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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잃어버린 이름, 조선의용군-류종훈] 이념과 정치 투쟁에 지워진 이름 | Memento 2019-10-14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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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우리가 잃어버린 이름, 조선의용군

류종훈 저
가나출판사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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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역사 한 켠에서 정당한 평가를 받기를 바라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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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70년이 지났지만, 대한민국은 아직도 앙금을 씻어 내지 못하고 있다. (p.35) ... 항일 무장투쟁의 명맥은 임시정부의 광복군과 만주의 항일빨치산, 그리고 이들 조선의용군이 잇고 있었다. 그중 의용군의 대오가 가장 많았고 최전선에 있었다. p.36” 그러나 남북 누구도 의용군을 기억하지 않는다. 남에서는 공산주의자로, 북에서는 국제간첩으로 몰려 배척당했다. 돌이켜 보면 우직하게 나라의 독립을 위해 힘썼던 사람보다는 다른 사람들이 해방공간의 지도자가 되었다. 그저 우연에 그치는 비극일까.

조선의용대 마지막 분대장으로 유명한 김학철님께서 생전 마지막 강연에서 하신 말씀이 인상 깊다. 해방 후에는 역사가 이렇게 잘못 만들어졌습니다. ... 그런데 이렇게 우리는 무장투쟁을 한다고 했는데, 한다고 했습니다. 한다고 했지만은 성과는 미미했어요. 성과는 미미했습니다. ... 저는 항일투사라는 말만 들으면 막 역겹습니다. ... 무장한 일본군의 얼굴은 보지도 못한 분들이 계속 독립운동가로 행세하고 있더라고. 그러니까 재탕, 삼탕, 몇 십 년동안 우려먹고 있더라고. 그것을 보고 대단히 실망했습니다. - 독립투사 김학철 초청강연 중(01.06.04.)”

항일무장 투쟁사에서 가장 큰 규모를 유지했고, 가장 최전선에서 싸웠던, 그래서 자신의 다리까지 잃어버렸던 독립투사가 던진 말이다. 역사는 승자에 의해 쓰이지만, 마음이 먹먹하고 답답하다. 조선의용군이 성과과 미미했다면 다른 독립군들은 무장투쟁이라고 언급할 여력조차 있는 걸까?

그들의 피와 땀은 이념에 가리 우고, 정치 투쟁에 지워졌다. 동족상잔의 비극은 분명한 잘못이다. 나의 할아버지 역시 같은 고통을 받으셨다. 대한민국 안에서 그러한 고통을 받지 않은 사람이 드문 게 정상이다. 그렇기에 모두가 한 번쯤은 돌아봄직도 하다. 그렇게 강력하게 주장하는, 잘한 것은 잘했다고 하고, 못한 것은 못 했다고 역사에 명명백백히 기록하는 일 말이다. 아직도 우리 사회는 논의조차 시도하지 못할 정도로 경색되어 있다는 사실이 아쉽다.

역사는 얄궂다. 조선의용군의 대장정은 승리의 역사로 기록되지 못했다. 그들은 해방된 조국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했다. p.430” 다만, 중국만이 기억하고 있을 뿐이다. 독립유공자 등의 서훈은 생각지도 않는다. 다만 우리 역사 한 켠에서 정당한 평가를 받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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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두저촌이라는 마을 입구 누각에는 아직 우리말이 선명하게 쓰여 있다. ‘왜놈의 상관놈들을 쏴 죽이고 총을 메고 조선의용군을 찾아오시오.’ 투박(p.30)하지만 힘 있게 또박또박 쓰여 있는 글자를 보면 당시 의용군의 기상을 느낄 수 있다. p.31

광복 70년이 지났지만, 대한민국은 아직도 앙금을 씻어 내지 못하고 있다. (p.35) ... 일본의 탄압과 잔악함이 점점 극에 달해가던 때, 항일 무장투쟁의 명맥은 임시정부의 광복군과 만주의 항일빨치산, 그리고 이들 조선의용군이 잇고 있었다. 그중 의용군의 대오가 가장 많았고 최전선에 있었다. 누구보다 독립을 멸망했고 한목숨 던지는 데 주저함이 없던 이들이었다. 하지만 그토록 염원하던 일본의 패망 이후, 남과 북 모두 그들을 역사에서 지웠다. 팔로군 동료들이 세워준 몇몇 묘비와 기념비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을 뿐이다. p.36

중국과 한국은 항일의 역사를 공유한다. 우리에게 의미가 있는 장소와 겹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p.77

주은래가 조선 해방 문제를 토론할 때 피차간에 각자가 자기 의견만 고집한다. 실제의 목표는 조선의 해방이고 독립이다. 차이가 있다면 방법의 문제일 뿐이다.”며 단결을 충고했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이런 점을 들어 독립운동 내부의 파벌과 분열을 언급하며 깎아내리는 이들이 간혹 있다. 하지만 지금처럼 통신수단이 발달한 것도 아니고, 일본 경찰과 밀정들이 도처에 날뛰고 있는 형국이다 보니 흩어져 있는 독립지사들이 맘 편히 모여 회의 한 번 하기 쉽지 않았(p.86)을 것이다. 독립에 대한 고민에 전력을 다하다 보면 생각이 달라 논쟁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럼에도 전선에서는 뭉쳐야 한다는 점에는 다들 동감했다. p.87

김학철이 죽기 전 남긴 말이 있다. “편안하게 살려거든 불의를 외면하라. 그러나 사람답게 살려거든 그에 도전하라.” p.109

지금 중국 공산당이 북한을 놓지 못하는 이유를 파고들다 보면 의용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 역사를 모르거나 무시하고 중국을 대북 정책에 활용하겠다는 일부 한국 전문가들의 태도를 볼 때면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p.251

의용군이 창립된 지 80여 년이 흘렀지만, 이념의 벽은 때로 태항산의 그것보다 높고 험하다. p.324

생활과 전투는 같은 이름의 일상이었고 때론 처절하고 때론 치열했다. 예나 지금이나 삶은 언제나 고단하다. p.333

학교 건물 끝 편 앞에 기념비가 있었다. 뒷면에 조선의용군의 역사가 쓰(p.422)여 있었다. 중국 공산당의 영도를 받은 조선의용군으로 시작하는 문구는 선조들의 항일을 제대로 기억하고 써내려가지 못한 후손들의 죗값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이렇게 잊히지 않은 것이 천운이다. p.423

역사는 얄궂다. 조선의용군의 대장정은 승리의 역사로 기록되지 못했다. 그들은 해방된 조국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했다. p.430

운 좋게 중국 체류의 기회를 잡았다. 시간이 되는대로 그 약간의 흔적들을 말 그대로 훑었다. 말도 서툴고 현지 사정을 전혀 모르는 상태로 찾아다니기 급급한 답사객 형편이었던지라 뭔가 전문적인 내용을 담지는 못했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더 알리고 싶었고, 다시 찾아올 이들이 조금이라도 더 수월하길 바랐다. 가늠할 수 없는 빚을(p.432) 진 후대로서 가신 열사들에게 얼마간이라도 예의를 갖추고 싶었다. p.433



소설가들은 왕왕 역사학자가 해결 못하는 문제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조정래의 태백산맥이 더욱 더 빛이 난다고 저는 생각해요.” 김학철 (태백산맥 출판 기념식에서)

해방 후에는 역사가 이렇게 잘못 만들어졌습니다. ... 그런데 이렇게 우리는 무장투쟁을 한다고 했는데, 한다고 했습니다. 한다고 했지만은 성과는 미미했어요. 성과는 미미했습니다. ... 저는 항일투사라는 말만 들으면 막 역겹습니다. ... 무장한 일본군의 얼굴은 보지도 못한 분들이 계속 독립운동가로 행세하고 있더라고. 그러니까 재탕, 삼탕, 몇 십 년동안 우려먹고 있더라고. 그것을 보고 대단히 실망했습니다. / 독립투사 김학철 초청강연 중(01.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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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서양이 지배하는가-이언 모리스] 세 번째 구원자, 역사 | Memento 2019-10-13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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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왜 서양이 지배하는가

이언 모리스 저/최파일 역
글항아리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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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만이 인류를 나누는 차이점을 설명하고, 그러한 차이가 우리를 파괴하는 것을 인류가 어떻게 막을 수 있을지 설명할 수 있다. p.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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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서양이 지배하는가?’는 역사에서 가장 관심이 많은 분야 중 하나다. 서양과 동양 모두 실질적인 고민이 담겨있는 질문이기 때문이다. 한 때 전 지구를 지배했던 서양의 입장에서는 본인들의 입지를 역사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있다. 본인의 기득권을 공고히 하는 방법을 과거에서 찾고자 하는 몸부림이다. 중국으로 대표되는 동양의 부상과 서양의 (비교적인) 쇠퇴는 위기감을 불러 일으켰다. 모든 제국이 그러하듯 영원하지 않다. 반면 동양은 정반대의 입장이다. 근현대의 역사는 고통의 시기였다. 피식민지 경험은 지울 수 없는 상처다. 이를 극복할 방법을 과거에서 찾는다. 앞으로 이 기울어진 운동장을 어떻게 평행하게 만들지, 나아가 과거의 영광을 회복할 방법은 어디에 있는지 고민하게 한다. 대표적인 역사전쟁이라 볼 수 있다.

