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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 | 나의리뷰 2016-07-29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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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길은 모두에게 다른 말을 건다

김진세 저
이봄 | 2016년 07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길에서 인생을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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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티아고 데 콤프스텔라 대 성당>

 

산티아고는 예수의 열두 제자 중 야고보(야곱)의 스페인식 이름이다. 영어로는 세인트 제임스라고 한다. 이 길을 완주하고 나면 공식적으로 순례자로 인정이 되고,  순례자에게는 성인이 함께하여 기적이 일어난다는 이야기다. 오래전에는 공식 순례자가 되면 여태껏 쌓아온 죄를 사해준다고 하여, 순례자 증서를 사고팔기도 했다고 한다. 사실 여부를 떠나서 종교적으로 기적을 일으킨다는 길이다. 역사가 흘렀지만, 그런 기적이 생기기를 비는 사람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말도 안 된다고는 하면서도 마음속으로는 자신이 겪고 있는 아픔을 치유해줄 기적이 일어나길 바라지 않을 리 없다. 기적을 바라는 마음은 본능적 욕구가 아닐까?(270p)

 

<산티아고 순례길>
책을 덮고 난 지금, 막 산티아고 순례길을 마치고 집에 온 기분이다.
너무나 구체적이고 생생한  여행일기. 마치 내가 직접 다녀온듯한 착각을 하게 된다.
여행을 좋아하지만  만만하게 떠날 수 없는 나에겐  올여름 너무나 큰  휴가 선물이 되었다.
여행이라는 차원을 넘어선  순례길. 

우리나라 제주의 올레길. 지리산 둘레길도 충분히 아름답고 좋은데 왜 하필이면 그 먼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이냐고 묻는 질문에  작가는  대답한다.

"카미노는 비우기 위해 왔다 비우는 것만이 스스로를 치유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중략- 산티아고 순례길은 비우기 좋은 곳이다. 이곳은 주변과 차단하고 나 홀로 남기에 아주 좋은 환경이다. 이곳에서는 언어가 달라서 애써 집중하지 않으면 주변의 대화가 들리지 않는다. 아름답고 낯선 풍경도 한몫을 한다. 쉽게 몰입이 되기 때문이다.(260p)"

"그러나 나를 버리려면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시시콜콜한 잡념들.  그것들을 버리기 위해 그는 시간이 필요했고  한동안 우울하고 외로운 시간을 보내고 길에 홀로 남았을 때야 비로소 내가 보였다(262p")

 

 

정신과 의사 김진세. 그는 어느 날 슬럼프의 심연에 가라앉았다. 삶의 무게로 마음이 폭발 직전이 되었을 때에 우연히 자신의 '버킷 리스트'에  기록된 '산티아고 길 순례"를 발견하고 피신하듯 떠난다.
인천 공항을 거쳐 파리 샤를 드골 공항, 오를리 공항,  비아 리트 공항을 거쳐 프랑스 길의 시작인 생장 피드 로르에서부터 시작된  도보 여행은 서른째 날 산티아고 데 콤프 스텔라까지의  800 km.

구간 구간 마다, 동네 마다 거의 작은 성당들이 있고 순례자들을 위한 알베르게(숙소)가 있다. 
그 길에서 다양한 국적, 다양한 연령대, 다양한 성격들의 사람을 만나고, 깨달음과 만나고, 무엇보다도 자신의 내면과 만난다.
불안하고 들뜬 마음으로 혼자 떠난 순례의 길은 날씨부터 건강까지 결코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그러나 그는 길에서 얻은 것, 아니 비운 것이 너무나 많았다고 고백한다. 
 완주를 끝내고 대성당의 미사에 참여해서  날아다니는 향로(보타푸메이로)로 지치고 병든 순례자들을 치료하는 의식에도  참여하고 순례증서를 받는다. 

그의 경험은 고스란히 나에게 전해오면서 귀중한 힐링으로 나의 영혼을  살찌게 했다.

 

<길>에서 만난 사람들.
그들이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게 된 사연도 가지가지다.
자유를 찾기 위해, 스스로와 이야기하기 위해서, 모든 걸 멈추고 정리하기 위해서, 정신적 균형을 잡기 위해서, 튼튼하기 위해서, 행복을 찾을 수 있을 거라 믿고,  자기 치유를 위해서, 십 대 딸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인한 상실감 때문에, 영성과 여유를 위해서,  퇴직 후 즐기기 위해, 즉흥적인 발상으로, 영혼의 안식을 위해,  자기를 비우기 위해, 또 종교적 목적을 위해....
그런가 하면 아무 생각이 없다는 여학생도 있었지만  그  많은 사람들의 만남을 통해서,  그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그리고 간간이 길을 잃고 헤맬 때,  외로울 때,  발에 물집이 생겨서 힘들 때,  무릎이 견딜 수 없이 아플 때, 그래서  완주를 포기하고 싶을 때, 그 고통을 통해서도  길은 많은 것을 가르쳐 준다.
그때그때  깨닫고 얻은 것들을 저자는  일기로 꼼꼼히 적어 나간다. 
글쓰기 또한  저자에겐  최대의 행복이었으니까.

옆에 두고 가끔 꺼내서 읽어볼만한 책이다.  다시 순례의 길을 떠나고 싶을때.
꼭 마음에 닿는  좋은  문장(내가 줄친)들이 너무나 많았지만 몇 가지만 적어본다.

