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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에서 도망친 셰프 김복동 | 기본 카테고리 2017-12-22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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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식당에서 도망친 셰프 김복동

이영호 저
젤리판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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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 책이었다. 김복동이 저자인 줄 알았는데 저자는 따로 있었고, 나이에 걸맞지 않게 순수한(?) 김복동과 미키의 교감을 나누는 일상들을 따라가면서 읽다보면 이게 소설인가, 싶고 그러다가 갑자기 객관적이고 정직한 장사 노하우를 전수해주고ㅋ. 그래도 50대의 김복동과 20대의 미키에게 꽤 감정이입이 되고 교훈적인 부분들도 있어서 재미있게 읽었다.

주인공 김복동은 파리 날리는 식당을 운영하며 여대생 미키에게 마음을 두고 있다. 아니 이게 무슨...원조교제삘? 하면서도 계속 일게 되는데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망해가는 식당 안에 갇혀 있던 김복동의 미키를 향한 열심은 그를 식당에서 나오게 만든다. 그녀의 말에 따라 약도를 그리게 되고, 메모를 하며 그녀가 좋아하는 것들을 준비하며 행복해하는데 그런 과정들을 통해  주인공 김복동의 생각과 고민에 이입하게 되고, 중간중간 장사 노하우들을 던져준다. 가게 앞에 자판기를 설치해서 다른 곳보다 싸게 팔아 사람들을 끌어모으고 그 짧은 순간에 자신의 가게를 보고 홍보효과를 노린다든지, 인테리어가 차별화되어 있다던지 하는 평범하면서 구체적인 스토리들을 들려주면서도 팔고 이익을 남기고 단순히 계산기를 두드리는 내용이 아니라 장사는 내가 좋아하는 것만 팔거나 내 안에 갇혀 있는 것이 아니라 미키를 사랑하면서 변해가는 김복동의 모습을 보면서 장사도 그러해야함을 서서히 깨달아 나가게 된다.

종업원을 비롯해서 등장인물들도 특이하고 재미있지만 얼마전까지 우리집은 식당, 고시원 등의 자영업에 종사하고 있는 가족들이 득실댔고 망하고 성공하고가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중이라, 나 또한 새로운 일을 준비중이어서 더 공감이 되었던 것 같다. 주인공 김복동을 통해 이야기하고 싶은 저자의 메시지는 결국 실력과 트랜드를 아는 감각을 겸비해야한다는 것. 그리고 발로 뛰며 홍콩, 일본의 성공하는 가게의 모습과 이면을 보여주고 노하우와 그들만의 비법, 스토리들을 설명해주는데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다. 무엇보다 읽으면서 이 책에 언급된 가게들은 꼭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마구 들었다. 말로 다른 가게들과 차별화된 것을 만들어야 한다, 너만의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하는 것은 참 쉬운면서도 어려운 일이다. 성공한 가게를 벤치마킹하는 노하우 같은 책들도 사실 너무 많지 않은가. 그런데 김복동의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내가 진짜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이고, 어떤 가게를 만들고 싶은지, 또 장사를 한다면 마땅히 존중해야 할 대상 손님에 대한 자세와 그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그런 본질적인 것들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또 그도 마침내 대박가게 되는 부분에서는 이 책을 읽은 나도 함께 기쁘고 행복해지는 기분을 느낄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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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끗 차이 디자인 법칙 | 기본 카테고리 2017-12-13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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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한끗 차이 디자인 법칙

칩 키드 저/김성아 역
문학동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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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너무 푹 빠져서 재미있게 읽은 책이다. 예전에 알던 친구가 북커버 디자인, 영화 포스터 디자인을 해서 조금 관심을 가진 분야였는데 이렇게 책으로 읽으니 더 반갑고 즐거웠던 모양이다. 저자인 칩 키드가 얼마나 유명한 사람인지는 책을 보면서 알게 되었지만 그의 재기발랄하고 유쾌명쾌한 설명을 읽고 있자면 저절로 웃음이 나고 디자인이라는게 내가 생각했던 것처럼 아주 어려운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 지극히 소소한 것들을 특별하게 여기는 것에서 출발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저자는 깨어진 작은 파편들조차도 아주 많은 이야기를 들려줄수 있다고 설명하면서 우리를 둘러싼 수많은 상품과 환경 속에서 중요한 메시지를 발견해내고, 타이핑된 글자모양을 통해서도 어떤 의도를 캐취해낼 수 있다고 말한다. 또 첫인상에서부터 강렬하게 사로잡는 무언가가 있는 광고디자인과 소위 말하는 '나쁜 디자인' 즉 실패한 디자인을 여과없이 보여주는데 외국인의 정서와 위트여서 사실 내가 잘 못알아들은 부분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설명들이 !와 ? 사이를 아주 잘 이해시켜주고 있고 디자인 관련 종사자가 아니어도 얼마든지 재미있게 읽히고 가독성이 있는 책이었다.

