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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일러복과 기관총] 여고생, 야쿠자 두목이 되다. | 장르소설 2019-10-29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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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세일러복과 기관총

아카가와 지로 저/이선희 역
이레 | 2009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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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여고생 호시 이즈미가 얼떨결에 야쿠자 조직인 송사리파의 두목이 되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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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가와 지로(赤川次?)의 소설은 몇 권 읽은 바로는 조금 시시하다는 선입견이 있어서 외면해오다 오랜만에 다시 한 번 시도해보기로 했다. [세일러복과 기관총 セ-ラ-服と機關銃]. 역시 제목부터가 B급스럽긴 하지만 1981년 영화로 제작되어 큰 인기를 모았으며 이후 2006년에는 나가사와 마사미 주연의 TV드라마로, 2016년에는 하시모토 칸나 주연의 영화로 리메이크될 정도의 화제작이라고 하니 재미있을 듯싶었다. 여담이지만 야쿠시마루 히로코가 아이돌 출신의 청춘스타였다는 사실을 이제야 알았다. 영화는 아무래도 최근작이 더 유명하다지만 책을 읽은 느낌으로는 나가사와 마사미는 키가 너무 크고, 하시모토 칸나의 천사 같은 이미지보다는 야무진 분위기의 야쿠시마루 히로코가 가장 어울릴 듯싶다.


저자가 개척한 ‘청춘 유머 미스터리’의 대표적인 작품이라는데, 평범한 여고생 호시 이즈미가 얼떨결에 야쿠자 조직인 송사리파의 두목이 되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평범하다고는 하지만 이 소녀, 3대 두목이었던 할아버지의 피를 이어받았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결코 보통이라고는 여겨지지 않는다. 무엇보다 배짱과 근성 하나는 타고났다고 할 수밖에. 갑작스런 아버지의 죽음으로 고아가 된 이즈미는 마지못해 야쿠자 조직에 몸을 담게 되었다고는 하지만 기세 좋게 송사리파를 이끈다. 그런데 때를 맞추어 주위에서 사건이 맞물려 일어나고 아버지의 사고에도 의문이 생긴다.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위험 속으로 말려들게 된 가냘픈 소녀. 그래도 그녀의 곁에는 자칭 팬클럽 회원인 고교 친구들이 있어 대활약을 펼친다.


처음에는 가벼운 유머와 황당한 상황으로 인해 명랑소설을 읽는 듯한 기분이 되어 예상외로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연속적으로 일어나는 살인과 폭력적인 야쿠자의 세계는 아무래도 찜찜한 내용으로 흘러가는 탓에 후반부로 갈수록 18금쪽으로 다가가는 느낌이었다. 거친 남성의 세계에 던져진 소녀, 세일러복을 입고 기관총을 쏘는 여학생, 남자의 로망이란 그런 것인가? 꽃미남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평범한 소녀, 어이없는 실수도 귀엽게 받아들이는 재벌2세 실장 같은 여자들의 로망만큼이나 이해하기 어려운 로망이다. 허를 찌르는 반전이라기엔 의심 가는 인물이 너무 뻔했으나 상큼한 유머, 쿨한 문장, 친절한 퍼즐 맞추기는 인정한다. 끈적이지 않는 결말이라... 그건 좀 생각해 볼 문제다. 읽는 이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질 소지가 있다. 나의 경우에는 다른 책을 바로 이어서 읽으며 찌무룩했던 마음을 지워버리고서야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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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마술사] 미스디렉션을 통한 명승부 | 장르소설 2019-10-21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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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사라진 마술사

