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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나를 찾는 여행 | 일반도서 2017-10-25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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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무라카미 하루키 저/양억관 역
민음사 | 2013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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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가 서있는 역에서 지나온 역들을 돌아본다. 앞으로 어떤 역에 다다를지 언제 마지막 정차를 할지 알 수 없지만 그 모든 역을 소중하게 간직하리라.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이라면 모두 소장하고 있는데다가 몇 번씩이나 다시 읽곤 할 정도로 좋아하는 작가인데 이번 소설은 솔직히 조금 실망스럽다. 그래도 하루키 작품은 여러 번 읽어야 제 맛을 알 수 있다는 생각에 2년 이상을 묵혀두었다가 다시 읽었지만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다. 하루키가 변한 걸까, 아니면 내가 변한 걸까. 확실히 예전 같은 감성은 어느 새인가 사라지고 말았다. 서글프지만 인생의 경험은 마음속에 또 다른 깊은 우물을 만들어주기도 하는 법이니까 순리대로 받아들이자. 그러므로 나도 하루키도 변한 걸로 혼자 덧없는 결론을 내린다.


“기억을 어딘가에 잘 감추었다 해도, 깊은 곳에 잘 가라앉혔다 해도, 거기서 비롯한 역사를 지울 수는 없어." 사라는 그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 그것만은 기억해 두는 게 좋아. 역사는 지울 수도 다시 만들어 낼 수도 없는 거야. 그건 당신이라는 존재를 죽이는 것이나 마찬가지니까.” (p.51)


철도 회사에서 근무하는 한 남자가 청년 시절 겪었던 상실의 과거를 돌아보는 여정에서 발견한 잃어버린 것과 그 순례의 길을 통해 되찾은 것은 무엇이었을까. 살다보면 인생을 결정짓는 계기가 있게 마련이다. 당시엔 몰랐지만 돌이켜보면 그 때 그 길로 가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뭔가가 달라졌을까 싶은 의문이 떠오를 때가 문득문득 있다. 후회를 하자는 건 아니다. 다만 잘못된 건 바로잡고 새로운 길을 선택해야하는 순간에 참고할 수 있는 소중한 경험으로 삼자는 것이다. 그저 달려오는 길에 소중한 걸 놓치지는 않았는지 더듬어보면서 말이다.


“혹시 네가 텅 빈 그릇이라 해도 그거면 충분하잖아. 만약에 그렇다 해도 넌 정말 멋진, 마음을 사로잡는 매력적인 그릇이야. 자기 자신이 무엇인가, 그런 건 사실 아무도 모르는 거야. 그렇게 생각 안 해? 네 말대로라면, 정말 아름다운 그릇이 되면 되잖아. 누군가가 저도 모르게 그 안에 뭔가를 넣고 싶어지는, 확실히 호감이 가는 그릇으로.” (p.381)


곰곰 생각해봤지만 책을 다 읽을 때까지 나의 색채를 찾지 못하겠다. 다자키 쓰쿠루는 자신의 이름에도 색채가 있었으면 좋겠다지만 나는 별명을 가진 친구들이 부러웠다. 그만큼 개성이 뚜렷하다는 의미니까, 금방 떠올려지고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사람이라는 뜻이니까. 그러나 한편으로는 평범한 사람이 편안한 인생을 살아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내가 서있는 역에서 지나온 역들을 돌아본다. 조금 헤매느라 돌아온 길도 있고, 오랫동안 정차한 역도 있으며, 급행으로 지나쳐버린 역도 있다. 앞으로 어떤 역에 다다를지 언제 마지막 정차를 할지 알 수 없지만 그 모든 역을 소중하게 간직하리라. 그것이 바로 나의, 내 가족의, 사랑하는 사람들의 역사니까.


이윽고 잠이 찾아와 그를 감쌌다. 고작 몇 초에 지나지 않았지만, 그 그립고 부드러운 감촉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그것 또한 쓰쿠루가 그날 밤 감사의 마음을 품은 몇 안 되는 것 가운데 하나였다. (p. 292)

 

여전히 말은 나오지 않았다. 쓰쿠루는 그저 입을 다물고 그녀의 시선 끝에 있는 호수로 눈길을 주었다. 그때 했어야 할 말이 떠오른 것은, 나리타행 직항편을 타고 좌석벨트를 맨 다음이었다. 적절한 말은 왠지 항상 뒤늦게 찾아온다. (p.3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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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 황당하고도 비극적인 시간여행 | 장르소설 2017-10-25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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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지금 이 순간

