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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랑의경 11권 | 기본 카테고리 2020-07-17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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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교랑의경 11권

희행 저
만월 | 2020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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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랑의 기억으로 첫 번째 생각해 낸게 자신의 이름인 정방! 두 번째로 생각해 낸 이름이 정평이었다. 정평과 정교랑이 어떠한 인연이 있었는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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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가 일대는 큰 길을 중심으로 정확히 남과 북, 두 구역으로 나뉘었다. 북쪽에는 새까만 기왓장으로 쌓인 큰 저택이 있고 구역이 여러 개로 나뉜 저택 내부를 구불구불 긴 회랑이 이어주었다. 구역 사이사이에 만들어진 인공 정원에는 석가산과 누각이 세워져 운치가 있었다(북정). 반면 남쪽에는 낮고 조그마한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작은 집들 사이에는 아무렇게나 쌓아 둔 볏짚이나 창고가 있어 조잡하고 비좁아 보였다(남정). 남정의 골목에서 고작 일 문만 받고 점괘를 봐주는 젊은 사내가 마을 사람들에게 사기꾼과 도둑놈 자식이란 소리를 들으면서 삿대질을 당하는 이유는 일정한 주거지가 없고 동네를 떠돌아 다니면서 어린애들 코 묻은 돈이나 집에 있는 찐빵 하나라도 갖고 오라면서 점괘를 풀어놓기 때문이었다. '무전유죄!'란 생각이 드네!  정교랑은 반근과 함께 남정의 길을 지나다 반대편에서 사내 여섯 명이 두리번거리면서 뛰어오더니 "여기 있습니다. 저 사기꾼 놈이 여기 있었구나! 정평! 어딜 도망가려고!" 골목은 난리통이 되었다. 정교랑은 정평이란 이름을 듣더니 넋이 나간 표정으로 멈춰섰고 천천히 입술을 움직여 두 글자를 뱉고 몸을 홱 돌려 사내들이 우르르 몰려갔던 골목 쪽으로 뛰어갔다. 거동이 불편하여 제대로 걷지도 못했던 정교랑이 차차 몸이 나아지면서 천천히 걸을 수 있었고 지금은 몸이 다 나아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었지만 갑자기 치맛자락을 움켜쥐고 뛴다는 것은 상상도 해볼 수 없던 반근은 소스라치게 놀랐다. 사람들을 동원하여 현상금까지 걸면서 정평을 찾았지만 남정의 골목에 숨어있는 그를 끝내 찾아내지 못했고 날이 저물어 북정에 있는 저택으로 돌아왔다. 반근은 "아씨, 혹시 그 사람 아는 분이에요"라고 물었더니 "누구인지 보지도 못했는걸. 단지 난 그 이름을 알고 있을 뿐이야." 정교랑이 미소를 띠며 고개를 저었다. 정교랑의 기억으로 첫 번째 생각해 낸게 자신의 이름인 정방! 두 번째로 생각해 낸 이름이 정평이었다. 정평과 정교랑이 어떠한 인연이 있었길래 정교랑의 기억 속에 남게 되었는지 이야기가 점점 재미를 더하고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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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랑의경 10권 | 기본 카테고리 2020-07-16 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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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교랑의경 10권

희행 저
만월 | 2020년 04월

        구매하기

