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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심플 아이디어-스티븐 키] '아이디어주'가 되어 불로소득(?) 얻기? | m o r i 2017-12-23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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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원 심플 아이디어 One Simple Idea

스티븐 키 저/권영설,정윤미 공역
케이디북스 | 2011년 10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아이디어주'가 되어 불로소득(?)은 아무나 얻는게 아닌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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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 하나로 평생을 여유롭게 먹고 살 수 있다? 어쩌면 수 많은 직장인들이 가슴속에 품고 있는 꿈이다. 꼬박꼬박 내 통장으로 들어오는 돈. 그리고 여유로운 생활. 그리고 이를 얻기 위해서 내가 한 일은 아주 작고 사소한 변화를 유도한 일이 전부. '조물주'보다 위대한 '건물주'를 능가하는 새로운 신이 탄생하는 계기가 되리라. 하지만 세상에 쉬운일은 없다. <one simple idea>는 이 작은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회사에 팔고 돈을 버는 방법을 실전적으로 안내해 준다. 게다가 본인의 체험수기이니, 부인하지 못할 증거까지 있다.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에서 산업혁명이 잉글랜드에서 싹터 가장 크고 독보적으로 발전한 이유를 "포용적인 경제제도" 덕분이라고 한다. 명예혁명의 정치적 기반아래 사유재산의 합리적 강화, 금융시장 개선, 산업 확장을 가로막는 무역장벽의 해체도 있었지만, 여기서는 '기술과 아이디어를 개발할 기회와 인센티브를 제공'했다는 점이 떠올랐다. 이를테면 '특허제도'다. 현재 미국이 아무리 쇠퇴했다고 하지만 여전히 세계강국으로 패권을 가지는 이유는 이런 포용적인 (경제)제도 바탕아래 기반하고 있다. 그리고 이 책의 저자는 이 기회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임시 특허'라는 제도는 상당히 특이하면서도 효과적인 제도로 보인다. 지금은 어떻게 다른지는 모르겠지만. 물론 '특허 출원 중'이란 말로 사람들을 속이는 사기꾼도 생기겠지만.

<one simple idea>의 성공, 아메리카 드림? 혹은 아이디어 드림은 본인만이 한 것도 아니고, 실재 우리 주변에 많이 일어나고 있다. 한국에서도 심심치 않게 뉴스기사로도 등장한다. 허나 나에게는 멀게만 느껴진다. 나 역시 거창한 것을 하겠다는 것도 아니지만, 일상 내 생활에서 불편한 점, 일터에서 있었던 어려움들을 바꾸기 위하여 '작고 심플'한 아이디어로 변화를 추구하는 일에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 다만 그런 아이디어가 너무 복잡하거나 '수요'를 충족하지 못한다면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염두해야 겠다. 늘 그렇지만, 귀가 얇고 도박적인 성격이 강해서 돈을 벌고자 덤비는 일에는 적절하지 않다. 쫄보일까. 아니면 99%의 실패를 감당할 여유가 없는 걸까. 어쨌든 우리 사회도 그렇지만, 나도 새로운 일에 도전하기엔 안전망이 필요하지 않을까나....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역시 '건물주'나 '아이디어주'가 되어 불로소득(?)은 아무나 얻는게 아닌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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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심플'이라는 단어를 조금 다르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심플'에는 새롭지만 복잡하지 않은 것이라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지만 전 기존 제품을 보완하거나 개선하는 의미로도 활용합니다. p.54

전 세계에 혁신이라는 돌풍을 몰고 온 주역은 테크놀로지와 인터넷 그리고 컨슈머리즘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혁신의 '발전 가능성'을 잘라버리는 부작용도 유발하지요. p.56

혁명에 가까운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의 아이디어를 시장 형편에 맞추는 것이지요. p.78

