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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이웃들의 이야기, 에세이 《그래도, 살아갑니다》 | 소설 에세이 2020-07-26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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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그래도, 살아갑니다

박영희 저
숨쉬는책공장 | 2020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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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집을 읽기 전에는 항상 마음이 불편하다. 내가 어렴풋이 알고 있는 그 진실들을 또렷이 알게 되는 게 두렵고 그 진실의 파편들이 곧 하나의 그림처럼 맞춰지면 어느 새 내 마음은 무거워지곤 한다. 격월간지 <인권>에서 기재된 '길에서 만난 세상' 에서 17명을 인터뷰한 그들의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 《그래도, 살아갑니다》는 제목부터 내게 무겁게 다가온 책이었다. 과연 이들의 이야기가 어떤 무게로 다가올 지 두려웠다.

《그래도, 살아갑니다》에는 17가지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쓰여져 있다. 톨게이트 요금 수납원, 카지노 도박 중독자, 진주의료원, 기간제 교사, 노령연금 수급자 등등.. 모두 이 사회의 약자들의 이야기이다.

이들의 삶을 한 마디로 단정할 수 없다. 각자의 고달픈 삶을 이야기하는 이들의 이야기들에 대한 내 느낌을 우선 말한다면 자본주의라는 그늘 하에, 또는 기술 문명이라는 이름 하에 한순간에 내몰린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말하겠다.

자본주의는 이 사회를 소비주의와 효용성 위주로 만들었다. 정규직이 사라지고 효용성을 위한 외주화가 들어서고 교육마저도 살아가는 데 근본이 되는 인문학은 통폐합되고 취업에 도움이 되는 학과만 육성하기에 바쁘다. 이 자본주의는 사회의 약자들을 효용성 없는 인간으로 구분지었고 약자들은 더 깊은 그늘 속으로 들어가야만 했다.

기술 발달 또한 사회의 소외감을 극대화한다. 카풀 언젠가 한 택시 기사의 분신자살이 있었다. 카플 반대를 외치며 극단적 선택을 한 이 죽음 또한 기술 발달의 명암을 드러내준다. 《그래도, 살아갑니다》에는 이 자본주의와 기술 발달에 소외되어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톨게이트 수납원들은 자신들의 생계를 위협하는 하이패스를 홍보하며 운전자들의 갑질과 도로공사의 압박을 견디며 묵묵히 견뎌나간다. 순간의 실수로 도박의 늪에 빠진 카지노 도박 중독자들 또한 자살의 위협과 싸워 나가며 하루를 버텨나간다. 이제는 너무 흔한 일이 되어버린 아파트 경비원들을 향한 갑질은 이제 놀라운 일도 아니다.

특히 은행에서는 번호표를 뽑고 얌전히 기다리는 사람들이 왜 톨게이트에서는 잠시도 못 기다리며 화부터 내느냐고, 의사 앞에서는 고분고분한 환자가 간호사들에게는 왜 반말을 일삼으며 화를 내느냐고 그들은 토로한다.

갑질이 일상화된 사회. 단지 이 직종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함부로 대하는 이 사회의 본 모습을 알 수 있다.



사회에서는 성공을 개인의 노력에 달려있다고 말한다. 열심히 노력하면 되지 않느냐며 언론에서 성공한 이들의 성공스토리가 소개되고 책이 출간된다. 카지노 도박 중독자를 사회의 문제가 아닌 한 개인의 문제로만 보며 그들을 나몰라라 하는 이 사회는 우리가 그들을 끝까지 인간으로 보고 있나를 질문하게 한다. 도박을 허용하는 사회의 시스템을 개선해나가기는 커녕 인생의 끝자락에 있는 그들을 외면하는 것 둘 중 어느 것이 문제일까. 도박은 못 끊는다며 어쩔 수 없다고 판단하며 그들을 내모는게 과연 이 사회에 도움이 될까? 아니면 이 카지노로 도박을 조장하는 이 사회가 문제일까? 우리는 너무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다.

