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블로그 | 랜덤블로그 쪽지
도깨비님의 블로그
http://blog.yes24.com/cbj2020
리스트 | RSS
태그 & 테마링 | 방명록
도깨비
님의 블로그
프로필 쪽지 친구추가
11월 스타지수 : 별18,175
댓글알리미 비글 : 사용안함
전체보기
기본 카테고리
나의 리뷰
역사
나의 리뷰
기본 카테고리
영화후기
나의 메모
기본 카테고리
태그
나를키운건8할이나쁜마음이었다 소담북스 서평단모집 이혜린 내안의나 관람후기 옥탑방고양이 소담 마이클럽
2020 / 09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월별보기
나의 친구
나의 친구들
최근 댓글
'비대면사회 필수 기.. 
잘 보고 갑니다 
잘 보고 갑니다 
잘 보고 갑니다 
wkf qhrh rkqlsek 
새로운 글
오늘 21 | 전체 30131
2009-02-11 개설

2020-09 의 전체보기
[불륜 감별사] 당신의 이별은 균형을 지키기 위한 희생이다 | 기본 카테고리 2020-09-01 23:44
http://blog.yes24.com/document/12956235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불륜 감별사

마키림 저
바이북스 | 2020년 07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사랑과 이별에도 균형이 있다. 당신이 이별한 이유가 그 균형을 지키기 위한 희생이었다면 과연 사랑을 포기할 것인가, 지킬 것인가.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사랑과 이별에도 균형이 있다'는 이 책의 명제는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세상 만물이나 인간 존재에도 균형이 있다. 그래서 어느 한쪽으로 치우침이 없이 조정해 맞추어야 한다"는 논리인데 선뜻 받아들이기에 쉽지 않다. 더욱이 인위적으로 인간이 그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은 과연 진리인가라는 의문도 생긴다. 음양이나 자연의 순리는 자연 스스로에게 맡기고 인간은 오히려 자연에 순응해야 한다고 배워왔는데. 갑자기 이 책에서 처음부터 이 논리를 들이대니 로맨스 추리소설을 기대했던 독자로서는 저으기 당혹스럽다.

“세상 만물에는 균형이 존재하고 있는데 저는 우연히 사랑과 이별에도 균형이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느 한쪽이 많거나 적으면 안 되기에 누군가 조정하고 있다면 믿으시겠어요? 사람은 누구나 사랑하고 싶어 합니다만 모두가 사랑만 할 수 없습니다.”

지금이라도 당장 실시간 음원 차트를 보면 10위 안의 노래가 대부분은 사랑 노래이고 그중 상당수는 이별 노래다. 그만큼 사랑은 동서고금을 떠나 영원한 주제인데 그 까닭은 누구나 사랑, 특히 이별에 관한 안타까운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9년 전 저자 마키림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 아이디어가 있었다고 한다. ‘세상엔 우리가 모르는 것이 존재하지 않을까?’ 그 생각이 긴 세월 동안 숙성돼 드디어 소설로 세상에 나왔다. 『불륜 감별사』는 사랑과 이별에도 균형이 있다는 착상에서 출발한 미스터리 로맨스다.

사랑만 있고 이별이 없다면 균형에 맞지 않기 때문에 이별 조정을 통해 사랑과 이별은 평행하게 유지된다는 이 신비스럽고 조금은 당혹스러운 이야기는 첫 장을 넘기는 순간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독자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한 여성이 총을 들고 주차장 반대 방향으로 뛰어가는 것이 보였다. 야니는 자신이 본 광경을 믿을 수 없었는지 눈에 힘을 주었다.

점점 눈이 커지고 입이 벌어졌다. 시간은 정지해버렸다. 그는 한 번에 알아볼 수 있었다. 도망치는 여성은 반년 전 헤어진 리헤르였다.”

갑작스럽게 목격한 살인의 현장에서 도망가는 용의자는 그 모습을 절대 잊을 수 없는 헤어진 연인이었다.

