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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미식여행 떠나요~~ | 기본 카테고리 2019-11-24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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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세상에 맛있는 게 이렇게나 많다니

장완정 저
밥북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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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맛있는 게 얼마나 많겠나? 그런데 우리는 그 맛난 걸 다 맛보지 못하고 생을 마감한다. 직접 맛보지는 못해도 사진과 텍스트로 만나는 음식의 내음을 상상하며 침을 흘릴만한 책이 나왔다. 나처럼 먹는 거 별로 좋아라하지 않는 사람이 읽어도 절로 군침이 돌것이다.

 

푸드 저널리스트 장완정씨의 책 <세상에 맛있는 게 이렇게나 많다니!>이다. 저자는 영국에서 음식공부를 하고 제빵과 페이스트리 국가 기술 자격을 취득한 후 영국 월간지 ‘파티시에’에 빵과 케이크를 소개하는 글을 쓰면서 푸드너널리스트 활동을 시작했다. 이 책은 <떠나고 맛보고 행복하다>를 펴낸 후 6년여 동안 여행하면서 만난 맛의 세계를 독자와 공유하기 위해 썼다고 한다. 맛의 나라 하면 대표적인 이탈리아, 프랑스를 필두로 동?서유럽 열두 나라로 저자와 함께 미식여행을 떠날 수 있는 책이다.

음식이나 요리에 관심 있는 일반인부터 요리에 관심 있는 전공자라면 흥미롭게 읽게 될 것이다. 나처럼 음식에 관심은 없어도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사실 나는 이 책에서 소개하는 메인 디쉬보다는 디저트나 케이크, 빵이 나오는 부분을 더 집중해서 읽었다. 이렇게 말하고 보니 이 책은 누구에게나 쉽고 재밌고 맛있게 읽힐 책이다.

책의 순서를 살펴보자.

1장 달콤한 인생에서는 디저트를,

2장 미쉐린 스타 셰프의 철학을 보다는 제목처럼 유럽에서 미쉐린 스타를 받은 유명 식당을 방문한다.

3장 전통을 지키는 장인의 손맛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유럽의 쉐프들을 만나보고,

4장 스토리 오브 테이스트에서는 흥미로운 요리 재료와 음식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이 책은 1장을 펴면서부터 내 맘에 딱 들었다. 디저트와 커피 좋아하는 내 스타일이었기 때문이다.

 

첫 방문지 부다페스트 뉴욕카페에 가면 일단은 아주아주 널찍한 공간에 압도당한다. 그리고 그 역사에 두 번 놀라게 된다. 1894년 10월 23일에 완공된 호텔 뉴욕 팰리스 1층에서 이 뉴욕카페가 시작되었다. 하루종일 뉴욕카페의 독특한 분위기를 즐기려는 사람들의 행렬이 이어진다. 이 곳에서 헝가리 전통 케이크 도보스 케이크나 에스터 하지 케이크를 비롯하여 다양한 식사, 아이스크림, 커피와 음료를 오전 9시부터 밤 12시까지 맛볼 수 있다.

 

그 다음으로 영국차와 디저트, 이탈리아 페루자의 유로초콜릿 페스티벌에 대해 읽다보니 당장이라도 유럽에 달려가 맛보고픈 맘이 절로 들었다. 에구... 유럽에 한 번도 못 가본 1인은 그저 침만 흘릴뿐...

 

2장에서는 저자가 직접 방문한 이탈리아, 모나코, 스페인의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을 간접 경험해보고 스타 셰프들의 요리 철학을 엿볼 수 있다.

인터뷰한 스타 셰프들의 공통점은 자신의 삶을 행복하게 생각하고 늘 쉬지 않고 연구한다는 것이다. 프랑스 “루이 15세-알랭 뒤카스”레스토랑의 상드로 셰프는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 셰프의 자질로 ‘엄격함, 인내, 열정’을 꼽았다. 스페인 로케 레스토랑의 조르디 셰프가 받은 질문 “훌륭한 셰프가 되는 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의 대답은 이렇다. 많은 호기심을 가져야 하고 열심히 일하는 것이다. 셰프는 요리를 즐길 줄도 알고 다양하게 먹어봐야 한다. 꾸준하게 일하다 보면 길은 반드시 열린다.”

