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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을 숨긴 채 '교감'하지 않고 기계적으로 사고하는 현대인들의 관계의 단면 | 기본 카테고리 2021-03-24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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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파국

도노 하루카 저/김지영 역
시월이일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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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을 숨긴채

'교감'하지 않고 기계적으로 사고하는

현대인들의 관계의 숨바꼭질

 

'일상에 스며든 기묘한 불안이 책을 덮는 순간까지 따라온다!'

라는 표제 수식문구가 딱 들어맞을 만큼 소설 <파국>은 상당히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소설이다.

 

주인공 요스케는 공무원시험 준비를 하는 대학4년생으로 자신이 몸담았던 운동 동아리 코치활동을 겸하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성적 욕망이 강하게 내재된 인물이지만 현실에서는 그 욕망을 스스로 절제하며, 지극히 매너있는 인물로 행동한다.

이를테면 미성년자 후배에게 술을 먹이지 않고, 스킨십을 억제하고, 여자친구가 원하지 않을 땐 성관계를 감행하지 않고 깔끔하게 자위로 해결하는 식으로 말이다.

 

일상생활 또한 공무원시험 합격을 목표로 규칙적으로 일어나고, 정해진 시간과 룰에 맞게 근육운동과 러닝을 하는 등 자기관리에 탁월함을 보여주는 바른생활 청년으로 비춰진다.

해서는 안되는 행동들에 대한 매뉴얼을 스스로 인식하며 기계적으로 사고하는 장면들도 많이 등장한다.

그래서 자못 요스케의 과도한 욕망에서 느껴지는 긴장감이 감쇄되기도 하면서 그의 행동에 공감하기도 한다.

 

 

 

그런데 요스케를 향한 주변인물들의 시선과 요스케가 불시에 하는 행동에서 다시금 범상치 않는 긴장감이 되살아난다.

결말까지 다 읽은 후엔 앗차 싶으며 '이건 뭐지? 결국 여자들에게 엮여 파멸하는 건가?' 싶은 생각이 일차적으로 든다.

 

역자 후기까지 읽고 다시 작품을 반추해보니 주인공 요스케는 물론 작품에 등장한 주요 인물 마이코와 아스케 모두 자신의 욕망에 집착한 인물들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회적으로 용인된 규범의 한계는 잘 지키지만 기본적으로 타자와의 소통에서 '교감'보다는 자신의 '욕망 충족'이 우선적인 인물들이다.

정서가 배제된 교묘한 욕망충족의 만남은 언제 어떤 변수로든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경고를 하는 것 같기도 하다.

 

 

유사한 맥락으로 작품 중간 중간 경찰관이 범한 범죄를 소개하는 뉴스 장면이 스치듯 지나간다.

범죄를 예방하고 진압하는 책무를 지닌 경찰관이 오히려 범죄를 행하는 모순 속에서 요스케, 마이코, 아스케가 지닌 불온한 욕망을 엿보게 된다.

겉보기엔 열정적이고 책임감있는 온전한 사회인의 절제된 모습을 보여주지만 언제든 규범을 깨고 일탈할 수 있는 무시무시한 파괴력을 지닌 현대인의 이중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게 아닐까?

 

단문과 평이한 문장이라는 모범적인 서술에 비해 직설적이고 자극적인 성적 서술 또한 묘한 대비를 이룬다.

독자에 따라서는 자극적인 소재와 기술로 불쾌감을 느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는 다각도의 생각을 해볼 수 있게 하는 의미심장하고도 독특한 소설로 별 4개(★★★★☆)를 주고 싶은 소설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파국 #도노하루카 #시월이일

#신간소설 #일본소설 #아쿠타가와상수상작

#서평단도서 #출판사지원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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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파리의 도서관 2 | 기본 카테고리 2021-03-23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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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도서관을 배경으로 한 전쟁, 사랑, 우정에 대한 이야기라니 기대감이 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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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파리의 도서관 1 | 기본 카테고리 2021-03-23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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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도서관에 관련된 이야기라니 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기대감이 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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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나락 끝에서 되찾은 여성의 자아 | 기본 카테고리 2021-03-22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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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버려진 사랑

엘레나 페란테 저/김지우 역
한길사 | 2019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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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나락 끝에서 되찾은 여성의 자아

엘레나 페란테의 나쁜 사랑 3부작 1권 <성가신 사랑>을 스산한 감정으로 읽었기에, <버려진 사랑>을 펼칠때도 마음이 추락할 대비를 하고 읽어나갔다.

아니나 다를까 엘레나 페란테는 도입부 또는 첫 문장에 결정적인 사건을 단도직입적으로 선포한다.

그 시작이 <성가신 사랑>에서는 '어머니의 죽음'이었다면, <버려진 사랑>은 '남편의 이별 통보'다.

 


 

남편은 성공가도를 달리고, 두 아이는 잘 자라고 있고, 집은 반짝반짝 윤기를 머금은 채 모든 게 잘 유지되오고 있었다.

15년간의 결혼생활 동안 남부러울 것 없는 평온한 생활을 보내고 있다고 생각한 주인공 올가는 당황스러울 뿐이다.

올가는 배우자의 외도를 맞닥뜨린 상대가 으레 겪는 당혹스러움, 매달림, 분노, 우울, 절망 모든 단계를 겪는다.