그리고 현장에서 피를 흘리며 죽어간 동료를 보면서 주인공 야니 존슨은 큰 충격에 빠진다. 서로 엇갈리는 연인들의 운명, 미궁으로 빠져드는 살인 사건, 조금씩 밝혀지는 음모, 충격적인 반전까지를 쉴 새 없이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공감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도저히 믿기지 않는 미스터리한 상황이지만 그 상황과 대화와 감정이 모두 한때 열렬히 사랑을 했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었을 만한 내용이기에 전혀 낯설지 않다. 그렇게 격렬해진 감정의 끝에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면 이 소설이 던지는 중요한 질문인 ‘과연 사랑을 포기할 것인가, 지킬 것인가?’를 자신에게 던져보아야 한다.

“형사님, 불륜 뜻이 뭔지 아세요?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도리에서 벗어난 것을 뜻해요. 사랑한다 말만 하고 사랑을 지키지 못하는 것도 도리에서 벗어난 게 아닐까요? 저는 그런 사람들을 감별해내고 있어요. 세상에 형사님이나 제가 모르는 일은 많고 많아요.”

당사자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이별을 한 안타까운 커플도 있지만 보통은 사소한 일로 시작한 다툼이 커져 결국 이별에 이르게 된 경우가 많다. 그러면 한동안 방황을 하다가 ‘우리는 헤어질 운명이었나 보다’라고 한탄하며 사랑을 접는다.



그런데 왜 그 사소한 일을 넘기지 못했고 극복하지 못했는지 자책만 할 뿐 사랑을 지키기 위해 구체적인 노력을 한 것은 없지 않은가. 이 소설에 나오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는 단순히 한 번 읽고 지나갈 사연이 아니다. 지금이라도 당신에게 사랑을 지킬 기회를 다시 한 번 주는 것이다. 이 작품이 독자들의 불륜을 감별하고 있다.

“이 세계에 균형은 실제 존재합니다. 여러분 주변 미야쇼 요원이 이제 보이나요? 사랑을 과신하면 순식간에 사라져버릴 겁니다. 지키는 사랑을 하세요.”

『불륜 감별사』는 ‘사랑을 깨는 미야쇼와 사랑을 지키는 프라젠 사이에서 당신은 자신의 사랑을 지킬 수 있습니까?’라고 묻는다. 아마도 당신은 이미 답을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당신의 사랑을 방해하는 진정한 원인이 무엇인지, 그것을 극복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흘러간 옛 노래에 불현듯 눈물을 흘리듯이 이 책이 당신의 사랑에 대한 기억을 일깨우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이 영감을 얻어 지키는 사랑을 하기를.



연인들을 시험에 들게 하고 그 시험에 빠져 그들이 이별을 하면 성공한 댓가로 돈을 받는다. 연인들은 아주 사소한 이유로 이별을 한다. 주인공 야니는 식품회사에서 일하지만 생활비가 부족해서 아르바이트로 미야쇼 일을 한다.

타인의 고통을 담보로 댓가를 받는 일이 그의 양심과는 맞지 않아서 마지막으로 한 가지 임무를 마치고 그만두려고 한다. 야니 자신도 연인 리헤르와의 갑작스러운 결별로 고통을 겪고 있다. 하지막 그 마지막 임무가 커다란 사건으로 비틀어지면서 이야기는 미스터리로 빠진다. 야니의 임무에 갑자기 리헤르가 총을 들고 나타난 것이다. 야니는 혼란에 빠진다. 같이 미야쇼 일을 하던 그란시나, 그녀는 야니를 짝사랑한다.

리헤르와 야니의 사랑을 지켜보면서 미야쇼 일에 아무런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하던 그녀가 변하게 된다. 그리고 그란시나는 야니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걸려고 한다.



이 책은 독특한 소재로 사랑의 가치를 미스터리 소설로 풀어낸다. 그래서 신선하고 스토리의 전개가 흥미진진하다. 진정한 사랑에 눈을 뜬 그란시나의 슬픈 사랑이 마음 아프다.

사랑과 이별에도 균형이 있다. 사랑을 깨는 미야쇼와 사랑을 지키는 프라젠 사이에서 당신은 자신의 사랑을 지킬 수 있습니까? 지키는 사랑을 하라고 저자는 말한다. 불륜이란 사랑한다는 말만 하고 사랑을 지키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불륜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독특하고 지키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롭다. 이제서야 왜 사랑과 이별에도 균형이 있어야 하는지 겨우 깨닫는다.

