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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의 빈 공간을 작가의 상상력으로 풍성하게 채우는 소설 《밤의 양들 1,2》 | 소설 에세이 2019-09-08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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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밤의 양들 1

이정명 저
은행나무 | 2019년 08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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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화원>, <뿌리 깊은 나무> 등으로 유명한 이정명 작가의 신작 「밤의 양들」을 처음 펴 보았을 때 낯선 배경에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작가의 전작들만큼 조선 시대의 역사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리라 생각했던 나의 기대는 첫 페이지에서 펼쳐지는 예루살렘 이야기는 너무 낯설었고 과연 이정명 작가가 성경에 기록된 예수님의 이야기를 과연 잘 풀어낼 수 있을까 하는 우려 또한 있었다. 무엇보다 기독교도인 내게 예수의 이야기가 <다빈치 코드>처럼 성경의 이야기를 부정하는 내용이 아닐까 하는 걱정이 더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밤의 양들》은 성경의 예수님이 십자가에 돌아가시기 일주일 전, 유월절을 앞두고 벌어지는 살인 사건을 쫓아가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로마의 속국이지만 자신들을 구원해 줄 메시아를 기다리며 살아가는 이스라엘, 그 곳에서 로마의 백부장을 죽인 죄로 마티아스는 지하 감옥에 수감되어 죽음을 기다리고 있다.

하루 하루 죽을 날만 기다리는 마티아스에게 새벽 갑자기 들이닥친 병사들에 의해 끌려간 마티아스는 이스라엘 성전 수비대 조나단으로부터 성문에서 발견된 소녀의 시체를 보여주며 살인범을 잡을 것을 명령한다.

살기 위해 열심히 사건을 추적하지만 범인을 잡기에 앞서 다음 날 또 다른 소녀의 시체가 발견되며 이 일련의 사건들을 쫓는 중 마티아스는 이 시체들이 예수님이 살려 주신 기적을 받은 자들이며 현장에서 발견 된 증거들은 예수님을 따르는 제자들의 물건임이 발견된다. 예수를 거짓 선지자라 믿으며 이 살인 사건의 주범이라는 확정 하에 범인을 쫓는다.

이정명 작가는 성경 속에 그려진 각 장면들을 한 편의 드라마처럼 입체적으로 그려낸다.

예수를 따르지만 자신이 그리던 메시야가 아닐 수도 있다는 불안감과 이대로 예수를 따라도 괜찮을 걸까 고민하는 제자들의 갈등. 그리고 그 속에서 그려지는 유다의 배신.

유월절을 기념하기 위해 예루살렘을 순례하는 순례자들의 행렬과 빵을 굽는 빵공장의 모습.

로마의 속국이지만 자신들의 신 여호와를 섬기며 로마의 황제를 섬길 것을 거부하는 이스라엘의 모습.

로마의 총독과 성전 수비대의 갈등 등

성경 속에 그려져 있지 않은 그 배경 속의 모습이 작가의 필력에 의해 생생하게 그려진다.

무엇보다 이 《밤의 양들》에서 예수를 살인자로 확정하며 살인 사건을 쫓아가는 마티아스가 예수가 어떤 이인지 알아가며 그가 느끼는 고뇌와 그의 변화는 이 소설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다.

거짓 선지자라 생각했지만 태어나면서부터 버림받아진 인생이였던 그의 하류 인생. 예루살렘 성전에서도 대의를 위해 희생당했지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며 밑바닥 인생을 살아가던 그에게 예수의 가르침과 창녀 마리아의 손길은 혼란이자 자신이 이제까지 알아 왔던 모든 것들에 대한 부정이였다.

그 혼란 속에서 변화하는 마티아스의 모습과 대조적으로 자신의 권력을 위해 진실을 거부하는 기득권층의 모습은 과연 누가 밤의 양들인지 작가는 보여준다.

비루한 삶이였지만 끝내 진실을 포기하지 않았던 마티아스.

자신들의 믿음을 위해 거리낌없이 진실을 포기했던 기득권들.

그 모습 속에 성경의 빈 공간들을 저자는 또 한 편의 드라마처럼 우리에게 보여준다.

이 이야기는 저자가 후기에서 말했듯 허구이다.

하지만 저자는 한 비천한 삶이 어떻게 변화하는 과정을 성경 속의 이야기와 함께 하나의 감동으로 완성해 나간다.

마티아스를 통해 보여주는 삶과 그 과정 속에 과연 누가 비천한 삶인지 진지하게 묻게 된다.

성경 속의 이야기를 부정하는 내용이 아닐까 걱정했던 내 우려가 무색하게 이정명 작가는 성경의 이야기의 빈틈을 작가의 상상력으로 풍성하게 채워준 깊은 여운이 남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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