이언 모리스의 <왜 서양이 지배하는가>는 이 주제에 가장 합리적인 답변이다. 현재로써 주어진 생물학, 사회학, 지리학, 고고학, 기록과 역사를 망라하여 역사를 정량화 했다. 기존의 역사에서 벗어난 빅히스토리가 역사의 범위를 빅뱅으로 확장시키고, 다양한 학문을 아우르는 학제 간 통합을 이뤄냈다. 여기에 이언 모리스는 사회발전지수라는 통계를 활용해 수 만년의 역사를 표현함으로 시간의 틈을 메웠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이다. 역사를 기록하는 일은 필연적으로 선택과 집중을 의미한다. 선택과 집중은 망각을 전제로 한다. 무엇을 기억하고 어떤 사실들을 잊을 것인가. 왜냐하면 모든 일을 기록하고 기억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제아무리 모든 것의 역사라고 할지라도, 이 간극, 시간의 틈이 더 크다. 이언 모리스는 이 틈을 숫자와 그래프를 통해 추이로 제시하여 자연스럽게 그 틈을 메웠다.

물론 사회발전지수가 정답일리 없다. 시간의 틈은 여전히 크고, 발전지수에 대한 논쟁 역시 가능하다. 사회발전지수에 자체에 대한 부적합성이나, 지수를 측정하는데 있어서의 요소들이 부정확하다는 이의제기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 물론 이에 대해서 저자 역시 대비를 하지만. 그럼에도 이런 시도가 의미 있는 것은 역사를 쉽게 조망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숫자나 통계는 디테일을 가리기도 하지만, 큰 틀에서 변화를 살펴보기에는 더 없이 편한 방법이다.

그렇다면 질문의 답은 무엇인가. 일반적인 대답은 장기고착이론과 단기우연이론이다. 서양의 우위는 아주 오래된 요인(이를테면 지리적 이점이나 문화적 우위 등)에 의해 그 차이가 지속적으로 누적되어 자연스럽게 서양이 지배할 수밖에 없었다는 이론이다. 반면에 단기우연이로는 서양의 지배가 우연한 사건, 사고들에 의해 결정되었다는 주장이다. 긴 분량을 통해 저자는 기존의 이론들이 틀렸음을 반복적으로 설명한다. 더불어 통계와 그래프를 활용해 큰 그림에서의 경향을 보여주면서 자연스럽게 결론으로 이끈다. 장기고착이론은 발전의 역설과 주변부와 핵심부의 관계를 통해 논박한다. 단기우연이론은 역사는 반복하지 않지만 유사한 경향을 보여준다. 특히 묵시록의 다섯 기수는 반복적으로 일어났으며, 영웅적 인물이 이러한 경향을 지연시킬 수 있지만, 막아낼 수 없었다고 주장한다.

2013년이 되면 서양보다 동양의 사회발전지수가 높을 것이라 예측한다. 하지만 2013년이 지난 지금, 현재의 미중무역전쟁을 본다면 저자의 예측은 틀렸다. 모두들 미국의 우위를 점치고 있다. 아직은 확연하게 미국의 우위로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확실한 점은 미국으로 대표되는 서양의 불안한 모습들을 자주 볼 수 있다.

두 문명 간의 세력교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사회발전의 단단한 벽을 뚫지 못한다면 다시 한 번 양 세력이 모두 좌절할 여지도 있다. 중동 불안으로 인한 이주는 스텝 지역이 막힌 이후로 없었던 현상이다. 전쟁으로 인해 묵시록의 기수 중 하나가 풀려났다. 전 세계적인 극우 세력의 등장과 경제위기는 국가 실패의 전조증상일지 모른다. 작금의 환경문제는 기근과 질병, 기후변화를 촉발할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책의 흐름대로라면 양 진영 모두 위기의 순간이다. 동양과 서양, 모두 공멸한다면 기회는 제3세계일 수도 있다. 아니면, 인류의 최대 위기의 순간이 다가오는지도 모른다. 저자의 주장대로라면 어느 쪽이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중요한 것은 오로지 특이점과 해질녘 사이의 경주 p.1546”를 막아내는가. 저자는 재러미 다이아몬드의 마을 빌어 마무리한다. 고고학자와 TV가 세상을 구원할 수 있다고. 그리고 세 번째 구원자, 역사 p.1553”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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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세계는 맥심 기관총이 없었을 때 왜 서양은 맥심 기관총을 갖고 있었는가? 이것이 내가 던지는 첫 번째 질문이다. 왜냐하면 그에 대한 답변은 왜 오늘날 서양이 지배하는지를 설명해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p.47) 그 답변을 통해 우리는 두 번째 질문을 던질 수 있다. 사람들이 왜 서양이 지배하는지에 대해 관심이 있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이러한 지배가 지속될 것인지 그렇다면 얼마나 오랫동안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지속될 것인지, 다시 말해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 알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p.48

더 멀리 되돌아볼 수 있다면 그만큼 앞을 더 잘 내다볼 수 있다.” 처칠 p.49

왜 서양이 지배하는가라는 질문으로 시작하는 최적의 방식은 두 가지 개략적인 사고 진영으로 나누는 것일 텐데, 나는 이 두 진영을 각각 장기고착이론파와 단기우연이론파라고 부르겠다. ... 장기고착이론 뒤에 놓인 공통적 관념은 태곳적부터 어떤 결정적 요인이 동양과 서양 사이에 대단히 크고 변경 불가능한 차이를 만들어내 산업혁명이 서양에서 일어나도록 결정했다는 것이다. (p.51) ... 단기론자들이 모두 동의하는 것이 하나 있다. 장기론자들의 주장이 상당히 많이 틀렸다는 것이다. 서양은 까마득한 과거 이래로 전 지구적 지배에 고착되지 않았다. p.63

어쩌면 옛 질문을 내던지고 새로운 질문을 던지는 것이 나을지도 모른다. 왜 서양이 지배하는가가 아니라 서양이 지배하기는 하는가라고 말이다. p.62

역사의 모습이란 표현을 통해 내가 의미하는 바는 장기론자와 단기론자 모두 서양이 지난 200년간 전 세계를 지배해왔다는 사실에 동의하나 그 이전의 세계가 어(p.72)떠했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을 달리한다는 것이다. 모든 논의는 전근대 역사에 대한 각자 다른 평가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이 논란에 종지부를 찍는 유일한 방법은 역사의 전반적 모습을 확정하기 위해 이 근대 이전 시기들을 살펴보는 것이다. 기준선을 확정해야만 우리는 왜 역사가 실제로 그렇게 진행되었는지에 관해 생산적으로 논의할 수 있다. p.73

나는 이 책에서 왜 서양이 지배하는가라고 묻는 것은 사실은 내가 사회발전이라고 부르는 것에 대한 질문이라고 주장한다. 역서 사회발전이란 기본적으로 일을 처리하는 사회의 능력, 자신의 목표에 맞게 물리적, 경제적, 사회적, 지적 환경을 형성해내는 사회의 능력을 의미한다. p.80

왜 서양이 지배하는가라고 묻는 것은 진짜로는 두 가(p.81)지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우리는 왜 서양이 세계의 다른 어느 지역보다 더 발전했는지-다시 말해 원하는 것을 더 잘 해낼 수 있는지-와 왜 서양이 지난 200년간 그렇게 높은 수준으로 발전해서 역사상 최초로 소수의 나라가 전 지구를 지배할 수 있게 되었는지, 이 둘을 모두 알 필요가 있다. 나는 이 질문들에 답하는 유일한 길이 사회발전 수준을 측정해-문자 그대로-역사의 모습을 보여주는 그래프를 그려내는 것이라고 본다. p.82