하필 그 시기가 찌는 듯한 무더위가 작열하는 한 여름이다.

자기 몸 하나 추스르기도 힘든 육체와 정신의 붕괴 속에서 가사와 육아까지 모든 게 엉망이 된다.

사랑스럽던 아이들이 날로 밉상이 되어 자신을 더 힘들게 하는 것만 같다.

 

지옥같은 나날을 보내던 어느 날 우연히 남편의 외도 상대와 마주친 후 격력한 분노감이 치솟고, 급기야 배신의 치욕을 감당할 수 없어 하룻밤 일탈을 하기도 한다.

하룻밤 일탈로 원하던 충족감도 얻지 못한 채 정서적 허무함이 깊어지는 찰나 자신의 부주의로 아이가 극도로 아프고 키우던 반려견이 사경을 헤매게 된다.

올가는 그 상황속에서 온전하게 대처를 하지 못한 채 속수무책으로 환영에 시달리며 정신적 추락을 경험한다.

 


 

삶의 바닥 끝까지 내려간 올가는 가까스로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살피며 현실을 직시한다.

지옥의 몇달 동안 황폐해진 자신의 모습을 직시하고, 내려놓았던 자신의 꿈도 떠올린다.

이대로 모든 걸 포기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 올가는 눈 앞에 벌어진 일부터 하나씩 다잡아 간다.

나아가 아내, 엄마의 존재로 무감하게 살아온 시간을 되돌아보며 자신에 집중한다.

홀로서기를 위해 일을 시작하고, 멈췄던 글쓰기를 다시 시작하는 올가의 모습에서 뭉클한 안도감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남편의 배신이라는 정신적 공황을 겪은 후 뒤늦게라도 자신의 일과 육아에 모두 공을 들이려는 올가와 달리,

여전히 자신의 새로운 가정생활에 아이들이 걸림돌이 된다는 식으로 육아 책임을 올가에게 떠넘기려는 전남편의 무책임한 태도에 화가 치밀기도 했다.

 

이기적인 사랑의 본모습을 사랑이 깨어진 후에야 제대로 볼 수 있게 되었다.

이제 올가는 더이상 나약한 버려진 여자가 아니라 자아의 중심에 선 여자이기에 그녀의 미래가 염려되지 않는다.

기쁜 마음으로 따뜻한 응원을 보내고 싶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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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을 응시하고 외면하지 않게 하는 소설 | 기본 카테고리 2021-03-14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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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다른 세계에서도

이현석 저
자음과모음 | 2021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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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작가 이현석 첫 소설집

현실을 응시하고 외면하지 않게 하는 소설

삶의 다양한 층위를 담아내는 의미에서 소설을 참 좋아한다.

활자로 이루어진 매체를 통해 때로는 절절한 감동을, 때로는 묵직한 사색의 여운을 맞이하는 것은 소설의 큰 매력이라 하겠다.

의사이자 소설가로 활동하고 있는 이현석 작가의 소설집 <다른 세계에서도>는 오랜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등단작 <참(站)>을 비롯해 2020 젊은작가상을 수상한 표제작 <다른 세계에서도> 등 총 8편의 단편에는 사회 역사를 관통하는 윤리적 문제가 내포되어 있다.

동성애와 생활동반자라는 새로운 가족의 개념과 의료인의로서 경험한 글쓰기의 경계를 생각해보게 하는 <그들을 정원에 남겨두었다>

낙태법 폐지에 따른 여성의 임신 또는 임신중지에 대한 자기 행복추구의 의미를 새롭게 고찰하게 하는 <다른 세계에서도>

만화 캐릭터 라이파이를 통해 가녀린 영웅의 대담한 발차기를 통해 진정한 어른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게 하는 <라이파이>

소외되는 탈북귀순 의사의 집념과 코로나 상황의 접목이 인상적이었던 <부태복>

술술 읽어갔지만 의미가 잘 와닿지 않았던 사랑의 계급성을 다룬 <컨프론테이션>

산업현장에서 빈번히 발생하고도 철저히 감춰지는 노동자의 죽음을 다룬 <눈빛이 없어>

1980년대 5.18 역사의 참상 속에서도 난무했던 여성혐오, 그때의 여인들은 지금 잘 살고 있을지 보듬는 <너를 따라가면>

구금시설에서의 선의를 빙자한 암묵적 폭력의 정당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참(站)>

다양한 현실의 문제를 예리하게 응시하는 작가의 사회인식이 놀라웠다.

 

문학이 받는 오해 중 현실을 외면한다라는 게 있다면, 이 작품이 그런 오해를 일소할 수 있지 않을까?

작가가 던지는 현실의 문제에 대한 냉철한 질문들은 사회문제에 종종 무감해지는 독자를 자극하고 깨어나게 하기 충분하다.

읽고 생각하고 행동하게 하는 책이 좋은 책이라고 하는데, 이현석 작가의 <다른 세계에서도>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책속 현실을 직시하고 응시하게 한다.

그리고 외면하지 않게 한다.

외면하지 않는 응시도 넓은 의미에서는 행동의 실천이지 않을까?

의사로서의 본업과 별개로 소설가로서 아름다운 영향력을 발휘하는 작가의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작가를 기억하며 꾸준히 차기작의 애독자이고싶다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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