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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의 아이들-타냐 스키] 연좌제, 역사의 방파제 | Memento 2019-09-22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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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나치의 아이들

타냐 크라스냔스키 저/이현웅 역
갈라파고스 | 2018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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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친일파 후손들 역시 어떤 생각으로,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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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헌법 제13조제3항은 연좌제를 금지하고 있다. “모든 국민은 자기의 행위가 아닌 친족의 행위로 인하여 불이익한 처우를 받지 아니한다.” 연좌제는 동서양, 고래를 막론하고 시대를 지배해온 제도다. 1894년 갑오개혁 때 범인 이외에 연좌시키는 법은 일절 시행하지 마라(罪人自己外緣坐之律一切勿施事)”는 칙령을 통해 연좌제가 폐지되었지만, 전쟁과 이념 갈등 속에서 꾸준히 명맥을 이어오다가, 5공화국 헌법에 명시되었다. 연좌제의 역사가 오랜 이유가 있을 법도 하다.

단연 첫 번째 이유는 통치체제의 안정을 위함이다. 정적을 제거하고, 반란의 씨앗을 영구히 제거할 수 있다. 더불어 귀족과 민중을 통제하고 제어할 주요한 명분이자 수단이 된다. 매우 실용적인 이유다. 두 번째 이유는 생존을 위함이다. 첫 번째 이유에서 파생된 문화적인 측면이다. 연좌제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는 대상자들과 극단적으로 분리되어야 한다. 괜히 피 보지 않으려면 멀리 떨어져야만 한다. 나와의 관련성을 지우고, 격렬한 거부 반응을 보여야만 한다. 이것들이 문화적으로 각인되었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인간 본연의 성품(?)에 기인할 수 있다. 인간은 본인과 다른 대상은 본능적으로 거부하기 마련이다. 편을 가르고, 경계를 만들어 안정감을 얻는다.

그럼에도 연좌제는 완벽하게 작동하지 않았다. 패배는 곧 죽음이었지만, 반전도 있었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지만, 연좌제의 틈바구니에서 살아남은 패자들은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복수를 통해 패자에서 승자의 영광을 되찾기도 했다. 연좌제가 폐지된 지금, 이러한 패자들은 우리 곁에 함께 숨 쉬고 있다. <나치의 아이들>은 이런 패자의 자식들, 과거라면 연좌제의 대상일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SS와 게슈타포의 수장이자 홀로코스트의 제1 공적자인 하인리히 힘러부터 수용소 내에서 죽음의 천사로 불리며 잔혹한 생체실험을 했던 요제프 멩겔레의 자녀들의 삶과 행적을 훑어준다.

역사적 대죄인의 자녀들에게 책임만을 묻기는 잔인하다. 업보이자 운명이라면 달리 할 말이 없다. 분명한 사실은 부모를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은 없다. 대죄인의 자녀로 태어난 삶은 자신들이 선택하고, 행동한 결과가 아니다. 결국 연좌제 외에는 그들을 벌할 방법은 없다. 존재 자체가 문제라면, 그들은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일까. 부모에게서부터 자신에게 이어진 역사적 책임 앞에서 어떤 태도를 지니고 살아야 합당한 것일까. 누가 그들에게 책임을 지울 수 있을까. 그들에게 책임은 있기는 한 걸까. 현대 역사의 가장 어두운 시기에 대한 책임이 있는 범죄자의 딸이고 아들(p.8)의 삶은 어떠해야 할까.

끝없는 갈등 속에서 선택적인 수용과 거부를 통해서 자신들의 삶을 꾸려야 한다. 아버지와 과거를 수용하고 현재를 거부하거나, 부모를 거부하고 역사와 현재를 수용하거나, 자신을 거부하고 새로운 세상을 수용하거나 가족의 역사를 무시할 수 없. “가족의 역사는 무거운 짐이다. (p.560)” “죄를 물려받지는 않지만 우리 조상의 죄로 생겨난 결과는 물려 받는다(p.479)” <나치의 아이들>인류 역사상 가장 끔찍한 학살을 저지른 아버지와 대면한 자식들의 고통과 고뇌를(p.565)” 여실히 보여준다.

참상은 다른 형태로 다시 생겨날 수 있. 전 세계적으로 극단적인 정당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역사는 반복하지 않지만, 양상은 반복된다. 그렇기에 역사가 중요하다. “나치즘에 대해 후세에 완벽히 전달(p.557)”하여 역사의 방파제를 만들어야 하듯, 우리 역시 마찬가지 아닐까. 옮긴이도 번역하면서 우리나라를 떠올렸다 한다. (p.568) 주요 친일파 후손들 역시 어떤 생각으로,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을까. 개인정보 등 여러 가지 제약이 있겠지만, 흥미로운 주제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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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보다 무서운 건 평범한 사람들이다. p.8

프리모 레비 괴물들은 존재한다. 하지만 그것들은 진정으로 위협적인 존재가 되기에는 그 수가 너무나 적다. 그런데 더 위험한 존재들이 있다. 바로 평범한 사람들이다.” p.22

