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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정치는 왜 퇴보하는가_ 대한민국, 청년정치가 가야 할 길을 모색하다 | 나의 서재 2019-08-16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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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청년정치는 왜 퇴보하는가

안성민 저
디벨롭어스 | 2019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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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관적인 분석과 냉철한 진단으로 청년정치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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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현 주소와 퇴보되고 있는 청년정치의 현실을 진단하다!

객관적인 분석과 냉철한 진단으로 청년정치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 부설 조사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유닛(EIU)이 발표한 ‘민주주의 지수 2018’에서 한국은 전년과 같이 10점 만점에 총 8점을 받았다.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선거 절차와 다원주의 항목에서 9.17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정치 참여 항목에서 7.22로 가장 낮은 평가를 받았다. 이코노미스트에서는 이러한 결과를 두고 아무리 민주주의가 잘 작동하는 나라라도 그 힘의 원천인 정치 참여에서 가장 점수가 낮다는 것은 발전 가능성이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대한민국은 결국 ‘완전한 민주주의’ 국가로 분류된 20개국에 들지 못해 ‘결함 있는 민주주의’ 국가에 포함되었다. 이는 민주주의가 잘 작동되고 있는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정치적 후진국의 오명을 벗어나지 못하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여실히 느낄 수 있는 조사결과다.

 

 

 

   아이러니한 것은 대한민국 청년들의 정치를 향한 마음속 열망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는 것이다. 이미 우리는 헌정 사상 최초로 대통령 탄핵이라는 유례없는 결과를 마주한 적이 있지 않은가. 하지만 당장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들에게는 지속적으로 정치에 관심을 둘 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다. 먹고 사는 문제가 더 시급한 현실, 기존 정치의 공고한 시스템, 새로운 정치 기득권이 나타나길 원하지 않는 기성 정치판의 보수족인 제도와 문화, 노인들이 정치적인 실권을 잡는 사회체제가 확대되고 있는 정치 시스템이 유지되는 한 청년층의 정치 참여는 계속해서 어려워질 것이다. 35.7%의 유권자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치지분은 겨우 1%만을 가지고 있을 뿐인 청년정치의 현실, 우리는 이를 어떻게 봐라봐야 할까?

 

 

 

 

 

 

 

고령화·양극화로 치닫는 대한민국의 청년정치를 말하다

 

 

   사회적 표상(social representation)이라는 말이 있다. 특정 대상에 대해 사회가 인식하고 있는 공통적인 가치 또는 신념을 의미한다. 복잡하게 돌아가는 사회와 각기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는 전체 구성원을 하나하나 구분하기 어렵기 때문에 대략적으로 그들을 구분해 편리하게 이미지화하는 것이다. 현재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사회적 표상이라 하면 ‘헬조선’, ‘흙수저와 금수저’, ‘N포 세대’, ‘OO충’ 등으로, 불안하고 미래가 보이지 않는 대한민국 청년들의 현실을 부정적으로 표현한 단어들이 대부분이다.

 

 

 

   여기에 더해 <청년정치는 왜 퇴보하는가>의 저자 안성민은 최근 청년들을 정의하는 새로운 말로 ‘똥 치우는 세대’를 언급한다. 성인이 되어 사회에 첫발을 디뎠지만 앞으로 나아갈수록 길이 보이지 않는 20대, 가정을 꾸렸지만 치솟는 집값과 불안정한 직장으로 고민이 일상이 된 30대들. 사회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고 산업과 국가 발전을 이끌어갈 주역이 되어야 할 2030 청년들이 어쩌다 힘겹게 뒤에서 기성세대의 똥이나 치워야 하는 세대가 된 것인지 개탄할 노릇이다. 그도 그럴 것이 성공에 있어서 노력이 아닌 행운이나 인맥이 더 중요해진 세상을 살다보니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지 않을 도리가 없고, 결혼을 하는 데 드는 만만치 않은 사회적 비용과 생계유지의 어려움으로 인해 비혼이나 1인 가구를 선언할 수밖에 없으며, 저성장과 저소비, 높은 실업률과 고위험의 뉴노멀 시대에서는 열심히 일해도 점점 가난해지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윗사람들은 “요즘 것들은 노력을 안 해.”라며 자신이 경험한 삶의 방식을 기준삼아 청년들의 삶을 재단하려 하고 ‘미성숙하고 불완전한 존재’로 치부하며 청년들의 삶과 그 속에서 드러나는 문제를 인식하여 해결하려고 고민하는 위정자들은 더더욱 보이지 않는다.

 

 

 

실제로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자녀 1인당 대학 졸업까지 드는 양육비는 3억 896만 4,000원으로 이전 조사인 2009년의 2억 6,204만 4,000원보다 4,692만원이나 급증했다. 시기별로는 영아기 양육비용이 3,063만 6,000원, 유아기(3~5세)가 3,686만 4,000원, 초등학교가 7,596만 원, 중학교 4,122만 원, 고등학교 4,719만 6,000원, 대학교가 7,708만 8,000원으로 나타났다. 결국, 자녀가 성인이 되기 전까지 받는 사교육에 드는 비용은 가정경제를 휘청이게 하고, 이처럼 휘청이는 가정은 사회까지 휘청이게 만든다. 그 근간에는 대한민국의 줏대 없는 교육 시스템과 그 때문에 사그라지지 않는 사교육 열풍이 있다. / 84p

 

 

청년세대는 IMF 시대에 태어나 성장기를 보냈기에 치열한 경쟁이 몸에 배어 있다. 그래서일까? 이들은 그 어떤 세대보다 개인주의적인 상향이 강하고, 공동체 의식이나 연대 경험도 이전 세대보다 부족하다. 그렇다고 해서 청년들의 의식이 잘못됐다거나 퇴행했다는 평가를 할 수는 없다. 이들은 그저 과거에 우리가 선명하게 구분하지 못했던 ‘평등’과 ‘공정’을 선명하게 구분하고 있을 뿐이다. / 96p

 

 

성장하던 시대를 살던 세대들과 마이너스 성장 시대에 사는 세대, 사실 모두가 빈곤하다. 그래서 다들 지금의 상황에 분노한다. 특히 청년세대는 이에 더해 윗세대의 시선에 분노하기도 한다. 윗세대는 당연하게도 저성장이 일상화된 뉴노멀 시대에 익숙하지 않다. 그동안 자신들의 노력에 맞춰 사회가 자연스럽게 성장했었기 때문에 그때와는 확연히 다른 지금의 사회적, 세계적인 추세나 발전 속도 등이 쉽게 와 닿지 않는다. 그래서 기성세대들은 지금의 청년세대에게 탓을 돌린다. 그리고는 “노오력이 부족하다”라고 말한다. / 102p

 

 

 

 

 

 

   이러한 상황에서 저자는 현재를 살아가는 청년과 한국 사회가 보다 발전된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새로운 청년정치의 부상’이 절실하다고 말한다. 청년들의 삶의 추락은 곧 대한민국의 추락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이들의 삶을 대변해주고 개선해 나가야 할 대한민국의 청년정치는 점점 퇴보하고 있다. 현 20대 국회를 들여다보면 말 그대로 올드보이의 전성시대다. 현재 여당 대표는 52년생으로 곧 칠순을 바라보는 나이이다. 제1 야당대표 역시 57년생으로 대한민국 사회에서는 이미 정년을 퇴임한 나이다. 다른 당도 마찬가지다. 53년생, 47년생, 심지어 42년생 등 대한민국 정치는 60~70대 정치인들이 이끌고 있다. 사실 ‘청년’이라 하면, 정부에서 만들어내는 각종 지원이나 복지제도에 청년이라는 단어가 주로 사용되고 그 혜택을 받는 이들이 20~30대에 집중된 것을 보면 2030세대를 청년으로 지칭하기에 무리가 없을 텐데 정치권에서는 일반적으로 청년당원을 만 45세로 규정하고 있다고 하니, 우스갯소리로 경로우대 하나는 기가 막히게 투철한 정치권이다. 결론적으로, 고작 1%도 되지 않는 청년 정치인들이 무려 36%의 유권자인 청년들을 대변해야 하는 비상식적이고 기형적인 대의민주주의 구조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는 ‘젊은것들은 정치를 모른다’는 프레임을 내세우면서도 ‘무려 50살이 되어도 자신들은 청년이다’고 주장하는 기성 정치인들의 이기심 탓이 크다. 국민의 대표를 자처하는 이들이 자신의 경험으로도 충분히 국민의 삶을 아우를 수 있다고 자신하며 그들만의 리그에서 살아가는 것 역시 문제다. 또 얼마나 성공했는가, 리더로서 자격을 갖추었는가를 학력으로 기준을 삼고, 경력직만 선호하는 정치적 풍토와 청년이 부담하기에는 과도한 선거비용은 물론, 만 25세가 되어야 국회의원에 출마할 수 있다고 제한해놓은 피선거권 문제 역시 청년정치의 진출을 막는 이유 중 하나다.

