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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세한 감성, 다정함 | 기본 카테고리 2020-02-18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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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다정함의 형태

여태현 저
부크럼 | 2020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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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함의 형태라? 다정함에는 어떤 모양이 있다는 걸까? 여태현 작가의 산문집 <다정함의 형태>는 제목에 끌려 출판사 이벤트에 신청해서 책을 받아 읽게 되었다. 나는 다정하지 못한 사람이다. 호불호를 표현함에 있어 너무 명확해서 단호박이라 불리기도 한다. 좀 다정하게 표현, 말하고 싶기도 하다. 그래서 작가가 말하는 다정함에 대해 알고 싶었다.

 

책은 크게 3장으로 구분하고 있고 각각의 제목은 이러하다.

첫 번째 이야기. 다정함의 형태

두 번째 이야기. 나를 다정하게 만드는 것들

세 번째 이야기. 체온, 그 다정함

 

작가는 자신만의 섬세함으로 다정함에 대해 조곤조곤 이야기한다. 이 책은 에세이이므로 당연히 문장마다 그의 취향이 뚝뚝 묻어난다. 활자만으로 느껴지는 작가의 감성은 아주 예민한 것 같다. 여기서 예민하다는 의미는 긍정이다. 사물 하나하나에도, 사람의 목소리와 말투와 손의 촉감 하나하나에도 자신만의 섬세함으로 느껴낸다. 그런 예민함이 있으니 이런 글들도 쓸 수 있는 것일 터이다.

 

작가를 다정하게 만드는 것들사전-사랑의 정의 편에서는 직접 사전을 찾아본 이야기가 나온다. 이 책에서는 부산에 여행을 자주 간다고 하는데 보수동 헌책방에서 고른 사전을 열어 맨 처음 찾아본 단어는 사랑

1992년에 펴낸 사전에 정의된 사랑은 이렇다.

 

사랑 : 1) 하는 일 또는 그러한 마음. 연애. 2) 아끼고 위하는 마음에 드는 이성을 몹시 따르고 그리워 따듯한 인정을 베푸는 일, 또는 그 마음. 3) <> 하느님이 사람을 불쌍히 여겨 행복을 베푸는 일. 4) 일정한 사물에 대하여 몹시 즐기거나 좋아하는 마음

 

이 사랑의 정의 부분을 사진찍어 SNS에 올렸더니 메시지가 왔는데 1987년에 편찬된 사전의 표지와 사랑의 정의였다고 한다. 그 메시지 내용은,

제가 가진 사전보다 작가님이 가진 사전의 정의가 더 아름답네요. 그 시절에 사전을 만든 이들의 정의. 낭만적이야.’ 라고.

작가는 그 메시지를 받고 모든 시대에 편찬된 사전을 뒤져 사랑의 정의를 모조리 확인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사전에 사랑의 정의를 적는 사람과 87년도에 정의된 사랑의 의미를 찍어 보내주는 사람 중 과연 누가 더 낭만적인가에 대한 생각도 한다.

 

둘 다 참으로 낭만적이구나 싶었고, 나도 집에 있는 사전 두 개를 꺼내 시옷부분을 펼쳐보았다. 87년도에 정의된 사랑은 우리집에 있는 <동아 참 국어사전> 2000년 판과 같은 것이었다.

 

그리고 하나는 금성출판사의 2004년 판 <훈민정음 국어사전>이다.

 

 ↑↑ 1번으로 나오는 정의에 굳이 "성적으로 이끌려"라고 한정한건지ㅠ

 

세 종류의 사전에서 찾은 사랑의 정의 중 작가가 보수동 책방에서 고른 사전의 정의가 가장 문학적인 느낌이다. 책을 읽다가 작가처럼 사전을 찾아본 나는, 낭만적인걸까? 그건 아닌 것 같고 그저 무언가를 읽고 확인해보길 좋아하는 성격일 뿐...

 

작가를 다정하게 만드는 것들 중 이상해씨 인형, 양말, 목폴라, 장갑은 모두 촉감과 관련있다. 따듯한(작가는 따뜻한보다 따듯한을 더 선호하는 듯~) 느낌을 주는 것들이기도 하다. 그중 양말을 표현한 부분은 유난히 그러했다.

 

p. 59

한겨울, 침대에 앉아 스탠드 조명 아래에서 따듯한 양말을 신고 책을 읽는 걸 좋아합니다. 그 보들보들한 감촉, 당신과도 나누고 싶습니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손수 고른 양말을 세 켤레 정도 선물합니다. 사이즈도 크게 나뉘지 않고, 튀는 양말이 아니고서는 취향을 타는 법도 잘 없습니다. 게다가 따듯하기까지. 혹시 지금 누군가의 선물을 고민하고 있다면, 양말. 무조건 양말입니다.

 

작가의 취향이 드러나는 영화에 대한 부분에서는 십분 공감하며 읽었다.

 

p. 102~103

주말 아침에 눈 뜨자마자 이불을 끌어안고 보는 영화도 좋습니다. 혼자 영화를 봐서 좋은 점은 역시 울고 싶을 땐 마음껏 울 수 있고, 화내고 싶을 땐 화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영화 속 세계에 온 힘껏 젖어 들 수 있는 것입니다. 한 편의 영화를 보면 오랜 여운을 느끼는 편입니다. 짧게는 몇 시간에서 길게는 몇 년에 걸쳐 영화의 여운을 느리게 소화시킵니다. 한 인간의 단편적인 생애를 이해하는 데에 영화나 소설을 탐닉하는 일만큼 좋은 것도 없습니다.