인간들 사이에는 절대적인 불평등이 존재한다는 사상에 중심적인 토대를 둔 나치즘 특유의 개념으로 말미암아, 이런(p.83) 남자들은 보편적인 도덕을 무시하면서도 스스로 도덕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었다. p.84

자식들의 경우에는 정신적으로 방어하려는 성향이 유독 강하다. p.98

볼프 뤼디거 헤스에게 프랑크의 아들은 병리적인 사례였다. 그는 아버지에 대한 니클라스의 증오가 전적으로 추잡하다고 여겼다. 이와는 반대로 니클라스 프랑크는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아버지의 무게로 인해 운명이 짓이겨진 볼프 뤼디거에게 동정심을 느꼈다. 니클라스 프랑크는 루돌프 헤스의 무기징역형을 두고 이 지점에서 헤스의 아들은 나보다 짊어져야 할 짐이 더 무거웠다. 그의 운명은 더 무겁다.”라고 생각했다. p.230

루돌프 회스 나의 소중한 아들 클라우스야, 너는 장남이란다. 너는 이제 이 넓은 세상에서 한 자리를 갖게 될 거다. 너는 살면서 자신의 길을 가야 한다. (p.406) 너는 훌륭한 능력을 지녔다. 그것을 잘 이용하려무나. 네 선한 마음도 간직하거라. 어른이 되는 과정에서, 무엇보다 열의와 인간성이 너를 인도하도록 만들거라. 오로지 양심에 따라 너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법을 배우거라. 어떤 것이든 비판적인 정신 없이, 그리고 절대적인 진리로 받아들이지 말거라.” (p.407)

(라이너 회스)는 현재 극우 조직들이 히틀러의 독일 때보다 더 잘 조직되어 있고, 국가들이 역사로부터 어떤 교훈도 얻지 못했다고 평가한다. p.420

우리는 죄를 물려받지는 않지만 우리 조상의 죄로 생겨난 결과는 물려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책임지는 자세로 행동하고 재산을 강탈당한 사람들에게 그들의 소유물을 돌려주는 것이 각자가 해야 할 일이다. p.479

빌리 브란트(독일 총리) “인간이 말로써 표현할 수 없을 때 할 수 있는 행동을 했을 뿐입니다.” p.551

노르베르트 프라이(역사가)가 강조하듯이, 역사와 홀로코스트의 영향을 견딜 수 있기까지는 몇 세대가 지나야만 할 것이다. 실제로 알다견뎌내다는 구분해야 한다. p.551

어쨌든 모든 이들은 나치의 자식이라는 사실과 대면해야 했다. p.555

근본적으로 중요한 것은 나치즘에 대해 후세에 완벽히 전달하는 일이다. 참상은 다른 형태로 다시 생겨날 수 있으며, 새로운 극단주의가 부상한 것이 그 증거다. 히틀러는 다시 돌아오지 않지만, 그가 집권할 수 있게 했던 상황과 유사한 사건들이 생겨날 가능성은 매우 높다. 과거가 모든 방면에 걸쳐 있는 극단주의를 방지하는 방파제가 될 수 있을까? 히틀러 청년대에서 활동한 세대는 사라져가는 중 인데다, 그 이후로 이미 4세대가 지났다. 이제 그러한 사회적, 경제적, 법적 환경에서 나라면 어떻게 행동했을까를 생각하는 것은 더이상 금기시되는 일이 아니다. p.557

그들이 지닌 유일한 공통분모는 가족의 역사를 무시할 수 없었다는 사실이다. 그만큼 가족의 역사는 무거운 짐이다. p.560

이 책은 인류 역사상 가장 끔찍한 학살을 저지른 아버지와 대면한 자식들의 고통과 고뇌를 인간의 보편적인 감정이라는 관점에서 그리고 있다. p.565

이 글을 옮기면서 이따금 우리나라의 상황을 생각하곤 했다. 주요 친일파 후손들을 말하려는 것이다. 그들이 이 책에 등장하는 나치의 자식들과 비교할만한 점이 있을지 궁금했다. p.5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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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압축한 딱 한 줄-김건호] 사람을 담은 딱 한 줄 | Memento 2019-09-15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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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생각을 압축한 딱 한 줄

김건호 저
끌리는책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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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담은 딱 한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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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직에서 일을 한다는 사실은 끊임없이 문서를 생산하고 기록하는 행위의 연속이다. 특히 사무실에서 일하는 노동자라면, 끝없는 문자와의 싸움이다. 숫자와 단어들 사이에서 방향을 잡는 일도 어려운데, 이를 가급적 짧게 표현해 내는 일이 능력이다. 게다가 넘쳐나는 문서의 틈바구니에서 관리자들의 눈에 띄려면 불가피하게 한 줄의 위력이 필요하다. 내용을 정확하게 전달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한 줄 말이다. 어쨌건 관리자라면, 그 한 줄이 없어도 내 보고서를 읽을 수 밖에 없다. 본인이 이끌고 있는 조직을 관리하기 위해 필요한 내용일테니 말이다. 하지만 관리자가 일반 고객이나 시민이라면? 넘쳐나는 정보의 시대에 고생해서 만든 사업과 정책, 물품에 관심을 가져줄까? “엄지는 냉정(p.23)” 하다.

