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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O M 9월호 | 독서일기 2019-10-22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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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CLO M 씨엘오엠 (월간) : 9월 [2019]

(주)씨엘오 편집부
(주)씨엘오 | 2019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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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종이책, 전자책 가리지 않고 단행본도 즐겨 읽지만 단행본과는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잡지들도 읽곤 합니다. 이 블로그에 소개한 잡지만 해도 《뉴필로소퍼》, 《우먼카인드》, 《매거진 B》, 《브로드컬리》 등이 있지요. 그런데 이번에 또 흥미로운 잡지를 발견했습니다. 바로 물류 전문 매거진 《CLO M》입니다. 《CLO M》은 물류 전문 미디어 CLO에서 2019년 5월부터 새로 발행하고 있는 잡지로, "물류로 세상을 보는 창"을 제공하고자 한다네요.


 《CLO M》 9월호는 온라인 신선식품 새벽배송 시장을 대표하는 스타트업 헬로네이처의 부천 물류센터를 방문하고, 항상 가격이 천차만별이라 궁금했던 타이어 물류 및 유통의 특성에 관해 설명하며, 기존의 신문과 우유 배송을 뛰어넘어 책을 정기배송하는 플라이북과 취미생활을 위한 재료와 도구를 정기배송하는 하비풀을 소개합니다. 이번에 개정된 주류 리베이트에 대한 설명, 최근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의 성장을 이끄는 공동구매 기반 모바일 쇼핑 플랫폼 '핀둬둬', 제조와 유통이 서로를 탐하는 이유 등 흥미로운 내용이 가득하죠.


 저는 지난 8월에 마크 레빈슨의 『더 박스』를 읽고 컨테이너의 등장이 세상을 어떻게 바꾸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이전부터 물류에 관심이 있긴 했지만 그 책을 읽은 이후엔 더 알고 싶었는데, 현실적으로 외부에서 접할 수 있는 정보는 많지 않았습니다. 가끔 단편적으로 나오는 몇몇 기사들이 전부였죠. 하지만 《CLO M》 덕분에 물류 및 유통 업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어떤 기업들이 또 새로운 시도로 고객들을 만족시키려 하는지 엿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헬로네이처 물류센터 기사를 통해 새벽배송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알 수 있었고, 중국에서 징둥보다도 이용자 수가 많으면서 작년에 미국 나스닥에 상장하기까지 한 핀둬둬에 대해서도 처음 알았습니다. 이 회사는 공동구매를 통해 초저가로 상품을 판매하며 상품의 발굴 및 유통 과정에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하여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상품을 추천한다고 해요. 요즘은 모두가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추천 시스템을 이야기하기에 그들의 기술이 어느 수준인지, 그리고 실제 효과가 얼마인지 의심이 가긴 하지만 이용자 수가 현재 무려 4억 명을 돌파한 상태라고 하네요.


 이렇게 전반적으로 만족하며 재미있게 읽었는데요, 역시 아쉬운 부분도 있었습니다. 우선 전체 분량이 100쪽이 안 될 정도로 조금 적은 편입니다. 사실 정가가 만 원밖에 되지 않으니 아쉽다고 말하기엔 좀 애매한 부분이 있지만, 그래도 더 많은 글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전반적으로 사진과 그래프 등의 화질이 깨져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는 별것 아닐 수도 있지만 저는 이런 요소들을 중요하게 보거든요. 신뢰성을 좌우할 수도 있는 문제라고 생각하고요. 글에서도 마감이 아쉬웠는데요, 특히 위에서도 소개한 핀둬둬에 대한 글에서는 '징둥'과 '징동'을 계속 혼용하는 등 기본적인 부분이 지켜지지 않은 경우가 보였습니다.


 아쉬운 점을 나열하긴 했지만, 그래도 이렇게 새로운 시야를 열어 주는 책이나 잡지는 언제나 환영입니다. 특히 우리의 삶과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부분에서는요. 그래서 저는 앞으로도 《CLO M》을 매월 사서 읽을 것 같아요. 그리고 이런 특정 분야를 다룬 잡지를 또 찾아 읽어볼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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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재가 노래하는 곳 | 독서일기 2019-10-19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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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가재가 노래하는 곳

델리아 오언스 저/김선형 역
살림출판사 | 2019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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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재가 노래하는 곳』을 읽었습니다. 원서는 2018년 8월에, 한국어 번역서는 2019년 6월에 출간되었는데, 인기도 아주 많고 평도 좋습니다. 특히 아마존 주간 차트에서 지금 이 순간에도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58주 동안 이 목록에 오르고 있다고 하네요. 거의 출간 직후 올라가서 한 번도 내려오지 않은 것이지요. 대체 어떤 소설이기에 이렇게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걸까요? 그것도 이 작품은 작가의 첫 소설인데 말이에요.


