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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 생각 나누기 2021-09-04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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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에세이스트 참여

  노래방에 죽고 노래방에 살던 그 시절이 있다. 탬버린과의 물아일체를 경험하고, 열정을 다해 부르고 놀아서 사장님이 서비스를 팍팍 넣어주시던 황금 같은 시절이라고 해야 할까. 코로나로 인해서 다시는 만나기 힘들 마이크와 탬버린, 그리고 테이블. 함께 크로스! 외쳤던 선배, 친구, 후배들은 다 어디를 갔을까.

 

  아, 지금은 직장이 되고, 시집장가 가거나 욜로 라이프를 즐기고 있겠구나. 연락이 끊겨버린 이들도 상당하구나. 그리고 난 멀리멀리 타지를 와서 터를 잡고 살아가는구나. 또 하루 저물어가는구나.

 

  문득 텔레비전을 켜보면 나오던 오디션 프로그램들도 이제는 찾아보지 않으면 보기 힘들어졌다. 대신에 확진자가 몇 명인지를 알리는 방송과 안전 안내 문자만 자꾸 수신 된다. 무언가 고독한 삶을 살도록 강제시키는 느낌이다. 서로가 이해하며 하나가 되는 순간을 빼앗긴 느낌이다. 물론, 회식을 하지 못하게 되어서 서글퍼하는 직장 상사로서의 말은 아님을 믿어주시옵소서.

 

  그렇다면 이 넘쳐흐르는 음악을 향한 나의 사랑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라는 물음표가 생긴다. 대체 어떻게 하지. 방법이 없을까. 비트에 몸을 실어 흔들어대야 제 맛인데 말이다. 예전처럼 연습실에 갇혀서 이를 갈며 피아노를 치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오가는 버스 안에서 연습할 곡만 반복해 듣는 것도 아닌 삶이다. 이제는 성인이 되어 그리고 직장인이 되어 일하러 간다. 그리고 집으로 퇴근한다. 나만의 음악 감상 시간조차 쉽게 허락되지 않는다. 이게 보통의 현실이기에 씁쓸해진다.

 

  물론, 달콤한 인생, 인생은 베일처럼이라는 슬로건을 가질 순 없는 나라는 것을 알기에 이어폰에 나를 맡겨본다. 노이즈 캔슬링이 되는 것도 아니고, 귀에 착! 감기는 것도 아닌 번들 이어폰이지만 그래도 소리가 난다. 음악이 흐른다. 추억이 흐른다. 다시 젊어지는 마법과 같다. 그 시절의 나에게서 온 연락처럼 마치 영화 접속의 장면이 떠오르는 것처럼 말이다.

 

  어렸을 적 나에게는 존재할 수 없었던 그리고 원하지만 가질 수 없었던 존재의 피아노. 이것의 대용품으로 얻게 되는 것은 학습용 멜로디언이나 학교에서 만날 수 있었던 풍금, 그리고 교회의 필수 아이템처럼 느껴지는 피아노가 있기는 했다. 다만 만질 수 없었을 뿐

 

  피아노 치는 남자나 여자나 모두 선망의 대상이 되던 시기, 잘 생기거나 예쁘면 더욱 인기가 많았던 그 모습, 이런 이미지를 영화나 드라마가 만들었던 것일까 혹은 고급문화라며 부러워했기에 그랬던 것일까. 전공으로 삼기엔 느지막한 나이에 시작해서 정말 눈물 쏟으며 준비하던 시간이 엊그제 같은데 전혀 다른 일을 하며 살아간다. 오래 전에 오랫동안 만났던 친구와의 이별처럼 이제는 그저 추억처럼 남아있다. 이따금 돌아보면 손에 잡힐 것 같은 그 시간들이 신기루처럼 흩어져버리지만 말이다.

