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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의 시효] 경찰이기 이전에 인간이다 | 장르소설 2018-11-28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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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3의 시효

요코야마 히데오 저/김성기 역
노블마인 | 2008년 06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형사들의 인간적인 면모를 담담하게 풀어내는 작가의 저력에 머리가 숙여지는 소설집이다.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인간미가 배어있는 경찰소설의 일인자 요코야마 히데오. <제3의 시효>는 F현 경찰청 강력계 형사들을 중심으로 긴박하게 흐르는 사건 수사를 냉철하게 묘사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 흐르는 형사들의 인간적인 면모를 담담하게 풀어내는 작가의 저력에 머리가 숙여지는 소설집이다. 오빠가 권해준 <사라진 이틀>로 처음 알게 된 작가 요코야마 히데오. 알고 보니 꽤 느낌이 좋았던 일본드라마 <얼굴>과 <종신수사관>의 원작자이기도 하다는 사실에 더욱 믿고 찾는 작가가 되었다. 오랜 기자 생활의 경험에서 비롯된 것인지 휴머니티와 페이소스를 이토록 사실적인 묘사 속에 잘 버무려내는 작가도 없을 듯하다.


“죽을 때까지 웃지 마!” 나는 이 대사가 수상한 가정부에서 나온 말인지 알았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참 지독한 형벌이라고 생각했는데 피해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얼추 이해가 가기도 한 상황이다. 분명 직접적인 가해자는 아니지만 사랑하는 이의 목숨을 빼앗는 원인이 된 사람을 나라면 용서할 수 있을까? 잘 모르겠다.


“다시는 웃지 말아 주세요.

죽을 때까지 웃는 얼굴을 보이지 않겠다고 약속해 주세요.

닷 짱은 이제 웃을 수 없어요. 웃고 싶어도 웃을 수 없어요.

당신이 그렇게 만든 겁니다.

항상 기억해 주세요.

그 아이를 죽게 했다는 걸 한시도 잊지 말아 주세요.

제발 부탁합니다.

죽는 날까지 웃지 않겠다고 맹세해 주세요.“




침묵의 알리바이

강력계 수사1과 1반 반장 구치키는 100% 검거율의 냉철하고 기민한 인물이다. 창백하고 무표정한 얼굴에 눈빛만 형형하게 살아있어 ‘파란 귀신’이라고도 불리는 강력계 중에서도 1반을 맡고 있는 최고의 형사. 그러나 그는 절대 웃는 법이 없다. 강도 살인범임이 확실한 용의자. 그러나 물증은 없고 피고는 무죄를 주장한다. 게다가 알리바이까지... 어떻게 깰 수 있을까?



제5의 시효

강력계 수사1과 2반 반장 구스미는 공안출신의 형사로 ‘냉혈한’이라는 별명처럼 아무에게도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는다. 그러나 검거율은 역시 100%. 외국에 체류한 기간 동안은 정지되는 공소시효. 범인이 이 ‘제2의 시효’를 알고 있을까? 살해된 남자의 아내 주변에 거미줄을 치고 강간 살인 혐의의 수배자를 기다리는 형사들. 과연 제때 범인을 잡을 수 있을까?



죄수의 딜레마

경찰청 강력계 수사 1과 과장 다하타가 떠안고 있는 문제 중 가장 골치 아픈 것은 부하 통솔. 1반의 구치키, 2반의 구스미, 3반의 무라세, 모두 실력이 뛰어난 덕분에 검거율은 높지만 걸핏하면 독단적으로 행동한다. 각 반의 수사본부를 방문해서 상황을 보고받고 신문 기자들을 담당하는 것도 그의 업무이다. 동시에 발생한 사건 수사에 경쟁을 벌이는 ‘세 귀신’들. 그러나 그는 알고 있다. 특종을 다투는 신문기자들도 수사의 패권을 다투는 형사들도 가슴 속 깊은 곳에는 따뜻한 피가 흐르고 있음을.