( …… )

잘 만든 영화는 모든 장면과 대사, 배경이 각각의 의미를 내포하기 마련입니다. 해석하는 것 역시 관객의 몫이라서 나는 종종 감독이 의도한 것 이상을 읽기도 합니다. 영화가 가진 오독의 묘미입니다.

 

정답 찾기 교육의 폐해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나는 감독의 의도를 정확히 찾으려 노력하는 편인데 이게 참 우스운 꼴이다. 내 이해가 맞는지 틀렸는지 감독에게 직접 물어볼 수도 없는 노릇인데 의도를 맞게 해석하는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이제 오독이라해도 뭐 어떤가. 영화를 보며 내 마음대로 해석한들 뭐 어떠랴 생각해봤다.

 

세 번째 이야기. 체온, 그 다정한 은 주로 연애에 대한 이야기다.

선인장 화분에 물을 일주일에 두 스푼만 줘도 무리없이 잘 자라는 것을 보며 연인 J에 대해 이렇게 생각한다.

‘J에겐 정량이 없다. 일주일에 두 스푼을 줘야 하는지, 다섯 스푼을 줘야 하는지, 아님 이주일에 한 스푼이면 족한 건지 도무지 알 도리가 없다. 정해진 권장량이 없으니 조심해서 급수해야 한다. 다정함이 과하면 어딘가 잘못될 수도 있었다.’

 

또 자신을 무한히 다정하게 만들던 사람을 생각하며 이렇게 말한다.

죽을 만큼 사랑하면 정말 내 정신건강과 상관없이 늘상 다정할 수도 있을까. 오랜 시간 내 삶을 괴롭혀온 질문이었다. 시종일관 다정한 태도를 유지하는 사람은 오히려 마음 어딘가가 병들어, 곪아 터지기 직전의 상태일 거라고 제멋대로 짐작하기도 했다.’

 

작가에게는 다정함이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었던 때도 있었으며, 다정함은 더 큰 다정함으로 덮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 때도 있었고, 언젠가 연인이 심어둔 다정함이 지금 이렇게나 자랐다고, 그런 마음이 있단 거를 알려주어 고맙다고 말하고, 누군가에게 영영 다정할 수 있을 거라고 믿는 동안엔 세상이 좀 더 살만하게 느껴지기도 할 거라고 다. 그리하여 작가는 온 힘을 다해 사랑할 수 있다면, 우린 우리를 평화롭게 만드는 또 하나의 다정한 표정을 갖게 될 거라고 했다.

 

작가는 다정함이라는 키워드 하나로 책 한 권을 써냈다. 그런데 나는, 제목만 보고 다정함을 다정한 말투하나에 한정지었다. 이 상상력 부족 역시 정답 찾기 교육의 폐해인 것으로 합리화해야겠다. 작가는 다정함을 사랑과 연애를 넘어 이 세상에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에 대한 애정으로 표현했다. 작가의 예민한 감성을 내 감성에 이식하고 싶지만, 뾰족뾰족해져서 그 틈이 너무 깊어진 게 아닐까 싶다. 그래도 그 크랙 사이를 조금은 채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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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위하여!! | 기본 카테고리 2020-02-1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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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엄마 친정엄마 외할머니

문희정 저/문세웅 그림
문화다방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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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엄마 친정엄마 외할머니>는

누나 문희정씨가 글을 쓰고

남동생 문세웅씨가 그림을 그렸습니다.

 

 

책 표지를 열면 처음 나오는 문장은 아래와 같습니다.

딸로 태어나,

딸을 낳아 엄마가 되었으니,

언젠간 친정엄마가, 

외할머니가 될테지요...

 

그 길을 먼저 걸어가시는 친정엄마의 뒤를 한발한발 따라 걷는 행운같은 삶을 살고 있다는,

 

문희정 작가의 따뜻한 이야기가 이 그림책에서 펼쳐집니다~~

혹여 엄마가 없었던 사람이라면,

딸이 없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고 슬퍼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나 봅니다.

작가는...

그래서 책의 마지막에 이런 멘트를 남깁니다.

 

이 이야기를 읽는 누군가가 경험해보지 못한 어린 시절이거나, 이제는 받을 수 없는 보살핌이라서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내 안에 존재하는, 훗날 내가 줄 수 있는 그저 '사랑'에 대한 책으로 읽히길 바랍니다.

 

 

 

☞☞ 이 그림책은 꼬옥 직접 사서 읽으면 좋겠습니다.

손닿는 가까이에 두고 그림 한편한편을 감상하면 좋겠고,

친정엄마에게 선물해 드리거나 같이 펼쳐보며 옛이야기를 해도 좋겠고,

어리든 사춘기든 딸이 있다면 그 아이 낳을 때의 이야기를 나눠봐도 좋겠고,

친정엄마가 돌아가셨다면 형제자매와 이 책을 같이 보며 엄마와의 추억을 떠올려보면 좋겠어요.

