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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눈》 코로나19를 예견한 소설 | 소설 에세이 2020-04-19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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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어둠의 눈

딘 쿤츠 저
다산책방 | 2020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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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출판계에서 가장 큰 화제는 단연 딘 쿤츠의 <어둠의 눈>이였다.

40년 전, 우한 바이러스를 다룬 이 소설이 2020년 실제 우한에서부터 시작된 코로나 바이러스가 현실로 이어지면서 많은 독자들은 이 우연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 기막힌 우연에 《어둠의 눈》은 미국 아마존은 물론 세계 각지에서 1위를 차지했고 그 열풍에 힘입어 한국에서도 출간되었다.


《어둠의 눈》의 티나는 1년 전 등산 캠프에 참가했던 아들 대니를 사고로 잃었다. 시신이 끔찍하여 티나와 전남편 마이클에게 보지 말 것을 권유하는 경찰에 의해 티나는 시신을 보지 못한 채로 아들의 장례식을 치룬다. 남편과는 완전히 헤어지고 라스베가스 호텔의 쇼 제작자로 경력을 쌓아가던 티나는 최근 악몽에 시달리게 된다. 매일 꾸는 악몽 속에서 아들 대니의 방에서 갑자기 쓰여진 칠판의 죽지 않았어 라는 글자를 보며 티나는 의아해하지만 단지 전남편 마이클의 소행이라고 생각한다.


죽지 않았어 라는 글자가 쓰여진 이후로 대니의 방에서는 이상 현상이 일어난다. 온도가 급강하하고 천장에 매달린 프로펠러가 날고 벽의 포스터가 찢어지는 이 현상과 아울러 더욱 현실감을 띠고 다가오는 아들 대니의 살려달라는 꿈 속의 외침 속에 티나는 최근 호감을 갖고 만나는 변호사 엘리엇에게 아들의 시신을 볼 수 있도록 요청한다.

해군정보부 출신이였던 엘리엇은 자신의 직속상관이자 판사인 케네백에게 시신 발굴을 허가해 줄 것을 요청하지만 돌아오는 건 바로 비밀 조직으로부터 살해 위협이었다. 타 버린 티나의 집, 가까스로 살아 남은 엘리엇의 기지로 두 사람은 아들 대니에게 어떤 비밀이 숨겨 있음을 감지하고 진실을 밝히기 위한 추적을 시작한다.


소설은 이 죽지 않았음을 알리며 점점 더 심해지는 이상 현상과 티나와 엘리엇의 추적을 지지부진하게 끌지 않고 4일이라는 기간 안에 긴박감있게 그려진다. 특히 티나와 엘리엇이 리노에서 방심한 사이 간발의 차이로 죽을 고비를 넘기는 등 사건은 재빠르게 진행된다. 두 남녀 주인공이 서로의 민폐 역할이 없이 완벽한 시너지를 이루어주며 두 사람을 응원하게 한다.


다만 아쉬운 건 이 두사람이 정부 비밀 조직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엘리엇이 매우 다재다능하게 그려진 반면 이들을 쫓는 인물들의 세력은 국가 비밀 조직의 지부장임에도 불구하고 다소 어리석게 그려진다. 악의 인물들을 좀 더 주도면밀한 캐릭터로 설정되었다면 이 이야기의 진행이 더욱 흥미 진진했으리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 소설이 모든 이들의 주목을 받게 한 우한 바이러스의 존재는 소설 말미에 등장하며 우리가 알지 못하는 배후에 국가 간의 경쟁, 목적을 위해서 사람의 목숨도 제거해 버리거나 이용하는 국가의 잔인무도함이 과연 옳은 것인가라는 진지한 질문을 던진다.


다수의 목적을 위해 과정이 정당하지 않아도 괜찮은 것일까?

결과만을 중요시하는 사회에서 과연 우리는 그 결과에 기뻐할 수 있는가?

국가는 과연 다수의 목적을 위해 소수를 짓밟아도 되는가?


이 질문에 답을 만들어 갈 수 있는 사람은 바로 결코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이 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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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과 삶을 논하다 《돈의 철학》 | 인문 2020-04-19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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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돈의 철학

임석민 저
다산북스 | 2020년 03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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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세상에서 돈은 신적 존재이다.

예전, 사랑과 행복은 돈으로 살 수 없다고 알려졌지만 상황은 달라졌다.

돈이 있으면 사람이 몰려들고, 돈이 있으면 조건 좋은 배우자를 선택할 수 있다.

