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블로그 | 랜덤블로그 쪽지
YES 블로그 이야기
http://blog.yes24.com/yesblog
리스트 | RSS
태그 & 테마링 | 방명록
예스블로그
YES24 블로그 운영자입니다. 문화 오피니언 리더인 여러분들을 존경하고 또 응원합니다!
프로필 쪽지 친구추가
1월 스타지수 : 별0
댓글알리미 비글 : 사용안함
전체보기
예스블로그 소식
알려드립니다.
읽을거리
블로그 이벤트
공식! 이벤트
└당첨자 발표&서평URL
번개! 이벤트
지목! 릴레이 인터뷰
릴레이 인터뷰 추천도서
블로그 이용 안내
YES블로그
----------------
태그
엄마의서재육아책엄마의책읽기서평 비통한자들을위한정치학 봄에함께읽고픈시 스티븐호킹박사추모리뷰대회 먼북으로가는좁은길리뷰대회 무엇이되지않더라도 예스24베리굿즈 파워문화블로그 예스24 게이트웨이미술사
2014 / 11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월별보기
최근 댓글
아자아자님의 어른들 작품의 리뷰글에 .. 
<허상의 어릿광대>리뷰에 .. 
아자아자님의 어른들이란 작품 리뷰글에.. 
아자아자님의 리뷰 어른들! 작품에 추.. 
어른들이란 작품 리뷰하신 아자아자님께.. 
오늘 1733 | 전체 19097387
2006-10-21 개설

2014-11 의 전체보기
[스크랩] 백마에서 내려선 왕자님, 키다리 아저씨 | 읽을거리 2014-11-11 19:32
http://blog.yes24.com/document/7852532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파란흙, 세상으로

어릴 적, 자신이 귀한 가문의 잃어버린 상속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 번씩은 해 봤을 겁니다. 혹은 지금 쓰고 있는 허울 속에 완벽하게 아름다운 내가 들어 있다가 짠하고 나타나며, 때 맞춰 백마 탄 왕자가 휙 하고 나를 들어 올려 말 등에 태우고 행복의 나라로 갈지도 모른다는 생각 말이지요.


  요즘의 드라마들을 보면 대놓고 그런 소녀 취향의 로망 내지 판타지를 자극해 댑니다. 나를 사랑하는 재벌의 상속자가 난무하고, 심지어 별에서 온 외계의 초능력자까지 나를 사랑해마지 않습니다. 그럴 때의 나의 상황은 더 초라할수록 좋습니다. 극에서 극으로 이동하는 것이 더 드라마틱하니까요. , 조건이 하나 있습니다. 나는 흙 속의 진주여야 합니다. 캐내지는 시간의 문제일 뿐, 원래부터 사람을 끌어당길 매력덩어리여야 하는 겁니다. 여기서 좌절이 시작됩니다. 왜냐하면 그 매력이 주로 외모에 관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류의 이야기에서 여주인공의 내면이라고 해봤자 그냥 착함이어서 얘나 쟤나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이고요. 그렇다면 는 정말로 지나가다가 관 속에 든 죽은 모습을 보고도, 무려 잘생긴 왕자가 결혼하겠다고 달려들 만큼의 미모를 소유한 걸까? 깊이 잠든 지 백 년이 지났다는데도, 가시덤불을 헤치며 키스하려고 달려들 만한 그런 외모란 도대체 뭐지? 사이즈 맞는 신발 하나로 왕자비가 되는 그런 외모란? 물론 현대판 신데렐라 스토리에서는 사랑 받는 여자가 평범한 외모라는 설정을 하기도 하지만 다 거짓말입니다. 그런 역할을 맡았던 탤런트 구혜선과 박신혜의 어디가 평범하다는 건지요?


                 디즈니 애니메이션 속 전형적인 왕자와 공주는 그야말로 선남선녀입니다.


  수많은 신데렐라 스토리 중 <키다리 아저씨>가 돋보이는 건 바로 이 대목입니다. 제루샤 애벗은 정말로 평범한 외모를 지녔으며, 편지 잘 쓰는 것 하나로 백마 탄 왕자에 해당하는 상대를 사로잡았기 때문입니다. 누가 봐도 눈이 돌 것처럼 아름다운 아이가 아닌제루샤는 외모 너머에 있는 무엇으로 관심과 호의와 후원을 이끌어내고 마침내 사랑을 얻어냅니다. 편지에 드러난 주디 그 자신의 내면 혹은 개성이 키다리 아저씨를 끌어당기는 힘이 되었던 겁니다. 주디만의 유일무이한 캐릭터 및 퍼스낼리티라고 할까요?


  ‘보리와 임금님이라는 동화로 잘 알려진 엘리너 파전의 동화집에는 아주 인상적인 이야기들이 가득합니다만, ‘서쪽 숲나라는 어떤 면에서 <키다리 아저씨>와 많이 닮았습니다. 신분의 차이를 뛰어넘는 결혼, 상대의 개성에 끌려서 하게 된 사랑이라는 부분이 그렇습니다.