  소통과 공감의 시대다. 공공과 시장에 있어 최대의 화두다. 둘의 목적은 명확하다. 공공이나 시장 모두 물건 또는 정책을 팔아야 한다. 이것이 고객 또는 시민에게 필요하고 유용한 것임을 알려야 한다. 여기에 공공(선출직의 목숨이)과 시장(회사의 존폐가)의 명운이 달렸다. 문제는 공공, 시장의 목적과 고객, 시민의 목적이 다르다. 양상은 두 가지다. 고객과 시민이 (아직은) 필요하지 않거나, 필요성을 모르는 경우가 있다. 즉 관심이 없다는 말이다. 두 번째는 너무 많다. 기술의 발전에 따라 소통과 공감이 실시간으로 이뤄지는데다, 그 대상과 메세지가 너무 많다. 정보의 과잉이다. 공공의 영역을 살펴보면, 우리의 일상에 가장 가까운 지방자치단체만 200여 개가 넘는다. 여기에 중앙부처, 공기업 등을 합치면 족히 천 여개는 넘을테다. 그나마 조직의 숫자를 확인할 수 있는 경우다. 시장의 영역이라면 일반 자영업까지 포함했을 때, 정확한 숫자를 가늠키도 어렵다.

  해법은 세 가지다. 양으로 승부하거나, 질로 승부하거나, 그 양자의 적절한 조화. 양으로 승부하는 경우, 한계는 명확하다. 모든 채널을 본인 이야기로만 채울 수가 없다. 채널이 너무나도 많고, 실시간이기 때문에 항상 본인들만의 정보로 채운다는 목표 자체가 달성 불가능하다. 설사 달성 가능하더라도, 소통과 공감을 역행하는 행위다. 피로감, 반감은 당연한 결과다. 반대로 질로 승부하는 경우에는 주목도가 문제다. 아무리 보석이라도, 발견되지 못하면 돌덩어리일 뿐이다. 누군가는 알아줘야 한다. 그래야만 보석으로서 기능을 할 수 있다. 결국은 이 양자간의 조화가 문제다. <생각을 압축한 딱 한 줄>의 저자는 공공과 시장에 모두 근무하며 쌓은 노하우를 알려준다.

  양과 질을 모두 잡을 수 있는 방법, “결국 사람’(p.48)”이다. 유행어를 활용하는 방법이나, 포지셔닝에 대한 이야기, 셀프 디스의 방법 등등 현장에서 활용했던 다양한 경험들은 분명 유용하다. 책에서도 이러한 노하우들을 실재 활용하고 따라할 수 있도록 예시들을 자세히 들어주었다. 저자가 제시한 대로 한 두 번씩만 고민해 본다면 충분히 연습이 된다. 하지만 제일 중요한 사실 사람이 만든 한 줄이 사람을 움직여야(p.77)” 한다는 사실을 잊는다면 모든 노력이 허사일 따름이다. 방법의 문제를 고민하다 보면, 목적의 문제에 다다른다.

  소통과 공감의 시대. 하지만 진정한 소통과 공감은 무엇일까. 재미있고 웃긴, 자극적인 방법으로 눈에 번뜩이는 것? 대량의 정보를 끊임없이 쏟아내어 각인시키는 것? 방법은 분명 다양하다. 하지만 늘 그렇듯 방법은 변한다. “네티즌이나 소비자에게 힘으로 맞서는 시대는 지났(p.62)”. 달라져야 한다. 하지만 목적은 변하지 않는다. 나의 목적과 당신의 목적이 다르기에 생기는 문제라면, 공통의 목적을 찾아내야 한다. 그 목적지를 함께 찾아가는 방법이 소통과 공감이 아닐까. 저자는 사람이라고 한다. 사람을 담은 딱 한 줄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 목적에 동의하기에 좋은 한 줄이 나오지 않았을까. “‘누구의 입장에서 한 줄을 쓰는가’ (p.527)”, 그리고 무엇으로 한 줄을 쓰는가. 사람. 핵심은 여기에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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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시대에는 엄지가 권력입니다. (p.20) ... 엄지는 냉정합니다. p.23

유행어는 요리에 쓰고 후추 정도로 생각하고 살짝 끼워주는 게 좋습니다. 흔들림 없이 중심을 잡아주는 심지로 한 줄을 먼저 잘 잡으면 이런 문제들이 자연스레 해결됩니다. 반짝 뜨기 위한 한 줄이 아니라 굳건한 힘이 되어주는 스테디셀러 같은 한 줄 말입니다. p.33

세상을 차갑게 만드는 것도 따뜻하게 만드는 것도 결국 사람’ p.48

네티즌이나 소비자에게 힘으로 맞서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여유와 포용으로 끌어안아야 하는 시대입니다. p.62

좋은 한 줄도 물론 중요하지만 시장에는 각자의 제품, 브랜드가 처한 포지셔닝에 입각하여 경쟁관계와 기타 여러 변수를 염두에 둔 다른 한 줄이 필요한 경우가 많거든요. p.70