노령연금 수급자 할머니들의 이야기는 시골에 계신 부모님 생각으로 마음이 아팠다. 건강도 문제지만 가장 큰 외로움이 깊게 배어 있는 노인분들이 노령 연금으로 간신히 생활해가는 모습은 매번 전화만을 기다리며 쓸쓸해 하시는 부모님을 연상케했다.

마침 남편과 대화 중 정규직으로 전환된 톨게이트 수납원들이 잡초 제거일을 하고 있다는 기사 이야기를 했다. 이건 부당하다고 이야기하는 내게 남편은 하이패스가 이미 대중화되었는데 그럼 어떻게 하느냐며 어쩔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라고 반론했다. 어쩔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라는 남편의 말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함을 느꼈다. 우리는 너무 자연스럽게 이야기한다. 언젠가 카풀 반대를 외치며 극단적 죽음을 선택한 택시 기사 소식에도 많은 사람들이 어쩔 수 없다고 이야기한다. 그 말이 얼마나 그들을 사회의 가장자리로 소외시키는지 많은 사람들이 알지 못한다. 과연 우리에게는 그들의 상황에 대한 배려가 있었나? 어쩔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라고 말하기보다 함께 생존하기 위한 길을 모색해 보는 것이 정답 아닐까? 사람이 우선인 사회는 어쩔 수 없다는 변명보다 사람이 살 수 있는 길을 모색해 주는 사회가 아닐까?

《그래도, 살아갑니다》라는 제목에는 혼자 살아가는 외로움이 배어있다. 마지못해 살아가는 삶. 어쩔 수 없이 살아가는 그들의 제목이 마음이 아프다. 서로가 손을 잡아주며 "그래도 살아갑니다"라는 말을 "함께라서 그래서 살아갑니다"로 바꿔줄 수 있는 사회가 되길 간절히 기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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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를 알면 세계의 역사를 알 수 있다《30개 도시로 읽는 세계사》 | 인문 2020-07-26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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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30개 도시로 읽는 세계사

조 지무쇼 편/최미숙 역/진노 마사후미 감수
다산초당 | 2020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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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리학, 무역 등 여러 분야의 흐름으로 세계사를 다룬 책들이 이미 출간되어 왔다. 한 분야의 역사로 세계사를 다루는 건 우리가 알지 못한 역사의 뒷이야기를 알 수 있게 해 주는 장점이 있지만 전체적인 세계사를 이해하기는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주요 중점 도시들의 이야기로 세계사를 공부한다면? 각 나라마다 수도는 아니다 하더라도 그 나라의 역사를 알게 해 주는 도시들이 있다. 그 도시들을 중심으로 세계사를 이해한다면 우리는 한 국가를 알 수 있는 데 도움이 된다.


《30개 도시로 읽는 세계사》의 저자 조 지무쇼는 이미 <30가지 발명품으로 읽는 세계사>, <너무 재밌어서 잠 못 드는 황제의 세계사> 등 다양한 세계사 책을 출간한 학자이다. 그가 이번엔 주요 30개 도시의 이야기로 세계사를 쓴 책이 출간되었다.

조 지무쇼는 세계사의 큰 축을 담당하는 도시들을 비롯해 세계사를 이해하는 데 뺴놓을 수 없는 도시들까지 폭넓게 다루었다. 목차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에게 익숙한 뉴욕, 런던, 싱가포르,상하이 등을 포함해 역사에서 사라져 존재하지 않는 미지의 도시 테오티우아칸 등도 다루었다. 혹시 서울이 있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이 30대 도시안에는 다뤄지지 않아 아쉬웠다.



