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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뒤카스: 위대한 여정 | 영화일기 2019-08-26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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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알랭 뒤카스: 위대한 여정

쥘 드 메스트르
프랑스 | 2019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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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랭 뒤카스는 프랑스 최고의 요리사 중 한 명으로, 뉴욕과 파리, 모나코에서 미슐랭 3스타 식당을 운영하고 있으며 총 미슐랭 스타를 21개나 받은 '프렌치 요리의 징기스칸'입니다. 제가 요리에 대해서는 잘 몰라서, 알랭 뒤카스에 대해서는 그를 따라 전 세계를 여행한 로드 다큐멘터리 <알랭 뒤카스: 위대한 여정>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특별히 기대를 가지고 본 영화는 아니었지만 꽤 재미있게 보았고, 특히 열정을 충전하고 올 수 있었습니다.


 제가 이 영화를 본 직후의 감상을 한 줄로 요약하자면, '저 정도 위치에 있는 사람이 아직도 저렇게 열심히 일하다니!'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제가 유일하게 탐구하는 것은 아직 맛보지 못한 풍미입니다."라며 아직 먹어보지 못한 맛을 찾아서 전 세계를 여행하는데, 특히 일본을 여행하는 부분은 꽤 자세히 나옵니다. 그는 일본을 비롯해 중국, 미국, 필리핀, 브라질, 모나코 등을 다니며 음식을 맛보고 끊임없이 일합니다. 심지어 비행기에서조차 책을 읽거나 할 일을 하기도 하고요. 그중에서 제가 가장 재미있게 본 부분은 중국을 여행한 내용입니다. 캐비아(철갑상어 알)를 얻기 위해 철갑상어를 양식하는 양식장에 찾아간 내용이 나왔는데, 캐비아를 얻는 과정이 적나라하게 보여서 조금 징그럽기도 했지만, 역시 그 맛이 참 궁금했습니다.


 놀랍게도 그는 베르사유 궁전에까지 호텔 레스토랑을 열었습니다. 2015년 9월, 프랑스가 베르사유 궁전을 두고 열었던 공모전을 통해 호텔 레스토랑 운영권을 얻은 것인데요, 그 프로젝트를 위해 일하는 모습이 영화의 큰 줄기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레스토랑을 열기 위해서는 음식뿐만 아니라 신경 쓸 부분이 정말 많은데, 그는 레스토랑 인테리어, 종업원의 유니폼 등까지 세세히 관리합니다. 언젠가 저도 그곳에 가서 밥을 먹을 날이 올까요?


 세계 곳곳의 신선하고 경이로운 식재료, 지금의 저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신기하고 독특하며 다채로운 음식들,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의 위치에서도 멈추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알랭 뒤카스의 열정이 가득한 <알랭 뒤카스: 위대한 여정>은 요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즐겁게 볼 수 있는 영화이고, 그렇지 않은 저 같은 사람이라도 마음속으로 '신기해!'를 외치며 새로운 세계를 접할 수 있는 영화입니다. 특히 맛있는 음식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저처럼 저녁을 굶고 본다면 큰일 날 영화입니다. 앞으로 이처럼 재미있는 음식 다큐멘터리가 또 개봉하면 꼭 보러 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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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박스 | 독서일기 2019-08-20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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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THE BOX 더 박스

마크 레빈슨 저/이경식 역
청림출판 | 2017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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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구에 가득 쌓여있곤 하는 색색깔의 컨테이너에 대해 1분 이상 생각해 본 적이 있으신가요? 아마 관련 업계 종사자가 아닌 이상 컨테이너는 평생 우리의 화젯거리에 한 번이라도 오르기 힘들 것입니다. 하지만 이 컨테이너는 세상을 뒤바꾼 놀라운 물건 중 하나입니다. 제가 이번에 읽은 『더 박스』는 바로 그 컨테이너가 주인공으로, 컨테이너가 이 세상에 끼친 영향을 알려주는 책입니다. 첫인상은 별로 흥미롭지 않아 보이지만, 저는 이 책을 읽으며 정말 많이 놀랐습니다. 우선 내용이 정말 재미있었고, 이 컨테이너라는 투박한 물건이 전 세계 사람들의 일상을 바꿨다는 것을 알게 되니 마치 세상의 비밀 하나를 알게 된 것처럼 짜릿한 기분까지 들었습니다.