진안 군왕은 자세를 바로 앉으며 빙긋 미소를 지으며 "난 압니다. 당신이 누군지 안다고요. 당신은 정방이에요."라 말했다. 시녀와 반근 모두 멈칫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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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소가 정교랑의 스승으로 추정되는 서생의 서찰을 정교랑에게 건네면서 서생은 도관 근처에 머물며 아이들에게 글을 가르쳐 주고 마을 사람들의 도움으로 생계를 유지했고 의술을 좀 알아서 병을 고치고 약도 지어줬다는 소문도 전했다. 반근은 문득 떠오르는 기억이 있는 듯했다. "네, 그런 사람이 있긴 했어요. 다들 노수재라고 불렀죠. 유모가 아플 때도 그 사람이 약을 지어 줬어요. 유모가 병을 얻은 후 도관엔 한두 번 정도 왔던 것 같아요. 유모의 병을 고쳐 주러 왔다가 나중에 유모의 병이 고칠 수 없는 지경에 이르자 안 왔어요. 그 기간이 한 일 년 남짓 됐던 것 같은데 아씨의 병을 고쳐 준 일은 없어요." 진소가 떠나자 대청에 있던 정교랑이 서찰을 열었다. 종이에 쓰인 건 단 한 문장이었다. '넌 누구지.' 서찰을 읽은 정교랑은 물이 고여있던 머리가 펑하고 터지는 기분이 들었다. "난 누구지? 난 누구야?" 정교랑의 말에 시녀와 반근은 멈칫했다. 시녀와 반근이 막 대답을 하려고 할 때 정교량의 두 눈이 뒤집히더니 그대로 쓰러졌다. 주 노야가 허둥지둥 정교랑의 상태가 어떤지 가서 본다고 밖으로 나갔다. 진안 군왕이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의식을 잃어 못 깨어난다고?" 내시가 자신이 직접 가서 살펴보고 새로운 소식이 있으면 바로 전하겠다면서 예를 표하고 물러났다. 진십삼은 진소의 저택으로 달려가 "바보였던 병은 나았아도 마음이 온전치 못해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인데 굳이 옛 지인을 찾아내다니요. 과거를 알 수 없어 혼란스러워하던 와중에 갑자기 튀어나와 큰 소리로 넌 누구냐고 외친거는 사람의 머리를 몽둥이로 내려친 것과 마찬가지인데 정 낭자가 어찌 감당하겠습니까?"라고 진소를 빤히 쳐다보며 말했다." 정혼자 왕십칠은 정교랑이 병이 났다는 말을 듣고 강주로 당장 되돌아가지 않게 되었다고 뛸듯이 기뻐했다. 정교랑을 진료한 경성에서 이름깨나 날리는 여러 명의들은 한결같이 몸에는 이상이 없고 의식만 못 찾을 뿐, 마음이나 정신의 병이라 못 고치니 다른 의원을 찾아보라고 손을 내저었다. 태의국 서재에서 이 태의는 하늘 빛이 어두워질때까지 책을 들춰보고 "이번엔 못 고칠 듯 싶다."고 중얼거리고 있었다. 내시들에게 둘러싸인 진안 군왕이 이 태의를 향해 오고 있었다. 오늘 태의가 정 낭자를 보러 갔다던데 병세가 어떠냐는 진안 군왕의 질문에 태의가 "저로서는 역부족입니다. 처음 보는 기괴한 병인데 젊을 때 사부님께 들은 적이 있습니다. 방금 의서를 찾아보다가 조금 알아낸 것도 있고요. 실심병이죠. 계속해서 자신이 누군지 묻고 있습니다. 마음과 정신이 묶여 있는 겁니다. 거기서 나오지 못하면 결국 죽습니다." 진안 군왕은 흥분하여 손을 꽉 쥐며 "뭔지 알겠다. 알겠어. 어떻게 도와야 할지 알겠다고!" 진안 군왕은 정교랑의 저택으로 찾아와 금방 가야 한다면서 두봉도 벗지 않은 채 "정교랑. 내가 왔습니다. 정교랑, 정교랑," 계속해서 이름을 불렀다. 진안 군왕은 교랑의 얼굴로 귀를 바짝 갖다 대면서 몸을 더 기울이면서 "크게 말해 봐요. 잘 안 들려요."라고 말하자 옆에서 계속 시중을 들었던 반근이 아씨께선 "난 누구지" 라고 말씀하시는 거예요. 진안 군왕은 자세를 바로 앉으며 빙긋 미소를 지으며 "난 압니다. 당신이 누군지 안다고요. 당신은 정방이에요."라고 말했다. 시녀와 반근 모두 멈칫했다. 침상 위에 있는 여인의 입술이 다시 움직였다. "난 누구지......" 진안 군왕은 웃으며 다시 몸을 숙였다. "당신은 정방입니다." 여인이 눈을 떴다. 진안 군왕은 눈을 뜬 여인을 보며 활짝 웃으면서  "정방! 정방!"이라 외쳤다. 여인은 눈을 굴려 진안 군왕을 쳐다보았다. 등불 아래의 두 눈은 별처럼 총총 빛났다. "나는 정방이다!" 정교랑은 의식을 되찾았다. 진안 군왕이 위험에 처했을때 그를 살려줬던 정교랑이 진안 군왕에 의해 자신도 살아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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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랑의경 09권 | 기본 카테고리 2020-07-15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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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교랑의경 09권

