 감수/정인영 역
다산어린이 | 2020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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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뿐" 시리즈 타이틀이 왠지 유아용 책에 어울릴 듯한 경쾌함을 담고 있어서, 실은 고민 좀 했지요. 과연 대상 독자 연령이 어느 선일지? 또한 지식을 캐릭터 도감으로 익히는 방식의 장단점도 궁금했습니다. 아무튼, 새로운 시도의 어린이 책에는 늘 관심이 가게 마련입니다. 그래서 [뿐뿐 캐릭터 도감]을 해부해보기로 합니다. 




저는 표지보고 딱 감이 왔는데, 네 그렇습니다. 일본 그림책입니다. 단순화하여 굵은 검은 스케치선으로 마감시킨 캐릭터는 일본 그림책에서 자주 봅니다. 이 책의 독특한 점은 이 캐릭터들이 주는 친근한 이미지를 극대화시켜 어린이 독자가 지식을 놀이하듯 습득하고 기억하도록 유도한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제가 만나본 두 권, [인체]와 [전염병] 편 모두 이야기를 진행시키는 "탐험대"를 출범시킵니다. 초등학생 또래의 남녀 어린이 한명씩과 해당 분야 전문가인 박사가 주인공으로 등장하지요. 



이 캐릭터 들이 각각 '인간의 몸'과 '전염병'의 이모저모를 소개하는 형식으로 본문이 이뤄졌습니다. 주제가 주제인만큼 전달하는 정보의 양이나 구사하는 언어가 쉽지 않습니다. "초등 도감"이라고 출판사측에서 제시한 이유를 잘 알겠습니다. 그렇다고 유아들에게 어려운 책은 결코 아닙니다. 워낙 캐릭터 활용을 잘 해놓아서 독자들은, 직관적으로 일러스트레이션을 보면서 인체와 전염병에 대한 상상을 하고 기억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거든요. 





이렇게 낙타를 타고 있는 메르스 코로나 바이러스 캐릭터를 보면, 중동이라는 지역적 기원을 자연스레 상상하거나 기억할 수 있겠습니다. 



전염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결코 귀여울 수 없지만, 꼬마 독자들 입장에서는 의인화한 전염병 바이러스가 더 기억하기도, 이해하기도 편하겠어요. 실제 의과대 교수([인체]편), 교양학부 교수[전염병]편)들이 각각 본문을 집필한 만큼 내용의 전문성도 믿고 봅니다. 



[뿐뿐 캐릭터 도감]으로 놀듯이 우리 몸의 구석구석, 그리고 인간을 아프게 하는 바이러스에 대해 배우고 난 후에는 연습문제 풀 듯, 익힌 내용을 재확인하는 코너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놀면서 공부"라는, 요즘 부모님들이 좋아하시는 가치를 제대로 표방하고 있지요? 일본에서는 50만 부 이상 팔렸답니다. 

앞으로도 [면역], [세균], [음식 알러지] [식품 첨가물] 등을 집중적으로 다룬 후속 권들이 출간될 것인가봅니다. 



아참, 퀴즈 하나!  이 시리즈 이름이 왜 "뿐뿐"인지 상상해 보실래요?

기발합니다.


캐릭터와 놀았을 지식이 절로 쌓였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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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형식이어서 다행입니다 고맙습니다 | 기본 카테고리 2020-02-25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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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만화로 보는 중동, 만들어진 역사

장피에르 필리유 글/다비드 베 그림/권은하 역/김재명 감수
다른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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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권씩 차근차근 읽어가는 중입니다.







"잘 몰라서" 부끄러운 게 아니다. "몰라서"  행여 실수할까봐 조바심 난다. 혹자는 서구 중심적 세계관의 반영이라고 비판하는 "근동Near East" 등의 용어쓰는 것도 조심스럽고, 전범을 영웅으로 칭송할까도 걱정된다. 피비린내 나는 민간의 고통을 한 구절의 이벤트로 기억한 채 모르쇠할까도.......그래서 일부러 중동 역사 책을 찾아봤다. 도전적인 과제인지라 일부러 만화책으로 골랐다. [만화로 본 중동, 만들어진 역사]. 이래뵈어도 글쓴이는 프랑스파리정치대학교 국제대학원의 교수이자 중동정문가인 장피에르 필리유(Jean _Pierre Filiu)이고 그린이는 만화전문 출판사를 설립해 활봘히 작품 활동을 벌이고 있는 다비드 베(David B)이다. 


만화 형식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다비드 베는 그림이 더 많은 이야기를 전하도록 그린다. 강렬한 이미지가 문자보다 더 깊이 뇌리에 박힌다. 예를 들어 방관만 하던 미국이 2차 세계대전 발발하고 "석유"가 중요해지고 나자 '스윽~' 중동 문제에 개입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아래 그림처럼 표현한다. 담배 꼬나물고 여유롭게 관망하다가, 180도를 돌아 '쓰윽~' 깊숙하게 영향력 행사 시작. 





두 번 읽었는데, 실은 리뷰 쓸 만큼 머릿 속에 구조화되어 중동 역사가 망을 그리며 뻗어나지 못한다. 시간 차를 두고 나중에 한 번 더 읽거나, 관련 다큐멘터리를 중간에 한 번 보아야겠다.


[만화로 본 중동, 만들어진 역사] 본문의 굵은 가지를 그려내진 못해도, 타이틀 속뜻을 이해한 것 같다. 주말 내내의 독서가 물거품은 아니어서 다행이다. 모든 역사가 진행형일테지만, 타이틀에서 중동 역사를 "만들어진," 수동형으로 표현한 의도가 중요하다. 읽는 이에 따라 불쾌하다는 반응하겠지만(우리가 체스 판위의 말이니? 움직여지고, 만들어지게?), "전쟁 after 전쟁"이라는 분쟁의 역사를 체스판 위에 그리고 조종대를 쥐려는 이들이 있었고 계속 있다. 프랑스인 저자는 중동의 역사에 미국이 어떻게 개입하여, 때론 독자자와 손을 잡고 중립적인 척 하면서 이중잣대를 쓰거나 전쟁판을 일으키는지를 시원하게 보여준다.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에서는 사담 후세인을 지원했던 미국이 어떤 과정을 거져 후세인의 몰락을 이끌었는지도 이 책을 통해 정리할 수 있었다. 프랑스의 비판적 지식인이라는 저자는 아버지 부시와 아들 부시의 중동정책들을 매섭게 비판한다(크리스쳔 베일 덕후인지라 새벽 극장에서 보았던 영화 [딕 체니]가 이해에 좀 도움이 되었다). 그 독설가인 트럼프 대통령조차 칭찬일색으로 조의를 표혔던 아버지 부시, 그리고 아들 부시. '죽음의 고속도록'라고 마치 공포영화 제목처럼 한 문구로 지나가버리지만 용서될 수 없는 범죄. 



"미국의 개입이 항상 좋은 의도였던 것은 아니다"라는 옮긴이의 문장이 책 다 읽고서 더 이해된다. 

중동 역사에서 소련을 비롯 유럽의 역할 역시, 집중적으로 파고 들어간다면 "항상 좋은 의도였던 것은 아니다"라는 문장의 주어로 쓰일 수 있지 않을까? (몰라서 묻는다)


타자의 역사라고 생각하면이처럼 사후 반응으로 끝나지만, 만약 그것이 우리에게 임박한 것이라면? 오싹해진다. 이 좋은 책을 깜냥 부재로, 반도 못 소화시켜 아쉽다. [만화로 본 중동, 만들어진 역사]를 여름 쯤, 다시 읽어야겠다. 좀 배경지식 양념좀 친 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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