밀실의 탈출구

강력계 수사1과 3반의 반장 무라세는 동물적인 감각의 직감력을 타고난 인물로 사건의 본질을 간파하는 그의 능력은 아무도 무시하지 못한다. 폭력단인 살해 용의자 검거를 위해 폭력반과 함께한 완벽한 포위망이 뚫렸다. 어떻게 경찰의 눈을 피해 탈출할 수 있었을까? 상황을 분석하기 위한 회의에서 무라세의 능력은 빛을 발한다.



페르소나의 미소

자랑스러운 1반의 최연소 형사 야시로. 웃음을 잃은 구치키와 가식적인 미소를 달고 사는 야시로. 두 사람의 공통점은 어떤 사건을 계기로 진짜로 웃어본 적이 없다는 것. 어린애를 도구로 이용해 살인을 저지른 자와 그에게 이용당한 어린아이의 상처. 아이는 어떤 기분으로 살아가게 되는 걸까? 가슴이 아프다.



흑백의 반전

1반의 구치키 반장은 이치를 따지며 수사하는 전형적인 스타일, 2반의 구스미 반장은 기습적이고 계략적인 스타일, 3반의 무라세 반장은 감각적인 천재형 스타일. 강력계 형사들은 예외 없이 자부심이 강하다. 수사1과의 다하타 과장은 옆 마을에서 일어난 일가족 살해사건을 신속하게 해결하기 위해 1반과 3반을 동시에 파견하는데 치열한 수사 경쟁에서 과연 1 더하기 1이 3, 4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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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 신부의 결백] 추리소설 장르의 빛나는 상징 | 장르소설 2018-11-28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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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결백

홍희정 역
북하우스 | 2002년 07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영국 서식스 교구의 가톨릭 성직자 브라운 신부는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사실에 입각해 명쾌한 추리로 사건의 본질을 꿰뚫는 인물로 추리소설의 빛나는 상징임에는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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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버트 키스 체스터턴의 브라운 신부 전집 1권은 [결백]이다. 1874년에 영국에서 태어난 작가가 1911년에 발표한 브라운 신부 이야기. 영국 서식스 교구의 가톨릭 성직자 브라운 신부는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사실에 입각해 명쾌한 추리로 사건의 본질을 꿰뚫는 인물로 셜록 홈즈, 에르퀼 푸와로와 더불어 세계 3대 탐정에 손꼽힌다. 초자연적인 현상과 인간 내면의 심리를 엮은 기법을 이토록 잘 활용한 추리극이 100년도 더 전의 작품이라니 놀랍지 않은가. 고전이라 예스러운 면은 있어도 후세의 추리소설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이다.


그 작달막한 신부는 전형적인 동부 촌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얼굴은 둥글넓적하니 둔해 보였으며, 눈은 북해(北海)만큼이나 공허했다.


뛰어난 형사 발랭탱의 눈에 비친 브라운 신부의 모습은 우스꽝스럽기 그지없었으나 결국 그의 지혜에 무릎을 꿇고 만다. 둥글고 단순해 보이는 얼굴에 작은 키, 눈에 띄지 않는 평범함으로 무장한 아마추어 탐정 브라운 신부의 활약이 더욱 빛나는 이유는 사려 깊은 인간미에 있다. 도둑을 감화시키고, 왜곡된 정직함으로 인한 기묘한 행위는 이해해도 악마 같은 사람들에게서는 부지런히 달아난다. 죄를 지은 목자는 참회하도록 유도하고, 대의를 위한 비밀은 그대로 함구해주며,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응원을 보낸다. 그리고는 담담히 자신의 길로 돌아갈 뿐이다. 


특별히 재미가 있는 책은 아니지만 추리소설의 빛나는 상징임에는 분명하다. 신본격추리나 수수께끼 풀기 스타일의 추리소설을 좋아한다면 그 원점에 있는 이 작품을 경험하는 편이 좋으리라. 내 취향은 아니지만 오랜만에 고전적인 작품을 읽으니 특유의 향기가 감도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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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 작별의 드라이브는 동틀 때까지 | 일반도서 2018-11-16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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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모닝

