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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철학 | 기본 카테고리 2008-06-05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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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철학의 즐거움

왕징 편/유수경 역
베이직북스 | 2008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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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목숨을 걸고 자신의 사상과 철학을 지켰다고 하고, 누군가는 철학이란 즐기는 것이라고도 하고.

같은 철학이라는 단어를 써도 이렇게 다르다. 나는 어렸을때부터 철학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늘 바쁘게 전쟁같은 삶을 사는 사람들에겐 삶이 철학이기에 철학자라는 고명한 분들이 푸는 썰에 마음이 가지도 않았을뿐더러내가 이용할 수 없고, 공감할 수 없는 생각이나 가치는 쓸모 없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철학은 나를 발견하는 것이고, 내가 발견하지 못한 가치들을 찾아주는 것이고,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는 것들을 재발견하여 곱씹어보게 만들어주는 것이고...

나를 위주로 수도 없이 붙여질 수식어와 문장들 앞에서 철학은 마음이 자라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이제 좀 나이가 들었나보다. 이토록 다른 사람들의 말이나 생각에 귀를 기울일수도 있게 되었으니.

뭐 그 중엔 참 팔짜 편한 소리 하시는구만, 하고 눈으로 읽고 끝나거나 혹은 즐거움을 강요하는 식의 철학은 피식해버리는 경우가 있긴 하다. 그래도 다양한 의견과 삶의 모습들을 존중하고 인정하는 자세가 몸이나 생각 중에 은연중에 배이는 것...

자라난다는 것은 육체나 정신이나 여러 부분에서 발견될 수 있지만 "봄이 좋아...봄만 있으면 좋겠어.."라고 생각하던 초딩시절과 달리 봄,여름,가을,겨울을 거쳐야 나무가 자라고 꽃이 피고 진다는 것을 아는 지금의 나는 아무래도 좋은 것들이 마음에 생각에 담기고 배이는 중이니 부끄럽게도 아직도 크고 있다고 말해야 맞겠다. 

나라는 인간이 어느 정도의 마음의 키와 넓이를 가지고 있는지 알게 되는 것, 겨우 고거밖에 안돼? 가 아니라 너도 뭐 그 정도면 괜찮다, 너도 철학을 즐길 희망(?)이 있다..라고 생각할 수 있게 되는 것...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이 책엔 유명한 사람들의 귀한 글을 엮고, 정리한 저자의 즐기는 철학에 대한 소망이 담겨 있고 욕심없이 툭,툭 철학을 쉽게 던져주고픈 마음새가 느껴져서 빙그레 미소가 지어지는 글을이 많다.

철학은 어려운 것이 아니라고, 이렇게 생각지도 못한 것들에게서 발견되어질 수도 있다고, 당신이 미처 기억하지도 못하고 지나가버린 많은 것들에 생명과 사랑과 우정이 담겨 있었다고. 내가 쉽게 판단해버리고 규정하고 싶어하는 철학은 말로써, 글로써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생각해보면 나자신을 빼놓고 인생이란 것이 특별한 의미가 있나...했던, 지나치게 적막하고도 혼란스러운 삶 속에서도 소리없이 다가오는 많은 감정과 희망과 소망을 찾아내는 것이 철학이라면, 그것이 인간관계와 더불어 내속에 잠자고 있는 많은 것들을 깨우고 소생시킬 수 있다면 그것이 철학의 즐거움이 아니겠냐고...조용히 말하고 있다. 

 

고통과 즐거움, 행복과 불행을 모두 겪어봐야 인생을 제대로 살아봤다고 말할 수 있다고들 한다.

가만히 앉아있는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야말로 말 그대로 개똥철학이고, 치열한 삶속에서 부서지고 깨지더라도 살고 있다고, 살아내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의 머리와 가슴 속에서 나오는 무언가와 내뱉는 말들이 철학이 아니겠냔 말이다.

고뇌와 번민이라고까지 수준높은 단어를 붙여주지 않아도 노여워하지 않을,

갑자기 뒤집어져 흘러내릴지도 모를 소리없이 쌓이는 삶의 침전물들 말이다.

거대하고 위대한 목표를 향해 앞만 보고 달려가고 있을때만이 아니라 소소한 일상들과 습관들이 모여져서 나라는 인생을 만들어왔다는 것을 인정할 때즈음(요즘의 내가 그렇다.), 철학은 오래전 입고 걸어두었던 옷 속에서 지폐 한 장을 발견한 기쁨의 차원이 아니라 매일 매일 내 마음 주머니 속에 무엇을 채울 수 있을까 고민하고 노력한 흔적들이라고, 갈림길의 갈등 끝에서 얻어낸 산물이자 작은 깨달음이었다.  내 좁은 마음의 방들에 사소한 행복들을 찾아 산더미같이 쌓아둘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생각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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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에서 길을 잃다 | 기본 카테고리 2008-06-04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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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자유로에서 길을 잃다

차현숙 저
이룸 | 2008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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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잘 쓰는 사람은 때론 위험하다. 특히 글을 잘 쓰는데 우울한 사람은 더욱더 위험하다. 표현되지 않는 확실하지 않은 마음의 상태를 글 속에서, 노래 가사 속에서 발견해내고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시원하게 풀면 그만이지만 그렇게 되지 못할 땐 오히려 역효과다. 확인사살이 얼마나 무섭고 경험하기 싫은 것인지 아는 사람은 안다.   

