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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재나] 마르틴 베크 시리즈의 시작 | 장르소설 2018-10-29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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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로재나

마이 셰발,페르 발뢰 공저/김명남 역
엘릭시르 | 2017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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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들의 고충과 노력이 고스란히 전해져오는 그 사실적인 감각이 좋다. 스릴과 서스펜스, 화려한 액션이 난무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지루하지 않게 읽힌다는 점이 신기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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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미스터리 소설의 자긍심을 심어준 경찰소설의 금자탑은 바로 ‘마르틴 베크 시리즈’라 할 것이다. 총 열 권으로 이루어진 시리즈로, 공동 저자인 마이 셰발과 페르 발뢰는 글쓰기에 들어가기 전에 이미 전체 프로젝트를 다 계획했다고 한다. 전직 기자였던 그들은 범죄사건을 다루면서도 복지국가 이면에 숨겨진 사회상을 묘사함으로써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교묘하게 담아내었다. 당시에는 경찰소설이라는 장르도 없었고 폐쇄적인 공조직을 소재로 한다는 것은 상당히 민감한 문제였을 텐데, 두 사람은 경찰의 수사과정을 리얼하게 표현하는 길을 택했다. 그리하여 1965년에 시작된 이 위대한 경찰소설 시리즈가 참된 빛을 보게 된 것이다.


이 시리즈는 스웨덴 국가범죄수사국에 근무하는 형사 마르텐 베크의 십년을 따라가는 이야기이지만, 국내에는 오랫동안 네 번째 시리즈인 <웃는 경관> 한 작품밖에 소개되지 않았었다. 사실 셜록 홈즈나 아가사 크리스티에 열광하던 시대였으니 트릭을 푸는 명탐정의 묘미하고는 정반대인 사실주의 경찰소설이야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었으리라. 기쁘게도 2017년부터 '문학동네'의 미스터리 전문 브랜드 엘릭시르에서 이 시리즈를 모두 출간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최근 북유럽 미스터리의 인기에서 힘을 얻은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진정한 경찰소설의 애독자라면 스웨덴 작가 헨닝 만켈의 쿠르트 발란데르, 노르웨이 작가 요 네스뵈의 해리 홀레, 그리고 아이슬란드 작가 아날두르 인드리다손의 에를렌두르 이전에 스웨덴 작가 마이 셰발과 페르 발뢰의 마르틴 베크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아야만 할 것이다.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은 <로재나>다. 스웨덴의 유명한 관광 명소 예타운하에서 전라의 시체로 발견된 여인. 성폭행과 교살의 흔적만이 있을 뿐, 신원을 알 수 있을만한 단서도 없이 가련한 여인의 살인사건 수사는 그저 실종신고가 들어오기만을 기다리는 상태다. 관광객이 많은 장소이니만큼 국외로도 시선을 돌려야하는 상황이지만 인터넷도, 휴대전화도 없던 시대에 국제 정보 교환이란 답답하리만큼 더디게 이루어진다. 그렇게 겨우 알아낸 피살자의 이름은 로재나. 미국인으로 휴가차 북유럽을 여행하던 중이었다. 누가, 왜, 그녀를 죽였을까. 마르틴 베크와 그의 동료 형사들은 악조건 하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하나하나 실마리를 찾아 나선다.


경찰 소설이라는 것은 적어도 실제적인 경찰활동에 대한 전문적인 묘사가 기반이 되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탁월한 이 작품은 요즘 수사드라마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아날로그 스타일’의 교본을 보여주고 있다. 형사들이 하루하루 발품을 파는 탐문수사, 타지방 경찰국과의 긴밀한 공조수사, 끈기를 가지고 교대로 근무를 서는 잠복수사, 범인의 실수나 행동을 유인하는 함정수사. 계절이 지나가고 해가 바뀌도록 잡히지 않는 범인을 추적하는 형사들의 고충과 노력이 고스란히 전해져오는 그 사실적인 감각이 좋다. 첨단과학이나 뛰어난 두뇌로 단기간 내에 사건을 해결한다는 건 현실에서는 드문 일이지 않은가. 스릴과 서스펜스, 화려한 액션이 난무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지루하지 않게 읽힌다는 점이 신기할 정도다. 오히려 담담하고 느릿한 움직임 가운데 느껴지는 후반의 긴장감이야말로 폭발적이다. 쓸쓸한 분위기와 함께 감도는 씁쓸한 여운, 마르틴 베크가 다음에 만날 사건은 무엇일지 따라가고 싶어지는 묘한 마력이 나를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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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 이 시대의 일그러진 영웅 | 일반도서 2018-10-18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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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마왕