이처럼 이 책은 누구나 읽어도 좋아요.

누구에게나 있잖아요~~

엄마는!!

그림책 리뷰를 쓸 때 그림 사진을 최대한 적게 올리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이번엔 세컷만 골랐습니다.

 

이 책의 그림은 모두 흑백이지만 각 장면마다 다르게 채색이 됩니다.

누구나 이런 장면 하나쯤은 가지고 있잖아요? 옛날 사진첩 열어보면 엄마와 뭔가를 하고 있는 사진 말이죠~~

저마다 색은 달라도 행복하고 따뜻한 추억만은 같겠지요.

 

 

아래 그림속 텍스트는,

 

"엄마는 딸이 데려가는 모든 곳이 신기하고 좋았다."

 

입니다.

성인이 된 딸은 엄마를 친구처럼, 아이처럼 대했고 어디든 손잡고 걸었다고 합니다.

딸이랑 친구처럼 걸으면 기분 좋을 것 같은데요, 엄마의 옆모습은 쓸쓸하게 느껴집니다.

왜일까요?

텍스트와 느낌이 다른듯한 그림은, 글쓴이와 그린이가 달라서 일까요?

동생이 일부러 이렇게 그린 걸까요?

많은 사진들 중 생각에 잠긴 엄마의 옆모습을 찍어둔 것이 마음에 들어 골랐을까요?

제 눈에만 엄마가 쓸쓸해 보이는 걸까요?

저만의 해석을 해보자면,

엄마는 딸과 여러가지를 함께하니 참 좋기도 하지만, 급변하는 세상을 따라잡으려니 나이 많은건 소용이 없고, 도리어 아기가 된 기분이 든게 아닐까... 싶네요.

 

작가는 결혼하고 첫 생일상을 받은 후 며느리가 되어,

시댁 주방에서 설거지를 하게 되었을 때!

작가는 엄마에게 미안했고,

그때부터 매년 자기 생일날 엄마에게 꽃다발을 보내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는 생일에 저 태어난 걸 축하받는 날이라고만 생각했지 낳아주신 엄마에게 감사드려야 한다는 생각에까지는 미치지 못합니다. 이 책을 읽는 독자중 자신의 생일에 엄마에게 꽃다발을 보내는 사람이 몇명쯤은 있을 것 같네요.

 

올해 생일에는 저도!!

친정엄마에게 처음으로 꽃선물을 보내려고요~~

안타깝게도 이 책처럼 부러운 모녀관계는 아닙니다. 엄마와 살뜰한 사이도 아니고요.

어릴적을 생각해보면 엄미는 늘 생존현장에 있었고, 남들 다 노는 공휴일에도 쉬지 못 하셨죠. 억척스럽게 일만 하느라 가족들과 뭔가를 같이 해본적이 없었어요. 경제적으로 빡빡했던 삶은, 맘의 여유를 허락할 틈도 내주지 못했던듯 합니다. 엄마와 손잡고 어디를 다녀본 기억이 없고 결혼후에는 내 가정 꾸리느라 또 정신없이 살았네요.

그간 무정한 딸이었는데 갑자기 다정한 딸로 변신할 순 없겠지요. 이 책 덕분에 꽃선물도 드리고 그림책도 같이 읽어보려고 합니다.


 

이 그림책의 그림들은 색이 없음에도 따스함이 느껴집니다. 워낙 세밀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요, 독자들이 자신의 이야기로 채색할 여지를 주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 채색의 시간은 추억어린 시간들을 소환할 기회를 주기 때문이겠지요.

내용 역시 우리 자신의 이야기입니다. 공감하지 못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누구에게나 엄마는 있잖아요~~

엄마와의 좋은 기억이든 그렇지 않은 기억이 있든,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의 가슴 한구석에서 따듯한 기운이 몽글몽글 피어오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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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언박사가 소개하는 프로이트의 카우치에 누워보자~ | 기본 카테고리 2020-02-14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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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프로이트의 의자 (10주년 기념 특별판)

정도언 저
지와인 | 2020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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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여 년 동안 심리학 관련 서적들을 꽤 읽어왔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보니 2006년부터인 듯하다. 시작은 김형경 작가의 <사람풍경>이었다. 당시 힘들었던 마음을 감당하기 어려워서 벗어나보려고 이런 저런 방법들을 동원했었다. 용하다는 철학관에 가서 사주팔자를 보기도 했고, 종교기관을 기웃거리기도 했다. 정신과 상담을 받지는 않았으나 심각하게 고려하기는 했었다. 결국에는 책을 선택했고 <사람풍경>에서 위안을 많이 받았다. 책으로 마음공부를 하는 나만의 방식은 제법 성공적이었다. 그러다보니 책을 계속 잡게 되는 것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책에서 만난 국내외의 정신과 의사, 상담사, 심리학자들은 나에게 자신의 상담 사례를 친절하게 들려주었다. 그 사례들 중 나와 유사한 것을 접목해 치료받는 다고 여겼고, 책 <미움 받을 용기>를 통해서는 남과 나와의 거리두기에 어느 정도 성공할 수 있었다. 남(가족도 포함, 나를 제외한 모두)의 문제를 너무 내 문제로 삼는 것이 내 고민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읽게 된 책 <프로이트의 의자>는 읽어야할 목록에 넣어두고서는 어쩐 일인지 계속 순위에서 밀려난 책이다. 이 책이 나온 지 벌써 10년이 넘었고 이번에 개정판이 나왔다. 프로이트는 심리나 상담 이야기를 할 때 빠질 수 없는 학자다. 이 유명한 책을 그동안 왜 읽지 않았는지 곰곰 생각해 보았다.