역사:명사. 대체로 악당인 지배자와 대체로 바보인 군인이 야기한, 대부분은 중요하지 않은 사건들에 대한 대체로 틀린 기록.” 앰브로즈 비어스 p.84

진보는 일을 하면서 더 쉬운 길을 찾는 게으른 남자에 의해 이루어진다.” 로버트 하인라인(SF작가) p.88

모리스 이론’ “변화는 일을 하는 데 더 쉽고 더 이득이 많고 더 안전한 길을 찾는, 게으르고 탐욕스럽고 두려움에 떠는 사람들에 의해 야기된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거의 모른다.” p.89

역사는 압력이 가해질 때 변화가 시작된다는 것을 가르쳐 준다. p.89

사회발전지수가 증가하면 추가적인 사회 발전을 저해하는 바로 그 힘을 낳는다. 나는 이것을 발전의 역설이라고 부른다. 성공은 새로운 문제를 만들어낸다. 그 문제에 대한 해법은 또 다른 새로운 문제를 만들어낸다. 흔히 하는 말로 인생은 눈물의 골짜기인 것이다. p.90

어떤 시점에서 발전의 역설은 진정으로 혁신적인 변화로만 뚫을 수 있는 단단한 천장을 만들어낸다. 사회발전은 이러한 천장에 구속되며 필사의 경주를 펼친다. 우리는 사회가 문제 해결에 실패할 때 끔찍한 재앙들-기아, 전염병, 통제 불가능한 이주, 국가실패-이 한꺼번에 사회에 밀어닥치기 시작해 정체를 후퇴로 바꾸는 실례를 줄줄이 목격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기아와 전염병, 이주, 국가실패에 기후변화처럼 사회를 교란하는 다른 힘들이 가세하고(나는 이 다섯 가지를 통틀어 묵시록의 다섯 기수라고 부른다.), 후퇴는 수 세기에 걸쳐 파국적인 붕괴와 암흑 시대로 탈바꿈한다. p.91

생물학과 사회학은 전 지구적 유사성을 설명하는 반면 지리학은 지역적 차이를 설명한다는 결론을 도출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왜 서양이 지배하는지를 설명하는 것은 지리다. (p.94) ... 지리는 사회발전을 추진하는 한편 사회발전은 지리의 의미를 규정한다고 말할 수 있으리라. 양자는 쌍방향적 관계다. p.96

지리적 이점은 사회발전을 추진하지만 그 과정에서 사회발전은(p.102) 지리의 의미를 변화시킨다. p.103

나는 이러한 패턴을 후진성의 이점이라고 부르는데, 후진성의 이점은 사회발전 그 자체만큼 오래된 것이다. ... 사회발전 수준이 변화하면 사회발전이 요구하는 자원도 변한다. 그러면 한때 중요하지 않았던 지역들이 자신의 후진성에서 새로운 이점을 찾아낼 수도 있다. p.105

두 가지 법칙체계-생물학과 사회학-가 지구적 규모에서 역사의 모습을 결정하는 반면, 세 번째 법칙체계-지리-는 동양과 서양이 이룬 발전의 차이를 결정했다. p.111

서양과 동양을 있는 그대로, 가치 평가의 대상이 아니라 지리학적 명칭으로 취급할 것이다. p.120

서양 지배의 토대를 생물학에 두는 인종 이론은 실제(p.202)적인 아무런 근거가 없다. 커다란 집단으로서 사람들은 우리가 어느 지역 사람이든 다 비슷비슷하며 우리는 우리의 아프리카 조상들로부터 부단히 움직이는 창조적인 정신을 물려받았다. 생물학 그 자체는 왜 서양이 지배하는지를 설명할 수 없다. p.203

같은 강물에 발을 두 번 담글 수는 없다.” p.251

왜 서양이 지배하는지 묻는 것은 실제로는 중국이나 멕시코, 인더스 강 유역이나 사하라 동부, 페루나 뉴기니에서 유래한 사회가(p.314) 아니라 왜 측면구릉지대에서 유래한 사회들이 이 행성을 지배하게 되었는가를 묻는 것이다. ... 다이아몬드가 <,균쇠>에서 설득력 있게 제시한 이유들 때문에 분명히 틀렸다. 다이아몬드는 한마디로 자연이 불공평했다고 본다. p.315

지금까지 살펴보았듯, 아닌 게 아니라 사람들은 어디서나 똑같았다. 지구온난화는 모두에게 덜 일하는 것, 이전과 똑같은 양만큼 일하고 더 많이 먹는 것, 비록 더 많이 일해야 할지라도 아이를 더 많이 낳는 것 사이에서 새로운 선택의 길을 열어주었다. 새로운 기후조건은 사람들에게 더 큰 집단을 이루고 덜 떠돌아다니는 생활이라는 새로운 선택도 제시했다. 정착해서 더 많은 사직을 낳고, 더 열심히 일하는 쪽을 선택한 사람들은 세계 곳곳에서 그와 다른 선택을 한 사람들을 몰아냈다. 자연은 그저 이모든 과정이 서양에서 더 일찍 시작되게 했을 뿐이다. p.321

통계 수치들은 우리가 수치를 어떤 식으로 조직할 것인지를 결정하기 전까지는 지수로 변한되지 않는다. p.399

칼 포퍼는 과학에서 진보란 한 연구자가 한 가지 아이디어를 던져놓으면 다른 연구자들이 달려들어 이를 논박하고 그 과정에서 더 좋은 아이디어들이 생겨나면서 갈지자걸음을 걷는 추측과 반증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나는 역사에도 같은 방식이 적용된다고 생각한다. p.414

정치가나 통계학자들이 항상 거짓말을 하지는 않는다. 단지 정책이나 수치를 제시하는 완벽하게 중립적인 방식 같은 것이 없을 뿐이다. 모든 언론 기사나 그래프는 하나같이 현실의 특정 측면을 부각하고 다른 측면은 축소한다. p.432

붕괴는 자연의 힘과 인간의 힘 사이의 상호작용에서 발생한다. ... 더 크고 복잡한 핵심부는 기후변화나 이주와 같은 파괴적인 힘들이 철저한 붕괴를 촉발할 위험도를 증가시켜서 더 크고 위협적인 격변을 발생시킨다. p.578

사회발전의 역설-사회발전이 사회발전을 저해하는 바로 그 힘들을 생성하는 경향-은 핵심부가 클수록 그만큼 자신에게 큰 문제를 만들어낸다는 것을 의미한다. p.580

더 크고 복잡한 핵심부는 더 크고 위협적인 혼란을 초래하지만 위기에 대응하는 더 많고 정교한 해법도 제공한다. ... 사회발전 수준이 올라갈수록 커지는 혼란의 위협과 정교해지는 방어책 사이의 경주가 촉발된다. 기원전 2200년과 기원전 1200년경에 서양에서 벌어진 것처럼 도전은 때때로 이용 가능한 대응책을 압도한다. 지도자들이 실수를 해서든 제도가 실패해서든 그저 조직과 기술이 없어서든 문제는 통제권을 벗어나고 혼란은(p.581) 붕괴로 전환되며 사회발전은 후퇴한다. p.582

단 한 명의 천재가 역사를 바꾸기보다는 절박한 사람들이 떠오른 발상은 모조리 시도해보는 가운데 결국 최상의 해법이 성공하는 식이었다. p.635

한없이 협상하는 것이 치고받고 싸우는 것보다 언제나 낫다.” 처칠 p.683

제국이 해체되는 방식은 무수히 많지만-패전, 불만이 쌓인 총독, 통제할 수 없는 대귀족, 절망적인 농민, 무능력한 관료-제국이 결속력을 유지하는 방법은 하나, 타협뿐이다. p.730

위인 이론이라는 동전의 뒷면은 역사의 한심한 멍청이 이론이다. p.808

엔히크와 정통제가 다른 사람이었고 다른 결정을 내렸더라도 역사는 여전히 지금과 무척 비슷했을 것이다. 아마도 왜 특정 군주와 황제들이 다른 결정이 아니라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 묻는 대신에 내향적인 보수주의가 중국을 덮치던 바로 그때에 왜 서유럽 사람들이 위험 부담을 각오했는지 물어야 할 것이다. 어쩌면 위인이나 한심한 멍청이가 아니라 문화가 정화 대신 코르테스를 테노치티틀란으로 보낸 게 아닐까? p.1046