돈이 있으면 계급이 바뀌고 돈이 있는 사람이 더 정신적으로 풍요로운 생활을 할 수 있다.

임석민 교수의 《돈의 철학》은 돈에 관한 모든 이야기를 담는다. 이 사회에서 돈에 관련된 많은 사상가들의 철학과 명언, 돈으로 인생이 패망하거나 역전한 사람들의 이야기 등등 모든 것을 망라하며 우리에게 돈이 어떤 존재가 되어야 하는 가를 보여준다.

《돈의 철학》의 저자 임석민 교수는 한신대학교 국제경제학과 교수로 지난 30여년 동안 2,000여 권이 넘는 참고 도서와 240여 권의 심층 도서를 탐독해 '돈과 삶'의 관계를 연구했다. 그렇다. 이 책은 돈과 삶을 고찰함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묻는 책이다.

《돈의 철학》은 제 3장으로 이루어져 있다.제 1부는 돈의 개념을 설명하며 2부에서는 돈을 인해 삶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척도인 가난, 검약, 사치, 부패 등을 그려준다. 그리고 마지막 3부에서는이 책의 궁극적 주제인 돈과 삶에 대해 설명한다.

이 책은 돈에 대해서 미화하지 않는다. 1부에서 돈은 현재 우리의 모든 의미를 내포할 수 있음을 말해준다.

가령 돈은 자유, 평등, 힘 특히 신이 될 수 있고 악이 될 수 있다.

심지어 저자는 돈으로 사랑도 살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사랑 하나만 보고 결혼하는 연애결혼이 중매 결혼같은 조건결혼보다 이혼률이 더 높다는 사실은 경제적 빈곤이 있는 상태에서 사랑이 얼마나 빨리 종식되어줄 수 있는지를 말한다. 또한 우리는 수많은 예술 또는 스포츠들이 금전적인 후원 하에 만들어진 작품임을 알 수 있다. 돈과 연관되어지지 않은 활동은 거의 없다.

2부 [우리의 삶을 좌우하는 돈]에서는 돈으로 인해 벌어지는 삶의 여러 모습을 보여준다.

가난으로 얻는 유익, 또는 자족하며 사는 자발적 가난, 사치와 부패 등 삶의 여러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로또 복권 당첨으로 수억대의 돈을 받았으나 곧 탕진하고 패가망신한 당첨자들의 이야기는 돈을 부릴 줄 아는 사람이 돈을 잘 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해 준다. 이 책은 특히 가난에 대해 여러 명언을 예시로 들어 주며 가난의 미덕을 칭송하지만 솔직히 이 가난의 미덕이 과연 독자들에게 공감이 될까는 미지수이다.

저자는 드라마에서 보여지는 돈을 물쓰듯이 펑펑 쓰는 재벌은 극히 일부분이며 진짜 부자는 왕짠돌이임을 여러 재벌들의 예를 들어 보여준다. 예를 들어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기본 10년 이상 입는 양복,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재떨이 꽁초 재활용, 김향수 아남그룹 명예회장의 갈색 구두 등의 이야기를 들으며 예전 한 보험설계사로부터 들었던 이야기가 떠올랐다. 그 보험설계사분은 일반인들의 경우 목돈을 모을 수 있는 상품에만 집중하고 설계 조건이 까다롭지 않은 반면 부자들의 경우 주로 절세 부분에 주목하고 설계 또한 여간 까다로워 하나의 보험을 청약하기까지 애로사항이 많다고 한다. 특히 설계사분에게 돌아오는 수수료까지도 생각할 정도로 용이주도함을 말해주었다.

그런 부자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하곤 한다. "그러니까 부자지."

3부에서는 돈과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있는가? 돈이 사람의 삶을 좌우할 수 있는가를 묻는다.

첫 1부에서 저자는 돈이 평등과 자유를 가져다 주지만 결국 3부에서 돈에 얽힌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진정한 행복은 만족에 있다는 사실로 이끌어준다.

《돈의 철학》은 결국 돈으로 인해 돈의 주인이 될 것인가 노예가 될 것인가를 묻는 책이다.

돈으로 벌어지는 삶의 여러 형태를 보여주며 어떤 식의 삶을 살 것인가를 독자에게 던진다. 돈만 있으면 다 잘 될 수 있을 거라는 환상을 갖고 있는 우리들에게 결코 돈이 해결책이 아니라 전혀 반대의 삶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이야기해주며 확실한 기준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만이 돈의 유무를 떠나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없음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앞에서 말했듯, 읽는 독자들이 과연 동의할지는 미지수이다. 왜냐하면 돈만 있으면 상관없다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책은 우리에게 돈보다 더 중요한 삶을 가르쳐주는 점에서 읽어 볼 만한 가치가 있다.

