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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천명 전 시집-사슴의 노래 | 서평 2020-12-02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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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사슴의 노래

노천명 저/민윤기 편
스타북스 | 2020년 10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노천명 문학집의 끝판왕! 노천명작가를 시인이라 부르는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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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노트하나 마련하여 시를 필사하고 그림을 그려꾸미고 필사한 시를 한 구절씩 외우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자의라기보다는 중학교 2학년 때 담임선생님의 순수어린 열정에 이끌린 감성수업의 일종이었다.대학 졸업후 갓 부임한 담임선생님은 문학에 대한 사랑이 지극하신 분이셨다. 국어선생님으로서의 책임감보다는 아직도 대학생티를 벗어나지 못한 문학도로서의 분위기가 더 강했다. 덕분에 우리는 국어시간에 지루한 국어수업보다 담임선생님의 교과서외 문학이야기를 더 많이 들었다. 요즈음 그런 수업을 하는 선생님이 계시다고 하면 학부모들이 가만있지 않았을 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중2시절 초보 담임선생님덕분에 사춘기소녀로서의 감성을 조금이나마 노트에 끄적여 볼 수 있었다. 그러나 문학소녀와는 거리가 멀었기에 이후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


중2시절 잠깐 시라는 것을 맛보았지만 내 감성을 뒤 흔들지는 못 하였다. 그리고 고등학교에 가서는 가슴으로 시를 접하기보다는 입시를 위해 머리로 받아들여서인지 시에 대해서는 무지에 가깝다. 문학의 대부분 장르는 골고루 접하면서 유독 시에 관해서는 잘 읽어지지가 않는다. 그래서 온전하게 시집 한 권을 제대로 읽어 본 기억이 없다.


시를 읽으며 제일 어려운 것은 은유적 표현인 듯하다. 시를 지은 배경이나, 시인의 생각을 알고 읽는다면 모르지만 아무런 정보없이 시를 읽을 때는 잘 와 닿지가 않는다. 아마도 학창시절 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연습보다 시험을 위해 시를 쪼개고 나누어 분석하는 연습이 먼저여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처음으로 시집 한 권을 오롯이 읽어냈다. 이래서 시를 읽는가 보다. <작별>을 읽으며 시인의 마음이 내게도 와 닿았다.

상여가 동리를 보고 하직하는 마지막 절하는 걸 봐도 나는 도무지 어머니가 아주 가시는 것 같지 않았다.

시 <작별>중에서 82p

시인은 어머니를 애도하였지만 나는 올 초 돌아가신 아버지를 떠올리며 시인과 같은 마음이 되어 시를 읽었다. 이래서 시를 읽는가 보다.


마지막 장을 덮으며 시가 무엇인지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뭔가 가슴이 뭉클해짐을 느낀다. 짧은 생이지만 롤러코스터를 타듯 곡절많은 생을 살다간 시인의 애환이 전해지는 듯하다. 특히 옥중에서 쓴 시는 시인의 감정이 그대로 전달된다. 아무래도 옥중이다보니 은유적인 표현보다는 직설적 표현으로 더 잘 와 닿는 느낌이다.

내가 저승엘 왔나 보다.

아무래도 여기가 저승인가 보다.

바깥세상과는 완전히 끊어져

아무도 나를 찾아주는 이 없구나.

그들은 확실히 딴 세상에 산다.

시 <저승인가 보다> 146p





옥중에서 쓴 글을 보면 노천명시인의 억울해하는 듯한 감정도 엿보인다. 살기위한 어쩔 수없는 선택에 대한 형벌이 너무 과하다는 생각이었던 듯하다. 노천명 시인은 그러한 마음을 동료기자였던 김광섭 시인에게 전하여 도와달라고 한다. 당시 이승만 대통령 비서실에 근무를 하던 김광섭시인은 노천명 시인이 석방되도록 도와준다.


노천명 시인은 친일과 반민족행위로 낙인 찍힌 시인이다. 좀 의아하다는 생각이 든다. <자화상>이라는 시에 보면 '대처럼 꺾어는 질망정 구리처럼 휘어지며 구부러지기가 어려운 성격은 가끔 자신을 괴롭힌다.'라고 노천명 시인 자신의 성격을 표현하였다. 그런 대쪽같은 성격의 소유자가 친일을 하고 공산군에 협력을 하였다고 하니 노천명 시인의 당시 생각이 궁금해진다. 시대가 시대이니만큼 우선은 살고 보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겠다. 나라를 빼앗기고 동족상잔의 비극적인 전쟁시하라도 모든 이가 독립투사가 되고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지 않았다. 그 반대로 친일하고 공산주의에 협력한 이도 많았으리라. 어쩌면 노천명 시인은 그 많은 이들 중 본인이 지목되어 감옥에 갇히게 된 것을 억울해 한 것은 아닐까. <유명하다는 것>,<이름없는 여인이 되어>라는 시를 읽으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노천명 시인의 씻을 수 없는 오명에도 불구하고 노천명 시인의 빼어난 문학작품들은 점점 더 그 빛을 발하는 듯하다.