희행 저
만월 | 2020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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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의 대사인 데다 얽힌 범위가 워낙 광범위해 서북 군영의 사무를 철저히 조사해 서북 군영의 일을 맡을 관리를 싹 바꾸기 위해서 탈영병 사건은 더없이 좋은 구실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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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향은 태평거에서 시작해 정교랑이 무뢰배들을 죽이고, 주오를 죽음으로 내몰았으며, 두칠이 놀라 스스로 신선거를 바치고 경성에서 줄행랑을 치게 만들었고 중서문하성 유 교리의 것인 이춘당의 재산이 정교랑에게 떨어진 것을 보고 유 교리의 병도 정교랑과 관계가 있음을 간파해 크게 심호흡을 했다. 딸에게 "그 여인을 건드리는 자에겐 죽음 뿐이다. 이번에 제대로 걸려들었구나. 향칠이 죽은 걸 보니 확신이 선다. 서무수를 밀고한 사람은 향칠이야. 밀고한 건 향칠이지만 이 모든 사달은 너 때문이다. 지금부터 내 말 똑바로 듣지 않으면 다음에 죽을 사람은 네가 될 게야!"라고 말하자 동 낭자는 가슴을 부여잡으며 놀란 눈으로 부친을 쳐다봤다. 동 노야는 "애들 데리고 향칠한테 가서 울어라. 우선 장씨네 점포 앞으로 가서 울고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이 다 들었겠다 싶으면 관아로 가서 울어라.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향칠의 죽음이 사고사였다고 딱 잡아떼는 일이다. 그 낭자한테 우리가 이 일의 내막을 전혀 모르고 있다고 알려아 해. 우리한텐 이 모든 게 갑작스러운 사고일 뿐이다! 우린 아무 것도 모르는거야!"라고 말했다. 동 낭자가 서무수한테 연정을 깊이 품었기 때문에 데릴사위인 향칠이 분한 마음에 이성을 잃고 서무수 일행이 탈영했다는 투서를 넣어 분풀이를 했는데 뜻하지 않게 왕보당 일파가 서북 전선의 패배를 숨긴 채 승리라 고하면서 군주를 기만하고 조정을 속여 사사로운 이익을 위해 국사를 내팽개친 채 알력 다툼을 벌였으니 죽여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군의 기강이 해이해져 탈영병이 나온게 아니냐면서 후환을 대비해 일벌백계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졸지에 서북 군영의 탈영병으로 몰린 범강림, 범석두, 서무수, 서사근, 서납월, 범삼축, 서봉추는 감옥에 갇히게 되었다. 조정의 대사인 데다 얽힌 범위가 워낙 광범위해 서북 군영의 사무를 철저히 조사해 서북 군영의 일을 맡을 관리를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싹 바꾸기 위해서 탈영병 사건은 더없이 좋은 구실이 되었다. 진소는 탈영병들이 사람을 죽여 도망쳤고 증거도 명확하니 국법에 따라 참형에 처하고 관청 앞에 시신을 내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북에서 대패한 일로 왕보당이 벌을 받았는데도 폐하는 여전히 노기가 가라앉지 않았으니  진 대인 쪽에서는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고 통사는 외척의 신분 임을 내세워 거리낌 없이 행동했고 막무가내로 생트집을 잡으며 왕보당이 군주를 기만했다는 죄를 인정하지 않았다. 왕보당이 무너지긴 했으나 그 기반은 아직 남아 았어 왕보당을 일으켜 세우는 것은 쉬운 일이다. 진소의 정견과 정교랑의 바람이 일치하지 않아 진십필랑과 진단랑은 당분간 정교랑한테 놀러가지 못하고 집안 분위기가 돌아가는 분위기를 살펴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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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랑의경 08권 | 기본 카테고리 2020-07-15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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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교랑의경 08권