아무리 트렌드가 쉽게 바뀌고 새로운 기술이 쏟아져 나오더라도 가장 중요한 건 사람입니다. (p.76) ... 사람이 만든 한 줄이 사람을 움직여야 합니다. 보듬어주어야 합니다. p.77

자신의 약점을 노출하는 것은 상당한 용기를 필요로 합니다. 그리고 그 한줄의 용기에 사람들의 마음이 움직입니다. p.93

좋은 한 줄(p.112)은 우선 만드는 사람의 역량과 소신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를 평가하고 결정하는 사람이 따로 있다면 이 사람의 보는 눈과 더 나은 안으로 발전시켜줄 수 있는 역량 또한 중요합니다. p.113

셀프디스는 잘 쓰면 효과적이지만 자칫 잘못 쓰면 가식이 되고 맙니다. p.119

포장이 안 된 날 것 그대로의 충격은 안 하느니만 못하므로, p.127

이슈가 되는 한 줄보다는 뒷말이 안 나오는 한 줄로 안전하게 가려는 습관이 사람들의 심리에 많이 남아 있습니다. p.138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한 줄을 쓰고 싶다면 타깃을 바꿔보세요. 화자를 바꿔보세요. 관점을 바꿔보세요. 감정에 호소해보세요. p.139

한마디로 뭐야?” 이에 대한 답을 한 줄로 만들어내는 것. 평소에 많이 연습해 두기 바랍니다. p.434

사람의 인식과 행동을 바꾸거나 의도한 대로 유도하는 설득, 공감 커뮤니케이션의 한 줄에 가깝습니다. p.525

민간은 물론 공공의 사례도 다양하게 등장. ... 누군가를 설득하거나 공감하게 하고 좋은 관계를 만들어가야 하는 미션은 공공과 민간이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p.526

누구의 입장에서 한 줄을 쓰는가’ p.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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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정, 이야기를 이야기하다-정유정, 지승호]정유정만의 이야기를 만드는 법에 대한 이야기 | Memento 2019-09-15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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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정유정, 이야기를 이야기하다

정유정,지승호 공저
은행나무 | 2018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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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정만의 이야기를 만드는 법에 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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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꾼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세 가지 부류가 있다고 생각한다. 타고난 천재인 경우, 삶의 경로, 혹은 운명적으로(보기에 따라 타고난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펜을 쥐게 된 경우, 부단한 노력의 결과로 이야기를 업으로 살아가는 경우다. 개인적으로 가장 신뢰하는 이야기꾼은 마지막 유형이다. 글을 쓰는 행위가 얼마나 어렵고 고통스러운 일인지는 누구나 경험한다. 마지막 유형은 그들도 우리와 다르지 않고 어쩌면 우리보다 더한 고통 받는다는 사실(?)에 위안을 받는다. 김훈 작가는 <칼의 노래>를 쓰면서 이가 8개나 빠졌다는 하니 아무나 작가가 되는게 아닌가보다.

이가 빠지지는 않았지만, 절박하게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사람이 있으니 바로 정유정 작가다. 베스트셀러 작가로 유명하지만, 그의 이력은 글과는 조금 거리가 있어 보인다. 간호사로 5, 건강보험 심사평가원에서 9년 넘게 일하며 한 집안의 가장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6년간의 습작, 11번의 공모전 낙선 끝에 공모전에 당선되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분명히 천재의 유형은 아닌 듯하다. 작가조차 소설 쓰는 일은 쉽지 않다고 말한다.

책은 정유정의 소설 쓰는 법에 대한 엑기스라 할만하다. 그의 삶과 철학, 실재 소설을 쓰면서 준비했던 세세한 방법들까지 이야기한다. 그의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런 작품을 쓰고 싶은 사람이라면 한 번쯤 관심을 가져볼만하다. 좋아하는 만큼, 그의 생각들이 궁금했기 때문에 방법론적 이야기보다는 삶이나 철학 쪽에 관심을 가졌다. 가끔씩 타고난 이야기꾼들이 저절로 이런 소설을 썼다라고 재수 없게 말하곤 하는데, 그의 진지한 말을 듣다보면 가당키나 한 일일까 싶다.

전문 인터뷰어에 의해 만들어진 책으로 인터뷰의 기술에 대해서도 고민해본다. 인터뷰어는 콘텐츠의 주인공이 아니다. 하지만, 때로는 주인공보다 더 중요하다. 주인공을 돋보이게 하고, 필요한 내용을 적절하게 이끌어 주는게 가장 중요한 능력이다. 재료가 아무리 좋아도, 요리를 잘못하면 그저 그런 음식일 뿐이다.(정말 심하면 음식물 쓰레기...) 본인의 가치를 절하하는 세간의 평가에 분노(?)하는 그의 이야기를 보며 안타깝기도 하다.

