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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속 외딴 성 | 독서일기 2018-11-11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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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거울 속 외딴 성

츠지무라 미즈키 저/서혜영 역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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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야시타 나쓰의 『양과 강철의 숲』, 온다 리쿠의 『꿀벌과 천둥』, 모리미 토미히코의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를 읽은 이후 저는 일본 서점대상 수상작에 큰 신뢰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일본 서점대상은 2004년부터 시작된 일본의 문학상으로, 서점 직원들이 후보작 및 수상작을 결정하는 독특한 문학상입니다. 2004년부터의 리스트를 쭉 보면 우리에게도 익숙한 소설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오가와 요코의 『박사가 사랑한 수식』, 온다 리쿠의 『밤의 피크닉』, 릴리 프랭키의 『도쿄 타워』, 이사카 코타로의 『골든 슬럼버』, 미나토 가나에의 『고백』 등이 1위를 했었는데, 1위가 아니더라도 굉장한 책들이 잔뜩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1년에 발표되는 열 권 중 여덟에서 아홉 권 정도는 우리나라에서도 출간될 정도로 우리나라 출판계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번에 읽은 츠지무라 미즈키의 『거울 속 외딴 성』은 2018년에 서점대상 1위를 한 작품입니다. 게다가 2위와 굉장한 점수차로 1위를 차지했다고 해서 어떤 소설일지 궁금했는데, 드디어 이번에 번역 출간되어 바로 읽었습니다. 책이 생각보다 두꺼웠고 초반엔 지루하기도 했는데, 그래도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계속 읽게 되었고 등장인물들의 감정에 대한 세밀한 묘사에 감탄하며 끝까지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이 소설의 등장인물들은 다 중학생인데, 각각 나름의 이유로 정식 학교에 가지 않습니다. 이 일곱 명의 아이들은 대부분 집에서 혼자 시간을 보내다가 어느 날 자기 방의 거울이 빛나는 것을 발견하고, 그 거울을 통해 이상한 성에 가게 되지요. 그곳에서 만난 늑대 가면을 쓴 소녀는 1년 내에 그 성에서 소원 열쇠를 찾으면 소원을 이루어 주겠다고 합니다. 오후 다섯 시 이전에는 성에서 무엇이든 마음대로 해도 되지만, 그 이후에도 성에 남아 있을 경우에는 늑대가 잡아먹을 것이라는 말도 함께 합니다.


 일곱 명의 아이들은 성에서 게임을 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서서히 친해지고, 결국 이 성에 숨겨진 비밀과 자기들의 이야기를 하나씩 드러내게 됩니다. 전반적인 이야기 자체는 엄청 독특하거나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아이들의 심리에 대한 묘사가 뛰어나고 소설에 담긴 메시지가 참 좋습니다. 특히 저는 맨 마지막에 드러나는 비밀이 정말로 좋았어요. 또한 소설 속 아이들의 상황에 대해서 여러가지로 공감도 되고 가슴이 아팠지만, 특히 주인공 고코로의 이야기와 그 묘사된 감정은 독자를 제대로 이야기에 빠져들게 만듭니다.


 고코로, 후카, 스바루, 마사무네, 리온, 아키, 우레시노처럼 다양한 이유로 매일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가요? 이 책을 다 읽고나니, 저는 그들 모두에게 이 책을 건네주고 싶었습니다. 이 책이 말하는 "괜찮다"는 메시지가 그들에게 닿아서, 그들을 이끌어주는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끔 이런 따뜻한 소설을 읽으며 마음에 온기를 채우면 또 이 세상을 살아갈 힘이 생기기도 합니다. 내년 서점대상에는 또 어떤 아름다운 소설들이 등장할지 벌써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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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악한 여왕 | 독서일기 2018-11-07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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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사악한 여왕

세레나 발렌티노 저/주정자 역
라곰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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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든 소설이든, 이야기에는 대부분 인물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야기 속의 매력적인 인물에 홀리곤 하죠. 그런데 착하고 아름답기만 하다고 매력적인 인물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 착한 인물일수록 평면적인 인물이 되기 쉽죠. 착한 인물만 나오는 이야기가 재미있기도 어렵고요. 오랫동안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캐릭터 중에는 착한 캐릭터만큼이나 나쁜 캐릭터들도 많습니다.


  현재 출간되고 있는 <디즈니의 악당들> 시리즈는 디즈니 이야기들에서 우리가 여태까지 주목해 온 주인공이 아닌, 악당들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이 악당들은 어떤 이유로 우리의 착한 주인공들을 계속 괴롭히는 것일까요? 물론 우리가 여태까지 읽어온 각각의 이야기 속에도 악당들 나름의 사정이 담기긴 하지만, 이 시리즈는 이 악당들을 전면에 내세워 그들의 서사로 책 한권을 끌어 나갑니다. 그리고 이 시리즈의 첫번째 책이 바로, 『사악한 여왕』입니다. 백설공주의 새엄마로서 거울에게 누가 세상에서 가장 예쁘냐고 묻고, 거울이 백설공주라고 답하자 백설공주를 죽이려 하는 인물이죠.


 그런데 "디즈니"라는 이름과 『백설공주』라는 강력한 원작, 악당들의 스토리라는 매력적인 기획이 더해져 제가 너무 기대를 했던 것일까요, 이 책에 대한 저의 감상은 '실망'이라는 한 단어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이야기를 살펴보면, 백설공주의 새어머니가 된 왕비는 아름답고 마음도 고운 인물이었습니다. 백설공주와의 사이도 아주 좋았고요. 하지만 왕의 죽음 이후 모든 것이 뒤바뀝니다.