'좋은 아이디어는 진공 상태와 같이 아무런 자극이 없으면 창출되지 않는다.' p.79

아이디어 개발에 있어서 시장의 필요를 가장 우선시해야 합니다. p.143

두려움은 '진짜처럼 보이는 허황된 증거'일 뿐 p.247

"성공은 실패라고 불리는 99%의 산물로부터 얻어지는 1%의 결과물이다." 소이치로 혼다 p.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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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률 [바다는 잘 있습니다(2017)] | 취중잡설 2017-12-20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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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람이 죽으면

선인장이 하나 생겨요


그 선인장이 죽으면

사람이 하나 태어나지요

원래 선인장은 널따란 이파리를 가지고 있었어요

그것이 가시가 되었지요

찌르려는지 막으려는지

선인장은 가시를 내밀고 사람만큼을 살지요


아픈 데가 있다고 하면

그 자리에 손을 올리면 성자도 아니면서

세상 모든 가시들은 스며서 사람을 아프게 하지요


할 일이 있겠으나 할 일을 하지 못한 선인장처럼

사람은 죽어서 무엇이 될지를 생각하지요


사람은 태어나 선인장으로 살지요

실패하지 않으려 가시가 되지요


사람은 태어나 선인장으로 죽지요

그리하여 사막은 자꾸 넓어지지요


이병률 <바다는 잘 있습니다(2017)>


살면서 참 어려움이 많습니다. 삶이란건 너무나도 힘듭니다. 누군가에게는 행복하고 즐거울지 모르지만, 적어도 나에게는 아닙니다. "하나의 산을 넘으면 또 하나의 산이 나타나고 또 다음 산이 나타나고. 어떤 기대감에 산을 넘고 마침내는 체념하면서 산을 넘고. 그럼에도 삶은 결코 너그러워지는 법이 없(딸에대하여-김혜진 p.130)"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인생은 오늘도 나에게 아픔을 줍니다. 죽음을 주지요. 그래서 오늘도 살아남기 위해 '가시'를 만듭니다. 사람으로 태어났지만, 살기위해 '선인장'이 됩니다. 스스로를 죽여, '사람'이 아니라 '선인장'이 됩니다. '넓은 이파리'를 좁고 좁게 만들어 '가시'로 만들어 오늘도 버팁니다. '실패하지 않기' 위해, 살아남기 위해. 

사람으로 살고 싶습니다. 사람 인(人)자는 잘 알려진대로 서로 기대어 있습니다. 서로 함께하고 의지하고 기대어 산다는 글자입니다. 그런데도 그러기가 힘듭니다. "미움의 원인이 자신의 고의적인 소행에서 연유된 것이 아니고 자신이 존재 그 자체 때문(p.329)"이라는게, "옆사람을 단지 37도의 열덩어리로만 느끼게(감옥으로부터의 사색-신영복 p.6)"만드는 '사막'이 너무 싫습니다. 하지만 나도 먹고 살아야 하고, 내가 존재해야 하니, 그 사실 자체가 너무도 싫습니다. 차라리 다른 관계로 만났다면, 다른 장소에서 봤다면. 하지만 저는 '성자'가 아니고 그래서 살려고 발버둥 치칩니다. 이게 '찌르려는지 막으려는지' 모르겠습니다.

오늘도 사람으로 살고 싶었지만, 죽어서 선인장으로 산 하루였습니다. '가시'를 세우고, 선인장인지 사람인지, 무엇인지 알 수 없이 살았습니다. 거나하게 취하여 집에 앉아 문득 생각해봅니다. 넓어지는 사막 한가운데서. 