 

 

 

실제로도 청소년들은 정치에 큰 관심을 두고 있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사회나 정치적 문제에 대해 청소년들의 관심 및 참여가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약 90%가 긍정적인 답변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 입시업체가 고등학교 3학년 학생 5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전체의 65%에 달하는 330명이 투표연령 하향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이처럼 청소년 참정권을 바라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었는데도 왜 실현은 이토록 더딘 걸까? 그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기성세대가 청소년들에게 참정권을 준다는 것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좀 더 숨김없이 그대로 말하면 자신들이 가진 알량한 권력을 다른 누군가에게 나눠주고 싶지 않은 이기적인 심리 때문이다. / 132p

 

 

만 45세 이하. 청년층이 드문 산골 마을에서 청년 이장을 뽑는 연령 기준이 아니라 대한민국 여당의 당헌·당규에 정한 청년 기준이다. 이 기준에 따르면 만 45세도 청년비례대표가 될 수 있다. 심지어 이러한 기준이 만들어진 데는 기상천외한 배경이 있다. 과거 모 정당의 청년비례대표 관련 기준을 마련하는 회의에서 만 35세 이하로 낮추자는 안이 운영위원회에 두 차례나 상정되었지만 만 40세 이상의 운영위원들이 일부러 불참했기에 아예 상정조차 하지 못했다고 한다. / 146p

 

 

왜냐하면, 현재 대한민국에서 정치적 여론을 주도하는 세대를 40대라고 보는 의견이 많기 때문이다. 40대는 청년층과 기성세대 사이에 낀 중간자라 어떠한 결정을 내리건 간에 자신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세대이다. 그렇기에 그들은 윗세대를 지지하자니 자신의 자식 세대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까 걱정이고, 그렇다고 후배 세대를 지지하자니 몇 년 뒤 자신의 삶에 영향을 미칠까봐 두려워한다. 그렇기에 정치적 영향력과 관심이 가장 큰 세대임에도 대한민국에서 가장 심각한 갈등 요인인 ‘성장과 분배’ 문제에 어떠한 의견도 내지 못한다. / 176p

 

 

 

 

 

 

   그렇다면 대한민국과 청년정치가 가야 할 길은 무엇인가. 저자는 경력을 쌓을 기회는 주지 않으면서 경력직만 뽑는 기업만큼이나 정치 역시 이런 풍조가 바뀌어야 한다고 단언한다. 또 청년 정치인을 열정과 패기로만 포장하지 말고 현실을 직시하고 냉정함을 가지기를 조언한다. 무엇보다 국민들은 정치를 회의적으로 바라보되 냉소적으로는 보지 않고, 국민이 주도하는 사회혁신과 우리 스스로가 ‘참여형 감시자’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정치에 무관심하면 결국 가장 저급한 인간의 지배를 받게 된다. / 플라톤

 

 

 

  <청년정치는 왜 퇴보하는가>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되짚어보고 그 중심에 서 있는 청년들이 겪는 어려움과 불평등, 정치적 소외에 관한 근본적인 문제와 대안을 찾고자 한 책이다. 저자의 이력을 보니 나와 같은 해에 태어난 까닭인지 현재 우리 세대가 겪고 있는 여러 사회적 문제들에 무엇보다 공감할 수 있었고, 객관적인 통계와 냉정한 판단에 근거한 그의 지적들이 날카로워 스스로 반성하게 되는 부분도 있었다.

 

 

 

   그간 나는 그들만의 리그가 되어버린 정치권, 일하지 않는 국회로 전락한 식물국회, 일본과의 국제 무역 분쟁에 휩싸여 있는 이 순간에도 정치적 쇼만 벌이는 국회의원들, 한때는 특유의 패기와 열정으로 가득해보였던 청년정치인들마저 얼마 지나지 않아 곧 당의 진영 논리에 빠져 기성 정치인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이는 것에 적지 않은 실망감을 느끼고 있었다. 때문에 정치로부터 관심이 멀어진 지도 오래였다. 하지만 ‘정치에 무관심하면 결국 가장 저급한 인간의 지배를 받게 된다’는 플라톤의 말처럼 무관심이야말로 정치 발전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된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청년정치는 어찌 보면 짧디짧은 한국의 민주 정치사에서 꾸준히 해야 하는 실험과 같은 존재일 수도 있다는 저자의 말처럼, 섣불리 재단하거나 냉소적으로 평가하지 말고 우리가 그 실험을 지지해주고 응원해야만 정치가 성장한다는 사실을 모두가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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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여성, 최초의 여성, 최고의 여성_ 진보된 사회를 이끌어 온 여성의 서사 | 나의 서재 2019-08-13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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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최악의 여성, 최초의 여성, 최고의 여성

나탈리 코프만 켈리파 저/이원희 역
작가정신 | 2019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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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고 용기 있는 시도들에 당당히 도전했던 여성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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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역사이자 인류의 역사인 아름다운 발자취를 따라가다!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고 용기 있는 시도들에 당당히 도전했던 여성들의 이야기!

 

 

   며칠 전에 한 SNS에서 세계 여성 인권 순위를 게재한 글을 보고 깜짝 놀랐다. 우리나라 여성의 인권이 세계 4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스웨덴, 영국, 아일랜드 순으로 우리나라는 네덜란드와 공동 4위에 올라 있었다. 최근 여성의 권리 및 기회의 평등을 주장하는 움직임이 꽤 활발하게 일어남으로써 이전보다는 여성 인권에 관한 인식이나 시스템에 변화가 엿보이는 것은 사실이나, 우리 삶에서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부분은 여전히 미약하기에 4위라는 순위가 무색하기만 했다. 특히 한 고등학생이 학종 전형을 지원하려는데 독서 활동 중 여성 인권과 관련된 책들이 다수 포함되었다는 이유로 자신이 페미니스트도 아닌데 혹시 불이익이 오지 않을까 염려하는 글을 읽으며, 여성 인권 증진을 향한 시도들이 극단적이고 과열된 성격으로 번지면서 부정적인 시각으로 변질되어 가는 것 역시 우려되었다.

 

 

 

   페미니즘이 여성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인권을 증진시키는 데 기여하려는 본래의 목적보다, 여성주의에 함몰되어 편향적으로 흘러가는 것은 여성 스스로에게조차도 반가운 일이 아니다. 덕분에 모든 것이 자유롭지 않았던 시대, 뿌리 깊은 억압과 불평등한 제약에 겁먹지 않고 용기를 낸 여성들의 이야기 <최악의 여성, 최초의 여성, 최고의 여성>을 읽으며, 페미니즘의 진정한 의의와 본질이 무엇인가에 대해 우리는 좀 더 고민해볼 필요가 있음을 느꼈다. 남성 위주의 역사 속에서 자기 목소리를 드러내기 위한 여성들의 반인권 투쟁과 자기실현의 역사가 꽤 오래전부터 지속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변화가 더디게 흘러가고 있는 점이 안타깝지만 ‘여성의 권리를 결코 그냥 얻어지지 않는다. 여러분은 사는 동안 내내 경계해야 한다.’던 시몬 드 보부아르의 말처럼, 오늘 보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해서는 사회 전체와 자기 고민이 끊임없이 함께 이루어져야만 한다. 무엇보다 우리는 최악에서 최초, 그리고 최고가 되었던 그녀들이 나아갔던 걸음걸음에 빚을 지고 있기에.