희행 저
만월 | 2020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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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깟 목숨이 뭐라고! 네 집안 모든 사람의 목숨을 바친다 해도 그게 다 무슨 소용이야! 저 놈을 매우 쳐라!" 진 부인의 명령이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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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랑은 진 공자에게 신선거와 태평거에서 관부의 술을 판매할 수 있게끔 하는 것과 보수사의 차를 가져다 달라고 부탁했다. 진 공자는 아예 명해선사가 직접 재배한 귀하디귀한 보수사의 차나무 한 그루를 캐서 정교랑 저택 후원에 심어주었다. 정교랑은 진 공자에게 내일 태평거 뒷마당에서 활 겨루기를 하자고 초대했고 진 공자는 흔쾌히 좋다고 했다. 다음 날 정오가 되자 주육낭은 태평거 식당 창가에 자리를 잡고 창밖으로 시선을 옮겨 눈을 찡그리며 게슴츠레 뜨니 마차 두 대가 태평거 뒷마당으로 줄지어 들어서는게 보였다. 뒷마당을 출입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태평거 사람들뿐이었다. "텅" 하는 진동 소리와 함께 긴 화살이 활시위를 벗어나 과녁의 정중앙을 맞혔다. 정교랑은 "잘 서지도 못하면서 용케도 활을 잘 쏘는군요. 절름발이 주제에 뭐하러 활쏘기와 말타기를 배우죠? 절름발이면 분수에 맞게 가만히 마차에 앉아서 남들이 활 쏘고 말 타는 걸 구경하면 되잖아요. 당신이 절름발이라는 사실을 바꿀 순 없어요."라고 진 공자에게 몰아붙였다. 주육낭이 손에 젓가락을 쥔 채 뒷마당의 문을 걷어찼다. 범강림이 화들짝 놀라며 즉시 싸울 태세를 갖췄다. 주육낭은 "정교랑! 그만하라고 했잖아! 너처럼 이렇게 끝도 없이 모욕을 주는 사람이 세상에 또 어디 있어! 뭘 어쩌고 싶은 건데?" 고함을 질렀다. 정교랑의 "뭘 어쩌고 싶은 건 아니에요. 둘이 이러는 걸 보면 내 기분이 좋아지거든요." 담담한 말에 주육낭은 화가 머리끝까지 차올라 부들부들 떨었다. 진 공자와 정교랑의 설전 끝에 진 공자가 정교랑을 보며 말을 끝내지도 못하고 뒤로 쓰러졌다. 주육낭의 머리가 웅웅 울렸다. '유 교리가 발작했을 때와 같네. 사람을 죽이는 일에 굳이 피를 볼 필요는 없구나! 세 치 혀야말로 가장 악랄하지! 저 여인이 진공자에게 차를 줬을때 알아봤어야 하는데. 그건 차가 아니다. 독이었어! 십삼이 정교랑에게 그동안 어찌 대했는데!' 주육낭은 울부짖으며 쓰러진 진 공자를 향해 뛰어갔다. 진 공자 주변에 있던 사환들은 겁을 먹은 채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그중 하나는 아예 대성통곡을 하며 소리를 질렀다. "공자님, 공자님의 숨이 끊어졌어요!" 사환 하나가 빠져나가 진 부인에게 달려가 울며서 말했다. "부인, 부인. 십삼공자께서 분을 못 이겨 숨을 거두셨습니다...주씨 가문의 신의 정 낭자 때문에 열 받아 돌아가셨다고요" 태평거 뒷마당에는 아직도 적막이 흐르고 있었다. 바닥에 쓰러진 진 공자는 꼼짝도 하지 않았고 주육낭도 그 옆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있었다. 두 사환은 벌써 입을 틀어막힌 채 우는 소리도 못내고 제압당해 있었다. 무원산 형제들은 바짝 긴장한 채로 현장을 지켰다. 정교랑은 "죽었어요? 그럼 됐네요. 죽이는 게  퍽 힘들 줄 알았는데 이렇게 쉬울 줄이야. 거의 다 죽은 것 같네. 안으로 들고 가요. 이제 치료할 수 있겠어요." 뒷마당에 있던 사람들은 이 소리에 전부 넋이 나갔다. 오후가 되자 열댓 마리 말과 마차 한 대가 태평거를 향해 돌진해 뒷마당에 멈춰 섰고 진부인과 진소부인, 진소 상공 댁 자제들이 급히 말에서 내렸다. 주육낭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진 부인에게 "정교랑은 죽을 사람이 아니면 고치지 않습니다. 십삼한테 혹여 무슨 일이 생긴다면 제 목숨으로 갚겠습니다." 말했다. 진 부인은 혀를 차면서 "네깟 목숨이 뭐라고! 네 집안 모든 사람의 목숨을 바친다 해도 그게 다 무슨 소용이야! 저 놈을 매우 쳐라!" 진 부인의 명령이 떨어지자 남녀 가릴 것 없이 모두 주육낭을 향해 달려들었다. 주육낭은 비처럼 쏟아지는 주먹질을 견디며 문 앞을 굳건히 지켜냈다. 진소 부인이 뒤에서 "그만 때려라. 할 말이 있으면 말로 해야지!" 외치면서 다가갔다. 