 책을 읽으며 제 머릿속에는 계속 물음표가 떠올랐습니다. 여기서 이렇게 전개된다고? 얘는 갑자기 왜 이래? 이게 말이 돼? 저는 왕비의 감정에 전혀 공감할 수 없었습니다. 특히 왕비가 거울에 대해 느끼는 감정이나 백설공주에 대한 태도, 왕의 죽음 이후 심리 변화 등에 대해서 공감도 힘들었고 무엇보다 너무 개연성이 없다고 느꼈습니다. 남편인 왕의 죽음 이후 왕비가 여왕이 되며 심리에 큰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은 충분히 이해합니다만, 이 변화를 개연성 있게 펼쳐내는 능력이 작가에게 너무 부족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번역의 문제인지 원작이 그런지 모르겠지만 전반적으로 이야기가 뚝뚝 끊기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한편으로는 이미 어느정도 정해져 있는 스토리와 형성된 캐릭터를 가지고 새로운 이야기를 짜맞춰야 하니 새로 모든 것을 쓰는 것보다 더 어려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래도 정말 아쉬운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디즈니의 악당들> 시리즈의 다른 책들도 동일한 작가가 썼기 때문에 이 책이 재미있으면 주저 없이 다른 책들도 읽으려 계획했는데, 잘 모르겠네요. 시간이 지난 후 한 번 더 읽어보면 그 때는 지금과는 감상이 달라질 수도 있으니,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그제서야 시리즈의 다른 책들을 읽을 마음이 생길 것 같습니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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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과 결과의 경제학 | 독서일기 2018-11-03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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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원인과 결과의 경제학

나카무로 마키코,쓰가와 유스케 공저/윤지나 역
리더스북 | 2018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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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의 등장 이후, 우리는 다양한 언론사들을 통해 정보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언론사 뿐인가요? 온갖 사이트와 블로그, 카페, 그리고 SNS까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통로는 최근 몇십 년 간 놀라울 만큼 증가했습니다. 덕분에 우리는 몇 개의 언론사가 여론을 주도하던 때보다 덜 편향되고 더 똑똑해진 것 같이 느낍니다. 하지만 정말로 그럴까요?


 안타깝게도 그렇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오히려 검증되지 않은 자극적인 뉴스들이 사람들을 혼란시키고, 서로 싸우게 만들고,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는 일이 빈번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가짜 뉴스와 가짜 정보를 제대로 판별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특히 그럴듯한 통계를 이용해서 상관관계를 인과관계로 잘못 판단하는 뉴스가 굉장히 많은데요, 어떻게 하면 잘못된 정보에 속지 않고 조금 더 현명하게 판단할 수 있을까요?


 『원인과 결과의 경제학』은 데이터를 이용하여 올바른 판단을 하는 데 큰 도움을 주는 책입니다. 인과관계와 상관관계의 차이가 무엇인지부터 설명을 시작하여, 제3의 변수나 역의 인과관계, 반사실 같은 기본적인 개념을 훑고 넘어갑니다. 이후에는 인과관계와 상관관계를 구분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론을 설명하는데요, 기본적인 개념을 이해하기 쉽게 충분히 설명하고, 다양한 연구 결과를 가져와 예시를 들어줘서 통계에 대한 바탕 지식이 적은 분이라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중차분법, 조작 변수법, 회귀 불연속 설계, 매칭법, 최적선 등은 이름만 들으면 정말 어려워 보이지만, 이 책을 차근차근 따라가다 보면 이해하지 못할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설명하기 위해 예시로 가져온 연구들 자체가 재미있는 것들이 참 많습니다. 건강검진을 받으면 오래 살 수 있을까요? 남성 의사가 여성 의사보다 뛰어날까요? 어린이집을 늘리면 여성 취업률이 올라갈까요? 텔레비전을 많이 보면 아이들의 머리가 나빠질까요? 공부를 잘 하는 친구와 사귀면 성적이 오를까요? 명문대를 졸업하면 연봉이 높아질까요? 금연을 의무화하면 심장병 환자가 줄어들까요? 여성 임원을 늘리면 기업의 수익성이 오를까요? 『원인과 결과의 경제학』은 이렇게 흥미로운 연구 결과들과 함께 그 연구들이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었는지를 보여주며 우리에게 정보를 제대로 읽고 판단하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빅데이터'가 유행어처럼 돼버린 요즘, 데이터를 이용한 분석이 범람하고 있다. 그러나 데이터는 그 자체만으로는 그저 숫자의 나열에 불과하다. 데이터를 '어떻게 해석할지'가 매우 중요하다. 상관관계에 불과한 데이터 분석을 인과관계로 오인해 버리면 잘못된 판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인과관계를 밝히는 필수 교양이라 할 '인과 추론'이 연구자들의 전매특허였던 시대는 이미 끝났다. (p.188)


 이제 데이터를 읽고 분석하는 것은 전문가들만의 일이 아닙니다. R과 같은 이용하기 쉬운 다양한 통계 소프트웨어가 보편화되고 있고, 일반인들도 다양한 통계 데이터에 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많은 분들이 이 책을 통해 인과추론에 대해서 제대로 배운다면, 이후 어떤 일을 하더라도 이를 적용하여 현명한 선택을 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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