제라드 스미스로 변신한 그란시아를 야니가보는 앞에서 리헤르가 총으로 살해한다. 사건을 담당한 형사 리암, 제임스, 지니는 수사를 시작하고, 범인을 좁혀간다. 그 속에서 형사 리암과 에릭의 관계, 그란시아가 밝혀낸 충격적인 진실, 등장인물과의 사랑, 짝사랑 등이 빠르게 전개된다. 반전에 반전에 반전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미스터리 로맨스임이 틀림없다. 저자의 치밀한 작품 구성 능력에 흥미는 고조된다.





선생님, 최근 저에게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힘들고 슬프고 행복한 날이 한꺼번에 찾아올 것이라 상상도 못했습니다.

혹시 이별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있으세요? 세상 만물에는 균형이 존재하고 있는데 저는 우연히 사랑과 이별에도 균형이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느 한쪽이 많거나 적으면 안 되기에 누군가 조정하고 있다면 믿으시겠어요? 사람은 누구나 사랑하고 싶어 합니다만 모두가 사랑만 할 수 없습니다.

사랑만 있고 이별이 없다면 균형에 맞지 않기 때문이죠. 해서 이별 조정을 통해 사랑과 이별은 평행하게 유지되어 왔습니다.

부끄럽습니다만 저는 이별을 조정하는 일에 가담 했었습니다. 부여 받은 일은 아주 간단했고 성공하면 돈을 받았습니다.

타인을 이별 속으로 밀어 넣고 받는 돈이라 처음에는 찝찝했습니다. 그러나 반복되니 익숙해지더군요.(pp.4~5)




“사랑,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어린애부터 노인까지 말입니다. 하지만 사랑은 하는 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지키지 않는 사랑은 반쪽짜리입니다. 그녀는 형사님과 만들었던 사랑을 지키고 있는 겁니다. 그녀가 안쓰럽죠? 형사님이 행복할 수 있는 선택을 하세요. 저도 제가 행복할 수 있는 선택을 할 겁니다.”

야니가 평온한 표정으로 말했다.

“형사님 심장에 부는 바람을 따라가세요. 주변 눈치만 보다가 진짜 사랑 놓칠 수 있어요.”

조사실 문이 열리고 지미가 커피를 가져 왔다. 촉촉해진 야니 눈을 바라보는 제임스의 표정은 진지했다.

“사랑을 방해하는 것은 세상에 널렸습니다. 유혹하는 이성도 많고, 사랑하는 이가 먹지 말라는 술을 먹자고 떼쓰는 친구도 많습니다. 약속시간에 조금 늦은 상대에게 화내기도 합니다. 그런 사소한 것이 쌓여 헤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작은 이유 때문에 큰 사랑을 놓치게 된다면 그것은 말그대로 바보입니다. 바보.”

지미가 제임스 어깨를 가볍게 주물렀다. 거울 안쪽 방에 있던 리암이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형사님, 지키는 사랑을 하셔야 합니다.”

야니가 결심에 찬 듯 제임스를 바라보며 말했다.(p. 154)




“직업이 어떻게 되십니까?”

“제 직업요? 후후. 저는 불륜 감별사입니다.”

“불륜 감별사?”

“네, 불륜 감별사.”

“그런 직업도 있나요?”

“있어요. 저는 사랑하는 사람을 찾아다녀요. 그리고 시험에 들게 하죠. 시험에 통과하면 사랑을 지속할 수 있어요.

저는 통과 못 한 사람 덕분에 돈을 벌고 있으니 직업인 셈이죠.”

“이해할 수 없지만 재미있는 직업이네요.”

“형사님, 불륜 뜻이 뭔지 아세요?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도리에서 벗어난 것을 뜻해요. 사랑한다 말만 하고 사랑을 지키지 못하는 것도 도리에서 벗어난 게 아닐까요? 저는 그런 사람들을 감별해내고 있어요. 세상에 형사님이나 제가 모르는 일은 많고 많아요.”

