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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자의 포효를 들어라 - 넬레 노이하우스 [산 자와 죽은 자] | 리뷰 2015-06-05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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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산 자와 죽은 자

넬레 노이하우스 저/김진아 역
북로드 | 2015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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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깊은 상처>, <상어의 도시> 등을 쓴 독일을 대표하는 미스터리 스릴러 작가 넬레 노이하우스의 '타우누스 시리즈'가 돌아왔다. 신작이자 시리즈의 제 7권인 <산 자와 죽은 자>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축제 분위기에 젖어있는 중소 도시 타우누스에서 개를 산책시키던 노인, 손녀와 요리를 하던 부인, 빵집 종업원 등 순박하고 무고해 보이는 사람들이 살해당하는 연쇄 살인사건이 일어나면서 혼란에 빠지는 과정을 흥미롭게 그린다. 이 과정에서 장기 이식의 어두운 이면과 사적 제재의 문제가 드러난다.


장기 이식과 사적 제재는 배우자나 가족 등 소중한 사람을 먼저 저 세상으로 보내고 남은 '산 자의 포효'라는 점이 비슷하다. <산 자와 죽은 자>에서는 뇌사 상태에 놓여 겉보기엔 멀쩡하지만 머지 않아 죽을 사람의 장기를 이식하는 문제를 두고 가족들과 병원측이 대립하고, 이 과정에서 병원측의 처사에 불만을 품은 자가 스스로 사적 제재를 감행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평소 장기 이식과 사적 제재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았는데, 소설을 읽으면서 만약 내 가족이 뇌사 상태에 빠져 내가 장기 이식을 결정할 상황에 놓인다면, 그 과정에서 병원측이 함부로 내 가족의 신체를 훼손하고 장기를 처리한 사실을 알게 된다면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산 사람은 살아야 한다'고 말하며 장기 이식을 감행하는 병원 측의 입장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지만, 지금 막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자라면 나 때문에 그리 되었다고 자책하거나 복수할 마음을 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전작들과는 달리 이번 소설의 범인은 마냥 나쁘게만 보이지 않았다. (물론 그렇다고 죄 없는 사람들을 죽인 범인의 죄가 가벼워지는 것은 아니다.)


<사랑받지 못한 여자>부터 <사악한 늑대>까지 타우누스 시리즈 전권을 읽은 독자로서 이번 <산 자와 죽은 자>는 기다린 보람이 있다. 사건 해결이 코앞인 듯 하면 또다시 사건이 터지고, 가장 유력해보이는 용의자가 연이어 교체되고, 심지어는 경찰 동료의 방해로 잘못된 정보와 단서를 가지고 수사하는 등 전에 없던 난항을 겪으며 피아와 보덴슈타인 반장은 시리즈 사상 최악의 상황에 몰린다. 읽는 내내 잡다하게 느껴질 만큼 엄청난 양의 단서들이 언제쯤 정리될까 싶었는데 마지막에 이르러 깔끔하게 정리되는 것을 보며 역시 넬레 노이하우스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크리스토프와의 사랑이 깊어지는 피아, 전 부인 코지마의 어머니로부터 매력적인 제안을 받고 행복한 고민에 빠진 보덴슈타인 반장의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두 사람 모두 일과 사랑을 계속 양립할 수 있을지 없을지를 두고 고민하는 것 같은데 다음 시리즈에서는 어떻게 될까? 타우누스 시리즈 팬이라면 어서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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