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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어있지 못하게 해야할 책 | 기본 카테고리 2008-12-17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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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상실의 상속

키란 데사이 저/김석희 역
이레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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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한번씩이지만 이런 근사한 소설을 만날때면 글을 정말 잘 쓰고 싶다는  터무니없는 욕망에 휩싸이곤 한다.

이 위대한 소설을 어떻게 하면 잘 표현해서 전달해줄 수 있을까...하고 말이다. 비록 그 욕망은 희망사항일 뿐이지만 그래도 이런 책을 만날 수 있어서 참 행복하다. 많은 사람들이 얘기했던 것처럼 처음엔 정말 책 두께에 압도당해 버린다. 하지만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현실을 조명해내는 글에 빠져 있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젊은 여류 작가가 썼다고 하는데 권위있는 부커상 수상에 걸맞게 정말 멋진 작품을 탄생시켰다.

 

은퇴한 늙은 판사 제무바이와 그의 손녀딸 사이, 몰래몰래 술을 팔아 뒷돈을 챙기는 요리사...그리고 판사이 낙이자 기쁨을 갖다 주는 유일한 존재 무트, 이렇게 네 명이 어쩌면 평화롭고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것 같이 시작하더니 정신없이 과거를 오가며 그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작가의 글은 아주 독특하다. 궁핍하고 혼란한 인도를 이야기하면서도 진지하거나 심각한 것이 아니라 일상적이고 아이러니한 유머와 풍자로 소설을 더 현실적으로 와닿게 만든다. 카오스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인도는 지금 개인에게, 가정에, 나라에 닥친 위기와 혼돈으로  휘청거리고 있다. 영국인을 동경하는 젊은 시절 제무바이는 아내에게 모욕과 치욕을 주며 버리면서까지 자신의 나라를 부정하고 결국 재판은 권력자의 굴욕으로 끝난다는 씁쓸함만 마음에 상처로 담고 칼링퐁의 '초오유'에서 말년을 보내고 있다. 그런 그에게 맡겨진 버림받은 손녀딸 사이, 그 혼란 속에서도 가정교사 지안과 사랑을 키워나가는 이 16세의 소녀는 자신의 정체성과 애인 지안의 젊은 혈기 사이에서 방황하고 또 방황한다. 크리스마스를 즐겁게 보내는 것이 무엇이 나쁘냐는 사이지만 지안은 나라를 쑥대밭으로 만든 열강에 반대하는 젊은 시위대에 몸 담고 싶어하는 정의와 분노로 끓어오르는 중이다. 서로에게 기적이 될 수 없었던 사이와 지안은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모순을 반영하는 서로에게 불쾌한 거울이 되어 상처를 준다. 지안은 폭력시위대(GNLF)가 되어버린 청년들에게 지안은 제무바이의 집에 총과 식량이 있다는 것을 발설하는 실수로 제무바이의 집은 습격을 당하게 된다. 아들을 미국의 요리사로 보낸 제무바이의 요리사는 세상을 다 가진 것 마냥 행복하다. 꽉 막히고 단절된 전형적인 아버지이자 인도인의 모습을 보여준 요리사와 아버지의 기대와는 달리 미국의 할렘가에서 죽을 고생과 온갖 모욕을 견디며 돈을 번 비주는 작가의 말대로 강대국 속에 인도, 세계화 속의 인도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아버지의 기대와 사람들의 부러움을 품에 안고 미국땅으로 갔지만 꿈이 이루어지기는 커녕 속박되고 억압된 현실을 견디지  못하고 돌아오게 되는데 고국 역시 상처입은 비주를 끌어안아 주기에는 너무 많이  변해버렸다. 무트를 잃어버리게 된 판사는 미칠 지경에 이르고 아내에 대한 죄책감과 모든 것에 대한 분노로, 지안을 잃고 물려받을 것이라곤 정말 상실밖에 없는 사이는 순수한 좌절로, 그리고 고국에서 더 큰 절망감으로 점철될 미래를 예견하듯 폭도에게  모든 것을 빼앗기고 집으로 돌아오는 비주의 모습으로 소설은 끝이 난다.    