스페인 "무가리츠 레스토랑"편에서는 요리란 역시 창의성이라는 걸 확인했다. 안도니 셰프는 빨강 머랭을 만드는 재료로 돼지피를 사용했다. 마카롱의 기본인 머랭의 재료가 달걀 흰자인데 달걀 대신 돼지피로 도톰하니 빨갛고 예쁜 머랭을 만들어 낸 것이다. 마카롱이 오븐에서 구워지는 동안 피 맛은 사라지고 피 색깔은 다크 초콜릿 같은 색으로 변한다. 텍스트로 이해는 되었지만 실물이 보고 싶었는데 그것은 사진으로 제공되지 않아 아쉬웠다. 어떨지 보고 싶었는데...

프랑스 "폴 보퀴즈" 레스토랑은 오픈 이래 메뉴를 거의 바꾸지 않았다고 한다. 쉐프 보퀴즈씨는 “가장 큰 변화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은 것”이라며 아주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했다. 보퀴즈 레스토랑에서 제일 시선이 오래 머문 페이지도 디저트 사진이었다. 프레지던트 초콜릿 케이크는 한송이 꽃같은 예술이었다.

페이스트리 셰프 프레데릭이 마음에 새기는 두 가지는 이것이다.

“사람들은 어려운 것을 하려고 하지만 오히려 간단한 것이 더 어렵다.” “너무 멀리 바라보지 않고 가까이 있는 것을 주시해라.”

미쉐린 스타를 받은 유명 레스토랑의 전통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게 아님을 알 수 있었다.

3장에서 매료된 장인은 “오리지널 모차르트쿠겔”이다. 내가 꼭 가보고 싶은 유럽도시 중 1위는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이다. 모차르트의 숨결을 느껴보고 잘츠부르크 페스티벌도 즐기고 싶고 그 유명하다는 모차르트 초콜릿을 맛보고 싶기 때문이다.

어떤 음악평론가는 모차르트 생존시엔 그렇게도 홀대하더니 사후엔 모차르트 팔아서 먹고사는 야멸찬 잘츠부르크 사람들이라고 흉보기도 하던데 그래도 나는 모차르트의 향기가 어떻게 울궈지는지 경험하고 싶다.

1890년대에 탄생한 원조 모차르트쿠겔의 역사를 알았으니 그 맛이 더 진득하고 깊지 않을까 기대가 된다.

 

4장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나라는 ‘조지아’이다. 조지아는 동유럽과 서아시아의 음식 문화가 교류하는 곳으로 입맛을 사로잡는 요리들이 넘쳐난다. 전통음식축제인 ‘수프라’가 2017년 ‘조지아의 무형문화유산’으로 기록되어 있다. 조지아의 전통 음식들중 조지아이들은 물론 여행객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음식은 ‘하차푸리’다.

 

저자가 먹어본 하차푸리는 한결같이 기가 막히게 맛있었단다. 그 이유는 조지아인들은 슬프거나 안 좋은 일이 있을 때는 빵 반죽을 만지지 않는다는데, 맛있는 하차푸리를 만들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음식의 맛을 결정하는 요인은 재료뿐 아니라 만드는 이의 감정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되었다.

이 책은 앞에서도 언급했다시피 요리와 음식에 관심있는 사람이 아니어도 충분히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책 한 권으로 유럽 한 바퀴를 돌며 맛난 음식을 눈으로 맛보기에 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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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마지막 샘터~ | 기본 카테고리 2019-11-23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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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샘터 (월간) : 12월 [2019]

샘터편집부 편
샘터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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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2월 월간 샘터 소개는 발행인 김성구씨의 인사 전체를 올립니다.

내년이면 샘터 창간 50주년인데 49년만에 폐간 위기를 맞았다가 기사회생하여 50년을 기념할 수 있게 되었다는 내용이니 꼭 전문을 읽어주시길 바라겠고요, 따로 부연하지 않겠습니다.

 

 

벌써 2019년을 마무리하는 달, 12월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잡지는 그보다 한달 빨리 독자 곁을 찾아오고, 기자와 출판사는 출간 몇 달 전에 취재를 하고 원고 의뢰를 합니다. 어떤 책인들, 잡지인들, 쉽게 나오는 게 있겠습니까만, 월간 샘터는 3500원이라는 판매가를 계속 유지하면서 매달 출간을 하니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게 인지상정이었겠지요.

 

매 달 실린 기사와 투고 글들을 읽으며 예상은 했지만 이번 폐간 위기의 속사정을 알고 보니, 12월호의 내용들을 대충 읽을 수가 없었습니다. 활자 하나하나에 깃든 정성이 느껴져서 한꼭지 한꼭지 어루만지듯 읽었습니다.

이해인 수녀님의 시. "12월의 반성문"을 읽습니다.

 

"살아오면서 감사한 일들이 많았으나 그 감사를 깊이 되새김하지 못하고 충분히 표현을 못한 채 건성으로 지나친 적이 많았음을 용서하십시오."