돈이 아무리 많아도 자신만의 원칙이 없는 사람에게 돈이 백해무익함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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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주인》 인간이 세상의 주인이 될 자격이 있을까 | 소설 에세이 2020-04-15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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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세상의 주인

로버트 휴 벤슨 저/유혜인 역
메이븐 | 2020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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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디스토피아 소설은 현실의 어둡고 부정적인 측면이 강조된 세상을 말한다. <멋진 신세계>는 고도로 발달한 과학기술이 인간의 삶을 조종하는지를 보여주었고 조지 오웰의 <1984>는 인간의 감정과 의지가 완전히 말살된 전체주의 사회에서 파괴되어 가는 개인의 모습을 그려준다. 그렇다면 《세상의 주인》은 과연 어떤 미래를 그리는가?

그건 바로 세계화이다. 우습지 않은가? '세계화'가 좋은 게 아니였나? 독자는 이 의아함을 가지고 책을 접하게 된다. 그리고 이 책에서 줄곧 묻고 있는 질문 "우리가 걷고 있는 길을 계속 따라간다면 세상은 어떻게 될까?"라는 질문을 받게 된다.

《세상의 주인》은 개인주의가 말살되고 인본주의가 모든 사람들을 지배하는 사회를 그린다. 모든 개인주의가 배척되고 인간의 의지만으로 세계 평화를 이룰 수 있다는 사상이 영국 및 온 유럽에 퍼지고 이 사상에 의해 모든 종교에 배교자가 늘어난다. 《세상의 주인》의 저자 로버트 휴 벤슨은 펠센버그가 이끄는 인본주의 지도자에 대적하는 신부 퍼시 프랭클린과의 대결을 그린 소설이다. 이 책에서 그리는 세상에서 신은 더 이상 무의미한 존재이다. 이미 인간이 신이고 인간이 완전하기 때문이다. 인간의 의지로 전쟁과 평화를 없앨 수 있다고 믿기에 사람들은 신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 인간의 의지로 고통을 끌어안는 가톨릭은 무용하며 사람들은 죽음의 고통을 피하기 위해 안락사가 합법화된다. 인간만으로 완벽한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이 사상은 많은 이들을 잠식한다. 영국 의원 올리버와 아내 메이블 부인 또한 이 인본주의 사상의 철저한 신봉자들이다.

베일에 감추어져 있던 펠센버그의 정체가 드러나고 온 유럽의 대통령으로 취임되며 상황은 급반전한다. 인간이 평화를 이루어낼 수 있다고 하는 인본주의 사상은 그들의 사상을 지키기 위해 가톨릭 및 유신론자들을 말살하기 위한 법안을 강행하며 그들의 신념을 지키고자 한다. 평화를 이뤄내기 위해 자신을 따르지 않는 자들을 핍박하는 이 행태를 보며 올리버의 아니 메이블의 고뇌가 그려진다. 인간이 신이라면서 왜 또 다른 전쟁을 자행하는가에 대한 그녀의 회의는 결국 그녀를 다시 일어서지 못하게 한다.

《세상의 주인》은 철저하게 인간 중심이다. 이 소설을 읽노라면 현재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게 한다. 현재 인간의 편리와 이익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자연을 훼손하고 소수자의 의견이 묵살당하는 현재의 모습과 다를 바가 없음을 알게 된다. 인간의 힘으로 절대 평화를 이뤄낼 수 있다는 무조건적인 낙관과 오만이 인간을 어떻게 세뇌시키며 또 다른 악을 만들어내는지 소설은 보여준다.

과연 인간이 세상의 주인이 될 수 있는가? 인간이 세상의 주인이 될 자격이 있는가?

그들은 이 질문에 자신있게 Yes라고 답하는 펠센버그를 추앙했다. 하지만 어떤 고통도 고뇌도 허용치 않는 이들의 무조건적인 믿음은 또 다른 재앙을 불러 일으킨다.