 

요약을 하기에도 엄청난 분량인 이 소설은 정말 특별하다고 말하고 싶다. 불행하고 고독한 개인들에게 다가오는 고국의 현실과 상실감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춤추듯이 너풀거린다. 신세계를  경험한 사람들의 상실감은 더욱 커지고 그들의 인생과 의식은 위축되며 그로 인해 또다른 상실을 낳는다. 카스트제도, 불교, 흰두교, 온갖 종교와 신분제도가 국가의 발전을 방해하는 요소로 강력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것은 사회시간에 배워서 알고 있었지만 인도라는 나라를 소설로 만나보니 나는 참 행운아란 생각이 들 정도이다. 미국과 영국을 동경하는 사람들의 의식과 현실 사이의 틈은 좁히기엔 너무나 많은 고통과 희생이 따르고, 몰아닥치는 변화의 바람은 인간을 바꾸어 버렸다. 지고 있는 세대 판사와 요리사의 쓸데없는 고집과 권위, 그리고 무능은 자라는 사이와 지안, 비주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가 없다. 그 어떠한 희망도 약속도 줄 수가 없다. 각자가 지금 느끼고 있는 상실을 견뎌내는 것만도 비극이다. 인도문명의 파괴와 사회의 문제점, 그리고 이민과 인도를 휘청거리게 하는 서구적 가치의 모순 등을 날카롭게 조명한 이 책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실감했을 것 같다. 젊은 여성의 작품이라고 믿어지지 않는 뚝심으로 거침없이 나아가는 멋진 소설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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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하지만 유쾌한 부자! | 기본 카테고리 2008-12-16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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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홈리스 중학생

타무라 히로시 저/양수현 역
씨네21북스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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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해산! 이라는 말을 끝으로 삼남매의 곁을 떠난다. 그리고 삼남배는 정말로 해체되어 노숙 생활을 시작한다.

일본에서 200만부가 넘게 팔리는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며 드라마로도 방영되었단다. 도대체 무슨 이야기일래, 개그맨 한 명의 과거사에 이렇게 집중되는지 궁금했는데...문장은 초딩 수준인 거 같고, 문장의 수준을 차치하고서라도 문학적인 가치도 없고 말이다. 그런데...그 단순하고 유치함 속에 한 방이 있다. 이상하게 찡해지고 뭉클해졌다.

엄마가 암으로 죽고, 아버지 사업은 실패해서 집을 잃고, 형과 누나에게 짐이 되는 것이 싫어서 놀이터의 미끄럼틀 안에서 노숙을 하기로 결정한 중학생 다무라 히로시, 참을 수 없는 배고픔에 박스와 풀을 뜯어 먹기도 하고, 빗물에 목욕도 빨래도 해보고, 풀밭이 화장실이 된지는 오래고...자판기에 남은 동전을 주워 배를 채우는 계속되는 빈곤한 생활 속에서 그 누구도 가르쳐 줄 수 없는 인생의 진리들을 배워나간다. 오갈데 없는 자신을 받아준 친구와 그 부모님의 따뜻함, 죽은 엄마에 대한 믿음으로 나쁜길로 갈 수 없었던 자신과의 싸움, 그리고 어려움 속에서 점점 굳어진 형제애...그리고 자신을 이해해주는 선생님들...이상하게 다무라 히로시의 아버지가 무책임하고 밉게 느껴지기 보다는 다무라는 참 아버지에게 많이 고마워해야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평범한 가정의 철없는 막내로 자라나 그저 그런 인생을 살았을지도 모를 다무라 히로시는 지금 개그맨이 되어 있고,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어 있다. 오늘의 모든 축복은 그 때 배운 사람냄새와 작은 것들의 소중함에서 시작되었음이 확실하기에 그는 가난과 어려움을 발판으로 삼아 성공할 수 있었다. 궁핍했지만 마음만은 그 누구보다 부자였던 히로시는 진정한 승리자가 되었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데 이 친구, 너무 어린 나이에 많은 것을 배워서일까...사진을 보니 겉늙었다. 아버지를 원망하지 않고 이 책을 통해 유명인이 되어 아버지를 찾을 수 있게 되어서 이 책의 성공보다 더 기쁘다는 그는 아버지도 어쩔 수 없었다고 진정으로 이해하고 있었다. 무조건 열심히 사는 것이 아니라, 왜 열심히 살아야하는지 아는 사람은 흔들릴 이유가 없다. 자신을 끝까지 믿어준 엄마, 그리고 자신을 위해서 많은 것을 희생한 누나와 형...그리고 아버지까지, 그는 가난해봤기 때문에 자신이 행복한 사람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이었다.