“불륜 의미가 확장된 느낌이네요. 하하. 좀더 자세하게 얘기 해주세요.”

“오늘 일이 끝나면 전부 말할게요.”(pp. 238~239)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1        
[아버지의 사과 편지] 버자이너 모놀로그 작가 이브 엔슬러의 마지막 성폭력 고발 | 기본 카테고리 2020-09-01 22:13
http://blog.yes24.com/document/12955342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아버지의 사과 편지

이브 엔슬러 저/김은령 역/은유 해제
심심 | 2020년 08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지옥에서 벗어나기 위해, 인간으로 살기 위해 선택한 버자이너 모놀로그 작가 이브 엔슬러의 ‘나를 위한 고백’.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성폭력은 대부분 잘 아는 사람으로부터 당한다." 최근 한 범죄 수사관이 TV에 직접 나와 한 말이다. 구체적 기록을 얘기했지만 수치까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꽤 충격을 받았는데 이들 중 대부분은 동료, 동네 지인 등이라서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은 들었다. 아무 관계가 없는 사람으로부터의 성폭력은 실제 많지 않다는 말에는 이해가 간다. 그러나 '아는 관계'가 가족이나 친족이라면 문제가 다르다. 우리 사회 근간을 뒤흔드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성폭력은

가해자 개인의 일탈 행위로도 볼 수 있지만 가정이나 친척이라면 이건 문제가 다르지 않은가. 다행히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성폭력은 외국에 비해 많지 않은 모양이다. 그래서 그런 가정 성폭력 사건은 크게 다뤄진다. 법정 형도 더 무거운 것으로 안다. 얼마 전 이혼한 어머니를 죽인 아버지에게 딸이 '사형'을 시켜달라는 청원서를 내 우리 사회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젠 우리 사회도 가정 폭력이나 성폭력도 위험 수위에 이르렀구나 하는 심정에 우려와 섬뜩함까지 느꼈다.






미투 운동이 시작됨으로써 성폭력범에게 법정 최고형을 선고하는 추세다. 그리고 성폭력은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 중심의 수사와 재판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수사관이나 법조계의 말에 공감한다. 우리 대법원은 이미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한 남성들의 성폭력 행위에 단호한 법적 처벌을 하고 있다.

우리 사회의 각계각층에서 행해지는 성폭력에 대해 강한 수위의 처벌이 가능해 일시적인 대응 방안으로는 불가피할 것이다. 그러나 근원적인 대책이나 피해자 중심에서는 아직은 미흡하다는 독자의 생각이다. 그런데 이 책은 가정 내 그것도 아버지가 딸에게 지속적인 성폭행을 한 점이 더 충격을 준다. 그것도 5세 때부터. 이쯤 되면 남성과 여성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성의 문제다. 인간성이 전혀 없는 '짐승보다 못한 행위'이다.

성폭력 피해자이자 세계적인 연극 〈버자이너 모놀로그〉의 작가 이브 엔슬러는 아버지에게 다섯 살 때부터 성폭력을 당했고 10대 이후에는 학대, 폭행, 가스라이팅 등 잔혹한 폭력에 시달렸다고 폭로했다. 하지만 그가 심판대에 세워야 하는 가해자는 이미 31년 전 세상을 떠났다.

이브 엔슬러는 책임을 회피한 채 세상을 떠난 가해자, 더 이상 어떤 법적 처벌도 할 수 없고, 사과조차 기대할 수 없는 아버지를 무덤에서 불러내어 피해자인 자신 앞에 세운다. 복수가 아니라 얼마나 엄청나고 잔인한 피해인지를 알리자는 취지다. 다시는 자신 같은 피해자가 없도록 성폭력 문제를 사회문제 최고점으로 끌어올린다. 독자도 딸을 키우는 아버지로서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범죄에 큰 관심이 간다. 피해자로서의 심리 상태 변화를 좇아감으로써 경각심을 한층 더 고조시킨다.



저자 엔슬러는 가해자인 아버지가 딸인 자신에게 사과 편지를 보내는 일을 ‘상상’함으로써 수십 년 동안 묻어둔 진실을 생생하게 복원해낸다.