 

 

 

억압과 착취에 대한 저항과 도전의 이야기

 

 

   <최악의 여성, 최초의 여성, 최고의 여성>은 프랑스의 예술사학자인 저자가 최초의 여성 ‘루시’에서부터 FIFA 사무총장이 된 파트마 사무라에 이르기까지, 자신만의 방식으로 시대를 정면돌파한 여성 100인을 소개한 일종의 인물백과사전 같은 책이다. 놀랍게도 저자는 여성이 남성과 동등한 대우를 받는 나라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고 하며, 여성은 어디서나 남성의 지배를 받았고 여성들에게 가해지는 폭력의 정도가 어떠하든 여성들의 투쟁은 보편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즉, 한 여성에 대한 압박은 모든 여성에게 영향을 미쳤으며 유감스럽게도 여성에게 폭력이 가해지지 않은 나라는 어디에도 없었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책은 전 세계의 역사를 통해 평등한 권리가 사회 진보와 사회 개선에 있어 중요한 요소임을 자신의 삶으로 증명해보인 여성 100인과 그들이 열어준 희망을 되짚어본다. 이를 통해서 여성을 열등한 존재로 간주하는 것이 얼마나 비정상적이며 여성들이 온갖 행태의 차별과 싸우는 것이 얼마나 절대적으로 필요한 일인지를 보여준다.

 

 

 

 

 

 

   책은 루시가 존재했던 320만 년 전부터 21세기에 이르기까지 시대순으로 흘러간다. 그 속에서도 출현의 시대, 주장의 시대, 요구의 시대, 용기의 시대, 참여의 시대, 희망의 시대로 나뉘어 시대별 특징에 따라 이를 대표하는 여성들을 소개한다. 첫 장인 ‘출현의 시대’에서는 지금까지 알려진 최초의 인간인 루시를 통해 여성의 근원과 상징을, 고대 올림피아 제전에서 우승한 최초의 여성 키니스카, 로마에 대항해 제국을 건설한 신화적인 여왕 제노비아 등을 통해서는 여성을 열등한 존재로 여기지 않았던 고대의 여성상에 대해 살펴본다. 여기서 인상적인 것은 이 책에 유일하게 우리나라 역사 인물로 선덕 여왕이 등장한다는 점이다. 최초로 한반도를 통일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진 여왕의 비범한 능력과 악의적인 반란군들을 진압하는 위기관리 능력을 통해 여성 지도자로써의 비전을 제시한 그녀를 높이 평가한다.

 

 

 

고대 이집트에서 결혼은 합의로 성립되며 일부일처제였고, 가정 내에서는 권리와 의무가 상호적이었다. 남성과 여성은 법 앞에서 평등했다. 이집트 법은 여성이 사업을 운영하고, 재산을 관리하며, 소송을 제기하고, 이혼하고, 재혼하고, 이름을 유지하고, 국가의 고위직을 차지하고, 주도적인 역할을 포함해 정치적 역할을 하도록 허용했다.

행정이든 의학이든 성직자든 모든 직업이 여성에게 열려 있었다는 사실은 고대사와 심지어 현대사에서도 유일하다. 기원전 2000년에 이르러서는 여성이 파라오까지 될 수 있었다. / 23p

 

 

통치 기간 중 대부분을 정복 전쟁으로 보낸 아미나투는 그녀가 그토록 열렬히 싸우던 전쟁터에서 전사했다. 원정 나간 자리아 북부의 아타가라에서였다. 나이 일흔일곱 살 때였다.

아미나투는 남성처럼 살았던 게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살다 간 여성으로 후세에 지울 수 없는 기억을 남기고 떠났다. 그녀는 자신의 왕국과 고향의 전설이 되었고, 여성과 인류의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 69p

 

 

 

 

 

 

   프로테스탄트 종교개혁가 테오도르 드 베즈에 따르면, 여성의 삶은 이렇게 요약된다. 오래 참고 견뎌낼 것, 남편에게서 안락함을 찾을 것, 스스로를 잘 다스릴 것, 결코 다른 데에 빠지지 말 것, 남편을 불쾌하게 하는 일은 어떤 것도 하지 말 것. ‘주장의 시대’ 즉, 1600년 무렵의 시기는 바로 여성을 철저하게 남성에게 종속된 존재로 대하던 시기다. 그래서 여성 최초로 오페라를 작곡한 프란체스카 카치니나 여성 최초로 자연과학자가 된 마리아 지빌라 메리안, 여성의 교육받을 권리를 위해 싸운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노예제 복원에 저항한 솔리튀드 등은 기존의 질서를 뒤엎고 남성의 세계에서 최초로 인정받고 남녀차별에 저항했던 의지의 산물이라 할 수 있겠다. 이 중 여성과 여성 시민의 권리를 선언한 올랭프 드 구주의 「여성과 여성 시민의 권리 선언」의 전문을 읽고 있노라면, 오늘날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여성의 권리들이 얼마나 끈질기고 과감한 시도들 끝에 쟁취하게 된 결과물인지 깨닫게 된다. 특히 ‘남성이여, 그대는 공정할 수 있는가? 그대에게 질문하는 사람은 여성이다. 그대는 적어도, 여성에게서 질문할 권리를 빼앗지 말아야 할 것이다. 말해보라, 내 성을 억압하는 최고 권한을 누가 그대에게 주었는가?’ 같은 대담한 질문을 기꺼이 내던진 그녀의 용감한 정신에 어느 누가 감동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계몽주의 시대의 여성 에밀리는 저서 『행복론』에서 행복해지기 위한 방법론을 제시했다.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편견에서 벗어나고, 고결하고, 건강하며, 욕망과 열정을 가져야 한다. (……) 도덕주의자들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행복해지고 싶은데 그 길을 모른다면 열정을 억누르고, 욕망을 다스리라고. 하지만 나는 이렇게 말하련다. 인간은 욕망과 완벽한 열정을 통해서만 행복해진다고.’ / 88p

 

 

그녀는(플로라 트리스탕) 여성과 노동자들의 운명을 연결한 최초의 사회주의 운동가로, 서로 단합하여 보편적인 노동자 연합을 만들자고 촉구했다. 남성 근로자의 운명이 만족스럽지 못해서 근로 조건 개선을 위해 싸워야 할 필요가 있다면, 여성 근로자는 훨씬 더 악조건이다. ‘가장 억압받는 남성도 아내라는 존재를 억압할 수 있다. 따라서 그 아내는 프롤레타리아 중의 프롤레타리아다.’ / 100p

 

 

황녀 이자베우는 도망치는 노예들을 도와주고, 리우로 피신한 노예 공동체 ‘킬롬보데 데브롱’을 지원해주었다. 노예제 폐지론자인 한 지주가 노예들을 보호하면서 동백나무를 재배했는데, 이때부터 동백꽃은 노예제 폐지를 지지하는 이들을 식별하는 징표가 되었다. 이자베우 역시 궁전을 동백꽃으로 장식했다. 그래서 동백꽃은 자유와 평등의 상징이 되었다. / 131p

 

 

 

   시간은 흘러 1800년대 후반에 이르렀지만 여성 인권의 증진은 크게 기대할 수 없었다. 그렇기에 최초로 여성 대통령 후보로 출마한 빅토리아 우드헐, 영국 여성의 투표권을 획득한 에멀린 팽크허스트, 여성의 참가가 허용된 최초의 올림픽 경기에서 우승한 샬롯 쿠퍼, 노벨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마리 퀴리, 코르셋을 벗어던진 커레스 크로스비 등의 활약은 남다르게 보인다. 이 중 고대 올림피아 제전에서 우승한 최초의 여성 키니스카에서 1900년 파리 근대 올림픽에서 샬롯 쿠퍼가 우승해 올림픽 사상 최초의 여성 금메달리스트가 탄생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흘러야만 했는지, 참 잔인하고 서글픈 여성의 서사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이어 ‘용기의 시대’에서는 여군이 되어 참전한 밀룬카 사비치를 비롯하여 할렘의 갱단 보스가 되어 뉴욕 마피아에 맞선 스테파니 세인트 클레어,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읽히는 작가가 된 아가사 크리스티, 여성의 신체 해방을 위해 싸운 마거릿 생어, 대서양 횡단 비행에 성공한 아멜리아 에어하트 등을 통해 남녀 차별의 한계를 넘어 용기 있게 도전한 역사를 보여준다.

 

 

 

1920년 3월 18일, 여성참정권을 인정하는 수정헌법 제19조가 통과된다.