《30개 도시로 읽는 세계사》는 시대순이 아닌 도시별로 다루었기에 처음부터 읽지 않아도 편하게 읽을 수 있다. 읽는 독자들이 먼저 관심있는 부분 먼저 읽거나 또는 중국의 장안, 베이징, 상하이 등 각 국가별로 읽어도 된다. 다만 책 가장 처음부터 시작하는 바빌론과 예루살렘은 역사가 서로 이어지는 만큼 함께 읽기 추천한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현재까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잦은 분쟁에 대해서는 알고 있지만 이 분쟁이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 알지 못한다. 특히 많은 기독교인들은 이 역사의 무지 속에 성경에서 약속해 온 땅이라는 이유만으로 이스라엘을 두둔하곤 한다. 조 지무쇼는 예루살렘의 역사를 통해 그 분쟁의 발단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자세히 설명해 준다.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본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여름 궁전'을 이 책에서도 만날 수 있어 반가웠다. 표트르대제의 계획 하에 만들어진 이 도시에서 1715년부터 '여름 궁전' 건축을 시작하고 1754년에서야 '겨울궁전'을 완공하였다고 한다. 이윤기 선생님은 이 '여름 궁전'에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여러 신들의 조각상을 이 궁전에서 볼 수 있다고 소개했다.



도시들의 이야기는 역사 그 이상을 포함한다. 터키의 콘스탄티노플의 경우 시대에 따라 콘스탄티노플, 비잔티움, 노바 로마 등 네 개이 이름으로 불리우는 역사가 있었다. 조 지무쇼는 이 도시의 이름 및 역사를 아주 흥미롭게 전해진다. 음악의 도시 빈은 그 명성답게 여러 음악가의 이야기를 겸하여 들을 수 있고 역사에서 사라진 테오티우아칸의 태양의 피라미드와 달의 피라미드는 아직 풀리지 않는 이 수수께끼에 더 매력을 느끼게 된다.

여러 이미지와 삽화로 전혀 어렵지 않게 쓰여진 세계사로 시간이 충분하다면 하루 안에 충분히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지금은 코로나로 여행이 어렵지만 여행 제한이 풀리고 여행을 가게 된다면 그 도시들을 친근하고 매력있게 다가올 수 있게 해 주는 책이다. 다만, 앞서 말했듯, 일본의 교토도 포함되어 있는데 서울이 빠진 건 매우 슬프다.

비록 지금은 어렵지만 이 책으로나마 여행을 대신하며 아쉬움을 달래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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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미 이치로, 책읽기에 대해 말하다 《내가 책을 읽는 이유》 | 인문 2020-07-24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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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내가 책을 읽는 이유

기시미 이치로 저/전경아 역
인플루엔셜 | 2020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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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전에는 여행도 가고 피아노도 배우며 독서 이외에도 즐길 수 있는 일들이 많았다. 독서보다는 자기계발에 집중했고 순수한 독서는 거의 하지 않았다. 이런 내가 책을 읽게 된 계기는 내가 엄마가 되고부터이다. 아이들로 내 활동의 폭이 좁아진 내게 시간과 공간에 제약을 받지 않는 독서가 내가 활 수 있는 최선의 행위였다. 책을 읽는 행위는 내가 살아있다는 걸 드러내는 행위였고 이 시긴을 견뎌내는 나만의 방법이었다. 그렇게 독서는 내 시간을 채워나갔고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매우 기뻤다. 책 선물을 주기도 하고 나누기도 하면서 수다를 하곤 했다.

《내가 책을 읽는 이유》 또한 책을 말한다. <미움 받을 용기>, <마흔에게> 등 아들러 심리학의 대가인 기시미 이치로가 이번엔 책이야기로 돌아왔다. 기시미 이치로의 《내가 책을 읽는 이유》 는 독서의 당위성을 강조하기보다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며 독자와 책수다를 하는 듯한 느낌의 책이다.