쇼지 유키야 저/김난주 역
계명사 | 2009년 06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삶의 굴레가 일상을 옭죄어오고 사회라는 진흙탕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나날을 보내더라도 빛나던 시절의 따뜻한 기억은 지친 마음을 단단한 기슭으로 올려 보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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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드라마로 보았던 [도쿄밴드왜건]의 느낌이 좋아 원작자인 쇼지 유키야라는 작가에게 관심이 생겼다. 작가의 글을 접해보지 않은 상태에서 드라마를 감상하며 원작이 좋은 건지 출연배우들의 힘인지 궁금했는데 이 작품을 읽으니 둘 다였던 듯하다. 따뜻한 감성이 돋보이는 작품들을 쓴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모닝]이라는 소설 역시 훈훈한 우정으로 인한 온기로 가득하다. 대학시절 함께 살던 친구들, 매일 얼굴을 맞대고 동고동락하면서 다투는 일도 없었던 사이였던지라 모두 모인 건 20년 만이지만 눈빛만 봐도 통하는 건 여전하다. 단지 5명 중 한 명과 영원한 작별을 하기 위한 자리라는 슬픔이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는 현실밖에는 달라진 건 없다. 어쩌면 그들 우정 사이에는 세월의 영향이 없었기에 더욱 힘든 장례식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대학 1학년에 만나 밴드를 결성하고 4년 동안 내내 함께 했던 친구들, 도쿄의 집을 제공한 주인공으로 지금은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기타리스트 다이, 배우가 된 키 크고 잘생긴 보컬리스트 준페이, 체육교사가 된 괄괄한 성격의 베이시스트 히토시, 두부가게를 물려받은 사교적이고 밝은 성품의 키보디스트 와료. 네 사람이 오랜만에 뭉친 이유는 진중하고 너그러웠던 드러머 신고가 사고로 죽었기 때문이다. 채 슬픔을 표출하지도 못한 채 장례식이 끝나자 준페이가 갑작스레 폭탄선언을 한다. “난 자살할거야.” 또 한 명의 친구를 잃을 순 없다고 다이, 히토시, 와료는 무조건 준페이가 빌린 봉고차에 올라타 그 이유를 알기 위한 드라이브에 동참한다. 


“내가 죽겠다는 이유를 생각해 내면, 자살은 취소하지.”


점차 일이 잘 풀리고 있는 준페이가 죽겠다는 이유가 도대체 뭘까. 다른 세 사람은 머리를 맞대고 궁리를 하지만 자신들이 함께 살던 이십년 전의 일과 관련이 있을 거라는 힌트만 주어졌을 뿐 알 도리가 없다. 그리하여 지난 추억을 떠올리는 여정이 시작된다. 그 시절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주었던 인물로 준페이의 여자 친구이자 모두의 마돈나였던 아카네씨가 당연하게도 화제에 오르고, 지금은 없는 신고에 대한 그리움 또한 물밀 듯 밀려온다. 신고가 살던 후쿠오카에서 준페이의 집 요코하마까지 가는 길, 와료가 사는 가나자와가 가까워오는데도 얘기꽃만 실컷 피웠을 뿐, 아직 이유를 찾지 못했다. 그러다 다이의 머릿속에 어떤 생각이 불쑥 떠오른다. 그렇다면 모두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바다에서의 마지막 날을 재현해보자.


“상복도 모닝(mourning)이잖아. 이렇게 모두 검은 상복 차림으로 왔으니까, 마지막 무대는 모닝(morning). 그러니까 아침이 좋겠다 싶어서.”

“이런 죽일 놈!”

“지금 말장난하자는 거냐!”

모래를 던진다. 웃으면서 둘이 쫓아온다. 준페이도 웃으면서 뒤쫓아 왔다. 나는 뒤뚱뒤뚱 모래밭을 달렸다.

p.251


그리움은 가슴속에 추억으로 남아 문득문득 고개를 내민다. 삶의 굴레가 일상을 옭죄어오고 사회라는 진흙탕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나날을 보내더라도 빛나던 시절의 따뜻한 기억은 지친 마음을 단단한 기슭으로 올려 보내 준다. 그렇게 남은 인생의 길을 뚜벅뚜벅 걸어가는 것이다. 걸어갈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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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은 바에 있다] 신감각 하드보일드 | 장르소설 2018-11-13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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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탐정은 바에 있다

