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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글쓰는 이유 [서른아홉,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다] | 리뷰 2015-05-12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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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서른아홉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다

서진 저
엔트리 | 2015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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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글을 쓰는 걸까.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해 소설가가 되고 싶은 마음도 없고, 100만 부를 파는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고 싶은 마음도 없다. 그저 책을 읽고 감상을 끼적이는 게 좋고, 나처럼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인터넷 상으로나마 책 이야기를 나누는 게 좋을 뿐이다. 허나 이대로 좋은 걸까. 뭔가 결과물이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취미를 그저 취미로만 간직해도 될까. 애초에 내 글은 어떤 수준일까. 괜히 읽는 사람의 시간만 뺏는 것은 아닐까. 나는 왜 글을 쓰는 걸까. 나는 왜 글을 쓰는 걸까...


일은 재미없고, 돈은 없고, 비는 내리고, 기분은 울적했던 오늘. 퇴근길 지하철 창 밖을 보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나는 왜 글을 쓰는 걸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블로그에 서평을 쓴다고 해서 누가 돈을 주는 것도 아니고 파워블로거로 뽑아주는 것도 아니다. 나중이라면 몰라도 지금 당장 책을 낼 것도 아니고 그럴 수준도 아니다. 퇴근하면 방에 틀어박혀 글 쓰고 남들 놀러 나가는 주말에도 책만 읽는 나를 보며 부모님은 걱정하신다. 다른 집 딸들은 벌써 시집 가서 애가 몇이고, 그게 아니면 너 책 읽을 시간에 투잡 뛰며 돈 번다고 채근하신다. 나라고 그럴 마음이 없겠는가. 그런데도 책 읽을 때가 가장 행복하고 글을 쓸 때가 가장 짜릿하고 재미있는데 어쩌나.


진짜 공부는 학교를 그만두면서부터였다. 선생님도 교과서도 정답도 없는 진짜 인생 공부. 이 책은 그 이후부터 지금까지 내가 살아가면서 알게 된 것들을 짤막하게 모은 것이다. 방황을 하고, 여행을 하고, 잡지를 만들고, 결혼을 하고, 강아지와 고양이를 기르다 소설가가 되었다. 어린이를 가르치고, 청소년도 가르치고, 조카도 가르치고, 대학생을 가르치고, 어르신들도 가르쳤다. 그리고 기타를 배우고, 피아노를 배우고, 작곡을 배웠다. 실수도 있었고 성공도 있었다. 하지만 서른 즈음부터 지금까지 10여 년간 학교 밖에서 배운 것들을 통해 나는 조심스럽게 말할 수 있다. '인생은 원하는 대로 살아도 괜찮구나.' 당연한 말이지만 경험을 통해 확신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당신이 몇 살이든 간에 조금 더 일찍 그 사실을 깨달았으면 좋겠다. 나이가 들수록 원하는 대로 살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드니까. (pp.4-5)


<서른아홉,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다>의 저자 서진도 그랬을까. 저자의 전작 <파라다이스의 가격>을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나서 신간도 읽어 보았는데 역시 좋았다. 부산대학교 기계공학과에서 박사 과정을 하다가 포기하고 이십대 후반의 나이에 작가로서의 삶을 살게 된 저자는 '진짜 공부는 학교를 그만두면서부터였다'고 말한다. 소설을 써서 돈이 안 되면 에세이나 칼럼을 쓰고, 그래도 안 되면 글쓰기를 가르쳐서 돈을 벌었다. 그걸로 결혼도 하고 강아지와 고양이도 거두고 여행도 다니고 취미 생활도 즐기며 산다. 남들 일하는 시간에 집에 있는 게 심심하면 취미를 만들면 된다. 저자는 피아노를 배우고 기타를 배우고 작곡을 배웠다. 그걸로 혼자 놀기도 하고 친구를 사귀기도 했다. 학교에선 공부 잘해서 취직하고 돈 버는, 한 가지 삶의 모습밖에 가르쳐주지 않는다. 그것만이 정답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사회에 나와 세상엔 정말 많은 직업이 있고 돈 버는 길이 있고 삶의 모습이 있다는 걸 알고 놀랐다. 그걸 모르고 한 가지 삶의 모습만, 정답이라고 배운 삶만 고집한다면 나만 손해 아닐까?


