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블로그 | 랜덤블로그 쪽지
키치의 책다락
http://blog.yes24.com/jwcury
리스트 | RSS
태그 & 테마링 | 방명록
키치
읽고 씁니다
파워 문화 블로그

PowerCultureBlog with YES24 Since 2010

7·16기 책

프로필 쪽지 친구추가
11월 스타지수 : 별26,567
댓글알리미 비글 : 사용안함
전체보기
공감
독서습관
읽고싶어요
나의 리뷰
리뷰
우수리뷰
19' 파워문화블로그 16기
14' 파워문화블로그 7기
14' 리뷰어클럽
13' 리뷰어클럽
태그
임진아 마리암마지디 나의페르시아어수업 자매이야기 동생과사이좋게지내는법 투자의미래 4차산업혁명과투자의미래 생일사전 인생의일요일들 4차산업
2014 / 08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월별보기
최근 댓글
좋은 책 소개 감사합.. 
아 저도 비슷하게 읽.. 
사실 책을살생각은 1.. 
구매버튼 클릭하러 왔.. 
리뷰 잘 봤습니다. 
오늘 49 | 전체 470604
2007-07-17 개설

2014-08 의 전체보기
엄마란 이름, 딸이란 이름으로 [딸은 딸이다 / 아가사 크리스티] | 14' 파워문화블로그 7기 2014-08-04 15:57
http://blog.yes24.com/document/7763268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딸은 딸이다

애거사 크리스티 저/공경희 역
포레 | 2014년 05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엄마처럼 살기 싫어."

전업주부인 어머니는 나와 여동생에게 당신의 삶에 대한 푸념 비슷한 걸 늘어놓으시는 적이 많다. 딸이라는 이유로 외가에서 받은 차별, 배우지 못한 설움, 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외지로 나가 돈을 벌어야 했던 한 같은 것을 털어놓으실 때마다 자식이자 같은 여자로서 짠하고 애처로운 마음이 들지만, 한편으로는 돌이킬 수 없는 과거 이야기를 자식들 앞에서 노상 되풀이하는 어머니가 무심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럴 때면 나는, 한번도 입 밖으로 낸 적은 없지만, 어머니처럼 살기 싫다는 생각을 한다. 어머니처럼 남이 내게 해준 것보다 못 해준 것을 더 많이 생각하고, 바꿀 수 있는 미래보다는 바꿀 수 없는 과거에 천착하는 삶은 살고 싶지 않다고. 그런데 생각해보니 어머니가 내게 해준 것보다 못 해준 것, 어머니의 앞날보다는 예전의 실수에 집착하는 것은 나도 마찬가지다. 어쩌랴. 나도 어머니의 딸인 걸. 

 

 

애거사 크리스티의 <딸은 딸이다>

<딸은 딸이다>는 애거사 크리스티가 '메리 웨스트매콧'이라는 필명으로 발표한 여섯 편의 소설 중 하나다. 추리 소설의 여왕이라 불리는 작가의 소설인지라 당연히 추리 소설일 줄 알았는데 놀랍게도 모녀의 갈등과 화해를 그린 드라마틱한 소설이었다. 그러나 나는 이 소설이 웬만한 추리 소설보다 더욱 충격적이고 공포스러웠는데, 그건 아무래도 추리 소설 작가인 애거사 크리스티 특유의, 인물의 심리와 인물 간의 관계에 대한 실제에 가까울 정도로 치밀한 묘사 때문이 아닌가 싶다. 어쩌면 이렇게 어머니와 딸의 애증 관계를 실감나게 그렸을까. 삼십 대를 눈앞에 둔 지금도 이따금씩 어머니와 갈등을 빚는 철없는 딸로서 공감가는 대목이 한두 군데가 아니었다. 모르긴 몰라도, 어머니 또한 이 책을 읽으시면 무척 공감하시리라.



아들은 아내를 얻을 때까지만 아들이지만, 딸은 영원히 딸이다.

줄거리는 이렇다. 남편과의 사별 후 외동딸 세라를 키우며 조신하게 살아온 앤은 세라가 잠시 외국으로 여행을 떠난 동안에 리처드 콜드필드라는 남자를 만나 결혼을 약속한다. 유일한 식구인 세라가 리처드를 마음에 들어할지 걱정했던 앤. 역시나 세라의 반응은 냉랭했고 리처드와 만날 때마다 싸움을 거듭했다. 결국 세라와 리처드, 둘 중 한 명을 선택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 앤은 어쩔 수 없이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선택을 한다. 몇 년 후, 아직 미혼인 세라는 손대는 족족 사업에 실패하는 예전 남자친구 게리와 부자인 로렌스, 둘 중 누구와 결혼하면 좋을지 고민하는 중이다. 조언을 구하는 세라에게 앤은 네 인생은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라며 단언하지만, 말끝에 게리와 결혼하면 불행해질 거라는 뜻을 내비친다. 결국 부자인 로렌스를 택하는 세라. 소원대로 엄청난 부를 누리게 되었지만 엄마 없는 아이가 된 것처럼 마음이 우울하고 허하다...



