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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09 의 전체보기
이노센트 와이프_ 사형수를 사랑하는 여자, 이 사람이 범인이면 어떡하지? | 나의 서재 2020-04-09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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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이노센트 와이프

에이미 로이드 저/김지선 역
흐름출판 | 2020년 04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마지막까지 엄청난 몰입감과 긴장감을 놓칠 수 없게 만드는 본격심리스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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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서는 안 될 남자를 사랑하게 된 것은 아닐까,

마지막까지 엄청난 몰입감과 긴장감을 놓칠 수 없게 만드는 본격심리스릴러!

 

 

 

   영국에서 교사로 일하고 있는 서맨사(이하 샘)는 경찰이 놓친 실마리들을 포착해 사라진 진실을 파헤치는 사람들의 모임에서 홀리 마이클스 살인 사건을 접하게 된다. 피해자인 이 어린 소녀는 집에서 15킬로미터 떨어진 플로리다주 레드 리버 카운티의 강 상류에 버려졌다. 시신의 손끝은 펜치로 잘려 있고, 사망 직후 시신이 이동된 것으로 보이며, 허리 아래로 아무것도 걸쳐져 있지 않았다. 이 용의주도한 사건은 여러모로 많은 의문점을 남겼다. 현장에서 발견된 발자국, 사건 전에 등장한 수상쩍은 남자까지. 하지만 별다른 실마리나 목격담은 들려오지 않았고, 각종 음모론과 온갖 끔찍한 상상들이 확대 재생산되며 점점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가운데, 한 소년이 법정에 섰다.

 

 

 

   데니스 댄슨. 열여덟 살이 될까 말까 한 나이에 어색한 정장을 차려입고 법정에 선 소년의 겁에 질린 얼굴과 파란 눈을 보며 사람들은 동요했다. 그도 그럴 것이 역경에 빠진 열 여덟 살 소년이 감옥의 남자로 변하기까지, 데니스는 오랜 세월 복역 중에 있으면서도 수도승과 그리스도의 대속을 연상시킬 만큼 성스러운 구석을 지니고 있었다. 그는 끝끝내 선고를 받아들이지 않고 무죄를 주장했지만 시종일관 평온한 모습이었다. 그것이 많은 사람들을 열광케 했다. 그의 다큐멘터리를 본 많은 사람들은 그의 무죄 시위를 주도하고 유명인들이 지지 트윗을 올렸으며, 트위터 실시간 검색어에도 올랐다. 데니스 앞으로 온 편지가 하도 많아서 다 읽을 수 없을 정도였다.

 

 

 

   샘 또한 마찬가지였다. 남자친구인 마크를 떠나보낼 정도로 이 사건과 데니스에게 푹 빠진 그녀는 마치 연애편지를 쓰듯이 그에게 편지를 쓰기도 했다. 순수하게 자신을 향해 마음을 열어 보이는 샘의 편지를 읽고 데니스 역시 응답했다. 그렇게 여러 편의 편지를 주고받는 동안, 악랄한 살인마라기에는 섬세하고 자상하며 자신을 응원해주는 데니스에게 흠뻑 빠진 샘은 이윽고 그를 만나기 위해 미국 앨투나 교도소로 날아간다.

 

 

 

샘은 차를 세우고 경비원이 지키고 서 있는 입구로 걸어갔다. 잠깐 걸음을 멈추고 돌아갈까 생각했다. 지난 스물네 시간 동안 마음을 백만 번은 바꾼 것 같다. 공항 문을 나서 열기 속으로 걸어 들어갈 때까지 단 한순간도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실수한 거야. 끔찍한 실수. 두 사람이 주고받은 편지는 일종의 공유된 광기였다. 그저 뭔가 더 나은 것을 간절히 바란 두 사람이 만들어낸 환상에 지나지 않았다. / 32p

 

 

 

 

 

  샘은 평소 자존감이 낮고 칭찬을 절대 받아들이지 않는 타입이면서도 자신의 생각을 끝까지 실현해내고야 하는 집요한 구석이 있다. 오로지 연애 상대에게만 매달려서 나머지 모든 것은 뒤로 제쳐두는 성향을 반복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따라서 데니스와의 만남이 광기이자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를 본 순간, 이 순수한 사랑에 몰입하게 된다. 그래서 그가 말하는 사랑을 의심하지 않고, 그의 청혼도 순순히 받아들인다. 이 대목에서 우리는 의아하지 않을 수 없다. 어째서 살인죄를 선고받은 남자를, 어린 시절 남의 물건을 훔치거나 어딘지 위험한 장난 같은 것을 서슴지 않은 데다 심지어 아버지조차 옹호하지 않을 정도로 골칫거리 같은 구석이 있는 남자와 결혼을 결심할 수 있을까. 비록 수감되어 있는 사형수지만 이 매력적인 남자의 온전한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샘 자신이라는 것, 자신이 그의 보호자가 되어 지켜주고 싶다는 욕망이 이를 가능케 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모든 의혹을 접어두어도 좋을 만큼 그가 누명을 쓴 게 분명해 보이는 증거들, 오랫동안 그의 다큐와 영화를 찍으며 한사코 그의 무죄를 주장하는 캐리와 같은 사람들이 곁에 있다는 것 또한 결심에 한몫했을 것이다.