앨리스 폴과 여성참정권을 주장해온 여성들은, 올랭프 드 구주의 여성 인권 선언 이후 19세기 후반부터 참정권 획득을 위한 운동이 활발해진 지 70년이 지나서야 미국에서 합법적으로 참정권을 얻은 것이다! / 189p

 

 

당시는 피임을 ‘외설적’이라고 비판하던 시대로, 피임에 대한 정보를 주는 것조차 금지되어 있었다. 그렇지만 사회주의 일간지 《뉴욕 컬》을 비롯한 몇몇 신문이 그녀의 주장을 게재했다. ‘모든 어머니가 알아야 할 것’과 ‘모든 여성이 알아야 할 것’이란 제목으로 실린 기사였다. 1914년에 마거릿은 직접 《여성의 반란》이라는 신문을 발간하고 ‘여성의 몸은 여성 자신의 것이니, 누구도 지배할 수 없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 192p

 

 

 

 

 

 

   ‘참여의 시대’와 ‘희망의 시대’ 편에서는 우리도 익히 알고 있는 여성들이 다수 등장한다. 세계를 유혹한 섹스 심벌 마릴린 먼로, 현대 페미니즘의 기초를 놓은 시몬 드 보부아르, 오늘날까지도 단독으로 우주에 간 유일한 여성이며 최연소 우주 비행사인 발렌티나 테리시코바, 과감하게 마라톤에 도전한 캐서린 스위처, 유럽을 통솔한 시몬 베이, 억압과 착취에 도전한 인도 하층 계급의 여성 풀란 데비, 여성 할례 문제를 세계적인 인권 이슈로 이끌어낸 와리스 디리, 아프리카계 미국인 최초로 백악관의 퍼스트레이디가 된 미셸 오바마도 여기에 손꼽힌다.

 

 

 

   여기서는 인종차별이 만연한 시대에 백인들로 가득 찬 버스에서 한 백인 남자가 좌석에서 일어나라고 명령하자 “NO.”라고 과감하게 거부한 로자 파크스의 이야기가 상당히 인상적이다. 그녀는 ‘NO’라고 말했다는 이유로 공공질서 문란과 지방법 ‘분리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체포되어 재판까지 받게 되었다. 이는 당시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젊은 목사 마틴 루터 킹을 결의하게 만들었고, 버스 보이콧 운동으로 퍼져 미국은 물론 세계적인 운동이 되었다. 이렇게 로자 파크스의 ‘NO’는 미국 국민을 자각시키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어 마침내 미국을 혁신시켰다. ‘이제라도 여성으로부터 유래하는 모든 것, 여성들이 역사와 문화에 특별히 기여한 것 그리고 인류 공동체에 가져다준 모든 것에 대해서는 어머니의 유산상속이라고 하는 것이 어떨까’라고 제안했던 저자의 뜻이 유독 가슴에 와 닿는 이야기다.

 

 

 

1955년 12월 1일 목요일, 로자는 버스에 올랐다. 퇴근하는 길이었다. 2857번 버스 기사는 그녀에게 백인 남자가 앉을 수 있도록 좌석에서 일어나라고 명령했다. 로자의 대답은 짤막했다. “싫어요.”

로자는 자서전에 이렇게 썼다. ‘사람들은 내가 피곤했기 때문에 자리를 양보하지 않은 거라고 말하지만 그렇지 않다. 나는 육체적으로 피곤하지 않았다, 아니 평소에 퇴근할 때보다 더 피곤한 건 아니었다. 마흔두 살이니 나는 늙은이가 아니다. 내가 일어나지 않은 이유는 차별을 참는 것이 지긋지긋해서였다.’ / 254p

 

 

 

   이처럼 <최악의 여성, 최초의 여성, 최고의 여성>은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고 용기 있는 시도들에 당당히 도전했던 여성들을 통해서 비록 더디지만 진보된 사회를 이끌어온 여성의 위대한 서사를 엿볼 수 있는 책이었다. 페미니즘을 여성의 인권이 아니라 인간 존중, 시민권, 양심의 자유, 사회의 모든 영역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 같은 가장 기본적인 권리로 여겨야 하는 것처럼 이 책을 단순히 여성들을 위한 책으로 여기기보다 남녀 모두 혹은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꼭 읽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여성은 여성대로 자긍심과 용기를 얻고, 남성은 남성대로 여성의 서사를 존중해주고 지지해줄 수 있는 자세를 배우는 데 도움이 될 듯해서다. 앞서 말했던 대로 우리는 최악에서 최초, 그리고 최고가 되었던 그녀들이 나아갔던 걸음걸음에 빚을 지고 있다는 사실 역시 잊지 말고, 모두가 당당하고 주체적인 존재로써 스스로 증명할 수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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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셀프트래블(2019~2020 최신판)_ 대자연의 안식처, 북유럽에 관한 모든 것 | 나의 서재 2019-08-07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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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북유럽 셀프 트래블

유진선 저
상상출판 | 2019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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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에서 꼭 해봐야 할 모든 것에서 쉽고 빠르게 끝내는 여행 준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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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롭고 풍요로운 대자연의 낭만을 즐기고 싶다면 북유럽으로!

북유럽에서 꼭 해봐야 할 모든 것에서 쉽고 빠르게 끝내는 여행 준비까지!

 

 

   몇 해 전에 <덴마크 사람들처럼>이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궁극의 복지를 실천하는 덴마크가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국가가 된 비결과 행복의 진정한 의미를 살펴볼 수 있는 책이다. 덴마크인들은 자유와 자율성을 강조하여 약 70퍼센트가 열여덟 살이 되면 독립해 스스로 고등교육을 받을 지 받지 않을 지를 결정하고, 가정과 여가 생활을 중요하게 여겨 오후 5시경에 퇴근해서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에 참가한다고 한다. 또 부정부패를 척결하는데 강력하게 앞장서 정치, 행정, 경제 환경에 있어 국민들로부터 높은 신뢰를 얻고 있으며 그것으로 국민의 행복한 삶을 위한 기반을 다졌다. 그러고 보면 ‘편안한’, ‘아늑한’이라는 뜻으로 덴마크인들의 성향을 정의할 때 등장하는 단어, ‘휘게’가 삶 전체에 반영되어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 듯하다. 자신의 개성과 함께 어울려 사는 삶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얀테의 법칙’을 실천하고 있는 스웨덴도 마찬가지다. 편안한 의자, 적당한 조도의 조명, 조화를 이루는 촛불 등의 소품으로 집 안 분위기를 아늑하고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북유럽 디자인’ 역시 전 세계에서 크게 인기를 끈 것을 보면 이들 특유의 문화와 정서에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북유럽의 문화와 정서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늘어나면서 이들 지역에 관한 관심도 증대되었다. 하지만 동유럽이나 서유럽에 비해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북유럽에 대한 여행 수요는 그리 높은 편이 아니다. 아무래도 물가가 상당히 비싼 데다 거리가 멀다는 점이 크게 작용하는 듯하다. 또 화려한 볼거리나 북적이는 분위기를 기대했다면 다소 실망할 수도 있는 수수한 성향의 분위기도 한 몫 하지 않을까. 하지만 북유럽의 신화가 살아 숨 쉬는 대자연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여유와 낭만, 그 속에서 꿈같은 휴식을 누리를 수 있는 북유럽 여행의 매력을 알고 나면 절대 잊을 수 없는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북유럽 여행을 준비하는 가장 완벽한 방법, 셀프트래블

 

 

   <북유럽 셀프트래블>은 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에스토니아, 아이슬란드 주요 6개국 도시를 가이드 한다. 책의 앞부분의 ‘Mission in Northern Europe’에서는 여러 기간별, 지역별에 따른 다양한 일정을 제시하여 누구든지 여행 계획을 짤 때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여기에는 북유럽 6개국 기본 루트를 비롯하여 도시와 자연을 짧은 시간 안에 모두 보고 싶은 이들을 위한 코스와 일정, 각 도시별 추천 일정, 북유럽의 진면모를 느낄 수 있는 북극권 여행의 일정까지 알차게 소개한다. 뿐만 아니라 북유럽에서 누리고, 맛보고, 쇼핑해야 할 것을 비롯하여 누구나 궁금해 하는 북유럽 여행에 관한 질문들도 보기 쉽게 정리해 놓았다. 특히 북유럽 여행을 결정하는 데 있어 제대로 알고 결정하는 법을 돕기 위해 장점과 단점도 분류해놓고 있는데, 단점의 경우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법까지 기록해두었으니 참고하면 좋겠다.