이사카 코타로 저/김소영 역
웅진지식하우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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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작품인데도 현재의 정세와 크게 다르지 않은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걸 보면 작가가 무슨 선견지명이라도 갖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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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 이후로 광팬이 되어버린 작가 이사카 코타로. 회사일이 바쁘던 시절,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한동안 책을 등한시한 바람에 그의 작품을 너무 늦게야 접하게 되었다. 그것도 [사신 치바]와 [중력 삐에로]를 영화로 보고나서야 원작소설의 작가라는 사실을 알았으니... 이사카 코타로의 가장 큰 매력은 상상력의 풍부함, 재치 넘치는 필담, 인간에 초점을 맞춘 사회의식이라고 생각된다. 이제 중견 작가로 자리 잡은 지금은 청춘 남녀를 주인공으로 하는 초기 작품에서 복잡한 사회문제를 다루는 작품으로 서서히 이동하는 중이지만 그의 문학세계에 담긴 다양한 스토리는 늘 놀라울 따름이다. 기회가 되는대로 읽다 보니 일본 문학평론가들과 편집자들이 뽑은 이사카 코타로의 최고의 작품인 <마왕>은 얼마 전에야 겨우 구했는데, 일본의 극우주의와 파시즘을 주제로 다룬 이 작품에서 묘하게도 최근 갖은 논란을 빚고 있는 아베 총리가 겹쳐 보인다. 


‘지금의 중-일 갈등이 1차 대전 직전 영국-독일 관계와 유사하다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발언에 세계가 경악하고 있다. 마치 전쟁을 바라는 듯한 그의 발언은 즉각 세계적으로 큰 파문을 불러왔다. 일본의 우경화·군사화를 주도해온 아베 총리가 이전에도 침략전쟁을 부인하고, 태평양전쟁의 A급 전범을 합사한 야스쿠니신사를 보란 듯이 방문하는 등 국제적 비난을 살 도발을 일삼았기 때문이다.  -한겨레신문 기사 발췌-


호전적인 성향의 아베 총리는 <마왕>에 등장하는 카리스마를 가진 정치인 ‘이누카이’와 닮아있지 않은가. 2005년 작품인데도 현재의 정세와 크게 다르지 않은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걸 보면 무슨 선견지명이라도 갖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 언제나 작품을 쓸 때 10년 혹은 최소한 2~3년 앞을 내다보려고 한다는 이사카 코타로, 아마 그는 천재인가보다.


하지만 이 작품의 주인공은 초능력을 가진 두 형제이다. 말이 초능력이지 순수한 어린아이의 생각 정도로 보이는, 힘이라기엔 너무 보잘 것 없는 능력이다. ‘생각해. 생각해.’ 하고 집중하면 상대방이 자신이 생각한대로 말을 한다는 형 안도. 내기의 행운을 가진 동생 준야. 그들 스스로도 한계가 어느 정도인지 보장할 수 없는 능력으로 거대한 공권력 앞에서, 광기에 물들어가는 군중들 속에서 세상을 바로 잡을 수 있을까?


“엉터리라도 좋으니까 자신의 생각을 믿고 대결해 나간다면 세상은 바뀐다.”

주인공 ‘안도’가 늘 하는 이 말,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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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마리 아저씨] 정의의 삼총사, 나가신다! | 일반도서 2018-10-18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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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세 마리 아저씨

아리가와 히로 저/오근영 역
살림출판사 | 2010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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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기투합한 기요, 시게, 노리, 세 아저씨가 벌이는 마을 자경단으로서의 활약은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들에게 큰 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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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는 보고 싶다고 생각하던 드라마 [세 마리 아저씨 三匹のおっさん]를 드디어 책으로 만났다. <도서관 전쟁>, <백수 알 바 내 집 장만기>로 유명한 원작자 ‘아리카와 히로’ 작품은 대부분 재미있는 편인데 이 작품은 어찌된 일인지 국내에 별 반응이 없는 것 같다. 환갑 나이의 주인공들에게는 관심이 없다는 걸까? 사실 나로서도 스토리는 흥미롭지만 출연배우진을 알게 되자 관심이 급락했다고 해야 할지, 적극적으로 찾아보지 않게 되는 드라마이긴 했다. 책을 읽고 나니 더더구나 캐릭터와 배우의 이미지가 맞지 않는다고 여겨지는 바람에 드라마에 대한 흥미가 줄어들기는 하지만, 일본에서는 꽤 인기가 있는지 3편까지 제작되었다고 하니 문화적 차이가 느껴지는 부분이다. 하긴 배역을 맡은 아저씨들이 다들 내로라하는 개성파 연기자라는 점만은 인정한다.