제프리 디버 저/유소영 역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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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밀한 두뇌 싸움을 벌이는 링컨과 마술사. 관객의 허를 찌르는 마술을 통해 독자의 허를 찌르는 제프리 디버의 솜씨는 역시 거장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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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링컨 라임과 만났다. 시리즈 제5권 [사라진 마술사 Vanished Man]. 시리즈 중 최대 역작이라고 회자되는 [코핀댄서 Coffin Dancer]와도 견줄만한 작품이라고 생각될 만큼 흥미진진했다. 링컨 라임 시리즈를 모두 읽은 건 아니지만 치밀한 두뇌 싸움 면에 있어서는 이 작품을 일순위로 꼽아도 좋지 않을까 한다. 마술사 대 링컨이 벌이는 승부. 미스디렉션(Misdirection)에 속고 속이는 치열한 작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상황은 계속 뒤집힌다. 어쩌면 링컨이야말로 진정한 환상 마술사인지도 모른다. 움직이지 못하는 사람에게 갖기 쉬운 선입견을 산산이 부숴버리는 뛰어난 지능과 관찰력의 소유자이므로. 관객의 허를 찌르는 마술을 통해 독자의 허를 찌르는 제프리 디버의 솜씨는 역시 거장답다.


미스디렉션이란 마술사들의 속임수를 가리키는 것으로 관객으로 하여금 전혀 다른 곳을 보도록 주의를 돌리면서 슬쩍 트릭을 감추는 행위를 얼마나 신속하게 잘하느냐가 관건이다. 당연히 연기력을 요하는 일이니 나로서는 꿈도 못 꿀 재주인 셈이다. 원체 속아 넘어가길 잘하는 성격이라서 더 신기하게 느껴졌는지 몰라도 어린 시절에는 마술을 정말 좋아했다. 특히 데이비드 카퍼필드의 환상 마술쇼는 넋을 잃고 보곤 했던 기억이 있다. 만리장성을 통과하고 비행기를 통째로 사라지게 만드는 ‘그랜드 일루전(Grand Illusion)’, 스케일이 다른데다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쇼 연출이 놀랍고도 흥미롭기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반면에 오래전 어떤 영화에서 수중탈출을 하려다 실패하는 장면을 본 충격으로 탈출 마술은 위험하다는 인상이 박혀있는데 역시나 이 분야는 문제가 크다. 마술쇼라면 탈출을 못 하는 것이 큰일이겠지만 범죄자를 잡는 경찰에게는 생사를 오가는 사건으로 번질 수 있으니 말이다.


환상마술은 대형 물체나 사람, 동물을 대상으로 하는 마술이죠. 방금 말씀하신 범인의 탈출은 전통적인 환상 마술 트릭이에요. ‘사라진 사나이’ 마술이라고 하죠.


음산한 음악학교에서 비명소리가 들리고 경찰이 바로 출동했지만 한 여자가 죽고 범인은 눈앞에서 사라졌다. 골목에서 쫓겨 집으로 달려 들어간 한 남자. 분명히 문을 잠그고 신고를 했지만 어느새 눈앞에 살인자가 다가와 있다. 신출귀몰한 마술사 앞에 속수무책으로 노출된 시민들을 구해야한다. 링컨 라임과 아멜리아 색스는 여자마술사 카라의 도움을 받아 범인을 추적해가지만, 그들을 놀리듯이 엉뚱한 방향으로 유도하는 마술사의 행위는 무엇을 위한 미스디렉션인지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 심지어 손 마술은 물론, 자물쇠 따기, 변신술, 복화술, 독심술에 이르기까지 못하는 종목이 없는 능력자로 추정되는 가운데 이번에는 경찰마저 당했다.


나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환상 마술사. 나는 후디니. 나는 불타는 거울에서 탈출할 수 있는 사람. 수갑에서도, 사슬에서도, 밀실에서도, 족쇄에서도, 밧줄에서도, 그 무엇으로 가둬놓더라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뇌구조를 지닌 인간들, 자신의 복수를 위해 죄 없는 사람들을 희생시키는 정신병자가 있다는 사실이 너무 무섭다. 그건 그렇고 ‘사라진 사나이’라는 단어에서도 연상되는 바이지만 여자 마술사는 별로 보질 못한 것 같다. 왜 그럴까? 어째서 여자는 수영복 같은 옷을 입고 마술사의 조수 노릇만 해야 한다는 말인가? 그런 생각에서였는지 작가는 재능이 출중한 여성 마술사를 등장시켰다. 다치지는 않을까 조마조마하긴 해도 작지만 강한 마술사 ‘카라’ 덕분에 더욱 즐거워지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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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벌루션 No.0] ‘더 좀비스’의 탄생 | 일반도서 2019-10-18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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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레벌루션 No.0