노천명 작가의 소설집, 수필집, 시집을 차례로 읽어보았다. 그 중에서 역시 시집이 노천명 문학전집의 끝판왕이라 하겠다. 왜 노천명 작가를 노천명 시인이라 칭하는지 시집을 읽어보니 알 것도 같다. 노천명 시인에게는 모든 사물이 소재가 되어 아름다운 한 편의 시로 탄생한다. 참으로 부러운 재능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소설과 수필까지 모든 장르를 골고루 넘나든다. 시인은 시를 쓰고, 소설가는 소설을 쓰고, 수필가는 수필을 쓴다는 선입관도 노천명 작가가 없애주었다. 이렇듯 천부적인 재능을 지닌 여류문학가의 짧은 생이 더욱 가슴아파지는 이유이다.


시에 대해 잘 모른다면 시집을 한 권 오롯이 읽어보길 권한다. 처음 부터 끝까지 읽고나면 시를 쓴 시인의 감성이 전해 질 것이다. 굳이 시를 하나하나 정독할 필요는 없다. 읽어내려가다 보면 나의 감정을 대변한 듯한 시를 만나기도 하고 시인의 감정이 나에게 그대로 전이되는 시를 만나기도 한다. 어떤 시는 무엇을 말하고자 한 것인지 모르는 시도 있다. 그러나 수필을 읽듯, 소설을 읽듯 끝까지 읽고 나면 분명 시인의 감성이 느껴질 것이다. 시에 대해 백치에 가까웠던 내가 이 시집을 읽고 시의 매력에 빠져버렸다. 노천명이라는 작가에게 빠져버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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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천명 수필집-언덕의 왕자 | 서평 2020-12-01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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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언덕의 왕자

노천명 저/민윤기 편
스타북스 | 2020년 10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노천명 작가의 생활이 녹아들어 있는 주옥같은 글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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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천명의 수필집을 읽으며 드는 생각이 노천명작가를 왜 시인으로만 국한하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다. 물론 시의 발표가 많아서이겠지만 수필을 읽으며 노천명 작가의 또 다른 매력을 느낀다.


표지에 보면 정지용 시인이 노천명 작가의 작품에 대해 평하기를 "연둣빛 수채화 같은 은은한 삶의 향기가 풍긴다"라도 하였는데 노천명 작가의 수필속에서 특히나 진하게 그 향기를 맡을 수 있다.


노천명 작가의 수필들을 읽으면 글들이 참 정갈하다는 느낌이 든다. 노천명 작가의 소설들을 읽을 때는 어떤 작품은 뜻이 애매하다는 생각을 하였는데 수필에 와서는 작가의 성격처럼 단아하고 똑부러진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대문호의 작품을 이러구 저러구 한다는 것이 건방질 수는 있겠으나 개인적으로 화려하게 미사여구를 사용한 문체를 그리 좋아하지 않다보니 노천명작가의 문체가 무척이나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노천명 수필집의 제목이 '언덕의 왕자'다. 무엇을 가리키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밭에서 피어난 맨드라미를 말한다.

지금 내 주위를 끄는 것은 한 포기의 맨드라미인데, 이거야말로 흡사 그 언덕 일대의 왕자다.(중략)

어떻게 해서 밭곡식이 나는 곳에 뜰에나 나는 화초가, 그야말로 '다른 밭'에 이렇게 났는지도 궁금하거니와, 그 봄직하고 탐스러운 꽃이 가까이서 지키지도 않는 밭에 가 남아 있느냐는 것과, 또 그 언저리에 낱곡식을 희생시켜 혼자 넓은 자리에서 마음껏 자라게 해 주고 열심으로 가꾸어 주었다는 그 점이다.

