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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초 - 당신에게도 지우고 싶은 이름이 있나요? | 마뇨의 마법서 2019-09-27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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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29초

T. M. 로건 저/천화영 역
arte(아르테) | 2019년 09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사라지게 할 이름없이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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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에 대한 책임 없이 뭔가를 할 수 있는. 평생 한 번 있을 기회라는 거지.

 

 

세라는 대학 강사로 승진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녀의 상사 러브록은 BBC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대학 내에서 가장 많은 연구비를 따내는 학자로서 명망이 자자하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많은 여성들을 성희롱했으며 이제는 승진을 미끼로 세라에게 접근해오고 있다.

점점 참을 수 없는 수위의 성희롱 앞에서 세라는 자신의 앞날을 위해 꾹꾹 참아내기 신공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승진의 고삐를 쥐고 있는 러브록은 그녀의 아이디어로 연구비 프로젝트까지 차지하고 말았다.

게다가 승진에서 탈락할 거라 경고하고 대학 내 비용 감축으로 인해 인원 감축이 있을 거라 말하며 그녀의 이름이 맨 위에 있다고 협박까지 하며 잠자리를 요구한다.

 

확~ 까발려서 러브록이 어떠한 인간인지 만천하에 알리고 싶지만 그랬다가 번번이 찍혀서 학계에서 모습을 감춘 여자가 한두 명이 아니었다.

대학은 늘 러브록의 편을 들었고, 결국 대항한 여자들은 자신들의 일자리와 명예를 잃고 사라져가는 수모를 겪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상황.

그 찰나에 세라가 우연히 쫓기던 아이를 도망치게 도와준 일이 생기고 그 아이의 아버지라는 남자가 세라 앞에 나타난다.

 

내 고향, 러시아에서 나는 발세브니크라고도 불렸어요. 마술사. 난 뭔가를 사라지게 할 수 있거든.

 

 

72시간 내에

한 사람의 이름을 대면 그 사람을 사라지게 해주겠다.

이 솔깃한 제안에 세라의 머릿속에 뱅뱅거리는 이름은 하나였다.

 

뭔가 강단 있어 보이지만 참 우유부단한 세라 때문에

징글징글한 러브록의 희롱 때문에 속에서 천 불이 나는 이야기 한 판이었다.

밥줄이 걸린 우유부단함 앞에서

아무런 도움 없이, 아무런 힘도 없이, 홀로 모든 상황을 헤쳐나가야 하는 세라를 보며 그녀의 무력감에 나도 쓰러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한 달, 1년, 얼마나 그랬는지가 중요한가요? 러브록이 무슨 짓을 했는지, 그가 어떤 인간인지가 중요하죠. 러브록은 절대 변하지 않을 거예요. 대학도 마찬가지고. 절대 먼저 변하지 않을 거라고요.

 

철옹성 같은 러브록을 무너뜨리기 위해 세라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당하기에는 그녀가 지켜야 할 것들이 아주 많았다.

세라는 어떤 결정을 할까?

그리고 그 결정은 어떤 파장을 몰고 올까?

 

뭐. 읽어가면서 대충 예상을 했지만 그 예상을 뛰어넘는 반전 때문에.

그리고 더 당황스럽게 흘러가는 상황 때문에 정말이지 끝을 볼 때 가지 손에서 놓을 수 없는 조마조마 함의 힘을 가진 책이다.

 

내가 할 수 있을까? 내 일을 지키기 위해 러브록과 잘 수 있을까? 내 아이들을 위해서? 대출금을 계속 갚아나가려면?

 

밥줄이 걸리고, 가족이 걸리면 우유부단해질 수밖에 없다.

그것을 교묘히 파고들어 자신의 힘을 그런 더러운 일에 쏟아붓는 자들이 언제나 득세하는 세상은 언제쯤 사라질까?

현실이 반영된 이 이야기가 지금도 어딘가에서 현재 진행형이라고 생각하니 분노 게이지가 상승한다.

현실에선 세라처럼 어떤 도움도 받지 못하는 많은 여성들의 두려움과 분노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 수 없어서 답답했다.

 

옳지 않은 일을 서로 감싸주고 덮어주는 더러운 인맥들에게 묻고 싶다.

당신의 여자들이 밖에서 그런 대접을 받는다면 당신들은 어떻게 할 거냐고.

당신들도 손대지 못할 높은 인맥들 때문에 당신의 여자들이 수모를 당하고 수치심에 밤 잠을 못 자도 그렇게 넘어갈 수 있느냐고.

 

무엇이든

내 일은

내가 해결해야 한다.

결국. 그 어떤 책임도 내가 질 수밖에 없으니까.

 

29초.

그 짧은 통화에서 내가 얻은 건 그것이다.

결국 내 인생은 누구도 책임져주지 않는다는 것.

그러니 나는 내 인생을 강제로 빼앗기지 않기 위해 끝까지 싸워야 한다는 것.

그것이 무엇이 되더라도 말이다.

솟아 날 구멍은 언제나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할당되는 삶의 선물이다.

단. 그것은 싸울 태세가 된 사람에게만 열리는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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