 

늘 책을 받아 읽으며 고마운 마음을 충분히 표현하지 못했네요.

용서하십시오!!

감사합니다~~^^

 

 

이번 달 특집, "올해 가장 잘한 일, 못한 일"에 소개된 7명의 사연들은 대부분 잘한 일로 자신을 칭찬하고 뿌듯해 하는 내용입니다. 읽는 이들도 같이 기뻐할만했고, 저는 올 해 잘한 일과 못한 일을 돌아보았습니다. 가장 잘한 일이 딱 떠오르는 걸 보니 기쁜 일이 맞나 봅니다. 지난 6월, 막내동생 공무원 합격 축하를 위해 친정부모님 모시고 제주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친정식구들과 여행간 건 이번이 처음이라 더 의미있었고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12월이라 그런지 나무이야기도 인물이야기도 연말에 어울리게 꽉 차는 느낌이었습니다

 

"나무에게 길을 묻다"에서는 추운 겨울에 붉은 꽃을 피우는 동백나무를 소개합니다. 동백나무가 추위를 이겨내고 아름다운 꽃을 피워내듯, 우리도 닥쳐오는 현실의 어려움을 이겨내며 더 바른 길로 나아가야 한다는 필자의 글이 이번에 샘터가 겪은 일에도 딱 맞는 말인듯 합니다.

 

 

이번 호에 만난 인물들의 삶도 인상적입니다. <여명의 눈동자>로 유명한 추리소설가 김성종씨, 가수에서 화가가 되어 독특한 방식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권지안씨, 20대에 난소암 투병기를 유튜브에 올린 조윤주씨, 또다른 유튜브 스타 김정화씨는 커버가수 '제이플라'로 유명한데 모두 다 대충 읽기에 아까운 사연의 주인공들입니다.

그런데 저는 가짜같은 진짜 사람이야기를 "박여사의 인생내공"에서 보고야 말았습니다.

 

 

자식들이 유행따라 옷을 바꿔입을 때, 부모는 멀쩡하지만 철지난 옷들을 차마 버리지 못해 당신들이 입습니다. 만화에선 '올해 유행한 롱패딩을 내년에 부모님들이 죄다 입고 다니겠지'라고 했지만 아마도 이번 겨울부터 부모님들이 롱패딩 입고 다닐 것 같습니다. 이미 올겨울 잇템은 숏패딩이라는 기사를 며칠 전에 읽었거든요...

 

 

이번 12월호는 의미부여를 많이 해서 읽게 되었네요. 이렇게 알차고 저렴한 잡지를. 내년에도 후내년에도 계속 만날 수 있길 두 손 모아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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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책 | 기본 카테고리 2019-11-19 0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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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영화관에 간 클래식

김태용 저
페이스메이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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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는데 음악이 없다면?

아마 우리가 영화에서 느끼는 감동은 없을 것이다.

영화에서 음악은 너무도 중요하다.

그리고 그 음악은 영화음악을 작곡가들이 창작하기도 하지만 기존의 클래식 음악을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그만큼 클래식 음악이 영화의 분위기와 맛을 살려주기 때문이다. 영화를 보다보면 어디서 많이 듣던 음악인데~ 싶은 것들은 대부분 클래식 음악이다.

 

 

 

<영화관에 간 클래식>은 영화 속에 쓰인 클래식 음악에 대한 책이다. 영화도 좋아하고 클래식 음악도 좋아하는 나같은 독자들에겐 취향저격이다!

 

 

 

이 책을 쓴 사람은 김태용인데 약력을 보니 아~~~주 음악전문가이다. 서양음악사 저술가 겸 클래식음악 칼럼니스트라고 한다.

오호! 그렇다면 책 내용을 믿고 봐도 될 듯하다.

사실 출판사에서 이 책 출간전 연재 이벤트 할 때 몇 꼭지 읽어보니 기대가 되었다. 나는 물론 일반인이지만 그래도 영화 볼 때 나오는 음악에 꽤 관심가지고 들으며, 귀에 꽂히는데 제목이 떠오르지 않으면 꼭 검색해서 찾아내곤 한다. 출간 전 연재를 읽다보니 내가 모르는 음악 관련 지식들, 영화에 그 음악이 사용된 사연 등이 소개되어 더욱 읽고 싶었는데 운 좋게 서평단으로 당첨되어 책을 받았다.

 

 

 

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장에는 대여섯 꼭지로 구분해서 영화 속에 사용된 클래식 음악을 소개한다.