 1956년만 하더라도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 아니었다. 지금은 당연하게 여기지만 그때는 캔자스의 소비자가 동네 가게에서 브라질산 신발을 사거나 멕시코산 진공청소기를 사는 것은 전혀 일상적인 일이 아니었다. 일본인 가족은 미국 와이오밍의 축산업자가 기른 소에서 나온 쇠고기를 먹지 않았으며, 프랑스의 패션 디자이너들은 자기가 디자인한 옷을 터키나 베트남에서 생산하지도 않았다. 컨테이너가 나타나기 전에는 운송비용이 비쌌다. 지구의 절반을 도는 비용은 고사하고 미국 땅의 절반을 운송하는 비용도 엄두를 내지 못했다. (p.37)


 우리를 둘러싼 대부분의 물건들, 그리고 우리가 먹는 많은 음식들은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것이 아닙니다. 이것은 이제 너무도 당연해서 사람들이 신경조차 쓰지 않지만, 사실은 당연한 일이 아니었죠. 이렇게 세계 곳곳에서 생산된 물건을 우리가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은 모두 컨테이너 덕분입니다. 물론 컨테이너 자체는 그저 알루미늄이나 강철로 만들어진 큰 상자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컨테이너를 본격적으로 운송에 이용하기 시작한 이후 운송비는 획기적으로 감소하였고, 이는 많은 이들에게 큰 기회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이 기회를 잘 잡았기에 지금처럼 성장할 수 있었고요.


 컨테이너 운송이 몇몇 도시나 국가가 새로운 세계적인 공급망으로 편입되는 데 기여했지만, 또 어떤 도시나 국가는 배제되었다. 한국은 컨테이너 운송 덕분에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었지만, 남아메리카의 (육지로 둘러싸인) 파라과이는 컨테이너 운송의 혜택을 누리지 못했다. 컨테이너화로 인해 촉진된 무역 양상도 얼마든지 변했다. 1980년대에는 해운사들이 전격적으로 노선을 신설해 한국의 부산항, 사우스캐롤라이나의 찰스턴항, 프랑스의 르아브르항 등과 같은 후발 컨테이너 항구들이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1990년대에 해운사들은 확신을 갖고 아시아에 더욱 거대한 규모로 투자했다. 방글라데시의 치타공이나 베트남의 하이퐁과 같은 곳 등 말이다. 이 도시의 나라들이 주요 의류 수출국이 되면서 거점 항구들도 싹을 틔우기 시작했다. 인도양에서도 과거에 활력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던 스리랑카의 항구 콜롬보가 새로운 터미널들을 확보하면서 컨테이너 무역로의 주요 교차로로 변신했다. 인구 밀도가 적었던 오만의 살랄라항도 1998년에야 컨테이너를 처음 보았다. 해운사들이 인도양의 컨테이너 환승항의 존재를 강력하게 원한 덕분에 살랄라항은 불과 10년 만에 트럭 크기의 컨테이너를 연간 150만 개씩 처리하였다. (p.476)


 우리나라가 만약 바다 없는 내륙 국가였다면 지금처럼 성장할 수 있었을까요? 아마 아니었겠죠? 또한 지금 급속도로 성장하는 국가들의 공통점을 이 관점에서도 바라볼 수 있겠네요. 게다가 우리나라는 조선업, 해운업에서도 큰 성과를 이루었는데, 이 역시 컨테이너의 등장이 아니었으면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컨테이너를 이용한 운송 기술의 변화는 과연 어디서 시작했을까요? 여기서 한 이름이 등장합니다. 바로 말콤 맥린(Malcom Mclean)입니다. 그의 이야기는 이 책의 3장에서 시작하여 그 후로도 곳곳에 등장하는데, 정말 놀라운 혁신가 그 자체입니다. 트럭 운전사로 첫 커리어를 시작한 그는 금세 맥린트럭의 사장이 되었고, 이후에는 팬애틀랜틱스팀십을 인수하여 컨테이너를 이용한 운송을 실제로 실현해 내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와 실수, 그리고 혁신이 있었는데 여기에 담기엔 너무 방대한 내용이니 꼭 이 책을 읽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재미있거든요.