저자 기시미 이치로는 책 읽기를 인생에 비유한다. 인생이라는 큰 산과 책 읽기를 비교해가며 어떻게 읽을 것인가를 말한다. 책을 읽는 방식, 책을 선택하는 방법, 책의 내용을 받아들이는 방법 등등이 결코 삶의 태도와 무관하지 않음을 강조한다. 타인의 추천사보다 자신이 실수를 반복하더라도 스스로 책을 선택하고 저자의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끊임없이 저자와 묻고 대화하며 반론하는 적극적인 책 읽기의 자세를 취할 것을 요구한다.


나는 책을 읽는 이상 책 내용에 공감하고 찬성하는 것을 넘어서서

스스로 생각하고, 때로는 저자에게 반론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수동적인 책 읽기에서 능동적인 책 읽기로 바뀔 때 우리의 삶의 태도도 영향을 받는다. 우리가 주체적으로 살아가기 위해서 독서에서도 저자의 생각을 넙죽 받기보다 열린 태도로 끊임없이 대화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우리는 보통 모든 사람들에게 배울 점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냥 잠시 만나는 사람일지라도 깊은 흔적을 남기는 사람이 있다. 그래서 겸손해져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책 또한 그렇다고 이야기한다. 읽다가 중도 포기한 책이든, 우연히 보게 된 책이든 그냥 스쳐가는 책 한 페이지더라도 배우는 것이 있다고 말한다. 저자가 학창 시절부터 지금까지 여러 경로를 통해서 읽게 된 우연한 책과의 만남들이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이야기한다 저자의 책읽기의 경험은 저자의 전공인 철학서와 일본 국내서가 주로 많다. 만약 우리에게 익숙한 한국 책은 아니더라도 친숙한 세계 문학이라면 더욱 공감하며 저자와 책 수다를 할 수 있었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들었다.


저자는 도서관 이용보다 책 구매를 적극 권장한다. 직접 구매한 책이 더 잘 읽힌다는 글은 저자 뿐만 아니라 다른 작가들 또한 강조해왔다. 나 역시 그랬다. 직장인이다 보니 도서관 이용이 어려운 나는 거의 책을 직접 사서 읽는다. 내 소유인 책은 마음대로 낙서도 할 수 있고 책 반납 일자의 압박이 없어 편하게 읽을 수 있다. 무엇보다 저자의 표현대로 바로 내 방에 있기 떄문에 언제든지 꺼내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인생은 즐거워야 한다. 저자는 독서 또한 즐거워야 한다고 말한다. 어려우면 잠시 접고 쉬거나 다른 책을 읽을 수도 있고 그만 읽어도 된다. 정상에 올라간 산을 또 다시 올라가며 경치를 감상하듯 재독으로 첫 번째 독서 때 느끼지 못했던 책의 밑그림을 더 풍성이 느껴보도록 권한다.


독서도 마찬가지다.

독서는 삶과 같아서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삶의 목적지가 죽음이라면 서둘러 죽어야 한다. 하지만 물론 그렇지 않다.

어디에도 도착하지 않아도 된다.

도중에 쉬어도 되고,

여정을 그만두어도 된다.

어찌 되었든 과정을 즐기지 않으면 독서하는 의미가 없다.


스마트폰과 전자 기기에 익숙해져버린 지금 세대, 자본주의의 물결로 인문학, 문학부등이 통폐합되며 오로지 취업이 잘 되는 실용적인 학문만 취급하는 대학의 현실에 분개하는 저자의 글을 보며 일본 대학 현실 또한 한국과 다르지 않음을 느꼈다. 이러한 교육 현실은 자기계발 또는 수험서만 잘 팔리는 출판계의 현실과 이어진다. 생각하지 않으려고 하고 필요한 것만 취하려는 지금 세대에서 저자는 사고하지 않으면 책을 이해할 수 없음을 말한다. 책을 읽으면서 끊임없이 저자와 대화하며 반론할 때 이해할 수 있고 사고하는 힘이 길러진다. 그리고 저자는 한국어를 배우는 경험을 되살려 외국어를 배우는 데도 이러한 능력이 절대 필요함을 강조한다.


