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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을 그만 둘 자유 | 예술/문학/여행 2010-12-21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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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2019 한반도 묵시록

한호택 저
21세기북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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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살겠다 갈아보자’는 1956년 이승만 정권에 대항하던 민주당이 내세운 표어다. 당시 표어는 민중의 호응을 얻었고 집권당의 제지를 뚫고 수십만 인파가 구름처럼 한강 백사장에 모였다. 그 후 60년도 더 흐른 2019년 그 시절의 모습이 재현되고 있었다.”

“대형 방음기에 막혀 군중이 외치는 소리도 넘어오지 못햇다. 빈부, 남북, 좌우, 내국인과 외국인, 선과 악… 이분법은 컴퓨터 뿐만 아니라 세상을 가르는 기준이다.”

“구름 사이로 언뜻언뜻 대한민국 영토가 보였다. 하늘에서 보기에도 부자동네와 가난한 동네는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부자동네가 산뜻한 파스텔 톤이라면 달동네는 황사가 덮여 우중충한 똥색으로 갈아앉아 있었다. 부자들은 발달한 보안기술을 이용해 자신들만의 견곻란 성을 쌓았고 그들이 만들어 배부한 표식이 없으면 누구도 그 안으로 들이지 않았다.”

“인공지능이 발달하자 사람이 하던 일이 손쉽게 기계로 대체됐다. 유휴인력이 남아돌아 먼지처럼 떠돌아 다녔지만 그들을 채용하려는 기업이 없었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입사하려는 사람들로 인해 학력 인플레가 본격화됐다. 이제 대졸자가 회사에 들어가기란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보다 어려웠다. 박사 자격증을 가진 사람이 낙엽만큼 많았다.”

가난뱅이는 언제나 살기 힘들다. 그러나 그 도가 지나친 세상이 되었다. “환경오염과 그로 인해 이어진 물 부족은 세계적인 문제였다. 물 부족으로 식량 부족으로 이어졌고 빈민들은 오염된 물로 키운 유전자식품을 먹었다. 부자들은 위생적으로 처리된 유기농식품을 먹었다. 부자들의 한 끼 식사비용이 가난한 자들의 한 달 식사비용보다 많았다.”

이 소설이 배경으로 하는 얼마 남지 않은 미래의 한국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포보스라는 테러집단이다. 모든 테러집단들이 그렇듯이 이들은 현실을 부정하는 이상을 꿈꾼다. 포보스란 집단이 꾸는 꿈은 ‘사람들이 원하는 국가를 만들어 그 국가를 사람들에게 나누어주는 것이다.’

부모를 선택할 수 없듯이 자신의 고향을 조국을 선택할 수는 없다. 그저 우연히 거기에 태어날 뿐이다. “이 땅이 싫으면 그 사람이 떠나면 된다고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아. 이 땅에 태어났기 때문에 그에게는 이 땅에 살 권리가 있어. 문제는 땅이 아니라 국민을 만족시키지도 못하면서 다른 선택도 못하게 하는 정치체제야.” 포보스는 그것을 불합리라 부르며 사람들에게 선택할 자유를 주려 한다.

사람이 만든 다른 모든 것처럼 국가 역시 사람을 살리기 위해 만들어졌다. 그러나 이제 그 국가가 오히려 사람을 죽이고 있다고 포보스는 말한다.

“작년에 한국에서 생활고를 비관해 자살하거나 굶어 죽은 사람이 몇 명인지 아십니까? 테러로 죽은 사람의 백 배가 넘습니다. 이런 법질서를 지켜야 합니까? 왜요? 전 세계의 11억 인구가 비만인데 이와 비슷한 숫자의 사람들이 영양실조로 죽어가고 있습니다. 왜 잘못된 세계, 잘못된 국가, 잘못된 정책은 바로 잡으려 하지 않고 그런 부조리를 뜯어 고치려는 조직을 없애려 합니까?”

“인터넷의 발달로 직접 선거가 가능한 세상이 됐고 정보의 공유로 권력의 독점도 막을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기업이 만든 물건을 일방적으로 구입하던 소비자들이 지금은 자신에게 맞는 맞춤형 제품을 요구하는 시대가 됐습니다.” 그런데 왜 국가는 그러면 안되는가? 이들의 질문이다.

