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주의 *
웬지 동물의 왕국 다큐멘터리의 나레이션 톤으로 읽어야 할 것만 같다. 욕망이 이글이글 타오르는 숫사자가 마음에 드는 타겟을 잡으려고 약한 초식동물을 점점 구석으로 몰아 넣는 느낌이다. 해치려고 그러는 게 아니고 사랑을 고백하려고...ㅋㅋㅋ
썸의 시작도 예사롭지 않다. 태호의 눈길을 견디다 못한 인희가 왜 자꾸 쳐다보냐고 돌직구로 물었는데, 태호는 그러는 당신은 왜 나를 보고 있었냐고 답한다. 어이없고 황당한데 읽는 나도 묘하게 설득당했다. 서태호... 당신은 잘생기고 능력있는 숫사자였어!ㅋㅋ
연애를 시작하고 나서 보다 썸 탈 때가 더 스릴있었던 것 같다. 이들의 사소하고 달달한 연애는 너무 순탄해서 긴장감이라고는 찾아볼 수도 없었기에... 그래도 이런 연애를 좋아하는 편이라 재미있게 읽었다.^^
아, 초밥을 사들고 오던 저녁의 CCTV 사건은 참 인상적이었다.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고 회사는 CCTV지!ㅋㅋ
가족에 대한 상처로 인해 자신의 반경에 사람을 들여놓지 않으려는 인희의 망설임에 동감한다. 그 상처를 사람으로 치유해가는 과정도 보기 좋다. 미래가 어떻게 전개될지도 모르면서 연애라는 어떻게 보면 귀찮고 감정소모가 많은 것을 반복하는 이유는, 그 모든 단점을 상쇄할만한 현재의 행복을 가져다주기 때문일 것이다. 남들 다 하는 사소한 연애일지라도 당사자들에게는 그게 전부인 '대단한' 연애니까!
연애에 울고 웃는 게 아니라 이상하게 개망초에서 눈물이 찔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