 

앞서 밝힌 대로 심리관련 서적으로 처음 읽은 책 <사람풍경>에서 김형경 작가는 자신의 정신분석에 대해 밝혔고 프로이트의 방어기제와 관련한 내용 위주로 풀어나갔다. 프로이트의 저작을 직접 읽지 않았음에도 그 책이 프로이트에 대해 이해한 듯한 착각을 일으켰던 모양이다. 그 후 많은 책들에서 기본적으로 인용되는 프로이트의 이론, 그리고 인간발달이론 공부를 하며 수박겉핥기 식으로 외웠던 자아, 초자아를 포함한 방어기제 등등...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프로이트에 대해 자세히 공부한 적 없으면서도 마치 다 아는듯한 착각 속에 살았던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프로이트의 핵심 이론을 잘 정리한 이 책을 뒤늦게 읽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프로이트의 의자>를 읽으며 어쭙잖게 알고 있던 프로이트 관련 지식들을 정리, 복습할 기회를 가졌다. 어쭙잖음에도 불구하고 복습이라 표현한 이유는 오랜 시간 이 책 저 책에서 만났던 프로이트 이론들이 영 사라진 게 아니라 머릿 속에 남아있었던 모양이다. 덕분에 쉽게 읽을 수 있었다. 그렇다고 잘 안다는 뜻은 또 아니다.

 

이 책은 누구나 쉽고 편하게 읽을 수 있다. 심리학이나 정신의학과를 전공할 학생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추천한다. 프로이트에 관심이 있거나 정신분석에 관해 궁금하다면 이 책으로 시작해도 좋다. 쉽게 쓰여 있다고 해서 내용이 쉽다는 뜻은 아니다. 저자 정도언 박사의 말처럼 어려운 것을 더 어렵게 쓰는 게 오히려 쉽다. 프로이트 이론 설명이 그리 쉬울리는 없다. 하지만 저자의 말투는 친절하고 부드럽다. 서술어가 존댓말로 끝나기 때문에 마치 상담 선생님과 직접 이야기를 주고 받는 느낌이다. 프로이트 이론은 시중의 심리학 관련 책을 읽다보면 꼭 만나게 된다. 그런 책들은 상담 사례별 내용이라 프로이트 이론을 자세히 언급하지 못한다. 그러니 이 책으로 읽은 후 다른 심리서적을 읽는다면 훨씬 이해가 빠를 것이다. 저자는 국제 정신분석학회 정회원으로 국내 최초의 정신분석가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정신분석으로 최고 전문가라고 보면 되겠다.

 

책은 4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그 제목은 다음과 같다.

 

1장 숨겨진 나를 들여다보기

2장 무의식의 상처 이해하기

3장 타인을 찾아 끝없이 방황하는 무의식

4장 무의식을 대하는 다섯 가지 기본 치유법

책 속 부록 정신분석가와의 대화는 저자와의 Q&A 시간을 가질 수 있고, 또 다른 부록 마음공부를 하고 싶은 이들을 위한 안내서에서 더 많은 책들을 소개받을 수 있다. 별책부록 "정신분석가들의 말"에 수록된 52개의 문장과 설명도 유용하다.

 

각 장들의 제목을 보면 알겠지만 대부분 무의식에 관한 내용이다. 프로이트의 이론에서 무의식을 빼고는 이야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1장에서는 의식과 무의식의 영역에 대한 설명과 함께 무의식을 누르고 있는 방어기제들에 대해 하나하나 설명해 나간다. 저자는 방어기제를 살펴봐야하는 이유로 이렇게 말한다.

p. 74

내 마음의 진실을 알려면 내가 무엇을 방어하고 있는지 알아야 합니다. 내 행동, 태도, 성격에 묻어나오는 방어기제를 잘 살펴볼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야 내가 진정 원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정신분석 시간에 하는 일 중에 방어기제의 분석이 중요합니다.

1장의 마지막에서 저자는 마음 관련 다양한 이론들과 그 학자들을 소개한다. 프로이트의 정신성 발달 이론(구강기, 항문기, 오이디푸스기, 잠복기, 성기기)는 이제 빛을 많이 잃었다는 것을 인정하고 에릭슨의 ‘정신사회적 발달’이론이 활용도가 더 높다고 말한다. 그 외 ‘애착 이론’과 ‘분리 개별화 이론’, ‘상호주관성 이론’ 등을 소개한다. 또한 저자는 우리의 마음은 언제나 싸움터이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몇가지 색상에 비추어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고 말한다.

“내가 가지고 있는 마음의 색을 들여다보는 것, 그것이 정신분석이 우리를 치유하는 방법입니다.”

2장과 3장에서 다루는 내용들은 아래와 같다.

