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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내가 사랑한 유럽 TOP10

정여울 저/대한항공 여행사진 공모전 당선작 등 사진
홍익출판사 | 2014년 01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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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평론가 정여울의 책을 처음 읽은 게 언제인가 하고 찾아봤더니 작년 봄이었다. (블로그에 서평을 쓰는 건 이래서 좋다. 언제 어디서나 읽은 책의 기록을 찾아볼 수 있는, 나만의 아카이브다.) 무턱대고 책을 읽는 것보다는 전문가의 해설을 참고해가며 읽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정기적으로 서평집이나 평론집 같은 책을 읽는 편인데, 정여울의 책은 깊이도 있거니와 문장이 좋아 손길이 닿는 대로 모으고 즐겨 찾다보니 어느덧 바이블처럼 아끼게 되었다.



그래서일까. 올해 초 그녀가 ​<내가 사랑한 유럽 Top 10>이라는 책을 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반갑기보다는 의아했다. 문학 에세이를 주로 쓰고, 다른 주제의 책을 쓰더라도 인문학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던 저자가 여행 에세이라니, 뜬금없었다. 이 책이 몇 달 동안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오른 것도 모자라 후속편까지 나오는 것을 보면서는 서운한 마음마저 들었다. 후속편 제목을 빌리자면, '나만 알고 싶은' 작가였단 말이다!



걱정 반 의심 반으로 책을 읽어보니 기우였다. 여행지에 얽힌 추억과 그곳에서의 감상을 잘 알려진 소설이나 책과 연결하는 것은 기존의 저서와 다르지 않아 반가웠고, 나는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유럽의 구석구석을 저자의 시선으로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저자가 출연한 팟캐스트 방송을 들어보니(정이현의 낭만서점) 이 책의 기획과 구성, 심지어는 제목까지도 저자의 의도와는 거리가 멀었다고 한다. 출판사의 기획 의도와 편집에 맞춰 글을 쓸 수 밖에 없는 오늘날의 작가들의 현실은 안타깝지만, 그런 와중에도 저자의 스타일과 글맛은 꼿꼿하게 살아있어서 애독자로서 안심이 되었다.



글도 좋지만, 나는 저자의 이력이 인상적이었다. 1년에 한 번씩, 10년 동안 열 번 이상 유럽 여행을 한 저자가 처음 유럽 땅을 밟은 건 지금 내 나이와 같은 스물아홉 살 때. 남들 다 직장 다니고 시집장가 가는데 돈 벌기 어렵다는 문학 박사학위 하나 달랑 들고 여행 다닐 생각만 한다고 구박받던 그 시절의 저자는, 십 년 후 여행 에세이를 써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될 거라고 짐작도 못 했을 것이다. 그녀가 하는 공부와 글쓰기, 여행 - 무엇 하나 돈 안 되고 세상 흐름에 뒤쳐지지만, 십 년을 꾸준히 하니 일가를 이루었다. 그 저력은 역시 유럽 여행에서 비롯된 것일까? 새삼 유럽에 가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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