각 장의 주제 포인트는 네 가지다. 그 키워드는 실화, 상상력, 히어로, 드라마틱이다.

 

 

 

각 꼭지의 내용 구성은 이렇다.

영화를 소개하면서 음악으로 사용된 클래식을 설명한다. 당연히 작곡가와 그 곡에 대한 설명, 연주자나 성악가 이야기. 그리고 영화의 어느 장면에 쓰여서 어떠한 극적 효과를 냈는지까지. 여기까지만 있다면 평범했을 것이다. 하지만 작가의 실력이 드러나는 것은 그 다음 부터다

 

1장의 첫 번째 영화는 <보헤미안 랩소디>에 사용된 오페라 3편을 자세히 설명하고 <스타 이즈 본>이란 영화를 곁들여 거기에 쓰인 오페라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사실 대부분 아는 내용이었다. 영화 속에서 '프레디 머큐리'가 최고의 음악을 만들거라고 큰소리치며 음반제작사 사장에게 틀어주던 노래는 오페라 <카르멘>하바네라였다. 그 아리아를 부른 목소리의 주인공이 마리아 칼라스라는 건 내 음악 상식으로 알고 있었다. 사실 너무나 유명한 가수니까.

 

 

 

하지만!! 첫 번째 내용에서 바로!! 새로운 정보를 발견했다. 나에겐 완전 처음인 정보 말이다. 이럴 때는 기쁘다! 프레디 머큐리의 오페라 사랑을 설명하면서 소개한 가수 몽세라 카바예’. 87년 발매된 2집 솔로앨범 <바르셀로나>에서 그녀와 듀엣으로 부른 노래 바르셀로나몽세라 카바예와 마리아 칼라스를 비교 설명하는 내용을 읽으며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쾌감을 느꼈다. 그리고 꼭 찾아봐야 직성이 풀린다. 바로 유튜브 검색을 해보았다. 역시!! 설명대로 부드러운 아름다움이었다.

 

 

 

이 꼭지에서 디테일은 또 있다. 영화제목이 보헤미안 랩소디이니까 보헤미안의 어원과 집시에 대한 설명, 랩소디가 클래식 음악에 쓰인 사례등을 알려준다. 각 꼭지의 끝은 추천음반을 소개하면서 마무리한다. 이 영화에 사용된 클래식 곡은 오페라였으므로 오페라 명반 두 장을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은 각 꼭지마다 새로운 정보들이 아주 많다. 그것들을 체화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은 바로 음악이다. 추천 음반을 꼭 구매하지 않더라도 유튜브에서 검색해서 충분히 감상할 수 있고 자체 추천 영상들을 연속 재생한다면 하나의 곡을 다양한 연주자의 곡으로 감상 가능하다.

이처럼 이 책은 장점이 많고 활용도가 높다. 나처럼 새로운 것을 찾아내고 다른 것으로 파생, 확장시키는 거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활용법이 무궁무진 할 것이다. 클래식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클래식의 세계에 입문할 수 있다. 그 정도로 다양한 곡들과 음반들을 소개하고 있다. 음악뿐 아니라 영화에 대해서도 재미있는 숨은 이야기를 풀어주기 때문에 그 맛도 짭짤하다.

 

 

 

이런 책은 한번만 읽고 마는 것은 좋지 않다. 목차를 보고 자신이 본 영화가 있다면 그 부분을 펼쳐서 읽은 후 사용된 음악을 들어보고, 여차하면 영화를 다시 보는 것도 좋겠다. 왜냐하면 책으로 음악 정보를 배웠으니 그 것을 알고 음악도 들어본 후, 영화를 본다면 처음 영화를 봤을 때보다 훨씬 풍성하게 감상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음악 찾아보는 것까지는 했지만 영화 다시 보기는 아직 시도하지 못했다. 책만 읽는게 아니라 음악을 같이 찾아서 듣다보니 서평제출마감일이 다가와 있는 것이다.

 

 

 

서평 제출후 다시 감상할 영화는 이미 정해놨다. 1번은 <더 랍스터> 그 다음은 <로마 위드 러브>.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읽다가 보고 싶어진 영화가 있는데 <플로렌스><버드맨>이다. 두 영화 모두 개봉 때 놓친 영화이다. 이 책은 내게 여러 가지로 음악적 지식을 확대시켜주어 기분이 좋았다. 베를리오즈의 <환상교향곡>에 처음 쓰였다는 악기를 알게 되었다. 환상교향곡 전곡 감상은 딱 한번이었기에 이런 악기가 쓰였는지도 몰랐다. 오피클레이드란 악기인데 트럼본과 유사한 음역대라고 한다. 그러면 또 환상교향곡을 찾아서 들어봐야한다!