진소 상공 댁에서 데려온 이들이 진 부인의 사람들보다 더 많다 보니 금세 밀려났다. 진 공자의 부친인 진 시강이 손을 떨며 관청에서 뛰쳐나가 말고삐를 쥐었다. 진소는 초조한 얼굴로 진 시강의 말고삐를 낚아챘다. 진 시강이 진소를 내려다보고 "정 낭자가 십삼을 해친 자라면 내 기필코 그 낭자를 죽이고 말 겁니다!"고 했다. 진소는 전국 시대에 지극한 충심으로 인해 죽은 문지의 이야기를 말하자 진 시강이 멈칫했다. 말 여러 필이 태평거를 향해 달려오자 진 부인은 눈물이 주르룩 흘러내렸고 진소 부인도 눈물을 훔치고 있었다. 진소가 문 앞을 내다보자 족히 열댓 명은 되어 보이는 사람들이 문 앞을 지키고 서 있었다. 자신의 아들 둘과 사환들, 주씨 가문의 주육낭과 정교랑의 의남매인 사내들 몇 명이었다. 일촉즉발의 순간이 정교랑에 대한 진소 부부의 믿음과 무원산 형제들로 인해 무사히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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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랑의경 07권 | 기본 카테고리 2020-07-14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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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교랑의경 07권

희행 저
만월 | 2020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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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을 잃어가던 이대작은 그 말에 퍼뜩 정신을 차리고 살려달라고 버둥거리며 손을 뻗어 기어가려고 했으나 곧 누군가에게 몸뚱이와 앞으로 뻗었던 손도 밟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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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칠은 술잔을 단숨에 비우고 탁자 위로 잔을 내던지며 통괘하게 웃어댔다. "주씨 가문 그 늙은이. 이젠 끝났어. 일개 무관 주제에 겁도 없이 문관에 맞서려 들어? 그것도 중서문하성 관료한테? 꼬투리를 잡으려 들면 어려울게 뭐 있나? 떳떳하게 대놓고 말한들 누가 어쩌겠어?" 관리인이 "주씨 가문만 불쌍하게 됐네요. 돈을 크게 쓰지 않은 이상 무사히 빠져나오긴 힘들텐데요. 그럼 태평거의 주인이 곧 두씨로 바뀌겠습니다." 웃으며 말했다. 두칠은 "한 가지가 남았다. 의조부 유 교리가 나섰으니 나도 분풀이를 해야지. 사리 분별도 못 하는 이대작 놈 말이다. 따끔하게 혼내 줘야지" 냉소를 지으며 장정 네다섯 명에게 지시를 했다. 성문이 닫히자 어둠이 내린 큰 길에도 인적이 드물어 오 관리인이 시간도 늦었는데 가지말라고 말했으나 이대작은 며칠째 집에 못 들어갔으니 오늘은 가야된다며 등롱을 들고 나귀를 끌었다. 밤은 어두웠고 집으로 천천히 걸어가는 이대작에게 장정 네다섯 명이 순식간에 달려들어 자루를 씌웠고 졍면에서 몽둥이가 날아왔다. 처참한 비명이 밤하늘을 가르자 사방에서 개 짖는 소리가 들려왔다. "됐다. 목숨은 붙어 있게 해라. 그렇지만 오른손이 없는 숙수도 음식을 만들 수 있는지." 사내가 껄껄 웃으며 말했다. 정신을 잃어가던 이대작은 그 말에 퍼뜩 정신을 차리고 살려달라고 버둥거리며 손을 뻗어 기어가려고 했으나 곧 누군가에게 몸뚱이와 앞으로 뻗었던 손이 밟혔다. 누군가가 땅바닥을 나뒹굴며 꺼져가던 등롱을 들어 빛을 비추면서 단도를 꺼내 손목을 잘랐다. 천지는 칠흑처럼 어두워졌다. 두칠의 악랄함은 끝이 없고 두칠의 양부인 유 교리는 겹겹의 장막 뒤에 홀로 앉아 자신의 손으로 내쫓고 가로챈 남의 집 가산과 처자식들을 손으로 꼽아 보며 광적인 웃음을 터뜨렸다. 유 교리 집안에는 수많은 재산이 있고 논밭만 해도 고향 땅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풍족한 형편이었지만 경성 사람들 앞에선 늘 삼십 년 전 서생 같은 모습으로 사람을 대하면서 검소하게 살았다. 가면을 쓴 유 교리와 두칠은 머지않은 날에 주씨 가문 정교랑에게 모질게 당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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