『아버지의 사과 편지』는 폭력의 시간을 견디고 진정한 사과를 기다리며 온몸을 다해 세상과 싸워온 엔슬러의 글은 잔혹한 폭력의 실상을 담아낸 고통의 기록이자, 남성 권력을 중심으로 하는 가부장제 안에서 일어날 수 있는 온갖 폭력을 고발하는 증언이며,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무엇을 사과해야 하고, 어떻게 사죄의 말을 건네야 하는지 안내하는 지도다.

하지만 세상은 다른 범죄보다 유독 성폭력 범죄에서 피해자의 목소리에 주목하지 않는다. 오히려 피해자에게 침묵을 강요하고 ‘사건을 밝힌 의도’를 의심한다. 이러한 억압은 오랜 시간 여러 사회 문화 조건 속에서 용인되어 왔다. 하지만 2017년 미국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미투 운동 이후 자신이 당한 피해를 세상에 적극적으로 알리고 가해자에게 책임을 묻는 용기 있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들은 침묵을 거부하고 진실을 드러내기 위해 싸운다.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기를,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며 있는 힘을 다해 세상의 부조리와 폭력에 맞선다.




엔슬러는 왜 아버지가 그런 일을 저질렀는지 그의 삶 전체를 되짚어보고, 피해를 겪을 당시 자신의 감정이 어땠는지 세밀하게 묘사한다.

'현실과는 다른 결과' 즉, 가해자가 책임을 회피하지 않고 자신의 잘못을 명백히 밝히고 인정하며 진심으로 꺼내는 사과를 받는 일은 이브 엔슬러가 선택한 ‘마침내 나를 자유롭게 만들려는 노력’인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이 책은 피해자가 가해 사실을 고발하고 고통을 드러내는 새로운 방식을 보여준다. 『아버지의 사과 편지』를 먼저 읽고 해제를 쓴 은유 작가는 말한다.

“나는 글쓰기 수업에서 말하곤 했다. 인생에서 중요한 사건이나 커다란 고통일수록 버전을 달리해서 써보라고. 다른 시점, 다른 입장, 다른 시제, 다른 장르로 같은 경험을 다뤄보면 그 사건의 본질은 선명해지고 고통은 옅어질 수 있다. 이 책은 씻을 수 없는 상처의 기록이라서가 아니라 ‘기록할 수 없는 상처는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탁월하다.”(p. 206)

은유 작가의 말처럼 엔슬러는 가감 없이 자신의 상처를 드러내며 사건의 본질을 선명하게 만들었다.



이후 『아버지의 사과 편지』를 세상에 내놓은 이브 엔슬러는 자신의 이름을 ‘브이V’로 바꾸며 새로운 삶을 향해 나아갈 것을 선언했다. 역자 후기에서 김은령 [럭셔리] 편집장은 그 배경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자신을 괴롭히던 아버지의 잔혹한 기억으로부터 마침내 벗어나게 되었고 원망도 회한도 분노도 남아 있지 않지만, 그가 물려준 성과 이름으로 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p. 197)

사과 편지 속 아버지는 딸에게 성적인 학대를 일삼고 심한 신체적, 정신적 폭력을 휘두른 이유를 자신이 복종을 강요하는 억압적인 부모 밑에서 자란 데서 찾는다. 그로 인해 권위와 남자다움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며 살아왔다고 말한다. 그리고 자신이 세운 가족이라는 왕국 속에서 아내와 아이는 엄격하게 다뤄야 할 자신의 소유물이었다고 고백한다.