헉헉...

할 일이 너무 많아졌다.

 

 

 

또 하나 더! 

작가님 덕분에 발견한 음악이 있다. 

베토벤의 7중주이다.

영화 <터널>에서 이 곡이 사용된 장면을 설명하는데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 아마 모르는 곡이니까 흘려 들었을 것이다. 이 부분을 읽다가 또 검색해서 들어봤다. 베토벤의 곡을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모르는 것도 많다! 이 책에서 가장 큰 수확은 베토벤의 7중주를 알게 된 것이다. 현악기 네 종류(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콘트라베이스) 모두에다가 관악기 클라리넷, 바순, 호른이 합세했다. 현악4중주와는 또 다른 맛이다. 앞으로 이 곡은 즐겨 들을 것 같다.

 

 

 

이 책은 영화에 대한 지식, 클래식에 대한  지식 모두 준다. 한 번에 두 마리 토끼를 잡기란 쉬운 일이 아닌데 이 책은 그걸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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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없어도 맛만 있어 보이는 요리~ | 기본 카테고리 2019-11-18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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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이름 없는 요리를 합니다

주부와생활사 저/정연주 역
샘터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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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이름 없는 요리를 합니다>

부제는 나답게 살기 위한 부엌의 기본

그리고, ‘간편하게 먹어도 제대로 내 삶이 드러나는 매일의 식탁

 

!!!

나와 너무나 상관없다!

 

나는, 요리다운 요리를 안 한지 꽤 됐고,

가장 무심하게 관리하는 게 부엌 살림이고,

맛보다는 그저 허기를 잠재우기 위해 차리는 식탁이므로

 내 삶이 드러나지는 않는다!

 

그러니 이 책은 표지에 쓰인 텍스트부터가 너무나 부담스러웠다.

그러나 책을 열어 칼라화보같은 사진들을 보는 순간 침이 고였다.

이건 거의 조건반사적이었다.

주방과 음식과 재료와 도구들에 눈이 팽 돌아갔다.

이렇게 자연 재료를 가지고,

이렇게나 간단하고 정갈하게,

이렇게 맛나게 음식을 해먹는 사람들이라니!!

 

이 책 <이름없는 요리를 합니다>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모두 일본에서 음식 관련 일을 하는 사람들로 요리 연구가, 스타일리스트, 작은 식당 운영자들이다. 1~7장까지는 그들의 매일 식탁과 음식에 대한 철학을 보여주고 부록으로 소개하는 3명에게서는 노년의 식탁, 60세에게 필요한 요리 10계명, 반찬 만드는 수업을 들을 수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이들이 모두 50~60대이고, 자녀를 모두 출가시킨 후 두 부부가 살면서 매일 만들어나간 자신들의 식탁을 공개했다.

중년이 되면서 심신 모두 건강하게 지낼 수 있도록 생활 습관을 정리하고 지금의 자신에게 딱 맞는 식사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동안은 누군가를 위해 밥을 차려왔지만 앞으로는 자신을 위한 식탁을 준비해야 하니까.

 

 

사진으로만 봐도 정갈한 건강식의 느낌이 올 것이다.

플레이팅도 남다르다.

기본기에 충실하라는 수필가 히라마쓰 요코씨.

제철 재료를 사용하며 레시피 없이 자유로운 요리를 한다는 그녀는,

전자레인지를 없애고 더 단순하면서 의미있는 생활을 하게 되었다.

요리할 시간이 없을 때를 대비해 밑재료를 미리미리 준비해둔다면서 다양한 것들을 소개했다.

만능 양념, 달걀 소금 절임, 양배추 초절임등이 그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레시피보다 자유로운 발상이 요리에서 더 필요한 것이라며 달걀 푼 물에 소면 삶은 것을 넣어 휘이 저으면 끝인,

가마타마 소면을 뚝딱 만든다.

 

!

설마 날달걀 그대로?

레시피에 익힌다는 말이 없는데...

날달걀 못먹는 나로선 놀라운 요리였다.

 

푸드스타일리스트 다카하시 미도리씨의 아침은 토스트인데 이것 역시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사진처럼 포크에 식빵을 끼워 가스레인지 불에 구워먹는다고 했다.

 

...

직화구이?

토스트기계에 넣어 굽는게 아니라,

장작불도 아닌 가스불에 직접 빵을 굽다니...

왠지 빵에서 가스맛 날 것 같다.

