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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그런 남자들을 증오한 여자 (1) | 리뷰 2013-09-27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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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1

스티그 라르손 저/임호경 역
뿔(웅진문학에디션) | 2011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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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여성의 46퍼센트는 남성의 폭력에 노출되어 있다.

스웨덴 여성의 18퍼센트는 살아오면서 한 번 이상 남성의 위협을 받은 적이 있다.

스웨덴 여성의 13퍼센트는 심각한 성푹행을 당한 경험이 있다.

스웨덴에서 성폭행을 당한 여성 중 92퍼센트는 고소하지 않았다. (본문 중에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밀레니엄> 시리즈는 언론인 출신 작가 스티그 라르손의 데뷔작이자 유작이다. <밀레니엄>은 1983년 저널리스트로 활동을 시작해 2004년 심장마비로 갑작스럽게 사망하기까지 평생을 인종차별과 극우파, 스웨덴의 여러 사회문제를 고발하는 대표적인 반파시스트로 산 작가의 이력이 그대로 녹아있는, 스티그 라르손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잡지 <밀레니엄>의 창간인이자 강한 신념을 가진 언론인인 주인공 미카엘 블롬크비스트는 작가 자신의 분신이며, 기존의 히로인들과 달리 과격하고 거친 캐릭터를 가진 또다른 주인공 리즈베트 살란데르는 작가가 열렬한 팬임을 자처했던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동화 <말괄량이 삐삐>의 삐삐를 닮았다. 소설 곳곳에서 여성, 동성애자, 이민자, 극빈자 등 소수자들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유감없이 드러내고, 정부와 기업, 마초, 호모포비아, 인종주의자 등을 강하게 비난한 점은 작가의 반파시즘 성향을 그대로 보여준다. 아이러니하게도 작가의 마지막 운명 또한 소설로부터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2부 <불을 가지고 노는 소녀>의 등장인물 다그 스벤손이 작품 탈고를 앞두고 갑자기 사망한 것처럼 저자 역시 원래 10부작으로 구상했던 <밀레니엄>을 3부작까지 밖에 쓰지 못한 채 사망했다. 이런 다재다능하고 건전한 사회의식을 가진 작가가 원래 구상한 시리즈의 절반도 못 쓰고 세상을 떠난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밀레니엄> 시리즈의 제 1부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은 주인공 미카엘 블롬크비스트가 스웨덴 금융계의 거물 베네르스트룀으로부터 명예훼손죄로 고소를 당하고 유죄를 선고받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평생 언론이라는 한 길만 걸어온 저널리스트 미카엘은 이 일로 큰 충격을 받은 상태이며, 설상가상으로 그가 창간한 잡지 <밀레니엄>도 오랜 적자로 폐간될 위기에 봉착한다. 이 때 마침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대기업 방예르의 헨리크 방예르 회장이 그에게 수십 년 전에 실종된 손녀 하리에트의 사건을 해결하면 거액의 돈을 주겠다는 제안을 해온다. 언론인으로서의 신뢰도 잃었겠다, 돈도 없겠다, 별다른 대안이 없던 그는 회장의 제안을 수락한다. 한편 스물다섯의 여성 리즈베트 살란데르는 정신병원 신세를 진 전력이 있고 사회적 보호 대상이라는 이유로 자신을 무시하고 홀대하는 사람들을 강하게 증오하며, 그 증오를 얼굴의 피어싱과 온 몸의 문신으로 온 세상에 내보인다. 그녀는 사실 비상한 두뇌의 소유자이자 세계에서 손꼽히는 실력을 지닌 해커인데 이를 아는 사람은 몇 안 된다. 우연히 이를 알게된 블롬크비스트가 그녀에게 하리에트 실종 사건을 수사하는 데 있어 도움을 요청하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급물살을 타게 된다.



소설의 중심인 하리에트 실종 사건에는 여성을 인간이 아닌 성적인 도구, 착취의 수단으로 여기는 남성우월주의와 스웨덴을 비롯한 유럽 전역에 잠재된 반유대주의, 인종차별주의, 나치즘이 얽혀있다. 이 가문은 부부 사이가 아무리 안좋아도 절대 이혼을 하면 안된다. 남편의 폭력을 견디다 못해 도망쳐온 딸을 위로는 못할 망정 몸을 더럽혔다고 비난한다. 방예르 기업은 2차 세계대전 당시 군수물자를 납품하면서 대기업으로 성장했고, 가문의 주요 인물들이 나치를 추종하다가 죽었거나 여전히 추종하고 있다. 방예르 회장 자신은 유대인의 피가 섞인 여자와 결혼을 했다가 형제들로부터 심한 비난과 모욕을 받은 전적이 있다. 미카엘과 리즈베트는 겉보기엔 부유하고 화려한 대기업 가문의 내부에 이런 흉악한 모습이 있다는 것을 알고 경악한다. 게다가 가문의 더러운 역사와 추악한 면모가 하리에트 실종 사건으로 귀결되고, 여기서 끝이 아니라 더 많은 사건으로 연결되는 과정을 보면서 나는 미카엘, 리즈베트와 함께 분노했다. 스웨덴은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사회복지국가이고 여성을 비롯한 소수자 인권을 보호하고 우대하기로 이름이 높은데, 이런 나라에서조차 이 같은 소설이 쓰일만큼 사회적인 문제, 병폐가 심각하다면, 우리나라는 어떨까? 마음이 착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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