가네시로 가즈키 저/김난주 역
북폴리오 | 2011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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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을 단지 장사의 수단으로 생각하는 학원에 대항하고자 K조 12명은 서서히 엔진을 가열시키기 시작한다. 달려라! 뒤돌아보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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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번을 다시 읽어도 신기하리만큼 지겹지 않은 책이 있다. 내게는 가네시로 가즈키(金城一紀)의 ‘더 좀비스’ 시리즈가 그런 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리즈 4권 중 마지막을 아직까지 남겨두고 있었는데, 역시 배신하지 않는 좀비들이다. [레벌루션 No.0 レヴォリュ-ションNo.0.]은 [레벌루션 NO. 3], [플라이, 대디, 플라이], [SPEED]에 이은 완결편이라고는 하지만 시점 상으로는 다른 이야기들보다 앞으로 돌아가 ‘더 좀비스’ 탄생의 계기가 되는 사건을 다루고 있어 드라마로 치자면 스핀오프격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저자는 이미 각본가의 준비가 되어있었다고나 할까. 헌데 이젠 소설은 쓰지 않고 드라마 각본에만 집중하실 생각이신지, 도통 후속작이 없으니 애독자의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많다. 물론 오구리 슌이 멋졌던 드라마 [BORDER]는 무척이나 재미있게 보았지만 입소문이 나는 바람에 이후 작품은 모조리 잡혀가버리니 영상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슬픈 현실을 맞이했단 말이다. 아아, 책을 원하는 이 정녕 나뿐인가! 불평은 그만하고 작품으로 돌아가자.


[레벌루션 No.0]은 순도 100%의 찌질이들이 모이는 삼류 고등학교에 미나가타(‘나’)를 비롯한 순신, 히로시, 가야노, 야마시타 등 ‘더 좀비스’의 주요인물이 입학한 해의 이야기다. 1학년이 되자마자 정학을 먹은 주인공들이 근신 후 학교에 가자 수상쩍은 소식이 기다리고 있다. 군마현의 아카기산에서 3박 4일로 예정된 ‘1학년 전체 합숙 훈련’. 계절은 장마철. 알카트라즈를 연상시키는 수련장에 죄수처럼 감금된 학생들에게는 그야말로 지옥 같은 일과가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기강이 해이해졌다는 이유라기엔 납득하기 어려운 훈련의 이면에는 예년보다 훨씬 많이 받은 신입생들을 반 이상 자퇴시켜버리겠다는 학교 측의 음모가 숨어있었는데, 학생들을 단지 장사의 수단으로 생각하는 학원에 대항하고자 K조 12명은 서서히 엔진을 가열시키기 시작한다. 달려라! 뒤돌아보지 말고! “생물의 진화는 언제나 위험과 함께한다.” ‘더 좀비스’의 탄생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스타터 피스톨이 울리면 언제든 날아오를 준비가 된 것이다.


따분한 것은 세상의 책임이 아니다.

나태한 우리가 만들어내는 세상이 따분할 뿐이다.

“너희들 세상을 바꿔 보고 싶지 않나?”


가네시로가 묻고 가네시로가 답한 스페셜 인터뷰처럼 책을 덮으며 나오는 감상은 단순하다. ‘아. 정말 재미있었다.’ 또 재미있는 책을 읽고 싶다. 인터뷰 내용에는 대학생이 된 미나가타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을 구상중이라고 하던데, 언제가 될지 몰라도 기다려보련다. 무조건 재미있을 테니.