 

  고등학생이 되어서야 입시를 한참 준비하던 도중에 생겼던 나만의 피아노. 하지만 지금은 나에겐 없는 악기. 그 자리에 또 다른 건반악기가 함께 하고 있지만, 왠지 모르게 새로 사귄 친구와 같다. 날 잘 알았던 그 친구가 없기에 허전한 것인지 아니면 시간이 아쉬워서 헛헛한 마음이 드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다만 그 순간들이 찰나처럼 빛나고 아름답다고 느껴질 만큼 기억에서 소거되어가기에 그런 것은 아닐까 싶다. 그래도 행복하니까 다행인 것 같다. 아팠던 만큼 성숙해진다는데 피아노로 인해서 힘들었고 슬펐고 웃었던 일들이 하나로 모아져서 어렴풋이 남은 건 절대적으로 다행이다. 이따금 떠오르는 순간에 그때 나 참 열정적이었지라는 것으로 넘어갈 수 있을 테니까. 그래도 아쉬우면 데이브 브루벡의 take five를 들으면 되리라. 그러면 행복해질 거다. 소중했던 시간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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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각과 환상 | 교양/문학/인문 2021-09-03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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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후각과 환상

한태희 저
중앙북스(books) | 2021년 07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글과 소재, 편집 다 어우러지며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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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기를 잘 맡는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좋은 냄새와 나쁜 냄새의 구분을 명쾌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흐름을 파악해내는 것이 아닐까. 이러한 나름대로의 정리를 갖고 있었다. 이 책을 만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둘째 아이와 나는 냄새를 열심히 맡는다. 나야 뭐 자취생활을 해왔던 기억이 있기에, 남자냄새 날까봐 노오력 했던 것이 DNA로 물려준 것이 아닐까라는 미안함과 함께 산다. 제아무리 뛰어나다 하여도 프로후각러인 멍돌이들을 따라가랴.

 


 

  그러다가 새 책 냄새가 물씬 풍기는 그러나 강렬한 핫핑크의 뒷면과 무언가를 갈구하는 듯 보이는 겉표지를 보게 된다. 저자의 글에서 느낄 수 있는 감각을 표현해낸 디자이너의 작품일 것이다. 텍스트로 나타낼 수 없는 감각에 대한 도우미와 같다고 해야 할까.

 

  3부로 구성되어 중동과 아프리카를 건너 유럽으로 그리고 아시아를 따라 움직이는 여정을 써 내려간다. 아니, 향기의 자취를 찾아간다. 뇌리 속에 강렬하게 남겨진 그 흔적을 찾아서 생생히 기록한 것처럼 여겨지는 글들을 만나게 된다.

 

  에필로그에서 만나게 되겠지만 그 기록은 바로 어제의 일들이 아닌 것들도 포함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생하게 남게 되는 것은 종종 우리가 인정하고 싶지 않은 오감에 의해서 남겨진 영상과 같은 기억이다. 이성(혹은 지성)을 의지해야만 오랜 시간동안 잊히지 않을 기억이 되리라 생각하지만, 우리의 뇌는 아직까지도 파악하지 못한 부분이 남아있는 것이 아닐까. 어느 뇌세포가 혹은 신경이 향의 끝자락을 담고 있는 것일까.

 

  길거리에 느껴지는 혹은 꽃과 나무, 카페와 식당에서 만나게 되는 식음료들을 통해 부드럽고 은은하거나 너무나 비비드한 냄새가 각인된다. 우리를 매혹시키는 것은 눈에 보이는 이미지만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요소로 구성된 것이 더 많은 것임을 잊지 말아야겠다. 언제나 언어보다 비언어적 요소들이 전하는 대화가 많은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후각을 통해서 느끼는 냄새는 과연 좋은 것과 나쁜 것의 차이가 존재할까. 혹시 우리가 임의로 결정내린 일종의 고정관념이 아닐지를 저자는 콕 집어서 말해준다.

 

악취와 향기는 인간이 가른 개념일 뿐, 생태계 속에서 복잡하게 얽혀 있으며 인간 또한 그 사슬로부터 무관치 않다. 224

 

  내가 느끼는 바가 전부가 아닌 것처럼 이 냄새가 나에겐 별로지만 어느 이에겐 끌어당기는 요소임을 즉 진리란 무엇인가를 고민하게 만드는 인문에세이의 냄새가 묻어나는 여행에세이라고 할 수 있겠다.

 

  코로나19로 인하여 떠나지 못하는 여행을 느끼고 즐길 수 있도록 글로 그리고 상상력을 자극하는 문장과 다양한 사진으로 대리만족을 시켜주는 이 책, 이 작가분과 안정이 취해지면 여행인솔자로 모시고 향기 여행을 다녀오고 싶어진다. 호모 퍼퓨머가 되도록 만들어주는 글 덕분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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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not a fan. 팬인가, 제자인가 | 한줄평 2021-09-02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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