그러면 어떻게 선택의 자유를 줄 것인가? 세계를 도시국가로 나누면 된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앞으로 국민이 국가를 선택할 수 있게 되고 그렇게 되면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이상적인 국가로 몰려갈 것입니다. 왜 그 나라에 태어났다는 한 가지 이유로 온갖 부조리를 감수하며 그 나라 국민으로 죽어야 합니까? 포보스연합이 아니더라도 굳이 국가의 형태가 아니더라도 국가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자유도시가 계속 늘어날 것입니다.”

“지금은 이민이 쉽게 허용되지 않지만 국가가 많아지면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이민도 원활해져. 최종목표는 마을 단위의 국가를 만들어 노자의 소국과민을 실현하는 거야. 백만 개 정도의 국가를 만들면 과거의 국가개념은 사라지게 될거야.”

그러나 지금의 국가제도가 만들어진 것은 다른 국가에 잡아먹히지 않기 위한 최저의 규모를 만든 결과이다. 이들의 비전은 신선하면서 매력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실적일까?

이 소설의 설정에 따르면 어느 정도 현실성이 있다. 이들은 다국적기업을 장악해 재력을 갖추고 그 재력을 기반으로 첨단군사기술과 핵으로 무장한다. 자신을 방어할 능력이 있는 것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전략을 짜고 그 전략에 따라 일어나는 사건이 이 소설의 내용이다.

그러나 그렇더라도 과연 그들의 꿈이 현실적일까? 작가도 그렇다고 생각하지는 않는 것같다. 이들의 꿈은 결국 실현되지 않는다.

저자는 그 이유를 사랑으로 제시한다. 사랑 앞에 무력해지면서 그들의 꿈이 무너지는 것이다. 그러나 사랑이란 은유는 더 많은 것을 시사한다.

“왜 아이를 낳으려 하지? 어차피 그 아이는 지금보다 더 고통스러운 삶을 살게 될텐데”
“그럼 너는 왜 도시국가를 만들려고 하는 거야?”
“지금 국가체제보다는 나으니까. 도시국가가 세워진다고 인간의 고통이 모두 사라지지는 않아. 환경은 갈수록 나빠지고 자원도 고갈돼 갈 거야.”

너무 이성적이다. 그들의 이상은 그렇게 차가운 논리의 구축물에 불과한 것은 아닐까? 이렇게 작가는 암시한다.

“아무리 고통스럽더라도 만들고 지켜야 할 게 있어.”
“그게 뭔데?”
“가족”

가족을 만들고 지키는 것처럼 국가 역시 손익계산만으로 만들어지고 유지되는 것은 아니지 않을까? 저자가 이 소설에서 내리지 못하는 결론은 그런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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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양극체제 | 경제경영 2010-12-20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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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우리만 모르는 5년 후 한국경제

조명진 저
한국경제신문사(한경비피)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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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를 쓰는 날 보도를 보면 11월 연평도 공격에 대해 UN 안보리에서 어떤 합의도 나오지 않았다는 기사가 보인다.

미국과 유럽국가들은 북한을 규탄하는 안을 제출했지만 중국과 러시아가 반대해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이번 만이 아니라 천안함 사태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저자는 이런 상황을 신양극체제라는 말로 정리한다.

냉전이 끝난 후 미국 주도의 1극체제에서 친미성향의 NATO+태평양 동맹국들의 네트웤과 중국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한 상하이협력기구(SCO)를 양극으로 하는 구도로 국제질서가 재편되었다는 것이다.

양대세력은 냉전시절과 마찬가지로 세계의 지정학적 요충지를 놓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발칸의 보스니아 사태를 시작으로 아프카니스탄, 중동, 아프리카에서 양대 세력의 이해관계가 충동해왔다. 냉전시절에 이어 신양극체제에서도 한반도는 두 세력의 각축장이다.

그러면 한국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미묘하다. 냉전시대와 달리 이번의 양극체제에서 한국은 어느 한쪽을 일방적으로 편들 수 없기 때문이다. 정치/군사적으로 한국은 PATO(친미조약기구)에 속한다. 그러나 경제적으로는 중국과 더 가까워져 있다. 정치와 경제가 모두 친미진영에 속했던 냉전시절과는 다른 것이다.