 

 

 

 

 

 

   본문에 들어가면 ‘국가 프로필’, ‘현지 오리엔테이션’ 등과 같은 기본적인 정보와 이동 방법이나 긴급 연락처와 같은 필수 정보들을 아울러 소개하고 있으니 여행 전에 반드시 읽어보면 좋을 듯하다. 그 뒤로는 각 나라의 주요 도시가 차례차례 나오는데 도시나 지역별로 기본적인 교통 정보, 관광지, 식당, 숙소를 비롯하여 로컬명소, 뷰포인트 등으로 분류한 명소까지 세세하게 소개하고 있으니 하나하나 놓치지 말고 일정을 짤 때 유용하게 써보자. 또, 중간중간 덧붙이고 싶은 이야기나 강조하고픈 내용은 ‘Tina's Plus’, ‘Tina's Story’, ‘Snakk’ 등을 통해 보충하고 있으니 참고하자.

 

 

 

   덴마크는 수도 코펜하겐과 근교를 중심으로 소개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덴마크 디자인의 역사와 현주소를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공간인 ‘디자인 박물관’, 인어공주상과 오페라 하우스 등 주요 스폿을 한 바퀴 도는 ‘뉘하운 운하’ 투어,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을 비롯한 근대 조각과 후기 인상파 작품이 다수 전시되어 있는 ‘뉘 칼스버그 미술관’, 세계에서 가장 긴 보행자 거리로 유명한 ‘스트뢰이어트 지구’, 화려하게 꾸며진 연회장과 채플이 인상적인 ‘프레데릭스보르 성’, 아이와 함께 가면 좋아할 듯한 최대의 테마 파크 ‘레고랜드’가 눈에 띈다. 스웨덴의 경우 북유럽의 서울이라 할 수 있는 수도 스톡홀름과 그 근교, 예테보리 등의 지역을 소개하고 있는데, 특히 스톡홀름 시내를 투어할 때는 책에 소개된 동선을 따라 움직인다면 더욱 쉽고 알찬 여행이 될 것 같다. 그 중 개성 넘치는 디자인 숍과 브랜드 숍, 카페와 바가 밀집되어 있는 가장 핫한 지역, 소포(SoFO)는 젊은 여행객이라면 잊지 말고 들려보기를 추천한다.

 

 

 

 

 

 

자랑스러운 한국인, 라면왕 ‘미스터 리’ 이철호_

노르웨이 최고의 라면 브랜드 ‘미스터 리’를 한국인이 만든 사실을 알고 계시나요? 이철호 씨는 한국전쟁 중 노르웨이인 의사를 만나 죽음의 고비를 넘기고 노르웨이로 와서, 우여곡절 끝에 스위스 요리 학교를 졸업하고 ‘유럽 최고의 요리사’ 훈장을 받고 요리사로 살았죠. 하지만 우연히 허름한 뒷골목에서 먹었던 라면은 삶의 터닝 포인트가 되었답니다. 전국을 직접 돌면서 시식회를 열었는데, 심지어는 시식회를 위해 한 동네의 초등학교 학생 대부분이 무단결석까기 감행했다는 기사도 있었어요.

이철호 씨는 2018년 2월, 80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생전 라면을 통해 한국을 알리고 양국 간에 마음의 다리를 놓았던 노력을 기리며, 노르웨이에 가면 ‘미스터 리’ 라면을 한번쯤 먹어 봅시다! / 247p

 

 

 

   노르웨이는 오슬로와 베르겐, 스타방게르 등의 지역을 소개하고 있는데, 그 중 북유럽 여행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피요르드 지역과 북극권은 빼놓을 수 없다. 피요르드란, 빙하로 인해 만들어진 좁고 깊은 만을 뜻하는데 피요르드 유람을 즐겨본 이들이라면 열이면 열 모두 “하루라도 더 있고 싶다.”, “그냥 그곳에서 푹 쉬고 싶었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할 정도라고 하니 책에서 소개하는 여러 지역의 정보를 참고해 일정에 꼭꼭 넣어두자. 한국에서는 자일리톨 껌으로 무척 유명한 핀란드는 헬싱키와 그 외 다양한 지역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헬싱키를 배경으로 음식을 통한 치유의 이야기를 그려낸 영화 <카모메 식당>의 코스와 토베 얀손의 동화로 유명한 무민의 캐릭터를 만날 수 있는 ‘무민 월드’도 즐겨보자.

 

 

 

 

 

 

   이 외에도 책은 에스토니아와 아이슬란드도 소개하고 있는데, 얼마 전 <강식당>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은지원과 이수근이 조만간 아이슬란드로 여행을 갈 예정이라 해서 더욱 관심이 갔던 터라 이왕이면 오로라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때에 맞춰서 여행을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여기서는 온천 문화가 발달한 ‘블루 라군’에서 육아에 지친 몸을 뜨끈뜨끈한 온천물 속에 내려놓고 오고 싶다.

 

 

 

 

 

 

   끝으로 <북유럽 셀프트래블>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마지막 장에서 여행 준비를 보다 더 쉽고 빠르게 끝내보자. 아무래도 그 어느 곳보다 정보 수집과 여행 준비 기간이 상당히 소요될 듯하니 책을 잘 참고하고, 주의사항도 꼼꼼하게 체크해본다면 막막했던 여행준비가 한결 가벼워질 듯하다. 이처럼 북유럽은 개인 여행자부터 가족 여행자까지 다양한 취향을 반영한 여행이 가능한 곳으로 준비만 알차게 한다면 그 어느 곳보다 이색적이고 특별한 여행이 가능한 곳인 것 같다. 여유롭고 감성을 자극하는 문화 공간에서부터 대자연의 장엄함까지 함께 누릴 수 있는 이 멋진 여행지로 떠나고자 한다면, 꼭 <북유럽 셀프트래블>을 읽어보시라 추천드린다. 참, 떠나기 전에 읽어보면 좋은 책들도 추천하고 있으니 미리 북유럽의 정취를 느껴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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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엄하게 가르치지 않는가_ 성숙한 어른으로 성장시키는 엄한 교육의 힘 | 나의 서재 2019-08-06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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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왜 엄하게 가르치지 않는가

베른하르트 부엡 저/유영미 역
뜨인돌 | 2014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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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와 훈련 사이에서 오늘도 고민하고 있는 부모와 교사들을 위한 교육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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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조화와 원칙, 일관성과 질서 안에서 엄격해져야 할 때!

자유와 훈련 사이에서 오늘도 고민하고 있는 부모와 교사들을 위한 교육법!

 

 

   어린이집을 다녀올 때만 해도 기분이 좋았던 아이가 또 심통이 났다. 간식으로 챙겨준 과자를 적당히 먹고 마는 듯하다가 저녁을 먹을 때가 다 되어서야 갑자기 다시 과자를 찾으며 마구 졸라대는 것이었다. 나는 단호하게 안 된다고 딱 잘라 말했고, 그 이유를 차분히 얘기하면서 설득하려 했는데 아이가 뜬금없이 완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아이라면 당연히 고집을 부리기 마련이고, 또 항상 울음으로써 자신의 의사를 표현했던 아이가 느닷없이 발이나 팔 힘으로 나를 밀치며 고집을 부리니 일순간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간 아이의 여린 성향을 고려해 큰 소리를 내거나 따끔하게 혼을 내기보다는 아이가 이해할 때까지 설득해왔고, 또 그것이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통했고 적정한 수준의 타협까지 이끌어냈기에 엄하게 훈육을 하지 않는 편이었는데 상황이 이렇게 되고 보니 걱정이 들었다. 아이의 자존감을 떨어뜨리지 않는 방편으로 대화를 통해 얼마든지 고집과 이기심을 내려놓게 할 수 있고, 아이에게 자유를 주되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것만 정확히 지켜주면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생각했던 나의 교육법이 혹시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 아닌지 우려도 되었다. 더군다나 자녀 교육에 관한 여러 책을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오히려 중심을 잡기가 더더욱 힘들어지는 것 같다.