이 드라마틱한 실화에서 오랜만에 아주 소소한 즐거움과 재미를 느꼈고 무엇보다 진짜 사람의 이야기라 더욱 좋았다.

표지 속에 등장한 그가 한 때 아이들에게 똥신으로 불리우며 똥미끄럼틀에서 노숙 생활을 했던 그 곳이 지금은 일본의 관광명소가 되었다는데 다부진 몸으로 미끄럼틀 위에 서있던 그의 검고 순박한 얼굴이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무엇보다 유치하고 단순하지만 유쾌한 웃음을 자아냈던 문장들...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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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에 걸맞는 작품 | 기본 카테고리 2008-12-13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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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올랜도

버지니아 울프 저/최홍규 역
평단문화사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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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시처럼 함축적이다 못해 간결하다는 말을 붙이기도 뭣한, 시니컬한 대사들. 그것을 감각적인 대사라며, 문체라며 즐거워했던 요즘이었다. 요즘의 소설 읽기가 그랬다는 것이다. 너무 오랜만에 고전적인 느낌에 휘둘려 부끄럽게도 같은 페이지를 몇 번씩 돌아가서 읽었던 기억이 난다. 올랜도. 오히려 더 신선하달까. 난 좋았다.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여러 여자를 거친 아름다운 다리를 가진 남자 올랜도는 약혼자가 있는 몸이었지만 거부할 수 없는 사랑, 러시아의 공주 샤샤를 만나 도피행을 계획하는데 결국 버림받고 큰 상처를 받게 된다. 이후 터키의 대사가 되어 주목받게 되는 올랜도는 폭도가 침입한 연회가 있던 그날밤 매혹적인 여인으로 성전환된다. 30여년을 남성으로 산 올랜도 구애도 받고, 거절도 하며, 남성으로써의 올랜도가 즐겼던 문학과 예술 세계를 즐겨보기도 하지만 약점과 모순 등을 발견해 나간다. 앞부분은 돌아가서 읽을 정도로 지루했던 순간도 있었지만 그래도 나쁘진 않았는데 올랜도가 여성으로 성전환 되고나서부터는 모든 것이 용서되는 힘이 발휘된다. 엘리자베스 왕정 복고 시대의 삶을 산 올랜도는 당연히 18세기 정신상태이지만 19세기를 맞이하고 자신과 맞지 않는 혼란 속에서 결혼하고, 아이를 낳는다.

어떻게 이런 내용의 글을 썼을까, 하고 찾아보니 역시나 보통의 삶을 산 여인은 아니다. 정신이상과 결혼, 자살기도가 반복된 인생...문장들은 아름답기 그지없고 묘사는 환상적이지만 소설에는 너무나 예민했던 그녀의 감수성과 섬세하지만 어두운 면면들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곳곳에 전기라는 것을 드러내듯 소설 속에서 작가 자신을 자주 언급하는 것이 독특한 매력으로 다가오는데 말하고 있는 것은 바로 나, 버지니아 울프다...라고 강력하게 피력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여성 시인 비타와의 운명적 동성애를 경험한 버지니아 울프가 소설 속에 올랜도라는 인물을  통해 남자와 여자를 오가며 사랑이라는 것을 그려낸 점은 자신의 한 부분을 투영했다기 보다는 의식 자체를 소설로 옮겨놓은 것 같은 인상을 받는다. 찾아보니 이 소설이 비타에게 바치는 애정고백같은 것이라는데난해한 부분이 없지 않아 있지만 그녀의 정신세계와 독특한 화법에 익숙해지면 그 또한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단순하게 양성의 경계만을 논하는 것으로 페미니스트, 영국을 대표하는 모더니스트라는 수식어가 붙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소설을 읽다보면 300년간 남성으로의 삶과 여성으로의 삶을 자주 떠올리고 비교, 비판, 비난하는 올랜도의 모습을 통해 남성 권위를 경험해 본 사람이 느끼는 더 큰 상실감과 여성을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 등을 느낄 수 있다. 잘 몰랐던 버지니아 울프의 세계를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어서 좋았고 한 번 더 읽어봐야 확실해 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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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작이다! | 기본 카테고리 2008-12-1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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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플라이트

셔먼 알렉시 저/박윤정 역
미래인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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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이게 뭔가. 싶을 정도로 정신없이 흘러가더니 완전히 몰입하게 만들고 공감하게 한다.