Q. 더 좀비스 시리즈를 통해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었던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재미있는 스토리입니다. 나는 테마가 스토리보다 전면에 드러나는 소설은 좋아하지 않아요. 이 시리즈에서는, 독자가 책을 다 읽고 덮었을 때 단순히 ‘아, 정말 재미있었다.’는 감상을 품을 수 있게 쓰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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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후를 기다리며] 그림 같은 풍경의 러브스토리 | 일반도서 2019-10-10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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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카후를 기다리며

하라다 마하 저/오근영 역
스튜디오본프리 | 2007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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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후カフー’ 란 오키나와 현 요나키시마 사투리로 행복, 좋은 소식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그야말로 작가에게 행복한 좋은 소식을 전해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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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에 보았던 영화중에 기억에 남는 러브스토리가 있었다. [행복을 기다리며]. 원제로는 カフ?を待ちわびて. 2009년 영화이니 벌써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까지 영상이 어렴풋이 떠오르는 걸 보면 꽤 마음에 들었던 모양이다. 오키나와의 아름다운 풍경, 풋풋한 사랑과 따스한 정, 잔잔하게 흘러가는 스토리... 한창 일본영화를 즐겨보던 시기, 특유의 아날로그적인 로맨스에 약간의 설렘을 맛보았던 영화였다. 원작이 있다는 건 알았지만 이야기 자체가 단순한 편이라 책으로까지 읽고 싶은 기분은 아니라서 잊고 있던 차에 얼마 전 중고서적으로 나온 도서를 발견하고는 마음이 동했다. 저자 ‘하라다 마하 (原田マハ)’에게 제1회 '일본 러브스토리 대상' 대상을 안겨준 작품 [카후를 기다리며]. ‘카후カフ?’ 란 오키나와 현 요나키시마 사투리로 행복, 좋은 소식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그야말로 작가에게 행복한 좋은 소식을 전해준 셈이다.


신사의 에마(소원판)에 "나한테 시집오지 않을래요? 행복하게 해줄게요."라는 소원을 적은 아키오는 , 어느 날 '사치(幸)'라는 이름의 여자로부터 답장을 받게 된다. "에마에 쓰여 있는 기원문이 진심이라면 저를 당신의 아내로 받아주시겠어요?“

-출판사 책소개 중 [예스24 제공]-


얼굴도 보지 못한 상대에게 시집을 오겠다니 아키오는 누군가 장난을 친 거라고 생각하면서도 마음 한편에 자리한 기대감을 완전히 접을 수가 없다. 그런데 어느 날 정말 그녀가 나타났다. 아름다운 말괄량이 ‘사치’. 애견 ‘카후’와도 금방 마음이 통한 듯하고, 무뚝뚝한 뒷집 무당할머니에게도 스스럼없이 다가가는 여자. 아키오의 잡화점을 북적거리게 만들고, 외로운 싱글남의 생활에 활기를 불어넣은 여자. 어려운 오키나와 사투리도 금방 익히고 온갖 풍습을 궁금해 하는 여자. 아키오의 조막손도 있는 그대로 쓰다듬어주고 웃으며 손을 마주 흔들어주는 여자. 그녀가 못하는 건 집안일 정도랄까. 하지만 아키오의 부푼 마음이 산산조각 나는 날이 찾아오고야 만다. 그러게 왜 아무것도 묻지 않았냐! 이 바보야! 하고 잡아 흔들고 싶은 답답함으로 평소에 갖고 있지도 않은 오지랖이 요동을 치는 순간이었으나 어쩌겠는가, 나는 그저 한낱 독자일 뿐인 걸. 열린 결말을 마주하고 잠시 잠이 오지 않을 것만 같았지만 혼자 해피엔딩을 만들어 붙여놓고는 오랜만에 예쁜 이야기를 읽었다고 만족하기로 했다.


카후, 너랑 나는 이름이 같단다.

카후 아라시미소리(행복하기를)!