편한 대로 지껄이고 써버릴 수 있다는 것도 어떻게 보면 축복 일려나. 짧은 개소리를 남겨본다. 멍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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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마크 롤랜즈 도덕과 무관한 특성에 따라 차별하지 않는 게 평등이다.” p.23

신에게 의지하는 건, 천국에 가기 위해서가 아니라, 생명에 내재된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내기 위해서다. 숙명을 거스르기 위해서가 아니라, 어떻게든 필멸의 숙명을 받아들이고 싶어서다. p.27

죽음이 우리 삶을 관통하며 달려오는 기차라면, 삶은 기차가 도착하기 전에 무언가를 하는 자유의지의 시간이다.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언지 알고, 원하는 것을 위해 안간힘을 다하는 시간. 내 시간 속에서 온전히 나로 사는 시간. p.32

이야기는 흥미로운 소재와 의미 있는 주제를 추상화(삶의 모습에서 필요한 부분만을 걸러내는 작업)와 구체화(흔히 핍진성(p.50)이라고 부른다)를 통해 은유적으로 결합시킨 작품이다. 나는 이야기를 은유의 예술이라고 생각한다. p.51

이야기의 대부분은 (가상적인) 누군가의 문제에 관한 것이다. 가 아닌 타인의 문제다. 그런데도 현실 속 나의 문제처럼 강렬하게 집중하게 되는 것은 우리가 가진 공감능력 때문이다. 공감이란 무엇인가. 사전에 따르면 타인의 감정이나 입장에 자신이 서보는 것이다. 그러려면 먼저 타인의 상황을 자신의 일처럼 이해하고, 자신을 그 자리에 위치시켜볼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p.51) ... 상상할 수 있는 능력이 감성적 공감을 생성한다. ...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허구의 타자에게 공감하며 자기 자신을 그에게 이입시킨다. ‘거기에서 그들에게 일어나느 일을 지금 여기에서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로 인식하고 실제처럼 반응하는 거다. p.52

극작가 케네스 버크가 말한 대로 이야기는 우리 삶의 도구이기 때문이다. 삶의 도구란, 생존에 필요한 무엇이라는 뜻일 것이다. p.57

세상이 어떻게 변했든, 인간은 여전히 (예나 지금이나) 타인을 거울삼아 살아간다. p.65

소설은 그저 현실도피용 도구가 아니다. 낯선 삶, 우리가 경험한 적이 없는 삶을,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서 적극적으로 살아보게 하는 모험적 도구다. p.88

문학이 세상을 바꿀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한 개인의 삶 혹은 삶에 대한 시각을 바꿀 수는 있다고 믿는다. p.88

공감과 이해는 이 지점에서 시작된다. 타인에게서 나를 보는 것, 내게서 타인의 모습을 찾아내는 것. 우리는 이것을 감정이입이라고 부른다. 진정한 이입이 이뤄지면 나와 타인 사이의 거리는 순식간에 좁혀진다. 애정을 느끼는 건 시간문제겠다. 고귀한 감정이고, 인간이 가진 훌륭한 재능 중 하나다. p.189

문장은 이야기에 복무해야 한다고 믿는다. p.321

하고 싶은 이야기가 할 수 있는 이야기라면 최고로 좋을 것이다. 그게 일치하지 않는다는 건, 의지와 능력이 대립하는 경우다. p.351

소설은 인생의 카탈로그를 제공하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살아보지 않은 삶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만드는 기능이 있다. p.3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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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설계자, 시부사와 에이이치-시부사와 에이이치] 조선과 일본의 차이, 주변부와 다양성 | Memento 2019-09-10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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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일본의 설계자, 시부사와 에이이치

시부사와 에이이치 저/박훈 역
21세기북스 | 2019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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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부와 다양성, 시부사와 에이이치의 청년기에서 그 실마리를 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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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를 배울 때 늘 관심사는 근현대사였다. 어린 마음에는 웅장하고 거대한 서양의 건축물에 매료되어 중세사에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유럽 중세사는 시기적으로도, 거리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나에게 너무나 멀었다. 그러던 차에 일본은 왜 성공하고, 조선은 왜 실패했는가.’에 대한 궁금증이 들었다. ‘일본은 어떻게 근대화에 성공했는가?’에 대한 질문은 그들의 역사가 답이다. 그들이 걸어간 경로가 바로 한 가지 방법론이기 때문이다. 메이지 유신을 통해 근대화로 달려가는 그들의 역사를 보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질문이 있다. ‘일본은 왜 근대화에 성공했는가?’ 이 질문에는 역사만으로 답할 수 없다. 과정과 방법론의 문제가 아니라 성공했던 근본적인 이유, 나아가 그 법칙성을 찾고자 하기 때문이다. 한 가지 결정적인 요인이 있다고 볼 수도 있고, 복합적인 요인이 있을 수 있다. 어쨌거나 이 질문에는 정답은 없다.

  DAUM 웹툰 중 <왕 그리고 황제>라는 작품이 있다. 조선의 근대화에서 가장 걸림돌(?)로 인식되는 고종에 대한 판타지를 기본으로 한다. 강력한 왕권(혹은 중앙집권 체제)은 근대화의 중요한 성공 요인으로 꼽을 수 있지만, 조선에는 그런 왕이 없었다. 만약에 고종이 유능한 왕(태종)이었다면? 조선은 근대화의 길로 접어들었고, 식민지의 치욕을 겪지 않았을까. 역사에 만약은 없지만, 만약은 우리에게 질문을 준다. 역사적 영웅이 종국적인 결과를 바꿀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는 흐름을 늦출 수는 있지만, 완전한 변화를 이루기는 불가능하다고 믿는다. 개인에 의해 세상이 바뀐다면 정조에 의해 이미 조선은 바뀌었어야 했다. 그렇다면 왜 조선은 실패하고, 왜 일본은 성공했는가.’