사회적으로 성공했지만 행복하지 않은 인생을 살던 자신에게 커다란 삶의 기쁨을 느끼게 해준 딸은 너무나 사랑스러운 존재였다고, 그래서 자기 안에 꽁꽁 숨겨둔 탐욕스러운 욕망을 억누르지 못해 다섯 살 아이를 성적으로 착취했다고 아버지는 말한다.(p. 70)

그리고 자신이 저지른 잘못이 드러날까 봐 딸이 누구에게도 도움을 청하지 못하게 입을 틀어막고, 가족 모두가 딸을 가족의 평화를 위협하는 존재로 받아들이게 만들었으며, 딸을 끊임없이 궁지로 몰아넣어 스스로를 나쁜 사람으로 여기도록 조종했다고 이야기한다.(pp. 104~107)



아버지가 꺼내놓은 이 기막힌 이야기들은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폭력의 본질을 드러낸다. 더불어 이는 개인의 문제를 넘어 ‘가부장제’라는 사회 구조가 만들어낸 비극적인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내 정신은 온전했어. 나는 특권을 누리는 고압적인 남성이었다. 너는 나의 아이였다. 나의 소유물이었지, 그러니 내가 시키는 대로 행동해야 했어. 그러지 않을 때 규율과 처벌을 실행하는 것은 나의 책임이었다. 바로 내가 키워진 방식처럼 말이다. 나는 내가 겪은 대로 너를 다루고 있었어. 내가 배운 대로 하는 것뿐이었지.”(p. 113) 
그는 끊임없이 자기의 행동을 합리화하며 악행을 이어간다. 그리고 사회적?정신적으로 아버지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었던 가족들은 그런 상황을 묵인하고 아버지가 저지르는 폭력과 학대에 동조하며 엔슬러를 고립시킨다. 편지는 가감 없이 이브 엔슬러가 겪은 아픔을 묘사한다.
세상은 넓고, 사람은 다양하다. 따라서 다양한 생각들이 공존한다. 그들 모두 존중의 대상이고 공존의 상대다.
이 책의 저자에 대한 가해자인 아버지의 변명을 읽는 데는 상당한 인내가 필요하다. 상식적이지 않고, 인간적이지 않아서다. 배우자와 자식은 소유물이 아니다. 소유의 대상도 아니다. 인간의 존엄성을 인정하고 존중의 대상이다. 이 책을 읽으면 남녀가 왜 사회의 경쟁 대상이고 지배와 피지배의 대상으로 인식되는지 다시 한 번 진지하게 되돌아보고 변화를 꾀해야 한다. 어떤 방법이 있는지 진정으로 노력한다면 인간은 반드시 해결책을 찾아낼 것으로 믿는다.



난 내 부모와 형으로부터 경험한 폭력과 잔인성을 부정하면서 네게 점점 더 심하고 파괴적인 폭력을 가하고 있었던 거야. 여기에 더해 부가적인 임무도 자리하고 있었지. 너를 더 순종적이고 조용하게 만들어 우리의 비밀을 폭로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것. 그렇게 나는 의로운 고문자가 되었다.(p. 104)

이브, 나는 네가 죽기를 바랐다. 너를 살해하기 위해 몇 번이나 시도했어. 내가 이미 망가뜨린 것을 죽이려 한 셈이지. 내가 저지른 일의 증거를 지워야 했으니까.(pp. 122~123)

나는 어린 여자아이를, 내 몸집의 반만 한 아이를 때렸다. 손과 주먹을 휘둘렀고, 벨트를 채찍처럼 내려쳤어. 자비 없이 너를 몰아붙이며 온갖 심한 욕을 해댔지. 네 존재와 육체의 모든 것을 모욕했다. 너에게 수치를 주고 너를 소멸시켜 버리고 싶었어. 난 한계를 모르는 듯 온갖 방법을 동원했다. 네가 감히 고함을 치거나 빌거나 울면, 너를 협박하며 망신을 주고 네 존재를 부정했어.(p. 124)

나는 다섯 살 때 너의 몸을 가졌다. 네가 주지 않았는데도.(p. 179)