결국 모든 시대는 그 시대가 필요로 하는 사상을 얻기 때문이다. 똑똑하고 교육받은 사람들은 그들이 직면한 문제를 성찰하고 만약 그들이 유사한 쟁점에 맞부딪힌다면 그들이 어디에 살고 또 언제 살았는지와 상관없이 역시 유사한 범위의 대응책을 내놓을 것이다. p.1054

대서양 경제에서 혁명적인 것은 그것이 사람들이 일하는 방식을 바꾸었다는 사실이다. (p.1170) ... 그렇게나 살 것이 많을 때 시간은 곧 돈이었다. 소설가 토머스 하디는 바늘 하나짜리 시계는 더 이상 하루를 충분하게 세분하지 못한다.”고 한탄했다. p.1172

지식인들은 사회발전이 그들에게 강요하는 질문을 한다는 것이다. 각 시대는 그 시대가 필요로 하는 사고를 얻는다. 대양 너머에 새로운 변경을 창출한 서유럽인은 공간과 시간, 돈에 대한 표준화된 정밀한 측정 방법이 필요했고, 바늘 두 개짜리 시계가 당연해진 시점에 자연 자체가 기계가 아닐까 생각하지 않았다면 유럽인은 굉장히 둔한 사람들일 것이다. 마찬가지로 서양의 지배계급이 별스럽고 예측 불가능한 사상가들에게 약간의 자유를 허용하지 않을 만큼 과학적 사고에서 충분한 이점을 보지 못하려면 그보(p.1193)다 더 둔해야 했으리라. 앞선 축의 사상이 일으킨 1~2차 물결 그리고 르네상스와 마찬가지로 원래 과학혁명과 계몽주의는 상승하는 서양의 사회발전지수의 원인이라기보다는 결과였다. p.1194

농경의 시작 이래로 주요 핵심부는 식민화와 모방의 다양한 결합을 통해 팽창해왔고, 주변부의 인구들은 핵심부에서 유효한 것들을 채택하거나 변두리의 매우 다른 환경(p.1248)에 적합하게 변형시켜왔다. 때로 이 과정은 후진성의 이점을 드러내주기도 한다. p.1249

서유럽인은 로마인과 송나라 사람들이 실패한 곳에서 성공했는데, 세 가지가 변했기 때문이다. 첫째, 기술이 계속 축적되었다. 일부 기술은 사회발전이 붕괴할 때마다 유실되었지만 대부분은 보존되었고 다음 세기를 거치면서 새로운 기술이 추가되었다. (p.1250) ... 둘째, 대체로 기술이 누적되었기 때문에 농경 제국은 이제 효과적인 대표를 갖게 되었고 러시아와 청나라는 스템 지대 초원길을 닫을 수 있었다. 그 결과 17세기에 사회발전이 단단한 천장을 압박했을 때 묵시록의 다섯 번째 기수-이주-는 나타나지 않았다. ... 셋째, 다시금 대체로 기술이 축적되었기 때문에 배는 이제 원하는 대로 어디든 갈 수 있었고, 서유럽인은 이전에 보지 못한 새로운 대서양 경제를 창출했다. p.1251

개혁가 지망자들은 계속해서 대체로 지배층의 변방에서 나왔다. p.1267

여성과 남성 사이 기존 사회관계를 규정하는 원리들-여성이 남성에 법적으로 예속되어 온 것-은 그 자체로 틀렸으며, 이제 인류 발전의 주요한 장애 가운데 하나다. 아내만큼 그렇게 오랜 기간 동안, 그렇게 온전한 의미에서 노예인 노예도 없었다.” 존 스튜어트 밀 p.1284

우리가 서양의 지배에 대한 반응들은 더 긴 시간대에서 살펴보면 사실, 두 가지 현격한 상관관계를 볼 수 있다. 첫째, 동양 핵심부처럼 서양의 지배 이전에 비교적 높은 사회발전 수준에 도달한 지역들은 비교적 사회발전지수가 낮은 지역들보다 더 빠르게 산업화하는 경향이 있다. 둘째, 직접적인 유럽의 식민화를 피한 지역은 식민지가 된 지역보다 흔히 더 빠르게 산업화했다. p.1305

역사는 산 넘어 산의 연속이 아니다. 사실, 역사는 늘 똑같은 이야기의 끝없는 반복이다. 언제나 한층 새로운 적응을 요구하는 새로운 문제를 야기하는 세계에 적응해가는 거대하고 간단없는 단일한 과정이다. p.1392

우리 모두는 현실에 순응하는 선택을 하도록 강한 압력을 받는다. 또 이러한 압력을 무시하고 그래도 별난 결정을 내리는 사람들을 알고 있다. 종종 우리는 이러한 급진주의자, 반란자, 낭만주의자들을 찬탄하지만 그들의 예를 따르는 경우는 거의 없다. 우리 대부분은 안나 카레니나보다 예측 가능한 순응주의자가 대체로 더 (p.1408) 잘 산다는 것(여기서 잘 산다는 것은 식량과 주거, 배우자를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더 많다는 의미다)을 안다. 진화는 우리가 상식이라고 부르는 것을 선택한다. p.1409

문화와 자유의지는 변화란 게으르고 탐욕스럽고 겁에 질린(그리고 자신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좀체 모르는) 사람들이 더 쉽고 이득이 크고 안전한 길을 찾음으로써 야기된다는 모리스 이론을 복잡하게 만드는 와일드카드, 즉 예측 불가능한 요소이다. 문화와 자유의지는 변화하는 상황에 대한 우리의 대응을 가속화하거나 늦춘다. 단순한 이론을 거부하고 복잡하게 만든다. 그러나 문화와 자유의지는 결코 생물학과 사회학, 지리를 오랫동안 능가하지 못한다. p.1423

서양의 지배 그 자체는(p.1423) 끊임없이 변하는 지리와 사회발전 간의 상호작용 안에서 결코 장기적이지도 우연적이지도 않다. 아마도 그럴 개연성이 컸다는 것, 대부분의 역사 내내 지리가 서양 쪽에서 유리한 패를 내준 게임에서 가능성이 가장 큰 결과였다고 말하는 것이 이치에 맞을 것이다. 서양의 지배는 흔히 승산이 큰 내기였다고 말해도 될 것이다. p.1424

이 모든 이야기를 종합하면 결론은 서기 2000, 서양의 지배는 장기고착도 단기우연적 사건의 결과도 아니라는 것이다. 그것은 장기 가능성에 가까웠다. p.1437

나는 이 책에서 두 가지 포괄적인 주장을 제시했다. 첫째는 생물학과 사회학, 지리가 합쳐져 사회발전의 역사를 설명하는 것이다. , 생물학은 사회발전을 끌어올리고 사회학은 사회발전이 어떤 식으로 증가하는지(혹은 증가하지 않는지)를 구체적으로 결정하며, 지리는 어느 지역의 사회발전이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지(혹은 감소하는지)를 결정한다. 둘째 지리가 어느 지역의 사회발전이 증가하거나 감소하는지를 결정하는 한편(p.1476) 사회발전 또한 지리가 의미하는 바를 규정한다는 것이다. 나는 이제 이러한 논의를 확장하려 한다. 21세기는 사회발전이 생물학과 사회학이 의미하는 바 역시 변화시킬 만큼 매우 높게 증가할 것이라고 약속한다. 혹은 위협한다. 우리는 역사상 가장 커다란 단절에 다가가고 있다. p.1477

나는 이 책 전반에 걸쳐서 위인과 한심한 멍청이는 역사를 형성하는 데 자신들이 믿는 것만큼 그렇게 커다란 역할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사내들이 할 수 있는 일 대부분은 역사의 경로를 바꾸기보다는 지도의 의해 추진되는 더 심오한 과정을 가속화하거나 늦추는 것이었다. p.1538

사회발전의 증가는 언제나 지리의 의미를 변화시켜왔지만 21세기에 사회발전은 매우 크게 증가하여 지리는 더 이상 무의미해질 것이다. 중요한 것은 오로지 특이점과 해질녘 사이의 경주일 것이다. p.1546

