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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퀼리브리엄]]이 팬데믹 버전, 청소년 소설 | 기본 카테고리 2021-08-18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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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내 눈을 봐!

안드레우 마르틴 저/김지애 역
라임 | 2021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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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의 밀착 감시를 받는 것도 아닌데 한 밤, 조깅 나가면서도 KF 94 마스크를 꼭 챙긴다.  공공장소에서 거친 기침이나 큰 소리 대화 소리가 들리면 나도 모르게 "눈총'을 쏘게 된다. 의도하지도 원하지도 않았는데, 스스로 검열하고 타자를 감시하도록 길들여졌다. 

 

 

"스피킹 바"라는 미래형 상업 공간이 등장하는 소설을 읽었다. 소설 [내 눈을 봐!]에는 시대를 특정하는 문구가 등장하지는 않지만, 21세기 중반쯤일 거라 추정했다. 스페인 작가 안드레우 마르틴 Andreu Martin이 상상하는 근미래에는 오직 큰 목소리로 이야기하고 싶은 이들만 "스피킹 바"를 찾는다.  아날로그 세계 향수병 걸린 사람들이나 찾는 퇴폐업소라는 낙인이 찍혀 있다. 마스크가 일상화된 근미래 사회 공익광고에는, "육성 대신 문자로 소통"하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글로 소통할 수 있는데 왜 굳이 말을 하나요말과 함께 튀어나오는 침침과 함께 튀어나오는 바이러스! "(110쪽)

 

목소리로 대화하지 않으니, 대화 상대의 눈을 볼 필요도 없어진다. 인간관계의 격렬하고도 미묘한 감정선을 직접 드러내거나 느끼는 일탈은 야만적인 것으로 치부된다. 휴대폰이 사람들의 눈을 점령했다. 거대 통신회사가 인류를 향해 실험하는 디지털 최면술은 너무도 강력해서 최면 당한지조차 알 수 없다. "스피킹 바"가 존재해야만 하고, 또 그런 "스피킹 바"가 퇴폐업소 취급 당하는 세상에 산다면, 난 도망가고 싶어질 것이다. [내 눈을 봐!]에서도 그런 개인들이 존재하고, 이들은 비밀리에 결집해 세력화했다. 

 

 

여러 면에서 [내 눈을 봐!]는  영화 [Equilibrium] (2002)의 COVID-19 팬데믹 버전같다.  [이퀼리브리엄]에서도 전복을 꾀하는 이들은 아날로그적이고 영리하다. [내 눈을 봐!]에서도 작가는 주인공 베아트릭스 경감의 입을 빌어서, 독자에게 암호를 두 번이나 전했다.

 

 "건물을 무너뜨리기 위해서는 건물 밖으로 나가야 해." 

 

 

그리고 경감은 "그 건물에 폭약 설치하는" 임무를 위해 기꺼이 건물에 남는다. [내 눈을 봐!] 후속편이 나올 것이라는 암호이다! 건물 밖에서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해야할까? 건물 밖으로 나가는 게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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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네시아에서 온 가족 | 기본 카테고리 2021-08-15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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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폴리네시아에서 온 아이

코슈카 저/톰 오구마 그림/곽노경 역
라임 | 2019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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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도 푸른숲 출판사 "라임" 의 편집회의가 궁금하다며 독자의 애정어린 욕심을 보인 적이 있다. [폴리네시아에서 온 아이]를 읽으니, 확신이 강해진다.  편집회의에서 "라임청소년 문학" 시리즈 수록 작품을 선정할 때, '환경' '인권' '휴머니즘' 등 큰 우산을 씌웠으리라는. 

 

시리즈의 40번째 신간, [폴리네시아에서 온 아이] 역시 그 우산 아래 있다. 이 소설은 지구 온난화에 따른 환경 재앙, "기후난민"이라고 통칭되는 이들이 경험하는 상실과 실존적 불안, 피부색이나 국적에 근거한 차별, 또 그 차별을 넘어 하나 되려는 인류애를 담아냈다. 

 

해수면 상승으로 가라앉는 섬과 섬사람들 소식은 그림책, 다큐멘터리, 소설을 통해 섬 밖 세계에 꾸준히 전해져왔다. [폴리네시아에서 온 아이]는 현실에서 진행형의 비극과 극복의지를 액자형 소설에 담았다. 휠체어를 떠날 수 없기에 섬에 남은 할아버지가, 생명을 지키기 위해 산호섬을 떠나야만 하는 손녀에게 보내는 편지글이 소설 도입부 외에도 중간중간 등장한다. 나는 할아버지의 편지가 열리는 페이지마다 눈물을 쏟았다. 공공장소인데, 그나마 마스크로 얼굴 반을 가리니 다행이었다. 