 

이 책은 요리법 외에도 부엌 및 싱크대 수납관리법, 요리 도구와 그릇 관리에 대한 내용들도 참고할 만하다.

요리와 먹는 것에 별로 관심이 없는 나에게 이 책은,

그림의 떡이란 말이 적확하다.

 눈이 휘둥그레지며 보지만 보는 것까지만~~

 

그런데 쇼진 요리교실을 운영하고 있는 자매의 요리법을 보면서는 마음이 좀 바뀌었다.

 

쇼진 요리란 고기나 생선을 사용하지 않으며 제철 식재료를 살리는 요리다. 6세기경 중국에서 일본으로 불교와 함께 전해졌으며 수도승을 위한 식사였다. 살생을 피하고 자비를 중요하게 여기는 불교의 가르침을 나타내는 요리다.

 

비건까지는 아니어도 어느 정도 채식주의 요리인 것 같다.

콩고기를 이용해 고기의 질감을 살리고 제철 재료를 이용해 사진처럼 다양한 요리들을 선보인다.

이 부분에선 흐르는 침을 닦아야 했다.

 

 

표고버섯과 유부, 달걀볶음, 초대리를 섞은 밥을 창층이 쌓은 라이스 케이크이다.

비주얼에 놀라고 창의력에 또 놀랐다.

그리고! 진정 한 입 먹어보고 싶었다!!

 

이 책에서 소개한 일본 가정식 레시피들의 공통점은 달걀의 활용이다. 단백질 섭취를 위해 꼭 필요하며 완전식품으로 인정받는 달걀을 다양한 방법으로 요리해서 식탁에 올린다.

밑반찬 수준인 것도 있고 우리도 흔히 해먹는 오믈렛도 있다.

 

이 책이 일본 책이라서 재료나 요리법등에 있어 우리와 조금의 차이는 있어도 대부분 활용 가능한 것들이다. 마지막 부록편에 텍스트 위주로 나온 레시피들을 보며 한번 해보는 것도 좋겠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텍스트 버전으로 생각하면 된다. 평소 요리나 플레이팅에 관심 많은 독자라면 만족할 만한 책이다.

나는 그저 침만 흘렸지 실천하지 않을 건 확실하다.

단 쇼진요리에 쬐금 관심이 생기긴 했다.

언제 따라해 볼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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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의 진화에 동참! | 기본 카테고리 2019-11-17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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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다시는 그전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권김현영 저
휴머니스트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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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페미니즘이라는 부제를 달고 권김현영의 책 <다시는 그전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가 출간되었다. 왜 진화하는~ 이라는 부제를 달았을까? 이 책에는 총 5장에 걸쳐 60꼭지의 글이 실려 있고 이 글들은 저자가 2003년부터 2019년까지 각종 매체에 기고한 것이라고 밝혔다. 16년이라는 시간동안 한국사회에서 페미니즘이라는 이름으로 담론화되었던 굵직굵직한 사건들을 비롯, 사람들의 뇌리에 남아있지도 않지만 짚고 넘어가야만 할 것들 등등을 다룬 내용들이다. 저자는 일련의 사건들을 톺아보며 한국 사회에서 진화하고 있는 페미니즘을 자신의 시각으로 정리하고 있다

 

누군가 내게 페미니즘, 페미니스트가 뭐냐고 묻는다면(그럴 일은 거의 없겠지만ㅎㅎ) 명확하게 대답하지 못하겠다. 페미니즘이 뭐라는 걸 어디서 들었든 글로 읽었든 그 때 뿐이고 내가 누군가에게 정확하게 설명해 줄수는 없다. 페미니즘은 노동법이랑 비슷한 것 같다. 우리가 살아가는데 직접적으로 필요한 것임에도 학교에서 가르쳐 주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는 그때그때를 넘기며 살아간다.

 

나도 여자이기에 어렸을 때부터 결혼후까지 무수한 남녀차별의 경험을 했다. 부당하다고 식식거렸어도 그냥 여자는 그렇게 사는 거겠거니... 하며 살았다. 나 하나가 뭐 그리 크게 할 수 있는 일이 있겠나? 체념하고 살았다는 말이 더 적당하겠다. 최근에 자주 들리는 페미니즘과 관련된 말들은 대부분 부정적인 것이었다. 상황에 그리 맞지 않음에도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경우를 보면서 페미니즘이 일상화 되었고 그것을 이제 더 자주 말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여혐, 남혐이라는 말이 빈번하게 쓰이는 걸 보니 남녀간에 대립과 갈등의 구도만 만들어내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이 책을 통해 페미니즘에 대해 알아보려고 서평단에 신청해서 받아 읽게 되었다.