사라진 아버지를. 죽어버린 친구를. 스스로 그만둔 연예인을. '선인장'들을 생각해봅니다. 까끌까끌하지만. 목이 막히지만. "이만하면 잘했다고. 고생했다고 해줘. 웃지는 못하더라도 탓하며 보내진 말아줘. 수고했어. 정말 고생했어."라고 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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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e-book을 쓰는 이유, 장단점 | 잡설 2017-12-1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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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책 천권 이상을 소장하신 분에 대한 인터뷰를 본 적이 있다. 책도 책이지만, 그 책을 보관할 수 있는 장소가 있다는 점이 너무도 부러웠다. 일 이백권의 책을 보유하고 있지만, 장서라기에 부끄러운 수준이다. 학생 때부터 그러모은 책들이 쌓이고 쌓여 이제는 좁디 좁은 원룸의 주인으로 자리했다. 읽지 않는 도서나 비교적 가벼운 책들을 정리해야 하겠지만, 이 역시 쉽지 않다. 욕심이 과하다. 누울 자리나 옷가지를 침범하기 시작했다. 이사할때마다 짐의 대부분을 차지하다 보니 운신의 폭이 좁아졌다. 책을 버리거나, 대안을 마련해야만 하는 지경에 이르러 e-book의 세계에 입문했다.

e-book 입문 초기 걱정이 많았다. 현물(종이 책)이 아닌 사이버 상으로 존재하는 책이라. 만약에 yes24가 망한다면 내 권리들이 보장될 수 있을까라는 걱정. 디지털은 뭔가 내 손에 잡히는 것이 없다보니 불안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거꾸로 생각해보면, 어차피 집에 불이 나거나 사건사고가 생기면 책은 사라진다. 하지만 e-book은 기기가 고장 나도 새로운 기계를 구입한다면 언제고 다시 볼 수 있다. 다시 받을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하고, 마음을 다잡았다. 결국 책을 보관할 장소가 부족하다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가 모든 것을 압도했다. 현재 대부분의 책은 e-book으로 구매해서 본다. 나름 만족스럽다. 일반 책보다 가격도 조금 싸다보니 가계에 도움도 되었다. 아직 구매와 대여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다. 대여가 아무래도 싸지만, 욕심 많은 나에게는 아직도 멀게 느껴진다. 책을 두 번 잘 읽지 않음에도, 읽을 여유가 부족함에도 꼭 구매로 사는 이유도 욕심이 이유겠다.

첫 시작은 크레마 샤인이었다. 밤에도 책을 볼 수 있다는 이유로 샀다. 사실 책을 읽다가 다시 일어나서 불을 끄면 잠이 달아나곤 했던 경험이 많다. 어두운 곳에서 이불을 덮고 책을 보다 스르륵 잠드는 로망을 충족하기에 샤인이 최적이었다. 다만, 액정이 너무나도 약해서 기계만 3번 사고, 수리만 2번 했다. 액정 수리비와 구매가격의 차이가 크지 않다는게 함정. 아직도 공 기계는 액정이 고장난 채 어느 서랍에 잠자고 있다. 아무튼 음주가무가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니, 사고는 늘 함께했다. 프리징 현상도 잦았다. 그래서 다음 기계는 크레마 카르타로 샀다. 케이스를 사고 프리징이나 액정파손의 경우는 많이 줄었다. 비싸다보니 특별히 관리하기도 했지만.

e-book 장점 가장 큰 장점은 보관이 용이하다. 휴대하기 편하, 더불어 e-book의 경우 가격도 종이 책보다 저렴하다. 어둠속에서 책을 읽다 잠드는 로망역시 충족시켜주니 내 집 없는 인생에게 최적화된 기기다. 하지만 단점 역시 무시하기 어렵다. 특히 제일 아쉬운 점은 종이책이 가지는 고유의 속성 구현 불가능하다. 마치 LP판을 찾는 사람들이 있는 것처럼 종이 책 고유의 냄새와 촉감을 기대할 수 없다. 여러 기능을 통해 동일한 효과를 얻고자 하지만, 수십년 이내에는 어려워 보인다. 그에 비해 메모나 북마크가 종이책 마냥 쉽지 않은 점은 비교적 극복 가능하다. 아직은 e-ink 특성상 빠른 페이지 전환이 어렵기 때문에 책을 훑어보면서 발췌독 하거나 긴 페이지를 넘나들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긴 호흡의 독서가 불가능하다. 아무리 e-ink라도 결국은 디지털 기기다. 아무리 집중해서 읽더라도 출력물로 보는 데 익숙하다보니 집중이 잘 안 된다. 결국 짧은 독서에 익숙해진다. 인스턴트 독서라고 해야 할까. 긴 책을 읽기 어렵다보니 짧은 간편한 독서에 치중하게 되었다. 공부를 위한 독서에는 적합하지 않다. 나에게만 해당할 수 있지만.