기시미 이치로는 많은 책을 출간한 저자인 자신의 경험을 예로 들며 책 곳곳마다 저자들이 책 한 권을 쓰기 위해 수많은 고민과 노력이 소요됨을 이야기한다. 그러므로 기시미 이치로는 독자들에게 책을 읽으며 저자의 의도를 이해할 수 있게 계속 질문하라고 요구한다.

그래서일까. 평소 읽던 대로 빨리 읽어 나가기보다 저자와의 책 수다를 한다는 느낌으로 이 책을 읽었다. 전자책 경험도 나와 비슷하여 웃을 수 있었고 종이 사전의 그리움 또한 많은 공감을 하면서 읽을 수 있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하고 배울 수 있는 이야기가 가득해서 행복했다. 물론 저자가 말한 모든 내용에 공감한 건 아니다. 가령 저자는 책을 빌려주는 것에 대해 다소 부정적으로 말했지만 나는 빌려줌으로 타인과 책을 읽고 나누는 걸 더 선호한다. 저자는 들어오는 책은 있지만 나가는 책은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내 경험상 읽지 않는 책은 결국 끝까지 놓치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한다. 그럴 바엔 타인에게 책 나눔을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내가 책을 읽는 이유》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결코 읽지 않을 수 없는 책이다. 삶이 행복해야 하듯 책읽기도 즐겁고 행복해져야 한다. 기시미 이치로는 더욱 깊고 즐거운 책읽기로 독자를 안내해준다. 하지만 자신의 방법을 결코 강요하지 않는다. 이 책에서 저자가 책을 읽을 때 저자와 변론하라고 말했듯 독자에게 자신의 경험과 방법을 말하고 읽는 이의 방법은 어떤지 묻고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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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으로 던진 악플이 살인무기가 되다 《악플러수용소》 | 소설 에세이 2020-07-23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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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악플러 수용소

고호 저
델피노 | 2020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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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출판사 출간 전 연재 포스트에 기대평을 남겼었다. 책 주제가 흥미로웠고 추첨을 통해 증정해 준다는 글을 보고 남긴 기대평이었다. 그런데 나의 댓글에 어떤 누군가가 답글로 자본주의의 노예라며 매도하는 글을 쓴 걸 보고 매우 당황스러웠던 경험이 있다. 단지 기대평을 쓴 건데 나를 알지 못하면서 함부로 말하고 매도하며 내가 그 익명의 사람에게 답글을 남기지 못하도록 조치해 놓은 그 사람에게 매우 원통했던 기억이 아직까지 생생하다.

SNS가 발달하며 소통이 활발해진 장점이 있지만 그만큼 남을 공격하기 쉽고 마녀사냥을 당하기 쉬운 곳도 SNS다. 특히 대중에게 노출된 공인 특히 연예인의 삶은 악플과의 전투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고호 작가의 소설 《악플러 수용소》는 악플로 삶을 잃어가는 고혜나라는 인기 여배우와 악플러 처단 정책으로 수용소에 수감된 열한 명의 악플러들의 이야기다.

《악플러 수용소》는 평범한 인물들의 일상이 소개된다. 결혼을 앞둔 딸 진희를 키우며 인테리어 매장을 하는 김광덕, 부모님의 든든한 지원 아래 사법고시 1차 합격 후 2차 준비 중인 장민환, 지방에서 서울로 취직한 후 간호대학교 입학을 꿈꾸는 간호조무사 오수정, 아들쌍둥이에 딸 하나인 전업주부 신영자 그리고 무직인 박기성과 외고입시 준비중인 중 2 윤설의 어느 날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일상이 그려진다.