언덕의 왕자 28p



작가는 맨드라미를 보고 그 꽃에 반하기도 하지만 그 꽃을 가꾸는 주인의 마음씨에도 반하여 마지막에는 그 꽃을 가꾼 주인에 대한 칭송으로 마무리가 된다

노천명 소설집을 읽었을 때에도 당시의 시대상이 곳곳에 반영되어 나와 있지만, 수필집에는 더욱 자세히 나타난다. 당시의 상황뿐아니라 작가의 생각과 감정이 오롯이 담겨 있어서 노천명작가와 친밀해 지는 느낌이기도 하다.


이 책을 엮은 민윤기 시인은 이 수필집을 주제별로 분류하였는데 가장 관심이 가는 부분은 역시 '7장 여성의 눈으로' 이다. 제목대로 노천명작가가 여성으로서 느끼는 당시 사회의 모습을 주로 써놓았다. <국회의 싸움>이라는 글을 보면서 그 때나 지금이나 국회의 모습이 전혀 변한 것이 없다라는 생각에 씁쓸해지기도 한다.

국회는 요새 정말 볼 만하다. 허구한 날 여야 양당의 싸움으로 일관하고 있지 않은가.

(중략)

이 양반들이 도대체 어쩌자는 걸까? 전화 요금이 올라, 기차 값이 올라-관영 요금이 이렇게 뛰어오르는 바람에 일반 물가가 모두 지금 뛸 자세를 취하고 있는 판이요, 시중에는 돈이 돌지 않아 몇몇 재주 좋은 사람-비위 좋은 친구들 이외에는 사업하던 사람은 못하고 있고, 회사 문을 닫고 턱턱 나가 동그라지는 판인데, 도탄에 빠진 이 시급한 민생 문제는 하나도 무슨 방안을 세워 주지 않고 그저 자기네들의 싸움으로 날을 보내고 있으니 이런 염치는 또 어디에 있단 말인가.

국회의 싸움 425p


노천명 작가가 신문사에 취직하여 남자기자들로부터 차갑다는 평을 받았다고 하지만 수필속의 글들을 보면 정이 많고 여린부분이 많은 외로운 작가였음을 느낄 수 있다. <>이라는 글을 보면 유부남과의 사랑때문인지(글속에서는 정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안방 여성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M부인이 있는데 노천명작가와는 매우 친한 사이였던 모양이다. 어쩌면 노천명 작가도 두번이나 유부남을 사랑했던 때문인지 모르겠으나 이 M부인에게 무척 관대하다. 사랑한 것이 무슨 죄가 되느냐며 글 마지막 부분에 마무리한 글을 보면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부끄러운 것을 치자면, 사기 협잡이나 중상 모략을 해서 무서운 구렁텅이에다 남을 몰아넣고도 그것이 하늘 무서운 일인지도 모르고 뻔뻔하게 다니는 남녀들이 부끄러울 것이지 남을 사랑했다는 일이야 무엇이 부끄러운 일이냐.

정일레 넘어지는 친구, 사랑일레 저지른 실수에 가혹한 평을 가하고 싶지는 않다.

정 249p

노천명 작가의 수필을 읽다보면 참으로 다양한 소재를 글감으로 삼아 자유롭게 글을 썼다라는 생각이 든다. 요즈음 줄줄이 출간되는 책들이 글쓰기 관련, 책쓰기 관련 서적들이다. 대부분이 무작정 글을 써라, 소재는 주위에 널려있다라며 글쓰기를 권한다. 또한 필사가 글쓰기연습에 좋은 방법이다라며 권한다. 만일 필사를 하기위해 책을 고른다면 노천명 수필집으로 하고 싶다. 물론 근대어들이 섞여 있어서 현대말과 다른 부분들이 있기는 하지만 전체적인 문장흐름에 있어서 그리 큰 장애가 되지는 않는 듯하다.


책의 뒤에는 부록으로 노천명 작가에 대한 에피소드와 생애 연대기가 나온다. 부록을 읽은 후 드는 생각이 글을 연도별로 분류하여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연도별로 분류해 보았다. 연도별로 분류해서 보니 웬지 글의 느낌이 또 달라졌다. 우선 내가 생각하는 분류는 일제강점기 이전의 글, 일제강점기의 글, 6.25 전쟁시의 글, 6.25 전쟁후의 글로 나누어 보았다. 일제강점기 이전의 글은 밝고 열정적인 느낌이 들고, 6.25 이후의 글들은 사회비판적인 내용이 많이 엿보였다. 작가의 심경의 변화들도 느껴졌다.


노천명 수필집이 재출간된다고 하면 이번에는 연도별로 분류하여 작가의 인생사를 좇아 생각의 흐름을 따라가 보는것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 개인적인 생각을 해 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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