 

 

작은 책방

햇살과나무꾼 역/엘리너 파전 저
길벗어린이 | 2005년 11월

 

  어느 나라의 젊은 임금님에게는 당돌한 하녀 셀리나가 있었습니다. 임금님은 추운 북쪽 산 나라, 무더운 남쪽나라, 세찬 바람이 부는 동쪽 늪 나라 공주에게 차례로 청혼을 하러 가야하며 청혼의 예법에 따라 공주들에게 시를 지어 바쳐야 하는데 도무지 시가 생각나지 않습니다. 게다가 하녀 셀리나는 툭하면 임금님의 심기를 건드립니다. 시가 별로라고 핀잔을 주기까지 합니다. 하녀의 본분을 망각한 셀리나의 행동은 임금님을 그저 인간으로, 남자로 바라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셀리나는 임금님의 시에 대해 진실을 말해주는 유일한 사람이었습니다. 셀리나의 비평은 마치 주디의 편지처럼 진실이었던 거죠. 임금님은 셀리나가 못마땅했지만 그녀가 불을 활활 피워주는 난로라든가, 그녀가 준비해 주는 시원한 목욕물, 푹신하고 편안한 잠자리가 없으면 너무나 불편해합니다. <어린왕자>에서 여우가 말한 그 길들임의 의미겠지요?


  결혼하기가 고된 젊은 임금님. 임금님은 언젠가 다녀온 쓰레기더미인 서쪽 담장 너머에 셀리나와 함께 찾아갑니다. 셀리나와 함께 간 서쪽 담장 너머는 너무나 아름다운 숲 나라였습니다. 쓰레기는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쓰레기라는 건 쓸모없다고 여기는 순간 붙여지는 이름이니까요. 임금님의 가슴에서는 시가 솟구쳤습니다. 젊은 임금님은 셀리나에게 청혼합니다. 셀리나야말로 임금님이 구겨 버린 시를 주워 간직했다가 사랑하는 마음으로 읽으면 아름답게 느끼도록 만들어주며, 임금님에게 세상에서 가장 편한 공간을 만들어 주며, 쓰레기더미조차도 아름다운 숲으로 바꿔 버리는 숲 나라의 공주님이니까요. 마치 키다리 아저씨와 주디가 서서히 시간을 공유하고 서로를 알아갔던 것처럼 셀리나와 젊은 임금님도 그랬습니다. 서쪽 숲나라에서는 우리 모두가 공주가 될 수 있다고 하는 평범하고도 특별한 이야기.


  이야기 속 대부분의 왕자는 백마를 타고 나타나 재고 어쩌고 할 시간 없이 오로지 자신만 선택권을 가진 양 나를 낚아챌 뿐입니다. 그런데 키다리 아저씨는 시간을 두고 쌍방 선택의 길을 열어갑니다. 그는 백마에서 내려 고삐를 쥔 채 주디의 한 발 뒤에서 그녀를 지켜보며, 보폭을 줄여 동행합니다. 외모가 갑이 아닌 을이 되는 상황을 만듭니다. 서로에게 맞춰 가는 사귐을 보여줍니다.


  주디를 사로잡을 수 있는 힘은 부유함이, 절대로 아니었습니다. 나긋나긋하거나 순종적인 여성상은 주디와는 그야말로 어울리지 않습니다. 셀리나처럼, 또는 상대가 모든 걸 가지고 있을 때 떠났다가 가장 약해졌을 때 돌아온 제인에어처럼, 주디 역시 스스로 두 다리로 설 수 있기 전에는 사회적으로 강자의 입장인 남성에게 자신을 내어주지 않는 여성이었으니까요. 주디는 그가 어떻게 생겼느냐가 아니라 어떤 사람인가에 집중합니다. 두 사람은 용감하게 서로의 실체를 향해 다가갑니다. 특히 주디는 자신을 포토샵으로 매만지지 않고 있는 그대로 드러내려 애씁니다. 그것이 주디가 세상을 만나는 방식이었죠.


  상대의 진심을 움직이는 힘이 외모와 무미건조한 착함에서 자신의 장단점, 즉 개성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태도로 옮겨간 결정적인 대목입니다. 다 용서해도 못 생긴 건 용서 못한다, 예쁘면 무조건 통과, 이런 말들이 온갖 미디어에서 쉴 새 없이 흘러나오는 시대에 이 이야기가 새삼 사랑스러운 이유입니다. 신언서판(身言書判)이라고 하지만, 여기서의 은 예쁘냐 안 예쁘냐가 아니라 눈빛과 태도일 겁니다. 그리고 눈빛이나 태도에 걸맞은 말투일 겁니다.


  이 책을 쓴 작가 진 웹스터(1876-1916)는 실제로 고아들을 위한 봉사에 헌신했던 인물로, 어쩌면 공주 출신의 주인공들이 한결같이 왕자와 맺어지는 이야기들에 분개했을 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하게 합니다. 고아 출신인 제루샤(주디)와 상류층 자제인 키다리 아저씨를 맺어줌으로써 사람과 사람이 차 떼고 포 떼고 인간적으로 맺어질 수 있음을 강력히 예시해주고 싶었나 보다 하고요. 그러나 안타깝게도 예나 지금이나 신분의 차이를 뛰어넘는 사랑은 극히 드문 예입니다. 수많은 공주시리즈의 주인공은 원래부터 공주이며 나와는 상관 없는 이야기입니다. 최선은 현실에 발 딛고 내가 나아지는 것이지, 해결사나 구원자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는 것. 용감하고 솔직하며, 기어이 작가로 성공한 주디처럼요. 어찌 보면 <키다리 아저씨>는 말랑한 로맨스가 아니라 사랑조차 준비된 자에게만 기회일 수 있다는 엄중한 선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포스트를 | 추천 18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진행중인 이벤트
나의 북마크
예스24 트위터
예스24 페이스북
모바일 예스블로그
채널예스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