  일반적으로 서양의 세계지배에 대해 크게 두 가지 이론이 있다. (<왜 서양이 지배하는가>를 읽고 있어서 참고했다.) 장기 고착이론과 단기우연이론이다. 장기고착이론은 동양과 서양 사이에 어떤 내재적인 요인이 아주 장기간에 걸쳐 고착되어 변경 불가능한 차이를 만들었다는 이론이다. 반면에 단기우연이론은 서양의 지배가 단기적이고 우연한 요소에 의해 이뤄졌다는 이론이다. 이를 일본과 조선에 대입해 본다면, 우선 장기고착이론은 해당하지 않는다. 대륙과 인접했던 한반도가 여러 요인들이 발전했음은 물론이고, 선진문물을 전파한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일본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겠지만) 그렇다면 남는 것은 단기우연이론. 하지만 이는 일본도, 한국도 반기지 않을 것이다. 일본의 우세가 단순히 우연에 따른 결과라면, 거꾸로 우연한 결과에 의해 일본 역시 식민지로 전락했을지 모른다는 뜻이다. 더불어 한국 역시 지난 역사에서 배울 것이 전혀 없다. 순전히 운에 따른 일이니 말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일본의 근대화를 이끌었는가. 우선 주변부의 이점이 있었다. 기득권(비단 권력뿐만 아니라 사회제도 등등)이 약했기 때문에 해외(서양) 문물의 수용이 쉬웠다. 정도의 차이겠지만, 조선의 경우 왕과 수도를 중심으로 중앙집권화가 이미 이룩되어 있었다. 반면 일본은 중앙 정부 격인 막부가 미약했고, 다이묘들이 사실상 독자적으로 활동했다. 여기서 결정적인 차이, 즉 다양성의 차이가 발생했다. 일본은 일본이라는 나라의 성공을 위해 번마다의 실험이 여기저기서 일어났다. 그 결과 사쓰마와 조슈번의 실험이 성공했다. 반면 한국은 강력한 중앙집권 제도였기 때문에, 지방에서 이런 실험은 어려웠다. 정국을 뒤흔든 반란은 많았지만, 결국은 진압되었다. 여기서 생겨나는 유연성의 차이가 일본과 조선의 큰 차이가 아니었을까.

  <일본의 설계자, 시부사와 에이아치>는 그의 청년기를 구술한 책이다. 아직 그에 대해서 자세히 알지 못하지만, 일본의 근대화 과정을 몸소 겪은 그의 구술은 생동감이 있다. 더불어 앞에서 이야기한 주변부와 다양성에 대해서 고민해볼 지점들이 있다. 이를테면, “막부가 쓰러져 국가가 혼란해진다. 국가가 혼란해지면 충신도 나타나고 영웅도 나와서 이를 다스린다. 이렇게 보면 국가를 혼란시키는 것은 국가를 안정시키는 디딤돌이 될 것 (p.100)”으로 믿는 부분에서 저마다의 실험을 할 수 있었던 여건이 있었음을 짐작해 본다. 더불어 농민 신분이긴 하지만 이 한 몸 희생해서라도 폭정 변혁의 단초를 열어 바르고 공명한 정치가 행해지는 세상으로 만들지 않으면 일본국은 틀림없이 망할 것(p.97~98)”으로 믿고 행동하는 부분에서 조선보다 조금 더 열린 모습을 살펴본다.

  근대화의 성공이 절대적 선은 아니다. 다만 아픈 역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라면 그때의 경험을 되새겨 보는 것도 의미 있다. 지금은 주변부와 중심부의 위치가 바뀌었다. 세계적인 추세에서, 한국의 지난 역사에서도 지방분권, 지방자치를 강화하는 일이 유의미 하지 않을까. 정답은 아니겠지만, 역사라는 실험실에서 나온 나만의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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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세상에서 공명을 떨치기 위해서는 순도로는 도저히 안 되니 역도로 갈 수밖에 없었다. 그걸 한마디로 하면 변란을 꾀하는 것으로 나라에 대소동을 일으킬 수밖에 없었다. 대소동을 일으키면 그로 인해 막부가 쓰러져 국가가 혼란해진다. 국가가 혼란해지면 충신도 나타나고 영웅도 나와서 이를 다스린다. 이렇게 보면 국가를 혼란시키는 것은 국가를 안정시키는 디딤돌이 될 것이므로 우리들은 떨쳐서 혼란을 야기하고, 그것을 위해서라면 일신을 희생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p.100