특히 포춘쿠키에 대해서 쓴 저자의 글이 참 인상적이었다. 포춘쿠키의 디자인은 마음이라는 극장에 생동감을 불러일으키며 앞으로 벌어질 내 운명에 대해서 끝없이 추측하게 만드는데 이 모든 게 아주 자그마한 종이 위에 적힌 한 문장을 통해 벌어진다는 것.

나 역시도 이 책을 읽으면서 내 마음의 극장에 생경하면서도 대단히 유쾌해지는 신선함들이 일어났었다.

저자가 유년시절의 추억이 얽힌 상품들에 대해 얘기하는 것을 읽는 즐거움도 있었고, 나쁜 디자인에 대해서는 저자의 말대로 나는 내 주변에 있는 눈에 거슬리는 디자인에서 어떤 사악한 의도를 읽었을까, 생각해 보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고 나면 책상 위에 놓인 작은 소품들이 그 디자인들이 매우 특별해 보이는 효과가 나타났고. 길거리에 붙은 포스터나  책의 디자인들이 새롭게 다가왔으며, 더 솔직히는 책을 읽으면서 이 책에 나오는 특이하고도 아주 명료한 디자인을 가진 물건들을 소유하고 싶은 욕망이 생겼다.

작지만 중요한 것들을 전달하는 책이었고 명료함에 대해, 미스터리함에 대해, 그리고 첫인상에 대해 진실되게 얘기한 '나가며'는 메모해놓고 자꾸 보고 싶은 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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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를 읽는 질문 8 | 기본 카테고리 2017-12-05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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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현대 사회를 읽는 질문 8

오카모토 유이치로 저/지비원 역
글담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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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오랜만에 내게 쌓여있던 많은 편견들이 깨지는 시간이었다. 세상이 어찌나 빠르게 변해가고 발전하는지 모르겠다며 늘 게으르고 고집스러운 나는 늘 이 현대사회를 따라잡지 못하고 구석에서 아날로그가 어쩌구 운운하며 사는 늙다리가 되어가고 있다고 느끼고 있는 요즘이었다. 그러면서도 내게 박혀 있는 고정관념들에 대해서는 한번도 질문해보지 못했었던 것 같다.

최근에 읽은 [현대사회를 읽는 질문 8]의 저자 오카모토 유이치로는 자유와 평등(민주주의), 감시 사회, 로봇, 뇌 과학, 정체성, 의사소통, 복제, 환경 등 8가지에 관해 생각하지도 못했던 질문을 던져 살짝 충격에 빠드린 후 또다시 생각하지 못한 답들을 제시해주고 있다. 소개글대로 이 책의 챕터는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무관하리만치 독립적이며 또 한편으로 유기적으로 얽혀있는 매력이 있다. 그래서 나도 내 꼴리는 대로 읽기 시작했는데 복제부터 시작해서 8가지 질문과 답을 보면서 나는 정말 민주주의에 살고 있나, 나는 자유와 평등을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이 맞나. 나는 자유하고 평등한가, 나는 내 마음을, 타인의 마음을 알고 있나, 정체성? 내가 알고 있었던 나는 내가 맞나.. 나는 제대로 의사소통을 하고 있나...등등 끊임없이 떠오르는 질문들 때문에 책을 잠시 내려놓기도 했고 복제와 로봇 등 앞으로 다가올 미래사회에 대해서는 살짝 두려운 생각이 들기도 했다.


저자의 말대로 이 시대의 교육에 현대사상을 배울 기회는 전무하고 나 또한 교과서에 나오는대로 민주주의를 자유와 평등이라는 것을 외우고 주입해왔고 그 밖에 감시사회라든가 로봇, 뇌과학 등에 대해서도 막연하게 영화에서 본 것으로 추상적인 이해만 거듭해왔던 것 같다. 그러니 나는 그것들이 이 현대를 살아가는 나에게 어떤 의미이며 나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수 없었던 것이 당연했고 내가 상식이라고 알고 있었던 것들이 편견이 되어버렸다.

 저자는 읽는 이들에게 마지막 장에 이제 우리에게 어떤 질문이 남아 있을까, 라며 포스트모더니즘과 함께 인간이라는 커다란 이야기가 소멸하기 시작했다고 전한다. 책을 덮고나면 미셸 푸코의 인간소멸에 관한 단언과 저자가 경계를 넘나드는 지성이 우리에게 필요하다는 외침이 너무나 또렷하게 마음에 남는다. 나는 이 현대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소멸되어 가는 것일까...질문과 생각은 계속되어야 할 것 같다. 저자가 친절하게 인용해주고 설명해준 현대철학가들의 사상을 읽는 재미도 쏠쏠했지만 그들이 이 현대사회를 바라보며 통찰해 낸 내용들에 대해서 많이 놀라고 또 부러웠다. 그들도 이 책의 저자처럼 끊임없이 질문을 던졌으리라. 8편의 강의를 들은 것 같고 시야가 넓어지며 신선한 지식이 들어오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재미도 있고 어렵지 않아서 강력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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