그 평범한 일상과 대비해 아이돌 출신 연기자 고혜나의 사망 소식이 속보로 뜨며 소설은 고혜나가 죽기 전 배우 데뷔 초부터 죽기 전까지 시간을 짚어가며 익명이 남긴 악플로 점차 삶을 잃어가는 고혜나의 모습을 순차적으로 보여준다.

소설은 대통령의 공약인 <악플러와의 전쟁>으로 수용소가 설치되고 이 악플러들이 졸지에 수감되면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그린다. 일반 감옥과는 달리 악플을 필사하고 레드볼을 취득하는 사람이 조기 출감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 소설의 제목이 《악플러 수용소》이지만 본격적인 흥미가 시작되는 부분은 바로 수용된 그들이 레드볼을 받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면서부터 시작된다. 조기 출소할 수 있지만 레드볼에 담겨진 명령을 수행해야만 하는 이들에게 운명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한 명씩 조기 출소 하게 되지만 그들 앞에 닥친 불행과 연기자 고혜나의 마지막이 서로 대비되며 긴장감을 자아낸다. 오히려 슬픈 결말을 예상할 수 있는 고혜나보다 수감되었던 이 악플러들의 결말이 어떻게 될 지 더 궁금하게 한다.


연기자 고혜나의 이야기는 우리가 그동안 봐 온 여러 연예인들의 피해 사례를 좀 더 현실적으로 보여준다. 인스타그램에 사생활을 공격하는 악플러들, 절연한 부모의 빚투 사건, 진실 여부와는 관계없이 부풀러지는 소문들이 한 사람의 인생을 어떻게 황폐화시키는지 고혜나의 모습으로 알 수 있게 해 준다.

《악플러 수용소》에서의 교정은 매우 잔인하다. 악플러들이 레드볼을 받고 출소하지만 자신의 잘못이라고 인지하지 못했던 건 교정보다 처벌에 목적을 두었기에 잘못이라는 사실을 하지 않았으까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오히려 출소 후보다 수용소에서 그들이 잘못을 알 수 있도록 했더라면 바깥 생활에서 극복하기 쉽지 않았을까? 내게 이 소설은 악플이 한 인생의 삶을 흔드는 걸 볼 수 있게 해 주었지만 그보다 개선이 아닌 처벌만을 우선시하는 정책 또한 부작용 또한 악순환을 일으킬 수 있음을 알게 해 주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게 악플을 한 그 댓글의 기억이 다시 떠올랐다. 몇 달이 지난 일이었지만 아직까지도 그 때의 당혹감을 잊을 수 없다.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는 글이 나를 상처줄 수 있다는 걸 그 때 깨달았다.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가 맞아 죽는다는 속담이 있다. 장난으로 던지는 글 한 문장이 한 사람을 얼마나 극단으로 치닫게 하는지 돌아보게 하는 소설이다. 익명성은 존중되어야 한다. 하지만 그보다 인간에 대한 예의가 우선되어야 함을 알려주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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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 힘을 키우는 운동을 할 때 삶이 바뀐다. 《근육이 튼튼한 여자가 되고 싶어》 | 소설 에세이 2020-07-22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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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근육이 튼튼한 여자가 되고 싶어

이정연 저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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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성들에게 몸은 자기 혐오의 대상이 되기 쉽다. 연예 기사만 보더라도 날씬한 여성 연예인의 몸을 찬양하고, 거리의 온갖 운동 센터에서는 Before-After 몸매를 비교해주며 아직도 이런 몸으로 살고 싶냐고 질문한다.

여성에게 콜라병 같은 몸매를 표준이라고 정하며 표준에 미치지 못하는 여성들은 게으름의 표적이 되기 쉽다. 이 사회가 지워 준 표준에 건강을 위한 운동보다 예쁜 몸매를 만들기 위한 운동이 중요시 되어 왔다.