* 세 마리 아저씨 ~정의의 아군, 등장!!~ (三匹のおっさん〜正義の味方、見参!!〜, 2014)

* 세 마리 아저씨 2 ~정의의 아군, 다시!!~ (三匹のおっさん2〜正義の味方、ふたたび!!〜, 2015)

* 세 마리 아저씨 3 ~정의의 아군, 세 번째!!~ (三匹のおっさん3~正義の味方、みたび!!~, 2017)


다니던 회사에서 정년퇴직을 한 기요타 기요카즈와 아들에게 술집을 물려주고 한가해진 타치바나 시게오, 조그마한 공장을 운영하는 아리무라 노리오는 어렸을 때부터 함께 한 이른바 삼총사다. 아직은 아저씨이고 싶은 마음이지만 노인네 취급을 받는 것이 씁쓸하기만 한 기요타에게 시게오가 제안을 해온다. ‘개구쟁이 삼총사’에 이어 ‘아저씨 삼총사’가 되어 사설 자원봉사라도 해보자는 것. 기요카즈는 아버지대로부터 물려받아 검도 실력이 뛰어나고, 시게오는 전국체전에 나갈 정도의 유도 실력자이며, 노리오는 손재주가 뛰어나 온갖 기계를 다룰 수 있는 능력자다. 이들이 함께 하면 두려울 게 없어 보이는데, 과연 의기투합한 기요, 시게, 노리, 세 아저씨가 벌이는 마을 자경단으로서의 활약은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들에게 큰 힘이 된다.


“우리를 영감탱이라고 부르지 마라. ……아저씨라고 불러라.”


키 크고 자세 좋은 기요카즈, 곰처럼 우락부락한 시게오, 왜소하고 땅딸막한 노리오. 생긴 건 제각각이지만 정의를 위한 마음은 하나인 세 아저씨의 은밀한 활동을 가장 먼저 알아챈 건 기요카즈의 손자인 고교생 유키. 어색했던 할아버지와 손자의 관계는 서서히 친밀해지고, 위기에서 구해준 인연으로 친해진 노리오의 늦둥이 딸로 동갑인 사나에와의 핑크빛 무드도 조금씩 밝아진다. 


자신의 부모님 시절보다는 평균수명도 늘어난 요즘 세상에 60세를 ‘할아버지’ 범주에 넣기에는 아무래도 위화감이 있다. 혈연관계상 자신을 ‘할아버지’라 부르는 가족이 있다고 해도 사회적으로 ‘할아버지’ 취급을 받는다는 건 아무래도 납득이 가지 않았다. 적어도 자신은 아직 만원전차를 타고 매일 출퇴근할 수 있고 전차 안에서 누가 자리라도 양보하면 겉으로 내색은 하지 않아도 울컥 화가 난다.

60이면 아직은 아저씨로 남고 싶은, 갈등하는 남편의 심정도 모르고 환갑 축하 이야기나 들먹이는 아내에 대해 기요카즈는 서운하고 불쾌한 생각이 들어 입을 꾹 다물었다.

p.9


요즘 노인시대에 대한 기사를 자주 접하게 된다. 노인인구 7백만 고령화 시대. 몇 세부터 노인이라 분류해야하는지에 대한 갑론을박도 반복되고 있다. 사실 60세를 노인이라 하기에는 너무나 정정한 모습들이다. 그러나 일자리는 없고, 기대수명은 길어진 현실이 마냥 반갑지만은 않은 황혼기를 어떻게 보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남의 이야기 같지 않다. 살아있는 한 누구나에게 닥칠 일이니 말이다.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먼저 고령사회가 시작되어서인지 노인에 대한 관심도 크고 문화적으로 소재가 되는 경우 또한 많은 것 같다. 거의 모든 출간물이 드라마나 영화로 제작되는 아리카와 히로의 작품을 소설로 접하기는 처음인데, 젊은이들 중심이 아니어도 충분히 재미있고 따뜻하며 흐뭇한 이야기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걸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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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마을 전쟁] 살아가는 모든 것이 바로 전쟁이다 | 일반도서 2018-10-13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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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이웃 마을 전쟁