그냥 읽는 내내 어렴풋이 짐작이 될 뿐이었다.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겠구나...글로 자신을 작품에 투영시켜 놓고 어쩌면 한 꺼플 한 꺼플  벗어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 그런데 양파같아서 벗겨도 벗겨도 원인만 나올 뿐 거기서 거기더라는 것이다.  

모든 이야기가 "고통에서 벗어날 권리가 내게 있다" 를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 정말 벗어났는지에 대한 해답은 불분명하다. 벗어나는 방법의 선택 역시도 자살시도, 고립 등 다양하지만 역시 어두움이기에 이 소설을 읽는 내내 끝도 없고 빛도 없는 터널 속을 걷는 느낌이 들었다.  어쩌면 한 명이었을지 모를 주인공이 각각 다른 이야기의 다른 한 명이었다니...뭐 아무렴 어떠랴...그 사람이 그 사람인 것 같은 착각은 이 소설의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니까.

우울할 수 밖에 없는 사람의 우울할 수 밖에 없는 이야기를 읽는 일은 그리 유쾌한 일이 아니다. 우울증을 앓는 것이 주인공의 삶이고 고통이고,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야기를 만들어준 사람이 작가라면 치유할 수 있는 사람도 희망을 줄 수 있는 사람도 작가이어야하는데, 그럴 생각을 크게 내비치기가 싫었던지 아주 조금씩 감추어 두었다. 게다가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마음의 병을 앓는 대가로 위로는 커녕 모진 시련들과 풍파들을 겪어내고 있다. 그것도 가장 가까운 가족이라는 굴레 속에서, 만나고 싶지 않은 관계 속에서, 과거의 쓰라린 경험 속에서...말라가는 상처를 찢고 소름을 뿌리고 혀로 핥는 과정을 반복하고 있다. 인간의 관계란 것이 소설의 주인공들에겐 필요악일 수 있겠다, 싶었다. 특히 자신이 존재할 수 있도록 씨를 준 아버지에게서, 목숨을 바치는 것이 모성애라고 하지 않았나...그런데 그것과는 너무나 다른 어머니의 모습 속에서, 사랑하고 기대고 싶어서 낳은 자식에게서, 영원히 뿌리치고 싶고 벗어나고 싶어하는 주인공들을 보며...슬펐다. 이 시대의 그늘진 현실을 얘기해서 이기도 하지만, 내가 아주 오랫동안 우울증과 그 밖에 정신과 의사들이 둘러치고 매치는 여러 증상들을 복합적으로 겪고 있는 사람을 가까이 두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일단 작가가 진단해낸 정신병의 근본적인 원인과 증상들 -물론 본인이 겪은 것이기에 사실적일 수 밖에 없겠지만 그렇다할지라도 저 정도로 분석해내는 것은 매우 어렵고 드문 일이므로- 은 읽는 내내 놀라웠다.   

많은 사람들이 정신병은 과거의 어떤 충격을 통해서, 혹은 상처를 통해서 온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이 아주 틀렸다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겉으로 드러나보이는 현상이고 원인일 뿐, 진짜 영적인 문제의 근본 뿌리는 가문이고 혈통이다. 부모와 그 조상들의 육체적인 병들도 후손들에게 그대로 유전되는 경우가 허다하지 않은가. 정신적인 문제도 마찬가지다. 문제가 있는 영적인 DNA를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은 다른 이들에 비해 정신병의 발병이 훨씬 쉬워지는 것이다. 인류가 짓지도 않았지만 태어나면서부터 가지고 있는 것, 바로 원죄와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겠다. 작가는 그 얘기를 소설속에 설득력있게 녹여냈다. 그리고 그 영적인 저주를 꺾기 위한 주인공들의 처절함 속에 자살이라는 주변인들을 애태우게 만드는 묘수를 배치해놓았지만 나는 정말로는 그렇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죽고 싶다, 와 죽을 뻔 했다...는 엄청난 차이다. 실행했지만 미수에 그쳤다면 신에게 물어야한다. 내가 왜 살아있어야하냐고, 그리고 찾아야 한다. 내가 살아있어야할 이유를. 인간은 채워야 행복해지는 존재이다. 부모도, 친구도, 돈도 없는 것보단 있는 것이 행복하다. 욕심을 비워라, 마음을 비워라, 허다한 종교들이 외쳐대지만 마음을 비운 사람들이 채우지 못해 죽어가는 것이다. 욕심이라도 채운 사람은 억울해서라도 죽지 못한다. 작가의 다른 글은 읽지 못했지만 채워나가는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다른 글을 소망하고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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