농민으로 태어나 경작을 주로 하는 신분이면서 감히 막부의 폭정에 분노하여 지금 같은 상태로는 막부가 도저히 유지될 수 없다. 또 유지될 수 있다 해도 이대로는 놔둘 수 없다. 농민 신분이긴 하지만 이 한 몸 희생해서라도 폭정 변혁의 단초를 열어 바르고 공명한 정치가 행해지(p.97)는 세상으로 만들지 않으면 일본국은 틀림없이 망할 것이다. 지금 같은 위태로운 시세에 처해 있으면서 내 본분이 아니라고 정치에 입을 열지 않아도 된다고 할 수는 없는 상황이므로, 정말로 마음을 다하여 세상을 구제하는 데에 분골쇄신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고 생각한 것이었다. p.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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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정상입니다-하지현]애매하고 모호한 걸 견디는 것이 바로 그 사람의 내공의 힘 | Memento 2019-09-09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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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그렇다면 정상입니다

하지현 저
푸른숲 | 2015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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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매하고 모호한 걸 견디는 것이 바로 그 사람의 내공의 힘. 우리네 보통삶을 견디는 힘은 바로 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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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함은 어떻게 죄가 되었을까. 경쟁사회에서 평범함은 죄를 넘어 생존의 문제다. 차별성이 없다는 것은 대체가능하다는 의미다. 효용가치가 다한 다면 언젠가는 자리를 내어줘야 하고, 폐기처분 되고 만다. 그렇기에 끊임없이 자기를 발전시켜야 하고, 쓸모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 평균 이상이라는 사실을 끊임없이 증명해야 한다. 이 버려짐에 대한 두려움, 생존에 대한 걱정은 어떻게 보면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이다. 멈추지 않는 힘에 의해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해내며 오늘들을 살아가고 있다. 두려움이 사라지는 순간, 세상은 멈춰버리고 말 것이다.

반면에 두려움과 걱정이 과도하면 어떻게 될까. 눈앞에 그 현실들이 펼쳐져 있다. “세상에서 원하는 궤적에 머무르는 정도의 성취만 해내도 사실 대단한 일(p.15)”임에도 우리는 끊임없이 증명할 것을 요구 받는다. 부모가 자식에게, 사회가 구성원에게, 자신이 스스로에게. 비교하고 비교 받으며, 자신의 위치를 정립하도록 강요받는다. 그래야만 내 위치가 드러나고 너와 나의 관계를 정립할 수 있다. 내가 위, 아니면 아래. 그 질서 속에서만 안정을 얻는다. 학벌, 직장, , 결혼은 이를 단적으로 증명해주는 지표들이다.

우리 인생을 컵에 비유한다면 사람마다 저마다의 그릇이 다르다. 내가 담을 수 있는 양은 한계가 있고, 무리하면 넘치거나 그릇이 깨지고 만다. 어른이 된 이상 그릇을 깨고 새로 만들 여유도, 상황도 충분치 않다. 컵이 깨지는 고통을 견디기도 쉽지 않지만 견뎌 낸다고 담을 수 있는 양이 커진다는 보장도 없다. 그 순간, 순간 속에서도 비교하고, 비교 받는다. 결국은 자신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내 그릇(인생)이 잘못된 것이 아닐까.

아니다. 당신은 정상입니다. 책은 단호하게 말한다. 죽을 것 같이 불안하고, 스스로 잘못되었다고 믿고 사는데, 자기증명의 지옥을 벗어날 방법은 무엇이란 말일까. ‘아주 심플하다고 말한다. ‘어떻게 하면 이 컵을 잘 관리할까?’(p.28)에 집중하면 된다. 그러다보면 기스도 나고, 물이 넘치기도 하는데, 이것은 당연한 일. 정상적인 범위라 말한다. ‘최선, 열심히, 완벽을 지우고 (p.310) 몸에 힘을 빼고 살라고 한다. 세게 쥘수록 그릇은 깨지기 쉬운 법이다.

보통의 삶이란 무엇인가? 재미없고, 지루하고, 뻔 하고, 아무 일도 안 일어(p.18)나는 일상이다. 그런 일상들을 꾸역꾸역 버텨내는 삶이 보통의 삶이다. 거기다 대고 어 너 잘 하는데? 이것도 해봐라고 부담을 주는 사회가 우리 사회 아닌가.(p.308) 한 가운데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다 잘못 던진 공이라고 여기는 버릇(p.309)으로 나를 재단하고 있는 건 아닌가. 네 그릇은 크고 깨끗한데, 내 그릇은 작고 기스가 나있다고 믿는 건 아닐까. ‘네 그릇은 너무 평범한 거 아냐라고 되묻고 있지 않을까. 우리는 전부 같은 듯 다른 그릇을 가지고 있다. 애매함을 평범함이라는 범주로 묶는 것, 같아 보이지만 실재로는 전혀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것, 그것이 죄악이 아닐까. “애매하고 모호한 걸 견디는 것이 바로 그 사람의 내공의 힘(p.310)”이다. 나를, 우리를, 평범함으로 묶어서 인식하는 사람들이 내공의 힘이 없는 것이 아닌가하고 되묻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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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원하는 궤적에 머무르는 정도의 성취만 해내도 사실 대단한 일이다. p.15

생활 기스를 통해 제가 궁극적으로 하고 싶은 말은 보통의 삶이란 무엇인가입니다. 매일의 일상은요, 사실은요, 재미없어요. 지루해요. 그리고 뻔해요. 아무 일도 안 일어나요. 그게 보통의 삶인 것 같아요. p.18

정상을 정의할 때 이 네 가지 범위 안에서 살펴봐야 합니다. ... 솔직히 말해서 웬만해서는 정상에서 벗어나기가 힘들어요. 거의 대부분 정상 범위 안에 있어요. 다만 기스가 나서 불편하고, 상황적으로 힘든 면이 있을 뿐이에요. p.17

수비범위_있어야 할 건 있고 없어야 할 건 없는가.