그렇다면 노무현 정부 시절 친중주의자들의 주장처럼 미국은 지는 해이니 중국에 붙으면 될까? 그것이 그렇게 단순하지가 않다.

미국의 헤게모니가 예전같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이번 경제위기로 미국의 저무는 속도는 가속도가 붙었다. 그러나 냉전시절에 그랬던 것처럼 지금의 신양극체제도 1.5 체제라는 것이 문제이다. 소련도 그랫고 지금의 중국과 러시아도 친미 서방진영의 반쪽에 불과할 뿐이다.

조지프 나이에 따르면 국제세계의 헤게모니는 3차원 입체 체스판과 같다. 1층은 군사력의 차원이다. 2층은 경제력, 3층은 문화적 영향력의 소프트 파워의 차원이다. 헤게모니란 아래층을 기초로 위층의 체스판을 지배하는 게임의 결과로 얻어진다.

그 결과 얻어지는 헤게모니는 무력이란 벌거벗은 힘( naked power)으로만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세계의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는 헤게모니란 말대신 내비 파워(Navi-power, 방향을 알려주는 Navigation power)란 말을 쓴다.

미국의 헤게모니가 저무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의 자리를 대신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중국과 러시아의 실력은 지역패권국이라면 모를까 세계의 패권국이 되기에는 턱도 없다.

저자는 그 이유를 신뢰를 얻지 못하기 때문이라 말한다. 신뢰는 3차원 체스판에서 3차원의 게임이다. 그러나 3차원의 체스판에 뛰어들려면 1차원과 2차원을 지배해야 한다.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의 실력은 어느 차원도 지배할 실력이 되지 않는다.

특히 2차원의 문제가 더 심각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경제력의 핵심은 금융 지배력이다. 그러나 러시아는 논할 가치도 없고 중국도 금융강국이 되기에는 턱도 없다고 저자는 본다.

요 몇 년 동안 중국에서 나온 경제서적들을 보면 금융강국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 자주 나온다. 그 이유는 피해의식이다.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의 원인을 유대인 자본의 화교자본에 대한 견제에서 시작되었다고 중국인들은 생각한다. 홍콩이 반환된 다음 날 태국에서 위기가 시작되었고 그 위기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것은 동남아의 화교자본이었다. 그 이후로도 유대 자본의 중화경제권에 대한 견제는 계속되고 있다고 중국인들은 생각한다. 이런 논지의 대표적인 서적이 ‘화폐전쟁’이다. 화폐전쟁의 저자는 일본이 몰락한 이유를 화폐전쟁에서 졌기 때문이라 본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중국이 일본처럼 몰락하지 않으려면 금융대국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얼마 전에 나온 ‘자본의 전략’은 “중국이 제조 대국에 이어 무역 대국이 되었고 이제는 금융 대국을 향해 가고 있다고 역설한다.” 그러나 그것이 가능한가? 저자는 회의적이다.

저자는 금융대국은 신용 위에 만들어진다고 말한다. “중국이 외국 기업의 상해 증시 상장을 허용하면서 금융 개방화 정책을 펴는 것은 금융산업의 주요 부분인 증시를 키우는 데는 일조하지만 금융의 허브가 되기 위한 기본적인 요소인 국가 신용도와 정치의 안정성은 장기적 접근이 필요하다. 돈만 모여든다고 금융 허브가 되는 것이 아니다.”

“2010년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큰 은행은 중국농업은행이다. 그러나 금융 강국이 되기 위한 조건은 증시 거래 규모와 은행의 수익만이 아니다. 중국이 금융대국으로 가기 위한 조건 중 하나는 세계적인 보험회사의 운영이다.

보험회사를 믿고 만일을 대비해 돈을 맡기는 것은 신뢰의 표현이며 신용이 없으면 성립될 수 없는 거래이다. 그렇다면 ‘지금의 중국은 과연 그만한 신용이 있는가?’” 그다지 긍정적인 답이 나오지는 않는다. 중국인들 스스로 믿지 않는 것을 누가 믿겠는가?