 『가재가 노래하는 곳』의 저자 델리아 오언스는 1949년생으로, 현재 70세입니다. 평생 동물을 관찰하고 공부했으며 아프리카에서 7년 동안 야생동물을 관찰하기도 했다고 하고요, 사실 소설은 처음이지만 이미 동물 관련 논픽션으로 베스트셀러 작가였다고 하네요. 채널예스에서 저자 인터뷰 전문을 확인하시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처음에 이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 저는 조금 걱정했습니다. 책을 읽기 전에 좋은 평을 너무 많이 보아서 기대감이 커져 버린 것이지요. 하지만 이 짧지 않은 소설을 읽으며 저는 그 걱정을 조금씩 버릴 수 있었습니다. 노스캐롤라이나의 습지에 버려진 소녀 카야의 성장과 고난, 아름답고 광활한 자연에 대한 묘사, 카야와 자연의 교감, 그리고 카야에게 다가오는 사람들과 사건들. 이 소설은 로맨스, 성장, 미스터리, 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가 잘 어우러져 있어 독특한 재미가 있고 다음 내용이 궁금해 빨리 책장을 넘기게 됩니다. 저도 거의 사흘 만에 다 읽었는데, 여운도 컸고 오랜만에 정말 괜찮은 소설을 읽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로 그때 한 줄기 바람이 거세게 휘몰아쳐 수천 장의 노란 시카모어 낙엽이 생명줄을 놓치고 온 하늘에 흐드러져 떨어지기 시작했다. 가을의 낙엽은 추락하지 않는다. 비상한다. 시간을 타고 정처 없이 헤맨다. 잎사귀가 날아오를 단 한 번의 기회다. 낙엽은 빛을 반사하며 돌풍을 타고 소용돌이치고 미끄러지고 파닥거렸다.


 저는 다음 내용이 궁금해 빠르게 글자를 읽으며 책장을 넘기다가도, 때로는 이런 문장을 만나 몇 번씩 반복해 읽었습니다. 정말 오랜 시간을 자연과 함께 보내고 그것에 대해 생각한 사람만이 쓸 수 있는 문장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나요? 특히 이 소설에는 카야가 평생을 지낸 공간, 카야를 키워낸 공간인 습지의 비현실적인 모습이 마치 눈앞에 그려지듯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책을 읽는데도 마치 영화를 보는 것 같이 느껴졌어요. 실제로 이 작품은 영화화가 확정되었다고 하는데, 과연 이 묘사들을 잘 살릴 수 있을지 정말 궁금합니다.


 테이트가 떠나고 한 시간 후, 카야는 배낭에 책 한 권을 더 넣어가지고 점핑의 부두를 찾았다. 카야가 다가가며 보니 점핑은 낡은 가게 벽에 기대앉아 있었다. 점핑이 일어나서 손을 흔들었지만 카야는 손을 흔들어 답례하지 않았다. 오늘은 뭔가 다르다는 눈치를 채고 점핑도 말없이 뱃줄을 묶는 카야를 지켜보며 기다려주었다. 카야는 점핑에게 다가가 그의 손을 잡고 손바닥에 책을 놓아주었다. 점핑은 처음에는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해했다. 그래서 카야는 자기 이름을 손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이제 나 괜찮아요, 점핑 아저씨. 고마워요. 그리고 지금까지 해주신 모든 것들 고맙다고 메이블 아주머니에게도 감사 인사 전해주세요.”

 점핑은 카야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다른 시간 다른 장소였다면 늙은 흑인과 젊은 백인 여자는 포옹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장소, 그 시간에는 안 될 말이었다. 카야는 양손으로 점핑의 손을 꼭 감싸 쥐었다가 돌아서서 떠났다.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버린 점핑의 모습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카야는 그 후로도 점핑의 가게에서 연료와 생필품을 샀지만 다시는 구호 물품을 받지 않았다. 점핑의 부두를 찾을 때마다 카야는 훤히 잘 보이는 창가에 자랑스럽게 자기 책이 놓여 있는 모습을 보았다. 아버지가 딸의 책을 자랑하듯이.


 제가 이 소설에서 카야 다음으로 좋아한 사람은 점핑입니다. 물론 테이트도 소중하지만, 그래도 카야에게 입힌 상처가 있잖아요. 점핑은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이 카야를 믿고 돌봐준 사람이지요. 카야가 점핑에게 가서 자신의 책을 전해주는 저 순간, 그리고 점핑의 부두에 항상 책이 놓여 있었다는 저 대목에서 저는 정말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마치 제가 카야를 키운 것처럼 뿌듯하기도 했고요. 아마 많은 독자들이 이 부분에서 저처럼 느끼셨겠지요?