종이책 냄새를 맡으며 쌓아둔 책을 읽어야 할텐데... 제일 중요한 일인데 오늘도 욕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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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그림-2나카노 교코]무서움의 농도가 아니라 그 폭 | Memento 2017-12-10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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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무서운 그림 2

나카노 교코 저/최재혁 역
세미콜론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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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움의 농도가 아니라 그 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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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글이었을까. 아니면 영화였던가. 아니면 애니였나. 기억나지 않는다. 확실한 것은 "귀신"보다 "사람"이 더 무섭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 공포영화는 절대로 보지 않는다. 여자친구가 매우 좋아함에도, 공포영화를 보고 난 뒤 어느날 밤 불현듯 나타나 괴롭힌다. 공포영화는 '밤'에 한정해서 무섭다. 하지만 "사람"이 더 무서운 걸 깨닫는 순간, 오히려 미스터리 물이라고 해야할까. 살인영화라고 해야할까. 사람이 괴물로 등장하는 영화는 도무지 보기가 더 어렵다. 귀신은 이해할 수 없는 존재니 그렇게 넘긴다지만, 인간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인간은 내 평소 삶을 망가뜨린다. 그 두려움. 매일 마주치는 혹은 내가 사랑했던 사람, 혹은 사랑하고 싶은 사람조차 믿을 수 없게 만드는 그런 이야기. 아니면 주변에 스쳐지나갈지라도 사람이란 이유로 믿고 싶지만, 도저히 함께 할 수 없게 만드는 이야기 따위는 접하고 싶지 않다. 그럼에도 이 책을 집어든 이유는 <무서운 그림1>이 감명깊었기 때문이다. 무섭지 않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저자가 집었던 무서움을 슬며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책의 말미에 번역자의 말이나, 해석류의 글은 그다지 와닿은 기억이 별로 없다. 난해한 작품일 수록 그 해석 역시 난해했다. 평이한 작품마저도 내가 공감하기 힘든 해석이 많았다. 반면 <무서운 그림2>의 역자 후기에는 전적으로 동감한다. "이 책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무서움의 농도가 아니라 그 폭이다.(p.253)" 그렇다. 세상에는 다양한 공포와 무서움이 있다. 귀신을 볼 때의 오싹함이나, 도저히 닿을 수 없는 사이코패스 살인마 같은 직접적인 공포도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상식을 뒤엎는 경이로움으로 가득찬 다른 차원의 공간과 만난다는(p.46)" 은근한 공포를 선사해 준다. 저자는 "주인공을 바꿔 가며 표정을 달리하는 무서움의 다양한 스펙트럼 (p.254)" 속에서 그림을 바라본다. 

개인적으로는 저자의 두 책을 보면서 그림 속에 숨겨진 '편견'에 주목해 본다. '여성'이라는 타자가 얼마나 뿌리깊게 차별 받아 왔는지를. 2권에서는 헌트의 샬롯 아가씨가 대표적이다. 거창하게 페미니즘을 떠올리지 않더라도, 인류의 절반에 대해서 때로는 성욕의 대상물로, 때로는 속죄물로 표현된 그들의 상징이 가슴 아프다. 더불어 벨라케스의 라스메니나스에 편에 담긴 우리와 다른 사람들의 운명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알고 있었을까. 자신의 삶이 후대에 어떻게 상징으로 자리잡고 말았는지를. 한 문화나 문명이 소멸되거나 큰 변혁을 맞이하기까지 고통받아야 하는지를.