기욤 뮈소 저/양영란 역
밝은세상 | 2015년 12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잃고 난 후에야 소중함을 안다는 메시지와 함께 주어진 시간을 최선을 다해 보내는 아서가 너무나 안쓰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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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에 단 하루밖에 시간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기욤 뮈소의 신작 <지금 이 순간>은 이전의 작품들처럼 판타지적인 요소를 내포한 소설이다. '24방위 바람의 등대'를 물려받은 아서 코스텔로는 봉인된 지하실 벽을 부수고 금단의 문을 열면서 운명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버린다. 어디론가 몸이 빨려 들어가 눈을 뜨면 일 년이 지나 있다는 것도 황당한데 낯선 곳에서 예기치 못한 상황에 부딪치게 된다니 만약 내게 그런 상황이 닥친다면 죽고 싶어질 것만 같다. 그래도 주인공은 이 기묘한 시간여행에 꿋꿋하게 적응해가며 아름다운 여인을 만나 사랑을 하고 토끼 같은 자식들까지 둔다. 무려 24년을 말이다. 저주의 장소가 바로 24방위의 등대이니까 24년이라는 것이다. 너무 하지 않은가? 주인공의 입장에서는 단 24일간의 이야기니까 현실적으로 생각한다면 한 달도 못되는 기간만 참으면 되는 셈이지만,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사회에서 사랑하는 사람들이 변하지 않길 바랄 수는 없지 않을까?

 

매사추세츠종합병원 응급센터 의사인 아서 코스텔로는 의사로서의 경력이 엉망이 되는 건 물론, 아버지께 마지막 인사도 못하고, 딸이 태어나는 순간도 함께 하지 못한다. 아내와 자식들에게 그는 ‘사라지는 남자’일 뿐. 게다가 사라지는 때나 돌아오는 날이 언제인지 정확하지도 않으니 미리 준비를 할 수도 없다. 영화 <시간여행자의 아내>가 생각나기도 하는 소재다. 물론 이 소설에서는 과거나 미래로 여행을 하지는 않고 그저 하루 정도의 시간을 보내다 거의 일 년 정도가 지난 후 돌아온다는 설정이지만. 잃고 난 후에야 소중함을 안다는 메시지와 함께 주어진 시간을 최선을 다해 보내는 아서가 너무나 안쓰럽다.

 

인생의 수레바퀴는 계속 돌아가고 있었다.
인생이 가하는 타격을 감내할 수 있어야 해. 참을성 있게 견뎌야 해. 맷집을 키워야 해. 폭풍우나 대홍수가 밀어닥쳐도 살아남아야 해. 대개의 경우 고통을 견뎌내면 저울이 반대쪽으로 기울기 마련이니까. 종종 예기치 않은 행운이 찾아와 우리를 기쁘게 하는 일이 있으니까. (p.246)

 

제목처럼 ‘지금 이 순간’을 소중하게 여기고 충실하게 살아가자는 의미의 이야기겠으나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는 말’처럼 시간의 틈은 사람들 간의 관계를 벌어지게 만든다는 정설을 겪어봤기에 공감하질 못하겠다. 서로 부대끼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며 사랑과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이 바로 인생 아니겠는가. 더구나 결말의 반전은 더욱더 비극적인데다 황당하기까지 하다. 열심히 주인공을 불쌍히 여기며 응원하다 제대로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랄까. 개인적으로 안타까운 결말로 인해 아쉬움을 남긴 기욤 뮈소의 몇몇 작품들보다도 더 마음에 들지 않는 소설이었다. 좋아하는 작가이기에 기대를 많이 해서 그런 건지도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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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묻어버린 것들] 어쩌면 천국은 이곳에 있다 | 장르소설 2017-10-23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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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우리가 묻어버린 것들