생물학자이자 지리학자인 재러드 다이아몬드는 그의(p.1552) <문명의 붕괴>의 마지막 페이지에서 세계를 파국에서 구할 수 있는 존재가 둘 있다고 주장했다. 하나는 고고학자들(앞선 사회가 저지른 실수의 세부 사항을 밝혀내는 사람들)이고 하나는 텔레비전(그들이 발견한 사실을 알리는 매체)이다. 텔레비전을 많이 보는 고고학자로서 나는 그의 주장에 확실히 동의하지만 거기에 세 번째 구원자, 역사를 추가하고 싶다. 역사가만이 사회발전의 거대한 서사를 하나로 모을 수 있다. 역사가만이 인류를 나누는 차이점을 설명하고, 그러한 차이가 우리를 파괴하는 것을 인류가 어떻게 막을 수 있을지 설명할 수 있다. p.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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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비씰, 승리의 기술-조코 윌링크, 레이프 바빈] 결국은 실천의 문제 | Memento 2019-10-10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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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네이비씰 승리의 기술

조코 윌링크,레이프 바빈 공저/최규민 역
메이븐 | 2019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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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가치 보다는 잘 알려진 가치를 실현해 내야한다. 결국은 실천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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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역사상 전쟁이 없었던 날은 거의 없다고 한다지구상에서 인간은 늘 싸우고 다퉜다인류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로 부르는 것이 더 적합할지 모른다그만큼 전쟁은 인류와 밀접한 연관을 지닌 행위다분명 전쟁은 비극적이고 고통스러운 과정임은 분명하다상대를 강제한다는 것은 물리력을 동반하고필연적으로 고통을 유발한다모든 것을 극단으로 치닫게 만든다하지만 역사 발전의 추진력이 되기도 한다파괴는 창조의 기원이 되기도 한다기존의 기득권을 일소하기 때문이다생존을 위한 고민은 과학과 기술 발전의 원동력이 된다상대를 효과적으로 죽이고자 하는 노력은 예상치 못한 발견과 발전을 이루곤 한다불확실한 상황에서 즉각적인 결정을 내려야 하고그 결정은 눈앞에 결과를 보여준다생존이라는 대 전제 앞에서 인류는 한 없이 초라해지지만그 초라함이 도약을 이끈다.

삶은 전쟁의 연속이란 말은 생존의 문제를 놓고 다투는 인류의 숙명을 말한다전쟁만큼 극단적이고 치열한 생존 투쟁이 없는 만큼전쟁 같은 삶에서 전쟁의 경험과 기억을 활용하는 일은 당연한 이치다손자병법과 같은 서적들이 자기계발서로 꾸준히 인기 있는 이유 역시 같은 맥락이다. <네이비씰승리의 기술>은 노골적으로 이를 표방한다무엇보다 세계 최강대국거기서도 최정예의 리더십이라면 의심의 여지가 없다이미 실전에서 검증을 마쳤기에저자가 책을 쓸 수 있었을테니 말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네이비씰을 승리케 하는가저자는 극한의 오너십으로 표현한다한국의 경험상 군대는 까라면 까의 상명하복의 경직된 조직으로 생각한다매우 비효율적이고저돌적으로 정해진 목표만을 위해 전진하고비정하게 아군을 희생해서라도 승리를 추구하는 조직이라고 말이다틀린 말은 아니다크게 본다면 결국 군대의 존재 이유가 여기에 있다네이비씰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다만 최소한의 피해로최고의 효율을 내는 방향성에 대해서는 고민해 봄직하다최고의 장비최고의 인원들도 승리를 위해서 수없이 고민하고노력한다는 점그리고 정점에 서기위해서는 결국 잘 알려진 평범한 가치들을 실현해 내는 것이 중요하다.

이 책에 담긴 내용은 대부분 오래전부터 자주 거론된 것이다우리는 리더십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창조자가 될 생각은 없다우리가 군에서 배운 많은 리더십 원칙은 이미 수백 년 혹은 수천 년 동안 전해 내려온 교훈들이다이런 원칙들은 쉽고 간단하지만 실생활에서 적용하기는 어렵다. (p.571~572)”

저자가 밝힌 바 대로 새로운 것이 없는지 모른다다만 그 원칙들을 배워가는 과정에 주목할 만하다전쟁이라는 극단적인 과정 속에서 평범한 가치들을 실현해서 깨달음을 얻었다전쟁통에서도 할 수 있다면어렵지만 우리 삶 속에서도 마찬가지 가치를 실현할 수 있지 않을까결국 이런 류의 책은 같은 결론으로 돌아온다실천의 문제평범한 가치를 어떤 흥미로 동기부여를 할 수 있는가네이비씰은 여기에 적합한 주제가 아니었나 싶다.

 ---------- ---------- ---------- ---------- ---------- ---------- ---------- ----------

어제가 내 인생에서 가장 편했던 날’ -네이비 씰의 표어 p.3

변명할 필요도 없고남을 비난할 필요도 없다. p.18

팀은 하나의 목적을 달성하고자 하는 개인들의 집합이다좋은 리더십과 나쁜 리더십을 가늠하는 유일한 척도는 팀의 성공이다리더십에 대한 온갖 정의묘사성격 규정과 상관없이 중요한 것은 딱 한가지다효과적인가아닌가. p.45

전투는 삶의 축소판이다전투가 더 집약적이고 치열하다는 차이만 있을 뿐이다전투에서 의사 결정은 즉각적인 결과로 이어진다. p.54

나쁜 팀은 없다오직 나쁜 리더만 있을 뿐이다. ... 리더십은 팀의 성과에 있어 가장 중요한 단일 변수다. p.126

팀이 평균을 훌쩍 뛰어넘는 성과를 내는 것은 리더가 높은 목표를 제시하고그 목표를 위해 팀원들이 협동하게 만들고여러 제약 조건을 개선하려고 부단히 노력할 때만 가능하다팀 내에 극한의 오너십 문화가 배어 있으면 모든 팀원이 자발적으로 움직여 확실하게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다. p.129

나쁜 부대는 없다오직 나쁜 장교만 있을 뿐 <뒤로 돌아 한 미국 전사의 방랑기>, 데이비드 해크워스 전 미 육군 대령 p.137

목표 수준은 리더가 뭐라고 말하느냐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의해 결정된다나쁜 성과에 책임지는 사람이 아무도 없고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고 넘어간다면목표 수준을 어떻게 설정했건그리고 얼마나 힘주어 강조했건 나쁜 성고가 새로운 기준이 된다실패에 대한 조치가 꼭 즉각적이고 가혹할 필요는 없다하지만 리더는 (p.137) 높은 수준의 기대치가 달성될 때까지 임무를 반복시켜야 한다그리고 조직 전체에 극한의 오너십이 배어드는 방향으로 기대 수준을 밀어붙여야 한다. p.138

리더십은 팀의 성패에 있어 가장 중요한 단일 변수다승리를 위해 리더는 팀원들과 함께 최고의 성과를 낼 방법을 찾아야 한다. p.154

리더는 코앞의 전술적 임무에만 매몰되어선 안 된다그 전술이 전략적 목표에 어떤 식으로 기여하는지 이해해야 한다만약 하달된 명령이 이해가 안 되거나 미심쩍다면 리더는 이런 질문을 던져야 한다왜일까왜 우리에게 이런 명령을 했을까리더는 한발 뒤로 물러나 상황을 해체하고 전략적 관점에서 큰 그림을 분석해야 한다그렇게 하면 어떤 결론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스스로 만족스러운 대답을 얻지 못한다면 이해가 될 때까지 상부에 물어야 한다일선 지휘관과 부대원들이 왜 그런 지시가 떨어졌는지 이해하면 그들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자신들이 하는 일에 대한 확실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같은 맥락에서 고위 리더는 아래 단계의 리더들에게 임무를 설명하고 그들의 의문을 풀어 줄 시간을 반드시 가져야 한다그래야 그들도 이유를 이해하고 믿음(p.183)을 가질 수 있다군대나 회사뿐만 아니라 어떤 조직이든 일선 현장에서 일하는 실무자들이 고위 리더만큼 전략적인 큰 그림을 보는 것은 불가능하다따라서 고위 리더가 자신이 이해한 전략적 목표즉 행동의 이유를 구성원들에게 전파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어떤 조직에서든 조직의 사명과 구성원들의 믿음이 가지런히 정렬되어 있어야 한다어느 단계에선가 정렬이 틀어졌다면 반드시 바로잡고 수정해야 한다군대나 기업에서 고위 리더들이 일부러 조직을 망치는 결정을 내리지는 않을 것이다하지만 하급자들이 특정한 전략적 결정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신뢰하지 못하는 경우는 많다그러므로 하위 리더들은 상부에 질문을 던지고 구성원들의 반응을 보고해야 한다그래야 상부의 전략적 결정이 일선 현장에서 실제로 어떻게 이행되는지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p.184