작가의 이력이나 홍보문구가 화려한 것에는 우리도 이력이 나있던 터다. (오히려 읽고 나서 기대치에 못 미치면 과대,과장광고로 인식되는 불명예와 역효과를 얻게 된다.) 하지만 소설의 중간 즈음 가자 이게 무슨 상을 받았다고? 작가 이름이 뭐라고? 전작이 뭐지...? 하게 된다. 아름답고 서정적인 성장소설을 기대했다면 꿈깨자.

정신을 쏘옥 빼놓고 현란한 씬반전과 문학적인 재미와 이야기의 소용돌이 속에서 빠져나올 즈음에는 깊은 연민이 솟아오르려 꿈틀거리는 걸 발견하게 된다. 시대를 넘나드는, 다양한 인물 속에 들어가 인생을 경험해보는 모험적인 이야기의 구성은 신선하지가 않은데, 쪼개졌다가 맞춰졌다가 그리고 거기서 깨달아지는 소년의 이야기와 과거때문인지 시간 여행이 식상하지가 않고 오히려 기대로 다음장을 넘겼다고 하는것이 맞겠다. 사람을 죽여보기도 하고, 살려보기도 하고 소년이 겪은 수많은 일들 속에 담긴 유머와 풍자, 현실적인 묘사와 대사...차별되는 힘이 있다. 다양성으로 인정받는 미국 사회의 모순이 녹아있는 점들을 시대별로 느낄 수 있는 것도 색다른 재미였고.  

 

'나를 여드름이라고 불러라' 라고 말하는 인디언 혼혈의 15세 소년은 내가 알고 있는 녀석을 닮았다.

파괴된 가정, 왜 살아야 하는지 모르는 인생, 미래에 대한 막막함, 원망을 어디다 분출해야할 지 몰라 방황하는 악순환...

게다가 온몸의 아토피로 여름에도 긴팔을 입고 다니는 늘 움추린 녀석이 떠올라 읽는 내내 마음이 저릿했다.

너는 소중한 사람이다, 너를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하신 하나님의 계획이 있다...백번이고 천 번이고 말해줄 수가 있는데 녀석은 귀를 막고 있다. 자꾸 마음을 여민다. 아버지에게 버림받고 어머니는 유방암으로 죽어버린 이 소설의 주인공이 20집을 전전하며 자리를 잡지 못하는 초반부가 남의 일같지 않아 속상하고 마음 아팠다. 하지만 이 친구가 환상여행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고 결국 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하고, 삶을 사랑하는 법을 배워가는 과정을 보면서 희망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그토록 원망한 백인, 게다가 FBI가 되어 보기도 하고, 인디언의 몸이 되었다가 그 인디언들을 쫓는 기병대가 되었다가...소년은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들을 이해하는 눈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알아가게 된다. 바람둥이 조종사가 되었다가 결국 술주정뱅이 노숙자의 몸까지 그렇게 전전하며 아버지까지 경험하게 된 소년은 더이상 첫 페이지에 등장하는 여드름이 아니었다. 자신이 태어나고 있는 순간에 쓸모없은 놈이라며 절규한 아버지를, 자신을 버릴 수 밖에 없었던 아버지의 마음과 상황을 이해하게 된 마이클이라는 진짜 이름을 가진 소년은 새 인생을 시작하고 나도 모르게 그를 응원하는 단계에 이르자 왠지 모르게 설레임이 가득찬다.

 

내가 알고 있는 녀석에게도 시간표가 올 것이다. 자신이 충분히 사랑받을 자격이 있으며 이 세상에 태어난 가치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 누구보다 삶과 사람을 사랑하고 이해하는 순간들이 올 것이라고...아팠고 불행했던 시간들이 많았기에 이후의 시간은 마이클처럼 몇 배로 행복할 수 있을거라고...여드름이 감옥에서 만난 '저스티스'같은 녀석을 만날 수도 있고, 나중에 깨닫게 될지라도 데이브같이 자신을 아끼는 사람을 만날 수도 있다. 두려움과 불안함으로 시작된 인생이라는 여행을 거치면서 용기를 배운 언젠간 녀석도 마이클처럼 날아오르는(flight) 경험을 하게 되길...그렇게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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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는 다르다! | 기본 카테고리 2008-12-06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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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자마자 너무 재미있게 단숨에 읽어버렸다. 솔직히 따분한 경제나 경영 이야기면 어쩌나 고민했던 것이 무색하게 지루할 틈도 주지 않는다. 내가 잘 몰랐던 과거의 경제 상황이나 용어도 기분좋게 넘기고 읽었는데 전반적으로 너무나 어려운 요즘 상황에 지은이는 읽는이로 하여금 조금이라도 희망을 느끼게 하고 싶었던 것 같다. 위기를 가장 좋은 기회로, 발판으로 만들어간 리더들을 소개하며 지금의 미래가 보이지 않는 답답한 상황을 이겨내는 것을 넘어서서 이 책을 통해 뭔가 새로운 영감을 얻게 하고 싶었을까, 삽인한 명언이나 구성 등에서 그런 기운이 느껴져서 책을 덮고나니 왠지 모르게 남들이 불안해하니 따라서 그럴 필요는 없다...그런 낙관적인 생각까지 든다.  