미사키 아키 저/임희선 역
지니북스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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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사회란 인간 각자의 전쟁으로 이루어지는 것. 그속에서 아등바등 살고 있는 ‘우리’는 과연 무엇을 위해 삶이라는 전쟁을 치르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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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생각하고 손에 잡은 책 ‘이웃 마을 전쟁’. 책장은 넘어가고 있는데 아직 무슨 이야기인지 도통 모르겠는 상태가 계속된다. 재미가 없는가? 그건 아니다. 과연 전쟁이 일어난 것인지 알 수가 없다는 얘기다. 그런데 도무지 상황을 알지 못하는 것은 주인공도 마찬가지이다. 그럼 판타지인가? 그것도 아니다. 참 묘한 소설이라고 생각하며 읽고 있자니 점점 삶의 무게가 느껴진다. 


마이사카 마을에 사는 평범한 샐러리맨 기타하라 슈지는 마을홍보지에서 이웃 마을과 전쟁을 한다는 공고문을 보고 약간의 걱정과 의문이 들지만 별다른 변화를 느낄 수 없어 그저 평소처럼 일상을 보낸다. 어느 날 그에게 날아든 통지서엔 난데없이 ‘전시 특별 정찰 업무 종사자 임명’이라는 단어가 쓰여 있고 일단은 호기심에 이끌려 정찰 업무를 받아들인다. 매일같이 옆 마을을 통과해 회사에 출근하는 그에게 떨어진 임무는 오고가는 길의 모습을 자세히 보고하는 것. 분명 치열한 전투와 그에 따른 전사자가 있다고 하는데 그의 눈에 비친 정경은 그냥 늘 보던 것과 별다를 게 없다. 그러다 읍사무소의 ‘이웃 마을 전쟁 담당’ 고사이 미즈키와 위장결혼까지 하는 상황으로 발전하고 흔적 없는 전쟁에 깊숙이 발을 들여놓게 된다. 


마을의 지역 활성화라는 사업의 일환으로 치루고 있는 이웃 마을과의 전쟁. 주민을 위한다는 표명 아래 죽고 죽이는 싸움을 한다는 자체가 모순은 아닌가? 왜 꼭 전쟁이라는 수단을 선택해야 하는가? 전쟁을 빌미로 그 뒤에서 뭔가 이권이 움직이는 것은 아닌가? 모두들 같은 의문점을 갖고 있지만 마을을 지키기 위해 싸우겠다는 순수성을 지닌 열혈 청년도 있는 반면, 전쟁 자체를 하나의 게임으로 생각하는 단순한 청년에 나와는 아무 상관없는 일이니 마음대로 하라는 태도의 주민들, 서로 뒷거래가 오간 듯한 관리들의 모습을 보며 주인공은 생각한다. 어쩌면 전쟁을 거부할 수 있는 ‘우리’라는 존재는 어디에도 없을지 모른다고. 마치 우리 사회의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어차피 사회란 인간 각자의 전쟁으로 이루어지는 것. 헤어나갈 수 없는 구조적 모순을 지닌 이 사회 속에서 아등바등 살고 있는 ‘우리’는 과연 무엇을 위해 삶이라는 전쟁을 치르고 있는 것일까.


영화로도 제작되었다는데, 꼭 어울리는 느낌의 캐스팅으로 이루어졌다. 기타하라 슈지역의 에구치 요스케, 고사이 미즈키 역의 하라다 토모요, 정의에 불타는 순수 청년 도모키 역의 에이타까지. 출연진을 보니 영화가 더욱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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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외피] 진실과 거짓, 욕망의 끝은? | 장르소설 2018-10-13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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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타인의 외피

앨런 에스킨스 저/강동혁 역
들녘 | 2016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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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늦은 깨달음은 모든 기회를 날려버리는 결과를 가져오고, 잘 알지 못하는 인간에게는 절대로 약점을 보이면 안 된다. 특히 매혹적인 여인이라면 더욱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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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수 미스터리 데뷔작이라는 찬사를 받은 전작 <우리가 묻어버린 것들>이 준 감동이 너무 컸던 탓일까, 기대했던 것과는 조금 다른 분위기라서 같은 작가가 맞는지 읽다말고 다시 확인해 보았다. 앨런 에스킨스, 맞다. 대개 데뷔작이 크게 성공하면, 후속작이 상대적으로 약해지기 마련이니 그런 점을 감안하고 본다면 나쁘지는 않다. 그렇다고는 해도 희생자가 너무 많다. 냉혈 킬러가 등장하는 작품은 늘 개운하지 않은 뒷맛이 남는 이유는 어쩌다 재수 없게도 휘말려 들어가는 사람들이 계속 나오기 때문이다. 마치 앨런 폴섬 <추방>이나 조지 그린의 <배심원> 같은 류의 90년대 유행했던 스릴러 같은 진부함이 느껴지는 이야기였다.