리더는 뭘 할지를 지시하는 사람이 아니라 왜 하는지를 설명하는 사람이다본인이 이해가 잘 안 될 때는 상급자에게 물어보는 게 현장 리더가 할 일이다. p.185

리더십의 또 다른 중요 포인트예요남의 자존심을 다루는 것. p.239

함께 일하는 모든 팀은 서로를 지원한다. p.268

복잡하다는 것은 잘 모른다는 것이다. p.285

어떻게 할까요?’라고 묻지 말고 이것을 하겠습니다라고 말하라. p.363

지휘관이 얼마나 관여하는가조직을 지위 통제할 때 어디에 위치하는가는 지휘권 분산의 핵심 열쇠다. p.387

계획은 임무 분석에서 시작된다. p.420

임무에는 목적과 원하는 결과즉 최종 상태가 담겨 있어야 한다. p.420

리스크를지지 않는 사람은 승리할 수 없다. -미 해군의 아버지 존 폴 존스 p.424

리더십이란 지휘 계통의 아래로만 흐르는 것이 아니야위로도 흐르지우리는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의 오너가 되어야 해.” p.479

계획 수립 과정에서 리더가 염두에 둘 점

?임무분석

상부의 지시지휘 의도전략적 목표 분석

본인의 지휘 의도이번 임무의 목표 분석

?가용 인력자산자원시간파악

?계획 수립 권한 분산

팀 내 주요 하급 리더들에게 가능한 여러 실행 방안을 검토해 보도록 요구

?실행 방안 확정

가급적 단순한 실행 방안 추구최선의 실행 방안에 노력을 집중

?정해진 실행 방안에 따라 팀 내 주요 리더들이 계획을 구체화하도록 지시

?실행 각 단계에서 벌어질 수 있는 돌발 상황에 대한 대비책 마련

?리스크 최소화 방법 강구

?임무를 분담하고 주요 하급 리더들에게 설명

?최신 정보에 맞춰 계획을 점검하고 상황에 맞는지 확인

?계획을 참가자 전원과 지원 자원에 브리핑

지휘 의도를 강조질문과 토론을 통해 전원이 이해했는지 확인

?작전 후 브리핑 수행

이번 작전에서 배운 점을 다음 계획에 반영 (p.426~428)

자신이 내린 결정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정확히 알고 이해하는 것도 단호함의 일부다어떤 결정들은 즉각 수정하거나 뒤집을 수 있다하지만 사람을 쏘는 것과 같은 결정은 취소가 불가능하다희미한 목표물을 향해 방아쇠를 당기는 결정은 한번 내리면 그걸로 끝이다. p.508

인생이라는 전쟁터도 항상 불확실성과 모호함으로 가득하다승리를 위해 리더는 압박 속에서도 차분히 결정을 내려야(p.513)한다감정이 아니라 논리에 근거해 행동해야 한다. p.514

대부분의 리더는 곤란한 상황이 닥치면 좀 더 지켜보자는 식으로 대응하며 해결을 뒤로 미룬다내 경험상 미룬다고 리스크가 사라지지는 않는다. 100퍼센트 옳은 해결책은 없고어떤 결정이든 리스크는 있기 마련이다. p.524

규율은 자기 통제와 금욕을 요하지만 결국 자유로 연결된다. p.547

모든 리더는 경계선 위를 걸어야 한다리더십은 그래서 어렵다서로 대척되는 규율과 자유 사이에서 밸런스를 찾아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리더는 서로 모순돼 보이는 여러 요소 안에서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 p.551

모든 리더는 자기 없이도 조직이 돌아가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리더는 휴배들이 언제라도 승진해 더 큰 권한을 가질 수 있도록 훈련시키고 지도하는 데 온 힘을 쏟아야 한다. p.571

이 책에 담긴 내용은 대부분 오래전부터 자주 거론된 것이다우리는 리더십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창조자가(p.571) 될 생각은 없다우리가 군에서 배운 많은 리더십 원칙은 이미 수백 년 혹은 수천 년 동안 전해 내려온 교훈들이다이런 원칙들은 쉽고 간단하지만 실생활에서 적용하기는 어렵다. p.5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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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자를 위한 현실주의-이주희]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 남은 자가 강한 것이다 | Memento 2019-10-06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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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약자를 위한 현실주의

이주희 저
MID 엠아이디 | 2019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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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 남은 자가 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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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황산벌>에서 김유신은 외친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 남은 자가 강한 것이다.” <약자를 위한 현실주의>는 우리에게 말한다. 우리는 강한 자가 아니다. 강한 자가 될 수도 없다. 그렇다면, 할 수 있는 방법은 하나다. 살아남는 것. 그 방법은 수 천 번의 외침 속에서 역사가 증명해 준 사실에 기초한다. 바로 정확한 과 스스로를 지킬 무기. 눈은 정확한 현실 인식을 의미한다. 무기는 제한된 현실 속에서 우리의 소리를 내기 위한 최소한의 무력을 말한다. “강자는 자신의 의지에 따라 상황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존재이고 약자는 주어진 상황에 적응해야만 하는 존재 p.12”. 관건은 정확한 현실 판단과 주어진 상황에서 최악의 조건을 피할 수 있는 힘이다. 저자는 단호히 말한다. “약자일수록 운신의 폭은 더 좁아지고, 실패로 인한 대가는 더 혹독하며, 떨어져야 할 낭떠러지의 깊이는 더 깊어지기 때문"에 "진정한 현실주의는 강자가 아닌 약자의 것이어야 한다. p.14”

우리는 식민지 경험을 통해 조선시대의 사대주의를 극명하게 비판한다. 사실 사대주의 을 가렸고, 당파 싸움과 권력투쟁으로 인한 정치혼란은 스스로 무기를 폐기하게 만들었다. 결과적으로, 역사적으로 그 피해는 고스란히 일반 민중들이 떠안아야만 했다. 그 예들이 이 책에 가득하다. 대몽항쟁이나 병자호란은 왜 우리가 질 수 밖에 없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반면, 신라의 삼국통일은 기존의 생각과 조금은 다른 색다른 면모를 보여준다. “대동강선이 신라가 가진 실력의 한계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이 한계 안에서 행동했다.” “덕분에 우리 민족의 영역이 한반도로 제한 되었지만 신라의 지도자라는 입장에서는 최선의 선택이었다. p.170”는 것이다. 그나마 거란과의 전쟁에서는 이득을 얻었지만, 이런 현실적인 기억들은 그닥 유쾌하지도 잘 떠오르지도 않는다.

그래서 일까. 우리는 유독 이런 과거와 현재의 상황에 냉정하게 판단하지 못한다. 과거의 사실에 대해서 지금의 입장에서 비판한다. 지금의 상황, 결론이 이미 나온 사실에 대해서 비판하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는 법이다. 그렇다면 오늘날의 상황 판단은 그 옛날 명분론에서 얼마나 나아 졌는가. 오늘날, 현재 우리는 어떤 눈과 무기를 가졌는가. 회의적이다. 우리가 조선의 사대주의를 비판하듯 훗날 후손들은 지금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를 기점으로 생각해본다면, 차이점을 알지 못하겠다. 여전히 우리는 약자고, 약자로서 주어진 현실 안에서 생존을 고민하고 있는지 의문스러울 때가 많다.

