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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호모데우스전] 동물 실험, 해도 괜찮을까 | 리뷰 2020-04-28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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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신 호모데우스전

이상권 저
특별한서재 | 2020년 04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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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때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과학 선생님이 개구리를 해부하는 실험을 한다고 하니 반 아이들 중 일부는 끔찍해 했고 일부는 재미있겠다고 했다. 전자였던 나는 그날 실험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아무런 기억이 나지 않는다. 졸도해서 양호실에 실려간 기억은 없으니 다른 친구들에게 실험을 맡기고 (해부당하는 개구리를 필사적으로 외면하며) 실험 기록이나 하지 않았을까 싶다. 훗날 성적이 좋으니 의대에 가라는 말을 많이 들었지만 그럴 마음이 조금도 들지 않았던 건, 조금은 그때의 경험 때문인지 모른다.


이상권 작가가 <신 호모데우스전>을 집필한 계기도 학교에서 행해지는 동물 해부실험을 보고 난 충격 때문이라고 한다. 저자가 학생들이 동물 해부실험을 하는 것을 보면서 충격을 받은 이유는 실험 자체의 끔찍함이라기보다는 실험 이후 학생들의 반응이었다. 저자가 학생일 때는 동물 해부실험을 하면서 동물과 인간이 똑같은 소중한 생명이라는 것을 분명히 배웠다. 하지만 요즘 학생들은 동물 해부실험을 하면서 생명의 소중함이나 동물의 권리 같은 것을 배우지 않는다. 성적을 잘 받기 위해 아무런 죄책감이나 괴로움 없이 동물을 해부하고 죽인다.


<신 호모데우스전>에는 희성이라는 소년이 나온다. 아파트 단지에서 한참 떨어진 숲속에서 아버지와 단둘이 사는 희성은 돌아가신 할머니가 데려온 유기견 '백일홍'을 챙기는 것이 유일한 삶의 낙이다. 학교에서 '유령'이라고 놀림을 당하는 희성은 학교가 파하면 곧장 집으로 와서 백일홍을 끌어안는다. 친구도 없고 엄마와 할머니마저 여읜 희성은 귀여운 비글인 백일홍의 심장 소리를 들을 때만 자신이 살아 있다고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날 희성은 하교하는 길에 교문 앞에서 경찰의 부름을 받는다. 경찰은 희성에게 YP Cell 센터에서 실험용 개로 사육되고 있다가 인간에게 치명적인 바이러스에 걸린 채로 탈출한 개 한 마리를 못 봤느냐고 묻는다. 희성은 직감적으로 백일홍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경찰에게는 키우던 개가 집을 나가서 지금은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고 답한다. 얼마 후 희성의 주변에 애플이라는 이름의 말하는 개가 나타나고, 그로부터 며칠 후에는 경찰이 수색견을 데리고 희성의 집에 들이닥친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소설을 끝까지 읽으면 인간의 무리한 욕심 때문에 무고한 동물들이 끔찍한 실험 끝에 죽임을 당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그러고도 아무런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 인간들이 같은 잘못을 반복해서 저지르고 있다는 것도. 어려서부터 자연을 벗삼아 자란 희성은 백일홍이나 애플 같은 동물이 인간과 똑같이 소중한 생명체라는 것을 알지만, 그렇지 못한 대다수의 인간들은 인간이 동물보다 우월하고 그렇기 때문에 인간이 동물을 유린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인간은 점점 더 똑똑해지는 걸까, 아니면 점점 더 어리석어지는 걸까. 인공지능 같은 과학 기술은 점점 더 인간을 '닮아' 똑똑해진다는데, 인간이 하는 짓을 보면 점점 더 멍청해지는 것 같다. "결국, 인간들은 가축들의 지옥을 먹고 사는 거야!"라는 소설 속 대사가 마음에 남는다. 지옥을 먹고 사는 인간은 지옥이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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