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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름이 있었다》 사람의, 사람에 의한, 사람을 위한 시집 | 19' 파워문화블로그 16기 2019-04-29 10:19
http://blog.yes24.com/document/11272116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나는 이름이 있었다

오은 저
아침달 | 2018년 09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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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손은 마음이 아파>에 이어 두 번째로 읽은 오은 시인의 시집. 같은 시인이 썼고 비슷한 시기에 나온 시집이건만, 왠지 나는 두 시집이 서로 많이 다르다고 느꼈다. <왼손은 마음이 아파>에 실린 시들이 간결하고 담백한 느낌이라면, <나는 이름에 있었다>에 실린 시들은 왠지 모르게 묵직하고 진한 느낌이랄까.  그러고 보니 순백의 표지와 진녹색의 표지가 각 시집의 느낌을 미리 알려주는 듯도 하다.


<나는 이름에 있었다>에는 33편의 시와 2편의 글이 실려 있다. 이중 제목이 '~사람'인 시만 21편이다. '도시인', '애인', '무인공장', '주황 소년'처럼 사람을 뜻하는 한자 '인(人)'과 사람의 하위 분류에 속하는 '소년'이 제목에 들어있는 시를 더하면 총 25편이 사람에 관한 시다('58년 개띠'도 사람의 특성을 나타내는 단어가 포함된 제목이지만 여기에는 포함하지 않았다). 그만큼 시인이 사람을 만나 사람을 겪고 사람을 생각하고 관찰하여 쓴 시가 많이 담겨 있다. 시인의 표현을 빌리자면 '사람답게 사람을 궁리하'여 쓴 시들이랄까.


이중 가장 마음에 남는 시는 '유예하는 사람'이라는 시다. 시 속 화자는 새벽에 고등학교 동창의 죽음을 알리는 부음을 받는다. 장례식장에 도착한 화자는 그제야 친구와 '친했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둘은 한때 같은 축구부에서 공을 찼고, 부활동이 끝난 후 옷을 갈아 입으며 장래에 뭘 하고 싶은지에 관해 이야기하곤 했다. 졸업 후 화자와 친구는 오랫동안 소원했다. 화자는 그 시절 그 추억은 그대로인데 친구는 더 이상 지금 여기에 없다는 사실이 야속하다고 느낀다. 멀리 있다고 느꼈던 죽음이 이만치 가까이 있다는 사실을 문득 깨닫고 허기가 진다.


이 시가 유독 마음에 남는 건 시 속 화자와 거의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작년 여름에 고등학교 때 친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고등학교 시절 가장 친하게 지낸 친구였고, 서로의 사정으로 오랫동안 연락을 하지 않았기에 장례식장에서 영정 사진을 본 순간 슬픔과 미안함과 원망과 죄책감의 감정이 밀물처럼 밀려왔다. 장례식장에서 친구와 이별한 후 오늘까지 단 하루도 친구 생각을 안 한 날이 없다. 친구와의 추억은 그대로인데 정작 친구는 지금 여기에 없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읽는 사람'이라는 시도 좋았는데, 이 또한 시 속 화자가 나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취미가 뭐냐고 묻는 질문 앞에 작아지기 일쑤였던 화자는 독서가 가장 무난한 취미라는 말을 듣고 읽는 사람이 되기로 결심한다. 그 날부터 화자는 언제 어디서나 읽었다. 벤치에서든 식당에서든 지하철에서든 화장실에서든 계속 읽었다. 책이나 잡지나 신문이나 벽보나 전단이나 우윳갑 뒷면에 적힌 영양 성분까지 닥치는 대로 읽었다. 그러던 어느 날 공원에서 자주 마주치던 사람이 그에게 다가와 물었다. '근데 읽지 않을 땐 대체 무얼 하세요?' 그는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한 충격을 받았다. '수만 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을 읽었지만 그는 정작 제 마음만은 읽지 못했다'


처음엔 이 시를 낄낄거리며 읽었다. 언제 어디서나 닥치는 대로 읽는 화자의 모습이 너무 나 같아서 웃음이 나왔다. 그런데 마지막 문장을 읽고서는 도저히 웃을 수가 없었다. 읽는 것 말고는 다른 취미가 없어서, 이제까지 수천 권에 달하는 책을 읽었지만 정작 내 마음만은 읽지 못해서 민망하고 부끄러웠다. 어쩌면 이제 나에게 '읽는 사람' 말고 다른 별칭이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쓰는 사람', '만드는 사람', '하는 사람' 등등. 나는 과연 어떤 사람이 될까. 나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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