아즈마 나오미 저/현정수 역
포레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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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카이도 삿포로의 스스키노 거리에서 탐정 노릇을 하는 주인공. 뒷골목의 비열한 거리는 인생의 애환이 넘쳐나지만 따스한 인간미도 흐르는 리얼한 삶의 현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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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영화를 검색하다 발견한 <탐정은 바에 있다>. 원작이 있다면 책부터 읽는 것을 좋아하기에 작가 아즈마 나오미의 소설을 찾았다. 아! 열두편이나 출간된 20년 경력의 탐정 스스키노 시리즈... 미안하다. 몰라봐서... 하지만 국내에서 번역본이 출간된 것이 2011년이니까. 아마도 2011년 제작된 영화 때문에 국내에도 알려지게 된 시리즈가 아닌가 싶다. 영화는 2권인 <바에 걸려온 전화> 에피소드를 그린 것이라지만 영화든, 드라마든 제일 처음부터가 아니면 시작하기 싫어지는 성격인지라 시리즈의 첫 작품인 <탐정은 바에 있다>를 먼저 읽기로 했다.


일본 추리물은 경찰소설이나 정통추리, 유머미스터리가 대부분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소설 꽤 하드보일드 냄새가 많이 난다. 홋카이도 삿포로의 스스키노 거리에서 탐정 노릇을 하는 주인공 ‘나’는 레이먼드 챈들러의 ‘필립 말로’를 닮아 있는 모습이다. 사무실 보다는 바에서의 업무가 더 바쁜 사립탐정, 술로 시작해 술로 끝나는 하루하루, 미인과 정에 약하고 때로는 주먹세례에 몸은 만신창이가 될 때도 있지만 배짱과 자존심만은 결코 내려놓지 않는다. 그가 살아가는 뒷골목의 비열한 거리는 인생의 애환이 넘쳐나지만 따스한 인간미도 흐르는 리얼한 삶의 현장이다.


여느 날처럼 단골 바에서 위스키를 마시던 ‘나’를 찾아온 대학 후배. 어수룩해 보이는 학생은 동거하던 여자친구가 실종되었으니 찾아달라는 부탁을 한다. 애정이 식어서 떠났을 수도 있고 여자에겐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거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내키지 않는 마음으로 시작했던 일이 알면 알수록 복잡하게 얽혀든다. 폭력단, 매춘 등과 관련된 듯한 미해결 살인 사건과 연관이 있어 보이는 여대생 실종사건, 반드시 해결해야할 의무는 없지만 끝장을 봐야만 할 것 같다. 누구를 위해서? 쓸쓸한 인생들을 쉽게 지나칠 수 없는 그런 사람이 바로 ‘나’라는 사립탐정이니까.


1992년작으로 소설의 배경은 1983년과 1984년 사이의 겨울이라는데, 휴대전화가 없다는 점을 제외하곤 요즘과 별다를 게 없는 걸 보면 상당히 앞선 의식의 작가로 보인다. 영화도 반응이 꽤 좋았는지 2편도 제작되었다는데, 탐정 역할은 오오이즈미 요, 대학 친구인 조수 역에는 마츠다 류헤이가 캐스팅되었다. 탐정이라 하기에는 유해보이는 모습이지만, 하드보일드 치고는 유머러스한 흐름의 소설인데다 허술한 구석이 있는 주인공이므로 얼추 잘 맞는 것 같기도 한 배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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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출내기 안도선생] 좌충우돌, 교사로서의 새 출발 | 일반도서 2018-11-13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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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신출내기 안도선생

쿠마가이 타츠야 저/최선임 역
지식여행 | 2007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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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물이라기엔 학생이야기가 거의 없는 이 작품은 말하자면 안도선생의 성장기록인 셈인데, 재미있는 건 이 신출내기 선생은 중년 아저씨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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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선생님의 이야기를 두 편 내리 읽게 되었다. 그러나 [신출내기 안도선생 新參敎師]은 앞서 읽은 [5학년 3반 료타 선생님]과는 전혀 다른 접근이다. 아이들이 우선이었던 료타 선생과는 달리 안도 선생은 그저 자신의 입지에만 급급하다. 학원물이라기엔 학생이야기가 거의 없는 이 작품은 말하자면 안도선생의 성장기록인 셈인데, 재미있는 건 이 신출내기 선생은 중년 아저씨라는 점이다. 