가톨릭 신부인 저자의 영향으로 이 책에서는 인본주의 사상과 싸우는 세력은 퍼시 프랭클린 신부이다. 이 소설을 현대로 도입해보면 어떻게 될까? 인간을 위해 파괴되어 가는 자연, 인간의 편의인 휴대폰에 의해 멸종 위기에 처한 고릴라 , 무조건적인 생명 연장보다 고통스럽지만 자신의 죽음을 기계에 의존하지 않고 죽음을 맞이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선택, 적게 검소하게 살아가는 삶을 주창하는 생태주의자들, 소수자들의 목소리로 그려볼 수 있지 않을까?

책의 묘사부분이 지나치게 두드러져 글의 흐름에 약간 끊어지는 부분이 있다는 점이 흠이지만 이 소설은 다른 어떤 디스토피아 소설보다 현재와 닮은 꼴의 모습을 한 소설임을 알 수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왜 이 책을 추천했는지 알 수 있게 해 준다. 한 번 읽는 것보다 재독할 때 이 책을 깊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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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커밍》 미셀 오바마의 회고록 | 인문 2020-04-13 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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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비커밍 Becoming

미셸 오바마 저/김명남 역
웅진지식하우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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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에 대해서 굳이 설명이 필요할까? 미국 최초 흑인 퍼스트레이디인 '미셀 오바마'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긴박감 넘치던 백악관 생활에서 나와 평범한 (?) 생활로 돌아온 미셀 오바마는 회고록 《비커밍》을 통해 자신의 어린시절부터 현재까지의 모습을 이야기한다.

미셀 오바마는 첫 장에 [내가 되다]로 자신의 어린 시절을 회고한다. 피아노 선생님이었던 1층 로비 할머니로부터 피아노 교육을 받을 수 있던 과거부터 시작한 그녀의 터전은 시카고의 사우스사우드 지역이다.

미셀 오바마는 호숫가 정수장에서 보일러 기사로 재직하셨던 아버지와 전업 주부로 가정에 헌신적인 어머니 그리고 농구에 뛰어난 자질을 보였던 오빠 그리고 미셀 오바마 네 명의 구성원으로 이루어진 가정에서 태어났다. 다발성 경화증으로 평생에 걸쳐 고생하셨지만 병원을 다니지 않으시고 묵묵히 출근하신 아버지로 인해 어렸을 때부터 '장애'에 눈을 뜨게 되었고 책임감을 배우게 되었다.

노예 해방이 되었지만 아직도 인종 차별이 행해지고 있는 미국 사회에서 미셀의 가정 또한 이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미셀의 고향에서 백인들이 점차 다른 부자 동네로 이사하고 흑인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나 거의 흑인들로 가득한 현실, 이사간 옛 이웃의 집들이에 놀러간 사이 누군가 차를 긁어 흠집을 냈지만 이러한 만행을 덤덤이 받아들이는 아버지의 모습을 통해 미셀은 미국에 사는 흑인으로서 감당할 짐들을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프린스턴 대학 입학 등 여러 사건이 있지만 미셀 오바마에게 최고의 사건은 바로 남편 버락 오바마의 만남이었다.

이 자서전을 읽기 전까지 버락 오바마가 미셀이 근무하던 로펌의 인턴이였다는 사실은 매우 뜻밖이었다. 인턴 첫 날부터 지각에 흡연가였던 오바마의 첫 인상은 그닥 좋지 않았으나 버락 오바마와 가까워져가는 그들의 연애담은 읽는 내 마음까지 설레게 했다.

《비커밍》에서는 버락과 결혼 후 본격적으로 정치 판에 뛰어든 버락으로 인해 정치인의 아내로 살아가는 것에 대한 고뇌, 자신의 일을 내려놓고 남편의 정치 활동을 내조에 집중해야 하는 현실 등 많은 고민이 현실적으로 그려진다. 이대로 멈춰주었으면, 이 상태로 만족했으면 하는 미셀의 바램과 달리 사회를 바꾸고 싶었던 버락 오바마의 꿈을 알기에 남편의 정치 행보를 막지 못했다.

특히 인상적인 건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의 강력한 경쟁자였던 힐러리 클린턴과 자신에게 가해진 미국 언론의 차별적인 보도였다. 미셀 오바마는 기성 언론들이 남자인 '버락 오바마'의 연설에는 관대하면서 여자인 자신이 한 연설이나 힐러리 클린턴이 연설을 하면 한 부분만을 도려내 마치 전체인양 부풀러 문제를 일으키는 언론의 남녀차별에 대해서 이야기한 부분이였다. 경쟁자였지만 같은 여자로서 동일하게 겪는 차별에 대해 분개하는 미셀의 모습은 같은 여자로서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것도 물론 또 하나의 고정관념, 또 하나의 올가미였다.