“현재 중국에는 1조 위안 이상의 부호가 5만 5000명에 달란다. 이 중 많은 부호들은 해외이민을 생각 중에 있는데 2009년 미국 투자이민은 전년대비 2배가 넘었다. 대부분의 부자들이 해외이민을 선택하는 이유로는 ‘자녀교육’, ‘안전감(중국 내 투자환경의 잦은 변화와 부에 대한 원죄’ 추궁문제로 신변 안전에 대한 불안감 고조), ‘선진 생활환경 추구’라고 한다. 이는 중국인들 스스로 자국에 대한 신뢰가 낮음을 보여주는 예이다.”

“국제무대에서 헤게모니를 잡기 위해서는 군사력에 앞서 미국과 EU처럼 기축통화로 공인받을만한 화폐가 있어야 한다. 달러와 유로화에 대한 신용은 바로 조직적으로 짜인 신뢰할 수 있는 금융시스템이다.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한 제조업이 지속 성장 가능한 경제 그리고 신용할 수 있는 금융시스템의 구축이 바로 달러와 유로를 받쳐주기에 가능한 것이다. 중국은 자본, 노동력, 기술력만 있으면 헤게모니를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역설적인 것은 아시아와 아랍 그리고 러시아의 거부들은 그들의 자산을 미국이나 유럽계 은행에 맡겨야 안심한다. 중국이 아무리 많은 외화를 보유해도, 중국이 최고의 공산품을 만들어도 세계인들이 생각하는 중국의 신용도가 공고해지지 않으면 금융 패권은 요원하다. 중국이 금융대국이 되기 위해서는 자국의 자본을 해외에 투자하는 지금의 패턴이나 시세차익을 노린 투기성 자본의 유입에서 탈피해 타국의 개인자본이 중국의 보험상품을 사고 중국이 운영하는 신용카드를 세계인이 사용할 때 가능한 것이다.

통제불능으로 넘쳐나는 달러로 세계 금융시스템이 균형을 잃었기 때문에 신양극체제가 태어났다. 그리고 달러의 종말도 멀지 않았다. 그러나 그렇다 하더라도 서구의 금융 패권은 계속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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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의 정신분열증 | 경제경영 2010-12-19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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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트렌드 코리아 2011

김난도,이준영,김정은,이향은,권혜진,전미영 공저
미래의창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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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이 그리는 내년 소비자의 모습은 정신분열증이다. 저자들은 내년의 트렌드를 Two Rabbits, 두 마리 토끼로 요약한다. 동시에 잡을 수 없는 것을 동시에 잡으려 한다는 말이다.

가격은 싸야 되지만 질도 높아야 한다. 자신을 드러내고 싶지만 프라이버시도 지켜져야 한다. 여가가 많아야 하지만 그렇게 주어진 여가시간엔 평소보다 더 바쁘다. DIY를 외치며 스스로 하겠다고 하며 그만한 전문지식을 쌓지만 터무니 없는 돈을 주면서도 전문가의 손길을 원한다.

저자가 말하는 소비자의 모습이다. 사실 그렇게 낯선 모습은 아니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악몽 같은 일상이 되어버린지 오랜 모습일 뿐이다. 저자들이 전망하는 내년 트렌드 하나 하나는 책소개에 이미 나와 있으므로 반복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 세부사항들은 이미 다른 경영서적에 많이 반복되어 온 것이기 때문에 굳이 여기서 반복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그보다는 왜 그런 트렌드가 나타나는가를 이해하는 것이 더 생산적일 것이라 생각된다.

그러면 왜 이런 모습이 나타나는 것일까? 저자들은 거기에 대해 말을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저자들이 올해 트렌드를 전망했던 것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같다.

저자들이 전망했던 올해 트렌드 역시 내년 트렌드에 대한 전망처럼 여러가지이다. 그러나 올해 트렌드 처럼 일정한 경향성이 있었다. 그 경향성은 개인주의 정도로 요약될 수 있다.

동성애, 성적묘사, 폭력성, 막말 등 대중매체의 금기가 사라져가는 것은 사회를 묶어주는 문화의 접합력이 약해지는 것을 말한다. 개인의 정체성을 규정하던 공통의 사회적 코드가 무너져 가면서 개인이 우주의 중심이 되어 간다. 저자는 ‘소비자는 나르시스트’란 말로 그런 경향을 요약한다.