 

 

 

왜 다시 엄한 교육인가

 

 

   아이가 어떤 모습으로 성장하느냐는 부모, 가족, 교사가 어떤 환경을 조성하느냐에 달렸다. 다시 말해 교육 환경이 아이의 성장에 영향을 주는 결정적인 요인이라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다. 때문에 많은 부모들이 자녀 교육에 관한 강의나 서적에 관심을 기울이고 우리 아이에게 맞는 교육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다. 섣불리 아이를 지도하고 억압하거나 무시하지 않고, 아이의 표현을 존중하고 배려하며 타고난 성향과 자존감을 높여주는데 마음을 기울인다. 예전에 읽은 한 자녀 교육서에서는 “부모가 우려하는 아이의 나쁜 흥미는 대부분 부모의 엄격한 통제에 자극을 받아 생기는 경우가 많다. 특히 육아에 있어서 먹고 마시고 싸고 자는 일은 정교한 관리 혹은 표준적인 관리는 필요하지 않으며 우리 몸에는 강력한 건강 조절 기능이 있기 때문에 아이의 건강을 자동적으로 지켜 주는 최고의 영양제는 기분 좋은 감정이라는 점을 잊지 말라”고 강조하기까지 한다. 부모와 사회가 원하는 기준에 아이를 따르게 하지 말고 아이의 마음과 타고난 대로 자연스럽게 성장할 수 있기를 조언한다. 대부분의 육아서들이 이렇게 아이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법을 강조한다.

 

 

 

   우리 삶에서 혹은 자녀 교육에 있어서 훈련이나 복종, 권위와 같은 말은 이제 비민주적이고 비인간적인 것이 되었다. 특히 아이들의 삶은 어른의 삶보다 더 급진적으로 민주화되었다. 아이의 인권과 존엄을 존중하고 자유방임적인 교육이 대두되면서 요구하기보다는 지원해주고, 개입을 하지 않고, 아이가 스스로 자연스럽게 훈련할 수 있다고 믿으며 제약이나 권위는 필요 없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특히 질서, 근면, 정확성, 예의 바른 태도 같은 부차적 덕목들은 더 이상 당연한 것이 아니게 되었다.

 

 

 

   이에 강도 높게 독일 교육제도를 비판해 온 저명한 교육자이자 독일 명문 살렘학교 교장인 베른하르트 부엡은 “엄격하게 가르치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독일은 히틀러 정권 이후 자유주의 교육이 확산되면서 현재까지 아이들의 인권과 자유를 존중하는 교육관을 내세웠다. 하지만 아이들은 예절과 배려를 모른 채 컸고, 그 결과 자신의 욕망만 남아 혼자서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미성숙한 존재가 되었다. 어른들이 지나치게 사랑하고 배려하는 동안, 아이들은 정작 사랑할 줄 모르고 배려할 줄 모르고 책임질 줄 모르는 존재가 되어 가고 있었던 것이다. 베른하르트 부엡은 이러한 자유주의 교육의 폐해를 강도 높게 비판하며 이제는 사랑 안에서 아이를 성숙한 어른으로 성장시키는 엄한 교육이 필요할 때라고 강조한다. 다시 말해 이 세상에 있는 선한 가치를 지기키 위해서는 엄격하고 일관성 있는 태도로 아이들을 가르치고 아이들에게 진리 앞에서 겸손할 것을 요구해야 하며, 그런 과정을 거칠 때 아이들이 삶의 질서를 세우고, 책임감 있게 행동하고, 타인을 배려할 수 있는 어른이 된다고 단언한다.

 

 

교육의 본질은 ‘이끌어 주는 것’입니다. 이는 교육자를 뜻하는 ‘페다고그’(Pedagogue)라는 단어를 살펴보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단어는 그리스어에 어원을 두고 있는데, 고대 그리스에서 주인의 아이를 교육 장소로 데려가던 노예를 말하니다. 데리고 가는 사람은 아이가 따라올 것을 기대하지만 아이들은 본질상 순순히 따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페다고그는 말을 듣지 않고, 반항하며, 규율을 지키지 않는 아이들을 데리고 가기 위해 온갖 수간을 동원했습니다. / 20p

 

 

교육하려는 사람은 아이들을 훈련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훈련은 교육학의 미운 오리 새끼입니다. 동시에 모든 교육의 기초이기도 하지요. 훈련에는 인간이 싫어하는 모든 요소가 들어 있습니다. 복종, 포기, 절제, 인내. 훈련은 쾌락의 원칙이 아닌 성과의 원칙을 따릅니다. 목표에 도달하는 과정에서 제한하고 규제를 두고 심지어 명령하기도 합니다. 좋은 훈련은 타율로 시작해 자율로 끝난다고들 합니다. 훈련의 마지막 열매는 자기훈련(self-discipline)입니다. 그런데 이 훈련은 교사의 강압이 아닌 아이에 대한 ‘사랑’을 바탕에 두어야만 제대로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 21p

 

 

 

 

 

 

   칸트가 ‘규칙에 복종하는 것’과 ‘자유를 누릴 능력’을 조화롭게 가르치는 것을 교육의 큰 과제로 보았듯, 베른하르트 부엡 역시 조화와 균형 안에서 ‘일관성’ 있는 교육, 합당한 리더십에 따른 ‘권위’, 아이들의 가능성을 믿어 주고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훈련’, 교육의 시작과 끝이라 할 수 있는 ‘질서’, 가정의 붕괴가 만들어 낸 교육의 위기를 타개할 유일한 해결책인 ‘좋은 공동체’, ‘놀이’ 안에서 재능을 계발하고 아이를 성숙한 어른으로 성장시키는 방법들을 이야기한다.

 

 

 

   여기서 말하는 일관성이란, 부모나 교사가 자신의 결정을 의심하지 말고 교육의 원칙으로 정한 잣대를 매일 흔들림 없이 적용하라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 아이와의 대치 상황을 견뎌 내기가 힘들어서, 기다려줄 여유가 없어서 번번이 결심을 무너뜨리기 일쑤 아니던가. 저자 역시 같은 경험을 공유하며 결국 교육의 위기는 시간 부족에서부터 시작되는 거라고 지적한다. 일관성 있는 교육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시간이 든다는 것이다. 이에 저자는 부모와 교사들이 시간을 어떻게 쓸지 미리 잘 가늠하고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을 자신을 위해서도 유익한 것으로 여겨야 한다고 말한다. 반면, 엄격한 일관성을 아이들에게 거부감 없이 전달하기 위해서는 유머 역시 필요하다고 한다. 아이들을 존중하면서 구사하는 진정한 유머는 아이들의 마음을 열게 한다. 그 바탕에는 따뜻한 인간애가 깔려 있기 때문이다.

 

 

 

진정한 교육은 스스로를 시험할 기회를 허락하고, 좌절의 경험까지도 허락할 수 있어야 합니다. / 23p

 

 

아이는 거짓말을 하고, 변명을 하고, 다른 사람 탓을 합니다. 교육자는 그때마다 반응을 보이며, 분명하고 확실하고 용기 있게 진실을 말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어른이 혹시나 부정직하게 행동하고 그것을 아이가 알게 될 경우 정직에 대한 모든 노력은 한순간에 무너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어른도 실수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거짓말을 한 경우에는 용기를 내어 진실을 고백해야 합니다. 그러면 아이는 정직하지 못한 모습을 고백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깨닫고 어른의 고백을 받아들이고 정직이라는 가치를 마음에 새기게 될 것입니다. / 29p

 

 

 

 

 

 