앨런 에스킨스 저/강동혁 역
들녘 | 2015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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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온갖 어워드에서 ‘최고의 데뷔작’으로 꼽혔는지 이해가 가고도 남는다. 미스터리 소설이지만 문학성을 겸비한 사회파 소설이라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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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앨런 에스킨스의 데뷔작으로 출간 즉시 찬사가 쏟아졌다고 하기에 홍보성 소개에 또 넘어가는 건 아닐까 의심스러우면서도 속는 셈치고 고른 책인데 이 작품, 대단하다. 왜 온갖 어워드에서 ‘최고의 데뷔작’으로 꼽혔는지 이해가 가고도 남는다. 미스터리 소설이지만 문학성을 겸비한 사회파 소설이라고 할까. 알코올 중독에 조울증 환자인 엄마, 자폐증이 있는 이복동생, 가난과 죄책감 속에서도 자신의 인생을 꿋꿋하게 계획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대학생 조 탤버트의 모습에서 영화 ‘길버트 그레이프’가 떠오른다. 그래서 책을 읽으며 머릿속에 이미지를 그리기를 좋아하는 나는 조니 뎁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줄리엣 루이스의 모습과 함께 책장을 넘겼다. 물론 설정만 비슷할 뿐 스토리는 전혀 다르다.

 

대학에 입학해 독립한 조 탤버트는 한 인물을 인터뷰해 전기문을 쓰는 과제를 위해 요양원을 찾아가는데, 그곳에서 30년 전 이웃집 소녀를 살해한 혐의로 징역을 살다가 췌장암 말기로 임종을 앞두고 있는 노인 칼 아이버슨을 만난다. 끝까지 무죄를 주장하면서도 적극적으로 자신을 변호하지는 않은 묘한 인물 칼, 이야기하면 할수록 그를 믿고 싶어지는 마음이 드는 조. 두 사람의 만남은 어쩌면 운명이었을지도 모른다. 대학 수업과 과제, 아르바이트, 칼과의 인터뷰로 바삐 돌아가는 생활 속에서 조의 마음은 편치가 않은데 그건 바로 본가에 두고 온 동생 제러미 때문이다. 자신의 발목을 잡는 엄마와 동생이지만 어찌 되었든 그들은 가족이니까 말이다. 그래도 이웃집 여대생 라일라로 인해 그의 인생에도 햇살처럼 따스한 온기가 감돌게 된다. 그런 조의 일상을 중심으로 그가 지닌 상처와 고뇌로 인해 가슴 아픔 이야기가 펼쳐지는 가운데 서서히 긴장감이 더해진다. 이 소설이 미스터리 장르라는 걸 입증하듯이.

 

만약에 저승이란 게 없다면? 영원이라는 억겁의 세월 속에서, 지금 이 순간이 내가 살아갈 유일한 시간, 단 한 번의 시간이라면? 만약에 그런 거라면 어떻게 삶을 살아야 할까? 이 삶만이 존재하는 유일한 삶이라면 어쩌겠느냐고? (...) 그렇다면 지금 이곳이야말로 우리의 천국이라는 뜻이기도 해. 우리는 매일매일 삶의 기적에 둘러싸여 살아간다네. 이해할 수 없는 기적들인데도 우리는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받아들이지. 그날, 나는 삶을 살아내야겠다고 결심했다네. 그냥 존재하는 대신에 말이야. (p.281)

 

칼 아이버슨에게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우리의 주인공은 한낱 대학생일 뿐이고. 경찰도 변호사도 꿰뚫어보지 못했던 사건의 진상을 너무 늦지 않게 바로잡을 수 있을까. 혹독한 눈보라가 몰아치는 미네소타의 겨울, 묻어둔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조와 라일라는 길을 나선다. 베트남 전쟁은 그 나라의 국민 뿐 아니라 세계 각지의 참전군인들에게도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칼 아이버슨이 평생을 지고 살았던 죄책감과 그로 인해 무너져버린 그의 인생은 그 누가 보상해줄 수 있다는 말인가. 그러므로 한반도의 위기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하는 사람들에게 고한다. 전쟁은 절대로 일어나선 안 된다고.

 

젊은 커플 하나가 식당에 들어가자 갓 구운 빵 냄새를 싣고 따뜻한 공기가 흘러나와, 가벼운 산들바람을 타고 내 머리 주변을 빙글빙글 돌았다. 나는 잠시 멈추어 칼이 해주었던 말을 떠올렸다. 천국은 이곳, 지상에 있을지 모른다는 그 말을. (p.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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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섬에 있는 서점』 서평단 모집 | 서평이벤트 2017-10-23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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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저/엄일녀 역
루페 | 2017년 10월


안녕하세요, 리벼C입니다.

『섬에 있는 서점』 서평단을 모집합니다.