“최근 가요계를 휩쓴 신세대 아이돌 그룹의 가사는 하나같이 자신을 자랑하기에 바쁘다. 이제 겸양은 더 이상 미덕이 아니다. 그동안 우리 우리 대중가요가 이별의 아픔, 헌신적 사랑, 삶의 애환 등의 ‘겸손한’ 주제로 일관했던 점을 상기한다면 놀라운 변화다.

그렇다면 이러한 가사의 범람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 이들 아이돌 그룹은 트렌드를 잡아내고 그것을 문화상품으로 만들어내는 데 탁월한 감각을 보여주는 기획사의 작품이다. 그들이 내놓은 곡에 공통적인 주제가 이렇게 반복적으로 등장한다면 이는 단순한 우연이 아닐 것이다.

히트곡의 가사를 관통하는 하나의 주제는 ‘당당하고 자기애가 강한 세대’의 자신감이다. 그들의 히트곡은 모두 타인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 있게 자기를 표현하고 싶어하는 신세대 소비자의 욕망을 충족시키고 잇다. 바꿔 말하면 자기애로 똘똘 뭉친 나르시스트 소비자들이 이런 당찬 가사에 환호는 것이다.”

그런 나르시스트들은 SNS를 통해 자신을 드러내는데 과감하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남을 의식하지 않고 당당하게 말한다. 자신을 표현하는데 돈을 주저없이 쓴다.

“나르시스트 소비자가 늘어나는 것은 이들이 ‘개인’으로 자라난 첫 세대이기 때문이다. 형제가 적어 어릴 때부터 방을 혼자 썼고 성인이 돼서도 원룸을 선호한다. MP3 플레이어, 핸드폰, PMP 등 개인화된 기기로 무장하고 온라인 게임을 하며 혼자 논다. ‘자기’가 세상의 중심일 수 밖에 없다. 또한 이들은 소비문화의 세례를 받은 행운아들이다.”

이런 소비자를 만족시키기는 어렵다. 더군다나 공급이 수요를 만성적으로 초과하는 시장에서 그들을 쫓는 것은 더더욱 어렵다. 그러나 그들은 파고 들 틈이 많다. 그들의 나르시즘은 연약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당당한 세대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사상 최악의 취업난을 맞고 잇다. 한껏 높아진 자존심을 채워주기에는 결코 호락호할하지 않은 기성사회의 높은 벽, 그 아래에서 젊은이들은 셀프-홀릭 상품으로 무너진 자존심을 달래고자 한다. 그래서 물과 기름 같아 보이는 아이돌 그룹의 자기도취와 가수 장기하가 읊조리는 ‘루저 문화’는 서로 묘하게 닿아 잇다.”

그들의 자기애는 현실에선 깨져나가는 연약한 유리벽에 불과하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스타에 열광한다. 현실에선 가짜일 수 밖에 없는 그들의 자기애와 달리 스타는 현실에서 진짜이기 때문이다. 스타들이 무엇을 입고 어디를 다니며 무엇을 하는지에 그렇게 관심이 많은 이유이다.

현실 앞에서 부서져 나갈 수 밖에 없는 그들의 자기애가 비현실적이듯 그들이 사랑하고 드러내고 싶어하는 자신 역시 얄팍한 언제든지 깨져나가는 진짜이면서 가짜일 뿐이다.

“왜 소비자들은 이렇게 자신의 소소한 일상까지도 올리고 공유하고 싶어할까? 이는 일차적으로 개인 소비자들이 거대한 시장경제체제에서 소외되어 가는 과정에 느끼는 상실감과 좌절감을 다른 사람과의 공유와 공감을 통해 해소하려는 의도라고 해석할 수 있다. 소소한 일상을 고유하며 자신과 비슷한 상황과 처지에 있는 타인들을 만나면서 상실감을 달래려고 하는 것이다.