무엇보다 수준을 떨어뜨린 원인은 이 번역서의 가장 큰 문제점인 ‘오빠’라는 호칭이다. 언제부터 애인을 부르는 호칭이 ‘오빠’가 되었는지 모르겠는데, 뭐라 부르느냐는 개인의 자유이겠으나 출간 매체에 사용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명칭이라고 생각한다. 책을 읽다 갑자기 등장한 ‘오빠’라는 여자의 호칭에 순간 헷갈렸다. 오빠라니, 누구 이야기? 무슨 상관이람? 하고 말이다. 알고 보니 죽은 애인을 가리키는 거였다. 남친이나 남편을 오빠라 부르면 진짜 친오빠는 뭐라고 부르고 어떻게 구분한단 말인가? 오라버니라 부를까? 덕분에 스릴러의 분위기 또한 급하락 했음은 말할 것도 없다. 마치 3류 로맨스처럼. 심지어 이 여자, 나중에는 형사한테도 오빠라고 부른다. 원작에서는 뭐라고 불렀을까? 이름이 아니라 애칭으로 불렀기 때문에 이렇게 번역을 한 것일까? 아니면 역자의 생활 습관에서 비롯된 걸까? 어쨌든 원작자가 이러한 뉘앙스를 안다면 화를 내지 않았을까 싶다. 나라면 그랬을 것이다.


무대는 미니애폴리스. 한밤중 교통사고로 한 남자가 죽는다. 소송으로 한몫 챙기고자 사건을 기웃거리던 변호사의 제보를 받은 알렉산더 루퍼트 형사는 피해자가 다른 사람의 신분, 즉 ‘타인他人의 외피外皮’를 쓰고 살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 이면에 범죄가 숨겨져 있을 것이라는 심증은 자연스러운 귀결로, 뭔가 큰 사건으로 이어지리라는 감이 온 알렉산더는 피해자의 신원을 찾아 나서고 몇 년 전의 요트 사고와 관련이 있다는 정황을 발견한다. 한때는 훈장까지 받은 민완형사이지만 비리에 연루되어 재판을 앞두고 있는 처지에 아내는 외도가 의심되는 절망적인 상황에서 잘만 하면 재기의 발판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뉴욕의 형사와 손을 잡고 본격적으로 추적해간다. 한편, 요트 사건과 연루된 킬러 또한 죽은 남자가 갖고 있는 물건을 손에 넣으려 미니애폴리스로 향한다.


이제 사건은 소용돌이 속으로 휘몰아치는데, 킬러에게는 행운이 따르고 경찰들은 어이없을 정도로 허술한 틈을 보이면서 정보를 줄줄 흘리고 다니는, 그야말로 짜증나는 전개에 돌입한다. 킬러는 건물에 잠입하기 위한 보안키를 손에 넣기 위해 입주민을 죽이고, 자신의 얼굴을 보았다는 이유만으로 간단하게 상대의 목숨을 빼앗는다. 아무리 어린 시절 정신적인 충격이 있었다고 해도 절대로 용납될 수 없는 행위다. 그나마 알렉산더 형사의 형 맥스 형사가 있어 다행이라고나 할까. 전작 <우리가 묻어버린 것들>에 등장했던 인물로 오랜 경험을 통한 촉이 결국 생사를 가르는 결과를 낳는다.


남을 협박해서 돈을 갈취하는 사람의 말로가 평탄할 수는 없는 법이다. 자신이 언젠가는 살해당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안고 살고 싶을까. 아무리 돈이 많이 생긴다고 해도 두 다리 쭉 뻗고 잠들지 못하는 삶이란 한심한 인생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직접 그로 인한 위험들을 보고 겪었음에도 그 길을 걷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이해가 가지 않는 점이다. 돈에 눈먼 욕망은 무참하게도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지게 마련이며 잘못 선택한 실수를 바로 잡을 수 있는 시간은 항상 있는 것이 아니다. 너무 늦은 깨달음은 모든 기회를 날려버리는 결과를 가져오고, 잘 알지 못하는 인간에게는 절대로 약점을 보이면 안 된다. 특히 매혹적인 여인이라면 더욱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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