저자 : 이브 엔슬러


토니상을 수상한 세계적인 극작가이자 작가, 사회운동가다. 다양한 연령대와 직업을 가진 여성 200명을 인터뷰해 금기의 대상이었던 여성 성기를 둘러싼 고민과 남성 폭력의 기억을 담아낸 연극 〈버자이너 모놀로그〉가 그의 대표작이다. 이 작품은 1997년 오비상OBIE AWARD을 받았으며 세계 140개 국가에서 48개 언어로 공연되었다. 그 후 〈레모네이드LEMONADE〉, 〈특별 조치EXTRAORDINARY MEASURES〉, 〈필요한 목표들NECESSARY TARGETS〉, 〈굿바디THE GOODBODY〉, 〈감정적 동물EMOTIONAL CREATURE〉, 〈프룻 트릴로지FRUIT TRILOGY〉 등의 연극을 무대에 올렸으며, 《버자이너 모놀로그》, 《절망의 끝에서 세상에 안기다》, 《나는 감정이 있는 존재입니다》 등을 출간하여 베스트셀러 작가로도 이름을 알렸다. 사회운동가로서 ‘브이데이V-DAY’와 ‘원 빌리언 라이징 레볼루션ONE BILLION RISING REVOLUTION’을 조직해 전 세계적으로 벌어지는 여성에 대한 일상적인 폭력을 막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또한 인권운동가 크리스틴 슐러 데쉬베CHRISTINE SCHULER DESCHYRVER, 2018년 노벨평화상 수상자 드니 무퀘게DENIS MUKWEGE와 함께 콩고민주공화국에 여성 폭력 생존자들을 위한 치유 및 지원 센터 ‘시티 오브 조이CITY OF JOY’를 세웠다. 〈뉴스위크〉 선정 ‘세상을 바꾼 150명의 여성’, 〈가디언〉 선정 ‘100명의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에 이름을 올렸다.

역자 : 김은령


월간 〈럭셔리〉 편집장. 작가이자 번역가. 《밥보다 책》, 《럭셔리 이즈》, 《바보들은 항상 여자 탓만 한다》, 《비즈니스 라이팅》 등을 썼고 《침묵의 봄》, 《패스트푸드의 제국》, 《나이 드는 것의 미덕》, 《존 로빈스의 인생 혁명》 등 20여 권을 번역했다.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영어영문학을 전공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언론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행복이 가득한 집〉 편집장을 지냈으며 《설득의 심리학 워크북》(김호 공역)을 옮겼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1        
[스크랩] [서평단 모집]★천년의상상★『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 | 기본 카테고리 2020-09-01 12:02
http://blog.yes24.com/document/12951904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리뷰어클럽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

강양구,권경애,김경율,서민,진중권 저
천년의상상 | 2020년 08월


신청 기간 : 96일 까지

모집 인원 : 5

발표 : 97

신청 방법 : 댓글로 신청해주세요!

* 신청 전 도서를 받아 보실  기본주소를 꼭 확인해주세요.


정권을 비판하려면 이전보다 훨씬 더 큰 용기가 필요한 이때,

우리 다섯 명이 모였습니다!


김경율 회계사는 조국에 대한 참여연대의 침묵에 분노해 단체를 탈퇴했고, 권경애 변호사 역시 민변의 미온적인 태도에 실망해 정권 비판에 나섰습니다. 황우석의 음모를 밝혀냈던 강양구 기자는 이제 문재인 정권의 음모를 밝히고자 합류했고, 사회의 기생충을 알아보는 데 일가견이 있는 서민 교수도 문 정권의 대변검사를 시작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현 정부가 들어선 뒤 자진해서 무덤으로 들어갔던 미라논객 진중권이 조국과 그를 옹호하는 문팬들에 의해 풀려나왔습니다. 지난 시절 이명박-박근혜 정권과 치열하게 싸웠던 우리는 이제 이 책을 시작으로 현 정부와의 싸움을 시작합니다._「들어가는 말」에서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는 대담집이다. 다섯 명이 모두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전문분야를 중심으로 한 명의 사회자를 두고, 전문가 두 명이 대담을 진행하였다. 이런 형식의 대담으로 만들어진 콘텐츠는 7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내용을 담을 수 있었고, 우리가 일상에서 경험하고 있는 ‘이상한 세계’의 실체를 드러낼 수 있도록 하였다.




* 서평단 여러분께

* 리뷰를 쓰신 뒤 함께 쓰는 블로그 ‘리뷰 썼어요! 게시판에 글을 남겨주세요.  

* 리뷰에 아래 문구를 꼭 넣어주세요.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포스트를 | 추천 0        
11 12 13 14
진행중인 이벤트
나의 북마크
이벤트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