모든 인공물, 심지어 자연물조차 우리는 일정한 '틀'을 가지고 해석하게 마련이다. 이 해석들이 얼마나 우리를 얽어매는지, 그리고 특히 예술작품에서 이 틀을 벗어나는 일이 얼마나 위대한 일인지 새삼 깨닫는다. 이 지점이 옮긴이가 말한 "저자의 '따뜻한' 시선"과 "공감하려는 태도(p.254)"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 아닐까. 무서움과 공포는 극한의 상황에서 발생한다. 오랜기간 생존을 관장 하던 뇌에서 이상징후를 보내는 순간이다. 아무 생각 없이 도망쳐야 한다. 그래야 살 수 있다라고. 그 절박한 신호를 극복하는 일이 생존력을 극대화시키는 일이고, 인간을 위대하게 만드는 일이다. 하지만 극복한다는 것이 항상 두려움을 느끼지 않고 떨쳐내는 것이 아니라, 저자처럼 '따뜻한 시선'으로 '공감'하고 안고 가는 것도 한 방법이 아닐까. 그러기 위해서 직접적인 두려움뿐 만아니라 저자와 함께 은근한 무서움도 함께 느끼고 안고간다면, 언젠가 위대한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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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는 실로 무서운 존재이다. 거미가 먹이의 채액을 남김없이 빨아먹듯 타인의 희로애락과 모든 감정을 빨아들여 자신의 자양분으로 삼아 버린다. p.26

상식을 뒤엎는 경이로움으로 가득찬 다른 차원의 공간과 만난다는 건 반가우면서도 꺼려지는 일인데, 찬탄을 자아내고 흥분하게 하는 동시에 불안과 공포의 감정도 일으키기 때문이다. p.46

"여성 최고의 기쁨은 남성의 욕망을 몸에 두르는 것." p.121

이 책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무서움의 농도가 아니라 그 폭이다.(p.253) ... 이른바 남량특집류의 무서움에 비켜선 그림이 선택된 걸 알면서도 이 책에 기꺼이 '낚일' 수 있는 이유는 선정적이고 찰나적인 공포감이 아니라 주인공을 바꿔 가며 표정을 달리하는 무서움의 다양한 스펙트럼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거기엔 그림 속에 담긴 무서움을 발견해 내는 저자의 '따뜻한' 시선이라는 상반되는 감각과, 색다를 시각으로 작품을 향유하고 공감하려는 태도도 한몫 거들고 있다. p.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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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교사 안은영-정세랑]'어느 나이에도 정말로' 사랑과 보호는 필요하다. | Memento 2017-12-08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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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보건교사 안은영

정세랑 저
민음사 | 2016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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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나이에도 정말로' 사랑과 보호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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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정규과정을 거친다면)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을 거의 의무적으로 다닌다. 도합 12년. 여기에 보육원, 유치원, 대학교, 대학원까지 합친다면 (남성의 경우에는 인생의 종합대학이라 불리는 군대도 약2년 추가 할 수 있겠다.) 일생에 어마어마한 황금기를 학교에서 보낸다. 원치 않더라도 의무교육으로 치러야 하니, 혹자는 감옥에 비유하기도 한다. 실재 감옥이기도 하다. 정신적이든, 사회적이든 우리를 강제하고 규율하고 얽어 매는 장소다. 대부분의 '교훈'이나 '급훈' 따위를 본다면 더 쉽게 이해하리라.