2. 스펙트럼의 관점_평균 분포곡선 안에 속 하는가

3. 삶의 궤적에서 보기

4. 상황의 문제 vs 성향의 문제

우리가 앞으로 생각할 것은 어떻게 하면 이 컵을 잘 관리할까?’인 거죠. 그릇의 크기보다 그걸 고민하는 게 더 중요해요. 내 그릇을 키우겠다, 근본적인 개혁, 이런 게 아니고 나라는 사람의 컵을 잘 운영하는 거에요. 아주 심플합니다. p.28

건강한 사람은요, 내가 굳이 완벽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인식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p.78

관계의 안타까움이 뭐냐 하면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손뼉이 안 쳐진다는 거예요. p.108

액티브 인액티브니스(active inactiveness)란 말을 좋아합니다. ‘적극적으로 아무것도 안 하기라는 뜻인데요. 사는 것도 열심히, 뭐든 최선을 다해서 사시는 분들에게는 놀 때는 적극적으로 아무것도 안 하고 널브러져 보려고 의도적으로 애를 쓸 필요가 있다고 처방하기도 해요. p.120

오늘 하루가 괜찮으면 내일도 괜찮아져요. 이런 경우에 저는 그냥 철저하게 오늘을 중심으로 살아라라는 얘기를 많이 합니다. 오늘 하루가 괜찮으면 오늘 하루가 괜찮은 이유를 찾게 되거든요. 그러면 내일도 괜찮아질 거라는 근거는 지금은 아주 미약해요. 하지만 나름 낙관적인 생각을 할 수 있어요. p.135

세심과 배려, 소심과 거리 두기는 동전의 앞뒷면 같은 겁니다. p.161

스트레스라는 게 뭐냐 하면 수요와 내가 갖고 있는 자원의 미스매치입니다. 나는 요구 사항이 이만큼인데 자원은 이것밖에 안 돼요. 그러면 그 차이만큼을 스트레스로 경험하게 되는 거예요. 산술적으로 보면. p.167

짜증이란 저강도 분노예요. p.190

공감적 과각성’ p.233

남이 나한테 해주길 바라는 건 내 입장이고 상대방은 전혀 다른 거 원할 수도 있거든요. 그건 착각이에요. p.235

상황에 대한 거짓말은 해도 되지만 자신의 존재에 대한 거짓말은 절대 하지 말라고 말씀드립니다. 상황에 대한 거짓말은 상황으로 끝납니다. ‘오시느라 수고하셨어요.’ 하면 죽도록 고생해놓고서 아이 뭐, 괜찮았습니다, 편하게 왔습니다.’ 이런 얘기, 할 수 있죠? 근데 직책, 지위, 존재를 규정할 수 있는 거짓말하는 건 그 다음에도 계속 유효하죠? 그럼 그 얘기가 유효할 수밖에 없는 거짓말이 또 다른 거짓말을 낳게 되겠죠. p.245

전 이 두 가지 동화를 제일 싫어합니다. <백설공주><미운 오리 새끼>의 문제는 주인공의 노력이 들어 있지 않아요. 백설공주는 가만히 있었더니 왕자가 와서 결혼하고요, 미운 오리 새끼는 알고 보니 혈통이 다른 놈이었어요. 가만히 있었더니 백조가 된 거잖아(p.304). 어떤 훈련을 통해서 백조가 된 것도 아니고. p.305

우리 사회가 그나마 꾸역꾸역 열심히 해나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요구하는 것이 바로 이런 게 아닌가 하고 그려볼 때가 있어요. 실제로는 남들보다 잘하고 있는 사람들이 더 힘들어하는 거예요. p.308

저는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여러분들이 정상의 범위가 무엇인지 감을 잡았으(p.308)면 좋겠어요. 스트라이크 존이 어디인지 알아야 한다는 것이죠. 그게 기본이 돼야 뭐가 문제인지 알 수 있는데, 우리는 한 가운데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다 잘못 던진 공이라고 여기는 버릇이 있어요. p.309

이제 책장을 덮고 머릿속에서 최선, 열심히, 완벽을 지우려고 노력해봅시다. 대신 그 자리에 웬만하면 정상’, ‘대세에 지장 없다면 그게 그거라는 말을 채워보세요. 스트라이크 존이 넓어지면서 몸에(p.309) 들어가 있던 힘이 빠지고 편안한 마음이 들 거예요. p.310

애매하고 모호한 걸 견디는 것이 바로 그 사람의 내공의 힘입니다. p.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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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30 개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