 

기업의 이름은 워낙 유명한데 그 기업의 총수는 잘 모르는 경우에 대부분이었다. 이 책에 나오는 9개의 유명 그룹은 알고는 있었지만 사실 그 기업을 이끌고 가는 리더는 두 세명 정도 밖에 몰랐고 또 그들이 그런 역경을 거쳐 그 자리에 올랐는지는 더더욱 몰랐었다. 그저 아버지의 부를 세습받아 명문대,해외파 출신 등 늘상 따라붙는 타이틀에 실은 약간의 거부감 마저 가졌던 것도 사실이다. 이 얼마나 속좁은 생각과 편견인가. 샐러리면 출신으로 차근차근 능력을 인정받아 지금의 위치에 오른 사람도 있고, 실패도 하고 좌절도 해가며, 혹은 반대파와 싸워가며 남다른 경영실력으로 총수 자리에 오른 이도 있고...각자 살아온 환경과 배경이 달랐지만 그들은 리더가 되었다. 읽다보면 리더는 역시 다르구나, 하는 생각과 동시에 그들의 내공과 추진력, 그리고 카리스마에 놀라게 된다.

 

9명의 경영자 한명 한명이 전부 기억에 남고 인상적이지만 특히 나는 두산인프라코어의 박용만 회장과 김문수 경기도지사, 웅진그룹의 윤석금 회장, 휠라그룹의 윤윤수 회장에게서 자극을 받았다. 술얘기가 나와서 더 재미있었을지도 모르지만(^^) 몇 번의 실패를 거듭하면서도 지금의 위치까지 오른 두산인프라코어 박용만 회장의 '실패의 경영학'과  소문으로만 들었던 거침없는 발언의 주인공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경기도 사랑' 도 인상깊었다. 또 내 주변의 모든 정수기를 담당하는 회사여서일까 웅진그룹 윤석금 회장의 '사랑하고 사랑하고 또 사랑하라' 는 '또또사랑' 고객중심경영으로 인해 3개월에 한번씩 찾아오는 코디언니에 대해 새삼 다르게 느껴졌다. 너무나 어려운 환경에서도 '성공하기 위해서는 생각이 달라야 한다'를 몸소 보여준 휠라그룹의 윤윤수 회장의 경영학은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만들었다.

[인재경영]이라는 것을 사실 말로나 글로는 많이 접해왔지만 실제적으로 전략을 구축하고 기업적으로 투자를 하는 부분을 기업총수의 경영학에서 읽게 되니 마음에 많이 와닿았다. 진짜 리더들의 공통점은 '사람'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었다. 그 부분이 현실적으로 다가왔고 빠른 판단과 결정, 추진 등 스피디한 경영 또한 공통점이었다. 무엇보다 위기를 기회로, 극적인 반전으로 만든다는 뜬구릅 잡기식의 이상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그것들을 증명할 수 있고, 지금도 증명하고 있는 살아있는 사람들의 경험담과 불굴의 추진력과 도전, 창의력 등을 만나보는 시간이었다. 그들의 노하우나 전문적인 부분을 분석하지 않고 발상의 전환이나 생각이 차이 등에 중점을 둔것이 어찌보면 나같은 사람이 읽기에 훨씬 좋다는 것도 이 책의 장점이다. 어쩌면 나랑 상관없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를 사람들의 책 한권으로 평생 궁금해하지도 않았을 많은 경제분야에 대한 지식이(물론 수박 겉핥기지만...) 생긴 것 같아서 흡족하고 즐거웠던 것도 만족스럽다. 직접적으로 도움은 되지 않아도, 이런 책이 왜 매번 나오는지 이제야 그 이유를 좀 알겠다. 기분이 좋아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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