그렇게 온라인을 통한 인간관계는 개방성을 통해 확장되어 간다. 그러나 실제 현실에서의 인간관계도 그만큼 진전되고 잇는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온라인의 인간관계는 실제의 인간관계보다 깊이도 강도도 약하다. 그렇기에 깨지기도 쉽다. 그런데도 그런 관계에 매달리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 답은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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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판 그곳이 알고 싶다 | 경제경영 2010-12-17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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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그래도 우리는 게임을 만든다

유영욱 저
보리별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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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회사에 다니면 작은 것에 감사함을 알게 됩니다.
‘그렇습니다!! 작은 일에도 감사할 줄 알게 되는 긍정적 마인드를 가지게 되죠.’
밤 12시에 퇴근하면서 감사하게 됩니다.
‘우아~ 3일만에 집에 다 들어가보네~ 그것도 밤 12시라는 이른 시각이라니 최고야~ 너무 신나~’
일요일에 쉬면서 감사하게 됩니다.
‘오늘 명절도 아니고 단지 일요일일 뿐인데 정말 집에서 쉴 수 있는거야? 이게 꿈이 아닌거야?’
인센티브가 나오지 않아도 감사하게 됩니다.
‘아니!! 월급이 제때 들어온 거야!? 이게 왠일이야?! 매출이 과감하게 형편없었는데…’
여자를 사귀지 못해도 만나는 것 자체만으로 감사하게 됩니다.
‘뭐?! 남자틴구한테 차이고 주말에 할 일이 없어 나랑 영화를 봐주겠다고?! 그게 정말이야? 게임 개발자인 나랑 영화를?!! 고마워!! 정말 고마워!! 어이쿠 그럼~ 당연히 돈은 모두 내가 내야지.’
‘어덯습니까? 작은 일에도 감사할 줄 알게 되는 게임회사!! 정말 좋죠?’
‘오 대리~ 약 먹자. 정신 차려’”

이책의 반을 차지하는 만화 중 하나이다. 게임업계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라면 너무 과장이 아닌가 하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게임업계의 현실이 그렇다.

동생이 우연하게 게임업계에 발을 들이게 되었기 때문에 이 만화의 내용이 그리 낯설지 않다. 지금이야 업계의 메이저 업체에서 일하기 때문에 위와 같은 상황은 아니지만 바닥부터 시작할 때는 만화의 내용이 실제 상황이었다. 그래서 이 만화에서도 게임업계를 3D 업종이라 부르고 업계에서 가장 필요한 능력은 ‘체력’이라 말한다.

이 책의 구성은 실제 게임업계에서 일하는 것이 어떤 것인가를 만화로 보여주는 전반부와 기획, 개발, 디자인 그리고 기타 직군으로 나누어지는 실제 업무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를 업계 메이저에서 일하는 실무자들의 글로 구성된 후반부로 구성된다.

그 업계에서 일해보려는 사람들을 위해 그 업종 사람들이 직접 쓴 글을 모아 놓은 책은 많이 나와 있다. 특히 부키에서 나온 시리즈가 유명하다.

이책도 그런 책의 하나이다. 이책의 후반부는 그런 책들과 비슷하게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다른 책들과 구분되는 점은 위에서 인용한 만화에서 볼 수 있듯이 재미있게 볼 수 있으면서 실제 그 업계에서 일하는 것이 어떤 것인가를 간접체험할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잇다는 점이다. 그 현실은 생각하는 것만큼 화려하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이책의 제목은 ‘그래도 우리는 게임을 만든다’이다. 그런 현실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러나 어떤 일이든 그 속을 들여다 보았을 때 아름다운 일은 없다. 이책은 제목처럼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업계를 생각하는 사람을 위해 만들어졋고 그런 의도에 부합되는 내용을 담고 잇다.

개인적으로 이책을 읽게 된 것은 게임업계에서 일하려는 생각에서는 물론 아니다. 우연히 손에 들어왔기 때문에 읽게 된 것뿐이다. 그러나 전반부의 만화를 읽으면서 웃을 수 있었던 것은 작은 소득이었다. 그러나 그 웃음은 단순히 시간 때우기 웃음은 아니었던 것이 어느 업종이나 공감할 수 있는 현실을 풍자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렇게 웃으면서 동생이 어떤 환경에서 일하는가를 더 잘 알게 된 것도 나름의 소득이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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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생태계의 재편 | 경제경영 2010-12-17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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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아이패드 쇼크

하야시 노부유키 저/도현정 역/곽동수 감수
비즈니스맵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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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저자의 책은 이번이 두번째이다. 첫번째도 그렇고 이번에 나온 책을 보면서 든 생각은 대단하다는 것이다.