   아이들은 성장하면서 부모와 지속적으로 힘 대결을 펼친다. 아이들은 부모가 까다롭게 군다고 생각하고, 부모는 아이들이 까다롭게 군다고 생각한다. 이 팽팽한 대결은 결국 부모와 아이 모두를 지치게 한다. 이때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이 바로 어른의 권위다. “자신의 주인이 되어 스스로를 다스릴 줄 아는 자에게 이 넓은 세상과 만물은 복종하리라.” 독일 시인 파울 플레밍의 시에 나오는 문장을 인용하며 저자는 ‘권위’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한다. 흔히 복종과 지배라는 단어 앞에서는 눈살을 찌푸리게 마련인데, 진정한 권위가 만들어 내는 지배는 누군가를 억압하고 착취하는 게 아니라 합당한 리더십으로 누군가를 완벽하게 보호해주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이다. 아이들에게 나갈 방향을 보여주고 잣대가 되어 주는 권위, 모범이 되고, 목표를 제시하고, 경계를 그어 주는 동시에 경계를 뛰어넘도록 독려하는 권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런 권위와의 만남은 자립심을 길러 주고, 권위에 부딪히고 저항하는 과정은 견고한 인성을 기르는 첫걸음이 된다고 말한다. 특히 청소년기는 자기를 발견하고 자신을 찾아 나가는 변혁의 시기인데 이때 제대로 된 권위를 만나지 못하면 성숙은 그만큼 늦어진다. 권위 있는 어른이 없다는 것은 즉, 아이들이 흔들리고 부딪히면서 깨닫고 성장할 수 있게 만드는 존재가 없다는 뜻이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는 아이가 태어나면서 시작되는 권력 구도와 무거운 책임을 인식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너무 일찌감치 아이와 파트너가 되어 이런 힘을 약화시켜서는 안 된다. 아이들에게는 사랑에 기반한 부모의 힘, 부모의 권위가 필요하다. 부모가 그런 권위를 행사할 때, 교육은 성공할 수 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민주주의는 높은 수준의 훈련을 바탕으로 하고, 아이들은 서서히 이것을 습득하고 배워 나가는 중입니다. 어린 친구들이 스스로 자신과 공동체를 위해 올바른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고 그것을 실행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이상적인 계획일 뿐입니다. 용기를 타고나는 사람들은 드뭅니다. 자유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이것들은 다른 모든 덕목과 마찬가지로 힘든 성장 과정을 지나면서 얻는 것입니다. 어른들은 이를 위해 아이들에게 적절한 환경과 조건을 마련해 주어야 합니다. / 91p

 

 

교육이란 결국 이기심과 게으름을 극복하도록 매일 아이들을 다듬어 가는 작업입니다. / 97p

 

 

“인간은 제대로 놀 때 완전하다”라는 실러의 말에는 인류학적 지혜가 녹아 있습니다. 놀이는 목적이 없는 자유로운 활동이며 가벼운 마음으로 자유를 연습하게끔 합니다. / 146p

 

 

 

 

  결국 베른하르트 부엡이 자신의 책 <왜 엄하게 가르치지 않는가>를 통해 이야기하고자 한 것은 우리가 아이들을 교육할 때 외적 질서와 내적 질서, 강제와 자유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잡을 수 있을지에 대한 것이었다. 반드시 엄격할 것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조화’와 ‘균형’이라는 두 단어를 기억하고 잘 활용하는 데에서 교육의 열쇠를 발견할 수 있을 거라고 말하고 있다. 즉, 교육을 할 때는 타인이 적극적으로 개입해 아이의 훈련을 돕는 일과 아이가 주도적으로 훈련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주는 일, 외적으로 질서를 잡아 주는 일과 아이 스스로 내적 질서를 잡게 하는 일이 조화롭게 어우러져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교육은 대치되는 개념들 사이에서 끝없이 균형을 잡는 일이다. 부모와 교사는 적극적으로 이끌어주는 것과 스스로 자랄 수 있도록 기다리는 것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 원칙과 관용 사이에서, 훈련과 사랑 사이에서, 일관성과 배려 사이에서, 통제와 신뢰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것이다. 이 상반되는 개념들은 서로에게 필요한 개념이며, 그것들을 잘 선택해 활용할 때 비로소 진정한 교육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왜 엄하게 가르치지 않는가>를 읽으며 그간 아이 앞에서 수없이 망설였던 것들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아이의 고집을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서, 아이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고 마음의 휴식을 얻은 대가가 아이의 고집을 더 키운 것은 아닌지 후회가 되었다. 또 아직 자유를 스스로 활용할 줄 모르는 아이에게 자율성을 키워주겠답시고 방치하거나 내 아이는 잘 할 거라는 믿음으로 방만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반성도 해보았다. 그간 권위랍시고 부모의 고집만 내세운 것은 아닌지, 이 책으로 권위의 의미를 새로이 새겨보며 균형 있는 교육을 실천하기 위한 나만의 교육 철학을 세워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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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 마더_ 모성에 관한 강박에 진지한 물음을 던지다 | 나의 서재 2019-08-04 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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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퍼펙트 마더

에이미 몰로이 저/심연희 역
다산책방 | 2019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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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엄마에게 완벽을 요구하는가, 모성에 관한 강박에 진지한 물음을 던지는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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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감쪽같이 사라졌다, 이 문장 하나로 이미 공포는 시작되었다!

누가 엄마에게 완벽을 요구하는가, 모성에 관한 강박에 진지한 물음을 던지는 소설!

 

 

   “나는 다른 사람한테 우리 아이 못 맡기겠어.”

   비슷한 시기에 아이를 낳아서 돌 쯤 키웠을 무렵, 친구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곧 복직을 앞두고 있었기에 친구의 목소리는 불안으로 가득 찼다. 이유인 즉, 아이를 잠깐 시어머니께 맡겼는데 마트에서 그만 아이를 잃어버렸다는 것이다. 부리나케 매장 곳곳을 돌며 아이의 이름을 불렀다던 시어머니는 아이의 것으로 보이는 옷을 발견하고 달려갔는데, 낯선 여자가 아이를 안고 마트 밖으로 막 나가려 하고 있었다. 주변에 있던 직원에게 소리쳐 급히 여자를 잡았는데, 여자는 시어머니에게 “우리 아이인 줄 알았다”는 믿지 못할 말을 횡설수설하며 아이를 그 자리에 내려놓고 황망히 밖으로 도망쳤다고 한다. 나는 이 이야기를 듣고 사색이 되었다. 하물며 엄마인 친구의 마음은 오죽했을까. 이런 일이 있고 난 후라 친구는 자연스레 아이를 맡기기가 두려워졌는데, 복직을 앞두고 있다 보니 다시 일을 하러 나가는 게 과연 옳은 일인지 걱정을 하고 있었다. 게다가 남편은 대수롭지 않다는 투로 복직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으니 이런 걱정은 오로지 엄마의 몫인 게 더 슬프고 짜증이 난다고 했다.

 

 

   나 역시 두 아이의 엄마가 되고 보니 생각 이상으로 불편한 진실들과 자주 마주하게 된다. 아이를 낳으면서 경력이 단절된 괴로움이야 본인이 더 큰 법인데 전업주부를 무능력하게 바라보고, 다시 일을 시작하자니 이렇다 할 자리가 마땅치 않은데 더러는 아직 엄마 손이 많이 필요한 아이를 두고 일을 나간다며 타박하기도 한다. 한편으로는 남편에게 오로지 생계를 부담지우는 것이 미안해서 일을 시작하긴 했는데, 살림과 육아에서 일이 더해져 오롯이 부담은 엄마에게 더 가중되지 않던가. 무엇보다 아이를 낳고 나면 탈모나 늘어난 체중과 신체기능 저하 등 신체적으로 자존감이 많이 떨어지게 되는데, 출산 후 예전의 몸으로 회복했다며 연일 기사에 나오는 여자 연예인을 볼 때면 더욱 마음이 불편해진다. 또 워낙 출산율이 낮다 보니 하나, 둘 있는 아이를 그 누구보다도 잘 키워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기도 한다. 퍼펙트 마더. 엄마라는 이름 속에 요구되는 이 많은 것들. 대체 언제부터 우리 사회가 ‘완벽한 엄마’를 요구하게 되었을까. 그래서 나는 이미 <퍼펙트 마더>라는 책의 제목을 접하는 순간, 일찍부터 어떤 끔찍한 공포를 예감했던 건지도 모르겠다.