신청 기간 : ~10월 29일(일) 24:00

모집 인원 : 10명 

발표 : 10월 30일


신청 방법 : 댓글로 신청해주세요

미국 독립서점 연합 베스트 1위
미국 도서관 사서 추천 1위
32개국 번역 출간
뉴욕타임스, 아마존 장기 베스트셀러

“책방이 없는 동네는 동네라고 할 수도 없지.”
동네서점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따뜻한 감동의 소설

섬에 있는 작은 서점을 배경으로 책과 인간에 대한 사랑을 그린 소설 『섬에 있는 서점』이 출간되었다. 잔잔한 이야기와 감동을 담은 작품임에도 미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뉴욕타임스, 아마존 장기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전 세계 32개국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특히 미국 독립서점 연합 베스트 1위, 미국 도서관 사서 추천 1위를 기록하는 등 ‘북러버’들의 호응이 컸다. 독자들과 취향을 공유하는 특색 있는 동네서점들이 점차 늘어나면서 공동체의 문화를 재생시키고 있는 요즘 더욱 눈길을 끈다.

섬에 있는 작은 서점 ‘아일랜드 북스’의 주인 피크리는 얼마 전 아내를 잃고 혼자 산다. 성격도 까칠한데다 책 취향까지 까탈스러워 서점 운영은 어렵기만 하다. 포기를 꿈꾸던 어느 날 놀라운 꾸러미 하나가 서점에 도착하면서 그의 삶은 생각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한다.

『섬에 있는 서점』은 책과 사랑을 그린 가슴 뭉클한 소설이다. 정말 우리 곁에 있을 것 같은 생생한 이웃들(책과 담 쌓은 사람 포함), 절로 웃음이 나는 해프닝들(저자 사인회 등등), 피크리의 논평을 통해 맛보는 수많은 문학작품(취향에 유의), 스릴러급(그러나 피는 전혀 튀지 않는) 반전과 비밀을 만나는 동안 작은 서점 하나가 세상의 보물이 될 수도 있음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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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할아버지] 멋진 인생 | 일반도서 2017-10-23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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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나의 할아버지

츠츠이 야스다카 저/이상희 역
동춘 | 2007년 04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이런 할아버지, 부럽다. 의협심 넘치고 과격한 것 같지만 따뜻한 마음의 소유자인데다 돈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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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할아버지, 부럽다. 의협심 넘치고 과격한 것 같지만 따뜻한 마음의 소유자인데다 돈도 많다. 물론 그 때문에 손녀를 위험에 빠트리게 되긴 해도, 무심한 듯해도 다정함이 느껴지고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가족은 물론 힘없는 이웃들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터프하고 멋진 할아버지가 바로 <나의 할아버지>의 주인공이다. 작가 츠츠이 야스타카는 <시간을 달리는 소녀>의 원작자답게 이번에는 SF가 아닌 일반문학작품으로 상큼하고 유쾌한 감동의 드라마를 그렸다. 몇 번을 보아도 질리지 않는 애니메이션 <시간을 달리는 소녀>의 원작이 1965년 발표작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세련됨을 지니고 있어 놀라웠는데 천재는 뭐가 달라도 다른가보다.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근사한 작품들을 만들어내니 말이다.

 

중학생 소녀 다마코는 할아버지가 감옥에 있다는 걸 어렴풋이 눈치를 채고는 있었지만, 막상 출소되어 돌아온다는 소식에 난폭한 사람이 아닐까 걱정이 된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에게서 존경을 받는 할아버지에게 점점 마음을 열어간다. 이지메에 시달리던 손녀의 고민, 학교폭력, 조직폭력단의 횡포 등 마치 ‘동네의 영웅’처럼 문제를 해결하는 할아버지. 손녀와 할아버지는 이런저런 사건들을 겪으며 친밀함을 쌓아 가는데 늘 그렇듯이 이별의 순간은 갑자기 찾아온다. 뻔한 스토리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이지 재미있다. 어려서부터 할아버지가 두 분 모두 안 계셔서 더 이상적으로 받아들이는 건지도 모르겠지만.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히가시 요이치 감독의 <나의 할아버지 (わたしのグランパ, My Grandpa, 2003)>. 손녀 ‘다마코’ 역을 맡은 이시하라 사토미의 풋풋하고 귀여운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랜드파 ‘겐조’ 역할은 개성파 배우 스기와라 분타. 할아버지와 함께 조직폭력단에 저항하는 술집 ‘재스민’의 주인 ‘신이치’ 역은 매력적인 배우 아사노 타다노부. 출연진을 보니 한번 찾아봐야겠다는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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