여성의 목소리를 묵살하는 손쉬운 방법은

그를 잔소리꾼으로 포장하는 것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먼저 자기 자신을 규정하지 않으면 타인에 의해 규정되어질 것이라는 소중한 가르침을 얻게 된다.


내가 스스로 나서서

자신을 규정하지 않으면,

남들이 얼른 나 대신 나를 부정확하게 규정한다.

퍼스트레이디는 엄밀히 따져 직업이 아닌다. 그러하기에 특정한 지침이 없다. 미국 최초 흑인 퍼스트레이디라는 최초의 타이틀과 남편 버락 오바마의 정치 일정 동행 이외 미셀은 자신의 한계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나간다.

'텃밭 가꾸기', '군인가족 지원'등등 힘을 모을 수 있는데 함께 하며 흑인 또는 소수 인종들에게도 주류인 백인들과 같은 동등한 기회가 주어지길 바라기 위해 아이들에게 관심이 많은 미셀은 노력한다.

《비커밍》에서는 미셀 오바마가 자신의 업적을 강조하기 보다 흑인이었기 때문에 겪는 고민, 흑인으로 최초라는 타이틀에 대한 무게감, 출산 후 육아와 직장 사이에서 힘들어하는 워킹맘으로서의 고충, 아이들을 자유롭게 키우지 못하는 대통령 가족으로서의 고민등을 담담하게 이야기하며 그녀의 고충이 우리와 결코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게 해 준다.

미셀 오바마에게는 흑인으로서 온전하게 살아가기 위한 과정이 있었고 결혼 후 둘이 되고 백악관에 들어가고 퇴임한 현재도 계속해서 그 이상이 되기 위해서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말한다. 남편 버락 오바마가 힘들게 세워 놓은 정책들이 후임자인 트럼프에 의해 철회되기도 하며 역행하는 듯한 미국의 행보에 화가 나지만 결코 포기하지 말 것을 요구하는 그녀의 글은 어려서부터 고모할머니 피아노 선생님과 논쟁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던 그녀의 인생과 닮아있다.

으레 많은 자서전이 그렇듯 자화자찬으로 가득한 글이려니 생각하고 시작했지만 인생 고비고비마다 마주친 그녀의 삶은 많은 고뇌의 결과였고 그 어쩔 수 없는 결과에서도 최선을 다해 나가는 여정이었다. 그녀는 자신이 먼저 자신을 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셀 오바마는 자신의 역할이 징검다리라고 생각했다. 자신이 최초라는 타이틀을 달았지만 이제 더 많은 흑인 대통령이 선출되고 혜택을 받지 못하는 소수가 동등한 기회를 받을 수 있는 징검다리로의 역할에 앞장서나갔다. 그리고 지금도 그녀의 역할은 현재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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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받을 권리》 타인과의 관계를 위해선 '못난 나'를 잘 알아야 한다 | 기본 카테고리 2020-04-13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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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사랑받을 권리

일레인 N. 아론 저/고빛샘 역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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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혼자에 익숙하다. 회사에서도 직장 동료들과 함께 밥을 먹기보다 나의 시간을 즐기기 위해 기꺼이 혼자를 택하고 혼자라는 사실에 거부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문제는 혼자라는 사실에 익숙하지만 외로워한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막상 누군가와 친밀해지기 직전, 나는 부담을 느껴 한 발짝 뒤로 물러서곤 한다. 나는 내 문제를 잘 몰랐다. 그냥 내성적인 내 성격이겠거니 생각했다. 이 책 《사랑받을 권리》를 읽기 전까지는.

《사랑받을 권리》의 저자 일레인 N. 아론은 심리학계 최초로 '민감함'이라는 문제를 제기함으로 민감함과 심리학의 연관성을 밝혀낸 심리학자로 이 《사랑받을 권리》에서는 저자가 수십 년간 수많은 내담자를 상담해오면서 그들이 가지고 있는 '못난 나'가 숨어 있음을 발견하며 상처를 치유하도록 돕는 심리서이다.

먼저 저자는 우리의 인간 관계가 '관계 맺기'와 순위 매기기' 혹은 '사랑'과 '권력'으로 이루어져 있음을 말한다.