 

그중 chapter 11 시기심, 질투 부분을 관심 있게 읽었다. 부러움, 시기심, 질투, 이 모든 것들은 비교에서 시작된다. 특히 현대인들은 자기애적 생각도 강하고, 자본주의와 결탁한 미디어가 부추기는 면도 없지 않아서 쉽게 비교하고 절망하고 나아가 시기 질투로 번질 수 밖에 없다. 저자는 시기심을 긍정적 에너지로 바꿔 발전하려는 의지로 삼으라고 한다. 챕터 마지막에는 항상 타인과 비교하는 것에 집착한다면 정신분석을 받길 권유한다. 분석가가 시기 질투를 느끼는 이유와 그 의미를 정신역동적으로 알아내려고 하는 게 아니라 표피적인 이야기를 옆집 사람이나 친구처럼 하거나 자신의 의견을 일방적으로 제시하면 전혀 도움을 받을 수 없다. 저자는 인생 상담과 정신분석은 전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그간 정신분석에 대한 의심과 비판을 많이 받아서 그런지, 아니면 정신분석 상담을 사칭한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지, 책 곳곳에서 정신분석에 대한 오해를 풀려는 노력이 보였다. 이번 챕터에서도 그러했다.

p.173

정신치료나 정신분석은 짐작으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정신분석은 내가 말한 것에 근거해서 나에게 되돌려주는 과학입니다. 귀 기울여 듣지 않는 치료자는 위험합니다. 그러니 혼자 있을 때도 자신의 내면의 목소리를 잘 듣는 연습을 꾸준히 하십시오. 그러면 길이 보입니다.

3장에서는 가장 달콤한 무의식 - 사랑 파트가 인상적이었다.

특히 이 부분은 그동안 생각해보지 못한 내용이었고 고개 끄덕여졌다.

p. 209

모든 사랑은 과거로부터 온 것입니다. 모든 사랑의 근원은 첫사랑에 있습니다. 다시 사랑하게 된다는 것은 옛사랑을 다시 찾는 일입니다. 사랑은 퇴행적입니다. 현재같이 보이지만 과거로 돌아간 것입니다. 정신분석의 눈으로 보면 모든 사랑은 과거가 현재에 덧입혀지는 전이 현상입니다.

 

첫사랑이라고 하니 어떤 것을 첫사랑이라고 불러야 할지 잠시 갸웃했다. 중학교 때 짝사랑했던 선생님? 더 거슬러 올라가자면 아빠? 어릴 때 나는 아빠같은 남자랑 결혼할거라며 큰소리 쳤었다. 다정다감하고 집안 일도 곧잘 하시는 아빠는 어린 내게 이상적인 남편상으로 비춰졌기 때문이다. 물론 아빠의 다정은 자식에게만 해당되고 남편감으로는 별로라는 것을 한참 후에야 알게 되었지만... 어쨌든 위 내용을 읽다가 잠시 첫사랑이 떠올랐고 책에서 말하는 첫사랑이 내가 생각한 첫사랑은 아닌 것 같다는 결론에 도달했으며 그렇다면 그에 해당하는 내 첫사랑은 누구지? 한참 생각했다. 너무 많아서가 아니라 위 두 사람보다 강렬한 이미지를 심어놓은 사랑이라는 이름에 해당하는 남자가 내 인생에 없었다는 결론에 미치니 한편 측은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 나이에 사랑은 무슨? 하고 다음으로 패쓰~~

p. 211

사랑은 자신이 잘 달래야 하는 감정입니다. 상대가 처음부터 나와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물론 어렵습니다. 속으로는 자꾸 나와 같은 사람이기를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사랑한다는 말에 쉽게 속지 말고 사랑한다는 말로 스스로를 속이지 마십시오. 사랑은 결국 자기를 위해 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렇다! 위 내용에 공감했다. 사랑한다는 말로 스스로를 속이는 경우를 많이 봐왔다. 물론 책이나 영화 같은 미디어에서~ 인간은 이기적인 존재이며 사랑도 결국 자신을 위한 일이라는 것을 많이 보게 된다. 예전 영화나 책에서는 무조건적 사랑이 많이 등장하는데 요즘은 거의 볼 수가 없다. 실제로는 더욱더 그러한 듯하다. 사랑의 완성을 결혼이라 착각하는 사람들의 논리도 가만보면 대부분 조건 있는 결혼을 하는 경우가 많지 않은가. 또한 사랑하는 사람이 죽었을 때 남은 사람의 입에서 흔히 나오는 멘트를 봐도 알 수 있다. ‘나 혼자 어떻게 살라고? 먼저 가냐?“고 한탄하는데 이것 역시 죽은 사람때문이 아니라 남은 자신이 더 걱정되어 튀어나오는 말이다. 책의 내용은 대부분 이성간의 사랑에 대한 내용이라 이런 좀 잔인한? 결론에 이르렀는데, 사랑의 대상이 어떤가에 따라 조금은 달라질 것이다.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이나 인류애는 또다른 차원일 듯하다.