《근육이 튼튼한 여자가 되고 싶어》의 저자 이정연씨는 사회 깊숙이 새겨든 이 관념이 운동과 건강 면에서도 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들어 냈음을 근력 운동을 하면서 깨닫게 된다. 여러 운동 방랑생활을 거치고 진정 자신의 몸을 위한 근력 운동을 하면서 느끼게 된 변화 그리고 함께 운동하는 여성들과의 연대와 성취감들을 통해 삶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를 이야기한다.


우리는 보통 근력을 연상할 때 보디 빌더 대회를 떠올리며 우리의 일상 생활과는 먼 이야기라고 생각하기 쉽다. 근력이 중요한 건 알지만 지금 당장 일상생활에서는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곤 한다. 저자는 근력이란 바로 실생활을 지탱해 주는 힘이라고 이야기한다. 먹고 자는 것은 물론 의자에 앉기, 글씨 쓰기, 세수 하기 등 우리의 근력이 필요하지 않은 부분은 없다고 강조한다. 근력이 약하면 우리의 일상이 당장 위협될 수 있음을 지각하며 금융 통장은 넉넉하게 채우지 못하지만 근육 통장은 든든하게 채울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무엇보다 여성들이 근력 운동을 하며 힘을 키워 나갈 때 건강만이 아닌 삶을 바꿔 나갈 수 있는지 이야기한다. 여성에게 접근하기 어려웠던 레슬링,주짓수등 여성들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물론 기록이 아닌 더 나은 나를 만들고 싶다는 야망을 만들어준다. 이 작은 성취감이 모여 다른 부분에서의 성취감을 만들어준다.


육아를 하면 항상 아이가 자면 이것 저것 다 해보리라 다짐하곤 한다. 하지만 아이가 잠자리에 드는 순간 피곤에 지쳐 아이들과 함게 자게 될 때가 다반사이다.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육아도 내 일상 생활도 너무 힘들었다. 체력 저하는 결국 무기력을 초래했고 직장에서도 집에서도 '오늘만 무사히'를 외쳤다.

《근육이 튼튼한 여자가 되고 싶어》를 읽으며 나는 내 피곤만을 탓했던 내 자신을 바라보았다. 나의 문제는 아이들이 아니였다. 바로 내 체력, 근력이 문제였다. 내 안에 나를 지탱해 줄 힘이 하나도 있지 않있다.



《근육이 튼튼한 여자가 되고 싶어》에서 가장 공감한 부분은 저자가 조카 봄이를 바라보며 봄이의 운동장이 지금보다 더 커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다짐하는 글이였다. 두 딸의 엄마인 나는 또래보다 키가 크고 몸이 튼튼한 딸들을 보면서 일반 사람들과 다를 바 없이 귀여운 여자 아이처럼 날씬한 몸매였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하곤 했다. 가끔씩 아이들을 돌봐 주셨던 어머니께서 아이들에게 "여자는 얍실해야 돼"라고 말씀하실 때도 이건 아닌데 생각했지만 강하게 말하지 못했다. 이런 나와 어른들의 생각이 우리 딸들의 운동장이 더 넓어지지 못하게 했다는 생각을 느끼게 만들었다. 얍실하고 날씬한 몸매가 아닌 진정 건강을 위한 운동을 할 수 있도록 우리의 생각과 행동을 바꾸어 나가는 길이 결국 내 딸과 다른 여자 아이들을 위한 길임을 알게 해 준다.


최근 코로나로 확찐자가 되어 운동을 다시 시작했다. 평소처럼 체중 감량 목적으로 운동하려던 나를 이 책이 목표를 수정하도록 다잡아준다. 체중 감량도 좋지만 건강과 내 삶을 바꿀 수 있는 건강한 운동을 하도록 조언해준다.

여성이 건강한 운동을 할 때 비로소 기울어진 운동장이 조금씩 평평해지며 미래의 아이들에게 공평한 운동장을 물려줄 수 있다. 진정 삶을 변화시키고 싶은가? 그렇다면 힘을 키우자. 건강한 운동을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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