 

p.8~9

나에게 페미니스트란 차별과 폭력을 경험한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경험을 해석할 수 있는 언어를 가진 사람, 알고자 하는 의지를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다. 페미니스트는 올바름의 이름이 아니라 무엇이 옳은지를 질문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페미니즘은 늘 쓸모를 증명하라는 요구를 받는다. 여성을 둘러싼 현실은 지겨울 정도로 비슷한 문제에 부딪히고 있으므로 페미니즘의 유용성을 인정받기 위한 가장 간단한 방법은 피해 증거를 수집해 보여주는 것이다. 하지만 그 결과 여성은 진화하지 않는 존재처럼 그려졌다. 하지만 지난 100년간 여성의 삶은 어떤 사회 혁명보다도 놀라운 수준으로 변화했다. 페미니즘은 이렇게 변화한 여성의 궤적을 담아내는 그릇이어야지, 몇몇 예외적인 여성의 영웅담만을 기억하는 도구가 아니다. 이 책에는 그 과정이, 생각의 여정이 담겨 있다. 어떤 이야기는 흑역사이고 어떤 건 특정한 상황에서만 의미 있는 기록이다. 이런 흔적들을 남겨둔 것은 진화하고 싶기 때문이다.

 

 

위 인용한 프롤로그의 내용으로 이 책에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방향성을 따라갈 수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무엇이 올바른지 찾아가고, 진화하고 있는 페미니즘을 기록하는 기록자이다. 그녀가 짚어나가는 이 길이, 나같이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페미니즘과 페미니스트의 세계에 쉽게 발을 디딜 수 있는 징검다리 역할을 할 것이다. 그리고 그 세계는 우리의 일상과 격리된 먼 곳에 있는 곳이 아니라 우리 안에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을 뿐임을 확인하게 되었다.

 

저자가 책에서 다룬 사건들의 시간차는 16년이나 됨에도 불구하고 그리 먼 거리감으로 체감되지는 않았다. 일련의 일들은 우리 주위에 일상적으로 일어났던 것들이 대부분이고 특별한 케이스도 있긴 했다. 그런데 놀라웠던 건 내가 문제적이라고 여기지 못하고 살아온 것을 발견한 것이다

.

예컨대 이런 것들이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사건을 다룬 꼭지, ‘안희정과 재판부가 유죄다에서 저자는, 상황에 따라 말을 바꾸고 증거를 인멸하고 무시한 그들이 유죄라고 했다. 물론 안희정은 지난 9월 대법에서 징역을 받았다. 이 글은 그 전에 쓰여진 듯하다. 사실 나는 안희정의 판결에 별 관심이 없었고 그저 저런 인간들은 자신의 권력으로 여자들을 농락할 여력이 있고 그것을 충분히 행사했다고 생각했다. 오히려 그 여자비서가 폭로한 저의가 궁금했다.

다른 경우는 일명 개똥녀 사건이다. 그저 지하철에서 개똥 안치우고 내린 여성을 비난한 사건 정도로 알고 있었는데, 그 여성에게 어마무시한 공격이 있었다. 저자가 이 사건에서 짚은 포인트는 그녀의 무례한 행동이 그 정도로 공격받을 사건이었나? 그렇다면 다른 지하철에서 무례한 남성들에 대해서는 왜 공격하지 않나고 물었고, 그렇게 공격에 동참한 남성들의 행동을 이렇게 평가했다.

 

감히 어린 여자가 사람도 아니고 개를 우선시하며 나이 많은 남성을 무시하다니, 뜨거운 맛 좀 보라며 남성사회의 동맹과 힘을 과시한 소규모 전투였다. 여성이 취약한 집단이기에 더 쉬운 표적으로 지목되고, 여성의 무례함에 대한 대중적 공감을 쉽게 이끌어낼 수 있었기에 이길 것이 뻔했던, 너무도 지독하게 가학적인

 

최근 영화개봉으로 다시 핫이슈로 떠오른 책 <82년생 김지영>을 다룬 꼭지도 있다. 나는 책도 영화도 아직 보지 않았다. 주위에 그 책을 읽은 사람들이 소설이라기보다 고발르포에 가깝다며, 우리가 겪어온 이야기들이니 굳이 읽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영화는 소설보다 괜찮더라고 하는 평가는 들었지만 아직 극장에 가질 못했다.