 

4장 무의식을 대하는 다섯 가지 기본 치유법 에서는 독자가 정신분석 상담을 직접 받는 것 같은 분위기로 쓰여 있어서 앞 장들의 이론적 내용보다 더 쉽게 다가온다.

p. 267

이 책은 독자의 시각에서 쓴 책입니다. 여기에 나오는 ‘나’는 바로 독자 여러분 자신입니다. 그래서 이 책을 쓴 나는 저자이자 독자입니다. 책을 통해 마음에 변화를 일으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누구나 자기 마음의 속도만큼 자기 마음의 넓이와 깊이만큼 사물을 받아들입니다. 그렇지만 나는 이 책이 독자 여러분의 일상에 약간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내가 내 마음의 관리자가 되지 않는다면 내 마음은 누군가의 포획물이 되어버릴 것입니다. 내 마음을 알게 되면 내 마음속에 나의 지원자를 키울 수 있습니다.

저자가 나에게 하는 말처럼 느껴졌다. <사람풍경>을 읽을 당시 나도 정신분석을 받고 싶었지만 어디서 어떻게 할지를 몰랐다. 그래서 내가 선택한 방법은 스스로 나 자신의 관리자가 되는 것이었다. 많은 책들의 힘을 빌렸고 역부족에 무릎이 꺾일 때도 있었지만 이제는 제법 나 자신을 들여다 볼 줄 알게 되었다. 한참 철지났지만 저자의 격려로 어깨 으쓱 올라갔다.

 

지금 감당하기 힘든 일이 있다면? 자신을 추스르기 너무 어렵다면? 당장 정신과를 찾기에 물리적 어려움이 있다면? 프로이트의 카우치에 누워 힘든 마음을 털어놓는 시간을 가져보자. 정도언 정신분석가의 조곤조곤한 목소리를 듣다보면 직접적 해결은 아니어도 마음이 편안해 질것이다. 그러고나서 부록의 다른 책들로 넘어간다면 스스로 자신의 관리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이 리뷰는 네이버카페 리뷰어스클럽의 소개로 출판사에서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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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입감 최강 소설! | 기본 카테고리 2020-02-07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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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인 더 백

차무진 저
요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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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 울컥했다. 첫 번째는 서러움과 비슷한 감정이었다. 두 번째는 그냥 눈물 펑펑이었다.

차무진 작가의 소설 <인 더 백>을 읽으면서...

작년 가을에 사두었던 책을 이제야 펼쳤고, 차무진 작가의 소설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앞부분 조금 읽다 말고 이 작가 뭐지? 싶었다. 책을 잠시 덮고 기사를 찾아보았다. 왜 대구로 가는 설정을 잡았는지, 그동안 소설가로 어떻게 살아왔는지, 그리고 반전! 다시 책으로 돌아오니 기사를 읽은 순기능과 역기능이 동시에 작용하여 평소보다 더 빠르게 책장을 넘겼다.

 

소설의 묘사는 생생하고 사실적이다. 빠른 사건 전개와 긴장감 속으로 빨려들게 만들면서도 잠시잠시 숨돌릴 틈을 주며 완급조절을 한다. 400쪽 가까이 되는 분량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영화화 확정이라는 정보를 알고 읽어서인지 활자가 눈앞에 영상으로 펼쳐졌다. 물론 작가의 실력 때문이겠지만.

 

주인공 동민은 IT업계에서 근무하다가 작가를 하겠다고 회사를 그만두면서 가정경제가 점점 쪼그라들고 배관공 잡부로 일하게 된다. 작가 자신의 이력이 이 소설에서 아주 유사하게 펼쳐진 셈이다. 그리고 아들!

 

백두산이 폭발하고 식인바이러스가 창궐하는 상황에서 동민네 가족은 피란길에 오른다. 청정지대라고 알려진 그의 고향 대구로 가기 위해서다. 그러나 동호대교를 지나다 폭격을 맞아 아내를 잃고 아들 한결을 데리고 남하하게 된다. 여섯살짜리 아들을 120리터짜리 배낭에 넣어 메고 다닌다. 이제 동민의 목적은 단 하나! 아내 지연과의 약속대로 꼭 살아서 아들과 함께 대구에 도착하는 것이다. 작가는 60이후에 이 소설을 쓰려고 했다가 자신의 아들이 소설속 아이의 나이보다 더 많아지기 전에 써야겠다고 결심했고 결국 해냈다.

 

백두산 폭발로 북한은 초토화 되었고 그 여파가 남한까지 미치는데 식인 바이러스 감염까지 겹쳐 한반도는 아비규환 그 자체다. 이런 상황이 온다면 우리는 어떤 행동을 할 수 있을까?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선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을까? 사람이 사람을 먹어야 하는 상황에서 윤리의식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그런데 나 혼자가 아니라면? 내 새끼를 살리기 위해서라면, 이 아이와 살아서 어딘가에 꼭 도착해야 한다면?

 

동민은 아들이 든 배낭을 메고 대구로 가야한다. 반군과 정부군, 식인자들을 피해서라면 그 어떤 짓도 해야만 한다. 며칠을 굶은 상태에서도 식인행위는 도저히 허락할 수가 없었다. 아직 새끼 손가락 손톱만큼의 도덕심이 남아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먹을 수밖에 없도록 모든 조건이 갖추어지고, 그는 아들을 위해서! 목숨을 부지해야만 했다. 아들과 함께 대구에 가야한다는 명확한 목표가 있으니까.