이책 이전에 국내에 소개된 책은 ‘스티브 잡스의 위대한 선택’이란 제목으로 나왔었다. 제목과는 달리 이책은 스티브 잡스에 관한 전반적인 것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아이폰만 다룬다. 이책은 국내에선 올해 나왔지만 일본에선 몇 년전 아이폰이 출시되기 이전에 나왔었다. 아이폰이 국내에 충격을 주면서 늦게나마 번역이 된 것이다.

아이패드를 다루는 이책은 번역의 타이밍이 일본과 별 시차를 두지 않고 이루어졌다. 아이패드가 국내에도 등장했기 때문이다.

두책을 읽으면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 것은 타이밍 때문이다. 두권 다 내용 면에서 상당히잘 되어 있는 수작이다. 첫번째 책도 그렇고 이책도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본격적으로 시판되기 전에 나왔다. 그러면서도 출시 후에 나온 책들보다 내용의 깊이가 있다.

저자가 이책을 쓰기 시작한 것은 올해 1월 애플의 신제품 발표회에서 아이패드를 보고 나서 바로엿다. 그러면서도 퀄리티가 나오는데는 물론 이유가 있다.

첫째는 오랜 동안 애플 전문가로 활동해온 저자의 경력이다. 둘째는 아이패드가 출시전부터 많은 논의가 있었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논의들을 배경으로 실물을 확인한 후 책을 쓸 수 있는 것이다.

셋째는 아이폰의 연속선 위에 아이패드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책의 내용은 아이패드에 관한 것보다는 아이폰에 관한 내용이 더 많다. 그러나 이점이 문제일 수 있다.

저자의 이전 책을 본 사람이라면 이전 책에서 다룰 수 없었던 내용들 즉 일본에서 아이폰이 출시된 후 시장이 어떻게 변햇는가를 확인할 수 있고 일본의 상황에 비춰 아직 도입초기인 한국의 상황이 어떻게 될 것인가를 예측해볼 수 있단 점에서 도움이 된다.

그러나 제목은 아이패드로 붙여놓고 그보다는 아이폰을 더 많이 말한다는 것이 의아해질 수 잇다. 그러나 두가지 이유가 잇다. 우선 아직 출시 초에 쓰여진 책이기 때문에 아이패드만 말한다면 많은 말을 할 수 없다. 둘째 저자는 애플의 전략이 아이패드를 아이폰의 연장선에서 생각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는 이책의 모토를 ‘아이폰이 개척하고 아이패드가 다져가는 비즈니스’라고 말한다. 그러면 애플이 아이패드로 노리는 전략은 무엇인가?

“애플은 아이팟과 뮤직스토어를 통해 음악 생태계를 구축햇고, 아이폰과 앱스토어로 애플리케이션 생태계를 창조햇다. 그리고 지금은 아이패드를 통해서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신문과 잡지등을 한 곳에 모아 미디어 생태계를 구축하고 잇는 것이다. 루퍼트 머독은 ‘아이패드는 뉴스를 위한 최고의 플랫폼’이라며 극찬햇다. 언론사들은 자신들의 구세주로 아이패드를 서슴없이 지목하고 개발단계부터 적극적으로 협력햇다. 이는 애플이 아이팟으로 음반사를 그리고 아이폰으로 개발자들에게 돈을 벌게 해주었듯이 아이패드가 자신들을 위해 탁월한 능력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김정남)

저자는 아이패드가 1990년대에 제시된 ‘네트워크 컴퓨터(NC)’의 컨셉을 실현하는 것이라 본다. 죽은 개념인 NC의 컨셉은 넷북이 잇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스티브 잡스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아이폰ㄱ 같은 스마트폰과 노트북 사이에 뭔가 새로운 시장이 있을 것같다는 생각은 이전부터 자주 거론되어온 주제이다. 대다수 컴퓨터 제조업체는 그 공간에 넷북이라 부르는 제품을 집어 넣었다. 그러나 우리는 이것이 결코 대답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넷북은 노트북을 작게 만든 것에 불과한 어정쩡한 상품일 뿐이다. 우선 느리다. 저사양 때문에 노트북의 장점은 없으면서 단점은 모두 가진 제품에 불과하게 되었다. 그러나 아이패드는 넷북의 단점은 없으면서 아이폰의 장점은 그대로 살린다는 점에서 중간에 집어넣을 제품군으로 손색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는 아이패드의 타깃 시장을 넷북을 필요로 하는 비즈니스 시장과 교육시장으로 제시한다. 실제 애플은 그런 용도를 위해 많은 솔루션을 제시하고 잇다.