 

노란 화살표가 떡하니 있어도 길을 잃으니, 친절한  화살표 따위 없는 우리 인생에서 길을 잃지 않으려면 얼마나 신중해야 할까? 얼마나 빨리 가느냐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얼마나 올바른 길로 가느냐가 중요한 문제다.(56p)

 

완주하는 사람들만의 길이 아니잖아. 그저 걷는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거든. 실패? 결코 아니야. 길은 계속 걷는 거니, 끝내지 않는 한 실패는 아니지,(69p)

 

누구를 돕는다는 건 우선 공감이 필요한 일이다.(80p)

 

혼자 하는 여행이야말로 내면의 안정과 발전에 특효약이다.(84p)

 

최소한 사고의 자유로움이라도 만끽하고 싶었다. 그래서 자신을 찾는 여행은 충분한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86p)

 

길 위에서 만난 친구는 존재만으로도 힘이 된다.(87p)

 

살아남은 사람은 건강하거나 강한 사람이 아니라,
살아가는 의미를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93p)

 

걸어서 완주한 순례 길만 아름다울까! 잠시 버스를 탄 순례길도 틀림없이 아름다우리라!(126p)

 

만약 정말로 새처럼 날 수 있다면, 하늘은 생존의 환경이지 환상의 공간은 아닐 것이다. 새가 부러운 것은 내가 새가 아니기 때문이듯, 새라면 하늘을 느끼지도 못 했을 것이다. 우리가 땅을 잊고 사는 것처럼 말이다.(136p)

 

우리는 완주를 택하지만 다음 세대들은 즐거움을 선택하지 바란다. 아울러 우리 세대 또한 실패에 대해 조금은 너그러워지고 즐거움을 즐기는 데 야박하지 않았으면 한다.(156p)

 

친구란 의미는 도대체 무엇일까? 길에서 정을 나누고 좋은 감정을 가졌던 모든 사람들이 친구일까? 서로를 신뢰할 수 있을 정도가 되어야 진정한 친구가 아닐까?(183p)

 

길은 치유의 마법을 부린다. 여유와 몰입이 치유의 원동력이 된다.(218p)

 

순례길 전체가 세상과 인연에 대한 욕심과 집착을 내려놓기 위한 길인지 모른다. 버려야 보이는 것이 진심 아니던가(230p)

 

인간 상실은 역설적으로 축복이다. 우리는 상실을 통해서 커다란 아픔을 맛보지만, 그 아픔이 우리를 성숙하게 한다. 삶은 그렇게 상실을 통해 깊어진다.(232p)

 

기도의 응답은 바로 '기다림'이었다. 운명은 자의적 노력의 결과가 아니다. 다시 말해 의지와 상관없이 우리도 모르게 운명이 갑자기 바뀔 수도 있지 않을까? 아무리 빨리 걸어도 하루 만에 순례길을 다 걸을 수 없는 것처럼.(243p)

 

나의 선택이 틀렸다면 겸허히 받아들이고, 다음의 선택을 준비해야 한다. 남 탓만 하느라 시간 낭비하지 말아야 한다.(248p)

 

 천천히 걷는 자만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 이 길 위의 누구나 아름답다.(276p)

긍정이 늘 옳은 것은 아니다. 사실 비합리적 낙천주의는 긍정이라고 할 수 없다. 그저 화를  자초할 뿐인 착각이다.(285p)

 

남의 속도에 맞추어 걷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깨닫게 되고 아내에게 진심으로 미안하고 고마웠다(294p)

 

욕심이 늘 나쁜 것만은 아니고, 삶의 에너지가 되기도 하지,-중략- 멈추어야 할 때는 멈추는 것이 진짜 용기야. (296p)

 

우리는 늘 성공하는 법, 잘 사는 법, 이기는 법만 배우려 한다. 실패하는 법, 가난에서 견디는 법, 지는 법을 배운 적이 없다. 그래서 다들 그건 상황이 오면 잘 헤어나질 못한다.-중략- 어떻게 하면 잘 실패하고 잘 견디고, 또 잘 질 수 있는지 고민하고 준비해야 한다.(303p)

 

분노는 우리를 해친다는 사실이다. 코티 졸이나 아드레날린과 같은 호르몬이 심신을 위험한 상태로 몰아넣는다. 각종 성인병은 물론이고 심지어 암과도 연관이 있다. 정신적으로는 우울증으로부터 치매에 이르기 가지 갖가지 피해를 준다. 그러니 어떠한 경우라도 분노를 내려놓아야 한다. 분노를 치유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용서다. 용서하라는 것은 지극한 사랑을 실천하라는 뜻이 아니다. 그냥 내가 살아남기 위해서 그러라는 것이다. 다른 방법이 없으니까 말이다(.311p)

 

혼자 하는 여행이 가장 좋은 이유는 자신에게만 집중하는 시간을 얻기도 하지만, 함께하는 삶에 대한 그리움이 생기기 때문이다.(338p)

 

도전은 미래의 가치가 아닌 현재의 즐거움이라는 사실이 명확해졌다.(347p)

 

그러면서 작가는 말한다.
10년 후의 자신을 생각해보라고. 그래서  버킷리스트를 작성해 보라고.

그건 목표와 꿈을 갖는 것이겠다.  즉 활력과 자긍심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나도 당장  하나씩  써 나가야겠다. 10년 후의 내 모습을  그려봐야겠다.

 

이 리뷰는 리뷰어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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