교사집안에서 자라났으나 당연한 듯 교사의 길로 들어선 형을 보면서 반발심이 일어 자신은 다른 길을 개척하겠노라 다짐한 안도는 보험회사에 입사해 실적을 올리고 승진을 거듭했으나 기업합병으로 구조조정당할 조짐이 보이자 미리 선수를 쳐 사직서를 던지고 교사로 부임한다. 학생시절 교직과정을 이수해 수학교사 자격증을 따놓았기에 민간기업 출신 교사 공모에 지원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해서 센다이 시립 아오바 중학교 3학년 1반의 담임이자 수학교사로 발령받은 안도는 학교라는 새로운 사회에 적응하려 하면서도 이런저런 상황들이 이해하기가 힘들다. 


첫날부터 자신의 애마인 스포츠카의 타이어가 찢겨 있어도 경찰을 부르지 못하게 하고, 은근슬쩍 자신에게 컴퓨터 작업을 미루어 놓는 등 무능력해보이고 영 미덥지 않은 동료교사들이 불만스러운 안도는 대학 동기이자 교직으로는 20년 선배인 오노 데라를 불러내 끊임없이 푸념을 늘어놓는다. 그러던 어느 날, 학교로 안도가 유흥주점에서 여자들과 찍은 사진이 발송되어 오고, 뒤이어 괴문서가 날아든다. 누가 이런 짓을 하는 걸까? 안도는 자신의 자리보전을 위해 사립탐정에게 사건을 의뢰하지만 이 탐정이라는 남자, 제대로 일을 하는 건지 답답하기만 하다. 그런 안도에게 오노 데라는 참았던 한마디를 내뱉는다. “자네 얘기에는 학생이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는 거 알고 있나?”


“학생을 보는 게 우리의 가장 중요한 일인데, 자네는 그 점을 잊고 있는 게 아닌가 해서.”


생각 같지 않은 교사의 길에 안절부절, 좌충우돌하던 안도의 앞날이 심히 걱정되는 가운데, 결국 깨달음을 얻을 테지만 여자 좋아하고 치사한 변명에 온갖 추태를 보이는 주인공이 된통 당해 싸다는 생각도 든다. 그나마 수학 하나만은 잘 가르친다는 점에서 포인트를 더해주기는 한다마는. 그건 그렇고 센다이라는 도시는 살기에 정말 좋은 곳인가 보다. ‘이사카 코타로’도 센다이에서만 생활한다던데 이 작품의 저자 ‘쿠마가이 다츠야’도 센다이를 찬양하는 듯하다. 


막상 살고 보니 센다이는 정말로 살기 좋은 도시였다. 도쿄만큼 물가가 비싸지도 않았다. 공기가 좋고 나무도 많다. 물도 음식도 맛있다. 완전 시골도 아니어서, 오히려 도쿄 교외의 도시보다도 더 도회적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기후가 좋았다. 여름은 가루이자와처럼 선선하고, 겨울은 약간 춥기는 하지만 움직일 수 없을 만큼 눈이 쌓이거나 하지는 않았다. 아이들 키우기에는 최적의 장소라는 생각이 들었다. (중략) 정년퇴직 후에 노후를 느긋하게 즐기며 보내기에도 역시 쾌적한 고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p. 13


공감이 간다. 일본 여행 중 참 좋았다고 손꼽을만한 고장이 나도 센다이였다. 숲의 도시라는 표현처럼 정말 나무가 많아 날씨가 좋건 비가 오건 쾌적한 느낌이 드는데다 쇼핑의 천국이라더니 물건도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고 사람도 그리 많지 않은 것이 거리가 번잡하지 않다. 가까운 곳에 바다도 있고 온천도 있다. 언젠가 다시 가고 싶은 도시 센다이에서의 생활이 조금 부러울 정도로 인상적이었다. 야마모토 슈고로 상과 나오키 상을 수상한 이사카 코타로와 쿠마가이 다츠야. 도시의 에너지가 작가에게도 긍정적인 힘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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