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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친딸'에서 엄마이자 친구, 딸이 되기까지 | 리뷰 2013-01-11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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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내가 보고 싶었던 세계

석지영 저/송연수 역
북하우스 | 2013년 01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별 다섯 개가 아깝지 않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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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여성 최초 하버드법대 종신교수, 미국 40세 미만 최고의 변호사 선정, 2011년 자랑스러운 한국인 수상, 매사추세츠 로이어스 위클리 선정 최고의 여성법학자... 석지영을 수식하는 용어들은 하나같이 화려하다. 수식어만 화려한 것이 아니다. 영재학교 헌터스쿨을 졸업하고 예일대에 입학, 마셜 장학금의 지원을 받아 옥스퍼드대 대학원에서 스물여섯살의 나이에 문학박사를 받았고, 하버드 법대에 진학한 후로 미국 대법원 법률서기, 뉴욕 맨해튼검찰청 검사로 재직, 하버드대 교수로 임용되는 등 학문이면 학문, 명예면 명예. 살면서 오직 한 길만 걸어도 얻을 수 있을까 말까한 이력들을 그녀는 마흔이라는 젊은 나이에 모두 이뤘다.

 

그녀의 이력을 보면 한 단어가 떠오른다. 엄.친.딸.

 

공부도 잘 하고, 일도 잘 하고, 좋은 가정환경에, 외모도 근사하고, 학창시절에 발레와 피아노를 전공해서 예술적인 소양도 상당하다. 어떻게 사람이 이럴 수 있을까? 같은 여자고, 같은 한국인인데. 나와 비교하면 천지차이다. 만약 학창시절에 같은 반에 이런 친구가 있었다면, 게다가 그 아이의 어머니와 우리 어머니가 아는 사이였다면 '엄마 친구 딸 누구는'으로 시작되는 잔소리 꽤나 들었을 것이다.

 

석지영의 이름을 알게 된 것은 작년 이맘 때쯤. <법의 재발견>이라는 책을 통해서였다. 법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그녀의 하버드 법대 종신교수 임용 소식이 전해진 후 국내에 처음 소개된 책이라 관심이 가서 읽어보았다. 이런 책을 쓰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궁금한 마음에 국내에 방영된 그녀를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찾아서 보았다. 역시나 그녀는 엄친딸다운 인생을 살아온 사람이었다. 좋은 집에 태어나 좋은 학교를 거쳐 좋은 직장에 다니고 있는.

 

그런데 뭔가 걸리는 것이 있었다. 학창시절 그녀는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진학한 아메리카발레학교에서도 두각을 나타냈을만큼 발레를 잘했고 사랑했다. 그러나 학업을 중시하는 부모님의 반대로 그 꿈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그 말을 할 때 그녀의 표정은 결코 내가 상상했던 엄친딸의 그것이 아니었다. 그 후로 오랫동안 그녀의 표정이 잊혀지지 않았는데, 이번에 출간된 그녀의 자서전 <내가 보고 싶었던 세계>를 읽고 그 표정의 진짜 의미를 알 수 있었다.


이 책에는 이북 출신인 부모님의 성장 배경과 만남, 결혼부터 그녀의 출생, 이민, 학창생활, 하버드 법대 교수가 되기까지의 일들이 자세히 나와 있다. 그녀는 서문에 어린 시절의 기억이기 때문에 부족하고 왜곡된 부분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썼지만, 꼼꼼하고 담담한 문장들은 그녀의 경험과 생각을 전하기에 충분했다. 

 

그녀의 삶은 결코 엄친딸 같지 않았다. 물론 주어진 조건과 결과는 그렇게 보일지 몰라도, 적어도 어린 시절 그녀의 내면은 혼란과 고통으로 얼룩져있었다. 한국 가정에서 딸만 셋 있는 가정의 맏딸로 태어났다는 부담감, 서울대 의대와 이대 약대 출신인 부모의 높은 교육열, 이민이 주는 스트레스, 언어장벽, 학교에서의 부적응 등 고통을 주는 요소가 너무 많아서 오히려 가진 것을 누릴 여유도 없었다. 거기에, 발레리나가 되고 싶다는 - 겨우 찾아낸 꿈, 삶의 희망조차도 대입을 우선시하는 부모의 욕망으로 인해 포기해야 했다. 살아도 사는 것이 아니었다는 그녀의 고백에 독자인 나까지도 마음이 조이는듯 했다.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야 그녀는 또다른 삶의 희망을 찾아갈 용기를 낼 수 있었다. 그 새로운 희망은 문학이었고, 그 후에는 법이었다. 매일아침 눈뜨는 것이 행복하고, 이제는 자신의 삶에 만족한다는 그녀의 글을 읽으며, 어쩌면 먼 길을 돌고 돌아야했던 지난 시간들이 모두 의미가 있고, 하나의 운명으로 연결된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한때는 꿈을 꾸었고, 자유를 원했으며, 자신의 뜻대로만 살고 싶었으나 인생은 그렇게 녹록하지 않다. 그림자를 끌어안을 수 있는 사람에게만 빛을 누릴 자격이 주어지는 것은 아닐까.

 

주어지는 삶을 묵묵히 받아내는 것 - 그것은 이 엄청난 이력의 엄친딸 법학자에게도 공평하게 주어진 삶의 진리였다. 엄친딸로만 보였던 그녀가 두 아이의 엄마이자 누군가의 친구이며 딸인 평범하고 소박한 사람으로 다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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