 "속도를 늦추고 자연을 중심으로 한 이 화려하고 풍요로운 소설이 절로 펼쳐지기를 기다려라. 미스터리가 읽기를 재촉하겠지만 천천히 머무르며 시시각각 변하는 조수, 조개 수집품, 캐롤라이나 연안의 얼룩덜룩한 빛에 대한 묘사를 음미하라." - 「가든 앤 건」


 추천평을 읽다가 정말 공감되어 하나 가져와 봤습니다. 위에서도 제가 얘기하긴 했지만,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고 빨리 읽기만 하면 이 책의 진정한 재미는 반밖에 느끼지 못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자가 평생에 걸쳐 느껴온, 그리고 정성을 담아 풀어낸 아름다운 자연과 세상에 대한 묘사를 천천히 음미하면서 읽어야 이 책의 진정한 가치를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정말 추천하고 싶은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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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만큼 위험한 곳이 없다 | 독서일기 2019-10-13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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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집만큼 위험한 곳이 없다

김동현 저
북스토리 | 2019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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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요즘 공간에 대한 이야기에 관심이 많습니다. 우리는 공간의 영향을 정말 많이 받을 수밖에 없는데도 그 중요성이 간과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최근에 읽고 리뷰를 올리기도 했던 『빌트, 우리가 지어올린 모든 것들의 과학』은 우리가 살고, 지나치고, 머무는 공간을 만드는 과정에 숨겨진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 놓은 책이었죠. 또 최근에 읽은 『공간 혁명』은 사람에게 공간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우리가 더 행복해지려면 어떻게 공간을 디자인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책이었습니다. 이 책은 두껍고 내용이 많아서 오히려 좋은 책이었어요. 읽어도 읽어도 더 읽을 내용이 줄어들지 않아서 기쁠 만큼 내용이 좋았거든요.


 제가 이번에 『집만큼 위험한 곳이 없다』를 선택한 이유는 역시 공간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평소에 책을 고를 때 굳이 서점이 분류한 카테고리는 보지 않고 책의 제목과 내용만 보는 편이라, 이 책도 책 제목과 소개만 보고 그런 책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책을 읽으니 완전히 다른 내용이라 다시 검색해 보니 이 책은 자기계발 카테고리에 속해 있었습니다. (저의 실수이지요. ㅠㅠ)


 저번에 『보도 섀퍼의 돈』 리뷰를 올리면서 저는 자기계발서도 열심히 읽는다고 고백했습니다. 자기계발서가 너무 범람하는 느낌이 없지는 않지만, 그래도 그 속에 좋은 책들도 참 많거든요. 저도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받았고요. 하지만 『집만큼 위험한 곳이 없다』는 자기계발서라는 것을 인지하고 읽은 후에도 참 아쉬움이 많았던 책입니다. 저자의 다양한 회사 경험이 어우러진 독특한,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스토리는 별로 없고 다소 뻔한 이야기를 늘어놓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공무원 준비를 하는 젊은이들에 대한 쓴소리 같은 것을 굳이 이런 책에서까지 읽어야 할까요?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이러한 평가는 저의 관점일 뿐입니다. 제가 안다고 다른 독자들까지 다 아는 것도 아니고, 각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같은 글이 다르게 읽히는 경우는 비일비재하죠. 그리고 저도 저자가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자원봉사를 했던 이야기 같은 것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제3의 공간에 대한 이야기도 제 예상보다 분량이 적긴 했지만 그래도 좋았어요. 앞으로 어디에서 어떻게 시간을 써야 할지 생각하는 계기도 되었고요.


 "정말이지 로마에 와보지 않고서는 여기서 무엇을 배우게 되는가를 전혀 알 수 없다.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개념들을 돌이켜보면 마치 어릴 적에 신던 신발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주 평범한 사람도 이곳에 오면 상당한 인물이 되며 그것이 그의 본질로 바뀔 수는 없다 하더라도 최소한 하나의 독특한 개념을 얻게 되는 것이다." (p.105)


 저자가 괴테의 『이탈리아 기행』을 인용한 부분을 가져와 보았습니다. 『이탈리아 기행』은 제가 정말 예전에 읽으려고 했다가 분량이 너무 많아서 미뤄뒀던 책인데, 이 부분을 보고는 바로 읽고 싶어졌어요. 이렇듯 책을 읽을 때마다 또 읽을 책을 만나게 되는 것은 언제 겪어도 재미있고 신나는 일입니다. 어떤 책을 읽든(때로는 조금 실망스러운 책을 만나기도 하지만, 그런 책에서도요!) 이런 즐거움을 얻게 되니 저는 책 읽는 일을 절대 멈출 수가 없습니다.



*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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