그러나 아이패드를 앞세워 애플이 노리는 것은 미디어 시장이라고 저자는 생각한다. 저자는 1990년대부터 논의되어온 디지털 컨버전스를 아이패드가 현실로 만들 것이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 전조를 저자는 아이폰에서 확인한다. 아이폰에서부터 신문 방송, 출판 등의 미디어가 융합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아이폰을 들고 다니면서 방송 프로그램을 보고 그러다 신문을 보고 전자책을 읽는다. 이런 라이프 스타일이 “미국에서는 2009년부터 현실이 되었다. 유저는 그때의 기분이나 상황에 맞춰 소리만 들을 수 잇는 라디오, 영상과 함께 볼 수 잇는 텔레비전, 사진이나 문자가 주역인 잡지, 책 등 다양한 미디어를 재핑하며 즐기고 잇다.

이전에 이 재핑(zapping0이란 말은 TV 채널을 바꾸는 행동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아이폰 시대에는 라디오, 비디오, 잡지, 책, 신문과 같은 서로 다른 미디어를 건너가며 ‘재핑’하는 것이 가능해졋다.”

물론 아이폰에서만 가능한 것이 아니다. 그러나 아이폰을 그리고 아이패드를 진정한 디지털 컨버전스의 실현으로 보는 이유는 만만찮은 보급율, 언제나 인터넷에 연결된 상태, 그리고 보기 편하고 선명한 화면을 저자는 꼽는다. 저자는 특히 화면의 질을 미디어 생태계를 만들 핵심으로 본다.

“이 아름다운 화면이 있기에 수많은 패션 브랜드나 고급차 브랜드도 아이폰용 프로모션을 제공하는 것이다. 제품의 이미지나 질감을 중시하는 국제적인 브랜드의 광고 스폰서가 아이폰이라면 광고를 내고 싶은 마음이 든다는 점이다.’

그러나 아이폰의 문제는 작은 화면이다. 그러나 아이패드는 이 문제를 해결해준다. 아이폰과 달리 종이 지면과 같은 레이아웃이 가능하기 때문에 제작비가 줄어든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광고의 혁신이다.

“아이패드 발매 당시 전자잡지나 신문에서는 광고면이 날개 돋친 듯 팔렷다. 최근 몇 년 동안 인터넷 광고는 클릭 한번에 몇원 혹은 몇 센트 되지 않는 저렴한 비용으로도 충분한 문자 광고가 대다수엿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수익률이 떨어지고 웹 미디어가 저렴하고 피폐해졌다는 의견이 있었다. 그러나 아이패드에서는 그것과 정반대로 지금까지의 텔레비전이나 잡지에 가까운 미디어 문화, 광고문화가 만들어리져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광고면을 확보하고 크리에티브한 콘텐츠를 만드는 데 자금을 확실히 투자하는 이를 끌어들이는 국제적 브랜드 클라이언트가 중심이 된 광고 전개다.”

바로 이것이 애플이 아이애드를 만든 이유이다. “오늘날 웹페이지에 게재되는 배너 광고는 TV 등의 광고에 없는 쌍방향성이 포인트엿다. 그러나 인터넷 광고는 사람들의 정서에 호소하는 표현을 만들기가 어렵기 때문에 광고업계의 자금은 지금까지도 TV로 흐르고 있었다. TV 광고가 더욱 큰 감동을 전해주기 때문이다. 아이애드는 TV 수준에 버금가는 감동과 웹 광고의 특성인 쌍방향성의 양립을 목표로 한다.” 스티브 잡스의 말이다. 그런 이유로 아이애드의 단가는 TV 광고와 맞먹는 고가이다.

“아이패드의 등장으로 주요 방송국, 신문사, 잡지사, 라디오 방송국 등이 진출을 노리고 있다. 현재 애플은 그들의 수준에 걸맞는 높은 품질과 고가의 거래 금액으로 이루어진 고급 광고 시장을 준비하며 기다리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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