 

오늘이 소설 속 재난상황과 똑같지는 않아도, 자식과 가족을 위해 뼈빠지게 일해야만 하는 아버지의 숙명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고 인류가 멸망하지 않는 한 존속될 것이다. 동민의 가방은 아버지들이 짊어진 짐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짐이 너무 무거워 걷기 힘들다면, 숨쉬기조차 버겁다면 벗어버리면 될 일이다. 벗어던지면 홀가분하게 걸을 수 있다. 소설 속 동민에게 찾아온 몇 번의 고비는 그 짐을 버릴 수 있는 기회였다. 같이 자살하려는 마음을 먹다가도, 식인들에게 아들을 뺏기지 않으려고 용을 쓰다가도, 아이가 갈기갈기 찢기는 꿈을 꾸면서도 그는 끝끝내 아들을 놓지 못했다.

 

인간이란 이기적이고 나약하기 이를데없는 존재라는 회의적 시각을 가지고 있는 나로선 작가가 부여잡고 싶은 것이 무엇이었을지 생각해 보았다. 아들 한결과 떨어질 수 없는 동민은, 짐을 내려놓지 못하는 인간이다. 가장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아비는 계속 바위를 지고 산을 올라야하는 시지프스에 다름 아니다. 작가는 아버지의 굴레를 거역할 수 없는 본능으로 생각한 것 같다. 죽을 것 같이 힘들어 벗어나고 싶은 유혹에 몸부림치다가도 유전자에 각인된 아비의 업을 실행하기 위해 몸이 움직이도록, 동민을 그렇게 만든 게 아닐까.

 

반전을 기다렸다. 끝날 때가 되어 가는데도 반전의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끔찍한 이 모든 상황들이 거짓말이었으면 좋겠다 싶었다. 사실 기대했다. 주인공 동민이 꿈을 꾼거라고, 무시무시한 악몽을 꾼 것이니 깨어나면 된다고. 컴퓨터 게임 같은 가상세계에서 현실세계로 넘어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런 초딩같은 상상을 하는 내게, 작가는 얼얼한 강펀치를 날렸다. 그 한 대는 바로! 눈물샘을 폭발시켰다. 자동으로 풍풍 나오는 눈물을 닦으며 몇 장을 넘겼다. 제발 대구에 무사히 도착하길 빌었다. 마지막 한 장에는 또 다른 결의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 반전은 독자 맘대로 상상하도록 하는 열린 결말, 아니 열린 반전이었다. 이 부분에 대한 내 생각을 리뷰에 쓰면 혹시라도 이 글을 읽을 사람들에게 민폐가 될 것 같아 생략한다.

 

처음 내가 울컥했던 페이지를 다시 넘겨서 읽고 또 놀랐다. 이것은 무엇인가? 작가의 트릭에 내가 제대로 말려든건가? 아니면 나만 이 장면에서 감정이입 심하게 한건가? 다시 돌아와 읽어보니 반전의 전주곡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p. 269

 

“아빠가 그랬어요.”

메어린이 동민을 보았다.

동민은 울음을 참고 있었다.

주체할 수 없는 벅참이 올랐다. 아들이 자신 외 누군가와 대화하고 있었다. 둘만 있었던 이 깊은 어둠에서 다른 대상에게 아이를 건넸다. 오래전 했던 생각이 떠올랐다. 아이를 안고 어두운 동굴을 걷는다면, 서로만을 의지하고 깊은 심연을 걷고 있다면, 그는 그래왔다. 공기도, 형태도 느끼지도 못할 아들의 두려움까지 모두 혼자 흡수해야 했고 격정과 시선도 대신 감내해야 했다. 그것이 너무 어려워 지친 나머지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은 지금, 그 다른 이가 잠시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었다. 그는 식인자였고 적이었다.

동민은 이마를 바닥에 박았다.

 

(……)

 

“당신 그간 외로웠군.”

동민은 주먹으로 눈을 닦았다.

아이는 그런 아빠를 한번 쳐다보기만 했고 장난감 로봇의 팔을 끼우기에 여념이 없었다.

 

이 소설은 재난영화에 피칠갑 좀비물이 뒤섞인 것 같지만 사회성 짙은 내용을 여럿 내포하고 있다. 끝나지 않는 이념 갈등, 종교, 구원, 도덕, 계급, 자본주의 등등... 어떤 하나의 키워드에 천착한다면 그 하나만으로 긴 이야기를 끌어낼 수 있다.

오늘 내 리뷰는 뒤죽박죽인데 이 소설 판권이 팔렸다고 하니 주인공을 누가 맡으면 좋을지 나혼자 캐스팅 중이다. 동민을 하정우나 이병헌이 한다면 그간 맡아온 역할들 때문에 동민의 예민함을 살리지 못할 것 같다. 공유나 이동욱 같은 키 큰 남자도 안 어울릴 것 같다. 30대 중후반에 키는 크지 않아도 몸은 다부지고 얼굴은 평범한데 섬세한 눈빛을 가진 남자여야 한다. 박해준 배우의 얼굴과 표정, 눈빛 연기가 이 역할에 어울릴 것 같긴 한데 키가 좀 크다. 그리고 메어린이 중요하다. 그는 거구인데 운동신경이 뛰어나야 하고 얼굴이 우락부락한데 착한 느낌을 주어야 한다. 마동석이 떠오르긴 하는데 <부산행>에서 비슷한 역을 했기 때문에 식상하다. 엄태구와 박훈이 떠오르는데 메어린은 그들보다 좀 못생겨야 한다. 혼자 캐스팅 놀이하느라 심각했던 리뷰를 가볍게 마무리했다.