과거에는 대륙으로 진출하는 이민족의 배후지로 전략적 요충지였고, 지금은 대륙으로 진출하는 교두보이자, 해양으로 진출하는 전진기지를 담당하고 있다. 우리의 지리적, 전략적 상황은 변하지 않았다. 더불어 사고방식도 변하지 않았다. “문명과 야만의 이분법은 20세기 이후로도 한국을 계속 지배하고 있다. p.581” 적과 아군이라는 이분법적 사고만으로 현재의 시대에 대처가 가능할까. 정확한 눈을 가질 수 있을까. 물론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정치인, 기득권이야 알아서 살아남을 테다. 언제고 강화도로, 남한산성으로 피할 것이고, 여차하면 다리도 끊어버릴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다르다. 약소국에서도 약자라면 좀 더 현실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여기에 더없이 정확한 증빙자료가 있다. “양다리나 눈치 보기라는 차원의 중립은 불가능하다. p.545” 우리의 전략적 위치상 강대국들이 용인해 줄 리 없다. 결국 중립의 중요성이 아니라 자신을 지킬 수 있는 무기’p.624”가 중요하다. 자주국방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이 많다. 한 때 많은 논란도 있었다. 하지만 이를 포기하고 전적으로 외국 군대에만 의존하자는 주장은 선뜻 동의하기 힘들다. “좋은 군대가 있는 곳에는 항상 좋은 정부가 있다.”고 마키아벨리는 말했다. “강력한 국방력이란 결국 좋은 정부의 결과물이지 그 반대인 경우는 없다는 것 p.445”을 명심해야 한다. 좋은 나라,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드는 길이 결국은 강한 무기를 가지는 지름길이다. 그것이 결국 좋은 눈을 가지게 하는 힘도 줄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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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자는 자지가 하고자 하는 일을 하는 것이고, 약자는 그것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 투키디데스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p.8

강자는 자신의 의지에 따라 상황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존재이고 약자는 주어진 상황에 적응해야만 하는 존재이다. p.12

약자야말로 권력정치의 현실을 강자보다 더 깊게 이해하고, 현실주의적으로 사고할 필요가 있다. 약자일수록 운신의 폭은 더 좁아지고, 실패로 인한 대가는 더 혹독하며, 떨어져야 할 낭떠러지의 깊이는 더 깊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진정한 현실주의는 강자가 아닌 약자의 것이어야 한다. p.14

우리 역사의 경험으로부터 길어 올린 약자를 위한 현실주의무기라는 두 개의 단어로 요약할 수 있다. p.19

위기의 시간이 지나고 소강상태가 왔을 때가 오히려 정신을 바(p.52)짝 차려야 할 때다. 특히 약자의 입장에 섰을 때는 더욱 그러하다. 이런 소강상태는 일종의 태풍의 눈과 같은 것이어서, 지금 상태에서 벗어나면 더 큰 태풍이 몰아닥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약자일수록 더 적극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 p.53

그는 신라가 가진 힘의 한계를 분명히 인식했다. 대동강선이 신라가 가진 실력의 한계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이 한계 안에서 행동했다. 물론 이러한 김춘추의 선택 덕분에 우리 민족의 영역이 한반도로 제한되었다는 원망을 듣긴 하지만 신라의 지도자라는 입장에서는 최선의 선택이었다. p.170

토론이든 담판이든 대화를 주도하려면 상대방이 생각도 못하고 있던 새로운 프레임을 제시해야 하는 법이다. p.252

외교는 현란한 입이 아니고 정확한 눈이다.’ - 깔리에르 p.255

원교근공은 강대국의 논리라는 것입니다. 강대국이 자기중심의 지역질서를 구축하고 세계 전략을 펼치는 수단인 거예요. 약소국이 이런 논리에 잘못 말려들면 오히려 라이벌인 강대국을 견제하는 또 다른 강대국의 도구로 전락할 수 있습니다. 위험해지는 것이죠. 특히 강대국들 사이에 끼인 약소국들이 취해야 될 외교 전략의 기본은 원교근공이 아니라 원교근친이다.‘ 이렇게 얘기할 수 있습니다. ’원교근친이란 멀리 있는 나라와 교류하면서 동시에 가까운 이웃 나라들과 선림 관계를 구축해나가고 가꾸어 나가는 것이죠. p.322

마지막 순간에 힘을 발휘하는 것은 결국 폭력일지 몰라도 그 마지막 순간이 오지 않게 권력에 안정성을 부여하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 안정성을 부여하는 것이 바로(p.349) 권이다. 현대적으로 표현하자면 폭력이라는 하드파워와 권위라는 소프트파워가 함께 작동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권력의 안정성이나 장기적인 유지라는 점에서는 소프트파워가 하드파워보다 훨씬 중요하다. p.349

좋은 군대가 있는 곳에는 항상 좋은 정부가 있다.” - 니콜로 마키아벨리 <군주론>, <로마사 논고> p.442

강력한 국방력이란 결국 좋은 정부의 결과물이지 그 반대인 경우는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마키아벨리도 지적했듯이 사람들은 이 두 가지를 별개의 문제로 바라보는 실수를 쉽게 저지른다. 좋은 정부가 없어도 강력한 국방력은 가능하고, 이 힘만 있으면 어지간한 문제는 다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강력한 독재자의 존재가 외부의 위협에 효과적이라는 잘못된 믿음은 그런 실수 탓이다. p.445

양다리나 눈치 보기라는 차원의 중립은 불가능하다. 이런 식의 중립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인 강대국이 약소국의 중립을 용인해주어야 하는데 세상에 약소국의 중립을 좋아하는 강대국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양다리나 눈치 보기 차원의 중립은 오히려 약소국을 위기로 몰아넣는다. p.545

중립은 당사국 스스로의 힘으로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원한다고 중립국으로 남을 수 있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p.550

문명과 야만의 이분법은 20세기 이후로도 한국을 계속 지배하고 있다. 이는 미국과 북한 혹은 중국에 대한 태도를 보면 알 수 있다. 20세기(p.581) 한국 역시 17세기 조선처럼 절대 강국인 미국에 의해 6.25 전쟁에서 살아남았고 이를 통해 오직 미국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도록 길들여졌다. 때문에 우리는 오직 미국의 방식만이 선하고 나머지 방식들 혹은 나머지 사회들은 악하다는 식으로 세상을 바라봐 왔다. ... 이렇게 되면 문제를 대화와 협상을(p.582) 통해서 건설적이고 평화적으로 타결해 나갈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의심하게 되고 결국 평화적인 외교적 노력의 가치를 훼손하게 된다. p.583

중요한 것은 중립 그 자체가 아니다. 중립을 선택할 것인가, 동맹을 선택할 것(p.621)인가는 하나의 옵션일 뿐이다. 상황에 따라 어느 쪽을 선택하든 그것은 정말 케이스 바이 케이스. 중요한 것은 그 선택을 지켜낼 수 있는 이 있어야 한다. p.622

조선이 병자호란의 비극을 막지 못한 이유는 결국 중립의 부재때문이 아니다. ‘무기의 부재때문이다. 그런 점서에서 병자호란의 비극으로부터 우리가 배워야 할 진정한 교훈 역시 중립의 중요성이 아니라 자신을 지킬 수 있는 무기의 중요성일 것이다. p.624

역사를 공부하다 보면 간혹 이런 경험을 하게 된다. 내가 가지고 있던 상식과 전혀 다른 현실 혹은 사고방식과 만나는 것이다. 이것이 역사를 공부하는 가장 큰 이유이자 즐거움이기도 하지만 이런 경험은 아무리 반복되어도 쉽게 익숙해지지 않는다. p.628

이 책에서는 가능하면 한반도에 쳐들어왔던 강대국들의 입장에서 당시 상황이 어떠했는지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다. p.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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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대학의 조센징-정종현] 역사는 계속해서 살아 움직인다. 묻고, 대답한다. | Memento 2019-10-05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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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국대학의 조센징

정종현 저
휴머니스트 | 2019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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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계속해서 살아 움직인다. 묻고, 대답한다. 너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지금 우리는 어떻게 해야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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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망각의 기록이다. 잊어버리지 못한 사실들만 기록한 불완전한 이야기다. 그래서 무엇을 기록할 것인가는 매우 중요하다. 잊지 않고 역사에 남아야만 죽이 되건 밥이 되건 할 수 있다. 역사는 과거의 이야기를 하니 고루하고, 재미없다고들 하지만 역사만큼 역동적인 것도 없다. 시간의 틈 사이로 기록하지 못한 사실들은 계속해서 사라지고, 그것을 막고자 부질 없는 노력을 계속한다. 이 부질없는 노력들이 역사에 생동감을 부여한다. 역사는 생명과 같이 움직이고 변한다. 그리고 끝없이 덧붙여지고, 때로는 새로이 만들어진다.