 이 책에는 컨테이너를 둘러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 대립 이야기도 가득 담겨 있습니다.특히 항구 노동자들과 노동조합, 그들이 일하던 방식과 회사와의 협상 등을 다루고 있는데 이 부분도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가장 흥미를 느낀 부분은 7장, "세계화를 연 표준 설정" 부분입니다. 표준이란 정말 중요하고 때로는 기업의 생사를 결정짓는 요소이기도 합니다. 이 장에서는 컨테이너가 운송에 사용된 이후 왜 표준화가 필요했는지, 그리고 그 표준화의 과정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자세히 묘사하고 있는데, 너무 길고 자세해 때론 지루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흥미로운 내용이 가득합니다. 다만 조금 아쉬웠던 점은 그림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컨테이너의 구조, 잠금장치와 인양 장치 등에 대한 묘사는 그림 몇 장이면 깔끔하게 설명이 될 텐데 모두 글로만 묘사하고 있어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이 책 한 권을 통해 독자는 혁신적 발명과 기업이 탄생하는 과정을 볼 수도 있고, 세계 물류의 역사를 볼 수도 있고, 노조와 기업의 협상 과정, 표준 제정 과정, 전쟁에서 물류의 중요성, 국가에서 항구의 중요성, 항구 도시의 변화, 물류 자동화, 해운사들의 등장과 번영 등을 볼 수도 있습니다. 이 책이 언급하는 내용과는 별로 관련이 없는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이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으며 동시에 많은 통찰을 얻어갈 수 있는 책입니다. 다음에 읽으려고 대기 중인 『중공업 가족의 유토피아』와 『배송 추적』도 이 책과 연결되는 지점이 많을 것 같아 기대가 큽니다. 두 권 다 재미있게 읽는다면 관련 분야의 책을 더 찾아 읽을 수도 있고요! 아마 이렇게 될 가능성이 커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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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복동 | 영화일기 2019-08-17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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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김복동

송원근
한국 | 2019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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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이자 인권운동가인 김복동 할머니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김복동>을 보았습니다. 사실 이 영화를 볼까 말까 많이 망설였는데, 보고 난 후엔 이 영화를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보라고 추천해야겠다는 생각밖엔 들지 않았습니다. 마침 뉴스를 보니 뮤지컬배우 옥주현 님이 팬들과 함께 이 영화를 보기 위해 압구정CGV에서 2회차분 티켓 전량을 구입하셨다고 하네요. (출처) 그 선한 영향력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고, 저도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겠습니다.


 사실 제가 위안부에 대해 알고 있는 지식은 딱 남들이 알고 있는 정도였습니다. 아니, 그보다 더 적었던 것 같아요. 수요집회에 대해서도 항상 뉴스에서 지나가듯 듣기는 했으나 비교적 최근 인지하게 되었고, "2015년 한일 위안부 문제 협상 합의"에 대해서도 이 영화를 보고 나서야 제대로 알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영화를 보는 내내 정말 부끄러웠습니다. 저의 무관심과 무지가 정말 부끄러웠고, 특히 2015년 합의 직후 시위를 했던, 피해자들 곁에서 함께 분노해 주었던 대학생들을 보면서는 그들에게 참 많은 빚을 지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저는 어쩌면 이렇게도 좋은 것만 보며 살았을까요. 그저 책상머리나 지키면서 말이에요.


 이 영화를 보기 전에 영화 <주전장>을 먼저 보았습니다. <주전장> 역시 모두에게 꼭 보라고 추천할 영화이지만, 저는 특히 학생들에게 <김복동>을 더 먼저 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 영화는 위안부 문제가 얼마나 중요한지, 우리가 왜 관심을 놓아서는 안 되는지 알려주면서 동시에 김복동 할머니의 용기와 결단, 말과 행동으로 드러나는 존엄함, 그리고 유머까지 잘 드러냅니다. 김복동 할머니는 암 투병 이후에도 세계에 목소리를 내는 일을 멈추지 않으셨고, 특히 재일조선학교 학생들에게는 직접 장학금을 전달하셨습니다. 영화를 본 이후 더 찾아보니, 작년 말 병상에 누워서도 재일조선학교 학생들을 위해 3,000만 원을 더 내놓으셨다고 해요. 게다가 길원옥 할머니와 함께, 일본 정부에게 배상을 받으면 전액을 전쟁 때문에 고통을 겪는 여성들을 위해 쓰겠다는 선언도 하셨었고요.





 그래서 이 글을 쓰면서 저도 정의기억연대에 일시후원을 했습니다. 정말 소액이지만, 그래도 혹시 누군가 지나가다 이 글을 보고 또 후원을 할 수도 있는 일이니까요. 앞으로 더 큰 금액을, 그것도 정기적으로 후원하려면 저도 더 열심히 살아야겠지요. 저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다른 이들을 돕기 위해서 열심히 사는 것, 정말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더 많은 분들이 이 영화를 보시고 함께 선한 영향력을 펼쳐 나가길, 그리고 김복동 할머니를 비롯한 많은 분들의 소원이 결국 이뤄지는 날이 오길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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