그러니까 넌... 그의 이름조차 기억 못 하는구나. (p.216)

잠시라도 눈을 떼기 힘들 만큼 드라마틱한 줄거리이지만, 그 중에서도 앤의 재혼 소동이 벌어지고나서 몇 년 후, 리처드의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세라를 보며 앤이 분노하는 대목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재혼을 생각했을 만큼 사랑했던 남자의 이름을, 하나뿐인 딸인 세라가 기억조차 못한다는 사실이 얼마나 황당하고 화가 났을까? 실은 나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 대학 시절 외국으로 유학을 가고 싶다는 말을 꺼냈더니, 어머니는 동생이 고등학생이고 아버지는 지방에서 근무하고 계시는 상황이니 얼른 취업할 생각이나 하라고 말리셨다. 그래서 어머니 뜻대로 유학 생각은 접고 취업으로 마음을 돌렸는데, 얼마전 어머니께 그 때 이야기를 꺼냈더니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오히려 유학을 가길 바랐다는 소릴 하셨다. 얼마나 황당하던지. 그 때 비로소 어머니는 내가 짐작한 만큼 날 생각하고 계시지는 않다는 걸 깨달았다. 아마 앤의 기분이 그랬을 것이다. 나만큼 날 생각하고 있다고 여겼던 사람으로부터 배신당한 기분, 버려진 기분... 놀랍게도 앤은 그 때의 아픔을 딸 세라에게 고스란히 돌려준다. 세라가 그녀를 세상 그 누구보다 사랑하는 남자 게리와 결혼할 수 없게 방해함으로써.



엄마는 내 불행은 안중에도 없어요. 엄마가 바라지 않는 건 내 행복이에요. (p.287)

모녀가 서로를 오해한 것도 그렇지만, 나는 아무리 가족 간이라도 서로의 일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믿는 영국 사람들의 사고 방식이 두 사람의 갈등을 증폭시킨 게 아닌가 싶다. 앤과 세라는 서로의 일을 생각하면서도 막상 그 생각을 전해야 할 때가 오면 선택은 자기 스스로 내리는 거다, 남의 일에 개입하면 안 된다며 발을 뺐다. 심지어는 세라의 대모인 로라조차도 두 사람의 일에 간섭하기를 꺼린다. 우리나라라면 식구는 물론이요 사돈에 팔촌, 지인들까지 감놔라 배놔라 했을 일인데도 말이다. 물론 남의 일에 필요 이상으로 개입하고 간섭하는 게 좋은 건 아니다. 앤과 세라가 잘못된 선택을 했던 것 또한 자기 스스로 주체적인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엄마는 딸에게, 딸은 엄마에게 조언 내지는 허락을 구한 것 때문이었다고 볼 수 있다. 답은 이미 가지고 있으면서 다른 사람의 생각을 구하는 것, 그게 하필이면 세상 그 누구보다 사랑하는 사람인지라 그 사람의 생각을 쉽게 물리칠 수 없었다는 게 이들 모녀의 비극의 시작이 아니었을까. 



우리 인생 고민거리의 절반은 자신을 진짜 자신보다 더 좋고 멋진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데서 생기지.(p.252)

소설에는 앤과 세라 말고도 로라라는 인물이 중요하게 그려진다. 세라의 대모이기도 한 로라는 심리치료사로서 제일 먼저 두 사람의 문제를 발견하고, 나중에는 모녀의 갈등을 해결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로라는 자신이 딸을 위해 희생했다고 믿는 세라에게 "우리 인생 고민거리의 절반은 진짜 자신보다 더 좋고 멋진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데서 생기"며, "희생을 하려면 품이 아주 넉넉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아마 많은 어머니와 딸이 앤처럼 서로가 서로에게 희생을 하고 있다고 믿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어머니는 모성이라는 이름으로, 딸은 효라는 이름으로 하는 희생이 서로에게 족쇄가 되고 올가미가 되고 있지는 않을까? 엄마와는 다른 삶을 꿈꿨던 세라, 자신과는 다른 삶을 살길 바랐던 앤은 결국 몇 년에 걸친 방황과 갈등 끝에 똑같은 답을 얻는다. 엄마는 엄마, 딸은 딸일 뿐이라고. 이 지극히 당연한 사실을 그토록 먼 길을 돌아서야 알게 되었다고 이들을 마냥 안타깝게 보긴 어렵다. 나를 비롯해 어머니라는 여자, 딸이라는 여자라면 모두가 마찬가지일 테니.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0        
11 12 13 14 15 16 17
진행중인 이벤트
나의 북마크
이벤트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