이 소설에서 포착한 시대정신을 저자는 이렇게 평가한다. “요즘 무슨 성차별? 여성 상위시대지~”라고 말하는 것을 포스트 페미니즘적 감성이라고 부르는데, 성차별은 이미 지나가버린 문제거나 저 멀리 있는 다른 후진적 사회에서나 볼 수 있다고 생각하는 태도를 말한다. 이렇게 낡아버린 문제처럼 보이게 만든 것 자체가 새로운 형태의 성차별적 현실이라고 비판한다.

이 소설이 우리 시대에 던지는 질문은 이것이라고 했다.

 

자꾸만 다른 여성으로 빙의하는 김지영 씨를 자기 자신으로 돌아오게 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밝혔다시피 책을 읽지 않았지만 나는 이 책을 불편해하는 젊은 남자들의 태도에 더 관심이 있었다. <90년생 김지훈>이란 책을 통해 자신들도 역차별을 받고 있으며 페미니즘을 외치면서도 이중적 태도를 보이는 여성들을 까발리고 부패한 페미니즘도 알려야겠다고 한 이들이 있었다. 펀딩으로 책을 내려고 했다가 중단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82년생이고 미혼인 내 남동생의 입을 통해서 이미 여성 비판을 충분히 듣고 있다. 그 내용들은 자신의 경험도 있고 일베에서 회자되는 이슈들을 끌어와 말하는 것도 있다.

나는 궁금했다.

저들은 왜 억압받았던 여성들의 과거는 인정하지 않고 현재 자신의 불이익이 그녀들 탓인 것으로만 치부할까? 자신이 경험했던 극히 일부 여성들의 이중적 태도로 전체를 아우르려고 하는 건 어불성설 아닌가? 결론은 항상 그러니까 여자는 나쁘다, 이기적이다.’ 이런 식이었다. 그에 대한 나의 생각을 사실대로 풀어놓으면 어떤 이들은 그게 더 어불성설이라고 말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뭐 어떠랴? 내가 쓴 이 리뷰를 읽어봐야 몇 명이나 읽으랴 싶어서 쓴다.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인류 역사 이래로 공고히 유지해온 남성의 기득권에 금이 가는 것을 위협이라고 느끼는 그들의 몸부림으로 보인다. 물론 오늘날 남성들이, ‘지금 여성들이 무슨 차별을 받고 있다고?’ 말하지만, 그들의 조상이 오랫동안 누려온 것을 여성들도 정당하게 같이 누리자고 하는 것을 못견뎌 하고 있다. 90년생들을 평가한 책에서 보니 그들이 원하는 건 공정이라고 하던데 여성의 정당한 권리 찾기는 왜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하는 건가? 그들이 말하는 공정의 대상은 남성만인가? 이해할 수 없다. 그들도 변화하는 시대와 여성의 권리찾기를 받아들여야 한다. 역사는 아주 서서히 변하고 있고 여성들은 그것보다 훨씬 더 느린 속도로 자신이 당한 억압에서 벗어나려고 하고 있다. 이런 시대적 흐름 속에서 그것을 수용하지 못하고 자신의 밥그릇을 뺏기는 것으로만 여겨 혐오의 시각으로만 바라보는 태도는 차~~암 못났다고 밖엔 할 말이 없다.

 

이 책을 읽고 페미니즘에 대한 정의를 명확하게 알았고 페미니즘에 대한 이론을 정립한 것은 아니다! 그러기를 원하는 독자라면 다른 책을 알아보는 게 좋겠다. 하지만 나는 이 책을 통해 내가 얼마나 무감한 인간으로 살아왔는지를 깨달았다. 가사노동과 명절 지내기에서 겪은 억울함과 부당함을 당연한 일로 여기며 살았고, 사회에서 일어나는 사건과 그 반응들을 보면서는, ‘참 유별나다, 누군 뭐 안 당했나? 경중의 차이일 뿐이지.’라고 시크한 척 했다. 이젠 어렴풋하나마 알겠다. 생물학적으로는 여자로 태어났지만 평생을 남자도 여자도 아닌 중성과 같은 태도로 살았으며 여성이라 당한 일들에 문제의식을 가지거나 행동하지 않은 채 길들여진 삶을 살았다는 것을. 아마 대부분 여성들은 나처럼 살았을 것이다. 자신이 직접 성폭행이나 살해를 당하지 않은 것을 그저 다행으로 여기면서 말이다.

 

하지만 이런 책을 통해 나의 문제, 사회의 문제를 알고 무엇이든 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간 누린 권리는 무임승차 편이었으나 이제는 어떤 식으로든 발걸음을 떼야 할 때가 아닐까. 페미니즘의 진화에 아주 작은 발자국을 찍고 싶은 마음이다. 이 책을 읽기 전으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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