<제국대학의 조센징>은 시간의 틈 사이에서 건져 올린 흥미로운 이야기다. 대한민국 근현대사에서 가장 큰 분기점은 아마도 일제 강점기다. 식민지 경험은 남북한 모두에 씻을 수 없는 고통을 주었다. 더불어 벗어 날 수 없는 경험이다. 애초에 우리의 경험과 기억을 무위로 돌릴 수 없다. 일본 식민지의 경험을 도덕적인 이분법으로 모두 이라 규정하고 그것을 적출하면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생각하는 것은 환상 p.296”이다. 가능하지도 않고, 가능하다고 해도 그 길이 정답인지 알 수 없다. 그렇기에 저자 스스로 이 책을 평한다. “일본 식민주의의 진정한 청산을 위해서라도, 제국대학이 한국 사회에 끼친 영향의 실상을 역사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지금까지의 논의는 그 작업의 작은 첫걸음이었을 뿐이다. p.297”

그렇다면 제국대학의 조센징은 누구였을까. “제국대학 유학생들은 총독부 식민 통치를 유지하는 관료의 수급처였으며, 관공사립 교육기관과 식민지 언론, 출판 및 경제계의 핵심 인사였다. “일본만이 아니라 식민지 및 남북한에서도 국가 엘리트 p.22”들로, 아직까지 그들의 영향력이 남아있다. 그 단적인 예가 바로 이회창이다. 또 다른 예는 전 국무총리 김상협이다. “구한말의 지주는 식민지 산업자본가를 낳았고, 그 산업자본가는 군사정권의 국무총리를 낳았다. p.54” 우리나라의 엘리트들을 둘러볼 때, 제국대학은 빠질 수 없는 코스다. 그렇다면 이들을 모두 친일로 규정하고 제거해야만 할 기억들일까.

좋은 배경을 타고난 것이 그 개인의 잘못은 아니. 하지만 그것의 역사성은 문제 삼아야 한다. p.153” “비난하기 전에” “유학을 통해 얻은 지식을 어디에 썼고, 어떤 길을 걸어갔는지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그럼에도 비판하려면 다음을 묻고 답할 필요가 있다. 그때 그곳에 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는 자신 있게 포기했을 거라고 답하진 못하겠다. p.86” 비난은 쉽다. 누구인들 지금 관점에서 독립운동을 못 하겠는가. 하지만 일제의 지배가 공고해져가고, 자신들 인생의 대부분을 원래일제가 지배하던 곳에서 살아온 사람이 수많은 이득을 포기하고 덤벼들 수 있을까. 그런 말을 과감하게 하는 사람이 있다면, 지금의 말한 사람의 삶 역시 어떠한지 돌아볼 일이다. 지금도 못 한다면, 그때도 못 했고, 미래에도 못 할 것이다.

그래서 어쩌자는 말인가. 다시 역사 이야기로 돌아온다. 역사는 역동적이다. 그 과정은 지루하고 승산 없는 싸움이다. 끝없는 서류 더미를 뒤지거나, 땅을 파는 과정은 지루하기 짝이 없다. 게다가 시간의 틈은 무한정해서 절대 메꿀 수 없다. 그럼에도 인간은 역사를 만들었다. 그 노력들이 끊임없이 질문을 불러온다. 나를 그 위치에 앉혀 놓고 묻는다. 너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내가 답한다. 그러면 다시 묻는다. 지금 우리는 어떻게 해야하는가. 역사는 계속해서 살아 움직인다. 묻고, 대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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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대학 유학생들은 총독부 식민 통치를 유지하는 관료의 수급처였으며, 관공사립 교육기관과 식민지 언론, 출판 및 경제계의 핵심 인사들이었다. 또 해방 이후에는 남북한 국가 건설의 중요한 인적 자원이었다. 그들 중 많은 이들은 남북한 근대 학술의 기원이 되었다. 달리 말하면, 제국대학은 일본만이 아니라 식민지 및 남북한에서도 국가 엘리트 육성 장치였다. p.22

조선총독부는 식민지를 쥐어짰지만, 일본 자본주의의 폭발적인 팽창에 따른 수요 때문에 일제에 협조적인 식민지 자본가들에게 여러 특혜를 주었다. 이러한 정책은 식민지를 계급적으로 분할통치하는 데에도 효과적이었다. 경성방직의 성공은 일본 자본주의의 급격한 팽창과 총독부의 식민지 분할통치라는 외부 요건에 힘입은 바 크다. 민족을 내세우는 주술 속에서 우리가 가끔 잊곤 하지만, 식민지 체제에서 민족 모두가 같은 강도로 억압받은 것은 아니었다. p.42

구한말의 지주는 식민지 산업자본가를 낳았고, 그 산업자본가는 군사정권의 국무총리를 낳았다. 김연수-김상협 부자에게서 확인할 수 있듯이, 제국대학은 한국 사회의 지배 엘리트를 재생산하는 제도로도 기능했던 것이다. p.54

지금의 자리에서 총독부의 더러운장학금을 받았다고 비난하는 것은 손쉬운 일이다. 더 큰 지식을 구하려는 식민지 청년들의 꿈이 가난에 가로막혔을 때, 조선총독부의 장학금은 어쩌면 하늘에서 내려온 동아줄 같았을지도 모른다. 관비 유학에 대한 비난하(p.85)기 전에 그들이 관비 유학을 통해 얻은 지식을 어디에 썼고, 어떤 길을 걸어갔는지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그럼에도 비판하려면 다음을 묻고 답할 필요가 있다. 그때 그곳에 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는 자신 있게 포기했을 거라고 답하진 못하겠다. p.86

생활의 수단으로서 사무 지식과 행정 기술을 습득한 관료 계급의 생리 중 하나는 체제에 대한 비판을 회피하고 그것에 복종하는 것이다. 독립된 국가에서도 그러하거늘 하물며 식민지 체제(p.143)에서야 말해 무엇하랴? 그들은 동족에 대한 징용, 징병, 공출에 앞장선 사람들이다. 제국대학을 나온 우수한 두뇌와 유능함은 행정의 대상이 된 조선 민중에게는 큰 해악이었다. p.144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은 계층의 사람들은 현대사회 각 분야에서 두드러질 가능성이 더욱 크다. 이러한 좋은 배경을 타고난 것이 그 개인의 잘못은 아니지만, 그것의 역사성은 문제 삼아야 한다. 내게는 1997년과 2002년의 두 번에 걸친 대선 결과가 근 한세기 동안 공고하게 계속된 귀족적 기득권에 대한 한국 사회의 ()의식적 거부로 여겨진다. p.153

루이 파스퇴르 과학에는 국경이 없지만, 과학자에게는 조국이 있다.” p.156

식민지에서 과학은 스포츠 내셔널리즘과 유사한 기능을 했다. 식민지 조선에서 세계적 과학자는 민족의 울분을 풀어준 스포츠 스타와 비슷한 방식으로 소비되었다. p.163

제국대학(유학)을 민족주의 토대를 둔 도덕적 관점으로 바라보는 것은 이광수 개인만의 문제는 아니다. 우리 사회는 이러한 관점에 아주 익숙하다. 물론 그 책임의 대부분은 제국대학 유학생들에게 있는 것도 사실이다. 결과적으로 유학생 대부분은 일본 제국-식민지 체제를 유지하는 데 기여했기 때문이다. 총독부 행정-사법 및 식산은행과 관립학교 등 식민지 국가 기구의 각 영역에서 그들은 제국 시스템을 작동시키는 유용한 부품으로 작동했다.

그러한 사실을 부정하자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부정적 요소 때문에 제국대학이라는 지식 제도와 관련된 근대 한국의 경험을 도덕적인 이분법으로 모두 이라 규정하고 그것을 적출하면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생각하는 것은 환상이다. 한국 근현대의 지식과 문화, 제도는 솜씨 좋은 외과의사가 좋은 세포만을 남겨두고 암 덩어리를 도려내듯, ‘일본적인 것혹은 미국적인 것을 발라내면 민족적인 것만 남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어쩌면 그러한 본질주의야 말로 가장 위험한 사고일지도 모른다.

모든 근대 문화는 식민지 문화라는 자크 데리다의 명제처럼 근대는 이질적인 것의 혼종 속에서 성립했다. (p.296) 제국대학이 근대 한국 사회에 끼친 영향은 적지 않아서 그것을 삭제하는 것은 근대의 형성에 작동한 가장 중요한 퍼즐을 없는 것처럼 취급하는 것이다. 일본 식민주의의 진정한 청산을 위해서라도, 제국대학이 한국 사회에 끼친 영향의 실상을 역사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지금까지의 논의는 그 작업의 작은 첫걸음이었을 뿐이다. p.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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