"광개토대왕비를 흉내 낸 모양에는 고전적인 서체로 '성실, 겸손, 인내'라고 쓰여 있었다. 셋을 합하면 결국 '복종'이 아닌가. p.332"

하지만 학교라는 공간은 단순하게 감옥만은 또 아니다. 학교라는 존재는 참으로 이중적인 무엇이다. 수 많은 소설과 만화(요즘은 웹툰), 게임, 음악에서 단골 소재가 학교에서 벌어지는 일들이다. "나 때는 말이지!"라는 꼰대 마인드일지 모른다. 학교다닐 때를 지금에서야 추억해보며 "그때가 참 좋았지."라고 말하곤하며, 어린 친구들을 보며 "좋을때다~"라며 눈을 흘기는 이유는 따로 있을테다. 아마도 보호막 때문일테다. 아이러니하게도 학교는 감옥이지만, 동시에 위험한 세상으로부터 격리된 "피난처" 같은 곳이기도하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그 시절을 회상하며 아련한 추억에 잠기는지 모른다. 무한한 가능성을 가졌기에, 감옥과 같고 답답하지만 그래서 오히려 안전한 그곳. 그곳이 학교가 아니었을까.

"어떤 나이에는 정말로 사랑과 보호가 필요한데 모두가 그걸 얻지는 못한다. p.166"

소설 속 말처럼 모두가 보호 받지 못한다. 그래서 소설의 주인공 <보건교사 안은영>이 있다. 개인적으로 다니던 학교에는 보건 선생님이 없었다. 그래서 특별한 기억은 없다. 하지만 주워들은 이야기들은 흉흉하기만하다. 보건실은 땡땡이와 불량의 온상이었고, 보건교사도 (죄송하게도) 농땡이나 든든한 빽을 업은 사람들이라는 이야기만 들었을 뿐이다. 하지만 M학교의 보건교사는 달랐다. 퇴마를 하는 보건교사라니! 그리고 M학교 설립자의 손자이자 학교의 실세인 한문 교사 인표. 그 역시 내가 생각했던 한문교사와 또한 달랐다. 이 두 콤비의 활극을 보고 있자니 속물적인 내 통념에 반성한다.

학교에서 벌어지는 활극이 자칫 터무니 없는 이야기로만 비쳐질지 모른다. 오히려 주요과목이 아닌 두 교사를 통해 학생을 사랑하고, 서로 아픔을 보듬어 가는 이야기를 따라가며 우리의 삶을 꿈꿔 본다. 우리가 사는 삶이 지옥같고 감옥같을지라도. '서로의 흉터에 입을 맞추고 사는 삶은 삶의 다른 나쁜 조건들을 잊게 해 p.360'주지 않을까. 학생들에게 특히 사랑이 필요하지만, 왠지 저 두 콤비 역시 마찬가지다. 저자의 말대로 '어떤 나이에는 정말로' 필요하지만, 사실 '어느 나이에도 정말로' 사랑과 보호는 필요하다. 사랑과 보호는 학생들에게 더욱 필요하지만, 때로는 선생랍시고 으스대는 어른들 역시 마찬가지다.

이야기의 결말을 보며, 내가 다녀보지 못한 요즘의 학교를 생각해 본다. 청소년 범죄니 흉악범이니 흉흉하기만 하다. 제자가 선생을, 선생이 제자를, 소년법 개정을, 극악한 처벌을. 모두 극단으로 치닫는다. 하지만 아직도 어딘가에는 학생을 사랑하는 '은영'과 '인표'가 있을 것이고, 정말로 사랑과 보호가 필요한 친구들도 많을 것이다. 지친 선생님들도, 힘든 아이들도 이 책을 보며 작게나마 미소지을 수 있으면 좋겠다. 작가의 바램대로 유쾌하고 즐겁지만, 따스함을 느낄 수 있는 보건교사 안은영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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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은 원래 어느 선을 지나면 더 이상 일반적인 아름다움의 문제가 아니라 영혼의 문제니까요." p.228

살아간다는 것이 결국 지독하게 폭력적인 세계와 매일 얼굴을 마주하고, 가끔은 피할 수 없이 다치는 일이란 걸 천천히 깨닫고 있었다. p.244

미워하는 마음에는 늘 죄책감과 자기 검열이 따르지만 p.277

서로의 흉터에 입을 맞추고 사는 삶은 삶의 다른 나쁜 조건들을 잊게 해 주었다. p.360

언젠가 다시 또 이어 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p.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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