 

바다에 잠길 섬과 함께 수장될 운명임을 알면서, 손녀에게 글을 쓰는 할아버지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감정 걷어내고 말해 '편지'이지, 실은 여러 편으로 나눠서 쓴 '유언장'이 아니던가?  아이러니하게도 삶의 터전, 산호섬을 떠나야 새 삶의 터를 잡을 수 있는 소설 속 인물들.  바다 아래로 섬, 그리고 할머니 할아버지가 잠겨버린 것은 그들의 의지도 잘못도 아니건만, 고향도, 삶의 터전도 잃고, 이름 대신 "기후난민"이라 불린다. 그러나 작가는 "기후난민"이라 통칭되는 이들의 고결한 생의지, 가족애, 긍정적인 마인드를 통해서 위기 극복의 희망을 보여준다. 

 

놀랍게도 작가, '코슈카'는 고양이라는 레바논 말로서 필명일 뿐이다. '코슈카'는 레바논에서 전쟁을 피해 프랑스로 이주 정착해 변호사가 되었다. 네 아이의 엄마로서 변호사 일을 그만 둔 후 쓴 작품이 <폴리네시아에서 온 아이>다. 작가의 성숙한 인생관과 휴머니즘은 소설 속 할아버지의 편지에서 충분히 드러난다. '코슈카'의 다른 작품들, <머릿결을 쓰다듬는 아이>와 <깡마른 마야>도 리스트에 담아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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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젊은 작가의 10대 겨냥 소설 | 기본 카테고리 2021-08-15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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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나는 너의 비밀을 알고 있어

지아다 파베시 저/이현경 역
푸른숲주니어 | 2021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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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가끔 '내가 동화를 쓴다면, 주인공은 10대?'라고 상상해봤다. 그러나 [나는 너의 비밀을 알고 있어] 을 읽으며, 그 꿈 매우 허황되다는 걸 알겠다. 중3 농구 선수이자 주인공은 엄마에게 이렇게 말했다.  "요새 누가 페이스북을 해요? 이건(사진은) 인스타에 올릴 거예요." '아니! 이건 무슨 말인고! 요즘 10대에게 페북은 한 물 갔단 말인가? 나만 몰랐나?' 하며, 검색창을 뒤져보지만 모양새가 참 아니올시다! BTS 팬덤과 Army의 글로벌 결집력이 궁금하다고 검색 키워드를 바꿔본들 보라색 결정체는 결코 찾을 수 없을 텐데? 10대 사이에서 유행하는 어플, 농담, 제스처, 등등을 모르면서 무슨 10대 이야기를 상상해본다는 것인지? 게다가 향수만 스쳐도 반응 올라오는 10대의 호르몬, 만병통치 은어 PP(피자파티), 텃세와 왕따 은따 전략 등등을 모르고서는 도무지 이야기에 재미난 양념을 칠 수가 없는데?

 

 

https://www.bookonatree.com/en/giada-pavesi

 

 

아니나 다를까, [나는 너의 비밀을 알고 있어] 의 저자는 젊다. 벌써 2권의 책을 내었고, 이탈리아에서 젊은 작가 발굴 프로젝트에서 수상했지만 앳된 외모는 그가 10대 주인공 캐릭터 함께 농구하거나 PP하기에 충분히 젊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탈리아 태생인 지아다 파베시Giada Pavesi는 현재 밀라노에서 외국 문학을 공부 중인 학생이다. 한국이나 이탈리아 10대 관심사의 공통분모가 크게 다르지 않은지, [나는 너의 비밀을 알고 있어]의 3대 키워드를 꼽아보라면 '(설레는) 사랑의 조짐,' '(완벽하지 않아 반쯤 숨기고 싶은) 우리 가족,' '학교생활에의 적응'일 것 같다. 다만, 책 표지 일러스트레이션에 무려 3대의 스마트폰이 등장하며 암시하듯, 이 책의 가장 중심 모티브는 바로 10대 사이에 유행하는 APP이다. 계속 강조하지만, 10대와 외모뿐 아니라 정서적 거리가 가까운 작가는 10대들의 온라인 소통방식과 그로 인한 문제들을 실감나게 그렸다(스포일러가 되지 않도록 여기까지!). 

 

 

 [나는 너의 비밀을 알고 있어]는 10대뿐 아니라, 10대의 세계가 궁금한 어른에게 유용한 작품임을 인정함. 단, 아직도 왜 "요새 누가 페이스북 해요?"라는 대사를 잘 이해하지 못하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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