친구와의 우정, 가족 관계 등이 '관계 맺기'에 가깝다면 '순위 매기기'는 관계 속에서 서열을 다투는 관계로 승진, 경쟁 등을 일으키는 관계를 뜻한다. 문제는 '관계 맺기'에 가까워야 할 집단 , 즉 가정이나 친구 사이에도 '순위 매기기' 가 강하게 개입되어 온전한 관계를 이룰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왜 순수한 가족 공동체에도 '순위 매기기'가 문제점이 될까? 그에 대해 저자 일레인 아론은 자신이 상담한 여러 내담자들의 예를 통해 독자의 이해를 도와준다. 그리고 우리의 마음은 우리가 받았던 상처 또는 트라우마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망각 등의 정신적인 보호막을 둘러싸지만 비슷한 상황 발생 시 잠재되어있던 상처는 바로 우리를 공격한다. 그리고 그 회복되지 않은 상처가 '못난 나'를 만들어내며 타인과의 관계에서 나타나는 여섯 가지 방어 기제를 설명해 주며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설명해 준다.

이 '못난 나'를 극복하기 위해 저자는 결국 자기 자신을 제대로 마주해야 한다고 말한다. 자신의 상처를 그대로 감추지 않고 직시하지 않으면 '못난 나'는 타인에 의해 현실이 되고 만다. 우리에게 생긴 트라우마는 우리 책임이 아니지만 자신을 치유할 수 있는 건 남이 아닌 바로 자기 자신에게 있음을 알아야 한다.




저자는 '못난 나'를 만들어낸 '순위 매기기'의 결과를 역으로 '관계 맺기'로 대체해야 한다고 말한다.

즉 권력 다툼이 우선인 관계보다 순수한 '관계 맺기'로 스위치를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어떻게 관계 맺기를 시작하고 강화해 줄 수 있는지를 여러 예를 들어 설명해 주며 이 관계들이 회복할 때 상처받지 않을 수 있으며 사랑을 주고 받을 수 있는 건강한 나로 될 수 있음을 설명해간다.


답은 '관계 맺기'에서 찾아야 한다.

치유의 법칙은 다음과 같다.

"순위 매기기를 관계 맺기로 대체한다."


이 책에는 자신의 '못난 나'를 알 수 있기 위한 체크리스트가 수록되어있다. 책을 읽고 체크리스트에 답을 해 나가면서 내게 떠 오르던 두 가지의 장면이 떠올랐다.

한가지는 고등학교 때 요즘 언어로 '인싸'에 해당하는 친구가 떠올랐다. 그 친구는 주로 동성인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았고 모든 친구들이 그 친구와 친해지고 싶어했다. 그 친구에게는 단짝이 있어 항상 그 친구와 어울러 다니곤 했다. 나는 그 친구의 이름을 지금까지 기억한다. 하지만 그 인싸였던 그 친구는 자신의 단짝과 싸울 때만 나를 찾았고 나는 이 친구가 다시 화해하면 나와 어울리지 않을 걸 알면서도 함께 있고 싶어서 일회용 친구 노릇을 기꺼이 하곤 했다. 그 시절 내 뇌리에는 '나는 일회용이다'라는 못난 나를 형성해 나갔고 내가 친밀한 관계에 어려움을 느끼는 게 바로 그 영향이 컸다라는 사실을 짐작해 볼 수 있었다.

두 번째는 '순위 매기기'에서 남편과의 관계를 떠올렸다. 서로의 성격이 강하고 자존심이 세다 보니 우리가 부부싸움을 하고나면 화해하기까지 시간이 소요되었다. 특히, 아이들을 유독 예뻐하시곤 하던 친정엄마의 질환으로 인해 번번이 남편에게 한 발 물러서곤 했던 나의 경험이 누적되어 동등하지 못한 관계를 만들어왔음을 깨달았다.

저자는 먼저 친밀한 관계가 되기 위해서는 '동등한 관계'가 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말했지만 나와 남편의 관계에서 '동등한 관계'가 전제되어 있지 않았기에 관계 형성에 어려움이 많았다.

저자 또한 독자에게 이 책이 실용적인 지침을 많이 주고 있지만 관계란 복잡한 것이며 심한 경우에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함을 말한다. 나의 경우에는 답을 찾기 보다 바로 앞에서 든 예처럼 나의 트라우마가 무엇인지, 그리고 문제가 무엇인지를 알 수 있게 해 주었다. 답은 문제를 알아야 찾을 수 있다. 문제를 제대로 알았으니 답도 곧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나처럼 관계에 어려움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이 당신의 문제가 무엇인지 길잡이 역할을 해 줄 수 있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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