사치(幸)를 찾아야지. 아무리 시간이 걸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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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범죄에 고양이는 몇 마리 필요한가] 삼색 털 고양이의 비밀 | 장르소설 2019-10-06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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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완전범죄에 고양이는 몇 마리 필요한가

히가시가와 도쿠야 저/권일영 역
폴라북스 | 2011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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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네키네코를 바라보는 형사와 고양이를 기다리는 탐정. 왼쪽에서는 쓰나미, 오른쪽에서는 토네이도가 몰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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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가와 도쿠야(東川篤哉)의 유머 본격추리소설 ‘이카가와 시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 [완전범죄에 고양이는 몇 마리 필요한가 完全犯罪に猫は何匹必要か]는 전보다 더욱 위트가 무르익은 느낌이다. 첫 번째 시리즈 [밀실의 열쇠를 빌려 드립니다]에서 사립탐정 우카이 모리오를 만난 도무라 류헤이는 이제 학교도 중퇴하고 그의 조수가 되어 있다. 어딘지 모자란 듯 또는 별난 듯싶은 두 사람이지만 역시나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다. 가공의 도시 이카가와 시(烏賊川市)를 무대로 한 이 시리즈는 기본적으로 밀실 수수께끼를 다루고 있어 개인적으로 그다지 좋아하는 장르는 아니지만 특유의 코믹한 입담은 묘한 중독성을 지니고 있어 즐겁게 읽게 되는 작품이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는 건물주 니노미야 아케미의 역할이 신의 한수다. 멋진 여성 캐릭터로 인해 후련해지는 한 방이, 아니 몇 방이 있다. 한편 이 시리즈의 또 하나의 축이 되는 인물인 스나가와 경부는 도통 정이 안가는 캐릭터다. 예리한 면이 있는 민완 형사이지만 같은 잘난 척이라도 행하는 사람에 따라 달라진다고나 할까. 어쨌든 자칭 천재 탐정과 자칭 엘리트 경찰의 콤비 플레이가 또 한 번 유쾌하게 펼쳐진다. 저자의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 식사 후에’ 시리즈보다는 훨씬 마음에 드는 시리즈다.


모처럼 우카이에게 들어온 일은 묘하게도 고양이를 찾아달라는 건이다. 자존심 강한 탐정 체면에 탐탁지 않은 이야기였지만 사례금 120만엔이라면 받아들이지 않을 이유가 없다. 삼색 털 고양이 한 마리 찾는데 고가의 금액도 불사한다니 뭔가 사연이 있을 듯한데, 마네키네코 마니아로 알려진 부호 고도쿠지 도요조가 의뢰한 애묘 찾기는 엉뚱한 방향으로 진전되고 만다. 얼마 후 도요조가 저택의 비닐하우스에서 시체로 발견된 것이다. 현장 입구에 있던 거대한 마네키네코와 실종된 고양이는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일까. 용의자로 지목된 가족들에겐 사망추정시각 모두 알리바이가 있지만, 뭔가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 미궁으로 빠지고 만 10년 전의 비닐하우스 살인사건과는 아무 연관이 없는 걸까. 각자 다른 방향에서 사건의 진실을 향해 접근하는 가운데, 마네키네코를 바라보는 형사와 고양이를 기다리는 탐정. 왼쪽에서는 쓰나미, 오른쪽에서는 토네이도가 몰려온다. 마침 그때 나타난 아케미의 선택은?


삼색 털 고양이라고 하니 아카가와 지로(赤川次?)의 유명한 소설 '미케네코 홈즈 시리즈(三毛猫ホ?ムズシリ?ズ)‘가 떠올랐다. 흰색, 검은색, 갈색의 세 가지로 나뉘어 있는 얼굴의 빼어난 추리 능력을 지닌 삼색 털 고양이 홈즈 말이다. 아니나 다를까, 이 소설의 모티브도 거기에 있었나보다. 우카이가 시험 삼아 데려온, 얼핏 보기에 비슷해 보이는 삼색 털 고양이를 보고 도요조는 어떻게 30초 만에 가짜임을 알았을까? 바로 그것이 핵심이다. 그러나 인간이란 저마다 관점이나 성향이 다르다고는 해도 살인의 동기가 너무 약하지 않은가싶다. 세 번의 살인 모두가 과연 사람을 죽일 정도의 이유였을지, 어떻게 그렇게 간단히 사람을 해칠 수 있는 것인지, 실상을 알게 된 사람들의 반응 또한 묘하게 냉정한 것이 아닌가 하는 점들은 아무리 가벼운 터치의 유머소설을 표방한다 하더라도 조금 아쉬운 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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