 

아, 소설 속에서 동민은 영화화 판권비를 받지 못했으나 차무진 작가는 받았다고 하니 내가 다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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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르신과 행복하게 살아요~~ | 기본 카테고리 2020-02-05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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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우리집 묘르신

SOON 글그림
미우(대원) | 2020년 01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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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탐묘인간>의 저자 SOON님의 신간 <우리집 묘르신>이 대원씨아이에서 출간되었어요.

 

 

<탐묘인간>을 보신 분도 있겠지만 혹시 모르실까봐 캡쳐해왔습니다~

저희 집엔 반겨주는 아이 셋이나 있지요!!

이거, 자랑?

네~~ 맞습니다!!ㅎㅎ

그러니 저는 탐묘인간 맞고요, 묘르신이 될 아이들이 있으니 이 책은 필독해야 하고요,

냥 집사님들에게도 강추합니다~

읽다보면 핵 공감하다가, 코 끝이 찡해오다가,

냉온탕을 왔다갔다 하게 될 테니까요~~

 

작가님 15년차 반려생활 이야기를 장식할 두 고양이 앵두와 미유입니다~

 

고양이와 15년을 같이 사신 분, 게다가 작가님이니 얼마나 잘 기록해 놓았을까? 아마 그 양이 어마어마할듯~

그 중에 냥집사들 핵공감할 내용과 연로한 냥님들과 살아가는 이야기로 구성한 이 책은, 집사가 아니어도 고양이를 사랑하고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거여요~~

 

핵공감 no 1.

집사들의 사진첩엔 똑같은 사진들 투성이?

다 똑같아 보이지만 다 다르죠~~

집사 눈에만! 다르다는 건 안 비밀~~

그리고!!

또라이 같지만 특정부위만 크게 찍어대기도 함~~

 

 

 

핵공감 no 2.

 

약 먹이는 게 수월한 냥님도 있지만,

미유님은 이미 다 알고 계신다는거~~

 

 

 거의 독심술 수준!!

근데 진짜 신기한게 오또케 소리를 구분하지?

오또케 집사 맘을 아는 거지??

진짜 이 에피소드 핵공감 하는 게, 우리 오키도 독심술이 가능한게 아닌가 싶은...

오키는 중성화수술 두 번을 비롯해 각종 질병및 폐렴까지 다양한 이유로 병원을 자주 다녀서 병원과 약에 대해선 아주 큰 트라우마가 있는데!

부엌 옆 다용도실 문을 닫고 약을 조제(가루약을 차오츄르와 섞는 일/얘가 알약을 못 삼킴ㅠ)해도 나와보면 어다론가 숨어버려 찾을 수가 없다는!!

약 먹이려는 내 행동과 마음까지도 이미 독파하고 계신 듯~~

 

 

핵공감 no 3. & 짠함

 

에너자틱했던 애들이 이젠 묘르신이 되어 예전만큼 힘을 보여주지 못하면,

'이제 늙은 거구나...'

 

 

 

싶다가도 한번씩 뻗대는 모습 보여주면,

그게 또 고맙고....

내 미래를 보는 듯해서 짠하더라구요.

울집엔 캣초딩 토르와 확연하게 비교되게 조용하신 두 중년냥, 오키와 루키를 보면 뭔가 애틋하고 나대는 토르때매 스트레스 받는 둘 보면 미안하고...

 

그리고...

생강색 고양이와 작가님의 몇번의 인연~

 

 

임보하다 무지개다리 건넌 애들도 있고 좋은 집으로 입양간 애도 있고~

두 묘르신에 대한 사랑이 넘 커서 세째 들이기가 힘들것 같지만,

만약 들인다면 치즈 아닌,

꼬옥 생각색 아이일 걸로 예상됩니다~~

짠함 하나 더!

 

관절염 때문에 불편한 미유를 위해 계단을 만들어 주었고. 오후 세시엔 늘 계단으로 올라와 작업하는 작가님 무릎에 안기는 미유. 그렇게 올라온 미유를 위해 그 자리를 뜨지않는 작가님...

함께 하는 오후 세시를 좋아한다는 둘의 모습은 그 어떤 그림보다 아름답네요~

묘르신을 위하여~~

 

 

우리집에도 묘르신 될 두 분을 위해 준비해두게쒀요~~

그런데, 흰털 숨겨주는 검정 매직은 어쩔??

넘 웃기자냥~~

우리 토르는 원래 흰털이니 검정 매직 필요없겠다냥~~

고양이 대학 보내기??

 

 

 

"고양이가 20살까지 장수하는 것"을

"대학 보낸다"라고 한다는 걸,

첨 알았네요!!

20살 묘르신들의 장수비결을 보고 배운다는 작가님~

아직 5년, 아니다! 해 넘겼으니 4년 남은 건가욥??ㅎㅎ

 

쓰앵님의 컨설팅 잘받고 미유와 앵두 대학 보내기 성공하시면 또 책 내쥬세요오옹~~

묘르신들과 행복하게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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