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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머 - 또 하나의 선택 | 마뇨의 마법서 2018-05-01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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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디머

요 네스뵈 저/노진선 역
비채 | 2018년 04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어마어마한 이야기에 대한 떡밥을 남겨논 리디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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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독한 한파를 지내고 난 뒤여서 인지 몇 년 만에 찾아온 오슬로의 한파가 손에 잡힐 듯이 느껴진다.
세 남자가 동시에 문을 두드린다.
그래서 그가 누구인지 알기까지 잠깐 헷갈렸다.


겨울과 함께 생각나는 단어에는 "구세군"이 있다.
불우이웃을 돕는 기관.
유독 겨울에만 생각나는 조직. 단체.
구세군의 종소리는 크리스마스쯤에 정점을 찍는다.
그들의 종소리가 울리고, 사람들이 모여들고, 그 모여든 사람들을 위한 작은 공연이 벌어지는 곳에서 총성이 울린다.

욘과 로베르트는 구세군에 몸담고 있는 형제다. 쌍둥이처럼 닮은.
그날은 욘의 근무 날이었지만 욘은 로베르트와 근무 시간을 바꾼다.
그리고 총성이 울렸을 때 그곳에 있었던 건 욘이 아니라 로베르트였다.


범인을 목격한 사람들은 많지만, 아무도 그를 기억하지 못한다.
묄레르의 후임 군나르 하겐은 조직에 자신을 각인시키려 하는 중이다.
해리와 군나르는 잘 어울릴 수 있을까?

["자네도 모른다고? 그럼 동일인이 아니라는 뜻이잖아."
"아뇨. 과잉 유연성에 해당된다는 뜻이죠. 전문 용어로는 팬터마임 얼굴이라고 해요."
"대체 무슨 소리야?"
"화장이나 변장, 성형수술을 하지 않고도 외모를 바꿀 수 있는 사람이죠."]


사진과 같은 기억력의 소유자인 베아테도 알아볼 수 없는 범인과의 사투.

오슬로의 겨울은 알아볼 수 없는 범인 때문에 점점 더 춥게 느껴지고, 아무 때나 불쑥 나타나서 자신을 선보이는 군나르 때문에 더더욱 싸늘해진다.

팬텀 속의 충격적인 올레그를 보다가 아직은 어린 올레그를 마주하는 느낌이 묘하다.

잃지는 않았지만 곁에 두지 못하는 라켈과 올레그.

그들의 곁에는 해리가 아닌 다른 남자가 있다.

묄레르는 과자 부스러기를 던져 놓고 사라져갔다.

묄레르가 남기고 간 그의 시계는 해리에게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그 나아갈 방향이 꼭 해리가 가야 할 방향인지는 모르겠지만.


"돈을 따라가 해리."
돈은 모든 범죄와 연결되어있다. 그건 그의 보스도 예외는 아니었다.



"괜찮네, 해리. 여기서부터는 내가 해결하겠네." 묄레르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마치 해리를 위로하는 듯했다. "난 그저 자네가 모든 걸 보기를 바랐네. 보고, 이해하고, 어쩌면 배울 수 있기를. 더 바라는 건 없네."


그 보고, 듣고, 이해하고, 배워서 해리가 할 수 있는 건 뭘까?
긴 분량의 이야기가 길게 느껴지지 않는다.

폐쇄적인 조직은 고인 물처럼 썩게 마련이다. 그 조직에 몸담고 있는 어떤 이는 그 폐쇄성을 이용해서 자신의 이익을 챙기려고 하고, 어떤 이는 그 폐쇄성을 이용해 욕구를 충족하기도 하고, 어떤 이는 그 폐쇄성을 피해서 도망칠 궁리를 한다.


리디머에는 근본을 흔드는 복선들이 깔려 있다.

그 복선들이 어떻게 연결되어 해리를 점점이 옥죄어 오는지 읽는 내내 가슴이 조여왔다.

해리의 앞날이 단순하지도, 일상적이지도 않을 것이라는 걸 깨달으면서 해리의 고통이 전해져 오는 거 같다.

언제나 고독을 달고 다니는 홀레.

그 고독마저도 그는 누릴 사치를 갖지 못한다.

리디머에서 해리는 어쩜 모든 걸  다 잃은 게 아닌가 싶다.

그 잃은 걸 되찾기 위한 사투가 리디머 뒤로 이어지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 네스뵈는 참 대단한 이야기꾼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어쩌면 그렇게 아무렇지 않게 여기저기에 실마리들을 풀어 놨는지..

이것을 알아 본 건 리디머가 순서를 어기고 나중에 나왔기 때문에 대번에 알아챌 수 있는 묘미를 안겨주었다는 것이다.

빠져있던 이야기를 채워준 리디머.

어마어마한 이야기에 대한 떡밥을 던져 놓은 리디머.

아마도 리디머는 해리의 폴리스와 연결되는 다리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리디머를 손에 쥐고 폴리스를 외쳐본다.

기다림에 대한 보답은 꼭 하는 해리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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