그런데 나도, 내게 조언을 해준 사람들도 몰랐던 것이 있다. 어떤 장래희망이든 자기가 진정 좋아해서 시작한다면, 꾸준히 한다면, 우리가 걱정하는 일들은 대부분 자연스럽게 해결된다는 것이다. 어차피 세상의 기준에서 안전하다는 길도 따지고 보면 전혀 안전하지 않다. 사실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길은 재능도 없고, 하기도 싫은 일을 안전하다는 이유로 하는 것이다. (p.46) 

 

저자가 계속 글을 써서 다행이라고 느낀 것처럼 나 역시 글쓰기를 놓지 않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나는 왜 글을 쓰는 걸까. 돌이켜보면 글쓰기는 나의 가장 오랜 벗이다. 어린 시절 어머니가 일하러 나가시고 동생은 그림 그리느라 바쁘면 혼자서 책을 읽고 글을 썼다. 학교에 다니면서 글쓰기는 취미이자 특기가 되었다. 글쓰기 대회에 곧잘 불려 나갔고 큰 상도 여러 번 탔다. 방송반에서 대본을 쓰고 교지편집부에서 기사를 쓰고 편집하는 일도 도맡았다. 가장 좋아한 건 역시 친구들에게 편지 쓰기였다. 많으면 하루에 너다섯 통씩 썼다. 생각해보면 일기도 안 쓰고 글쓰기 교육을 따로 받지도 않은 내가 하루에 한두 편씩은 너끈하게 글쓰는 습관이 생긴 건 다 그 시절의 편지 덕분이다.


글쓰기는 나의 유일한 비빌 언덕(?)이었다. 대학교 시절 취미로 만든 블로그로 대회에 나갔다가 엉겁결에 최우수상을 탔다. 그걸 계기로 IT 기업에서 인턴도 하고, 웹진 기자도 하고, 정부 부처 기자단도 했다. 사교적인 성격이 아닌 내가 대학 시절에 사귄 사람들은 모두 그 인연이다. 졸업과 함께 일체의 활동을 접고 고시 공부를 시작했을 때도 글만큼은 계속 썼다. 시험에 떨어지고 학원비와 교재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할 때도 썼다. 덕분에 고시를 포기하고 뒤늦게 사회 생활을 시작하기가 수월했다. 국문과를 나온 것도 광고홍보학과를 나온 것도 아니고 영업이나 기획 경험은 전무하지만 몇 년 째 블로그에 글을 썼다는 것은 꽤 괜찮은 스펙이 되었다.  


어떻게 사는 게 행복한 걸까? 나는 인생에서 무얼 바라는 걸까? 사춘기에 해야 할 고민을 나는 20대 후반이 되어서야 했다. 초등학교 6년, 중고등학교 6년, 대학교와 대학원까지 6년...... 18년 동안 나는 무얼 공부했던 걸까? 이 질문에 나는 자신만만하게 대답할 수 없었더. 고등학교를 내신 1등급으로 졸업했는데 갑자기 꼴찌 등급의 인생이 된 것처럼 느껴졌다. 인생에 가장 중요한 질문에 대답할 수 없다니. 진짜 낙오자는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해 실패한 사람이 아니라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는 사람일 것이다. (p.67)


글쓰기는 삶의 낙이자 이유이기도 하다. 나는 미술을 하는 동생이 부러웠고, 동생처럼 자신의 예술적 재능을 발휘하며 사는 사람을 동경했다. 내가 쓰는 글은 비록 예술의 끝자락에도 못 미치지만 이렇게라도 내 생각을 펼치고 조립해서 남들에게 보여주는 일이 나로서는 즐겁다. (극히 드물지만) 어쩌다 마음에 쓰는 글이 나오면 구름 위를 걷는 것처럼 들뜨고, 좋아하는 작가들의 글을 읽으며 나라면 어떻게 쓸까 상상할 때 행복하다. 지금 글을 쓰고 있지 않다면 결코 이런 기분을 느낄 수 없었을 것이다. 


저자는 '진짜 낙오자는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해 실패한 사람이 아니라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는 사람일 것'이라고 했다. 저자는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지 못했고 박사 과정을 포기했고 많은 사람들이 따르는 삶의 루트로부터 벗어났지만 결국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게 되었다. 나도 원하는 대학에 떨어졌고 고시를 포기했고 남들보다 늦게 취업해 여태껏 독립하지 못했다. 저자처럼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 있진 못해도 원하는 것은 확실히 안다. 나는 왜 글을 쓰는 걸까. 그건 내가 서른이 되도록 크고작은 성공과 실패를 겪으며 알게 된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더 이상 이유는 필요 없다. 계속 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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