 

 

 

모성이 짊어져야 하는 완벽함이라는 강박에 대하여

 

 

5월맘. 내가 속한 엄마 모임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맘이라는 용어를 좋아했던 적이 한 번도 없다. 그건 너무 정치적이고 안 좋은 단어다. 우리는 맘이 아니었다. 우리는 엄마였다. 그저 사람일 뿐인데, 어쩌다 보니 같은 시기에 배란하고 같은 달에 아이를 낳게 된 여자들이었다. 이렇듯 낯선 사이였지만, 아기를 위해, 우리의 정신 건강을 위해 친구가 되기로 선택한 것이다. / 19p

 

 

 

   ‘맘동네’라는 육아 사이트를 통해 출산 전부터 서로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친분을 쌓은 엄마들끼리 5월맘 모임을 만들었다. 이들은 새로 얻은 엄마라는 삶에 대해서, 육아에 대한 고충과 유용한 육아 정보를 나누며 친구가 되었다. 그러다 프렌시가 이들에게 직접 만나보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한다. 일주일에 두 번씩 공원의 버드나무 아래에 모여 만남을 가졌는데, 그 중 프랜시와 콜레트, 넬은 모임에 꼬박꼬박 참석했다. 어느 날, 넬은 멤버들에게 기분 전환을 위해 하루쯤은 아기를 맡기고 엄마들끼리만 외출해보자고 말한다. 그 중 몇몇은 아기가 너무 어려서 외출을 하기 어렵다고 난색을 보이기도 했지만, 그 날만큼은 고된 육아에서 벗어나보기로 약속한다. 그 중에서도 스칼릿의 말에 따르면 위니는 우울증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까닭에 넬은 보다 적극적으로 위니를 끌어들이고, 싱글맘인 위니를 대신해 그 날 하루만 대신 아기를 봐줄 베이비시터까지 소개해주기도 한다.

 

 

 

“어떻게 하신 거예요? 나 혼자만 아이 키우는 법을 모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그러자 위니가 말했다.

“바보 같은 소리 말아요. 여기 5월맘들을 보면요, 다들 겉으로는 여유 있는 척하려고 무척 애쓰고 있어요. 그 모습 보고 기죽을 필요 없어요.”

위니가 눈 속에 수줍은 기색을 떠올리며 말했다. 프랜시와 평생 친구였기라도 한 듯이.

“아이 키우는 일은 누구에게나 쉽지 않거든요. 내 말 믿어요.” / 95p

 

 

“왜 사람들은 임신한 여자가 어떤 축복을 받는지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려 드는 걸까요? 왜 우리가 입는 손해에 대해서는 아무말도 하지 않는 거죠?” / 118p

 

 

좋아. 가자. 나는 급히 결정을 내렸다. 거절하지 않을 참이었다. 간다고 말할 거라고! 왜 안 돼? 나도 누구 못지않게 하룻밤 나가서 놀아도 괜찮은 사람이야. 재미있게 놀 자격이 있어. 왜 집에 남아서 아기에게만 집착해야 해? 다른 엄마들은 다들 나가서 잘만 노는데. 기념일도 축하하고, 술도 한잔하잖아? 그 엄마들은 이 새로운 세상을 참 쉽게도 헤쳐 나가고 있잖아. 너무나도 평온하게. 너무나도 자신만만하게. 짜증나도록 완벽하게. / 132p

 

 

 

 

 

 

   마침내 7월 4일 토요일 밤, 동네 술집에서 5월맘 멤버들이 모여 간단하게 한잔 하기로 한다. 그런데 그날 밤, 위니의 아기가 베이비시터가 잠든 사이 요람에서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한다. 하룻밤의 외출을 위해 위니를 적극적으로 끌어들인 넬, 술집에서 낯선 남자가 위니에게 접근하는 것을 직접 목격했던 프랜시, 갑자기 위니가 사라진 것이 내내 마음에 걸렸던 콜레트까지 이 세 여인은 즉시 사건이 일어난 위니의 집으로 쫓아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이들은 절망에 빠져있는 위니를 마주한다.

 

 

 

   하룻밤 사이에 아이가 사라진 사건은 브루클린 일대를 들썩이게 만든다. 이내 위니가 1990년대 초반에 그웬돌리 로스라는 이름으로 인기 드라마 「블루 버드」의 주인공이었다는 것이 세상에 드러나면서 이 사건은 더욱 주목을 받기 시작한다. 또 고단한 육아를 내려놓고 기분 좋게 술 한 잔 하며 기분 전환을 하고 싶어 모였던 5월맘의 멤버들이 뉴스 1면을 장식하면서 엄마로서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라는 따가운 시선까지 받게 된다. 언론이 매일 같이 그들을 두들기고, 경찰의 이렇다 할 진전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넬, 프랜시, 콜레트는 그들 스스로 각자가 알고 있는 단서들을 모아 사건의 진실에 다가가려하고, 그러는 동안에 소설은 그간 드러나지 않았던 그들의 비밀까지 하나씩 밝혀진다.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요즘 세상에 여자들보고 집에 앉아서 종일 미트볼이나 만들라고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하지만요, 제가 만약 아이가 있다면, 그것도 갓난아기가 있다면 그 애를 두고 술집에 갈 수 있었을까요? 말도 안 되죠. 우리 어머니가 첫 아이를 낳으셨을 때는요, 아기가 어머니의 우선순위였어요. 그리고 막내가 유치원에 갈 때까지 그 우선순위는 쭉 변함이 없었답니다. 우리 어머니라면 절대로…….” / 229p

 

 

“애 키우는 게 얼마나 힘든지 몰라서 이러는 걸까요? 그냥 이 아기들이 살아가도록 지켜주는 것만 해도 얼마나 압박감이 큰데. 이토록 아이를 사랑한다는 게 얼마나 어마어마한 일인지, 그런데 또 한순간에 모든 걸 망치기가 얼마나 쉬운지 안다면 이럴 수 없어요. 우리 엄마들도 우리를 키울 때 이랬겠죠?” / 276p

 

 

프랜시는 뒷좌석에 앉아 창문에 머리를 기대고서 애써 수치심을 가라앉혔다. 대체 지금 무슨 짓을 한 거지. 스칼릿은 참 단정하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었다. 웨스트체스터에 집도 있지 않은가. 가구를 새로 살 수도 있고, 키우기 수월한 아이가 있는 엄마이자 누가 봐도 완벽한 삶을 사는 사람이다. 그런데 자신은 어떤가. 통제가 안 되는 아기를 데리고 이케아에서 훌쩍거리고 울지를 않나. 남편이란 사람은 거실에 에어컨 하나 놓자는 것도, 바퀴에 브레이크 달린 유모차 하나 사자는 것도 안 된다 하질 않나. / 311p

 

 

 

 

 

 

   소설 <퍼펙트 마더>는 아이가 사라진 사건을 통해 모든 엄마들에게 내재된 ‘아이를 잃어버리게 될지도 모른다’는 공포심을 자극하면서 ‘완벽한 엄마’를 요구하는 모성에 관한 강박을 등장인물들을 통해 매우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드러낸다. 넬을 통해서는 예정된 출산 휴가일보다 더 빨리 직장에 복귀해야 하는 워킹맘으로서의 부담감과 상사와 부하 여직원 사이에서의 미투를, 프랜시를 통해서는 좋아하는 카페인도 끊어가며 모유 수유나 자연 출산에 고집을 부리는 완벽한 육아맘에 대한 강박을, 자신의 일에 온전히 집중할 수 없는 육아 환경에 괴로워하는 콜레트를 통해서는 여성의 경력 단절과 일과 육아 사이에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엄마들의 처지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아기의 행방과 사건의 전말을 파헤치는 스릴러의 긴장감과 현대 사회의 여성들이 짊어지고 있는 문제점과 모성에의 강박에 따른 공포들을 탄탄한 구성력과 인물 구성, 섬세한 묘사 등으로 균형 있게 녹아낸 수작이다. 특히 페이지를 끝까지 놓칠 수 없게 만드는 탄탄한 필력과 비밀에 비밀이 더해져 극적인 반전을 이끌어내는 능력까지, 왜 이 책이 ‘「걸 온 더 트레인」과 「나를 찾아줘」에 이어 도시 여성 스릴러 3부작을 완성할 완벽한 작품’이라 평가되는지 알 만하다. 원고 공개 즉시 영화 판권이 계약되어 케리 워싱턴이 주연 배우로 낙점되었다고 하니 이 역시 기대가 된다.

 

 

 

   무엇보다 이 책을 예비 엄마와 오늘도 아이를 키우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엄마들이 꼭 읽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끊임없이 죄책감을 느끼고, 아이의 복잡한 감정기복에 몇 번이나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아가며 엄마라는 이름으로 살고 있는 그들 모두에게 ‘그 어디에도 완벽한 엄마는 없다’는 이 말이 위안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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