 

 

 

데니스는 비록 인기가 많았지만 다른 선수들과 가까이 지내지 않았다. 그 대신 대부분의 시간을 학교의 다른 부적응자들, 그중에서도 특히 경찰인 에릭 해리스의 아들 하워드 해리스, 린지 더스트와 함께 보냈다. 같은 팀 선수들과 반 친구들은 데니스가 왜 여전히 ‘루저’ 취급을 받는 아이들에게 애착을 느끼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피고 측 심리학자의 주장에 따르면 그것은 학대 아동의 고전적 징후였다. “이런 아이들은 또래에게 자신을 드러내고 약점을 들키는 걸 두려워합니다. 친구들이 자신의 가정 형편을 알게 될까 봐 두려워하는 거죠.” 데니스는 자신이 루저라는 느낌을 떨치지 못했다. 겉으로는 그렇게 보이지 않았지만. / 46p

 

 

“시각 따윈 없어. 이야기는 없어. 이곳 사람들이 알고 있는 건 그냥 진실뿐이야. 외부 사람들은 절대 이해하지 못해. 왜냐하면 여기 없었으니까. 그 사람들은 그 당시의 데니스를 몰라. 당신들이 그 녀석을 지금의 모습으로 만들기 전, 맹수가 아니라 사냥감처럼 보이는 법을 배우기 전의 그 녀석을.” / 112p

 

 

 

 

 

 

   이후 사건은 극적인 반전을 맞는다. 자신이 홀리 마이클스를 죽인 진범임을 자백한 사람이 나타난 것이다. 마을에서 사라진 다른 소녀들의 사건은 한사코 부인했지만 그가 홀리 마이클스를 죽인 범인이라는 것이 입증되면서 마침내 데니스는 극적으로 풀려난다. 그렇게 온갖 스포트라이트와 대중의 관심을 받으며 데니스는 세상 밖으로 나온다. 한편, 사랑하는 사람의 무죄가 입증되고 이제 두 사람 사이를 가로막던 장벽도 사라졌으니 행복하기만 할 것 같았던 샘에게 서서히 기묘한 감정이 싹트기 시작한다. 자신을 사랑한다고 하면서도 여지를 주지 않는 데니스의 태도, 그의 고향 레드리버 카운티로 돌아온 뒤부터 주변에서 일어나는 수상쩍은 일들, 매일같이 찾아오는 그의 친구 린지와 어딘지 섬뜩한 구석이 있는 친구 하워드, 종종 사라지곤 하는 데니스와 그를 주시하고 있는 해리스 경찰까지.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샘은 이 결혼에서 기쁨과 만족을 얻기는커녕 공포와 망상에 사로잡히며 하루 빨리 이 마을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바란다. 과연 샘은 데니스가 끝까지 마을의 소녀들을 죽이지 않았다고 믿을 수 있을까?

 

 

“이렇게 되기까지는 많은 일이 있었답니다. 내가 부인이라면 데니스가 왜 여기로 굳이 다시 왔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겠습니다. 데니스는 이제 자유이고 여기에 가족도 없어요. 기다려주는 사람도 없고요. 심지어 이곳 사람들은 모두 데니스를 미워해요. 그런데도 왜 데니스는 여기를 다시 찾아왔을까요?” / 266p

 

 

냉정을 되찾은 샘은 폭식한 사람의 후회 같은 역겨움을 느꼈다. 이런 식이 되고 싶지는 않았는데. 남편의 소지품을 기웃거리는 정신 나간 아내. 새끼 고양이를 익사시켰다는 둥, 옛 여자친구와 바람을 피운다는 둥 하는 편집증적 망상들. 이제 그런 생각은 멈췄다. 왜 난 자신을 행복하게 만드는 모든 것을 파괴하지 못해서 그렇게 안달일 걸까? / 309p

 

 

 

 

 

 

이곳에는 뭔가 있어 / 325p

 

 

 

   『이노센트 와이프』는 내가 사랑하는 남자가 살인자가 맞을까, 아닐까에 대한 의문으로 시작해 마지막까지 엄청난 몰입감과 긴장감을 놓칠 수 없게 만드는 심리스릴러다. 의심과 믿음을 반복하며 공포와 환각, 현실 같은 망상이 복잡하게 뒤엉킨 관찰자의 심리를 치밀하게 묘사함으로써 독자를 마지막까지 꽉 붙들어두는 작가의 내공이 만만치 않다. 최근 읽은 심리스릴러 중에 가장 원초적인 공포를 건드리는 작품으로는 단연 최고인 듯하다. 거기다 <나를 찾아줘> 제작사와 영화화를 확정지었다고 하니 기대가 된다. 지금처럼 외출이 어려운 때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읽히는 책 한 권 읽고 싶은 분들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시라 추천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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